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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P "어느 프로듀서의 그저 그런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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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05, 2017 21:15에 작성됨.

~꽃집~

 

린 “응. 지금 가게 보고 있어.”

린 “아니, 오지 마. 넌 와도 존대 안 할 거야.”

린 “잠깐. 손님 오셨어.”

 

린 “어서 오세요. 어?”

겨울P “안녕하십니까.” 꾸벅

린 “오늘 일 하는 날 아니야?”

 

겨울P “반차를, 냈습니다. 할 일이 있어서.”

겨울P “오후에는, 회사로 가봐야 합니다.”

 

린 “흐응. 별 일이네. 이런 건 처음 봐.”

겨울P “날씨가 좋아져서요. 시원하고.”

린 “가을이니까. 어쩐지. 그래서 나온 거구나. 그것도 꽃집에.”

겨울P “아이바 씨가, 추천해 주셨습니다. 여기 꽃이 좋다고.”

린 “찾고 있는 꽃이라도 있어? 어떤 용도?”

겨울P “축하용으로, 포인세티아를. 이 날에 보내주실 수, 있을까요.”

린 “이 날이면…… 애들 라이브 날이구나. 벌써 축하 준비하는 거야?”

겨울P “실수 없이 준비하려고요.”

린 “왠지 부러운데. 가을P도 꼼꼼하지만 일 외적으로는 영 아니거든.”

겨울P “선배는, 담당이 많으니까요. 전부 신경 쓰기, 힘들 겁니다.”

린 “그렇겠지. 지금도 새 기획을 생각할 정도니까.”

 

린 “이건 아빠랑 엄마한테 얘기해둘게.”

린 “유미 말대로 우리 집 꽃 정말 좋으니까 걱정은 하지 마.”

 

겨울P “감사합니다.”

린 “또 필요한 거 있어? 차라도 줄까?”

겨울P “아뇨. 이번엔, 음반 매장에 가야해서.”

 

겨울P “그럼 이만…….” 꾸벅

 

린 “…… 보고 있으면 전에 뭔 일 하던 사람인가 궁금하단 말이지.” 중얼

린 “일단 이것부터 적어둬야겠다. 다음 라이브 날에 포인세티아. 어?”

린 “전화 안 꺼놨잖아?”

 

-미오 “후후후. 그걸 이제야 알다니! 시부린!”

린 “다 들은 거야? 몰래 준비하는 것 같던데. 큰일이네.”

-미오 “괜찮아~ 겨울P 이런 걸로 화 안내니까.”

 

-미오 “그보다 겨울P가 휴식을 취하다니. 그 은밀한 일상이 궁금한 걸요~?”

-미오 “가자, 시키냥! 추적이다!”

 

린 “시키까지 있었어!? 잠깐, 미오!” 다급

린 “하아. 겨울P한테 미안하게 됐네.”

 

 

~음반매장~

 

미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이곳은 프로덕션 근처 상가 음반매장입니다.”

미오 “정보원 시부린 양의 말에 따르면 이곳에 겨울P가 있다는데요?”

미오 “저는 오늘 겨울P를 찾아 그 일상 속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려고 합니다.”

미오 “이것은 어쩌면 목숨이 걸린 비밀 취재……. 하지만 저는 굴하지 않습니다!”

 

시키 “킁킁. 여기에 백야가 있는 건 확실한 것 같은데.”

미오 “말씀드리는 지금! 시키냥 요원이 겨울P를 찾아냈습니다!”

시키 “그 전에 잠깐 이것부터. 시키냥 특제 향수~” 치익- 치익-

미오 “이건 왜 뿌리는 거야?”

시키 “백야도 후각이 좋으니까. 위장 안 하면 쉽게 들킬 거야.”

 

시키 “우린 지금 ‘비밀취재’하는 거잖아?” 냐하

미오 “역시 시키냥. 철저해!”

시키 “아, 저기 백야.”

미오 “얼른 숨어!” 샤샥

 

 

겨울P ‘이쪽이 인기곡들인가. 장르가 꽤 다양하군.’

겨울P ‘최신 트렌드를 분석해둬야 프로듀스에도 도움이 되지.’

겨울P ‘일단 몇 가지만 들어볼까. 흠. 이건 앨범구성이 괜찮은데.’

