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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을 동경하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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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05, 2017 01:11에 작성됨.

별빛을 동경하다

옛날에 무식할 정도의 바보가 있었다.

무식한 바보 였던 그 남자에게는 음악과 기타 밖에 없었다.그의 입버릇은 나는 세계 최고의 기타리스트가 될 거야라는 소리 였고,그럴 때마다 주위에서는 항상 그를 비웃었듯이 네가 세계 최고의 기타리스트라면 나는 세계 최고의 드러머다!” 라는 농담이 오가곤 했었다.남자는 어딜 가더라도 기타와 함께였고 실제로도 먹고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언제나 연습에 시간을 투자하였다.남자가 처음 기타와 만난 것은 5,아버지의 취미였다.남자의 아버지는 취미로 어쿠스틱 기타를 치는 사람이였다.저녁을 먹고나면 들려오는 아버지의 기타소리,남자에게는 이것이 일상이였고,당연한 것이었기에 그가 기타를 좋아하게 되기까지는 큰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소년이었던 남자에게는 자신의 실력을 증명할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남자의 주위 사람들은 아버지를 제외하고서는 음악과는 무관계한 사람이었기에 소년은 고민하였다.어떻게 하면 내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인가,그럴 때 소년의 아버지는 이렇게 말하였다.

그렇다면 길거리 라이브라도 해보는게 어떻겠니? 부끄럽지만 익숙하면 재밌어진다고?”

아버지의 말을 들은 소년은 휴일이 되었을 때마다 시내 한 복판에서 길거리 라이브를 시작하였다.처음에는 호기심 반,사춘기의 열정이 대단해서 칭찬해주는 사람들도 있었다.하지만 이러한 사람들은 얼마 가지 않아 전부 흥미를 잃고서 소년의 노래를 들어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아무도 듣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소년은 포기할 수 없었다.여기서 물러나면 다시는 기타를 잡지 않을 것 같은 마음이 들었으니까...비가 오는 날을 제외하고서는 소년은 매일 같이 시내에서 자신의 기타와 함께 그 누구도 듣지 않는 노래를 불렀다.시간이 흘러 소년이 길거리 라이브를 시작한 지 1년이 되어갔을 때였다.

1년이라는 시간이 소년을 성장 시켜 주었다.처음 공연을 제외하고서는 돌아봐 주지 않던 사람들이 다시 소년의 노랫소리를 듣기 시작한 것이다.아무도 관심을 가져 주지 않았기에 소년은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었다.자신에게 부족했던 것들을 알 수 있게 되었고,여러가지 자작곡들도 써보게 하였다.

그리고 그 중에서 제일 잘 만들어진 곡

이것이 사람들이 소년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이유였다.

평소와도 같은 시간에 소년은 노래 하였다.어제와는 다른 관객들의 얼굴이 보였다.나이 들은 노인,교복을 입은 학생,퇴근하고 집에 돌아가는 직장인 등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있었지만,그 중에서도 제일 눈에 띄는 사람이 한 명 보였다.빨강 머리의 소녀 한 명이 눈에 띄었던 것이다.공연을 마치고 뒷정리를 할 때까지 그 자리에 계속 서있었던 소녀가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소년도 여자 아이가 신경 쓰였기에 좋은 기회구나 하고 응하였다.

 

