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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e Line - 2화 - 대응책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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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01, 2017 23:31에 작성됨.

지난 번에 주신 태클, 잊지 않고 본편에서 잘 써먹겠습니다. 단 이번편에는 막판에 설명이 들어가니, 양해를 부탁드립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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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우리는 사건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다는 쪽으로 나가야할 것 같습니다.”
사내 변호사인 정영준 변호사가 상황을 파악한 후 입을 열었다. 그의 말에 모든 이의 시선이 집중됐다.
“이미 사건은 터졌고, 검찰이나 경찰에서는 어떻게든 범인을 잡으려고 할 겁니다. 게다가 저희는 이미 유사한 사건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분명 검경은 저희 쪽도 수사할 겁니다.”
정영준의 말을 들은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에 있는 몇몇 인물들은 몇 년 전에 사건 하나를 일으켜서 국제적 사건으로 비화할 뻔 했던 전력이 있었다. 당시 일본 정부가 인체 실험을 했다는 사실을 폭로해서 다행이지, 잘못했으면 제대로 국제적 사건이 될 뻔 했을 것이다.
“정변호사님. 일단은 저쪽 조사요구에 응해야 하지 않습니까?”
“팀장님 말씀도 일리가 있습니다만, 일단은 저쪽이 먼저 떡밥을 던져야죠.”
정영준 변호사의 말을 들은 모두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법적인 문제는 그가 전문이었기 때문에 법적 문제에 대해서는 그가 직접 나서는 게 유리했다.
“그럼 만약에 저쪽에서 요구가 오면 우리가 가는 거로 하죠. 일단은 아직 저쪽은 제가 돌아온 것을 모를 거니까요.”
재혁은 법적 절차에 대해서는 영준에게 위임하기로 하고 직원들에게는 취재요청이 오면 홍보 업무를 총괄하는 김 차장에게 이야기 하라고 지시한 후 퇴근시키고 집으로 돌아갔다. 이날 그를 포함한 직원들이 사무실에 있던 시간은 오전 8시 30분부터 6시간 남짓이었다.

월요일 오후 2시 30분, 검은색 도요타 크라운 애슬리트 S(トヨタ・クラウン アスーリトS GRS214) 세단이 도쿄지방검찰청에 모습을 드러냈고 차에서 정영준이 내렸다. 오전에 도쿄지방검찰청으로부터 전화가 오는 바람에 재혁이 그를 대신 보냈기 때문이다.
지방검찰청 청사에 들어서니 한 여성이 정영준을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주식회사 도카이도 이글의 정영준 변호사님 맞으시죠?”
“네, 제가 정영준입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도쿄지방검찰청 소속 아이바 유미(相葉夕美)입니다.”
“반갑습니다.”
“절 따라 오시죠.”

“검찰청은 처음이시죠?”
“한국에서도 거의 안 갔습니다. 법정만 주로 가서 말이죠.”
“이번에 발생한 사건에 대해 혹시 그쪽에서 아시는 건 있나요?”
잠시 영준이 걸음을 멈췄다. 질문을 던진 유미가 그를 쳐다봤지만 영준은 잠시 후 고개를 저였다. 아는 내용이 없다는 뜻이다.
“아예 없으신가 보네요.”
“지금 조사하시고 계신 내용 그대로일 겁니다. 아마 저희 팀장님이 오셔서 말씀하셔도 똑같을 겁니다.”
“혹시 변호사님 쪽에서 조사한 건 없으신가요? 닛타 검사님이 직접 들어보고 싶으시다 하셔서…….”
영준은 유미의 말을 듣고 쓴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글쎄요, 저는 뭐 회사 법무팀에 있어서 말이죠. 사실 저의 직원들도 놀라서 사무실로 급히 온 거니까요.”

“그쪽 팀장님께서는 사건 터지고 나서 들어오신 거군요.”
“그렇습니다. 사무실에서 보신 김 차장님 전화로 사건을 알았죠.”
“한국에서는 아예 보도가 안 나갔나요?”
미나미의 말을 들은 영준이 한숨을 쉬면서 답변했다.
“보도는 팀장님이 도쿄 집에 들어온 시간에 나갔다고 합니다. 사건 발생 직후 일본 교도통신(共同通信)과 한국 연합뉴스에서 발표를 했다고 하지만 한국 내 방송에 나가는 것에는 시간이 좀 더 걸린 것으로 압니다. 사건 당일이 주말이었고, 게다가 주말 뉴스 내용이 많아서 조금 늦었던 것으로 압니다.”
“도쿄 집이요?”
“뭐 저희 팀장님도 한국인이라서 말이지요, 여기서 업무를 봐야하는데 매일 서울과 도쿄를 오갈 수 없잖아요. 그래서 임시 거처를 잡았었죠.”
“그 집이 현재의 집인가요?”
“네, 현재 치요다구에 계세요. 칸다였나? 네, 칸다 쪽입니다.”
“칸다요?”
미나미는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칸다지구면 보통 사기사와 후미카가 자주 가는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사기사와 조사관이 진보쵸(神保町)에 자주 가긴 하던데……. 혹시 그럼 거기서 볼 수 있을까요?”
영준은 그 말을 듣고 당혹해했다. 물론 재혁이 진보쵸에 가지는 않지만 집 위치도 그 쪽 부근이니 잘못하면 걸릴 거다.
‘팀장님보고 당분간은 그쪽으로 나가지 말라 해야겠군. 걸리면 그대로 여기 올지도 모르잖아?’

