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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e Line - 1화 - 신주쿠역 폭발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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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30, 2017 19:55에 작성됨.

도쿄. 일본의 실질적 수도이자 금융, 교통의 중심지. 그 중 많은 이들이 오가는 교통의 중심지는 사실 도쿄역이 아니라 신주쿠역(新宿駅)일 것이다. 도쿄 서부 중심지에 있는 이 역은 JR동일본(JR東日本) 관할로만 일 157만 명, 그 외의 사철까지 합치면 한 342만? 대한민국에서 혼잡하다고 알려진 서울역, 강남역, 신도림역 이 3역을 다 합쳐도 신주쿠역을 따라잡기 힘들다고 하니 그만큼 사람이 많이 몰리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 역에서 사건이 터졌다. 그것도 큰 사건이었다. 신주쿠역 안에 있던 가방이 폭발하면서 화재가 발생, JR동일본쪽 열차들이 전부 운행을 멈추는 초유의 사태가 터진 것이다. 당장 야마노테선(山手線)부터가 문제가 발생했으니 도쿄의 철도가 사실상 마비된 것이었다. JR노선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신주쿠를 지나는 다른 사철들도 사실상 무정차 아니면 그냥 직전 역에서 정차를 시켰다.

“팀장님, 지금 어디십니까?”
‘한국에 있는 병원 갔다가 이제 김포에서 비행기 타고 들어갑니다. 무슨 일입니까?’
“신주쿠역에서 가방이 폭발했답니다.”
‘네? 어디서 뭐가 폭발해요? 에이, 농담도 지나치십니다.’
“농담 아닙니다. 지금 여긴 뉴스속보 뜨고 난리가 났습니다.”
전화 반대편에서 들리는 남자의 목소리를 들은 그 남자는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건 저쪽이 안일한 건가, 아님 전화를 한 자신이 오버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하지만 잠시 후, 뭔가 상황파악이 된 것인지, 전화 반대편의 남성이 황당하다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
‘아, 이거 망했네. 아, 젠장 이거 어떻게 들어가죠?’
“차로 갈까요?”
‘아니, 하네다까지 차로 오시게요? 시간이 됩니까?’
“몇 시 비행기이신지?”
‘지금이 오후 2시 40분이니까, 김포발 하네다행 16시 20분, KE2709네요.’
“흠……, 사람을 보내겠습니다. 일단은 오후 6시 35분 도착으로 알겠습니다.”
‘네, 부탁드리겠습니다.’
전화가 끊겼고 전화를 걸었던 남자는 직원들에게 뉴스에 집중할 것을 지시했다.

2017년 9월, 서울특별시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전화를 끊은 남자는 전화를 끊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병원에서 바로 일본으로 가기 위해 김포-하네다 노선을 받아서 모노레일을 타고 도쿄 시내로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신주쿠역에서 발생한 폭발로 인해 야마노테선은 사실상 마비, 하마마츠쵸(浜松町)에서 도쿄 칸다로 들어가는 노선은 게이힌도호쿠-네기시선(京浜東北-根岸線)으로 사람이 몰리면서 이쪽은 콩나물시루가 되었다. 아니, 애당초 콩나물시루 소리 듣고 사는 게이힌도호쿠선이다. 그런데 이렇게 사건이 터졌으니 이걸 어쩌란 말인가?
‘이런, 다시 김 차장님에게 전화해서 차 보내지 말라 그럴까?’
고민하던 남자는 다시 전화를 걸어 차를 보내지 말라고 했다. 오늘은 아무래도 전철로 돌아갈 생각인가 보다. 아마도 하마마츠쵸역(浜松町駅)에서 걸어서 다이몬역(大門駅)으로 간 다음 거기서 도에이 아사쿠사선(都営浅草線)을 타고 신바시역(新橋駅)으로 가서 긴자선(銀座線)을 타고 스에히로쵸역(末広駅)으로 가든가, 아님 빌어먹을 오에도선(大江戸線)을 타고 우에노오카치마치역(上野御徒町駅)으로 간 다음에 긴자선 우에노히로코지역(上野広小路駅)으로 환승해서 스에히로쵸역으로 간다든가.
(왜 오에도선이 빌어먹을 노선이냐고? 완전 지하다. 답 없다.)

저녁 7시 2분, 그 남자가 탄 비행기는 하네다공항 국제선에 착륙했다. 여권에는 Song이라는 영문자가 써져 있었다.
“한국에는 왜 갔다 오신건가요?(韓国にはどうして行った来たんですか?)”
“아, 이번에는 병원에 예약이 잡혀서 갔다 왔습니다.(あ、今度は病院に予約が取れて行ってきました。)”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分かりました。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
입국 심사를 마친 남성은 짐을 챙겨서 터미널 역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짐이라고 해봐야 큰 가방 하나였다.

