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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e Line - 46화 - Deal&Awak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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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09, 2017 20:07에 작성됨.

Faylan - 전장에 핀 한 송이의 꽃(戦場に咲いた一輪の花)
(PS2 Game 백기사 이야기~빛과 어둠의 각성 주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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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같은 경우에는 별거 없어요. 가장 골 때리는 게, 유노스 코스모에 들어간 3로터 엔진을 루체 로터리에 써먹은 거? 그거 빼곤 거의…….”
“없다 이거지?”
“네, 아, 저거 있다.”
재혁의 말을 들은 모두가 재혁을 쳐다봤다. 거기도 뭐 이상한 거 둔거 아냐? 라는 주변사람들의 발언과 달리 재혁의 발언은 뜻밖의 발언이었을 수 있다.
“스쿠트 스포츠에서 개조한 4로터 엔진 있잖아요.”
“12A? 아님 13B?”
원일이 당혹한 얼굴로 물었다. 어느 엔진이냐에 따라서 상당히 골치 아픈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었다.
“12A요. 그거 FD에 얹어서 돌려봤죠. 한 450whp 나오나?”
그 말을 듣고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터보 좀 썼겠지. 여기에 수프라 슈퍼차져도 있다지만 그건 넘어가자. 그런데 어째 4개 팩토리 전부 정상적인 것은 없는 거 같았다. 게다가 세피아를 개조한 것도 있었으니, 이거 뭔 유물창고도 아니고 말이지.

그렇게 남자 4명이서 데모카 도입 안을 검토하고 있을 때, 우즈키는 미나미, 카나데, 유미와 함께 시부야로 이동했다.
“어떻게 연락은 했나요?”
“네, 마침 지금 일이 없다 하셔서, 차나 같이 하자고……”
네 사람이 탄 차는 유미의 해리어 승용차였다. 우즈키의 차는 너무 작고, 미나미나 카나데의 경우 차량 점검차 센터에 가는 바람에, 그나마 해리어가 대상이 된 것이다. 후미카의 차를 빌리면 좋겠다고 카나데가 이야기 했지만 정작 그 카나데도 후미카 앞에서 얼굴이 달아오르는 바람에 미션 실패.
그렇게 4인은 차를 타고 시부야구로 이동해서 협상을 진행했다.

일단 상황을 정리하자면 잘 안 되는 모양이다. 카와시마 국장을 우즈키가 설득해 보았지만 카와시마 국장도 예전부터 요청받은 거라서 빼기 어렵다는 투였다. 그런데 빼는 조건이 좀 골 때렸다.
“송 팀장님 인터뷰 가능할라나요?”
“그건 팀장님과 직접 이야기를 해 보셔야 하는데요. 팀장님 원래 검사나 경찰관이 아닌 분이라.”
‘국장님 인터뷰 분명 정치문제 나올 거잖아요.’
결국 우즈키가 한숨을 쉬면서 재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인터뷰 가능하냐는 내용 위주였다.
‘그런데 시마무라씨, 조건이 그래요? 지금 이 전화로 인터뷰는 안 돼지?’
“안 될 거 같은데요.”
‘원래는 홍보실을 통해서 공문이 와야 하거든. 지금 상황이 좀 골치 아프잖아. 일단, 잠시만.’
재혁은 전화수화기를 들고 김태열과 잠시 이야기를 한 후 다시 받았다.
‘일단, 좀 바꿔줘 봐요.’
재혁은 전화를 받아서 상황을 듣고선 사무실로 돌아가시는 즉시 공문을 넣어달라고 했다. 그래야지만 이쪽에서도 일정을 잡을 수 있다고 하면서 말이다. 뜻밖의 카드에 양쪽은 놀랐고 카와시마 국장은 웃으면서 감사하다고 말한 다음 그날 어떻게 해서든 빼보겠다고 했다.

“정말 하시게요?”
“뭐, 이미 패는 나왔고, 그럼 우리에게 더 필요한 카드가 있을까요? 우리는 처음부터 패를 보여준 거잖아요.”
재혁의 말을 들은 미나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카나데의 말이 조금 이상했다.
“카페 주변에서 어슬렁거리는 사람이 많았는데…….”
“차가 안 터진 게 다행이겠네요. 노리는 사람이 있다, 이거겠죠.”
재혁은 그렇게 말하곤 어디론가 전화해서 차 한 대만 급히 수배해달라고 했다. 해리어급이든 뭐든 상관없다고 말한 것은 덤이었다.
“아이바 검사님 좀 불러주세요.”
재혁이 미나미에게 부탁한 뒤 얼마 안 있어서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던 유미가 모습을 드러냈다.

