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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e Line - 41화 -무너지기 직전의 Pr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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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17, 2017 14:12에 작성됨.

Hashimoto Jin - Stand Proud

아시는 분은 다 아실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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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가와씨의 말이 맞다면, 우린 뭐 때문에 이 세상에 태어난 걸까요?”
“미나미…… 지금 그걸 걱정할게 아니잖아.”
“아뇨, 수사를 한다고 해도 손에 안 잡힐 거 같아요. 왜 우리가…….”
닛타 검사는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타치바나 조사관과 사기사와 조사관을 안으면서 말했다. 아이바 검사와 타카모리 경부보도 충격을 받았는지 말이 없었고, 아나스타샤 경부와 미후네 검사도 입을 열지 못했다. 루미가 닛타 검사를 말렸지만 별 효용이 없어보였다.
“일단 제가 한 번, 카구라 재단 측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일어선 사람은 혼다 미오 경시였다. 혼다 경시 뿐 아니라 하야미 카나데, 칸자키 란코 검사도 일어났다. 루미는 일단 3인에게 카구라 재단에 연락해 놓을 테니 접선해서 알아볼 것을 지시하곤 재혁에게 연락을 요청했다. 유일하게 재혁이 직통 연락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아차린 것은 바로 그 건을 통해서였다.
“일단 제가 연락해 놓죠. 어차피 월드 스폰서 계약이 작년 말로 만료됐거든요. 협상도 해야 하니까, 저도 가겠습니다.”
재혁은 그렇게 말하고는 본사에 연락해 협상은 재혁이 직접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어차피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이다. 그렇다면 차라리 재혁이 병합해서 추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서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아, 물론 그놈의 스폰서 계약이 뭐라고, 다른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웠는지 재혁이 다시 설명했던 것은 넘어가자.

1월 23일 오후 2시에 재혁이 치즈루에게 전화를 걸어서 협상 및 대화를 나누고자 한다고 밝히자 치즈루는 지금 올 수 있냐고 물었다. 재혁은 스폰서 연장 협상에 대한 건은 본사의 승인이 떨어져야 가능하다고 밝히고, 다른 건이라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니, 이사님이 직접 움직일 수 있는 수준 아닌가요?’
“뭐, 이사장님 말대로 가능하긴 합니다만, 잘못하면 제가 몰매 맞는지라 말이죠.”
재혁은 쓴 웃음을 지으면서 전화로 말했다.
“일단은 다른 건은 제가 가지 않을 겁니다. 현재 수사본부 요원들이 직접 갈 거고요. 필요하다면 저도 가겠지만 말이죠.”
‘으흠, 그래도 송 이사님 얼굴 뵙는 게 낫죠. 맨날 미카코 양만 보내니까, 의장님께서도 얼굴 한번 보고 제령 해야 할 거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아니, 제령까진……”
그렇게 말하던 재혁은 갑자기 걸려온 전화를 보고 표정이 굳어져 입을 열었다.
“제가 좀 있다 다시 전화드리겠습니다. 서울에서 연락이 와서 말이죠.”
‘그렇게 하세요.’
“네.”
전화를 끊은 재혁은 자신의 휴대전화로 온 전화를 다시 받았다.
“네, 송재혁입니다. 네, 네. 이제 지난달 말로 만료가 되었으니까요, 아무래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니까요. 네. 아, 그럼 제가 진행하는 거로 하라고요? 네? 초안만 잡아놓으라고요? 일단 어느 정도로 할지만 잡아 놓으라. 아이고, 그게 더 어려울 거 같은데요. 일단은 제가 내일이나 모레쯤 한번 이사장님 뵙고, 기초적인 것만 해 놓죠, 뭐, 후지는 일단 마츠자와 지사장님께 인계 시켰어요. 1월 초에, 지금 뭐 사건이 좀 심각하게 커진 거 같아서, 일단 그 건은 김 차장님과 마츠자와 지사장님 두 분이 담당하시겠다 하더라고요. 아마 이 달 안으로 끝날 거 같아요. 네, 알겠습니다. 일단 스폰서 건은 제가 담당해 보겠습니다. 네. 네.”
결국 재혁은 오후 2시 50분에 다시 카구라 재단에 연락해서 1월 25일에 만나기로 결정했다. 장소는 의외겠지만 도쿄도 치요다구에 있는 도쿄 스테이션 호텔이었다.
‘은근히 거긴 역사에 남는 곳이라니까.’
왜냐고? 1920년대에 총리 2명이 이곳에서 죽었다. 1921년 11월 4일 하라 타카시(原 敬) 당시 내각 총리가 나카오카 곤이치(中岡艮一)가 휘두른 칼에 찔려 죽었고, 이 경우에는 좀 어이가 없지만 뭐라더라? ‘하찮은 민간인이 천황가의 혼인문제에 관여해서 죽였다.’라던가? 그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서 듣고 좀 어이가 없지 않나 싶었던 재혁이었다. 또 한 건은 1930년 11월 14일 하마구치 오사치(濱口雄幸)가 여기서 우익 청년의 총을 맞고 1년 뒤 사망. 하마구치 총리의 경우 피격 당한 장소는 현재의 도쿄역 10번 플랫폼. 그리고 또 하나……
양근환 의사의 의거도 이곳이었다. 정확히는 도쿄역 호텔 214호실. 즉 지금의 도쿄 스테이션 호텔이다. 그만큼 이 곳이 역사에 남는 곳이었다. 뭐 일설에 의하면 민원식이 찔린 곳은 데이코쿠 호텔이란 설도 있고 말이다. 하여튼 그런 곳이 이 곳이었다. 그런데 굳이 왜 여기일까?

