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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P "회사에 산타가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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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25, 2017 13:41에 작성됨.

(링크)와 조금 이어짐

 

1) 불친절한 입주민

 

~지하창고~

 

봄P “쿠울…….”

 

벌컥!

 

유우키 “안녕하세욧! 프로듀서!”

 

봄P “쿠울…….”

 

유우키 “에휴. 또 깨우는 것부터 시작이네.”

 

유우키 “프로듀서, 일어나세욧! 프로듀서! 얼른!” 흔들흔들

봄P “아…… 뭐야, 또. 추워죽겠는데.” 짜증

유우키 “추울수록 적극적으로 몸을 움직여야 따뜻해진다고요.”

봄P “네가 지하실에서 잠을 자봐야 그딴 말이 안 나오지.”

유우키 “자, 빨리빨리! 옷 챙겨 입고 나오세요. 오늘은 이사도 왔다고요.”

봄P “뭔 이사……. 너 어디 가냐.”

유우키 “제가 가는 게 아니라 옆방에 사람이 왔어요.”

봄P “뭐?”

 

끼익-

 

봄P “이게 뭔 헛소리……. 나 말고 천형죄인이 또 있다는 거야?” 뭉그적뭉그적

봄P “야. 너 뭐야?”

 

이브 “아. 먼저 살고 계시다는 입주민이시군요. 안녕하세요.”

요시노 “좋은 아침이오니-.”

 

봄P “인사는 됐고……. 너 뭐냐고. 요시노 넌 또 거기서 뭐해?”

이브 “전 이번에 옆 창고에서 살게 된 이브라고 합니다.”

요시노 “새로 들어온 아이돌이오니-. 짐을 옮기신다하여- 도움을 드리고 있었습니다-.”

봄P “이 회사가 미쳐 돌아간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젠 아주 막장으로 가는 구만.”

 

유우키 “아침부터 부정적인 말 하지 마시고 프로듀서도 도와주세요.”

봄P “뭘……?”

유우키 “이삿짐 옮기는 거요.”

봄P “너도 아주…… 미쳐 돌아가는 구나.”

유우키 “네? 뭐가요?”

봄P “넌 이게 상식적으로 보이냐?”

 

봄P “어디서 굴러먹다 온지도 모르겠는 여자가…… 프로덕션 지하창고에 입주?”

봄P “그것도 아이돌? 이게 뭔…… 내가 봐도 수상하잖아.”

 

유우키 “아닌데. 프로듀서가 더 수상한데.”

봄P “시끄러, 멀대.”

유우키 “너무햇! 프로듀서가 더 크면서!” 우엥!

 

봄P “이거 어디서 튀어나온 녀석인지 확인이나 해보자고.” 지긋-

봄P “…… 뭐야. 너 산타였냐?”

 

이브 “앗!? 어, 어, 어떻게 아셨어요!?”

봄P “순록에 썰매…… 선물 배달……. 근데 사고로 선물을 잃어버려? 순 엉터리잖아.”

이브 “저, 저, 이 분이 어떻게 제 정체를?” 덜덜덜

요시노 “걱정 마시기를-. 그는 신비한 눈을 가지고 있으니-.”

 

요시노 “무엇이든 들여다 볼 수 있으며- 또한 꿰뚫어보는 힘을 가졌지요-.”

요시노 “현재는 천형죄인으로서 벌을 받고 있으나- 착실히 교화되고 있사옵니다-.”

 

이브 “어려운 이야기라서 잘은 모르겠지만, 어쨌든 좋은 분이란 거죠?”

봄P “아니라고……. 죄인이라고……. 네가 지금 내 감빵 옆에 입주한 거라고…….”

 

봄P “아, 됐어. 짜증나. 들어가서 잠이나……. 너 왜 그러냐?”

유우키 “아, 아아…….”

봄P “야. 왜 얼빠진 얼굴이야?”

유우키 “방금 한 말 진짜인가욧!?”

봄P “뭐?”

유우키 “여기 이 사람이…… 산타!?”

봄P “…… 그게 중요한 거냐.”

