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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사 「새해 첫날에 프로듀서씨에게 고백받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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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08, 2018 21:23에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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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28일

아미 「언니 언니!」

 

마미 「왜 아직까지 자는거야아! 같이 나가서 놀기로 했잖아아..」

 

아즈사 「으웅으웅..좀만 더 자고오..」(쿨쿨)

 

아미 「안되겠다..마미 대원!」

 

마미 「예이~」

 

마미 「유키뿅 생일날 쓰고 남은 폭죽 대령이오~」

 

아미 「하나, 둘..」

 

펑!

 

아즈사 「꺄악!! 아악! 악악악! 우어어억!!」

 

마미 「예!~ 일어났다.」

 

아미 「뭐랄까, 비명이 엄청나다구!」

 

아즈사 「..하..」(한숨)

 

아즈사 「아라아라. 요 앙큼한 씨x년들아 고마워라. 후훗.

덕분에 이제 일어나게 되서 너무너무 고맙네에?

정말 묶어놓고 몽둥이로 패주고 싶을 정도로 너무너무 귀엽네 요 앙큼한 이 X발년들ㅡ」(빠직)

 

마미 「어..저기 언니?」

 

아즈사「응? 왜 그러니? 우리 X발 마미짱?」

 

아미 「그게..」(힐끗)

 

프로듀서 「...」

 

아즈사 「...」

 

마미 「오빠도 같이 있다궁..」

 

아즈사 「저, 저기」 프로듀서 「저기..」

 

아즈사 「..먼저 말씀하세요.」

 

프로듀서 「그..못들은 걸로..」

 

아즈사 「..」

 

아즈사 「혹시..어디까지 들으신건지 알 수 있을까요?」

 

프로듀서 「그..악악! 하면서 기합 넣는 부분부터..」

 

아즈사 「...」(화끈)

 

아즈사 「저기..제가 원래 잠꼬대가 심하답니다?

본심에서 하는 말은 아니니까요. 평소에는 항상 바른 말만ㅡ」

 

마미 「어? 언니 평소에도 자다 깨우면 맨날 씨x x발 이러잖ㅡ읍읍」

 

아즈사 「이 씨Xㄴ..아니 마미짱이 무슨 말을 하는거니? 호호.

신경쓰지 마세요. 프로듀서씨. 차암, 저도 주의해야겠네요.」(미소)

 

프로듀서 「그, 그쵸? 저는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준비되시면 아미랑 마미랑 같이 나가죠.

식사 대접할 테니까요. 먼저 나가서 차 시동 걸어놓고 있을께요.

사무소에서 천천히 나오세요, 아즈사씨.」

 

-쾅

 

아즈사 「하아..어떻게 하니 어떻게 해..」(화끈)

 

아즈사 「설마 프로듀서씨가 이거 때문에 안 좋게 보시는건 아니겠지? 마미짱 아미짱?

그, 그렇겠지? 프로듀서씨는 엄청 자상하시잖니? 요, 욕 정도는 평소도 할 수 있는거잖니?

솔직히 인사처럼 하는게 욕 아니야?」

 

아미 「저기..그렇다고 인사처럼 하는건 좀 아닌데..」

 

아즈사 「우앙! 새해 첫날에 프로듀서씨에게 고백받으려고 했었는ㅡ」

 

아즈사 「..아, 이건 못들은 걸로 해줄래 다들?」

 

마미 「응후훗. 오빠가 그런 응큼한 마음을 품고 있었을 줄은 몰랐는거얼?~ 정말이야?」

 

아즈사 「그..그건 아니고 정확히는 그렇게 만들 예정이지만..아니 무슨 말이람? 

신경쓰지마 얘들아. 그냥 내가 하는 말이니ㅡ」

 

아미 「걱정 말라궁! 우리는 100센트 비밀 보장이라니깐?」

 

아즈사 「..퍼센트이지만 어쨌건 꼭 비밀 지켜주기다 마미 아미짱?」

 

마미,아미 「응응!」「걱정말라궁!」

 

 

12월 29일

히비키 「어이 어이!」

 

히비키 「아즈사 좀 일어나보라조!」

 

아즈사 「흠냐..좀만 더 잘께요오..」(쿨쿨)

 

히비키 「아즈사!!」(버럭)

 

아즈사 「우악! 씨X 우아악!! 왁왁!!」

 

아즈사 「...」

 

귀가 아직도 얼얼하네요. 저는 이 깨물어죽이고 싶을 정도로 상큼한 목소리의 주인이 누군지 확인해보았습니다.

