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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e Line - 13화 - 일단 묻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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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17, 2017 13:39에 작성됨.

폭풍전야는 언제나 이런 상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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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차, 차주가 없었어요?”
“죽은 거 아닐까요?”
“죽었다기보다는 차만 내팽개치고 도망간 거 아닌가요?”
수사관들과 건물 관리처간의 의견이 엇갈려버렸다. 일단 하세가와 경비원이 검찰청에서 한 증언을 좀 더 들어보자. 괄호 안에 있는 내용은 진술 과정에서 나온 질문과 그 답변이다.
‘제가 집이 하치오지에 있습니다. 집에서 이곳까지 걸리는 시간은 주오선으로 약 1시간이 걸리죠.(미유 : 차로 오시지 않나요? 하세가와 : 저 차 안탑니다. 경비업무하면서 사실상 차를 놓고 다니죠.) 집에서 하치오지역이 가깝다보니, 아침마다 주오선을 타고 출퇴근합니다. 이사님이나 마츠자와 지사장님께서도 제가 기차로 출퇴근하는 것을 아시는지라 아침마다 두 분께서 식사를 좀 챙겨 오시죠. 평시처럼 주오선을 타고 신주쿠역에 내렸는데, 뭔가 환한 겁니다. 사무실에 누구 나왔나 싶어 나갔더니 빌딩 입구 앞에 차가 폭발해 있어서 급히 신고한 겁니다.(미유 : 차 안에 혹시 사람의 시신 같은 건 없었나요?) 아니요, 그건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워낙 불이 붙어있는 상태라 사람의 시신 같은 건 확인도 못했었죠.’

“팀장님, 이 경비원분, 얼마나 근무했죠?”
“이분이 지금 저희 신주쿠 사옥 준공 이래로 일하고 있습니다. 주식회사 이글 일본지사에서 고용하고 있고요.”
“급여는요?”
“빌딩 내에 있는 저희 계열사들이 균일하게 나눠서 지급하고 있습니다. 명의는 주식회사 이글 일본지사 명의이고요.”
“그룹 직접 고용이신가보네요.”
“뭐 그런 거죠.”
미유의 말을 들은 재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닛타 검사님은 좀 어떻다고 하던가요?”
“과로라네요. 과로에 두통, 그리고 다른 뭔가가 있다고 하던데요.”
“다른 뭔가요? 아나스타샤 경부도 그런 상황인가요?”
“둘이 증세가 똑같아요.”
이번엔 미오의 말이었다. 재혁은 속으로 ‘뭐 이러냐?’라고 생각했다. 도대체 이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모르겠다는 재혁과 미오, 미유, 카나데 등 수사진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었다.