한 2시간 정도 지나서였을까? 영준이 검찰청을 빠져나왔다. 조사가 종료된 것이다.
‘양쪽 다 별 소득은 없군, 일단 우리야 최대한 협력한다고 했지만, 우리가 뭐 아는 것도 없을 거고, 저쪽도 따로 주는 게 없군. 일단 사무실로 돌아가서 보고해야겠다.’
영준이 검찰청을 나오는 순간, 검찰청의 닛타는 무슨 생각이었을까?
‘장기전이 될 거 같아.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한방이 없어. 라크로스 하던 시절 이상으로 어려운거 같아. 어떻게 해야 하지?’

“결국 장기전이 되겠군요. 검찰에도 정보는 없을 거 같고, 경시청에서는 어떻다고 합니까?”
“경시청도 아냐스타시야 경부를 중심으로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아는데, 그쪽은 보안이 철저하죠. 뭔가 이야기가 나오려면 시간은 걸릴 거 같습니다.”
송재혁 팀장은 사무실로 돌아온 정 변호사에게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장기전으로 흐를 거 같았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CCTV는 확보된 상태이고, 검경합동수사본부에서 조사 중이라고 하지만 폭발물이 터진 곳이 사각지대와 비슷한 곳이었다고 한다.
“360도가 아닙니까?”
“화질에 따라서는 제아무리 360도라 해도 사각은 있기 마련입니다. JR히가시니혼도 이 사실을 알았을 거고요.”
“알고도 설치 안 했으면 그건 문제 아닙니까? 돈일본 소리 듣는 놈들일텐데?”
“실제로 추가 설치가 진행되고 있던 찰나에 터진 거겠죠. 그리고 회전하는 시간이 있다 보니까 그 사이에 사건이 터지면 모를 수 있는 것으로 압니다. 경시청 내에서 들리는 이야기이지만, 범인들은 그걸 노린 거 같다고 하는군요.”
“그럼 범인들은 그걸 알고 있다는 뜻인데…….”
재혁은 영준의 말을 듣고 턱을 쓰다듬었다. 이미 수염은 아침에 면도해서 없어졌지만, 뭔가 고민을 할 때마다 턱을 쓰다듬는 것은 그의 버릇 그 자체였다.
“팀장님, 일단 이 문제는 요청 들어올 때마다 검토하는 것으로 하시죠. 어차피 우리는 뭐 낼 카드가 없잖아요?”
“그러게요. 어차피 김 차장님께서도 이번 건은 정 변호사님에게 맡기기로 하셨잖아요?”
“그렇습니다.”
“일단은 김 차장님에게만 간단하게 내 이야기 하죠.”
재혁은 그 말을 한 이후 정영준을 돌려보내고 김태열을 불러서 영준이 검찰청에 가서 들었던 이야기를 전달했다. 말을 들은 태열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재혁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고 대화중에 영준을 다시 불러서 추가적인 설명을 들어보기도 했다.