아, 히비키였네요.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어 버렸습니다.

진짜 저 해맑게 웃는 오키나와산 검둥..아니 그슬린 얼굴에 귓방망이 한 대 날려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참았습니다. 저는 어른이니까요. 또 어제처럼 그런 실례를 벌일 수는 없으니까요.

어른이니까 참아야겠지요? 제가 어른이니까, 성숙한 모습을 보여줘야겠지요?

 

아즈사 「하..」

 

히비키 「아즈사, 깨워서 미안. 그런데 꼭 물어보고 싶은게 있었다조!

진짜 프로듀서씨가 고백하는거야 새해에?」

 

아즈사 「하아..」(한숨)

 

아즈사 「그거, 혹시 아미 마미네에게 들었니?」

 

히비키 「응응! 벌써 소문 다 퍼졌다조!」

 

아즈사 「...」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습니다. 역시 요 쌍둥이X들은 믿는게 아니였는데..

어떻게 하지요? 그, 그래도 무드라던가 이런게 있어야 어른적으로 고백하고 그리고..그..진도를 나갈 수 있는데..

코토리씨랑 같이 지금까지 한 거라곤 같이 술 마시고..술 마시고..또 술 마시고..

잘 몰라서 코토리씨에게 도움을 받은 거지만 정말 이거면 충분할까요? 자신이 없습니다.

그런데 벌써 쓸데없이 소문이 나버렸다고 말하네요.

마, 만약에 안 되면 어떻게 하죠 그 때엔? 

 

기분이 울적합니다. 새해에 어른답고 이쁘게 고백받고 싶었는데, 하필 모두에게 들켜버렸습니다.

..설마 프로듀서씨도 알까요?

 

아즈사 「설마..프로듀서씨도 아시니?」

 

히비키 「음..그건 모르겠다조. 그런데 아마 모르지 않을까?

아미, 마미가 그정도로 눈치 없지는 않겠지.」

 

히비키 「..그런데 진짜 프로듀서씨가 고백하는거야?」

 

아즈사 「아, 아니..히비키짱도 참! 그거 다 아미 마미네가 장난으로다가..」

 

참 이상했습니다.

오늘따라 히비키의 크고 둥글둥글한 두 눈이 어찌나 푸르고 투명하게 비치던지,

그냥 대충 얼머무리려던 말이 쏙 들어가버리구,

대신 저도 모르게, 속을 털어놓게 되어버렸습니다.

 

아즈사 「..그..준비가 안 되어서..그래도 프로듀서씨를 유혹해서 고백받으려..고..」

 

아즈사 「차, 참! 내가 무슨 말을 하는거니 나도 참..

히비키짱, 방금 말은 그냥 잊어버려줄래? 그냥 농담이야. 농담..」

 

히비키 「아즈사, 그렇게 받기만 기다리면 똥된다조?

가끔씩은 그냥 확 질러버리기도 해야 한다조. 시작이 반이라구 그런 말도 자신은 배웠다구?」

 

아즈사 「그..히비키짱은 똑똑하구나..」

 

그것은 참 이상한 느낌이였습니다.

저보다 머리 하나는 더 작은 히비키인데두, 

그 동그랗고 파란 두 눈으로 빤히 처다보는 순간에는 이상하리만치 포근하게 풀려버렸습니다.

오늘따라 이상하네요. 어제 속상해서 마신 술이 덜 풀린 걸까요?

저도 모르게 그냥 솔직한 말이 줄줄히 흘러나왔습니다.

 

아즈사 「하지만 히비키짱..어른이 되면 함부로 도전하기가 어려워진단다?

내가 나서도 될까? 만약에 나서서 실패하면 어떻게 하지?

그래서 다시는 못보는 사이가 되어버리면 더 손해인거 아닐까?