 

유우키 “와아아앗! 저, 진짜 산타를 보는 건 처음이에욧!” ← 작년까지 초등학생

봄P “이런 상황에선 보통 다 처음이야…….”

 

유우키 “산타 할아버지…… 가 아니라, 산타 언니! 지금까지 선물 감사했습니닷!”

유우키 “그런데 왜 산타가 이 회사에서 아이돌을 하는 거죠?”

 

이브 “아, 사실 저는 올해로 드디어 썰매 면허를 딴 신입 산타예요.”

이브 “그 전까지는 견습이라 유우키에게 선물을 준 건 다른 산타 분이죠.”

이브 “흔히 알려져 있는 산타 할아버지도 분명 있고요.”

이브 “그런데 제가 하필 이번 크리스마스 이브, 그러니까 제 첫 정식 산타 업무에서…….”

이브 “선물을 잃어버리는 대형실수를 저질러 버렸지 뭐예요…….”

 

유우키 “아아앗! 그럴 수가! 그럼 선물을 못 받은 어린이가 생기는 건가욧?!”

이브 “다행히 이럴 때를 대비해 산타들은 구역을 나눠 선물을 돌리고, 서로 도움도 준답니다.”

 

이브 “하지만 큰 실수를 저질렀으니 선배들에게 면목이 없어요.”

이브 “그래서 아이돌이 되어 돈을 많이 벌어 잃어버린 선물들을 다시 사고 싶어요!”

 

요시노 “정말 기특한 마음이오니-.”

유우키 “넷! 잘못을 반성하고 고치려는 마음이 정말 예뻐욧!”

봄P “네들 지금 나 들으라고 하는 말이지?”

 

이브 “어쨌든 앞으로 함께 지내고 일하게 됐으니 잘 부탁드립니다.”

유우키 “그러니깟! 프로듀서도 이브 씨를 본 받아서 열심히 하세요. 짐도 같이 옮겨주고.”

봄P “선물도 다 잃어버린 주제에 짐은 무슨…….”

유우키 “겨울이니까 최소한의 필요한 물건들은 있잖아요. 난방기구 같은 거.”

이브 “그거 말고도 저는 브리첸이랑 같이 지내야 해서요.”

유우키 “브리첸? 일행이 있나요?”

이브 “제 썰매를 끌어주는 순록이에요.”

유우키 “순록?!”

요시노 “호오-. 그대에겐 가족과도 같은 존재이구려-.”

이브 “네. 사실 사고를 당했을 때도 브리첸 덕에 간신히 살았어요.”

 

봄P “…… 그러니까 네들 지금 내 옆방에서 순록 키우는 걸 도우라는 거냐?”

봄P “미친.”

 

 

2) 아이스크림 케이크의 인연

 

~휴게실~

 

유우키 “그래서 쫓겨났어요.” 시무룩

미오 “근데 확실히 순록을 키우는 건 무리이지 않을까?”

아냐 “Да(네). досада…… 민폐일지도 몰라요.”

시키 “그 순록 위생검사는 한 거야?”

유우키 “그거까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도와주고 싶어요.”

미오 “유우키는 착하구나~ 하긴. 이런 추운 겨울에 소녀와 순록을 내쫓을 수는 없지.”

시키 “혹시 잘못했다가 플랜더스의 순록 같은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니까. 냐하♪”

 

유우키 “그런데 이브 씨는 어디 갔죠?”

아냐 “프로듀서랑 같이 사무실로 갔어요.”

유우키 “맞다. 겨울P랑 아는 사람이라고 했죠? 어떻게 아는 사이예요?”

아냐 “으음……. 잘 모르겠어요.”

유우키 “아냐 씨는 같이 있었다고 하지 않았나요?”

아냐 “두 사람, 한국어로 대화했어요.”

미오 “그리고 그 상황이 너무 황당해서 말이지.”

시키 “우리도 얘기로만 들은 거지만, 이해하기는 좀 어려워.”

유우키 “어땠는데요?”

아냐 “그러니까…….”

 

.

.

.

 

아냐 “프로듀서? 아는 사람인가요?”

겨울P “응. 뭐라고 할까. 그래.”

 

겨울P “뺑소니범이야.”

아냐 “что(네)?”