오후 1시, 재혁은 츠바사의 부친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현장 감식을 막 마치고 온 상태로 만난 지라 근무복 상태임을 용서해달라고 하자 재혁은 오히려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따님들 첫 계약 이후 오랜만인거 같습니다.”
“아니 뭐 매년 말 때 보지 않습니까?”
“멀리서 뵈거나 아니면 바쁘시다고 그냥 가셨다고 하시더군요. 다 들었습니다.”
“아이고, 팀장님 성격은 못 이기겠습니다.”
세이나루 마사유키, 세이나루 츠바사와 세이나루 코토리의 부친으로 현재 치바시 소방국 소속, 두 딸이 모두 이글 레이싱 소속이라 연 1회 정도 재혁과 직접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화를 나누던 재혁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아침에 불미스러운 일이 있으셨다 들었습니다.”
“아, 네. TFD에서 진압을 했는데 차에다가 폭탄을 넣어서 돌진한 모양이더라고요.”
“차에 폭탄을 넣어서요?”
“시체가 없었다는 것으로 봐서는 둘 중 하나일 텐데 말입니다.”
“차를 박아놓고 내린 다음 리모컨으로 조종했다든가, 아님 고열에 탔다든가, 이거거든요.”
“맞습니다.”
“송 팀장님, 경찰 조사는 진행 중인가요?”
“일단 이번 건은 경시청 기동대 대장이기도 한 혼다 미오 경시가 담당한다고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발생한 사건과 병합할지, 독립 사건으로 처리할지는 두고 봐야죠.”
재혁은 한숨을 쉬면서 세이나루 소방교를 수사본부 안으로 안내했다. 사무실에는 하야미 카나데 검사가 기다렸다는 듯 자리에 앉아있었다.
“아, 그러고 보니 나리타공항 폭발 건 때문에 와 달라 하신 거였죠.”
“죄송합니다.”
“아, 아닙니다. 어차피 저도 부탁드릴 사안이 있어서 말입니다.”
“에?”
재혁은 멍한 표정을 지었고 세이나루 소방교는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서 면담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맙소사네요. 전 나리타공항 쪽에 알박기가 심하다고는 대충 들어서 알고 있는데, 그 정도인가요?”
카나데와 대화하던 재혁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한국에는 공항에 경비원들이 많이 없죠?”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하면 별로 없다 봐야죠. 인천이 좀 예외인 게, 거긴 NLL 및 휴전선과 가깝거든요.”
재혁의 말을 들은 카나데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한국에 전에 간 적이 있습니다만, 나리타와 비교하면 확실히 잘 되 있는 거 같더라고요. 지반도 간사이보다는 튼튼한 거 같고.”
“나리타는 뭐 이미 답 없고, 간사이는 언제 잠길지 모르는 상황이고, 그런 걸 감안하면 인천이 확실히 낫긴 해요.”
“자랑인가요?”
“제가 틀린 말 한 건 아니잖아요. 솔직히 간사이는 아시겠지만 침하 정도의 차이가 심해요.”
카나데는 재혁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입장에서는 분하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내용이었다.
“뭐, 원래 하려던 주제로 돌아가 보죠. 이번 건은 지역주민들의 투쟁에서 발생한 사건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고 하니까요.”
“공항에서 기관단총 소리가 들렸다면서요?”
“SMG는 아니고 아마 AR(자동소총)일거에요.”
재혁은 그 말을 듣고 잠시 뭔가 생각에 잠겼다.
“CCTV 영상 있을까요?”
재혁의 말을 들은 카나데가 웃음을 지었다.
“치바현 경찰, 특히 나리타국제공항경찰서 및 치바지검 사쿠라지부에 연락 해 놓죠.”

다음날 아침, 재혁이 아침부터 컴퓨터 1대를 갖고 검찰청으로 향했다. 사내에서 가장 좋은 PC, 그 중에서도 운영체제와 동영상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만 깔린 PC로 준비해 놓으라는 지시에 직원들이 황당해 했지만 재혁의 지시에 급히 PC를 챙겨서 검찰청으로 보내야 했다.
“아, 죄송합니다. 모니터 다 준비 됐죠?”
PC를 가져온 재혁을 보고 후미카가 놀랐다. 정말 모니터만 준비해 놔도 되나 싶더니 정말 가져온 것이다.
“2개밖에 안 될 텐데요.”
“상관없어요.”

PC를 연결한 재혁은 동영상을 받아서 하나씩 다 틀어보고 있었다.
“이거 언제부터의 자료에요?”
“그게 아마 사건 전날 자정부터 화재 진압 당시까지의 자료일 거예요.”
“좋아요. 한번 확인해 보죠.”
영상을 하나씩 보기 시작한지 2시간 쯤 지났을까? 총격전 영상이 재혁의 눈에 들어왔다. 영상을 살펴보던 재혁은 그 부분만 따로 캡쳐하기 시작했다.
“뭐하세요?”
재혁의 행동을 보던 아리스가 그에게 물었다.
“동영상 캡쳐요. 총기가 어디서 많이 본 총기 같아서 지인에게 물어보려고요.”
재혁은 영상 캡쳐를 마친 후 메일을 보내기 시작했다. 수신처는 영국 이글이었다.
“하야미 검사님, 미후네 검사님. 이쪽 잠깐 봐주실래요?”
재혁의 말을 들은 미유와 카나데가 컴퓨터 쪽으로 걸어왔다.
“뭐에요.”
“총기가 지금 확실하진 않은데, 범인들이 중국의 85식 기관단총이라든가, 구 소련의 PPS-43 등을 쓴 거 같아요. 대응하는 쪽은 SAT인지 치바현경 기동대인지는 모르겠는데, 보니깐 M4 같은 것도 있네요.”
“아마 대응하는 쪽은 SAT일거에요, 아, 그 부분만 다시 보여주실래요?”
미유의 말을 들은 재혁이 동영상을 한 번 더 재생해서 대응하는 부분만 보여줬다. 미유와 카나데는 영상을 유심히 보다가 표정이 잠시 변했다.