하늘을 수놓은 별을 타고 나는 미래로

소원을 가득 담은 가방을 꽉 잡고서

~~~~

고동치는 가슴의 리듬이 노랫소리가 되었어

소원은 다 빌었니? 나와 함께 미래로 가자

 

오늘 부른 곡 오빠가 만든거야?

, 내 자작곡이야? 어땠어?

오늘 오빠의 공연을 처음 봤어, 나 말이야. 후쿠오카에서 살고 있어, 오늘은 도쿄에 제사가 있어서 올라왔는데 올라오길 잘한 것 같아

그래? 그러면 다행이고

매일같이 여기서 노래를 부르는거야?

머 그렇지, 비가오는 날은 제외하고

그럼 내일도 여기서 볼 수 있어? 」

「 그럼 물론이지

나는 ....- . 오빠의 이름은?

... OOO , 세계 최고의 기타리스트가 될 사람이니까 잊으면 안되

 

다음 날,소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아마도 후쿠오카로 돌아간 것이겠지.

남자는 아마도 기뻤던 것이었다,1년간 보는 사람이 늘어났다고 해도 공연이 끝난 후 개인적으로 말을 걸어주던 사람은 없었으니까.남자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공연을 계속하였고,어느새 시간이 흘러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되었다.고등학교를 졸업 한 소년은 어른이 되었다.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이루고 싶은 자신의 꿈,세계 최고의 기타리스트를 목표로 음악계에 뛰어 들었다.흘러넘치는 남자의 열정과는 반대로 음악계는 냉담하였다.아무것도 가지지 않고 모르는 남자를 평가해주는 사람은 어디를 가도 존재하지 않았다.그렇기에 남자는 더 의욕을 낸 것이다.여기서 포기하면 이때까지 한 행동에 아무런 의미조차 가지지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되새기며.남자는 주로 라이브하우스에서 일하면서 공연을 하였다.그리고 이곳에서 자신의 밴드를 만들었고,다른 동료들도 생겼다.남자의 밴드는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하여 어느정도 인지도를 가지게 되었다.밴드의 노래들은 남자가 주로 작곡하였지만 밴드 동료들도 자신의 자작곡을 만들어 다 같이 보여주기도 하였다.제일 인기가 있는 곡은 남자가 학생일 때부터 불러오던 자신의 자작곡이였다.남자의 나이는 어느새 20대 중반이 되기 직전이었다.라이브하우스에서 인지도를 쌓아도,메이저 데뷔하고는 인연이 없었다.이제는 밴드 동료들도 하나 둘 씩 떠나가,어느새 남자 혼자만 남겨져 밴드느 해산 되었다.밴드 해산과 동시에 라이브 하우스에 일하는 것도 그만 두었다.더 이상 음악과는 관련 없는 일을 하기로 마음 먹은 것이다.물론 기타도 마찬가지다.하지만 이런 남자의 결심과는 반대로...현재 남자는 예능계 관련 일을 하고 있었다.일하게 된 계기는 단순 하였다.그저 닥치는 대로 길을 걸어가다 중년의 남자에게 권유 받았다.자신의 회사에서 일해보지 않겠냐고,자네라면 소질이 있다고,확실하게 느낌이 왔다고.

처음에는 신종 사기 수단인가 하고 생각했지만 자신을 권유하던 사람의 눈을 보니 진심이었고 확신에 찬 빛이 깃들어 있었다.그렇기에 수락 하였다.메이저 데뷔를 하지 못했지만 그 주변에라도 있으면 언젠가 다시 기회가 오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었다.이런 남자의 생각과는 반대로 남자의 회사는 아이돌 프로듀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였기에 자신이 하던 음악과는 거리가 있었다.처음에는 적응도 하지 못하였다.처음 사무소에 갔을 때에는 13명의 소녀들이 있었다.대부분은 미성년자 였고,남자도 처음하는 일이다 보니 서로간에 불협화음과 마찰도 잦았다.아무것도 없는 회사에서 맨땅 박치기 수준으로 시작한 것이었다.모르는 것은 일을 하다가 현장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늘어지면서 물어보면서 배웠다.매일 같이 모르는 일들에 끝나지 않는 업무,남자는 의욕을 낼 수 없었다.하지만 이런 남자와는 반대로 그녀들은 진지하였다.본인만의 확실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어떠한 일이라도 가리지 않고 하였다.남자가 의욕을 내지 않는다면 그녀들을 무시하게 되버리는 것이다.학생일 적의 남자의 그녀들을 무의식적으로 겹쳐보고 있는 것이다.그녀들을 부정한다면 과거의 자신도 부정하게 되버리는 것이다.남자도 자신의 꿈만 쫓으면서 살아왔다.하지만 실패하였다.그리고 이제는 쫓는 입장이 아닌 누군가를 이끌어야 하는 것이다.남자는 생각하게 되었다.

 

... 몰랐었는데 남들이 보기에 난 저런 모습이었구나...

 

부끄러웠다.

자신만 현재 상황에서 도망치려고 하는 것 같아서

그래서 확실하게 마주보기로 하였다.그녀들의 꿈을 이루어 주자,그러면 과거의 나 역시 좋아할테니까.남자가 회사에서 일하고 나서 꽤 시간이 흘렀다.이제 13명의 소녀들은 일본 어디서든 이름을 날리는 유명 아이돌이었고 사무소에는 그녀들의 후배들도 생겼다.정말로 가지각색의 개성과 매력이 넘치는 아이돌들이 늘었다.옛날과는 달리 모든 일들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후배 아이돌들도 차례 차례 CD 데뷔를 하였다.이제 몇 명 밖에 남지 않았다.정통 록과 클래식 기타 연주 밖에 몰랐던 나였지만,이제는 여러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다.물론 아이돌 음반을 포함해서