그렇게 무서워져서..」

 

아즈사 「아라아라, 또 실언을 해버렸네.

히비키짱 그냥 무시해줄래? 아무래도 어제 코토리씨랑 조금 과음해서 그런가봐. 후훗.

히비키짱, 미리 새해 축하해.」

 

히비키 「아즈사도 꼭 고백해서 성공하라조! 난쿠루나이사다조!」

 

아즈사 「얘도 참..아미 마미네 장난이야 장난!」

 

히비키가 가고, 저는 홀로 남아 사무소를 프로듀서씨를 기다렸습니다.

오늘은 같이 저녁식사를 하기로 계획했거든요.

그런데 히비키짱이 나가고 한참이 지났는데도 그이는 오지 않았습니다.

예정시간이 거의 다 되어가는데..바쁘신 걸까요? 

전화를 해야되나 말아야되나 고민하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문자 한통 간신히 보내버렸네요.

 

혹시 아미 마미네가 쓸데없이 소문을 퍼트려서 부담스러우신 걸까요?

또 후회가 밀려옵니다. 왜 그때 정신 못차리고 그런 말을 했을까요?

 

또 한참을 기다리자 문자가 도착했습니다. 연말이라 프로젝트 계획 때문에 회의 중이라 늦을 것 같다네요.

사무소에 꼭 중요한 계획이라 늦을 것 같아서 어쩔 수 없다고 하네요. 

기분이 팍 상해버립니다. 몇 일 전부터 기대했는데..

여기서 분위기도 만들고..그래서 딱 새해에 고백하면 좋았을텐데..

 

그래두 어른이니까요. 화나고 속상한 기분을 꾹 참고 그저 괜찮다고 문자를 보내봅니다.

그래. 프로듀서씨도 바쁘시구 하니까..힘드신데 투정부리면 오히려 정나미가 떨어질지도 모른다구?

 

기회는 오늘 뿐만이 아니니까.

 

 

12월 30일

기분이 좋습니다. 

프로듀서씨가 어제 일로 미안하다면서 대신 저녁을 사주시기로 했거든요.

사무소 한쪽 벽에 걸린 시계를 바라봅니다. 시간은 5시.

약속 시간인 6시 30분까지는 아직 조금 남았네요. 

가만히 시간만 기다리려니, 난방 때문인가 몸이 따뜻해서 저도 모르게 꾸벅꾸벅 졸아버렸습니다.

하지만 저 미우라 아즈사, 용캐 잠에 빠지지는 않았다구요?

 

정신 바짝 차려야지요.

이제 1월 1일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다구요?

 

정신 똑바로 차려서 1월 1일에는 꼭 아름답고 이쁘게 고백 받을 거니까요!

그런데 왜 이렇게 눈이 감길까요?

역시..너무 신경을 많이 써서 그런걸까요?

시계를 보니, 아직 시간은 넉넉합니다.

 

그럼 잠깐만 눈 좀..

 

....

 

(쿡쿡)

 

「..많이 피곤하신 건가?」

 

(쿡쿡)

 

아즈사 「흠냐..아 엄마 조금만 더..」

 

 

(툭툭)

 

아즈사 「아 진짜 아빠 조금만 더 잘께요오..

안 늦을테니까..흠냐 흠냐..」

 

아즈사 「...」

 

아즈사 「..」(힐끗) 

 

프로듀서 「...」

 

아즈사 「///저..어, 언제부터 계셨나요?」

 

프로듀서 「바, 방금 전에..헤헤」

 

아즈사 「그게..프로듀서 씨가 너무 친숙하고 편해서 그런거 아시죠? 데헷~」

 

아즈사 「..방금전껀 죄송해요. 사무소 난방이 너무 훈훈해서..」(화끈)

 

프로듀서 「하핫. 그래도 보기 좋았는걸요?

우리 어서 나가요. 배고프셨을 텐데.」

 

사무소 안이 너무 따뜻했나 봅니다. 바깥으로 나가니, 날씨가 제법 쌀쌀합니다.

저도 모르게 뒤에서 손을 호호 불어봅니다. 입김이 손을 덥히며 잠시나마 얼린 손이 녹습니다.

하지만 이내 다시 쌀쌀한 바람이 손가락을 얼립니다.

