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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e Line - 30화 - 사건의 폭발력이 커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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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03, 2017 10:21에 작성됨.

나고야 JR 게이트 타워 15층과 13층을 폭파시킨 범인과 바스타 신주쿠에 폭탄을 설치했던 범인이 동일인이란 사실은 의외였다. 아니 의외가 아니라 예상외였을 것이다. 도쿄도 그렇고 나고야쪽도 그렇고 누가 범인인지를 계속 찾았는데, 이제야 걸리다니. 그런데 어째서 이제야 드러난 것일까? 그 이유를 미나미가 알아봤다.
‘아, 닛타 검사. 몸은 좀 괜찮아? 다행이네, 복귀하고. 아, 범인이 언제서야 걸렸냐고? 말도 마, 수사가 영 안 돼 가시고 쿠로카와 검사가 한번 화가 났었거든. 쿠로카와 검사 성격은 닛타 검사도 알잖아? 그래서 같이 탐문 했단 말이야. 아이치 현 경찰에도 지원 요청하고. 그런데 도요타 자동차 측에 물어보니까 어떤 사람이 사건 당일에 두 번이나 무단결근한 적이 있대, 날짜 보니까 사건이 발생한 날이잖아. 그래서 이상하다 싶어서 그 사람 불러다가 닦달하니까, 그제야 자기가 그랬다 하더라고. 폭탄 재료? 직장에서 나왔던 철조각이라든가, 볼베어링 폐기할 것, 그리고 본가에 있던 비료 같은 것으로 만들었대. 환장 하지? 그러니까. 나도 어이가 없어서. 도쿄에서 안 터지니까 열 받아서 바로 터질 수 있게 만들었다나봐. 다친 사람 있냐고? 좀 있어. 왜 범행을 저질렀나? 그걸 확인해 달라고? 알았어. 아끼는 후배 요청인데 해줘야지. 걱정 마, 알아보고 답 줄게. 수고해.’
통화를 한 후 닛타는 한숨을 쉬었다. 그렇게라도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이란 생각을 하고 있었던 그녀였다. 복귀 후에 이상한 꿈을 자주 꾸는 상태인지라 업무에 지장이 생기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었다.
‘왜 요즘 들어서 그런 꿈을…….’
닛타는 꿈 생각을 하다가 털썩 주저앉았다. 불안한 꿈이었다. 자신이 누군가와 싸우는데, 그 싸우는 자가 자기 자신. 그리고 자신이 그 상대에게 당하는 꿈이었다.

“네? 이상한 꿈이요?”
재혁은 황당해 했다. 와쿠이 본부장이 검사장과 검사정에게 수사본부 이전 문제를 논의하러 간 사이 닛타가 그에게 이야기 한 것이다.
“네. 혹시 팀장님 꿈 해석 하실 수 있으신가요?”
재혁은 그 말을 듣고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그런 능력 없다는 뜻이었다.
“팀원 중에 있나 모르겠네요.”
“그런가요?”
미나미의 질문에 재혁이 고개를 끄덕이고 물었다.
“내용은요?”
미나미는 재혁에게 자신이 최근 꾸는 꿈들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그 꿈의 내용은 자신이 자신과 싸우다가 누군가에게 조종당하고 조종당한 상태에서 다른 사람들을 죽이고 자신도 죽는 꿈이 있고 그 외 다른 꿈들까지 다 이야기 했다. 이야기를 들은 재혁의 표정이 어째 좋아보이지 않는다.
“뭔 꿈이 그래요?”
재혁은 황당해 하면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아, 감독님, 웬일이에요?’
“야, 토죠야. 네가 꿈 해석 좀 해야겠다.”
‘거 뜬금없네잉. 대상은 누구여유?’
“여기 수사본부 검사.”
전화를 받은 노조미는 황당해 하면서 전화를 받았다. 이게 무슨 소리?

전화의 내용은 별거 없었다. 노조미는 미나미에게 신경 쓰지 말라는 답을 줬다. 사실 의외의 발언이겠지만 지금은 수사가 정상적으로 종결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녀의 답이었다. 하긴 지금 전화하는 사람은 아예 신사에서 일하는 사람이니까.
“도움이 좀 되는 거 같네요.”
“일단 검사님, 수사에만 집중하세요. 그런 상황이 설마 생기겠습니까?”
“발생하면 어떻게 하실 거죠?”
재혁은 그 말을 듣고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지금 수사진 전원 드라이빙 레슨 제가 맡겠습니다.”
또 자폭 선언이 될지, 아니면 정말 강사로 나설지는 모를 일이다. 앞일은 정말 모르니까. 물론 재혁이 미나미에게 꿈 해석을 도와준 뒤에 문제가 생겼다.