겨울P ‘하지만 이 장르가 우리 애들한테 맞을까. 새로운 시도도 좋지만…….’

겨울P ‘다른 것도 들어볼까. 이쪽은 록인가.’

 

나츠키 “겨울P?”

 

겨울P “!”

겨울P “키무라 씨. 안녕하십니까.” 꾸벅

 

나츠키 “록 음악 듣는 거야? 오, 그 앨범 엄청 좋아.”

나츠키 “특히 3번 트랙. 전주에서부터 느낌이 오거든.”

나츠키 “그걸 고르다니. 역시 감각이 있는데?”

 

겨울P “그렇습니까. 록에, 조예가 깊지는 않습니다만.”

나츠키 “그래? 잘 모르는데도 그걸 집다니. 생각보다 훨씬 록한 걸?”

겨울P “감사합니다. 그럼, 이 앨범은, 꼭 사야겠는 걸요.”

 

겨울P “키무라 씨의, 추천을 받았으니.”

나츠키 “하하. 왠지 부담되는 걸. 마음에 안 들면 큰일이겠어.”

 

나츠키 “전에 치에리하고도 비슷한 일이 있었어.”

나츠키 “모르는 사이에 록 음악 코너로 와서 좋은 밴드들 음악을 듣더라고.”

나츠키 “본인은 전혀 몰랐다면서 말이야. 겨울P도 그런 타입일지도 모르겠는데?”

 

겨울P “사실, 전부터 관심은, 가졌습니다. 좋아하는, 밴드도 있고요.”

나츠키 “궁금한데. 어떤 밴드들이 좋아?”

겨울P “퀸, 비틀즈, AC/DC를…….”

나츠키 “유명한 밴드들 위주로 들었구나.”

겨울P “특히, 보헤미안 랩소디가 좋더군요.”

 

겨울P “전에 모시던 분이, 그런 음악들을, 좋아하셨습니다.”

겨울P “록이나, 올드 팝. 덕분에, 주워들은 것들이 있습니다.”

겨울P “한국에서는 록이 비주류라, 그 이상의 관심은 못 가졌지만”

겨울P “일본은 밴드도 많고, 한국보다는 접하기 쉽더군요.”

 

나츠키 “한국에선 록이 비주류인 건가.”

겨울P “유명한 밴드들은 있지만, 입지가 불안정합니다.”

나츠키 “그럼 어떤 음악이 유행해? 아이돌 음악은?”

겨울P “제가, 여기 오기 전에는 힙합이었죠. 아이돌 음악은…… 당시엔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겨울P “전체적으로, 일본과 유사했습니다.”

겨울P “그런데, 일본 아이돌은 한국보다 더, 다양하더군요.”

겨울P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나츠키 “꽤 신랄하게 말하네. 그런 점도 록한 걸.”

겨울P “그렇습니까.”

나츠키 “그쪽 음악 좀 추천해줄 수 있어? 겨울P가 추천해주면 믿고 들을 수 있을 것 같아.”

겨울P “그건, 부담되는 일이네요. 마음에 안 드시면, 큰일이겠어요.”

나츠키 “하하하! 각오하라고. 나도 꽤 신랄하니까?”

겨울P “네. 나중에, 목록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시키 “뭔가 순조롭게 얘기가 진행되는 것 같은데?”

미오 “나츠키치하고도 말이 통하는구나. 대단하네, 겨울P.”

시키 “백야는 가방끈 짧은 것 치고 아는 게 많은 듯 모르는 듯 하니까.”

미오 “전에 하던 일이랑 관련 있으려나. 그러고 보니 겨울P는 한국에서 무슨 일을 했지?”

시키 “음……. 아! 저기 둘이 헤어진다!”

미오 “어? 그럼 따라 가야지!”

 

시키 ‘위험위험~ 미오는 그런 거 알면 안 되지♪’

 

 

나츠키 “잠깐 얘기했는데도 즐거웠어. 역시……라고 할까.”

겨울P “뭐가 말입니까?”

나츠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예사로운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거든. 눈빛이라던가.”

 

나츠키 “이것저것 소문은 들려오는데 전부 확실한 것들은 없더라고.”