 

그때 프로듀서씨가 뒤돌아보셨습니다.

 

프로듀서 「죄송합니다 아즈사씨..이럴줄 알았으면 차를 끌고 오는거였는데요.」

 

아즈사 「아, 아니 괜찮아요! 이정도면 버틸만ㅡ에취!」

 

프로듀서 「추우신거 맞네요. 저..여기.」

 

프로듀서씨가 손을 건내며 무엇인가를 내밀었습니다. 얼어붙은 손을 내밀어봅니다.

손에서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습니다. 그것은 제법 따뜻한 손난로였습니다.

 

프로듀서 「저..오다가 사온거라 아직 조금 밖에 안 썼어요.

기분 나쁘시지 않으시다면 부디..」

 

아즈사 「고, 고마워요!」(미소)

 

너무 기뻤습니다. 프로듀서씨가 이렇게나 저를 생각해주시고 계실 줄은 몰랐습니다.

역시 코토리씨 말대로 같이 술 마시고..술 마시고 술 마신게 정답이였나요?

너무 좋아서 입가에서 미소가 사라지질 않아서,

프로듀서씨 몰래 뒤에서 한참이나 입가 주변을 문질러야 됬을 정도였습니다.

 

식사는 근처에서 제법 유명한 샤부샤부 집이였습니다. 

목조로 지어진 작은 건물이였지만 깔끔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마치 프로듀서씨를 꼭 빼닮은 것만 같이 느껴졌습니다.

따뜻한 국물과 함께 프로듀서씨와 정종 한 잔을 걸치니 속이 뎁혀지면서,

남아 있던 냉기도 싹 다 가시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식당 밖으로 나오자, 다시 제법 쌀쌀한 느낌이 돌아옵니다.

하지만 처음처럼 춥지는 않았습니다. 모두 프로듀서씨 덕분이겠죠?

뺨을 살짝 어루만져봅니다. 정종 때문일까요?

왠지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 같아요. 헤헷.

 

어라라? 눈이 살짝 도네요. 그래도 무서운게 없답니다?

제 자취집까지 프로듀서씨가 동. 행. 해주시기로 했으니까요!

부럽죠? 부러우시죠~ 헤헤.

반갑게 작별인사를 나누고 돌아서는 프로듀서씨의 모습. 어머머 늠름해라~

 

저, 너어무 기분이 좋아서, 들어가기 전에 잠깐 멈춰서서는 이제 가려는 프로듀서씨를 뒤에서 불러봤습니다.

 

아즈사 「저어기~ 프로듀서씨!」

 

프로듀서 「예?」

 

아즈사 「식사 고맙다구요! 헤헷.」

 

프로듀서 「저, 저야말로 맛있게 드셔주셔서 고맙네요. (미소)

사실 어제 일로 진짜 죄송했거든요.」

 

아즈사 「에에? 아직도 그런거 가지고 미안하게 생각하시는 거에요?

프로듀서씨 그러시면 안되요오! 떽! 이랍니다? 헤헤..딸꾹」

 

프로듀서 「저기..아즈사씨 조금 취하신게..?」

 

아즈사 「그럴리가..그런데 왜 자꾸 속이 안 좋..우웁! 웩!」

 

프로듀서 「아즈사씨! 괜찮으세요?」

 

아즈사 「에헤헤..지난번쩌럼 또 토할 줄 알았쩌요? 무슨 말씀!

거짓말이랍니당~」 

 

아즈사 「헤헤..그나저나 안 추우세요? 저는 추운뎀..

꺄악~ 추워라 (덥썩)」

 

아즈사 「이제 안 춥다..헤헷」

 

프로듀서 「으헉!」

 

깜짝 놀라신 프로듀서씨의 반응에 그제서야 정신이 들었습니다.

왜그런거야 아즈사! 술에 취해서 미쳐버렸나봐요!

서둘러 헐레벌떡 팔에 낀 손을 떼버리고는 변명하듯 말해봅니다.

 

아즈사 「아 저 그게..죄, 죄송해요..술에 너무 취해서 그게 그게..」

 

프로듀서 「아, 아닙니다. 제가 죄송하죠! 