“기동대하고 SAT, SIT, 여기에 육상자위대까지 모두 출동했네요. 이 정도면 작정하고 대응한 건데요.”
“그런데 이거 저쪽에서 준 정보 있나요?”
“이건 치바 쪽에 문의를 해야 할 텐데, 혼다 경시님.”
“에? 왜 그러세요?”
“혹시 치바현경 쪽에 인맥 없으세요?”
미오는 미유의 말을 듣고는 피식 웃었다. 무슨 의도에서 나온 것일까?
“언제까지 달라고 하면 될까요?”
“빠르면 빠를수록 좋아요.”
미유의 말을 들은 혼다가 엄지 손가락을 내밀었다.
“내일 당장 보내달라고 할게요.”
“송 팀장님.”
“네?”
“지금 메일 보낸 거요. 혹시 언제까지 가능한지 알 수 있을까요?”
재혁은 그 말을 듣고 즉시 국제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잠시만 기다려보세요. 전화하고 있으니까요.”
전화가 걸리자 재혁의 입에서 영어가 나왔다.
“Hey, Ryan, it's me. How are you? Yes? I'm glad you're doing well. No, I'm going crazy. At that time, a bomb exploded at Narita Airport, and the explosion broke out at Haneda Airport, and yesterday we bombed the entrance to our Shinjuku Bldg. This is what happened. By the way, I sent the mail now…… Has it already passed on to Adele? It's fast. Uh, send it to the material answer mail soon. I have to try to get to the Chiba police, so I'll ask you in a little bit of time. Uh, the day after tomorrow or tomorrow? Okay, thanks. uh.(어이, 라이언, 나야. 어때, 잘 지내냐? 그래? 잘 지내니 다행이다. 아니, 미쳐버리겠다. 그제 하네다공항에서 폭발물이 터지고 나리타공항에서 폭탄 터지고 총격전 났는데, 어제는 우리 신주쿠 빌딩 출입구에 폭탄테러 나고, 돌아버리겠어. 이게 뭔 사건인지 참. 그건 그렇고, 내가 지금 메일을 보냈……, 그거 아델에게 벌써 넘어갔냐? 빠르네. 어, 그 자료 답변 메일로 빨리 보내줘. 치바현 경찰 쪽하고 맞춰봐야 하니까, 좀 빠른 시간 안으로 부탁할게. 어, 내일이나 내일 모레? 알았어, 고맙다. 어.)”
재혁은 한숨을 쉬면서 전화를 끊었다. 영어로 대화한 거라 알아들은 사람 있으려나?
“늦어도 내일 모레까지는 답을 준다고 하네요.”
재혁의 말을 들은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뭔가 카드가 잡히는 거 같다.

토요일 오전, 재혁은 아침을 먹다가 메일이 도착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급히 메일에 접속했다. 예상대로 영국에서 온 메일이었다. 내용인 즉, 동영상 화질이 나쁘지 않아서 찾는데 어려움이 없었다는 내용이었고 확인하던 아델이 내 욕을 했다는 고자질이 끼어 있었다.
‘이 놈은 왜 내 욕을 했다나? 설마 내가 쉬지 못하게 해서?’
첨부 파일의 자료는 상당히 잘 나왔다. 총기는 예상한 대로였다. 85식이라든가 PPS-43이라든가, AS VAL이라든가, 81식이라든가 하는 총기가 대량으로 나왔다. 심지어는 68식 대대기관총도 있었다고 하니 이게 뭔 상황인지…….
‘이 새끼들 진짜 돌았네.’