나츠키 “수상한 일을 했다는 말도 있었고. 그런데 직접 얘기해 보니까 알겠는걸.”

나츠키 “겨울P는 좋은 사람인 것 같아. 그것도 아주 록한 사람.”

나츠키 “그럼 이만. 오토바이 동호회랑 만나기로 했거든.”

 

겨울P “안녕히 가십시오.” 꾸벅

 

겨울P “…… 눈빛이라던가. 수상한 일. 소문.”

겨울P “죄송합니다. 전부 사실이에요, 키무라 씨…….”

 

 

~서점~

 

미오 “이번에 겨울P가 방문한 곳은 서점입니다.”

시키 “그리고 서점하면 생각나는 사람을 딱 만나버렸네.”

미오 “후미후미!”

시키 “엄청 말이 없을 것 같은 조합인걸.”

미오 “그러다 말문 트이면 엄청 어려운 대화가 오갈 것 같아.”

 

 

후미카 “안녕하세요…….” 꾸벅

겨울P “안녕하십니까.” 꾸벅

 

겨울P “밖에 나오셨군요. 숙부님의 서점이 아니라.”

후미카 “네. 대형 서점에는 저희 가게에 없는 책들도 많으니까요.”

겨울P “찾으시는 책이, 있으신가요?”

후미카 “아뇨. 오늘은 그저 휴일이라…….”

겨울P “분위기를, 즐기러 오셨군요.”

후미카 “네. 여긴 휴게공간도 잘 마련되어있거든요. 그런데…….”

겨울P “?”

후미카 “이런 걸 받았어요.” 스윽-

겨울P “책이군요.”

 

후미카 “좀 전에 휴게공간에서 책을 읽고 있었는데, 다 읽고 보니까 옆에 놓여있더라고요.”

후미카 “정말 갖고 싶던 책이에요. 오래된 책이라 이제 구하기 어렵거든요.”

후미카 “아마 팬 분이 주신 것 같은데. 어떻게 알고 주신 걸까요.”

후미카 “감사라도 드리고 싶은데.”

 

겨울P “사기사와 씨의, 숙부님 입니다.”

후미카 “네?”

겨울P “사기사와 씨를, 잘 아니까요.”

 

겨울P “자주 책을 읽는 장소, 시간. 원하시는 선물까지.

겨울P “전부 알고 있으려면, 사기사와 씨와, 가까워야 합니다.”

겨울P “숙부님은 오랫동안, 서점을 운영하셨죠. 구하기 어려운 책을, 구할 능력이 있으십니다.”

겨울P “대놓고 전해드리기엔, 쑥스러우셨나 봅니다. 타이밍도 안 맞고.”

 

후미카 “타이밍?”

겨울P “생일, 얼마 안 남으셨죠?”

후미카 “네. 그런데 그 날엔…….”

겨울P “생일 라이브. 선배에게 들었습니다.”

후미카 “……무뚝뚝한 분이세요. 저희 숙부님.”

겨울P “그러신 것 같습니다.”

 

후미카 “전혀 상상도 못 했어요. 숙부님이…….”

후미카 “그런데 조금만 생각하면 쉽게 알 수 있는 일들이네요.”

후미카 “그런 걸 순식간에 알아내시고. 정말 굉장하세요.”

 

겨울P “과찬이십니다.”

후미카 “저, 책을 많이 읽으니까 지식이 많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어요.”

겨울P “실제로 사기사와 씨는, 지식이 많으십니다. 대단한 분이시죠.”

후미카 “그거야 말로 과찬이세요. 저는 필요도 없는 지식을 많이 알고 있을 뿐이거든요.”

 

후미카 “평소에는 말이 없다가도 아는 주제가 나오면 말이 많아져요.”

후미카 “하지만 알고 있는 지식으로 무언가를 이룬 적은 없죠.”

후미카 “책을 많이 읽었을 뿐, 책 밖의 세상은 알지 못 하거든요.

후미카 “그래서 겨울P를 보면서 깨달아요. 지식과 지혜는 다르다는걸.”

후미카 “세상에서 부딪히며 생생한 경험을 한 분들에 비해 저는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후미카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될 수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겨울P “아이돌을, 계속 하십시오.”

후미카 “네?”

