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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호] 하기와라 유키호를 꼭 껴안는 정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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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12, 2012 00:03에 작성됨.




어느 날, 나는 갑자기 유키호를 꼭 껴안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다.

“......으으윽!!!”

하아하아...... 정말 참을 수 없다. 유키호의 그 매끈매끈하고 찰랑찰랑한 머릿결을 쓰다듬고 싶다. 유키호의 오밀조밀한 눈코입에 키스하고 싶다. 유키호의 희고 가느다란 목덜미를 숨으로 훑어 부들부들 떨게 하고 싶다. 유키호의 아름다운 곡선을 가진 쇄골을 입술 끝으로 훑고 싶다. 유키호의 등 척추라인을 손가락으로 스윽 긋고 싶다. 유키호의 팔에 얼굴을 묻고 향기를 음미하고 싶다. 유키호의 몸매라인을 눈으로 더듬어 나가고 싶다. 유키호의 맨들맨들한 배를 어루만져주고 싶다. 유키호의 엉덩이를 살짝살짝 쓰다듬어주고 싶다. 유키호의 허벅지에 얼굴을 부비고 싶다. 유키호의 종아리를 주물러주고 싶다. 유키호의 발끝을 마사지해주고 싶다.

그럴 때 마다 지을 유키호의 표정을 상상하니 정말 끝내줬다. 부끄럽지만 저항하지 못하는 상태로, 살짝살짝 눈을 맞추며 고개를 돌리는 유키호의 모습. 
“프, 프로듀서...... 안 돼요......” 그런 미성(美聲)으로 울먹이면 과연 버틸 수 있을까! 사랑스러운 마음을 한껏 담아 껴안아주자 얼굴을 붉히면서 기뻐해주는 유키호의 모습이 상상되는 것 같았다. 작고 예쁜 몸이 품속에 쏙 들어오자, 무의식적으로 유키호는 힘을 빼고 내게 몸을 기댄다. 샴푸냄새와 체향이 섞인 유키호 특유의 향기를 코로 느낀다. 이미지되는 것은 폭신폭신한 털을 가진 새끼 강아지. 부드럽고 따스한 게 딱 그 느낌이다. 
유키호는 조용조용 말을 꺼낸다. ‘부끄럽지만 그래도 좋다’니! 정말 귀엽잖아! 아, 유키호는 천사 레알 천사. 오늘따라 더 그런 충동이 들고 있다. 최근에는 둘 만의 시간을 가질 수 없었던 탓일까. 스케줄 때는 당연히 보지만,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게 한계고...... 아아, 유키호! 그대는 어디 있나! 만지고 싶다! 안고 싶다! 스킨십이 부족해!!!!!

“프로듀서...... 이제 슬슬 정신 차리세요.”
“핫!”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차 시트에 앉아있었다. 입을 헉 벌린 상태로 고개를 돌리자 미간을 찌푸리고 눈을 반 정도만 뜬 리츠코의 얼굴이 보였다. 다시 얼굴을 정면으로 돌리자 콘크리트와 차로 가득한 지하주차장이 보였다. 여긴 누구고 난 어디냐? 왜 이런 곳이 내 눈앞에 있는 거지?

“얼빠진 표정 그만 하세요. 시간 얼마 남지 않았잖아요.”
“......헤?”
“헤, 가 아니에요. 유키호의 방송이 끝나간다고 제게 매달리며 차를 쓰게 해달라고 한 건 프로듀서잖아요?”

아 맞다. 슬슬 기억이 난다.
3시간짜리 장기녹화에 유키호를 보내두고 나는 765프로에 돌아왔다. 여러 가지 것들을 처리하다 정신을 차려보니 녹화시간은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으아! 택시 잡기엔 늦었는데?! 그런 내 눈앞을 류구코마치 일행이 지나갔다. 그러자 정신이 번쩍 든 나는, 오후 스케줄을 소화하려 차를 끌고 나가려는 리츠코를 붙들고 같이 가게 해달라고 빌었었다. 망상에 빠져 있느라 몰랐는데, 어느 새 도착했나보다.

“오빠~ 유키뿅이 기다리잖아~ 빨리 가라구.”
“하여튼 저 변태는 무슨 생각을 그리 하는지. 살짝 보니 인중이 헤벌레~ 변태같았다구.”
“어머어머, 이오리 짱, 잘 보고 있었구나?”
“헷?! 나, 난 그다지 별로!”

뒤에서 꺄아꺄아 시끄러운 아미, 이오리, 아즈사 씨. 그걸 귓등으로 들으며 나는 리츠코에게 질문했다.

“리츠코...... 미안, 정신줄을 잠깐 놓았어.”
“정말 그랬다고요.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폈다가 헤벌쭉 웃다가 뭔가 느끼는 표정도 지었다가 다시 정색하거나...... 백면상이 따로 없었어요. 무서웠다고요.”
“미, 미안...... 근데 그 정도였나?”
“네. 변태였어요 그냥.”

리츠코는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리며 한숨을 쉬었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얼굴을 보여줬다는 게 조금 부끄러웠다. 아무래도 욕구불만이 심각한 수준인가보다. 으음, 조, 조금 자중해야......

