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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마미 「우와악?! 우리들 몸이 바뀌어버렸다궁!?」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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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24, 2017 21:49에 작성됨.

4.

마미(아미) 「아! 심심하다궁!」

 

지금은 마미인 아미는 쇼파에 나무늘보처럼 몸을 기대고는 하염없이 시계만을 쳐다보고 있었다.

코토리만이 있는 사무소에는 시계 시침 돌아가는 소리와, 업무용 컴퓨터로 팬픽을 쓰는 중인 코토리의 키보드 자판 두드리는 소리 밖에는 거의 무음에 가까웠다.

아미는 이런 사무소는 익숙하지 않았다. 류구코마치에 뽑힌 이래로, 그녀는 계속 즐거운 일들의 연속이였다.

스케쥴이 없는 마미는 이런 일을 많이 겪었겠지? 하염없이 기다리기만 하는 일.

 

문득, 마미의 핸드폰이 궁금해진 아미는 오른손을 주머니에 넣어, 그 안에서 마미의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마미(아미) 「대충..패턴이..어라? 같을 줄 알았는데..아! 됬다. ..뭐야, 그냥 내 패턴이랑 위치만 반대였잖아?

마미는 왼손잡이라 그런건감? 난 왼쪽으로 하면 불편하던데..흐음..」

 

어차피 마미에 대한건 모두 알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왜냐면 자신은 마미의 유일한 쌍둥이니까.

하지만 핸드폰을 바라보는 아미의 얼굴은 점점 굳어져갔다.

 

마미(아미)「다른 진로를 찾아보는 건 어떻겠니..이제 그만하고 정신차려야지..뭐, 뭐야.. 이게 다..」(꿀꺽)

 

마미의 폰에는 엄마, 아빠의 문자들이 가득했다.  이제 아이돌 말고 다른 일을 찾아보라는 그런 문자들.

장문의 문자들로 보건데, 이미 엄마 아빠의 생각은 정해진 모양이였다. 가장 최근 문자에 이르러서는 거의 확답식으로 문자가 써 있었다.

단 한번도 몰랐었다. 자신은 매일이 즐거웠으니까. 마미랑은 항상 웃고 놀았으니까, 당연히 마미에게도 걱정거리 같은거 없이 즐거울 줄만 알았다.

단 한번도 말해주지 않았으니까, 마미가 이런 상황일 거라곤 생각도 못했었다.

 

아니 사실은ㅡ

 

마미(아미) 「..이건..프로듀서?」

 

다음으로 많은 문자는, 프로듀서와의 문자였다. 아니 사실은, 일방적으로 마미가 보낸 문자가 더 많았다.

아미는 천천히 문자를 읽어갔다. 그리고 더 큰 충격을 받았다.

 

마미(아미) 「...진짜로 사랑해..오빠라면 무슨 짓을 당해도 상관없어.. 나 무시하면 손목 그어버릴꺼야.. 오늘 밤 찾아가도 돼?..이게 무슨ㅡ」

 

수십장 분량에 달하는, 마미의 일방적인 요청과 고백, 협박.. 

문득 아미는 스마트폰의 액정 바탕화면에 눈이 갔다. 프로듀서 혼자서 어둠 속에서 웃고 있는 바탕 화면..

아미는 무언가 눈에 익은 괴리감을 느꼈다. 분명히 본 사진이였는데..

한참 생각하고 나서야 아미는 깨달았다. 그 사진은, 코토리씨의 책상에서 봤었던 사진이였다. 모두와 함께 찍은 765 프로 단체 사진이였다.

바탕화면은, 그 사진 속에서 프로듀서만 따로 오려낸 것이였다.

사진 갤러리를 살펴본다. 수백장의 사진들. 모두 프로듀서와 마미의 사진들 뿐이다.

심지어 자신과 찍은 사진조차도, 모든 것을 지우고 오직 프로듀서와 자신만을 남겼다. 