 

겨울P “우리 프로덕션엔, 수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겨울P “각자 다른 개성과, 경험을 지녔죠. 그들과 함께 하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겨울P “그 때, 사기사와 씨의 지식은, 분명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겨울P “사실 저는, 그 지식이 부럽거든요.”

 

후미카 “제가요?”

겨울P “네.”

 

겨울P “저에게 학교란, 배움의 공간이 아닌, 그저 형식적인 장소였습니다.”

겨울P “사회에 나왔을 때, 저는 많이 부족했죠. 그래서 책을 읽었습니다.”

겨울P “문학, 인문학. 가리지 않고. 그럼에도 지식은 부족하고, 그나마 활용법도, 나중에서야 깨우쳤죠.”

겨울P “그런데, 방대한 지식을 가진 사기사와 씨를 보니, 순수하게 놀랐습니다.”

겨울P “저의 언변이 짧아, 더 이상은 표현이 안 됩니다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겨울P “사기사와 씨는, 좀 더, 자신감을 가지셔도 됩니다.”

 

 

미오 “오오. 겨울P. 완전 멋졌어!”

시키 “백야가 이럴 때 보면 말 참 잘해. 생각해 보면 시키냥도 저런 식으로 꼬셨지~”

미오 “아. 말 잘해야 하는 직업이면 상담사를 했나? 아이돌 사이에서 겨울P 별명이 상담사잖아.”

시키 “으응~ 그랬을지도 모르지.”

미오 “좀 더 진지하게 생각 좀 해봐, 시키냥. 우리 중에 겨울P랑 제일 얘기 많이 하잖아.”

시키 “아, 백야 또 어디 간다.”

 

 

후미카 “감사합니다. 역시 좋은 분이시네요.”

후미카 “덕분에 숙부님의 정성도 알았어요. 나중에 감사드려야겠어요.”

후미카 “그런데 이야기를 해보니까 더 궁금해지네요. 겨울P는 어떤 분인지.”

 

겨울P “…… 저는 이만, 가봐야겠습니다.” 꾸벅

후미카 “네. 감사했습니다.” 꾸벅

 

 

~카페~

 

미오 “이번에는 카페. 테이블에 앉은 걸 보니 일행이 있는 건가?”

시키 “있지있지, 미오. 난 파르페 먹을 건데 미오는 뭐 먹을래?”

미오 “난 오렌지 주스……가 아니라! 좀 집중하라니까! 시키냐앙!”

 

미오 “카페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수상한 남자.”

미오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밀회의 현장! 냄새가 난다고!”

 

시키 “난 아무 냄새 안 나는걸. 뭐, 백야가 수상한 건 동의.

시키 “하지만 그런 끈적한 밀회를 할 것 같진 않아. 아냐를 두고서.”

 

미오 “역시 그렇지?”

시키 “몰래 만난다는 건 맞지만. 그렇게 심각한 비밀은 아니겠지.”

미오 “그럼 누구지? 선약까지 잡고…… 아! 저기!”

시키 “흐응?”

미오 “란란이다!”

 

 

겨울P “오셨습니까.”

란코 “기다리게 했구나, 흑백의 기사여.” 후후

 

란코 “오늘 만나자 한 것은 다름 아닌 나의 운명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서다.”

란코 “그대도 알다시피 나의 날개는 펼쳐진지 오래, 충만한 마력을 뽐내고 있다.”

란코 “허나 나의 모습에 불만을 표하는 이들이 있으니, 이대로는 연회에 종말이 찾아오고 말겠지.”

란코 “대비하기 위해선 나의 새로운 진화를 위해 현자의 지혜를 빌릴 필요가 있으니!”

란코 “그대의 진명을 걸고 이에 협력하라!”

 

겨울P “우선, 주문하시죠.”

란코 “어, 어?”

점원 “주문 도와드리겠습니다.”

란코 “아아아아! 네, 넷!”

 

 

미오 “겨울P 매정해라~”

시키 “무슨 말 하는지 모르니까 자기 페이스대로 나가기로 했나봐. 머리 잘 썼네.”

미오 “란란이랑 아스아스는 어떤 의미로는 겨울P 천적이니까.”

 

 

겨울P “어떤 걸로 드시겠습니까?”