“닛타 검사님만 꾸는 게 아니었네요.”
재혁은 업무 중 아이바 검사의 말을 듣고선 그렇게 말했다. 알고 보니 그 꿈은 닛타 검사만 꾸는 것이 아니었다. 어째 이런 꿈을 꾸는 사람이 더 있을 거 같았다. 그리고 어째 야근이 들어갈 거 같아서 저녁 6시에 물어보니 어째 그런 꿈을 꾸는 사람이 많은 거 같다. 뭔가 기분이 이상하다고 느낀 재혁이었다.
‘내가 이상한 건가?’
재혁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업무를 보고 있었을 쯤, 갑자기 총 소리가 들렸다.
“뭐야!”
재혁은 급히 청사 1층으로 뛰어 내려갔다. 가보니 무장한 몇 사람이 뭐라 외치는 것이 들렸다.
“무슨 일인가요?”
“지금 야쿠자들이 무기를 소지하고…….”
“네? 일단 피해요.”
재혁은 청사 관계자의 말을 듣다가 급히 그를 피신시켰다. 야쿠자들이 총을 쐈기 때문이다.
‘야이씨, 무슨 야쿠자 항쟁도 아니고.’
재혁은 황당해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급히 미오에게 전화해 기동대를 출동시켜 달라고 했다. 아무래도 도쿄 전역의 기동대가 출동할 판이다.

저녁 7시 30분, 상상 이상의 사건이 발생했다. 경시청 기동대와 야쿠자간의 싸움이 발발한 상황이다. 심지어 도쿄 SAT까지 출동하면서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된 상태.
‘오늘 저녁 뉴스 톱이구만. 젠장.’
재혁은 즉각 신주쿠 사무실에 연락해 자신의 방탄복을 챙겨달라고 했다. 야쿠자들의 무장을 보니 대부분 권총이지만 몇 명은 소총을 가진 상태에 주력이 흑성권총, 즉 토카레프였다. 일단 직원들이 전부 대피한 상태라 1층에는 아무도 없지만 경호 인력이 저지중인 상태. 그런데 자동 권총을 상대로 리볼버가 버티겠냐고?
“팀장님, 뭐에요?”
“젠장, 일단 다들 들어가요! 당장!!”
내려오던 아리스와 미나미에게 즉각 올라가라고 재혁이 요구함과 동시에 누군가가 총을 쐈다. 그걸 본 미나미와 아리스는 급히 올라갔고 재혁은 엄폐물 뒤로 숨어버린 뒤, 총알이 엄폐물에 박혀버렸다.
‘아, 씨. 총을 가져와야 하나, 하지만 방탄복이 아닌데. 이거.’
재혁은 한숨을 쉬면서 일단 낮은 자세로 계단을 타고 올라갔다.

“아, 돌겠네. 진짜.”
“왜 온 거에요?”
“알면 제가 이러겠습니까? 그냥 무장 경호팀 출동 내렸지.”
이게 뭔 일인가, 사실상 농성이다. 밖에서는 지금 총격전이 벌어지고 있고 안에서는 수사관들이 야근하는 상태. 아주 가관이다. 어째 오늘 밤에 안 끝날 거 같았다.

다음날 오전 8시.
신주쿠 이글 레이싱 직원들이 모두 TV를 주목하고 있었다. TV에서는 전날 밤에 총격사건에 대한 보도자료가 나오고 있던 상황
“팀장님은 어제 청사에서 못 나오셨다던데요.”
강호준 국장의 말을 들은 김태열이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어제 뭐 수사관 분들하고 야근하는 바람에 원래 바로 사택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저거 때문에 결국 밤 새신거지 뭐.”
“오늘 새벽에야 진압됐다던데요.”
“오늘 새벽이 아니라 오전 6시. 자위대까지 출동했으면 말 다 한 거지. 경시청 애들 지금 난리 났을 거다.”
묻는 직원들의 질문에 김태열이 다 일일이 대답했다. 아무래도 정말 이전할 거 같다.