 

문득, 아미는 마미와의 어떤 보이지 않는 벽 같은 것이 있었다고, 처음으로 느꼈다.

그것은 감정의 벽이나, 거리적인 벽 같은 것이 아니였다.

그건 마미가 단 한번도 보여주지 않은 진실이 만들어낸 벽이였다. 다른 그 어떤 벽보다도 두껍고 높게 솟은.

그 벽을 사이에 두고, 자신과 마미 사이에는 절대로 서로 이해하고 공유할 수 없는 것들이 있었다. 아미는 그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문득 아미는 두려워졌다. 그냥 빨리 원래대로 돌아와버리고 싶었다.

이건 자신이 알던 마미가 아니였다. 그리고 자신이 감당하고 싶은 일도 아니였다.

 

그냥 빨리 원래의 자신, 후타미 아미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 뿐이였다.

진로 문제나 프로듀서와의 관계 같은거, 자신은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마미(아미) 「삐요찡..마미 언제 와?」

 

코토리 「어머, 미안하네 아미짱. 그래도 조금만 있으면 류구코마치 얘들이 오니까..」

 

마미(아미) 「우앗! 정말이야? 잘됬다!

이제 다시 돌아갈 수 있겠네?」(화색)

 

코토리 「아마, 그렇겠지?」

 

코토리 「아미짱이랑 마미짱이 했던 대로 똑같이만 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꺼야.」

 

마미(아미) 「예이!~ 드디어 다시 돌아가는거라궁!」

 

코토리 「그런데..」

 

코토리 「아미짱은 마미짱이 별로 맘에 안드나보네?」(미소)

 

마미(아미) 「응? 그게 무슨ㅡ」

 

그제서야 자신의 반응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깨달은 아미는 부끄러움에 말문이 막혀버렸다.

아미는 깨달은 것이다. 단순히 원래의 몸이 편하고 좋아서의 문제가 아니였음을.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란 말을 들었던 순간에, 자신이 기뻐했던 이유는,

마미가, 자신보다 뒤떨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였다.

 

그냥 마미를 외면하고 싶었던 것이였다.

 

마미(아미) 「아..아냐! 그런거..그런거..」

 

마미(아미) 「..아니야..」

 

5.

ㅡ벌컥

 

아미(마미) 「'아미' 왔다궁!」

 

아즈사 「우리 왔단다, 아미짱?」

 

이오리 「에휴..지친다고 지쳐. 어이 프로듀서, 냉장고에서 오렌지 쥬스 좀 마실께.」

 

프로듀서 「수고했어 다들.」

 

리츠코 「어라? 마미 사무소에 있었네? 그런데 댄스 레슨 있지 않았...마미 너 또 빠진ㅡ」

 

마미(아미) 「우아악! 귀신 중ㅅㅡ 아니 리츠코! 

잠깐만, 마미랑 할 말이 있다구우!」

 

이오리 「아라? 아미가 아니라 마미? 

뭐야, 시덥잖게 아침에 하던 컨셉놀이 계속하고 있던거야?

너도 참 너다.」(한심)

 

마미(아미) 「앗차차..그 그런게 아니라..무튼!

아미, 잠깐 둘이서만 이야기할게 있어. 

잠깐 마, 아니 아미 좀 빌릴께!」

 

리츠코 「너무 길게 놀지만 말아.」

 

마미(아미) 「노는거 아니래두!」

 

마미(아미) 「잠깐 가자, 마, 아니 아미.」

 

아미(마미) 「그랭!」(미소)

 

 

6.

사무소 밖을 나선 마미, 아니 아미는 아직 덜 닫힌 사무소 문 틈새로 안쪽을 조심스레 살폈다. 

다행히도 다들 이런저런 주제로 각자 대화하고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어보였다. 그럼에도 마미는 행여나 앞으로의 대화가 들킬까봐 조심스레 문을 닫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미 몸의 마미가 아직도 그대로 미소지은 채로 물었다.