내 음악 지식이 늘어 날수록 그녀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걸 알았기에 나는 시간 날때마다 새로운 음악을 들었고,기회가 되면 라이브 하우스에도 가보곤 하였다.라이브 하우스에 갈때마다 걸음이 무거웠지만.... 이제는 어쩔수 없어. 라고 자신을 위로하며 공연을 감상하였다.

세상이 바뀌듯이 음악도 바뀌어 가고 있었다.한 가지 장르로만으로는 살아 나갈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듯이 여러 장르의 음악들이 섞여 퓨전 음악들도 생겨났다.가장 쉽게 적용되는게 아이돌들의 음반이었다.그녀들의 노래는 장르 불문하고 매번 다양하게 세상에 공개되었다.

그리고 그걸 고안해 내려고 미친 듯이 나는 생각을 쥐어 짜내었다.인원수가 늘어난 만큼 그 사람에게 맞는 음악을 선정하는 건 힘들었다.

 

나 그러고보니 기타 안친지 꽤 오래됬네....

 

어느날 문든 사무소에 있을 때 든 생각이었다.

오늘은 사무소 내에서 촬영이 있기 때문에 모든 아이돌들이 출근하여 각자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물론 나 역시 대부분의 업무는 끝내 두었기에 실질적으로는 휴식을 취하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였지만.

 

저기, 프로듀서씨. 여기 모르는게 있는데요

 

누군가가 말을 걸어왔다.

말을 걸어온건 시호 였다.

나이는 어리지만 노래에 호소력을 실을 수 있는 장점을 가진 아이였다.

 

, 거긴 여기서 좀 더 힘줘서 불러야되

-... 이렇게, 이해됬니?

... -... 이렇게 말인가요?

, 그렇게. 시호는 이해력이 빨라서 참 기특하단 말이야

「 아이돌로써 당연히 가져야할 자세입니다.

조금만 더 부드러워지면 귀여운데 말이야

?!

미안, 무서운 표정 짓지마

그런데 프로듀서씨는 노래 잘 부르시네요,작사와 작곡도 할 줄 알고 음악적 지식도 상당히 넓고

시호의 말을 빌리면 프로듀서로써 가져야할 소양이야

그런 말 가지고는 이해 안되는 부분도 여러군데 있지만 말이죠

 

시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도중에 사무소 한 쪽은 다른 화제로 달아 올라 있었다.

자세히 들어보면 줄리아에 관한 이야기 였다.

 

줄리아의 기타 모양이 바뀌었는데?

확실히 저번에 쓰던거에서 다른 걸로....

기타라....

 

시호를 잠시 자리에 두고 나는 아이들이 몰려 있는 곳으로 내 발을 옮겼다.

어째서일까,기타를 바라보는 게 이렇게 오랜만인건.

실제로 밴드 해산 이후로 난 기타를 치지 않았다.그저 케이스에 담아두고 방 한쪽에 방치해 두었다.

먼지가 쌓여 뿌옇게 변한 케이스는 흘러가버린 시간을 증명하는 듯 하였다.

 

, 프로듀서씨. 줄리아가 쓰던 기타 바뀌지 않았어요?

줄리아가 저번에 쓰는건 깁슨(Gipson) 이라고 하는 메이커 회사 제품이고, 이건.... 펜더(Fender)꺼네

둘 다 좋은 회사지만... 난 개인적으로 펜더 쪽 제품이 손에 감기더라고

프로듀서씨 기타에 관심 많으신가봐요? 메이커 회사까지 자세히 알고 계시고

프로듀서하면서 알게된 것 뿐이지만

 

거짓말이다.

나는...기타에 대해서라면 업계 왠만한 프로듀서들보다 자세히 알고 있다.10년을 넘게 해온 나의 친구이자,내 삶의 원동력이었는 걸...기타에 목숨 걸고 어느때라도 손에서 놓지 않기로 어릴 때 다짐했지만,내 손으로 포기한 친구인걸...

 

프로듀서씨, 방금 손에 감긴다고....

....... 내가 그런말 했었어?

프로듀서씨! 한곡만!! 연주해주세요!

 

사무소 모두가 날 쳐다본다.시호도 어느순간 이야기에 합류하여 날 바라보고 있었다.

이 아이들의 눈은 어디선가 본 적이 있었다.옛날 한참 꿈이 많고 열정이 넘치던 소년을 바라보는 관객들의 눈.잊을 수 없었다.

라이브 하우스에서도 보이던 사람들의 눈.난 이 사람들의 시선이 좋았다.날 바라보는 그들의 눈빛과 날 향해 흔들어주는 그들의 손짓이 좋았다.언제나 관객들의 행동 모든 걸 좋아했었다.내 연주에 답해주는 건 관객들의 반응이었으니까.내 손으로 포기한 기타리스트의 꿈이었다.어차피 이루어지지 않았을 꿈이었기에 마음먹고 포기한거 아닌가?그런데도 난... 지금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이거 줄리아 기타인데

괜찮아! 우리가 잘 말해줄테니까! 제발!

 

나 정말 치사한 사람이네

이 아이들을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내 친구한테 다시 도움을 청할줄이야...

 

좋아... 딴 한 곡만이야?

 

줄리아의 기타를 매고 앰프에 선을 연결한다.코드를 잡고 피크로 가볍게 스트링을 팅겨본다.울려퍼지는 음이 기타의 상태를 말해준다.

과연 줄리아.

최고의 상태로 조율해 놨구나.손에서 느껴지는 스트링의 떨림이,피크에서 느껴지는 딱딱함이 내 모든 걸 달아오르게 한다.잊고 있었던 감각들이 몸에서 요동치기 시작한다.숨을 크게 들이 마시고 눈 앞에 펼쳐진 관객들을 바라본다.그들의 눈동자는 지금 기대감으로 차 있었다.

잊혀졌던 기억속의 풍경들이 조금씩,조금씩 떠오르기 시작한다.과거와 현재를 비교해본다.

과거의 시설과 관객들의 수도 비교할 처지조차 되지 않는다.

기타를 잡고 나서야 느낀거지만... 과연 내 친구가 날 용서해줄까? 자신을 버린 사람이고 지금은 여자 때문에 다시 너에게 왔는데... 무슨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네

미안하지만 지금은 그래... 한 곡 뿐이지만,그녀들을 위해서 노래할테니까,이번만은 용서해주길 바래.파트너

 

부를 곡은... 유성군(流星群)

하늘을 수놓은 별을 타고 나는 미래로

소원을 가득 담은 가방을 꽉 잡고서

