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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판타지] 방랑자의 최후일지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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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08, 2017 05:52에 작성됨.

죠가사키 재단 소속 고아원. 그곳에서는 수박깨기가 진행 중이었다. 금발 여성의 긴 팔이 크게 휘둘릴 때 마다 수박이 하나 씩 박살나기 시작했다. 그녀가 하는 행동은 그야말로 수박깨기나 다름 없었다. 그녀가 박살내고 있는 것이, 사실은 수박이 아니라 사람의 머리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그럼 이젠 다른 방식으로 해볼까나~"


전 죠가사키 용병단의 행동대장이자, 오니기리교의 우두머리집단인 립스의 일원인 오오츠키 유이. 그녀는 방긋 방긋 웃으며 무기를 집어넣었다. 하지만 그것은 여기서 학살을 그만둔다는 의미가 아니다. 수박깨기 말고 다른 재미있는 놀이를 하기 위해서였다. 그걸 위해 그녀는 기절해 있는 아이 하나를 억지로 깨웠다. 깨어난 아이는 눈을 뜨자 마자 본 참극에 큰 충격을 받은 듯 보였다. 하지만, 그런건 그녀에게 별로 중요한 것이 되지 못했다. 그녀는 자신의 아이돌 능력을 발동시켰다. 자신의 체내에 마이크로파를 생성시켜 그것을 체외로 내보내는 능력. 그것으로 눈 앞의 아이를 인간 전자레인지로 만드는 놀이를 하려고 했었다. 그래.. 하려고 했.었.다.


"어라??"


하지만 그녀가 내뿜은 초저주파는 무언가에 흡수가 되었는 듯 사라져버렸다. 그녀가 그걸 느낌과 동시에 그녀의 오른쪽에 있던 벽에 쇠구슬이 박혔다. 그걸 본 그녀의 얼굴은 천천히 왼쪽으로 돌아갔다.


"무슨 짓이야??"


고개를 돌리자마자 보인 한 인영을 향해 그녀는 말했다. 그 인영은 후드를 깊이 눌러쓴데다가,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거기다가 감기가 걸렸는지, 기침을 하고 있었고, 그 탓에 목소리 마저도 평소와도 달랐다. 하지만, 금발의 여성은 저기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금방 알아차렸다.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그녀의 오른 눈을 가리는 안대라던가, 그녀의 오른 손에 쥐고 있는 새총은 눈 앞의 인물이 누구인지 생각할 필요조차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분... 어머니를 모시는 종교집단, 오니기리교. 그곳에 소속된 수많은 신도들 중에서 미치광이 전도사. 미후네 미유와 함께 양대 이레귤러이자, 고대전쟁의 참여자 중 하나. 유이는 방긋방긋 웃으면서, 하지만 그 속에는 분노의 음색이 담긴 목소리로 눈 앞에 있는 존재의 이름을 말했다.


"유즈."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미..쳤...."


나는 눈 앞에 써져 있는 40이라는 숫자에 그렇게 말했다. 진짜로 미쳤다. 라는 말밖에 입에서 튀어나오지 않았다. 내 손에 들고 있는 이 물체가 뭐냐면 체온계다. 사람의 온도를 재는 그 체온계... 그래. 아까 내가 말한 40이라는 숫자는 다름이 아니고, 현재 내 몸의 온도다, 이 말씀.. 하하하.. 진짜 미쳤..


"에취!!"


이제 다들 눈치챘을거라고 생각하는데, 나 지금 병이 든 상태다. 병의 이름은 인플루엔자라고 명명지었긴 한데, 어떤 병이냐면.. 기침, 콧물, 인후통에 두통, 오한, 고열까지 나는 어마무시한 병이다. 사실 실험으로 생성하던 바이러스였는데... 실험 도중 미스를 저질러서 내가 걸려버린 것이다.. 데헷~☆


"으으.. 죽.. 을... 것... 같... 아...."


아무리 실험이었다고 해도, 내가 병에 걸린 게 신기한 사람이 있을까봐 여기서 말해두는데, 일단 내 육체는 평범한 인간과 그리 다를바가 없다. 정확히 말하면 단련된 병사와 기본육체스펙이 거의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즉, 평범하게 병에 걸린다는 소리. 참고로 전투 때는 그 기본 스펙차이를 내가 익혀놓았던 수많은 기술이라던가, 아이템 등으로 어떻게든 격차를 매꿔서 싸우고 있을 뿐이다. 애시당초 승패는 병가지상사다. 아무리 같은 스펙차라고 해도, 능력의 상성, 전투당시의 컨디션, 필드 등 주변 상황, 무기나 방어구의 품질 등 수많은 요소에 의해 승률은 변한다. 거기다가 승률이 낮다고 지는 것도, 높다고 이기는 것도 아니다. 아무리 실날같은 가능성이라고 해도 0가 아닌 이상 그것은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누가 말했더라??