갑자기 그런 반응이라서 놀라신..그런데 그게 결코 싫은건 아니고 오히려 좋았ㅡ그, 제가 무슨 말을 하는건지..」(횡설수설)

 

아즈사 「..조, 좋으셨어요?」

 

프로듀서 「흐, 흠흠! 그 그러면 내일 봐요 아즈사씨.」

 

아즈사 「그..내일봐요.」(///)

 

프로듀서씨를 보내고 나서도 한참 동안이나 방 안에서 손난로를 꼼지락거렸습니다.

그 온기는 아직도 남아서 제 손을 따뜻하게 뎁혀주고 있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꿈만 같이 기분 좋아요. 정말 꿈 같은거 있죠?

 

 

12월 31일.

오늘은 제가 오랬동안 기다렸던 날입니다.

어른들끼리의 망년회가 있는 날이거든요. 후훗.

 

프로듀서 「저..코토리씨가 기다린다네요. 이제 나가볼까요?」

 

아즈사 「예!」(미소)

 

미리 예약해둔 선술집에 도착하니, 자리를 맡아놓은 코토리씨가 반갑게 손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저도 따라 손을 흔들며 입장해봅니다. 따뜻한 자리에 앉으니 벌써부터 몸이 풀리는 것 같네요.

 

술이 한잔 두잔 들어갑니다. 아, 물론 저는 마시지 않았습니다.

속이 안 좋다고 말하면서 대신 간단한 음료수로 잔을 채웠습니다.

지난번 생각만 하면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 같습니다. 프로듀서씨가 얼마나 안 좋게 봤을까요?

아라아라, 오늘은 그런 실수를 하면 안되니까요.

 

얼굴이 벌게진 코토리씨가 프로듀서씨에게 잔을 내밀면서 물어봅니다.

 

코토리 「으흐흐..우리 프로듀서씨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려나아?」

 

프로듀서 「저..아, 아직은 일에 집중하고 싶어서..」

 

코토리 「에에? 그렇게 무심하면 안된다구요 삐욧! 시간 정말로 훅 지나가요..

지금 못 잡으면 언제 잡을지 모른다니까요?」

 

프로듀서 「그런가요? 그럴지도..사실 집에서도 자꾸 보채고 그래요.

선이라도 한번 보라고..

그래도 뭐 사람이 있어야지요.」

 

코토리 「에에? 사람이 왜 없어요! 

당장 주변으로 눈을 돌려도..좋은 사람이 있을껄요?

참하구..젊구 이쁜 사람 있는걸요. 후훗.

못 잡으면 다시는 못 잡을껄요?」

 

저, 이런 데에는 쑥맥이라 잘은 모르겠지만 코토리씨가 정말로 잘 해주는 것 같아서 너무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요. 오늘이 바로 그 날이랍니다?

1월 1일로 넘어가는 그 순간에, 프로듀서씨에게 어른답게 고백해볼 생각입니다.

코토리씨가 자기만 믿어달라고 말하셨는데,

정말 코토리씨를 믿기를 잘한 것 같네요. 후훗.

프로듀서씨를 완전히 노련하게 구워삶으시는걸요?

이대로라면 프로듀서씨가 그대로 고백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로 그렇게 되겠죠? 그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코토리 「어머, 죄송해요. 가족들이랑 약속이 있어서..이만 나가봐야 될 것 같네요.

둘이서 조금 더 즐기다 가세요. 후훗. 오늘 즐거웠어요 프로듀서씨, 그리고 아즈사씨.」

 

시간이 되자 사전에 말한대로 코토리씨가 자리를 비켜주셨습니다.

둘이서 있으니 왠지 어색하네요. 몇 잔인가, 음료수를 조금 더 홀짝였지만 어느샌가 뛰기 시작한 마음은 조금도 진정이 되질 않았습니다.

 

프로듀서 「저기..혹시..」

 

프로듀서 「근처 공원에서 불꽃놀이를 한다는데..같이 나가서 봐주실 수 있나요?

하고 싶은 말도 있고..」

 

아즈사 「예! 좋아요.」(미소)

 

밤이 깊었는데도 공원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첫번째 불꽃이 어두운 밤하늘을 아름다운 불빛으로 수놓을 때,

불연듯 따뜻한 커피캔 하나가 제 손가락 마디 끝에 닿았습니다.

