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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사라기 치하야의 한국 아이돌 생활기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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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11, 2018 14:07에 작성됨.

“오늘 우리 반에 전학생이 왔다. 외국에서 살다 온 친구니 잘 챙겨주도록 해라. 전학생, 자기소개 부탁한다.”

 

“안녕하세요. 일본에서 온 키사라기 치하야, 입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

.

….

…….

 

 

“치하야 쨩, 미안하지만…. 그 회사는 얼마 전에 파산 신청을 했어.”

 

“네?”

 

“나도 자세한 건 모르지만, 우리 프로덕션 소속 아이돌들의 실적 부진도 있고, 일본 아이돌 사업 자체가 침체기라, 관련 회사들이 줄줄이 부도를 내는 바람에 우리 프로덕션에 오는 피해가 커서 결국 사장님이 파산 신청을 했다나봐.”

 

“그게 무슨…그렇다면 저는 어떻게 되는거죠? 저는 더 이상 일을 못하게 되는 건가요?”

 

“미안해, 치하야 쨩. 나도 잘 모르겠어. 다른 데를 알아보는게 좋을 거야. 넌 재능있는 아이니까 다른 데서도 잘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 그럼 행운을 빌게. 정말 면목이 없구나.”

 

“잠깐만..”

 

‘뚜- 뚜-‘

 

수화기를 잠깐 내려놓았다가 들어 황급히 번호를 누르다가 다시 힘없이 내려놓는다.

전화해도 달라지는 건 없을 것이다.

그렇게 단숨에 아이돌에서 아무 것도 아닌 학생이 된 치하야는, 텅 빈 집 소파에 주저앉아 잠시 생각을 한다.

 

하나 뿐이었던 동생 유우를 위해 노래만 하기로 결심한지 어언 3년.

유우가 그렇게 죽고 나서, 평소에도 사이가 좋지 않으시던 어머니랑 아버지는 유우 문제와 아버지의 외도 문제로 오랫동안 다툰 끝에 결국 이혼을 했고, 어머니는 그로 인해 우울증과 알콜 중독에 빠져 치하야는 완전히 방치되었다. 설상가상, 어머니의 증상은 악화되어 치하야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일도 많아졌다. 

자신은 유우를 죽게 만든 주범이기 때문에, 치하야는 그런 부모님께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주위 사람들한테 하소연 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치하야의 집과 그녀의 상태를 눈치챈 담임 선생님은 가정 방문을 하였고, 집 안 상태를 본 담임 선생님은 어머니를 곧장 입원 시켰다. 

담임 선생님은 어리고 줄곧 방치되어 몸상태도 엉망인 치하야를 혼자 내버려두는 것이 걱정되어 오랜 고민 끝에 그녀를 잠시 맡아주기로 했다. 

여러모로 지쳐서 더 이상 생각할 기력도 없던 치하야는, 아무 생각없이 동의를 했다. 

그렇게 짐 정리를 하던 도중, 치하야는 유우가 생전 아끼던 스케치 북을 발견한다.

유우의 스케치 북에는 노래를 하는 치하야의 모습이 잔뜩 담겨있었고, 그제야 항상 치하야의 노래를 듣고 싶어하던 유우의 모습이 떠오른다. 

 

노래를 하면, 하늘에서 유우가 기뻐해 줄 거야.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치하야는, 담임 선생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곧장 아버지가 매달 보내던 양육비를 가지고 자취집을 구했고, 바로 근처 아무 신생 프로덕션에 오디션을 봐 들어갔다.

그렇게 14살의 키사라기 치하야는, 노래를 부르게 되었다.

치하야는 노래를 부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 하였고, 노래를 위해 건강 관리도 꾸준히 하여 몸 상태도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게 되었다. 

원래 재능도 있는 데다가, 집에서나 연습실에서나 줄곧 연습하던 치하야는 금방 두각을 드러내어, 1년도 지나지 않아 데뷔를 하게 되었다. 

그러나 도쿄의 연예계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융통성없고 무뚝뚝한 성격에 노래만 하고 싶어하는 여중생을, 귀엽고 싹싹한 여자 아이돌을 선호하는 도쿄의 연예계에서 좋아할 리가 없었다. 

신생 프로덕션은 이런 치하야의 단점을 보완해줄 힘이 없었고, 당연하게도 치하야의 실적은 점점 부진하게 되었다. 

그렇게 일 없이 연습만 전전하는 생활을 이어나가다가, 결국 이렇게 되고 만 것이다.

 

유우를 위해 노래하기로 결심한지 3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끝내야 되는 건가.

아직 유우를 위해 제대로 노래한 것도 없는데….

그럼 하늘에 있는 유우는 어떻게 되는 건가.

내 씻을 수 없는 죄는?

이제 내 인생에 무슨 의미가 있지?

….

아니다. 

분명 다른 방법이 있을 것이다. 여기서 포기할 순 없다.

까짓거 다른 프로덕션에 들어가면 된다.

 

 

지원한 5곳의 프로덕션들 중 어느 곳에서도 연락이 오지 않는다.

지친 치하야는, 잠시 유튜브에 들어가 멍하니 다른 아이돌들의 영상을 쭉 본다.

그렇게 의미 없이 영상들을 감상하던 중, 일본에 잠시 방문하여 활동하는 한국 아이돌들의 영상이 뜬다.

그 중 일본 출신 아이돌도 있다.

이를 발견한 치하야는, 아무 생각 없이 멍 하던 머릿속에 팟 하고 느낌이 온다.

저거다.

한국이라면 멀지도 않고, 일본과 다르게 더 다양한 컨셉의 아이돌들을 선호한다.

게다가 일본에서 활동할 수도 있다.

저기라면 분명, 노래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유우에게 닿을 수 있을 것이다.

유우가 기뻐할 것이다.

 

“유우….조금만 기다려. 누나가 빼앗아갔던 너의 행복, 꼭 다시 돌려줄께. 유우를 위해서라면, 누난 뭐든지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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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보다 더 무거운 치하야입니다.

배경은 다르지만 캐릭터 성격이나 특징은 변함없을 것 같네요.

가능하면 765AS 전원 다 등장시킬 예정입니다.

태어나서 처음 써보는 소설인데, 잘 됐으면 좋겠네요...수정을 몇 번 한건지...

아무튼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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