겨울P “잠깐, 기다려.”

 

겨울P “이보세요. 이브 씨. ……쯧.”

겨울P “보기 굉장히 안 좋으니 이거라도 입으시죠.” 펄럭

 

이브 “아. 초면에 코트를 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겨울P “인간으로서의 기본 도리입니다. 애초에 우린 초면도 아니고요.”

이브 “정말 저희 어디선가 본 적이 있나요? 제 이름도 아시고, 한국어를 쓰시고…….”

겨울P “네. 9년 쯤 전에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만났습니다. 그쪽이 절 칠 뻔했어요.”

이브 “제, 제가요?! 으으……. 죄송하지만 제가 실수를 하도 많이 해서…….”

겨울P “그 때 눈에 파묻히셔서 제가 꺼내드렸습니다.”

 

겨울P “당신은 견습 산타라 선배들 일을 돕는 중이셨죠.”

겨울P “도와줘서 감사하다고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선물로 주셨고요.”

겨울P “찌그러졌지만요. 이래도 기억 안 납니까?”

 

이브 “대한민국…… 아이스크림 케이크……!! 아, 설마 그 때 학생 분!?”

겨울P “빨리도 기억해 내시네요.”

이브 “그 때랑 많이 달라지셨어요! 그 때가 훨씬 더 무서워 보였거든요! 정말 감사했습니다!”

겨울P “디스든 감사든 하나만 해주십시오. 어쨌든…… 이번엔 또 뭔 일입니까.”

이브 “그게 사실, 썰매를 몰다 사고가 나서요.”

겨울P “무슨 사고가 나서 옷도 없이…….”

 

이브 “저도 잘 모르겠어요. 무언가 반짝이는 게 날아와서 부딪혀 버렸거든요.”

이브 “선물도 썰매도 옷도 다 타버리고……. 굴러다니던 박스로 간신히 몸만 가렸어요.”

 

겨울P “……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겁니다만, 순록은 어쨌습니까?”

이브 “그게…… 브리첸은 저를 간신히 구하고 혼자 다른 곳에 떨어져 버렸어요.”

겨울P “사무소 어린애들이 알면 기절하겠군.”

 

겨울P “후우. 아나스타샤.”

아냐 “프로듀서. 무슨 일인가요?”

겨울P “미안. 잠깐 좀, 이 사람을 도와야 해. 황당하지만, 순록을 찾아야하거든.”

아냐 “северный олень(순록)?” 당황

겨울P “너 먼저, 돌아가야겠는데.”

아냐 “Да. 걱정 말고, 다녀오세요.”

겨울P “그리고, 진짜 미안한데.”

아냐 “?”

겨울P “이 사람 좀, 데려가.”

 

이브 “에취!”

 

겨울P “감기 걸리겠다.”

아냐 “아……. 그래야겠네요.”

 

.

.

.

 

아냐 “그렇게 됐어요.”

 

미오 “아냐가 갑자기 코트 하나만 걸친 여자를 데려와서 깜짝 놀랐다고.”

시키 “한참 있다가 백야가 기절한 순록을 데려와서 또 놀랐지.”

미오 “대체 왜 순록을……. 애초에 왜 순록을 데리고 다닌 거야?”

시키 “백야랑 무슨 관계인지도 궁금해. 이렇게까지 도와주다니.”

유우키 “어…….”

시키 “왜 그래?”

유우키 “아니에요. 아무것도.”

 

유우키 ‘세 사람은 이브 씨가 산타라는 걸 모르는 건가?’

유우키 ‘혹시 겨울P도 모르는 건…….’

 

시키 “흥흥? 유우키한테서 수상한 냄새가 나는데?”

유우키 “넷!? 아, 아니에욧! 정말로 아니에욧!”

시키 “어디 한 번 냄새를 맡아서 확인해 볼까!”

유우키 “꺄아아악!”

 

미오 “그만해, 시키냥. 진짜 무서워하잖아.”

미오 “에휴. 그러고 보니 아냐는 이브랑 꽤 친해졌더라?”

 

아냐 “Да. 이브에게 한국어 배우기로 했어요♪”

미오 “의외로 할 줄 아는 말이 많은가 보네.”