 

프로듀서 「여기..」

 

아즈사 「고마워요. 프로듀서씨.」(미소)

 

부드럽고 달콤한 밀크 커피의 향이 입 안에 맴돕니다. 

살며시 프로듀서씨 쪽을 살펴봅니다. 하늘을 수놓은 불꽃놀이가 마음에 들었는지, 거기에 홀딱 빠져 계신 것 같네요.

무, 물론 이쁘지만요..그래도 이때 쯤이면 슬슬 그..나올 타이밍 아닌가요?

 

그 순간, 공원 한복판에 전광판에서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습니다.

오순도순 모인 가족들, 연인들이 모두 따라서 숫자를 세기 시작했습니다.

 

「..오, 사, 삼..」

 

 

그 순간 프로듀서씨가 저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습니다.

 

프로듀서 「저기..아즈사씨?」

 

아즈사 「ㅇ, 예?」

 

저도 모르게 그만 혀를 살짝 깨물어버렸습니다.

이, 이제 고백하시려는 걸까요? 이 순간만을 위해 코토리씨랑 같이 엄청나게 준비했는데,

막상 그 순간이 되니까 하, 하나도 생각이 안 나요. 뭐라고 대답해야 어른다운 대답일ㅡ

 

「이..일..」

 

프로듀서 「..그..저..아, 아즈사 씨..」

 

아즈사 「예?」(두근 두근)

 

프로듀서 「아, 아..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땡!」「와아아아~~」

 

아즈사 「...」

 

사방에서 쏟아지는 사람들의 환호성도, 연인들의 웃음소리도 별로 신경쓰이지 않았습니다.

겨우..그게 다인거에요? 뭔가 잘못된 걸까요?

코토리씨가 분명히 이 순간에 고백할 거랬는데..겨우 그 말인가요?

 

설마, 저에 대해서 사실은 별 생각이 없으셨던 걸까요?

그냥 저 혼자만의 착각이였을까요?

 

아, 아니면 역시 제가 고백해야..

 

프로듀서 「저기..아즈사씨?」

 

아즈사 「아..예?」

 

프로듀서씨의 부름에 문득 정신을 차리고 나니 이미 불꽃놀이는 끝난지 오래였습니다.

사람들은 어느새 흩어지고 있었습니다. 어느새 쓸쓸해진 공원에,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건 저희 둘 뿐이였습니다.

 

저는 문득 지난번 일이 생각났습니다.

철없이 얘들한테 욕하고.. 술 많이 마시고 주사 부리고.. 프로듀서씨가 그런 모습을 보고 실망한건 아닐까요?

그, 그럴지도 몰라요. 제가 너무 방심했으니까..

어쩌면 제가 아직 여자로 보이지 않는건지도 몰라요.

 

결국 저는 그날 고백하지 못했습니다. 그냥 평범하게 인사하고 헤어졌어요.

그래도 괜찮겠죠? 괜찮아. 아직 시간은 많으니까..

조금 더 어른답게 다가가서 기다렸다가 나중에..나중에..

 

그런데..

어느날, 프로듀서씨가 결혼한다고 말했습니다.

...

 

히비키「어이 아즈사.」

 

히비키 「또 자는거야?」

 

아즈사 「...」

 

아즈사 「그냥..가줄래?」

 

히비키 「요즘 아즈사 이상하다죠?」

 

히비키 「밥도 먹는건지 안 먹는건지..툭하면 멍하니 앉아있기만 하구..」

 

아즈사 「...」

 

히비키 「왜 표정이 그렇게 안 좋은거야? 그리고 왜 맨날 자는 척 하는거야?

..안 자는거 다 안다조?

아니면, 지금 자고 있는데 또 자고 싶은 거야?」

 

아즈사 「...」

 

히비키 「설마 프로듀서가 결혼하는게 아쉬워서 그러는거야? 그런데 고백 안한건 아즈사잖아?」

 

아즈사 「저기..히비키, 혼자 있고 싶어서 그런데..」(억지 미소)

 

히비키 「아니 그냥 궁금해서..맨날 아즈사는 웃기만 하구 그래서..