“사실 그랬죠. 그런데 왜요?”
“팩토리에 문의해서 SUV 한 대 구해달라고 했어요. 해리어급이든 뭐든 상관없으니까, 혹시 지금 타시는 거 터지면 그거로 옮겨 타시라고요.”
“감사하긴 한데, 괜찮으신 거예요?”
유미가 재혁의 말을 듣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게 가능하기나 한 건가?
“문제없어요. 수틀리면 데모카 있는 거 다 꺼내오라고 했으니까.”
유미는 그 말을 듣고 이상하게 여겼다. 웬 데모카? 게다가 다 꺼내오라니? 그 말을 들은 유미는 재혁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지만 그녀의 머리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 같았다.
“뭐, 간단하게 말하면, 차량 파손을 대비한 보험이라고 할까요?”
“사람 수 만큼 되나요?”
“자차가 2대 이상인 사람들은 문제없을 겁니다. 일단 있는 데로 이쪽으로 보내라고 했으니까요.”
결국 있는 차량을 총동원해서라도 엎는다는 의미겠지.

“한국과 일본의 팩토리 데모카들은 대부분 300마력 내외입니다만…… ER34가 좀 특이하죠.”
“그러니까요. 일단은 좌 핸들차도 있을 테니 그거 적응하는 것도 문제겠죠.”
“맞는 말입니다. 전 차량들은 들어오는 대로 시즈오카 팩토리에 일단 보관할까요?”
“아뇨, 신주쿠 사옥 지하에 두세요. 팩토리에서 가져오는 시간이 걸리니까. 그리고 뉴 오타니 호텔 쪽이면 차라리 신주쿠가 나을 거예요.”
“알겠습니다.”
재혁은 정권과 대화를 나누면서 차량을 둘 위치를 정하고 있었다.
‘다들 출력은 좋으니까, 누가 타느냐가 문제네. 750마력짜리 수프라를 란이 버틸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당일에 사고가 안 나면 좋은데 말이야.’
재혁은 고민에 빠졌다. 서류 없이 넥타이만 멘 상태에서 재혁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었다.

2월 4일, 리나와 네무, 리사, 에이미가 호텔에 잠입하기로 결정되었다.
“4명이면 돼?”
“충분해요. 어차피 다 들어가는 건 이사장님도 좋지 않겠다고 하셔서.”
“그래, 조심들 하는 게 좋겠다. 무기 챙길래?”
재혁이 그녀들에게 무기를 혹시 챙길지 물었다. 네 사람은 서로를 쳐다보고선 고개를 끄덕였다. 권총이라도 하나씩 챙기고, 예비 탄창을 챙겨줬다. 그런데 이해가 안 가는 것은, 넷 다 글록 19를 챙겨줬단 것이다.
“글록 19에 해피스틱 한 2~3개만 챙겨봐. 웬만하면 D-Day까지 쓰는 일이 없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아, 네.”
“무리하게 능력 쓰지 말고, 너네 은근히 위험한 능력이잖아.”
“네.”
재혁은 4명에게 몇 가지 지시를 한 후, 호텔로 가도 좋다는 표정을 지었다.
“4명 보내고, 히비야 조는 5명이 남는군. 이거 괜찮을까?”
재혁은 머리를 긁적이면서 다시 생각에 잠겼다.

“오늘 출발한 거예요?”
“네. 오늘이요”
수사본부로 간 재혁은 정찰조가 뉴 오타니 호텔로 출발했다고 보고했다. 다들 놀란 상태, 의외로 일사천리인 모양이었다.
“내일이나 출발할 줄 알았는데, 멤버는요?”
“와타누키 네무, 키쿠타 리사, 오다마키 에이미, 키누카사 리나, 이렇게 4명입니다.”
“무기 뭐 준거 있어요?”
“애들 건실드 캐리로 글록 19 줬어요. 그게 쓰기 제일 편하거든요. 원래 걔들 무장이기도 하고요.”
재혁의 말을 들은 모든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유미는 이해가 안 가는 듯 했다.
“권총을 가져가도 괜찮을까요? 괜히 그거가지고 문제를 삼지 않을까요?”
“아이바 검사님 말대로 그게 걸리긴 하는데요, ‘경호 업무도 같이 본다.’라고 말해놓으라고 했습니다. 가능하면 리셉션 쪽이나 홀 쪽이 가장 어울리긴 하죠.”
재혁의 말을 들은 유미가 ‘그렇게 되면 다행이겠네요.’라고 말하면서 웃었다.
“다들 D-Day까지는 긴장하고, 각자 건강관리, 그리고 사건 발생 시 위험도에 신경 써. 다들 살아야 할 거 아냐?”
루미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경찰 요원들이야 리볼버가 있겠지만 검찰 요원들에게 그게 있겠나. 그 때문인지 아델은 글록을 독일에서 추가로 공수해야 할 처지였다.