아냐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다고 했어요.”

미오 “으음. 대체 무슨 일을 했던 거지?”

 

 

~사무실~

 

이브 “저기, 겨울P.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요.”

겨울P “뭡니까.”

이브 “왜 이렇게 저를 도와주시는 건가요?”

 

이브 “저야 물론 감사하지만 겨울P에게는 실례가 되잖아요.”

이브 “그리고 다른 분들에게도 의심 받으시고. 제가 산타라고 얘기하면 될 텐데.”

이브 “이렇게까지 해주시는 이유가 뭔지 궁금해서요.”

 

겨울P “…… 정체를 말하지 않은 건 동심 때문입니다.”

이브 “동심. 네. 그래서 산타에게는 비밀유지가 생명이죠.”

겨울P “사실 중요한 건 실존여부가 아니라고 봅니다.”

 

겨울P “무언가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순간 동심은 사라져요.”

겨울P “산타가 당연히 없는 것은 물론이고, 당연히 있는 것도 마찬가지죠.”

겨울P “사람들은 저에게 동심이 살아 있다고 놀리지만, 저는 오히려 동심이 멸종한 겁니다.”

겨울P “현실이 어떻든 간에 상관없이 왠지 믿고 싶어지는 것. 그게 동심입니다.”

겨울P “마법도, 산타도. 기적도 마찬가지죠. 그걸 지키고 싶었습니다.”

겨울P “이런 건 말했다간 소문이 금방 퍼지거든요.”

 

이브 “아……. 제가 산타인데 이렇게 배우고 말았네요.”

겨울P “애들 동심 지키시려면 좀 더 노력하시죠. 제가 보기에 이브 씨는 허점이 많습니다.”

이브 “으으…….”

겨울P “그리고 또 하나. 제가 도와드리는 이유는 감사해서입니다.”

 

겨울P “그 때 주신 아이스크림 케이크가 맛있었습니다. 찌그러졌지만. 그거뿐입니다.”

겨울P “아. 인간으로서의 기본 도리도 있군요.”

 

이브 “그렇군요.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응원해 주시는 만큼 저도 더 힘내야겠어요.”

이브 “앞으로 프로듀스, 잘 부탁드립니다!”

 

겨울P “아니요. 이브 씨 프로듀서는 제가 아닙니다.”

이브 “네?”

겨울P “전 우리 애들만으로도 벅차요. 대신 유능한 사람을 소개시켜 드리죠.”

이브 “누군데요?”

 

 

3) 얘요

 

가을P “…….”

겨울P “인사하시죠.”

 

이브 “저는 새로 이 프로덕션 아이돌이 된 이브라고 합니다.”

이브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가을P.”

 

가을P “예, 뭐. 알았어요.”

가을P “겨울아. 잠깐 나 좀 보자.”

 

겨울P “네.”

 

스윽-

 

가을P “너 노노가 우리 회사 어떻게 들어왔는지 기억 나냐?”

겨울P “다른 프로덕션에서, 이적해 왔죠.”

가을P “그렇지. 그렇게 오래되지 않은 일이지.”

 

가을P “원래 다니던 회사에서 하라는 대로 이것저것 하다가 붙들려서는”

가을P “하고 싶지 않은 일 억지로 하고 착취당하던 애를 네가 구해냈고”

가을P “뭘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계약 종료 시켜서 우리 회사로 데려왔어.”

가을P “이적보다는 아이돌을 그만두고 싶다고 말하지만, 그래도 예전보다는 즐거운 것 같아.”

 

겨울P “그, 예전 회사는, 망해버렸죠.”

가을P “노노를 시작으로 아이돌들이 하나 둘 빠져나왔으니까.”

겨울P “자업자득이죠.”

가을P “맞아. 그럼 너 슈코는 우리 회사 어떻게 들어왔는지도 기억나?”

겨울P “시오미 씨도, 이적하셨죠.”

 

가을P “우리 회사 오기 전부터 원래 잘 나가던 애였지. 아이돌 랭킹에서도 1위까지 하고.”

가을P “하지만 바로 다음 해에 스캔들이 터지더니 순식간에 이미지가 망가져버렸어.”