마미 아미가 그랬다조? 아즈사는 자다 깨울 때에는 솔직하게 말한다구.

그래서 물어보는거야. 아즈사 지금까지 자고 있었잖아. 어쩌면 지금도..」(미소)

 

히비키 「..그때 왜 고백 안했어? 

고백 안해서 아쉽지 않아?」

 

아즈사 「그래!」(버럭)

 

더 이상 참지 못하겠습니다.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한번 열린 입에서는 지금까지 눌러왔던, 하고 싶었던 말이 속사포처럼 터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아즈사 「그래 아쉽다 아쉬워! 이 오키나와 검둥이년아! (울컥)

솔직히 기다리면 나중엔 고백해줄 줄 알았다구!

...그렇게 먼저 결혼한다고 할줄 누가 알았냐고..우아앙!」(뚝뚝)

 

히비키 「그러면 고백하지 그랬냐조..」

 

아즈사 「..히끅..그, 그러다가 차이면..히끅..체면 때문에 다시는 못 볼 것 같아서..히끅..

그런데 진짜 고백할껄..히끅」

 

히비키 「자자 아즈사, 코 풀구..」 아즈사 「푸헤앵!」

 

히비키 「꼭 고백할꺼지?」

 

아즈사 「..하고 싶어! 우애앵..」

 

히비키 「그러면 됬어.」

 

히비키 「왜냐면, 아직 12월 31일이다조?」

 

아즈사 「응? 그게 무슨ㅡ」

 

히비키 「꼭, 고백해야한다조?」(미소)

 

히비키 「땡!」

 

 

그 순간 저는 눈을 떴습니다. 일어나자마자 시계를 확인해봅니다.

12월 31일. 그러면 그렇죠. 역시 꿈일리..

 

..에엥?

 

아즈사 「에엥?」

 

이오리 「어이 아즈사! 이제 일어난거야?」

 

아즈사 「아..저 저기 이오리짱, 오늘 12월 31일인거야?」

 

이오리 「..일어나자마자 이상한 소리네..뭐 꿈 꾼거야?」

 

아즈사 「..응. 참..아픈 꿈이였단다?」

 

이오리 「아! 그리고 그 바보가 아까 찾았다고? 아즈사랑 뭐 약속 있다구..」

 

아즈사 「마, 맞아! 그러면 아직 기회가..

히비키, 나 먼저 나가볼게. 아차, 그리고..」

 

아즈사 「고마워, 이오리. 그리고 나중에 만나면 히비키에게 고맙다고 전해줄래?」(미소)

 

ㅡ쾅!

 

 

 

12월 31일.

..헤헷. 저 이제 완전히 망한 것 같습니다.

왜냐고요? 후후..

망년회 자리에서, 술을 와앙~창 마셨거든요. 

 

고백..고백 해야겠다 생각했는데, 막상 하려니까 맨 정신으로는 못하겠는거 있죠?

그냥 맨 정신으로는 몰래 쳐다만 봐도 심장이 마구 요동치고, 시선도 못 마주치겠는걸 어떻게 해요?

그래서 왕창 마셨어요. 사케에..맥주에..후후..

 

아즈사 「그래서! 지금은 요로케! 눈도 딱 마주칠 수 있는데에..딸꾹..

정작 혀가 꽈버려숴 말을 못타겠쩌요! 헤헤..」

 

프로듀서 「무슨 말씀하시는건지..어어 아즈사씨!」

 

아즈사 「아라라, 넘어질 뻔 했네요오? 프로듀솨 친절하셔라..손도 잡아주시구..헤헤」

 

프로듀서 「그..괜찮으세요?

걷기 힘드시면..이만 들어갈까요?」

 

아즈사 「아라라? 힘들긴 누우가 힘들어요오!

멀짱! 하답니다? 어서 불꽃놀이 보러 가요. 네네?」

 

프로듀서 「어떻게 그걸..사실 여기 근처에서 불꽃놀이를 한다고 그랬거든요.

저기..그..보러갈까요?」

 

아즈사 「가즈아!!」(미소)

 

밤이 깊었는데도 공원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첫번째 불꽃이 어두운 밤하늘을 아름다운 불빛으로 수놓았습니다. 

