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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 and White Rabbit Prequel-스트라디바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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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21, 2017 16:45에 작성됨.

                                                                        Alice and White Rabbit Prequel

                                                                                      스트라디바리우스   

Winter Sonata-Only You (Violin & Piano Cover)

 

  눈보라는 거친 소리는 헌책방을 흔들리게 하는 거 같았다. 마치 무언가가 부서지듯 건물 바깥에서는 우르릉-하는 소리가 안까지 들려왔고, 창문을 보고 있노라니 마치 조금이라도 밖을 나가는 순간 몸이 날아가는 것은 둘째치더라도 그대로 얼어붙을 것만 같은 추위를 육안으로도 볼 수가 있었다.
마치 책방으로 들어오려는 추위를 막아주는 듯, 난로는 그 위에 있던 주전자의 물이 끓고 있을 정도로 따뜻했다.

바람 소리가 귀에 들어와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들어오자 마자 우선 책방을 정리하던 후미카. 잠시 다녀온 사이 책들이 어지럽혀져 있는 것을 보면, 며칠 동안 제대로 정리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어서 후미카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라도 어지럽혀져 있으면 나중에 보고 싶은 책을 찾을 때 상당히 애를 먹기 때문이다.
 
중간에 눈동자를 돌리니 무언가에 끌린 듯 그녀는 서점 한구석에서 책을 읽는 소년의 모습이 보였었다. 소년에 공부에 집중하는 학생처럼 계속해서 책을 읽고... 아니 정확히는 쳐다보고 있다는 것이 제대로 된 표현일 것이다.

소년이 들고 있는 책 커버에 바이올린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기억하는 게 맞는다면은 저 책은 바이올린에 관한 내용과 그림들이 담겨 있었다. 마치 그림책을 보는 것처럼 여러 종류의 바이올린들이 책에 그려져 있어서 굳이 글을 읽지 않아도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 즐거움을, 특히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사람들로서 더욱 흥미로운 책이 아닐 수가 없었다.

소년의 표정은 미소로 가득 차 있었다. 어린아이 다운 호기심과 그리고 동심의 세계에 빠져든듯한 순수한 어린아이의 미소....

"..... 바이... 오린.... 좋아하시나요?"
"아..."

소년은 힐끗하고 놀람과 동시에 자신을 바라보는 기다란 흑발 머리의 여전히 숄을 등에 감싼 푸른 눈동자의 누나에게 고개를 돌렸다. 순간 후미카는 책 읽는데 방해했나?라고 생각했고. 현재 소년의 상황은 이러했다. 책방의 주인으로 보이는 누나로부터 허락을 받아 창문 너머에 있던 책만 읽고 가기로 했는데 중간에 눈보라가 불어오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눈보라가 그칠 때까지 책방에 가만히 있기로 한 것이다.

"죄송합니다. 잠시만 있기로 했는데... 민폐를 준게 아닌지..."
"いいえ,  だいじょうぶ... です. 읽으셔도... だいじょうぶです"

일본어와 한국어를 번갈아 가면서 말하는 후미카. 소년이 내색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기다란 검은색 머리카락 속에 가려진 다크서클의 눈동자는 은근히 소름 끼치게 만들었다. 무슨... 공포 영화에 나오는 처녀 귀신 비슷....? (할로윈 때 귀신 코스프레 하면 은근히 어울릴듯했다)
소년이 들고 있는 책에는 나무 테이블에 놓인 악보 위에서 놓인 바이올린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겉보기에는 여타 바이올린하고 다를 게 없어 보였지만, 이것의 이름이라고 알려주는 듯 하얀색 글씨의 가타카나를 후미카는 자신도 모르게 읽어보는데...

"ストゥラディバリウス(스트라디바리우스)?"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 매우 유명한 바이올린 중 하나인데 들어보셨나요?"
"책...에 본적 있습니다...."

후미카는 한 손으로 자신의 눈을 가린 앞머리를 살짝 치운 뒤 말을 이어갔다.

"유명한 바이올린.... 장... 인 인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우스가 직접 제작한 바이올린으로 그 희소성 때문...세습 혹은 양도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안토니오만의... 음악 감각은 어떤 장인이라도 온 또 따라 할 수 없는... 스고이 한 소리를 낸다고 합니다..."
"... 누나 잘 알고 계시네요? 그것도 세세하게?"
"어쩌다... 보니..."

소년은 세세하기 말하는 저 서점 누나에게 감탄의 눈빛을 보였다. 바이올린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아닌 이상 이 유명한 바이올린에 대해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텐데 저 누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설명해주고 있으니.

"어릴 적부터 한번 정도 연주해보고 싶었어요."