1월 24일, 재혁은 하루 종일 신주쿠 사무실과 치요다 자택을 오가면서 협상 준비를 진행하고 있었다. 후지 스피드웨이 건은 마츠자와 유카 일본 지사 지사장이 담당하면서 그나마 조금 숨통이 트였지만 이번에도 난감하기는 매 한가지였다. 장소부터도 그랬다. 그동안은 재혁과 유카가 직접 카구라 재단으로 가거나 아님 데이코쿠 호텔로 가곤 했는데 이번에는 조금 다른 위치였다. 재혁은 혹시 협상과정에서 필요한 사안이 있는가에 대해서 전화로 물어보기도 했고 필요시 수사관들하고도 전화하면서 궁금했던 것이 있는가를 물어볼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발큐리아 실험에 대해 묻는 것이 주류였지만 실험 대상이었던 당사자가 받을 충격 등을 문의한 경우도 있었다.
‘이거 누가 물은 거야.’
그날 재혁은 서류를 정리하고 담당자들과 대화하면서 바쁜 하루를 보냈지만 고민도 많은 하루를 보냈다. 범인들이 묵비권을 행사 중인데다 변호사를 선임할 거라는 이야기도 있어서 수사관들은 계속 긴장하고 있었다.

1월 25일, 오전 10시. 도쿄도 치요다구 마루노우치 도쿄 스테이션 호텔.
도쿄 스테이션 호텔 앞에 2대의 승용차가 정차했다. 토요타 마크 X 승용차와 애스턴 마틴 승용차, 평소에 스팅어를 타던 재혁이 뜬금없이 애스턴 마틴을 탄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출발 전 상황에서 얻을 수 있었다. 출발 전 란코는 재혁을 보고 ‘강철의 왕자’라 불렀고 재혁은 그게 무슨 의미에서 말한 거냐고 물었지만, 란코는 그 의미를 말하지 않았다.
그렇게 말한 란코는 재혁의 차를 보고 ‘왕의 마차’라 불렀는데, 이게 뭔 의미인지 인식 불능이었던 재혁은 고생을 좀 했었다. 나중에 미나미로부터 내용을 듣고 그제야 고개를 끄덕인 재혁이었지만 말이다.
“란코, 웬만하면 이해 안 가는 말은 쓰지 말아 줘. 송 팀장님 얼굴 보라고.”
카나데의 말을 듣고 란코가 고개를 끄덕이곤 재혁을 바라봤다. 재혁의 얼굴에서는 당혹감만이 묻어나오고 있었다. 그런 재혁을 보고 란코는 그냥 쓴 웃음만 지어야 했다.