점심시간, 재혁이 아델을 사무실 인근에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
“글록이요?”
“그나마 글록이 낫겠지. 근데 닛타 검사님이나 아이바 검사님은 P220 쓰신다고 하시던데.”
“그분들 자위대 출신이세요?”
“자위대 출신은 아닌 거 같은데, P220이나 USP9 쓸 만한가?”
재혁의 말을 들은 아델이 말했다.
“P220은 그럭저럭 인데, USP9은, 아시안에게는 그립감이 좀 불편하죠. 이게 복열탄창이라, 그립도 두껍고, 그래서인가, 유럽지역본부에서는 잘 안 써요. 이재연 팀장님 말로는 글록이나 K5를 쓰는 게 낫지 하시던데, 탄은 15발 들어가니까, 많이 들어가죠. 사실 그분도 글록 34 쓰는 분이라…….”
“한국인에게는 솔직히 K5가 낫지. 근데 12발 밖에 안 되잖아.”
“그건 맞죠. 그런데 들으셨겠지만, 사실 K5 권총의 경우 S&W 5906용 탄창을 쓸 수 있긴 합니다. 둘이 호환되더라고요.”
재혁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게 돼? 라는 투였지만 아델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야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다른 분들 뭐 특이 무장 있어요?”
“하야미 검사님 M1911 권총이라던데?”
“아니, 45구경이요? 그거 우리 연합에서도 잘 안 쓰잖아요. 화력은 좋은데 탄약 수급 안 될 거라고 안 쓰던데.”
“뭐 안 돼. 우리팀에서 2명이 쓰는데.”
“아, 그래요?”
“사쿠라우치와 니시키노 걔 둘이 그거 쓰잖아.”
“아? 그래요? 그럼 됐네요. 전 아예 없는 줄 알았거든요.”
아델의 말을 들은 재혁은 어이가 없다는 투로 째려봤고 아델은 그저 웃기만 했다.

오후 1시, 시즈오카현.
“바이퍼라도 꺼내오면 좋은데…….”
“미국에서 가져오게?”
“마리씨, 운송비는요?”
시즈오카현 누마즈의 한 집에서는 세 여성이 방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바이퍼를 가져오는 게 낫지 않나 싶었던 여성이 바로 호텔 오너 딸인 오하라 마리, 운송비 걱정을 한 사람이 이 집의 후계자인 쿠로사와 다이아, 그리고 마츠우라 카난이 같이 앉아 있었다.
“뭐 집에 이야기 하면 되니까. 파파도 이해하시겠지. Why Not?”
“비싸잖아요. 마리씨, 단순히 집에만 이야기할게 아니라, 어떤 용도로 쓸건지를 이야기 해야죠.”
다이아의 말을 들은 마리가 웃으면서 말했다.
“Yes~ 내가 타는 거지~”
‘미국에서도 차를 탔구나.’
마리의 말을 들은 카난의 생각을 읽었는지 다이아가 한숨을 쉬었다.
“그럼 별수 없긴 한데, 굳이 제 차까지 바꾸려고 하지 마세요. 전 지금 차로 만족하니까요.”
“아야세씨가 탄 차라 그런 거야? Oh~ 다이아, It’s Romantic~”
“그런 거 아니거든요!”
역시 이 3인조는 답이 안 나온다. 다이아의 경우 예전부터 아야세 에리의 팬이라고 자타가 공인한 상태인지라 그녀가 탄 RX-7과 똑같은 사양으로 하고 싶다고 해서 재혁을 설득해 에리가 타는 사양과 동급의 RX-7을 구하는데 성공했지만 에리와 함께 RE 아메미야를 방문했을 때 에리의 제안으로 더 높은 스펙을 뽑았으니 카본 보닛을 사용한 것은 뜻밖의 카드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걱정 마, 다이아의 Car는 바꿀 일이 없을 테니까. 그건 그렇고, 지금은 며칠 뒤를 걱정해야겠지.”