저녁 7시 50분쯤 지났을까? 남성이 지친 얼굴로 그가 사는 집에 들어섰다. 도쿄도 치요다구에 이런 괜찮은 집이 있을까? 남자 혼자 사는 집이라지만 상당히 깔끔하게 되어있다. 단 한 가지 단점이라면 밀려있는 빨래겠지만.
‘아, 빨래 빨아야하는데…… 귀찮다.’
그래도 해야 할 일인지라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세탁기에 옷들을 집어넣었다. 그리 많은 옷은 아니지만, 어차피 내일 아침에 급히 나가봐야 할 것도 있어서 이 시간에 돌리는 꼴이 된 것이다.
‘미치겠네. 일단 TV를 틀어볼까?’
세탁기가 돌아가는 동안 TV를 틀어본 남자의 얼굴은 굳어져있었다. 확실히 폭발사고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사건이 꽤 큰모양이다. JR 노선이 모두 운행 중지라니, 게다가 오늘 뉴스의 톱은 저 내용이었다. 일본 총리가 욕먹는 소식이 뒤로 빠진 것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었다.

‘이거, 일본 정부에서 조작한 거 아냐?’


다음날 오전, 일요일이긴 했지만 ‘그 남자’가 근무하는 사무실에는 직원들이 비상 출근한 상태였다. 오전 8시 40분에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김 차장님, 정확한 원인 확인 가능합니까?”
“아, 팀장님. 지금 오신 겁니까? 오시자마자 원인부터 물어보실 줄 몰랐습니다. 그냥 가방 안에 있던 폭탄이 폭발한 거죠.”
“직원들이야 무사할 거라고 생각하고 묻는 겁니다. 사건 현장에 피해자는 없었나요?”
“현장 피해자는 보도를 보셨겠지만 부상자가 여러 명이었습니다. 다행히도 현장에서 사망한 사람은 없었지만 열차가 지연되는 정도는 컸습니다. 당사 직원 가운데는 없었습니다.”
“그건 다행이네요. 그나저나 백주대낮에 폭탄이 터진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그러게 말입니다. 당장 3년 뒤면 도쿄에서 올림픽이 열릴 텐데, 이번 사건으로 인해 보안 문제가 대두될 수 있습니다.”
“그것 말고도 총리가 주장하는 보통국가화도 빠른 속도로 진행되겠죠. 국가안보를 이유로 한…….”
“아…… 그건 맞습니다.”
“목격한 직원은 있답니까?”
“사내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직원 몇 명이 폭음을 들었고 2~3명은 신주쿠역에서 가방이 폭발하는 것을 봤답니다.”
남자는 김 차장이라는 사람의 말을 들으면서 자신의 의견을 냈고 또 물었다. 목에 걸린 패스는 남자의 정체를 드러내고 있다. 송재혁, 그가 바로 이 회사의 대표였다, 정확히 말하면 이 사무실의 팀장이지만. 그리고 그와 대화하던 남자는 김태열 차장이었다. 재혁의 바로 아래에 있는 사람으로 나이는 재혁보다 연상이었다.

“아, 팀장님. 어제 사무실로 검사 2분이 오셨는데요.”
“코우사카양, 무슨 말이에요?”
오렌지색 머리의 여성이 재혁과 김 차장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입을 열었다. 재혁은 황당하다는 얼굴로 그녀에게 되물었고 코우사카라는 여성은 재혁에게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사건은 전날 폭파사건이 벌어지고 약 2시간 뒤의 일이다. 재혁이 김포에서 비행기를 타기 직전인 오후 4시쯤, 사무실과 가까운 곳에 사는 직원들이 급히 모여서 상황을 보고할 쯤의 일이었다.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났고 김 차장이 직접 가서 문을 열었다. 문 앞에는 한 여성이 정장을 입고 서 있었다.
“도쿄지방검찰청 공안부 검사 닛타 미나미(新田美波)라고 합니다. 혹시 조금 전에 신주쿠역에서 발생한 폭탄사건에 대해 아시는 것 있으신가? 해서 찾아왔습니다.”
“아,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저희도 잘 모릅니다. 또한 저희도 폭탄 터졌다는 소식을 듣고 올 수 있는 직원들만 오게 해서 업무를 보는 중이라…….”
“여기 높으신 분은 안계신가요?”
“현재 제가 대행하고 있습니다.”
닛타라고 자신을 소개한 검사는 사무실 내부를 잠시 훑어봤다. 그런 그녀를 본 김 차장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검사라고하기에는 굉장히 젊어보였다. 아니, 동행한 일행도 확실히 젊어보였다. 한 20대 후반정도 되었을까? 아니, 그들 중 한 명은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한 사람인 것 같아 보였다.
닛타 검사는 잠시 사무실을 둘러보다 자신을 보는 김태열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뭔가 이상하다 느낀 김태열은 놀라서 고개만 돌렸다. 역시 본인도 뭔가 생각했나보다.