협상장은 도쿄 스테이션 호텔 지하 1층의 키리(桐)라는 연회장이었다. 한 30여명 내외가 앉을 수 있는 곳이지만 이런 데는 정말 본격적으로 협상을 할 때나 가능하지, 지금처럼 초안을 잡을 때에는 딱히 쓸 만한 곳은 아닌 거 같았다.
“제가 하나 물어봐도 됩니까?”
“말씀하세요.”
“굳이 왜 이쪽으로 오시라 한 건가요?”
재혁의 말에 치즈루가 웃으면서 말했다.
“이사님과 회장님 모두 데이코쿠 호텔을 안 좋아 하시는 거 같더라고요. 그래도 저희와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는데 그 정도 예우는 해 드려야죠.”
그 말을 들은 재혁은 쓴 웃음을 지었다. 한국사에서 도쿄역은 쓰라린 곳이었다. 일제 강점기 경부선과 경의선이 도쿄발 하행열차로 주로 쓰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당시에는 부관연락선(현재 당시의 항로는 부관페리의 항로로 쓰이고 있다.)의 시간에 맞추기 위해 도쿄 방면을 상행으로, 서울, 신의주 방면을 하행으로 뒀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만 알지도 모른다. 일제 강점기에 고향을 떠난 조선인들이 먹고살 길을 찾기 위해 떠난 곳은 2가지였다. 일본 아니면 만주, 일본으로 가기 위해 고향을 등 진 사람들은 경부선을 타고 부산으로 내려가 부산역에서 내려서 부산잔교역까지 이동 또는 부산잔교역에 내려서 부관연락선을 타고 일본 시모노세키(下関)까지 가는 것이었다.
“뭐 그렇다면 감사한 일입니다만.”
“위치도 좋잖아요? 팀장님 댁이 진보쵸 인근이니까요.”
“그건 그렇죠.”
재혁은 쓴 웃음을 지으면서 뭐부터 이야기 할지를 물었다. 치즈루는 그의 말을 듣고 일단 발큐리아 실험 건부터 이야기 하자고 했다. 어차피 지금 수사관들 최고의 화두는 바로 그 건이었으니까.

“나카소네(中曽根康弘) 전 총리 말기 때요? 그럼 쇼와 말기 아닌가요?”
“완전 말은 아니죠. 89년 1월에 쇼와 천황께서 붕어하셨으니까요.”
재혁은 치즈루의 말을 듣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니 뭐 4년 전 건도 나카소네 전 총리 때더니 이번 것도 그래요?”
“그러게요. 뭐 아시겠지만 그 시절에는 워낙 강한 일본을 만들겠다 했던 시절이니까요. 또 아시겠지만 전후 수상 중 재임기간이 길었으니까요.”
재혁은 서류를 보면서 진행시기를 보고 할 말을 잃었다.
“헤이세이 초까지 이어졌네요.”
“에? 정말요?”
재혁의 말을 들은 카나데가 되물었고 재혁이 서류를 보여줬다. 종료 시점이 1991년으로 되어 있었다.
“1991년이면 아리스는 해당사항이 아니잖아요? 아리스가 1998년생인데.”
카나데의 말을 들은 모두가 이상하게 여겼다. 분명 인사기록카드에 의하면 타치바나 아리스는 1998년생, 헤이세이 10년생이다. 다른 사람들의 경우는 어떨까?

 미후네 미유 : 1983년 2월 25일
 닛타 미나미 : 1990년 7월 27일
 사기사와 후미카 : 1990년 10월 27일
 아이바 유미 : 1991년 4월 15일
 타카모리 아이코 : 1993년 7월 25일
 아나스타샤 : 1995년 9월 19일