"콜록.. 콜록.."


아, 이야기가 쓸데없는 방향으로 가버렸네. 어쨌든 병에 걸린 나는, 온전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휴식 중인 상태다. 일단 약을 만들어서 주사를 놓았긴 한데... 이 병에 처음 걸린 게 나 자신이라, 치료약이 효과가 있는지는 나 자신으로 실험하는 게 되는거다. 효과... 있으면 좋겠다... 시키냥이라면 확실하게 효과가 있는 약을 뚝딱하고 만들어주겠지만, 그녀석은 바쁘니까. 뭐, 재능없는 내가 제조한 약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확인하고 싶은 것도 있지만 말이다.


그나저나 정말 큰일이다.. 머리는 어질어질하는데다가, 땀때문에 양 손은 미끌거리지.. 기침은 계속 나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게 제일 싫다... 산책이라도.. 할까...  방 안에 계속 있으면 스트레스 쌓이고.. 밖에 나가서 상쾌한 공기를 쐬는 게 건강에 더 좋을테고.


"이보게. 그 소문 들었나?"


"무슨 소문 말인가??"


"죠가사키재단 소문 말일세. 고아원 사건 말야."


숲을 산책하고 있던 도중 조금 떨어진 곳에서 이야기소리가 내 귀에 들어왔다. 그나저나 고아원이라. 애들 잘 지내려나. 나중에 한 번 얼굴을 보러 들를까나...


"아아, 알고말고. 그곳의 아이들이 끔찍하게 살해되었다지? 얼굴이 박살났다던가..."



"누구의 짓인지 모르지만 천벌받을 놈이지. 어찌 그런 어린애들을..."


"빨리 범인이 잡혀야 하는데 말일세. 벌써 4번째라니."


하아???  가뜩이나 열로 인해 멍한 머리가 돌아가지 않았다. 누가... 죽었다고?? 에?? 고아원 아이들이?? 어째서?? 왜?? 무엇 때문에?? 이유가 뭐야?? 어째서 그 애들이 죽어야 하는거야??



그런 생각을 하느라 발이 멈춰섰다. 이야기를 하던 병사들의 목소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서 조금씩 작아지더니 들리지 않게되었다.


하아.. 진정하자.. 이리저리 생각한다고 해도 죽은 애들이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누구인지 모르겠지만..-사실 이 때의 나는 범인이 누군지 짐작은 하고 있었다. 다만, 여러가지 이유로 아니길 바랬기 때문에 그녀가 범인일거라는 생각은 머릿속이서 지운 상태였다.- 4곳이나 습격했다는 것은 습격자체가 우연이 아니다. 즉, 다른 고아원시설도 충분히 습격당할 위험이 있다는 소리였다.



나는 즉시 품 속에서 왕국의 지도와 펜듈럼을 꺼냈다. 땅 바닥에 지도를 펼치고 펜듈럼을 그 위에 이리저리 움직였다. 그러다가 어느 지점에서 펜듈럼이 좌우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걸 본 나는 즉시 공간이동마법을 외우기 시작했다. 눈, 코, 귀, 입.. 구멍이란 구멍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그 뿐만 아니라 온 몸의 모세혈관이 하나 둘 씩 터져갔다. 마나반발체질. 마나를 사용하면 몸에서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특이체질.. 그래도 주문을 외워야만 했다. 달려갔다가는 최고 속도로 달린다고 해도 100% 늦을테니까. 열과 통증 등으로 굴러가지 않는 머리를 억지로 굴리며 좌표계산을 완료했다.


"유...이...삐??"


고아원 내에서 고아들을 죽이는 사람은 내가 잘 아는 사람이었다. 왜 깨닫지 못 했지?? 유이삐라면 미캉에게 원한은 차고도 넘쳤을테고, 고어원을 습격할 이유가 있었다. 막아야... 하는건가?? 고아원 애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유이삐를 막아야 한다. 하지만 그런 짓읗 했다가는 마마의 눈에... 어떻게 해야...


하지만 나의 이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유이삐가 능력을 발동하려하자 몸이 멋대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생태파괴식물인 세계수로 만든 새총에서 발사된 쇠구슬이 유이삐와 고아원 아이의 사이를 지나갔다. 그녀의 얼굴이 쇠구슬을 쳐다보고 곧바로 내 쪽으로 돌려졌다.


"무슨 짓이야, 유즈."