시즈오카에서 다이아와 마리, 카난이 그렇게 떠들 때, 수사본부 사무실에서 미나미가 다시 쓰러졌다. 구급차를 부르려던 찰나, 미나미가 다시 눈을 떴다. 그런데 분위기가 이상하다.
“누구, 제 이야기를 들어 주실 수 있나요?”
그녀의 모습은 분명 닛타 검사가 맞았지만 그 분위기나 기운은 평소의 미나미가 아니었다. 이 때문에 다들 당혹한 얼굴, 결국 다들 회의 끝에 대외 총괄이던 재혁이 상대하게 했다. 물론 재혁은 뭔 폭탄 처리도 아니고 하면서 투덜댔지만 말이다.
“뭐라고 불러드리는 것이 좋을까요?”
“그냥 미나미라 불러주세요. 평소에는 직책을 붙이셨던 거 같은데요.”
재혁은 그 말을 듣고 한숨만 푹 쉬었다. 주변에 누구 도와줄 사람을 찾았지만 어째 이번에는 영 아닌 거 같았다.
“자리를 옮겨도 될까요?”

“죄송합니다. 마땅히 옮길 곳이 없었습니다.”
“아니죠. 뭐부터 이야기 할까요?”
재혁은 그녀를 보고 어려운 대화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을 확 받았다. 협상 문제로 인해 테이블에 앉아본 재혁이었지만 오늘만큼 그 스스로도 어렵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었던 거 같았다. 그런데 지금이 딱 그 느낌이었다.
‘젠장, 뭔 이야기를 해야 하지?’
고민에 빠진 재혁을 본 발큐리아 미나미가 코웃음을 쳤다. 그걸 밖에서 보는 사람들의 표정은 한 마디로 정리되었다.
‘저 사람 오늘 왜 저래? 평소와 다르잖아.’
“내가 그렇게 어렵나요?”
“아뇨, 뭐부터 말해야 할지 생각이 안 나서 말이죠.”
재혁은 쓴 웃음만 짓고 있었다.
“하긴요. 인간이 여신을 직접 본다는 것은 쉽지 않겠죠.”
이거 완전 평소 닛타 검사와 다르다. 확실히 다르다. 야구로 치면 9회말 2사 풀카운트 상태에서 역전타를 쳐야할 타자가 딱 그 수준이 아니었을까?
“저거 물어보고 싶은데요.”
“뭐죠?”
고민하던 재혁이 입을 열어 묻고 싶었던 것을 말했다.
“무엇 때문에 그 몸에 갇혀 있던 겁니까?”
그 말을 들은 발큐리아 미나미는 얼굴에 웃음을 뗬다. 재혁은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당신은 아마 제 말을 믿지 않으려 하겠죠.”
“믿지 않으려고 해도 믿고 싶네요. 이번엔 말이죠.”
발큐리아로 각성한 미나미는 재혁의 말을 듣고 웃었다. 여왕님이 웃는 느낌이 약간 들었던지라 확실히 평소의 닛타 검사와는 달랐다. 아이고, 이건 뭐 EOD 대원도 아니고.
“그래요, 당신이 원하던 답을 구해 드리죠.”
발큐리아 미나미는 재혁을 자신의 옆으로 오라고 한 뒤 빈 공간을 그녀의 손으로 잡아 화면을 만들었다. 재혁은 그녀가 뭘 보여줄지 몰라 고개를 갸웃 거렸다.
“당신이 보고 있는 이 건, 그 아이의 과거. 내가 그 아이를 만난 때. 이야기를 들려주지요.”
발큐리아 미나미는 영상을 보면서 눈물을 보였다. 강철 같을 그녀의 눈물은 의외였다. 그렇게 말하던 발큐리아 미나미는 혼자서 말하듯이 이야기 했다.
“그들은 나를 불러내서 ‘그 아이의 몸에 들어가 달라.’ 요구했지. 난 처음에 거절했었어. 그런데 안 하면 그 아이를 죽이겠다네. 어이가 없어서. 그런데 그 아이를 본 순간 아이가 울더군, 그 아이의 눈망울을 뿌리치기 힘들었어. 처음에 나를 불러내는 것을 외면했으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 영상 보니 잔혹하지?”
‘발큐리아에게 감정이 있는가?’란 질문을 누군가 그에게 한다면, 아마도 재혁은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까? 하지만 여기서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지금 몸은 분명 닛타 미나미 검사가 맞다. 그렇다면 지금 흘리는 눈물도 그녀의 눈물이다. 그런데 말하는 사람은 확실히 발큐리아 미나미다. 이거 어떻게 하란 건지.
영상에서는 발큐리아 미나미가 어떻게 아기였던 미나미의 몸으로 들어갔는지가 발큐리아 미나미의 기억을 통해 나오고 있었다. 그녀의 말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 아이의 안에서 성장을 지켜봤다. 좋은 부모를 만나서 잘 성장했고, 이 자리까지 왔더군. 그리고 좋은 파트너, 아니 그녀를 지켜줄 사람을 만났어. 동성이라 해도, 상관없지. 인간들은 동성연애를 부정적으로 보지만 난 그렇게 생각 하지 않아. 자신이 좋아하면 된 건데…….”
말이 끊어졌다. 뭐 때문에 그런 것일까?
“이것도 그 아이의 기억인가…… 고통스러운 기억이겠군.”
“그렇게 오래 안 된 기억입니다. 2달 됐죠. 사실 뭐 이보다 더 한 것도 있었지만 말이죠.”