소년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져 있었다. 순수하면서도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는 소년의 미소가.

"저희 어머니가 무대 위에 서실 때 늘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연주하세요. 항상 들을 때마다...평생 기억에 남는다고 해야 할까요? 그만큼 아름다웠고요.
"오카상...토 바이올린... 연주자...?"
"네. 그래서 그런지 저도 모르게 바이올린에 커다란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저도 어느 순간에 바이올린을 연주하게 되었다고.. 해야 할까요 하핫."

소년이 자신의 얘기를 꺼내는 것이 행복한지 아까 저보다 미소가 환해졌다. 
이 소년의 어머니도 같이 바이올린을 연주하는구나라고 생각하는 후미카였다. 어머니가 바이올린을 연주하시고, 그런 어머니의 연주를 늘 항상 바라보았을 테니 저절로 바이올린에 흥미가 갈 수밖에.

휘잉-

눈보라의 거친 소리로 인해 두 사람은 다시 바깥을 바라보았다. 눈보라는 아까 저보다 더욱더 심해졌다. 바람의 거셈은 마치 살을 유리에 긁힌 것 마냥  찢어놓을 거 같았고, 아무래도 하룻밤 사이에 눈보라가 그치기를 기다리기에는 무리인 듯 하였다.

소년은 스마트폰을 꺼내었다. 검은색의 스마트폰 화면에는 전화 아이콘이 그려져 있었는데... 한글로 추정되는 언어가 빨간색으로 "연결 할 수 없습니다"라고 적혀져 있었다.

"... 부모님... 걱정.... 하...겠어요?"
"걱정이라. 어쩌면요?"

소년은 쓴웃음을 지으면서 후미카를 바라보았다.

"어머니는 오히려 스스로가 집으로 돌아오라고 하셨을지도 몰라요."
"오카상....이 말인가요?"
"자꾸 부모에게 의지 하면 나중에는 누군가에게 계속 의지하게 될 거라면서 혼자서 해결하라고 하시거든요. 그래서 어디 나가거나 그럴 때는 늘 혼자서 다녀요."

그런가... 저 소년은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구나라고 생각하는 후미카. 생각해보니 나이도 어려 보이는데 왜 소년 혼자서 추운 길가에 있었는지가 의문이었다. 부모님을 기다리고 있었다...라고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린애 혼자 내버려 두는 것이...

 

...하지만 다른것을 떠나서 현재 후미카가 가장 먼저 떠오른 여자애가 있었다. 소년 처럼 부모님이랑 자주 못 있어도 꿋꿋히 나아가고 동시에 그 나이에 치고는 성숙한 모습을 보이는 그 여자애를 말이다. 저 소년의 키를 보면 어쩌면...같은 동갑일지도?

한참 동안 창문을 바라보다가 소년은 책을 후미카 누나에게 돌려준 뒤 케이스 잠금을  연 뒤, 그 안에서 보기만 해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갈색의 나무의 바이올린을 꺼내었다. 바이올린에서 보이는 빛깔은 곧 소년이 관리를 정말 치밀하게 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려주었고.

"바이올린...키려고요?"
"네. 제가 오늘 프로덕션에서 새로 배운 연주를 해볼게요. 아직 익숙하지 않지만.


악기는 연주하는 사람에 따라 그것이 행복한 음악이 될 수도 슬픈 음악이 될 수 있었다. 그로 인해 듣고 있는 사람은 그 악기에 대한 인상 또한 크게 달라질 것이고. 눈보라는 여전히 바깥에서 성난 짐승의 울음소리처럼 사납게 몰아치고 있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이 눈보라 속을 걸어다는 사람은 전혀 보이지 않았지만, 눈보라 속에 있는 책방 안에서만큼은 바이올린 소리로 가득 매워져 있었다. 비록 눈보라 소리가 다시 틈새 사이로 들어온다 하더라도 소년이 키는 바이올린 음악이 다시 그 자리를 앉았고.
 

 

 

 

 

 

 

 

 




검은색 리무진 안

"지금 눈보라를 피해서 책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안을 보니 책방의 주인으로 보이는 여성과 같이 있고요. 어떻게 할까요?"

검은 양복에 선글라스 낀 기다란 붉은 머리 여성이 귀에 꽂혀진 이어폰을 검지로 누르면서 누군가랑 얘기하고 있었다. 눈보라가 몰아침에도 차는 흔들거리지도 않은 체 가만히 있었고.

"알았습니다. 아침까지 대기하겠습니다."

통신이 끝난뒤...글록에 소음기를 달아 놓은 뒤 총알을 장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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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끝나면서 후딱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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