가을P “그 후로 활동 쉬고 이대로 은퇴하나~ 싶던 걸 네가 또 어떻게 구슬렸는지 데려왔고.”

 

겨울P “그 때 일로, 아직 저를, 껄끄러워 하십니다.”

가을P “이제는 다시 자리 잘 잡고서 일하는 중이니 큰 문제는 아니지만.”

 

가을P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내가 무슨 탁@소냐!”

가을P “넌 어디서 여자애들을 데려와서는 죄다 나한테 떠넘겨! 이건 예의가 아니지!”

가을P “아무리 나라도 계획 없이 사람 하나 맡으면 얼마나 난감한데! 안 그래도 일 많다고!”

가을P “이젠 너도 담당 하나 쯤이야 더 늘려도 되잖아! 왜 안 하는 건데!”

 

겨울P “중요한 문제가, 있어서요.”

가을P “뭔데?”

겨울P “아름답지 않아요.” 소곤

가을P “네가 말하는 아름다움의 기준이 대체 뭐냐…….”

 

 

 

겨울P가 도망친 후

 

가을P “뭐, 그렇게 된 상황입니다.”

가을P “제가 마음 같아서는 받아드리고 싶지만, 이게 마음대로 안 돼요.”

가을P “안 그래도 바쁜 연말에 불쑥 찾아오셔도 어쩔 수가 없다고요.”

 

이브 “아……. 그런 건 생각 못 했네요. 곤란하게 해서 죄송합니다.” 꾸벅

가을P “아니, 뭐. 아주 안 되는 건 아니고요. 일단 이력서 써오셨으니까 확인은 해볼게요.”

 

가을P “당장은 아니더라도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니까.”

이브 “그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끼익-

 

안즈 “춥다, 추워. 프로듀서, 안즈 따뜻한 것 좀 줘.”

가을P “너 내가 일찍 오라 했는데 이제 오냐? 연말에 바쁜지 알아?”

안즈 “크리스마스에도 일을 해야 하는 안즈의 고통을 이해해줘.”

 

안즈 “근데 여기 이 사람은 누구? 또 새로운 아이돌?”

이브 “안녕하세요. 이브라고 해요. 아직 아이돌은 아니에요.”

가을P “보류라고 할까. 너무 갑자기 들어와서 말이지.”

안즈 “뭔데? 무슨 사정인데?”

이브 “그게 사실은…….”

 

 

 

안즈 “으아. 그 전 직장이라는 곳에서 엄청 깨지겠네.”

안즈 “그런데 일을 해서 손해를 갚겠다니. 안즈는 그런 거 딱 질색이야.” 질색질색

안즈 “차라리 도망을 치고 말지. 이브는 엄청 성실하구나.”

 

이브 “자주 덜렁거리니까 이렇게라도 해야 될 것 같아서요.”

안즈 “피곤하게 사네. 프로듀서, 이렇다는데 좀 도와주는 거 어때?”

가을P “그게 내 맘대로 막 되는 게 아니라니까. 일에는 순리가 있는 거야.”

안즈 “흐응~ 그렇단 말이지?”

 

안즈 “근데 자세히 보니까 이브 엄청 예쁘네. 눈처럼 하얀 머리색에 머릿결도 찰랑거리고.”

가을P “…….” 움찔

안즈 “눈동자는 호박색. 그러고 보니 고향이 그린란드구나. 외국어 할 줄 알아?”

이브 “많이 아는 건 아닌데 여러 가지 할 줄 알긴 해요.”

가을P “으음…….” 꿈틀꿈틀

안즈 “생일이 크리스마스 이브? 어제였네. 그래서 이름도 이브인가. 늦었지만 축하해.”

이브 “네, 감사합니다.”

안즈 “그러고 보니 산타 복장도 잘 어울리게 생겼잖아. 좀 빨리 오지 그랬어.”

이브 “아하하……. 그런 이야기를 자주 들어요.”

안즈 “취미도 굴뚝 찾기네? 이건 토크 거리로도 좋겠는걸. 그리고 또…….”

가을P “으아아아아아!!”