~~~~

고동치는 가슴의 리듬이 노랫소리가 되었어

소원은 다 빌었니? 나와 함께 미래로 가자

 

부르고 나니 알게 되었다..... 지금 망설이고 있구나.노래를 부르고 나서 느껴지는 목이 말라가는 느낌,손에서 느껴지는 스트링의 떨림,앰프에서 전달되는 사운드가  내게 말해주고 있다. “ 넌 아직 포기하지 않았어 라고.

나 아직 가능성 있는건가....?

하지만 지금은 안되... 내 발로 그녀들을 떠날 수 없는 걸.지금의 생활이 좋아.음악을 포기하고 선택한 삶인데 다시 음악을 택하는건 내 이기심이나 마찬가지야.그리고 지금 그녀들을 떠나가면...혹시나 다른 현장에서 마주칠테 당당히 마주 볼 수 없는 걸.그러니까 언젠가 다시 찾아갈테니까 기다려줘.

 

와아아아!!

프로듀서씨 노래 잘한다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까지 잘 할줄은 몰랐어요!

 

내 노래를 들은 관객들은 대 흥분이라도 하듯이 날 보고 박수를 쳤다.과거와 비교하면 현저히 떨어지는 실력이었고,훌륭하다고도 못한 연주였다.그래도 이런 한 곡 뿐인 공연을 좋아해주는 사람이 아직도 있었구나... 그리고 이런 그녀들 대신 다른곳에서 지켜보는 관객도 한 명 더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다만 그 관객은 이런 그녀들과 다른 반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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