겨울P ‘또 무리하게 블랙커피나 시키지 않으면 좋겠는데.’

겨울P ‘보는 내가 괴로워진단 말이지.’

 

란코 “나는…… 멜론 소다로!”

 

겨울P ‘호오. 이제 자기 입맛에 맞는 걸 시킬 줄 알게 됐군.’

겨울P ‘좋은 일이야. 그럼 나는 바닐라 프라푸치노를 마실…… 음?’

 

란코 “…….” 반짝반짝

겨울P “…….”

란코 “…….” 초롱초롱

겨울P “…….”

 

겨울P “블랙커피, 주십시오.”

란코 “!” 화아아-

 

 

미오 “아아~ 겨울P 양보 많이 했는데.”

시키 “팬서비스도 할 줄 알고. 완전 아이돌 다 됐어.”

 

 

겨울P ‘하아. 나도 단 거 좋아하는데. 마실 줄 아는데. 쯧.’

 

겨울P “그래서, 왜 부르신 거죠?”

란코 “그러니까 나의 운명을 개척키 위해……. 그러니까!”

 

란코 “저의 그, 이런 모습. 겨울P가 보기엔 어떤가요?”

겨울P “개성적이십니다.”

란코 “그것 말고도! 그게…….”

 

란코 “얼마 전에 팬들에게 응원편지를 받았어요. 라이브 봤다고, 정말 멋졌다고.”

란코 “정말로 기뻤지만 요즘은 그런 생각이 들어요. 사람들은 저를 어떻게 볼지.”

란코 “단순한 컨셉? 중2병? 어쩌면 그저 웃기는 사람……일지도.”

란코 “가을P는 이 모습이야 말로 저라고, 고민하지 말라고 말해줬지만, 그건 제 프로듀서니까.”

란코 “아이돌에게 나쁜 말을 할 수는 없으니까 그런 걸지도 모르잖아요. 좀 불안해졌어요.”

란코 “겨울P라면 저를 객관적으로 봐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물어보려고요.”

란코 “제 모습이 이상하지는 않은가요? 이런 고민을 하는 것도 괜찮은 걸까요?”

 

겨울P “…… 고민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겨울P “칸자키 씨는 14살, 사춘기시니까. 그 시기엔, 모두가 고민을 하죠.”

겨울P “당연한 과정이니, 너무 불안해하실 필요, 없습니다.”

 

란코 “그럼…….”

겨울P “그리고, 중2병이라는 말을, 너무 안 좋게 생각하지도 마십시오.”

란코 “네?”

 

겨울P “그건 그저, 인터넷으로 퍼진, 남들이 떠드는 말이죠. 자극적이라, 중독성이 큽니다.”

겨울P “놀림조로 쓰이고, 부정적인 이미지도 있지만, 말씀드렸듯이, 당연한 과정입니다.”

겨울P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스스로를 확립하는 시기. 그저 그 뿐입니다. 놀림당할 게 아니라, 오히려, 소중합니다.”

겨울P “이 시기가 지났을 때, 칸자키 씨가 어떤 모습일지, 그건 저도, 칸자키 씨도, 선배도 모릅니다.”

겨울P “그래서 기대됩니다.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반짝이는 칸자키 씨니까.”

겨울P “이 고민이 끝났을 때, 어떤 모습으로 ‘각성’하실지. 그러니, 남들의 시선에, 너무 휘둘리지 마십시오.”

 

란코 “각성…….”

겨울P “칸자키 씨는, 그 당당함이 매력이라고, 그렇게 생각합니다.”

란코 “…… 후후후. 역시 알아보는구나!”

 

란코 “진리를 꿰뚫는 그대의 눈은 믿을만하구나!”

란코 “이렇게 다시 한 번 도움을 받은 것에 감사의 뜻을 담아…….”

 

겨울P “음료, 나왔습니다.”

란코 “어? 아, 넷!”

 

 

미오 “역시 프로덕션 비공식 상담사. 일단 말하면 청산유수잖아.”

미오 “투박하게 생긴 언변의 마술사. 이것이 겨울P의 진정한 모습인…….”

 

시키 “파르페 나왔다! 미오도 얼른 먹어.”

미오 “집중 좀 하자니까 시키냥!”