 

아미(마미) 「왜? 들켜서는 안되는거양?」

 

왜일까. 아미는 순간 그 질문에 뜨끔하고 반응했다. 마치 못된 짓을 하다가 들킨마냥.

하지만 아미는 곧 그 생각을 지웠다. 못된 것은 없었다. 그냥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 뿐이잖아?

 

그리고..설령 마미 몸이 싫어서 빨리 돌아가고 싶은게 진심이라고 해도,

그건 마미가 못된거잖아. 난 잘못 없어. 모두 마미가 못난거잖아?

 

마미(아미) 「아, 아닝! 전혀 그런거 없다궁!」

 

아미(마미) 「그래서 내 핸드폰은 잘 봤어?」(히죽)

 

마미(아미) 「아! 아니! 해, 핸드폰 같은거 안 봤다궁! 사, 사진 같은것두 안봤어!」

 

아미(마미) 「...봤구나?」

 

마미의 미소가 점차 옅어지더니, 이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리고 미소가 있던 얼굴에는 소름끼치도록 무표정한 아미..그녀의 탈을 쓴 마미의 얼굴만이 남아 있었다.

아미는 처음으로 당혹감에 굳은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얼굴로 지금 저런 소름끼치는 표정을 짓는 마미도 이해되지 않았고,

이런 마미의 모습조차도 전혀 상상한 적 없었으니까.

 

아미(마미) 「이야기가 빠르겠네 그럼?」

 

아미(마미) 「나, 원래의 몸으로 돌아가기 싫어.

프로듀서 오빠가 좋아. 내 걸로 하고 싶어. 아니 내꺼야만 해.

아미..아미는 다 가졌잖아. 인기두..엄마 아빠의 믿음두..

지금까지 엄마 아빠는 아미 말만 다 들어줬어. 내 말은 이상하게 안 믿어주구..」

 

아미(마미) 「..그러니까 이제는 나한테 양보해줘.」

 

마미(아미) 「무, 무슨 말이야!」(버럭)

 

그 순간에, 아미는 새로운 감정에 휩싸였다. 증오심. 

당장이라도 마미를 때리고 해코지하고 싶은 그런 감정이 아미의 심장에 불을 지펴내고 있었다.

양보하라니, 인기를?  아이돌 생활을? 그런건 싫어.

아무한테도 줄 수 없어. 내 인기는..설령 그게 마미라 할지라도.

 

마미(아미) 「그, 그런말 하지 말구! 삐요찡이 그랬는데, 계단에서 똑같이 구르면 다시 돌아올꺼래.

그러니까 우리 빨리ㅡ」

 

아미(마미) 「응후훗? 마미대원 오늘따라 이상한데엥?」

 

마미(아미) 「무, 무슨 말을 하는거야. 마미..」

 

아미(마미) 「나야말로 마미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는거얼??」

 

마미(아미) 「이..이 도둑년! 해삼 말미잘 바보 멍청이! 꼴도 보기 싫어!」(씩씩)

 

문득 아미의 눈이 계단으로 향했다. 바로 이 계단이였다. 이 계단에서 처음으로 몸이 바뀌었었다.

코토리의 말이 맞다면 이 계단에서 똑같이 구르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 터였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아미는 살짝 발을 돌려 다시 사무소로 들어가려는 마미를 가로막았다.

그리고는 그대로 두 손을 뻗었다. 강하게.

 

계단 아래로 떨어지는 마미의 투명한 검은 눈동자 위로,

마미 몸을 한 아미의 미소 가득한 얼굴이 가득히 오버랩되어 반짝인다.

 

계단 수어개 아래로 굴러 떨어진 마미는 계단 아래 처박혔다. 오른팔이 기이한 각도로 꺾이고, 붉은 액체가 이마 사이로 새어나온다.

그 순간 아미는 걱정했다. 다시 원래 몸으로 돌아가면 엄청 아프겠지? 하지만 어쩔 수 없어.