 

가을P “알았어! 하면 되잖아! 이런 인재를 어떻게 놓치겠냐고!”

가을P “당장은 무리지만 내년부터 확실히 데뷔 계획 짜줄 테니까 레슨 받아!”

 

이브 “정말인가요?! 감사합니다!” 반짝반짝

 

안즈 “저건 이미 본능이야, 본능. 일 귀신이라니까.”

안즈 “어쨌든 이걸로 프로듀서가 더 바빠졌으니 안즈에게 신경 쓰는 게 줄어들겠군.” 씨익-

 

 

4) 사건의 진실

 

안즈 “그런데 애초에 배달하던 물건들은 왜 잃어버린 거야?”

이브 “배송도중에 사고가 났거든요. 앞에 오던 것하고 충돌하는 바람에.”

안즈 “교통사고였어? 다치지 않은 게 다행이네. 보험 처리 안 돼?”

이브 “사실 그 때 상황이 좀 불분명해서요. 부딪친 게 누구인지도 모르겠고.”

안즈 “뺑소니 당한 거야? 크리스마스에 불행만 겹쳤네. 안 됐다, 안 됐어.”

이브 “그래도 이렇게 좋은 분들을 만났으니까 마냥 안 좋은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안즈 “선물은 전부 망가진 거야?”

이브 “전부 불타버리고 말았어요. 제 옷까지.”

안즈 “불까지 난 거야? 진짜 구상일생이었네!” 깜짝

이브 “음……. 무슨 상황이라고 해야 하나…….”

 

.

.

.

 

~사무실~

 

여름P “아쨩! 슬슬 집에 가야 할 시간인데.”

아이코 “네? 벌써 그렇게 됐나요? 큰일 났네.”

여름P “왜 그래? 무슨 일인데.”

아이코 “아직 사람들에게 줄 선물을 다 못 정해서요.”

 

아이코 “각자 다른 선물을 줬다가 혹시라도 다투면 안 되니까 고민했거든요.”

아이코 “모두에게 같은 선물을 잔뜩 주면 좋겠다고 생각한 참인데…….”

아이코 “지금 선물 가게에 가도 벌써 다 닫아버렸겠죠?”

 

여름P “음음. 그건 확실히 큰일이야. 크리스마스에 선물이 없다니.”

아이코 “다시 처음부터 정할 수도 없는데. 어떡하죠?”

여름P “걱정 마. 다 방법이 있으니까. 선물 목록만 나한테 줘.”

아이코 “방법이요? 그게 뭔데요?”

여름P “영업비밀이라 말씀 드릴 수가 없어요~”

 

여름P “그래도 괜찮아. 내가 누구야? 아쨩을 데리고서 한 번도 지각한 적 없는 남자라고!”

아이코 “노, 놀리지 말아주세요…….” 화끈

여름P “귀여워라~ 어쨌든! 이건 나한테 맡겨둬.”

 

여름P “순식간에 다 구해줄 테니까.”

 

 

~바깥~

 

여름P ‘큰소리쳤지만 확실히 선물양이 많네. 이걸 사람 수대로 구해야 하는 건가.’

여름P ‘불가능은 아니지만 아슬아슬하겠군. 크리스마스라 배달도 늦어질 테고.’

여름P ‘내 직통루트를 통해 물건을 구하고, 근처 선물가게까지 싹 다 순회해야겠어.’

 

여름P “시간 없으니까 최대한 빠르게. 부스트!” 화르륵

 

콰아아아아!!

 

여름P “화염을 이용한 부스트로 초스피드 이동! 에너지를 모으면 음속도 초월한다!”

여름P “장애물이 없는 공중으로 이동하면 시간도 절약할 수 있지!”

여름P “기다려, 아쨩! 내가 순식간에 선물을 싹쓸이해서 가져다 줄 테니……!?”

 

이브 “꺄아아아!?”

 

콰아앙!!

 

이브 “어, 어떡해!? 방금 뭐였지? 뭐랑 부딪힌 거야!”

이브 “선물에 불이 붙었잖아! 이건 중요한 물건들인데! 꺄아! 옷에 옮겨 붙었어!”