“네? 기관총도 있었다고요?”
“네, 기관총을 든 놈도 있었네요. 저격수에게 당한 거 같지만.”
현재도 닛타 검사는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지, 오늘은 미후네 검사와 아이바 검사가 사무실에 출근했다. 이러니 육상자위대가 출동했겠지.
“이건 뭐 말이 안 나오네요. 그런데 이런 걸 누가 줬을까요?”
아이바 검사의 말을 들은 재혁이 한숨만 쉬었다. 이젠 출처도 찾아야 할 판이다.
“글쎄요. 예전 옴진리교처럼 자기들이 만들었을 가능성도 있고요, 아님 돈이 많은 누군가가 지원해줬겠죠?”
이쯤 되면 솔직히 사이비종교나 테러리스트들이 범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니, 진짜로. 이건 진짜 미친 짓거리들이다. 기관총까지 동원을 해? 이거 정말 위험한 일이다.
“뭘 노리고 이런 짓을 한 걸까요?”
“이젠 뭐라 말하기도 힘드네요. 송 팀장님은 무슨 예상 안 하셨나요?”
“전 말이죠, 기관총이 나오리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세 사람이 황당하다는 투로 말을 주고받았다. 그러던 도중에 문이 열렸다.
“아니 여기 분위기는 왜 이리 어두워요?”
“아, 혼다 경시님, 마침 잘 오셨어요.”
미오는 분위기가 확 가라앉은 사무실에 들어왔을 때 재혁의 표정을 보고 뭔가 일이 상당히 안 좋게 돌아갔음을 알아차렸다.

“에휴, 기관총은 생각을 못했어요.”
“일단 사기사와 조사관님과 타치바나 조사관과도 추가적으로 이야기해봐야 할 거 같지만 그 두 사람이 무기에 대해 알지는 장담을 못해요.”
재혁은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이번 사건은 장난이 아니게 커졌다. 간토, 그 중 도쿄도와 치바현에서 이미 폭발물이 터졌다면 키타 간토와 미나미 간토에서도 폭발물이 터지거나 총격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과 일본의 다른 지역에서도 이러한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지금 사건 진행은 모두 지검 검사정님과 고검 검사장님에게 올라가나요?”
“일단은 검사정과 경시총감에게 보고되는 상황이죠.”
“미치겠네, 저기 미후네 검사님.”
“네.”
“이거 사본 제가 드릴게요. 모든 수사요원 분들에게 돌리시고요. 보고 부탁드립니다. 어차피 일은 터졌어요, 그리고 혼다 경시님.”
“네, 팀장님.”
“지금 제가 이렇게 지휘하고 있는 게 개그이긴 한데, 이번에 부탁 좀 드릴게요.”
“말씀 하세요.”
“닛타 검사님과 아나스타샤 경부 두 분 어디 입원해 계시는지 아시죠?”
“알죠. 경비 좀 강화해 달라 이거죠?”
재혁은 말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기에 이렇게 나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미오에게 부탁한 것이다.
“해드릴게요. 어차피 경비 강화는 예정된 수순이었어요.”
“감사합니다.”
재혁의 인사를 받던 미오와 지켜보던 유미가 갑자기 뭔가 생각났다는 듯 동시에 말했다.
“그런데 팀장님 쪽은요?”
“네?”
“얼마 전에 거기서 폭탄이 터졌잖아요. 또 다른 상황이 터지지 말란 법은 없죠.”
“아……”
맞는 말이다. 며칠 전에 폭탄이 터졌는데 또 터지지 말란 법은 없다. 하지만 왜 신주쿠에 있는 이글 레이싱 건물을 노렸는지는 모를 일이다. 재혁을 비롯한 모든 이들의 고민은 깊어져 가고 있었다. 한편 유미는 병원에 가본다고 해서 나갔다. 오후 2시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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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터지는 것은 순식간이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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