그러게. 무슨 짓을 한걸까. 내가 알고 싶다. 평상시라면 이런 짓을 안 했을지도 모른다. 립스의 방해라니. 이건 100% 마마의 눈에 벗어날 행동이니까. 하지만 저지른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래... 일어나버린 일은 이제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나는 평상시의 유이삐를 대하는 태도가 아닌 립스의 일원을 대하는 태도를 했다.


-위대하신 별의 아이시여. 방해를 해서 죄송합니다...


기침이 워낙 심해서 텔레파시로 그녀에게 말했다. 기침소리는.. 방음으로 들리지 않게 막았다.


- 이 건에 대한 벌이라면 달게 받겠나이다. 하지만.. 이 아이의 목숨만은 살려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당신이 고아원을 습격하는 이유는 알고 있습니다. 이 조그마한 아이의 목숨이 있든 없든 당신의 목적에 영향은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 한번의 자비를 부디 베풀어 주시지요.


무난무난하게 넘어가는게 최고다. 방금 전의 방해는 경고수준으로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유이삐가 내 부탁을 거절했을 때 내가 어떻게 움직일지 모르는 게 문제다. 마마에게 버림받을 위험을 무릎쓰고 움직잏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고열때문에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니까...


"... 식었어. 난 가볼게."


유이삐는 그 한마디를 하고 돌아서 고아원을 떠났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었다...


"살아서... 콜록.. 다... 콜록콜록... 행이야.. 늦어서 미안.. 치카. 선생님..콜록 함께 움직일래?"


나는 유일하게 살아남은 고아원 아이. 요코야마 치카를 향해 말했다. 이대로 여기 놔둔다면 다른 고아원에서 유이삐에게 습격당할 가능성이 있다. 기껏 그녀가 자비를 베풀어서 살려준 목숨이다. 내가 데리고 다니는 게 나을것이다. 치카는 안심과 공포와 온갖 감정이 섞인 얼굴을 위 아래로 흔들었다.


"미안해.... 정말..."


나는 그런 그녀를 껴안으며, 그렇게 말했다.




*    *      *


"참격황제의 검 말야??"


머리 끝 부분이 회오리 모양으로 감겨있는 포니테일을 한 여성이 탁자 위에 놓인 도넛을 먹으며 눈 앞에 떠 있는 반투명 모양의 화면 반대편의 상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 네. 아마 봉인이 풀릴거에요. 뭐, 저희는 그 검의 봉인이 풀리든, 최종적으로 누구의 손에 들어가든 상관없지만요.


"응. 알고 있어. 그런데 그걸 왜 말 한 거야?"


- 하지만 그게 오니기리교의 손에 간단히 넘어가면 재미가 떨어지죠. 이렇게 재미있는 사건은 그렇게 자주 오지 않거든요. 조금 더 극적인 이야기가 쓰여질 필요가 있어요.


"하지만 가뜩이나 미치루짱이 없는데, 나마저 없어지면 우리 교단 난리날텐데?? 이래뵈도 나 대주교잖아?"


-걱정마시죠. 제 능력으로 기억을 조작하면 되니까요. 일이 잘못되더라도 제가 어떻게든 할테니 안심해주세요. 노리코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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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그드라실


키타미 유즈가 과거 제거에 성공했던 세계수를 이용해서 만든 새총. 물과 지력을 무한정 빨아들이는 세계수의 특징에 마법적처리를 해, 에너지를 빨아들이는 효과를 지니게했다.


마력반발체질


마법 등 몸에서부터 마나를 움직이려 하면 혈관이 터지는 특이체질. 이 체질을 지닌 사람은 마법 등을 사용하는 것은 거의 상당히 힘들다고 한다(불가능은 아니다). 이 체질의 사람은 1000만 명에 1명 정도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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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메이크 전에는 원래 유이가 고아원애들 학살하는 걸 안다는 설정이었던 반면에 리메이크판에서는 몰랐다는 설정으로 바뀌었습니다.



사실 원래 유이랑 유즈랑 붙일까라고 생각했지만... 이리저리 고민끝에 싸우지 않는 걸로 결론 지었습니다. 둘이 붙였다가는 문제가 커질테니까요...


마지막에 노리코랑 대화를 나누던 사람은... 뭐, 다글 눈치채셨겠지만 나나를 제외하고 유일한 우사밍 가문의 사람인 그 여자입니다. 이 여자측의 멤버들이  움직이는 건 이야기가 재미있게 돌아가게 하는 것. 이 대사건을 지켜보고 예술품-그림, 소설, 악보-를 만드는 거라는 시점에서 오니기리교와 맞먹는, 아니 그 이상의 작중 최고 노답 집단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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