“정말 이전해야겠네요.”
9시에 모습을 드러낸 재혁이 말했다. 급히 온다고 정장이 아닌 청바지에 셔츠 차림이었으니 그걸 본 직원들도 황당해하는 눈치였다. 그리고 그 뒤로 한 여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혹시 계약서를 작성하고 싶은데, 좀 도와주실 분 없으신가요?”
나타난 여성은 와쿠이 루미와 닛타 미나미였다. 더 이상 청사 내에서 근무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한 검찰 및 경찰 상부의 지시로 이동명령이 결정된 상황, 그런데 어디로 옮기냐가 관건이었지만 마침 재혁의 건물을 쓰기로 내부에서 결정이 된 상태였다.
이 상황을 재혁으로부터 전해들은 태열은 팔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한 게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건물은 지상 15층, 지하 3층이고, 사용하실 층은 2개 층을 쓰신다 하셨죠?”
“네.”
“계약은 누구 명의로 하는 건가요? 임대인이야 뭐 팀장님이 들어가는 거지만.”
정영준 변호사가 중간에서 지원을 해 주고 있었다. 솔직히 정부 기관 산하의 수사팀이 들어가는 거라 이런 계약서는 굳이 안 써도 될 거 같지만, 그래도 일단 사용을 하는 거니까, 사용에 관한 계약서를 쓰기로 한 것이었다.
“일단은 닛타 검사가 오늘 새벽에 송 팀장에게 요청했더라고요. 밤새는 바람에 송 팀장님이 본인 차도 놔두고 움직였던데요.”
그 말을 들은 태열이 재혁을 쳐다봤다. 어쩐지 오늘 아침에 스팅어가 안 보인다 한 것이 그것 때문이었냐고 물은 태열과 고개를 끄덕인 재혁이었지만 아직 재혁은 피곤해보였다.
“팀장님, 밤에 기 빨렸습니까?”
태열의 말을 들은 재혁이 빵 터졌고 사무실은 그대로 초토화가 되어버렸다. 도대체 누구에게 기를 빨렸단 말이야?
계약을 마친 후 재혁은 그대로 쓰러졌다. 그냥 웃겨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피곤해서 그럴지도 모른다. 사실 웬만해선 야근을 싫어하는 재혁의 버릇일지도 모르기에 그냥 피곤해서 그럴지도 모른다.
‘내 생각인데, 사기사와 조사관이 서큐버스일지도 모르지. 김 차장의 농담이 사실이라면 말이지.’
어쩌면 수사본부에 서큐버스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재혁 혼자만의 생각이지만.

12월 22일 오전 10시, 도쿄 다이토구 아키하바라.
중형 트럭 몇 대가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이 포착되었다. 안에는 가구들이 들어가 있는 상태. 목적지는 이 건물 10층과 9층이다.
“갑자기 무슨 일이래?”
“그러게? 이 건물 의외로 공실률이 높은데.”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지금 수사본부가 이 건물로 이동한다던데?”
“에이, 설마.”
사람들은 지나가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 사람들의 예감은 오후에 적중했다.

오후 2시.
붉은색 애스턴 마틴을 필두로 한 승용차 몇 대가 빌딩 지하로 들어갔다.
“아, 이 건물 지하구나.”
“네, 여기가 이번에 계약한 건물입니다.”
애스턴에서 내린 재혁이 카나데의 말에 답했다.
“위치적 특성은요?”
“JR 아키하바라역 중앙개찰구까지 걸어서 5~6분, 길 건너에 다이토 파출소가 있고, 칸다 소방서가 이 뒤쪽으로 있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도보 10분 내외? 그 정도고요. 옆에는 아키하바라 비즈니스 센터가 있습니다.”
“전형적인 오피스 지구네요.”
“네.”
루미의 질문에 재혁이 답했다. 사실 평범한 오피스 건물을 매입한 이유는 재혁도 잘 모르지만 2개 건물을 구입한 후 하나로 통합했다는 사실은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만큼 빌딩 자체는 괜찮은 건물이었다.
수사관들과 함께 9층으로 올라간 재혁이 직접 내부를 설명했다. 9층은 주로 휴게실이나 회의 용도로, 조사는 10층에서 진행한다고 설명한 재혁의 말에 미나미가 물었다.
“보통 업무는 몇 층에서 하죠?”
“10층에서 한다고 보시는 게 편해요. 방음도 지금 신경 쓰고 있고.”
재혁은 그렇게 말하면서 원래도 방음은 어느 정도 되는 편이었지만 더 신경을 썼다는 말을 붙였다. 아무래도 소음에 예민해질지 모르니 발생하는 문제 아닐까?
“현재 수사 중인 자료 중 전자파일의 경우, 백업해서 가져오는 게 낫겠죠?”
“일단 그러시는 게 나을 듯합니다.”
저녁에 서류를 실은 봉고 트럭 몇 대가 검찰청과 신규 입주 빌딩을 오가는 상황이 포착되었다. 이렇게 준비하는데 한 3~4일 정도 걸린 뒤, 수사본부가 치요다에서 다이토구로 정식적으로 이전했다.