아라라, 그런데 이상하죠?

마치 어디선가 이미 본 것 같아요.

 

그 때, 따뜻한 커피캔이 제 손가락 끝에 닿았습니다.

 

프로듀서 「여기..」

 

아즈사 「..에에? 이런거 못마셔 못마셔~웁!」

 

프로듀서 「아즈사씨!」

 

그 순간, 공원 한복판에 전광판에서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습니다.

오순도순 모인 가족들, 연인들이 모두 따라서 숫자를 세기 시작했습니다.

 

「..오, 사, 삼..」

 

프로듀서 「여, 여기서는 안되는ㅡ」

 

「..이..일!」

 

아즈사 「우에엑!! 엑 엑 우에에엑!」

 

프로듀서 「으악! 아즈사씨! 빠, 빨리 비닐 봉지라도 찾아야..아니 화장실부터!」

 

아즈사 「휴우..이제 괜찮아요..가 아니라 우웨에엑!!! 우에엑!!」

 

...

 

프로듀서 「아즈사씨, 괜찮으세요?」

 

 

프로듀서씨의 부름에 문득 정신을 차리고 나니 이미 불꽃놀이는 끝난지 오래였습니다.

사람들은 어느새 흩어지고 있었습니다. 어느새 쓸쓸해진 공원에,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건 프로듀서씨와

..한바탕 피자 여러 개 뽑아내느라 퀭해진 저 뿐..

 

그런데, 그만큼이나 쏟아내버리고 나니까 정신이 말짱해지는거 있죠?

그대로 쓸쓸해진 공원을 바라보자니 왠지 마음이 쓰라리고 슬퍼졌습니다.

프로듀서씨가 저를 얼마나 안 좋게 봤을까요. 저 이제 고백은..물 건너간 거겠죠?

울먹이다가 당장에라도 눈물을 쏟아낼 것 같았지만, 애써 참아보면서 아직도 술취한 척 물어봅니다.

 

아즈사「..프로듀서씨는..어떤 사람 좋아할라나?」

 

프로듀서 「예?」

 

아즈사 「에에! 순진한 척 쩐다! 헤헤..

왜 좋아하는 타입 있을거 아녜요! 말해봐요 얼른!」

 

프로듀서 「..그게..청순하고..젊고..단아하고 조신하고..내조 잘하는 그런 여자요?」

 

그럴 줄 알았지만..왠지 기분이 퍽 상해버립니다.

그런 여자..술 마시고 길바닥에 토하는 저 같은 여자는 아니겠지요?

 

프로듀서 「저기..아즈사씨? 혹시 우세요?」

 

아즈사 「...」

 

프로듀서 「저기..우시는거 아니죠?」

 

아즈사 「그래 운다 이 눈치없는 새X야!」(버럭)

 

아즈사 「..너 좋아하는데..니가 좋아할 여자가 아니라서 미안해서 운다 운다고!..우아앙!」(뚝뚝)

 

프로듀서 「...예?」

 

프로듀서 「저..아즈사씨가 그런 여자라고..생각하는데요?」

 

아즈사 「..으..예?」

 

프로듀서 「저..솔직히 아즈사씨가 좋아서..」(화끈)

 

프로듀서 「그런데 제가 워낙 쑥맥에..용기도 없어서요.

그런 주제에 아즈사씨 같이 분에 넘치는 분에게 고백할 용기가 안 나서 오늘까지만 짝사랑하다 포기하려고 했었는데..」

 

프로듀서 「그..아즈사씨만 괜찮으시다면..

오늘부터..1일 할까요?」

 

아즈사 「...싫어요!」

 

프로듀서 「예?」

 

아즈사 「프로듀서씨만 괜찮으다면, 이니까요..」(울먹)

 

아즈사 「..저랑 사귀어주실래요?」

 

프로듀서 「예!」

 

프로듀서 「그, 그럼..저희 오늘부터 1일인 거죠? 꿈 아닌거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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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내가 평소 쓰던거랑 좀 달라서 실망한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이렇게 심심한 내용으로 써보고 싶었습니다.

다음번에는 더러운걸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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