“어차피 유키호 때문에 그런 거죠?”
“어...... 어?!”

나는 툭 내뱉듯 말하는 리츠코의 말에 무심코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차를 두고 고개를 돌렸다. 엥? 어, 어떻게 알았지?

“리츠코, 그, 그걸 어떻게?”
“아니, 자기 입으로 중얼거리고 있었어요. 유키호~ 유키호~ 이러고.”
“맞아 맞아. 우리는 유키뿅이 오빠한테 대체 무슨 짓을 한 건가 깊이 토론하고 있었지.”
“너 혼자 떠든 거잖아.”
“어머어머~”
“이보셔들......”

제멋대로 떠드는 류구코마치 일당들 때문에 나는 한숨을 쉬었다. 그나저나 나 진짜 욕구불만 심각하구나. 까딱하면 유치장 일일체험을 할 수도 있겠어. 765프로 현관문 앞에서 아이돌 하악하악 거리고 있으면 진짜 경찰이 현행범으로 잡아갈지도 모르겠다. 
내가 그렇게 혼자 이리저리 고민하고 있자, 리츠코는 문 옆에 붙어있는 버튼을 눌러 차문 잠금을 풀었다.

“빨리 가세요.”
“리, 리츠코?”
“언제까지 그렇게 변태 짓만 하실 건가요. 유키호가 보고 싶다면 빨리 가요. 그 아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아, 아니 그게......”
“애초에 만나고 싶으면 따로 시간을 내면 되지, 맨날 맨날 숨소리만 거칠게 내고, 듣기도 부끄러운 망상을 마구 말하고, 옆에서 얼마나 민폐라고 생각했는지 알아요?”
“잠깐! 그렇게까지 한 적은 없어!”

누굴 전자발찌 착용이 의무화된 잠재적 성범죄자로 아나! 맹세코 그런 적은 없었다.
하지만 리츠코는 막무가내였다. 리츠코는 아예 손으로 나를 밀기 시작했다.

“됐으니까 빨리 내리라고요! 우리도 스케줄 있단 말이에요!”
“자, 잠깐, 그렇게 밀지, 밀지 마! 리, 리츠코!”
“오~ 뭔가 우유부단한 남편을 챙기는 아내 같은 느낌이네. 릿짱.”
“......그냥 귀찮은 변태를 쫒아 보내는 느낌인데.”
“리츠코 씨도 솔직하지 못하네, 정말.”

리츠코가 압박하는 통에 나는 허둥지둥 차에서 내쫒길 수밖에 없었다. 내가 내리자마자 재빨리 출발하는 리츠코. 나는 지하주차장으로 빠져나가는 차를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저 멤버는 진짜 심하게 제멋대로구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터덜터덜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

내가 스튜디오에 도착하자 이미 녹화는 끝나 있었다.
스탭들의 정리도 마무리단계에 들어가 스튜디오는 한산했다. 이미 사람들은 거의 사라졌고 뭔가 진지한 표정을 하고 있는 디렉터와 FD만 남아 있었다. 나는 유키호를 찾으려 고개를 휘휘 저어가며 사방을 둘러보았다. 유키호는 그 가운데 혼자 동그라니 구석에 앉아 있었다. 살짝 웃는 상을 하며 발을 까딱까딱하는 모습이 흡사 금방이라도 날아다닐 수 있을 듯한 요정같...... 아니, 자중하자.
나는 유키호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유키호는 허공을 보고 있다가 내가 다가오는 걸 알아차리자 나를 바라보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아! 프로듀서!”

그렇게 말하고 폴짝 뛰어 착지한 다음 유키호는 내게로 뛰어왔다. 다다다 라는 의태어를 사용해도 될 만큼 그 몸짓은 이 세상 귀여움이 가득 응축된 것 같은 절정의 미모를...... 아니, 아니다.
유키호는 어느 새 내 앞으로 와 양 손을 주먹 쥐고 그것을 턱 밑으로 모으며 웃었다. 유키호가 흔히 하는 포즈다.

“어서 오세요, 프로듀서! 오늘은 조금 늦으셨네요.”
“으, 응... 조금 시간을 잘못 봐서.”
“프로듀서도 가끔씩은 그런 실수를 하시네요. 항상 똑바로 하신다는 인상이셨는데. 뭔가 기쁠지도? 막 이래요. 에헤헤.”

그렇게 말하고 겸연쩍게 웃는 유키호는 정말 천사와도 같았다.


묵시록의 날에 천사가 강림하니 우측에는 뽀요가 있으며 좌측에는 치햐가 있었느니라 그 가운데에 있는 유키호가 말하니 “프로듀서 안녕하세요~” 라고 하자 세상 만물이 진동하였으며 감동에 몸을 떨었다고 하였다......


“프로듀서? 무슨 일이신가요?”
“헛!”

아무래도 또 잠시 넋을 놓은 듯하다. 유키호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유키호에게 걱정을 끼칠 수 없지. 일단 이 자리를 수습해야겠다. 나는 어느 새 흘러내린 침을 훔치며 유키호에게 허둥지둥 말을 꺼냈다.