“그런데 그놈들 뭔 놈들이에요?”
1년의 마지막을 바라보는 12월 28일, 새로운 조사본부에서 유미가 혼다에게 물었다.
“야쿠자 조직원들이긴 한데, 야마구치구미나 그쪽에서 떨어져 나온 것들 아닌가 조사했지만 완전 다른 놈들 같았어요. 누구에게 돈을 받았는지도 물어봤는데, 입을 안 여네요.”
“나고야쪽 사건과의 연관성은요?”
“그렇게 크진 않아요. 물어봤는데 자기도 모른다고 했거든요.”
“이런, 송 팀장님. 혹시 경찰 도움 받아서 무기들 확인해 봤어요?”
재혁이 루미의 말을 듣고 컴퓨터에서 서류를 뽑아 넘겼다.
“뭐, 그동안 나온 무기들이 대부분이죠. 토카레프에 AK에, 몇몇 범인들은 그 잉그램 기관단총도 갖고 있는 거 같고, 58식 소총도 보이던데요. 혹시 몰라서 자료 좀 뒤져봤는데…….”
“58식?”
“북한에서 AK를 베이스로 만든 소총입니다.”
그 말을 들은 모두가 얼어붙었다. 북한? 그럼 밀수?
“루트는 어디일거 같나요?”
아나스타샤의 물음에 재혁이 답했다.
“북한은 이런 무기 밀매나 슈퍼 노트, 아편 같은 것을 이용해 외화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직접 들여오지 않았다면 아마도 동남아나 아프리카를 통해 들여왔겠죠.”
“그럼 무기 루트도 조사 대상이겠군요.”
“네.”
“일단 그건 하야미 검사가 알아봐요. 송 팀장님은 혹시 모르니 협력 부탁드리고요.”
“네, 그리 하죠.”
무기 구매 루트라니, 이건 또 뭔 일인가, 일단 카나데는 미오에게 부탁해서 조사 현장에 같이 가기로 했다.