“3명이나 프로젝트 종료 시점 이후에 태어난 것으로 나오네요. 아쨩이 설마……”
미오의 말을 들은 란코도 한숨을 쉬었다.
“믿어지지가 않아요.”
“물론 저도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인사기록을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지만, 뭔가 말이 안 되요.”
분위기가 조용해지자 재혁이 입을 열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이긴 한데, 그거 아닐까요?”
“뭔데요?”
모든 사람의 눈이 재혁에게 몰렸고 재혁이 한 숨을 쉬면서 입을 열었다.
“타카모리 아이코, 타치바나 아리스, 아나스타샤의 경우에는 부모 쪽에서 아마 이런 실험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을지도 몰라요. 이게 맞는 건 아니겠지만, 제가 생각하기엔 그래요.”
재혁은 그렇게 말하고서 물을 마셨다. 자신의 생각이 틀렸으면 좋겠지만 이게 맞으면 재혁의 속은 또 다시 병들어 가는 것이 될지도 모른다. 그런 재혁을 본 치즈루가 말했다.
“만약 맞는다면 왜 그렇게 했는지도 알아야 하는데, 괜찮으시겠어요?”
“그게 문제네요. 빌어먹을…….”
재혁은 그녀의 말을 듣고 상을 내리쳤다. 산 넘어 산인 거 같았다. 양측이 고민하던 사이에 치즈루가 먼저 입을 열었다.
“수사본부 소속 수사관들에 대한 외압이 있는 거 같습니다만.”
그녀의 말에 란코와 카나데는 고개를 숙였다. 치즈루의 말 대로 최근 들어 외압이 거세지는 것 같았다. 수사본부 요원들도 다들 힘내자고 하지만 지쳐가는 모습이 우즈키의 눈으로도 보일 정도였다. 오죽하면 우즈키를 칸다 묘진에서 봤다는 사람도 있을 정도니까.
“솔직히 없다면 거짓말이겠죠. 저희 표정 읽으셨나요?”
미오의 말을 들은 치즈루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뇨. 저도 이사장이고, 집안 자체가 정치에도 많이 관여한 쪽이라 언론 기사를 종종 보긴 합니다만 테러 조직의 수장을 체포한 뒤에 수사관들이 조사를 받을 이유는 없어요. 설령 여기에 안 계시지만, 사기사와 조사관님이나 아이바 검사님이 납치당하거나 세뇌 당한 상태로 정보를 넘겨줬다고 전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볼 때에는 외압이 있는 거 같네요.”
“사실 검사정님도 이번 건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거든요.”
“뭐, 하야미 검사님 말한 거는 저도 듣긴 했는데, 말이 안 되잖아요! 할 게 있고, 하지 말아야 할 게 있지, 죽다 살아난 사람들에게 뭐하자는 겁니까!”
재혁의 분노가 아직도 치밀어 올랐는지 또 한 번 주먹으로 상을 내리쳤다. 치즈루가 그런 재혁을 말렸다.
“일단 진정하시죠. 지금 상태라면 협상 자체도 안 된다는 거 아시잖아요.”
치즈루의 말을 들은 재혁이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지금 수사관들과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 담당하는 분들 다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랍니다. 범인들이 입도 안 열고 있고 대질심문도 해야 하는데, 못 하고 있고, 위에서는 누르기만 하고, 지금 이거 나오면서 닛타 검사님은 막 왜 태어났냐고 울고, 미후네 검사님도 지금 힘들다 그러고, 환장하죠. 7명이나 이거 걸려서 수사가 지금 거의 안 돼요. 있는 조사관 2명도 지금 완전 업무를 제대로 못 보는데, 이게 되겠냐고요. 에휴.”
분위기가 완전히 얼어붙었다. 이거 괜찮은 건가 싶었지만 틀린 말이 아니었다.  치즈루는 평소 재혁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또 그가 무슨 말을 할지도 예측하고 있었다. 송미옥 회장이 처음 재혁을 데리고 온 것이 2016년 초, 당시 스폰싱 계약 만료로 인해 인사도 드릴 겸 해서 재혁과 함께 데이코쿠 호텔에서 치즈루를 만난 것이 처음이었을 것이다. 당시에도 재혁의 성격은 지금과 별로 다를 거 없는 성격이어서 처음에는 많이 고생했었다.
‘뭐, 그래도 지금은 많이 둥글어진 거 같지만 말이네요.’
“한번 수사 끝나고 오세요. 도와드릴게 있으면 저희 쪽에서도 도와드릴 테니까요.”
“그렇게 해보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카나데가 치즈루의 말을 듣고 고개를 숙였다. 일단 대충 이 문제는 어느 정도 정리되는 거 같아서 일단 본안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식사를 포함해서 한 4~5시간 정도 흘렀을까? 오후 3시쯤 되어서 협상이 어느 정도 정리되었다. 일단 양측은 내용을 토대로 실무적인 협상을 좀 더 해보기로 하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금액은 약 300만 달러, 기간은 4년이었다. 2년 200만 달러에 비해 기간 대비 비용이 낮아졌지만 장기적인 계약을 향한 시작은 확실했다.
“의외로 후하시네요.”
“오래했으니까요. 저희가 이글 레이싱을 후원한 게 2013년부터였습니다. 이제 4년 좀 넘었고, 이번이 3번째 계약이죠. 그렇다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미오는 치즈루의 말을 듣고 놀란 반응이다. 아니 그 전에 이렇게 장기적은 후원이 가능했나? 라 생각했지만 이사장 비서실장이 이글 레이싱 소속이라는 재혁을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건이라면 가능하다 싶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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