 

마미(아미) 「다 마미가 자초한 일인걸?」 (히죽)

 

마미(아미) 「나보다 못난 주제에. 킥킥」

......

아미는 천천히 계단을 내려갔다. 이제 머리를 맞대기만 하면 되는 걸까? 아니면 조금 쌔게 부딛혀야 할까?

몸을 뺐은 도둑년인 마미는 정신을 잃은 모양이다. 아니, 방금 전에 손가락을 까딱인 것 같은데?

계단 중간쪽은 전등이 나가서 잘 보이지 않았다. 몇 걸음인가 더 내려가본다. 

 

마미(아미)「뭐야, 역시 잘못 본건가?」

 

아미(마미) 「아니.」

 

피묻은 손이 아미의 발목을 붙잡는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피를 뚝뚝 흘려내리는 마미가 악의 가득한 미소로 그녀를 노려보고 있다.

아미가 뿌리치기도 전에, 몸이 크게 휘청인다. 마미가 온 힘을 다하여 그녀의 발목을 잡아당긴 것이다. 아미는 그대로 고꾸라진다. 시선이 천장으로 뒤집힌다.

뒤통수에서 느껴지는 강한 충격 그리고 찾아오는 암전.

어둠 속에서 정신을 잃기 전에, 아미는 마지막으로 마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마미(아미) 「바이바이. 아미 대원~ 왠만하면 다시는 일어나지 말고 푹 자라궁? 영원히.」(히죽)

....

..계단 쪽에서 들려온 소란스러운 소리에, 사무소 안의 아이들은 바깥으로 달려나왔다.

그녀들이 본 것은 계단 아래에는 마미와 아미가 피를 흘리며ㅡ

 

유키호 「꺄악!!」 

 

 

엔딩.

벌써 수 명이 병실을 방문했었는지, 아미가 누워 있는 침대 옆 작은 나무 탁자에는 꽃병과 과일 바구니들이 가득했다.

아미는 오른팔에 붕대를 감고 있다. 의사 말로는 크게 꺾여버렸지만 다행히도 뼈가 부러지지는 않았다고 했다.

아미는 오른손가락을 한번 꼼지락거렸다. 아직 덜 나았는지 관절 부분에서 약한 통증이 느껴졌다.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오른팔이라 일상 생활에서 크게 불편한 건 없었으니까.

 

병실 안에는 리츠코와 이오리, 아즈사가 함께 있었다.

 

아미 「마미는 어때? 아직도 그대로야?」

 

이오리 「..응. 아직도..자기 이름 '마미'빼고는 잘 기억이 안 난데. 아이돌 생활도..」

 

아즈사 「괜찮을거야 아미짱, 분명히 마미도 기억을 다시 되찾고 예전처럼 아이돌 생활을 할 꺼니까ㅡ」

 

아미 「괜찮아.」(미소)

 

아미 「마미라면 분명히 괜찮을 거니까..」(씁쓸)

 

리츠코 「아미..」

 

잠시동안 침울한 분위기가 병실에 맴돌았다. 그 분위기를 환기시키려는듯, 아미가 제법 경쾌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미 「이오링 이오링! 나 마커팬좀 줘! 이왕에 붕대두 감았는데, 붕대에 낙서하고 싶다궁!」

 

이오리 「나 참, (피식) 여전히 못말린다니까?」

 

마커팬을 건네받은 아미는 붕대에 마미를 그리기 시작한다. 왼손으로.

제법 깔끔한 글씨로 그림 아래에는 아미의 이름을 적어나간다. 그 모습에 이오리가 묻는다.

 

이오리 「어? 왼손으로도 능숙하게 쓰네?」

 

아미 「응.」

 

아미 「이제는 잘 쓸 수 있게 됬거든.」ㅡ(히죽) 

 

 

ps. 역시 이번에도 행복한 문학으로 찾아왔습니다.

다음번에는 더욱 더 행복한 어드벤쳐 문학으로 찾아뵙겠습니다.(미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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