이브 “오늘이 첫 정식 업무 날인데! 도, 도와줘, 브리첸!!”

 

 

 

여름P “…… 어이쿠.” 착지

여름P “뭐였지? 방금 그거. 뭐랑 부딪힌 거야?” 당황

 

.

.

.

 

이브 ‘뭐였을까, 그건. 엄청난 열과 빛을 내며 날아가는 물체라니.’

이브 ‘야밤중에 태양이라도 뜬 건 아닐 테고.’

 

 

끼익-

 

여름P “메리 크리스마스! 아이코 산타님이 오셨습니다!” 짜잔-

아이코 “여러분, 메리 크리스마스예요!”

 

안즈 “오, 안녕.”

이브 “안녕하세요.”

여름P “어라라? 여기 이 분은 누구?”

안즈 “이번에 새로 들어온 아이돌. 우여곡절이 많았나봐.”

여름P “흐음? 크리스마스에 우여곡절이라니. 그러면 안 되지. 자, 아쨩.”

아이코 “네. 여기 선물이에요.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브 “아, 선물……. 정말 감사합니다!”

 

이브 ‘그러고 보니 이 시기에는 항상 교육 받고 연습만 했지.’

이브 ‘산타니까 직접 선물을 받아본 적은 별로 없었는데. 이래도 되는 걸까.’

이브 ‘하지만…… 누군가에게 선물을 받는다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구나.’

 

이브 “이렇게 잔뜩 주셔도 되는 건가요?”

아이코 “괜찮아요. 어제 프로듀서 씨가 구해주셨거든요.”

여름P “너무 많이 구해서 이렇게라도 안 하면 남아돌 지경이야. 더 가져가도 돼.”

안즈 “그럼 안즈는 사탕 좀 더 줘~ 플리즈~”

아이코 “자, 여기요♪”

 

여름P “그럼 우리는 이만! 오늘 안으로 이거 다 돌려야 하거든!”

아이코 “모두들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세요!”

 

이브 “안녕히 가세요~”

이브 “정말 좋은 분들이시네요.”

 

안즈 “한 명이 좀 미치긴 했는데, 근본적으로 나쁜 사람들은 아니지.”

이브 “아뇨. 분명 좋은 분들이에요! 이 회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이브 “덕분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다고요!”

 

 

 

 

 

 

 

 

 

 

이렇게 이브는 무사히 아이돌이 될 수 있었답니다.

경사났네~ 경사났어~ (※ 아님)

 

12시 땡! 하자마자 올리지는 못 했지만 그래도 크리스마스 안에 올리네요.

1년 중에 제일 좋아하는 날이기도 해서 할 말은 많지만서도

저는 이만 영원한 친구 케빈을 만날 준비를 해야 하는지라 각 계절P 별로 조금씩만 코멘트 하고 마무리하겠습니다.

 

1)

처음 봄P를 생각할 때만 해도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살다살다 봄P가 정상으로 보이는 에피소드가 나올 수 있을 줄이야......

옆방 순록 때문에 좀 시끄러울 수 있겠지만 입주민끼리 화합해서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2)

사실 겨울P는 이브에게 조금 화가 났습니다.

겨울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크리스마스, 그것도 아나스타샤와 단 둘이 있는 시간을 방해받아서요.

근데 그 놈의 아이스크림 케이크가 뭐라고 최대한 도와줬죠. 마지막엔 선배에게 떠넘겼지만.

 

3)

가을P가 안즈를 다루듯 이젠 안즈도 가을P를 다룹니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서 너무 잘 아는 나머지 압도적 우위를 점할 수 없게 됐어요.

뭐, 서로 윈-윈 한 것 같으니 다행이지만요. 다행인가? 다행이겠죠.

 

4)

이브의 설정을 보면서 가장 말이 안 된다 생각한 것은 바로 옷.

대체 뭔 일이 있으면 선물은 물론이고 옷까지 사라지는 거지? 이건 좀 아니잖아!

그런데...... 웬 미친 놈 하나가 모든 걸 납득시켜주네요......

 

이걸로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끝~

다음에는 새해에 맞춰 사계절P 신년 에피소드로 찾아오겠습니다.

모두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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