“그럼 혹시 오시면 연락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담당 검사가 돌아간 후 태열은 메모지 한 장을 보곤 재혁의 자리에 올려놨다. 그것이 전날에 있던 사건의 모든 내용이었다.

“찾아온 검사는 진짜 검사 맞는 건가요? 안 그래도 요즘 가짜가 판을 치니 원.”
“혹시 몰라서 도쿄지방검찰청에 문의해보니 ‘자기네 소속 검사가 맞다.’라고 합니다. 워낙 젊은 검사라 청에서도 이름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요?”
“이번 신주쿠역 폭발물 폭파사건 담당 검사이고, 그녀 말고도 몇몇 경찰이라든가, 검사들이 참여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들 젊은 편이고 말이죠.”
재혁은 당시 CCTV에 찍힌 사진 및 직원들이 준비해 준 정보를 토대로 당시 사무실에 온 사람들을 확인했다. 건물 벽 곳곳에 CCTV를 촬영한다는 내용을 고지했던지라 아마 그쪽도 알 것 같았다. 불행 중 다행히도 이 자료는 태열이 직접 도쿄지검에 부탁해서 받은 자료였다. 도쿄지검 쪽에서는 보고 나서 폐기해달라고 했으니 일단 재혁이 보면 그 길로 폐기 대상이었다. 물론 그 자료를 토대로 협박할 생각은 없었다. 이번 사건을 직접 목격한 직원들이 있는 한 직접 제보를 보내기 위한 자료였던 셈이다.
“담당 검사 닛타 미나미(新田美波), 올해 28세? 헤이세이 원년생(1989년)이 올해 28세 맞나요? 쇼와 63년생(1988년)인가? 게다가 출신지는 히로시마? 거의 혼슈 서쪽 끝 출신이네요. 완전 엘리트인가 본데……, 수석조사관 사기사와 후미카(鷺沢文香), 이번 사건 담당검사와 동년배네요, 출신지는 나가노현(長野県), 현재 도쿄지방검찰청 문서과 담당이라……, 잠깐만요. 김 차장님. 나 이거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 말이죠.”
“뭡니까, 그게?”
“이 사람 대학 안 갔습니까? 이제 겨우 19세라는데?”
김태열 차장과 송재혁이 이야기 한 사람은 이제 겨우 19세인 타치바나 아리스(橘ありす)라는 여성의 신상 정보였다. 정장을 입은 사진을 보더라도 앳된 티가 나는 여성이었다.
“고교 졸업 직전 공무원 시험을 통과했다고 합니다. 당시 합격 직후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기사와 수석 조사관의 제안으로 그녀의 밑에 들어갔고요.”
“그렇군요.”
서류를 살펴보던 재혁은 이번 사건 조사팀에 경찰이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고서 약간 놀란 눈치였다. 게다가 혼혈도 있다?
‘가관이네 이거, 우리도 만만치 않다지만 이건 진짜…….’
“아야세. 혹시 이 사람 알아?”
재혁은 아야세라는 여성에게 한 사진을 보여주면서 물었다.
“아나스타샤 경부네요. 사쿠라다몬 공안부 외사과 소속이고, 현재 외사 1과 과장으로 최연소, 일러 하프고, 은발 자체는 염색했냐는 설이 있는데 아니라고 하네요.”
사내에 명찰을 잘 안다는 이 팀의 특성상 팀원들의 얼굴이나 특성, 또는 자리의 위치를 가지고 그 사람의 이름을 외우게 되는데, 지금 재혁의 질문에 대답한 아야세 에리는 러일 쿼터였다. 이쪽도 만만치 않겠지만 모델과 외교관으로 활동하다가 재혁의 제안으로 레이서 활동을 시작했으니, 의외로 활동한지 꽤 된 셈이다.
“사쿠라다몬?”
“일본 경시청(警視庁)을 의미해요. 경시청 본부가 에도 성(江戸城) 사쿠라다몬(桜田門) 인근에 있어서 그렇게 부른데요.”
“근데 혼혈인데 커리어조로 빠질 수 있나?”
“국적이 일본이면 상관없죠. 그럼 외교관으로 근무했던 전 뭐에요?”
아야세 에리의 말을 듣고 그제야 아 하는 재혁이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주변의 시선이 굉장히 따갑게 느껴졌다. 천하의 송재혁이 능욕당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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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도전합니다. 이거 지금 업데이트 중이라 모르는데, 7kb가 넘을까요?
참고로 이게 메모장 기준 11.1kb네요.

(그런데 스타트부터 신주쿠역을 못쓰게 만드는 작가란 어떤 놈일가요?)

인물 설명은 원하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창작이야기에 공개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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