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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판타지] 방랑자의 최후일지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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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25, 2017 03:06에 작성됨.

미시로왕국과 오토노키자카 제국. 양 국가간의 총력전은 수많은 희생자를 낸 끝에, 4대 뉴제네레이션 기사단이었던 시마무라 우즈키와 시부야 린의 합동 공격에 제국 황제이자 뮤즈의 리더인 코우사카 호노카가 치명상을 입고 쓰러지면서 막을 내렸다.  제국은 나라를 다스리던 9명의 지배자 '뮤즈' 중 무려 3명이 목숨을 잃고, 리더인 호노카마저 의식불명상태가 되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왕국 측도 피해가 결코 약하지 않았는데 국경선 일대의 백성들이 사실상 남녀노고 가리지 않고 목숨을잃었고, 러브라이카의 부대장이었던 아나스타샤가 제국으로 배신. 뉴제네 중 한명인 혼다 미오는 행방불명이 되었으며, 시마무라 우즈키는 황제와의 전투로 무리를 한 탓에 심신이 약해져 요양해야하는 몸상태가 되었다. 두 국가의 전쟁은 그야말로 어느쪽도 이득을 보지 못한 루즈-루즈의 형태로 막을 내린 것이다.


역시 전쟁은 언제 어느곳이나 백해무익한 행동이란 말이지. 오랜 역사를 살펴보면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을.. 뭐, 우리로써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지만. 두 국가의 전력이 상당히 손실되어주었으니까. 그럼에도 남아있는 괴물들이 아직 넘쳐나지만.


어쨌든 세상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있어서 지옥 그 자체나 다름 없었던 전쟁은 이제 끝이났다. 하지만 전쟁이 끝났다고 지옥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 증거로 지금 내 주변은 지옥 그 자체의 현장이었으니까.


"왔어?"


소녀는 나를 바라보며 그렇게 말했다. 소녀의 정체는, 마마.. 별을 받들어 모시는 종교단체 '오니기리교'의 우두머리 집단 'LIPPS' 중 한 사람이자 전 미시로 왕국 수석과학자인 이치노세 시키였다. 진짜 대단한 녀석이라고 생각한다. 머리가 좋다던가, 전투능력이 뛰어나다든가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그녀가 있는 곳은 지옥 그 자체나 다름없는 곳이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그녀 주변에 넘쳐 있는 저것들을 보니까 기분이 나쁘다. 이미 옛적에 원래의 모습이 남아 있지 않은 그저 고깃덩이로 전락한 원 '사람' 이었단 게 이렇게 많다니..


짝. 짝..


나는 양 손바닥을 마주쳐 박수를 두 번 한 뒤, 합장을 하였다. 그리고 이곳에 있는 고깃덩이가 된 인간들을 향해 마음속으로 한 마디 하였다.


편안히 주무시기를..


"냐하하. 모르모트같은거 신경 쓸 필요없는데~"


이 지옥을 만든 장본인인 시키냥은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런 곳에서 저런 웃음을 지을 수 있다니 대단한 정신력의 소유자다. 아, 맞다. 시키냥 세간의 인식으로 치면 제정신이 아니었지.. 뭐, 그녀뿐만이 아니라 오니기리교 소속된 존재는 위 아래 막론하고 정상은 없다만.


"시끄러워. 명복을 비는 것 쯤은 해도 되잖아."


"뭐, 그렇긴 하지. 네가 명복 빈다고 달라지는 건 없으니까."


시키냥의 말대로다. 내가 명복을 빈다고 바뀌는 것은 없다. 고깃덩이가 된 사람들이 다시 사람의 형태로 돌아가 부활하는 일은 없는 것이다. 명복이라는 것은 그저 살아있는 사람의 자기위안일 뿐이다. 왜냐하면 죽은 자들은 그걸로 끝이니까.


"실험에 필요한 재료를 불러줘. 꺼낼테니까."


내가 이 연구소에 온 이유는 시키냥의 실험에 쓸 재료를 건네주기 위해서이다. 이 역할을 내가 맡은 이유는 그저, 내가 이 시대에는 이미 없어진 동식물 등 수많은 물품을 소지 중이라는 이유가 컸다. 조금.. 아니, 상당히 무능에 가까운 나지만 그 누구보다도 오랜 시간을 살아왔다. 오니기리교가 가장 번성했었던 고대전쟁 시절.. 아니, 그 이전의 시간대부터 나는 살아왔었다. 같은 시간대를 반복한 적도 꽤 되는 편이다. 그 무수히 많은 시간 동안 나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수많은 일들을 해왔다. 그 중 여러 동식물이나 광석 등을 수렵, 채취하는 일들도 했었다. 그리고 그렇게 모은 재료들은 내 개인창고에 보관되어있다.



시키 "그러면 내가 말하는 것 중에 있는 거 전부 꺼내줘."


시키가 물품을 하나 하나씩 말할 때 마다 나는 내가 입고 있는 로브 안 쪽에 손을 넣어 그녀가 말한 물품을 하나하나 꺼내었다. 내가 입고 있는 이 로브가 바로 내 개인창고이다. 수용제한은 없음. 내부시간은 정지상태라 어떤 것이라도 썩거나 할 염려는 없고, 옷의 형태라 가지고 다닐 때 입기만 하면 손을 쓰거나 할 일이 없다는 게 장점인 최고의 물품보관소다.


"땡큐."


"천만에. 내가 할 일이니까. 그럼 난 이만 가 볼.."


"냐하하하. 어차피 지금 딱히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 실험 도와주면 좋겠는데?"


나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말을 거부할 이유도 권한도 없었다. 애초에 오니기리교에서 내 역할은 사도 립스들을 위시한 타 멤버들의 일이 보다 더 효율적, 효과적이게 서포트하는 것이니까.