 

 

~프로덕션~

 

미오 “아아. 이렇게 소득 없이 돌아오는 건가요.”

시키 “응. 지금 프로덕션이야. 막 돌아왔어.”

미오 “독자 여러분 죄송합니다. 우리 취재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특종을 잡진 못했습니다.”

시키 “오늘 바깥 날씨가 좋아서. 잠깐 나갔다오니까 꽤 즐거웠어.”

미오 “하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다음에는 아냐까지 포함해서 반드시 겨울P의 비밀을!”

시키 “알았어~ 금방 사무실로 들어갈 테니까 기다려~”

 

미오 “근데 시키냥은 누구랑 통화하는 거야?”

시키 “백야♪”

미오 “뭣?!”

 

 

~사무실~

 

겨울P “이건 음악 앨범.”

아냐 “록이네요?”

겨울P “추천받았어. 특히, 3번 트랙이 좋다고 들었는데.”

 

겨울P “난, 2번이 더 좋더라고.”

겨울P “여기 안쪽에서, 찡하고 울리는…… 그런 느낌.”

겨울P “아마, 너도 좋아할 거야.”

겨울P “그리고 이번에 읽을 책은, 이거.”

겨울P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이것도, 마음이 울리는 느낌이야.”

 

아냐 “Спасибо(고마워요.) 프로듀서가 추천해준 책들, 전부 좋았어요.”

아냐 “이것도 분명 그럴 거예요. 다 읽고 또 감상을 공유해요.”

 

벌컥!

 

미오 “겨울P! 다 알고 있었어!?”

시키 “냐하~ 다녀왔어♪”

 

아냐 “미오? 무슨 일이에요?”

 

미오 “잠깐만, 아냐. 겨울P랑 할 말이 있어.”

미오 “겨울P! 우리가 따라오는 거 알고 있었어?”

 

겨울P “모를 리가 없지. 다 티 나는데.”

미오 “뭐야! 그런 줄도 모르고 얼마나 조심히 따라갔는데!”

겨울P “조심히는 무슨. 왜 안 들킨다고, 생각하는 건지.”

미오 “다 알면서 얘기 안 하다니 치사해. 창피하잖아.”

겨울P “그래도, 재밌었잖아.”

미오 “그렇긴 했지만…….”

 

시키 “저기 두 사람~ 그보단 이쪽이 문제 같은데?”

 

미오 “응?”

겨울P “아……차.”

 

아냐 “프로듀서! 미오! 시키!”

 

미오 “어, 엇?”

겨울P “응.”

시키 “냐하.”

 

아냐 “셋이서만 놀러간 거예요!?”

 

미오 “어, 그러니까, 이걸 셋이 놀러갔다고 해야 하나, 둘이 놀러갔다고 해야 하나…….”

시키 “백야가 처음부터 알고 있었으니까 결국 같이 놀았다고도 할 수 있겠지~”

 

아냐 “프로듀서!”

겨울P “응.”

아냐 “저는 오늘 하루 종일 레슨만 했어요.”

겨울P “알아. 그래서…….”

아냐 “책이나 앨범보다도 프로듀서랑 같이 있고 싶었어요.”

겨울P “…… 미안.”

아냐 “정말로요?”

겨울P “응.”

아냐 “그럼 저하고도 놀러가요.”

겨울P “어?”

 

미오 ‘아냐!’

시키 ‘오호?’

 

겨울P “저기, 그건…….”

아냐 “미안하다 했으면서, Ложь. 거짓말한 건가요?”

겨울P “그러니까, 그…….”

 

미오 ‘겨울P! 제발! 눈 딱 감고 한 번만!’ 손짓

시키 ‘여기서 거절하면 어떻게 되려나~♪’ 발짓

 

겨울P “하아……. 알았어.”

아냐 “!”

겨울P “다음 주말, 괜찮을까?”

아냐 “хорошо(좋아요)!” 반짝반짝

 

 

미오 “장하다, 겨울P.”

시키 “근데 이제 겨우 시작이란다, 백야야~”

 

 

 

 

 

 

 

 

 

 

다음 이야기에선 아냐와 겨울P가 데이트 합니다.

연애를 모르는 저로선 과연 잘 써질지가 의문인데, 일단 개그 성분은 많이 빠질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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