두 사람이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중에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나서 재혁이 나가보니 아나스타샤가 있었다. 뭔가 두려워하는 표정이다.
“무슨 일이세요?”
“미나미는 괜찮은 건가요?”
아나스타샤는 그렇게 묻고 나서 무심코 재혁의 뒤를 살펴봤다. 그 자리에는 발큐리아 미나미가 앉아 있었던 상태. 하지만 그녀를 본 아냐의 입에서 속마음이 툭 튀어나왔다.
“красивая. 미나미보다도 더……”
물론 그걸 본 둘의 표정은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고 아냐의 얼굴에서는 연기가 펑하고 올라오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발큐리아 미나미는 재빨리 표정을 고치곤 웃으면서 그녀를 불렀다.
“이리 오너라. 그 아이의 짝이여.”
아냐는 발큐리아 미나미가 누구를 부르는가 싶어서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곧 자신을 가리키는 것을 보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아냐의 눈에는 그녀가 미나미로 보였을 지도 모르지만 확실히 미나미는 아니었다. 물론 지금 그녀 눈에 발큐리아 미나미나 그냥 미나미나 똑같을지도 모른다.
아냐가 그녀 앞에 서자 발큐리아 미나미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응시했다. 아나스타샤보다 확실히 키가 더 큰 거 같다. 한 180? 아나스타샤 경부가 한 165~168cm이니까, 확실히 큰 거 맞다.
“그대가, 이 몸의 주인의 짝이구나.”
“미…… 미나미는요?”
“안심하라. 잠시 안식을 취하고 있으니……”
발큐리아 미나미는 아냐를 지그시 보다가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그대에게 별이 보이는구나. 그런데 왜 슬퍼 보이는지 모르겠다.”
발큐리아 미나미가 아냐를 껴안았다. 아냐는 그녀에게서 포근함을 느끼고 있었다.
“부탁이 있다.”
“네?”
“이 몸의 주인이 없어진다 해도, 그녀와의 추억을 기억할 수 있겠느냐.”
“미나미는 죽지 않을 거예요. 같이 있을 거라고요!”
아냐는 울면서 말했다. 발큐리아 미나미는 그런 아냐의 말을 듣고 말했다.
“나도 그렇게 해 주고 싶구나. 운명의 여신이 너의 부탁을 들어줄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발큐리아 미나미는 아냐의 눈물을 닦았다. 둘은 그렇게 얼마 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저녁이 되었다. 재혁은 다른 수사관들을 먼저 돌려보낸 다음 발큐리아 미나미가 있던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는 미나미와 아냐만 있었다. 발큐리아가 다시 미나미의 몸 안으로 들어간 모양이다.
“아냐의 기억을 봤어요. 태어나기 전부터요.”
“그건 미나미씨 자력은 아닐 거 아니잖아요.”
“맞아요. 발큐리아의 힘이죠. 그런데, 너무 슬펐어요. 이 아이의 진짜 엄마는 누구인지도 모른 체, 지금의 부모 밑에서 자라온 거잖아요. 물론 아냐의 현재 부모님이 잘 키워주신 건 감사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아냐가 너무 불쌍해요.”
미나미는 자고 있는 아냐의 얼굴로 눈물을 떨궜다.
“이 아이…… 아냐에게 제가 죄를…… 짓는 거 아닌가?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그 생각을 하니까, 내가, 내가 버틸 수가 없어요.”
미나미는 그렇게 말하면서 울었다. 밤이 그렇게 깊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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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큐리아 미나미의 말투가 중간에 바뀐건 어느 정도 상대를 알았기 때문에 본격적인 모습을 드러냈다고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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