화요일 오전 10시, 사무실에 이상한 기운이 감돌았다.
신주쿠역 폭파사건에 관한 보도가 나오는 것을 전 직원들이 보고 있었다. NHK 보도를 보던 몇몇 직원들은 급히 통역을 요청하는 바람에 복수의 언어가 가능한 직원들이 급히 통역하는 관계로 정신이 없었고 보도 내용을 들은 사람들의 표정은 일그러져있었다.
“결국은 그거네? 아직 범인도 못 잡았다는 거 아냐?”
보도 내용을 들은 재혁이 입을 열었다.
“일단은 CCTV를 모두 분석했다고 하는데, 시간이 지난 상태에서 분석하다보니 유실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아니, 경시청과 동일본 여객철도는 세트로 뭘 한 거야? 사건 발생과 동시에 CCTV를 일단 저장해놔야지. 기본적인 업무 처리가 미진한 거잖아. 게다가 사건 직전의 영상을 찾기 힘들다는 것은 또 뭔데?”
“워낙 신주쿠역 자체가 크고, 또 접속 노선만 여러 곳이잖습니까? 게다가 그 역을 JR 동일본만 관할하는 게 아니라 오다큐 전철(小田急電鉄), 케이오철도(京王電鉄), 도쿄도 교통국과 도쿄 메트로(東京メトロ)가 같이 운영하는데다 인근에 또 세이부 철도 관할인 세이부신주쿠역(西武新宿駅)도 있고요.”
이쯤 되면 답이 없다는 이유를 알겠다. 일단 접속 노선만 해도 야마노테선, 사이쿄선, 쇼난신주쿠라인1), 쥬오선2), 쥬오-소부선 각역정차선3), 오다큐 오다와라선, 케이오선, 오에도선, 마루노우치선, 신주쿠선(케이오신선과 직결)이 접속하는데, 역사+지하도를 다 합쳐서 출구가 200개다. 그 200개의 출구를 다 뒤져보고, 역사도 다 뒤지고, JR을 비롯한 운영업체에 공문을 보내는 것도 일이다. 범인이 어디서, 어떤 루트로 폭탄을 놓고 갔는지는 더 조사해야 할 판이었다. 이 때문에 경시청과 검찰에서 초기에 각 운영사에 공문을 보내서 처리를 해야 했겠지만 그놈의 관료제의 폐해라는 게 참 답이 없는 거 같다. 그래서인가, 닛타 미나미 검사와 아나스타샤 경부를 이번 합동 수사팀의 양측 책임자로 넣은 거 같긴 한데, 이거 괜찮을까?
다들 그 말을 들은 후 각자 입을 열어서 의견을 냈다. 홍보실, 사무국, 선수단 가릴 거 없었다. 최연소자부터 최연장자까지 모두가 의견을 던졌고 재혁은 계속 듣기만 했다. 아무래도 그 역시 뭔가 고민하는 듯 했다. 한 20분이 지났을까?
“잠깐, 잠깐. 다들 주목해봐. 다들 말하는 건 이해가 가는데, 일단은 우리가 거기에 뭐 왈가왈부할건 아니잖아?”
고민하던 재혁이 입을 열었다. 모두들 그를 쳐다보고선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은 팀장님 말 대로죠. 경시청이나 검찰에서 뭐라 할지는 더 두고 봐야 할 거 아닐까요?”
“소노다 네 말이 맞아. 일단 우리는 지금 언론 보도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어. 지난 일요일에 정 변호사가 말한 그대로 하자고. 김 차장님.”
“알겠습니다. 일단 그제도 말한 거지만, 만약 언론에서 연락이 오면 이곳으로 연락하라고 해. 그 뒷일은 내 선에서 처리하지.”
재혁과 태열의 말을 들은 멤버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선수단은 이 시간 이후로 퇴근하세요. 홍보팀은 혹시 방송이나 신문 같은 언론 쪽 연락이 오면 준비된 내용으로 답변 주시는 거 잊지 마시고, 인터넷 같은 곳에 올라온 루머 있으면 즉시 김 차장님에게 보고해 주세요. 김 차장님께서는 자료 모으신 거 내일 아침 저하고 정변호사님에게 주세요. 대응 방안을 논의해야 하니까요. 그리고 홍보팀 직원 분들을 제외한 다른 직원 분들은 지금 하시는 업무와 함께 홍보팀 좀 지원해주세요. 우리도 대응방안이 필요할 거니까요.”
“좋습니다. 그렇게 하죠.”
재혁은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시계를 바라봤다. 현재시간은 오후 1시 30분이었다.
“다들, 점심 안 먹었죠? 오늘 점심은 제가 사겠습니다.”
재혁의 말이 끝나자 모든 직원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아마 이날 점심식사는 창업 이래 가장 비싼 식사였을 거 같다. 물론 재혁의 통장은 텅장이 되기 일보직전까지 몰렸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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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에 이름이 나온 열차 노선은 아래와 같습니다.

1) 湘南新宿ライン, JR동일본에서 운영하는 급행 노선으로 우츠노미야선-요코스카선 계통과 타카사키선-도카이도선 계통으로 구성된 직통열차 라인. 전자의 경우 우츠노미야-즈시역 구간을 말하며 후자는 마에바시에서 오다와라를 잇는 구간이다. 다만 시간표가 꼬이면 그대로 손해보는 케이스. 보통 사이쿄선, 도카이도선, 우츠노미야선, 타카사키선 중 하나에서 문제 생기면 바로 운휴가 걸리지만 간혹 소부본선에서 문제가 걸려서 운휴가 생기는데, 이건 요코스카선 때문이다.
2) 中央線, 통칭 츄오쾌속선(中央快速線), 츄오본선 구간 중 타카오-도쿄 구간을 의미한다. 이츠카이선 및 오메선과 직통 운행하며 주로 도쿄 23구 밖의 타치카와나 하치오지 등지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출근 노선으로 유명하다. 여담이지만 본편에서 회사 빌딩을 경비하는 사람의 주 통근 노선이다.
3) 中央-総武線(各駅停車), 통칭 츄오-소부완행선(中央-総武緩行線), 미타카 역을 기점으로 해서 신주쿠, 오차노미즈를 거쳐 아키하바라역에서 소부본선으로 합류해 치바역까지 운행하는 열차 노선. 출퇴근시간에 도쿄 메트로 토자이선과 직결운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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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2일부터 시골에 가는 관계로 빠른 답변이 어렵습니다. 돌아온 후 다 달아드릴께요. ㅠㅠ
(이래놓고 7일경에 또 사람 만나러 지방 갈 예정입니다. 나 원.....)


(10월 2일 오전 보충)시골행 취소됐습니다. 답글 달아드릴거고요. 등장인물은 창작이야기판에 공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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