12월 29일과 30일은 별 다른 일이 없었다. 사실 이전 진행 중이던 지난 12월 23일이 현 일왕 태어난 날이라 해서 일반 직장은 쉬었다지만 여기가 쉬겠나? 결국 연말에도 다들 모여서 조사를 진행했지만 별 소득이 없어보였다.
그러던 도중 하야미 검사와 타치바나 조사관이 둘이서 이야기하는 것을 멀리서 듣게 된 재혁과 우즈키는 서로 고개만 갸웃거렸다. 두 사람이 뭔 이야기를 하는 건지 본 우즈키가 직접 쫓아가서 무슨 이야기를 물어보자 깜짝 놀란 두 사람은 덤이었다. 뭔가 사기사와 조사관님 관련 이야기 같다는 것을 눈치 챈 재혁이 나가서 이야기 하자고 했고 네 남녀가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서 이야기를 나눴다.
이야기인 즉, 사기사와 조사관의 요즘 상태가 안 좋다는 것, 재혁은 그 말을 듣고 이상하게 여겼다. 자신이 볼 때에는 별 이상 없어 보인다 했더니 다른 사람들이 재혁을 째려봤다. 증상에 대해 들어보니 최근 들어서 잠을 제대로 못 자는가 하면 잠을 자도 악몽을 꾸는 것 같다는 등의 이야기가 나왔다.
꿈의 내용이 뭔지 들어봤냐고 우즈키가 물어봤지만 카나데가 고개를 저으면서 말을 안 한다고 했다. 하지만 아리스가 말한 꿈의 내용을 통해 뭔가 짐작 가는 것이 있다. 잘못하면 이 인력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럴 일은 없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재혁은 그렇게 말하고선 다른 사람들을 돌려보낸 다음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어, 난데. 도카이도와 일본지구를 제외한 전 지역권 비상대기 좀 시켜줘. 언제든지 출동할 수 있게. 아니, 느낌이 안 좋아서 그래. 알았어.”
전화를 끊은 후 재혁은 한숨을 쉬었다. 뭔가가 불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2월 31일 일요일, 미나미, 유미, 후미카, 아리스, 아이코는 미나미의 집에 모여 있었다. 눈이 오지 않고 있었지만 연말을 맞이해서 그녀들끼리 모여서 식사모임을 가지기로 한 상황이다. 이날 루미, 미오, 우즈키는 본가에서 설을 맞이하기로 했고 재혁은 가족과 협의해서 새해 첫 날을 서울에서 보내기로 결정해 오전 비행기로 서울로 이동했다. 카나데는 교토에서 지인을, 아냐는 홋카이도로 가서 가족들과 새해를 보내기 위해 고향으로 갔다.
“송 팀장님은 선수들 다 새해휴가를 보내고 한국 갔다면서요.”
“그렇지요. 새해 첫날에 도쿄에서 혼자 보내게 할 수 없다고 서울로 직행해서.”
“아냐양은요?”
“홋카이도, 가족들하고 함께 한다고 해서. 2일 오전에 올 거예요.”
“좋겠다.”
“그나저나 다들 올 한 해는 어땠다고 생각해?”
그렇게 5명이서 한 해를 정리하는 이야기를 하는 동안 서울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12월 31일 오후 1시,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아, 재혁 형님, 오랜만입니다.”
“그래. 장 기자 오랜만이에요. 오늘도 바쁘죠?”
“아뇨, 저녁에 좀 바쁘겠지만 지금은 한가하죠. 부모님 얼굴 안 보셔도 돼요?”
“가방만 집에 놓고 나왔죠. 장 기자 얼굴이나 한 번 보게요.”
재혁이 이토록 만나길 고대했던 사람은 한국일보의 장민준 기자로 2013년부터 3년간 이글 모터스포츠의 선수로 활동하기도 했던 사람이다. 2016년에는 불참했고 올해도 딱히 활동을 안 하던 그였지만, 이는 정치가 워낙 복잡하게 돌아가서 그랬을 확률이 높았다. 하긴 나라가 엉망이었으니까.
“아, 형님. 지금 일본 검찰에서 맡고 있는 사건 있잖습니까.”
“왜요?”
장 기자는 재혁에게 가까이 다가가 말했다. 자타공인 이글 그룹의 정보통이라 불리는 장 기자는 기사가 뜸과 동시에 이글 그룹에 전달하기도 했다. 솔직히 말하면 법적인 것에서는 불리할 수 있겠지만 평시에 그가 존경하는 선배에게 전해주는 것이기에 그랬을 것이다.
“그 사건에 사이비종교가 개입된 듯 합니다.”
“뭔 말이에요? 아니, 그리고 일본 검찰도 수사를 못하는거 같은데 어째서?”
재혁은 장민준 기자의 말을 듣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게 뭔 소리?
“지난 11월에 밀입국으로 체포돼 어제 이제 도쿄로 추방한 일본인들 있잖습니까?”
“네, 납치 사건 때문에 제가 와서 조사에 참석했죠.”
“그 자 중에 한 명이 그랬답니다.”
민준의 말에 재혁이 마시던 차를 내려놓고 물었다.
“뭐라 했습니까?”
“자신들이 모시는 분이 발키리의 화신을 찾아오라고 했었다, 그리고 그 중 한 명을 우리가 납치했는데 놈들이 다시 탈환했다고 했거든요. 그래서 담당하던 그 형사님에게 물어봤는데, 그 분도 뭔 말인지 잘 모르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재혁은 그 말을 듣고 고민에 빠졌다. 분명 닛타 검사를 포함한 5명이 꾸는 꿈이 같았다고 했다. 범인들이 한 말과 꿈의 내용에 뭔가 연관이 있는 거 같았다.

“장 기자, 이건 내 생각입니다만…….”
재혁은 민준에게 자신이 들었던 이야기를 중심으로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의견을 듣던 민준은 재혁의 말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 아니. 형님, 설마 그렇게 돌아갈 수 있다는 겁니까?”
“모르는 거지. 장 기자라면 어떻게 할 거에요?”
“하, 형님 말대로라면 이건 보통 사건이 아닙니다. 단순한 테러가 아닐 수도 있어요. 지금 형님께서는 그 수사팀에 계시는 거잖아요.”
“그렇죠.”
민준은 그 뒤에 무슨 말을 할지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가 입을 열었다.
“그 검, 경 수사관분들 안전이 시급할 지도 모릅니다.”
“그러게 말이야.”
두 남자는 카페에서 고민하고 있었다. 선수 시절, 재혁이 민준을 데리고 영국을 다녀온 이후 이렇게 둘이서 고민한 적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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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또 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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