“자, 자! 유키호?! 일단 대기실로 가자! 이야기하고 싶은 것도 있고.”
“? 네.”

여전히 어리둥절해 있는 유키호를 데리고 나는 대기실로 향했다. 유키호의 짐도 챙겨야하고 할 일이 많기 때문이었다. 나는 서두른 발걸음으로 앞장서 나아갔고 유키호는 그 뒤를 조용히 따라왔다. 약간은 들뜬 침묵이 1분여 지속되고 우리는 대기실에 도착했다.

나는 유키호를 들여보낸 뒤 문을 닫았다. 유키호는 여전히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야 평소에 안하던 짓을 하니 그럴 만도 했다. 그렇다고 솔직하게 망상을 하고 있었다고 말할 수도 없지 않은가. 코토리 씨도 아닌데 말이지.
일단 데려오기는 했지만 이제 어떻게 해야 할 지 그게 또 의문이었다. 방금 전에 한 행동은 그 자리를 수습하려는 의도가 강했기 때문이다. 나는 유키호를 앞에 두고 우물쭈물하고만 있었다. 그 때, 유키호가 내게 말을 걸었다.

“프로듀서. 저 오늘 디렉터 씨에게 칭찬받았어요. 방송에 활발하게 잘 참여해줬다고요.”
“어... 어? 응. 잘했어. 유키호.”
“헤헤.”

유키호는 수줍은 듯 배배 꼬며 살짝 웃었다.

“저기, 그래서 프로듀서?”
“응?”
“저, 오늘 잘 했거든요. 그러니까......”

유키호는 뒷말을 속으로 삼켰다. 나는 그 다음 말을 숨죽여 기다렸다.

“머리, 쓰다듬어주실 수 있나요...?”
“머리? 아, 물론이지.”

나는 웃으며 유키호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손에 살랑살랑 스치는 머릿결이 기분 좋았다. 유키호는 풀어진 미소를 짓고 내 손길을 즐기고 있었다.
나는 그걸 보고 유키호에게 감사했다. 오늘따라 유난히 당황해하고 있는 나를 아무 말도 않고 자연스럽게 이끌어 준 것이다. 이것도 맨 처음의 유키호에게선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다. 항상 소극적이고 부정적이었던 아이였지만 나와의 시간을 공유하면서 서서히 바뀐 것이다. 나는 그것에 일말의 자부심을 느꼈다. 그 여렸던 아이가 어느 새 이렇게...... 나는 감동의 물결에 휩쓸렸다. 지금의 나는 진짜 유키호 욕구불만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사소한 것에도 감동을 받으니.
그렇게 우리는 서로 충족되는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 그 조용한 순간을 먼저 깬 것은 유키호였다. 유키호는 내게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말했다.

“프로듀서.”
“응?”
“요새 저 외로웠어요....”
“......”
“인기가 많아져 팬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것도 기쁘지만, 프로듀서와 단둘이 있을 시간이 부족해진 건 조금 아쉬워요. 그치만 이기적이 되면 안 된다고 자꾸 저를 다그치지만...... 마음대로 안 되네요. 에헤.”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그랬나요? 후후, 그건 기뻐요.”

유키호는 그 말과 동시에 내게 안겨들었다. 나는 자연스레 유키호를 받아 안았다. 몇 번 경험한 유키호와의 포옹. 그렇지만 언제나 다른 느낌을 준다. 어머니같이 따뜻할 때도 있고, 여신처럼 아름다울 때도 있고, 여동생처럼 귀여울 때도 있었다. 얼마 전부터는 연인처럼 사랑스러웠다. 그렇게 우리는 낯을 가리듯, 하지만 적극적으로 서로에게 안겼다. 외로움이 싹 사라지는 것이 느껴졌다.
유키호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내가 항상 생각해오던 향기였다. 부드러운 머리칼이 코를 간질이는 가운데 샴푸 냄새 사이사이로 유키호의 체향이 어렴풋이 느껴졌다. 유키호는 따뜻했다. 그 말은 간단하지만 이루 형용할 수 없는 감각을 내게 선사했다. 그 동안의 부족함이 전부 채워지는 느낌이었다.
유키호는 내 품 속에서 조용히, 하지만 내 마음에 깊게 울려 퍼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프로듀서.”
“응?”
“앞으로도, 힘내주세요.”
“......응.”

나는 그 말을 듣고 유키호를 더욱 강하게 껴안았다. 유키호는 간지럽다는 듯 웃었다.
오늘은 그렇게, 유키호를 하염없이 껴안고 있기로 했다.
그 동안의 부족함이 채워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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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나도 힘낼게 유키뿅

유키호느님은_모든걸_알고있다.txt 라는 느낌이었는데... 어떠셨는지요. 전 죽을 거 같습니다. (...)

퓨어한 변태가 쓰고 싶어져서 썼습니다. 신사력을 듬뿍 첨가하니 글이 빨리 써지더군요 (...) 덕분에 퀄리티는 시망입니다만.

나, 난 변태가 아닙니다. 여기 나오는 프로듀서 A가 변태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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