"그래서 무엇을 하면 되는거야?"


"우선 여기 고깃덩이들을 이전 상태로 되돌려."


"..........하아?!!"


이 천재 양반은 지금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걸까나. 분명 나에게는 이 고깃덩이들을 실험 전 상태로 되돌리는 게 불가능은 아니다. 내 아이돌의 능력을 사용하면 되니까. 하지만 그 능력은...


"잠깐잠깐잠깐!! 내 능력은 내 자신을 제외하면 죽은 사람의 시간을 되돌린다 해도 되살아나지 않는다고!! 너라면 알잖아?"


그런 내 외침에 시키냥은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라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살아있는데, 저것들."


"아아, 그렇구나. 살아있구나. 하하하하하하하!! 그거라면 문제없겠... 에에에엣?!! 살아있다고.!! 저 모양 저 꼴인데?!! 거기다가 다시 원 상태로 돌려서 실험이라니.. 시키냥 무서운 아이!! 대체 시키냥의 피는 무슨 색인거야!!"


"평범하게 붉은 색인데??"


큭.. 세대차이가 느껴져!! 옛날에 유명한 소설의 명대사를 외쳤는데!! 아, 생각해보면 쟤가 읽었을리 없겠네. 그거.. 그 소설들 없어진지 몇 천년 되었으니까. 물론 나는 소유하고 있지만 말야. 소장용, 감상용, 포교용으로 각 세권씩!! 뭐, 별로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근데 그렇게까지 할 필요 있을까?? 솔직히 말해서 불쌍하잖아."


"그런가.. 그럼 다른 모르모트를 구하.."


"지금 당장 명령만 내려주십시오. 역시 재활용은 좋은거죠!!"


죄송합니다. 실험체에 쓰이신 여러분들. 조금 더 고생해주세요. 당신들의 희생으로 모르모트의 운명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있을거에요.


"아, 그 전에 담배 한 개비 펴도 될까나?"


"실험에 지장있으니까 밖에 나가서 펴. 그리고 10초 줄게~."


"10초만에 어떻게 피라고!! 나가는데 10초 걸리겠다!! "


"그럼 피지마."


"귀신!! 악마!! 시키냥!!"


"농담 농담~. 아직 모르모트는 남아있으니까 피고 와."


그녀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나는 빠르게 밖으로 나가서 품 속에 넣어둔 담배를 꺼내 입에 문 후 불을 붙였다.


"콜록콜록!!"


아주 가끔 피기는 하지만 꽤 많이 피웠는데도 여전히 독한 담배다. 하긴 너무 독해가지고 유통 판매금지까지 떨어져 몇 백년 전에 단종된 담배지만. 이런 담배를 주구장창 핀 그 새끼는 진짜 대단하단 말야. 뭐, 결국 사놓은 거 다 못피워서 걔 담배 전부 내가 가져갔지만.


"다 피었어~"


"그럼 실험체 원상복귀 시켜줘"


나는 내 오른 눈을 가리고 있던 안대을 벗었다. 내가 안대를 쓰고 다니는 이유는 눈이 보이지 않는 것도, 패션으로 입고 다니는 것도 아니다. 내 아이돌 능력의 발동을 봉인하기 위해서다. 내 아이돌 능력 '일곱빛깔버튼'. 내 오른쪽 눈동자가 무지개의 일곱개의 색깔 중 하나로 변해 각 색깔마다 다른 능력이 발동된다.


오른쪽 눈동자를 주황빛으로 바꾸었다. 일곱빛깔버튼의 2번째 마안. 주황안의 효과는 내 중심으로 반경 10m 이내에 있는 것을 최대 24시간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 제약은 나 자신을 제외하면 같은 대상을 상대로 24시간 이내에 3회까지 밖에 되돌릴 수 없다.


능력의 효과로 고깃덩이가 사람과 약물 등 여러가지 물품들로 나뉘어졌다. 그리고 고깃덩이가 실험 이전의 상태로 분리되자 나는 급하게 눈동자의 색을 초록색으로 바꾸었다. 고깃덩이였던 사람과 약물등이 그 자리에서 정지했다. 그렇다. 나의 7개의 마안 중 4번째 녹안의 효과는 특정 공감의 시간을 수초간 정지시키는 심플한 능력이다. 한 번 쓰면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야만 쓸 수 있다는 제약이 있다..


"아슬아슬 세이프"


나는 정지시킨 약물을 가까스로 비커에 담는데 성공하였다.


"흘렸는데??"


"저 정도는 노카운트야 노카운트!! 그러니 괜찮아!!"


"자, 그럼 실험 재개할테니까 다른 것들도 실험 전 상태로 되돌려 놔줘."


"다 끝나면 가도 되지?"


내 질문에 그녀는 무척이나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럴리가~ 내 연구를 그럭저럭 따라올 수 있는 사람은 너밖에 없거든."


"그건... 즉..."


"달리 일 생길 때 까지 실험 도와줘~"


"실험에 참여라니 무리거든!! 나는 네들과 달리 평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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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쓴 신데판입니다. 한 달 만이네요..


오니기리교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개시한 시점입니다. 본편  프롤로그였던 환희속에서 시점에서 이전의 시간대죠. 전쟁이 끝났더니 얼마 안 지나서 광신도 때문에 다시 지옥에 떨어지게 된 왕국민들에게 애도를...



유즈가 가지고 있는 저 담배의 원주인은... 맥거핀으로 일단 생각해주세요. 언젠가 시간되면 쓸지도 모르지만.. 그 전에 호노카 이야기도 써야하고.. 일단 일등성으로 생각중이긴 한데.. 설정이야 언제든 변경되니까요


그럼 다음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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