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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레마스x밀리마스xPUBG] THE IDOLM@STER in BATTLEGROUNDS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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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26, 2017 12:13에 작성됨.

※ 데레마스, 밀리마스, 배틀그라운드(PUBG)의 콜라보레이션 팬픽입니다.

※ 작품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배틀그라운드 게임의 설정 일부분을 각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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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토하 씨……?"

 

정말 순식간에 시즈카의 눈 앞을 지나간 코토하.

한 손에 핸드폰을 든 채 다급하게 뛰어가던 그녀의 모습을 본 시즈카는 방 안으로 들어가다 말고 조심스럽게 나와 코토하가 어디로 가는지를 살펴봤다.

헐레벌떡 게임 센터 안을 뛰어다니던 코토하는 시즈카의 방 맞은 편에 위치한 다른 VR 게임 룸 안으로 빠르게 들어갔다.

 

"…VR 게임……?"

 

코토하가 VR 게임을 한다는 이야기를 전혀 들어본 적이 없었던 시즈카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중얼거렸다.

하지만 코토하가 다급하게 전화를 하며 메구미의 이름을 불렀던 걸 생각해보면, 분명 코토하는 메구미를 따라 이곳에 온 것이 틀림이 없었다.

눈 앞에서 코토하가 사라졌음에도 그녀가 들어간 방을 지긋이 지켜보던 시즈카는 문득 떠오른 생각을 정리했다.

 

'다들 스케줄이 끝나고 이렇게 여가를 즐기고 있었구나.'

 

깨달음, 그리고 약간의 부러움이 담겨진 독백으로 생각을 갈무리한 시즈카는 조용히 모두가 기다리고 있는 게임 룸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아… 미안…! 내가 좀 늦었지? 정말 미안해! 많이 기다렸어?"

 

숨을 헐떡거리며 방 안에 들어온 코토하는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친구들에게 곧바로 사과했다.

그녀가 들어간 방 안에는 코토하와 방금까지 통화를 하던 메구미, 음료수를 마시고 있던 우미, VR 장비가 신기하다는 듯 이것저것 만지고 있던 타마키와 미야가 있었다.

 

"에이, 코토하도 참. 천천히 와도 된다니까~"

"어! 코토하! 안녕!!!"

"코토하, 엄청 힘들어 보이는데 괜찮아?"

"어서오셔요~"

 

코토하가 들어온 것을 본 메구미의 인사를 시작으로, 각자 딴짓을 하고 있던 멤버들이 허겁지겁 달려온 그녀를 반겨주었다.

그러나 멤버들에 대한 반가움보다 미안함이 컸던 코토하는 바로 자리에 앉더니 연신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미안… 버스 시간을 잘못 계산했어… 많이 기다렸지?"

"코토하, 겨우 5분 늦은 거 가지고 너무 자책하는 거 아니야~?"

"하지만 내가 약속 시간을 정해놓고 늦게 왔잖아…"

 

코토하를 포함한 방 안에 있던 유닛 버닝 걸의 멤버들.

그 중에서 리더 역할을 맡은 코토하는 항상 솔선수범하며 프로덕션 내에 있는 사람들에게 모범이 되는 소녀였다.

하지만 그런 '모범이 되는 사람'의 책임감에 자주 눌리는 면이 있었던 그녀는 사소한 잘못을 하거나 잘못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자책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무척 뛰어난 그녀였음에도, 정작 본인은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부족했다.

유닛 활동을 하면서 어느 정도 고쳐졌다곤 하지만 상처 자국과 같은 흔적처럼, 코토하의 어두운 면은 말끔히 지워지지 않은 채 그녀의 가슴 한 구석에 깊게 새겨져 있었다.

 

"코토하~ 좀 늦으면 어때요. 저는 누가 알려주거나 데려가지 않으면30분 지각은 기본이라구요~"

"30분은 좀 너무한 거 아니야 미야?"

"유유히 산책을 하다 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가더라구요~ 요즘 날씨도 좋으니까 산책하기도 딱이고 말이에요."

"……."

 

겨우 5분 지각을 한 것으로도 크게 자책을 하던 코토하의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해 미야는 평소처럼 느긋한 말투로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토하는 미안함을 쉽게 떨쳐내지 못했는지,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자책을 하는 자신을 다른 멤버들이 항상 챙겨줘서 고마웠고 또 미안했기에 코토하는 다시 자책을 한 자신이 부끄러워 쉽게 고개를 들지 못했다.

 

"……."

 

그런 그녀가 신경이 쓰였던 메구미는 조용히 힘이 들어 덜덜 떨리고 있던 코토하의 손을 감쌌다.

그러곤 화들짝 놀라 자신을 바라보던 코토하의 시선과 마주한 뒤,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코토하, 너무 자책하지 않아도 돼. 우리도 사실 막 이곳에 온 거야."

"하지만……."

"사람이 늦을 수도 있지. 안 그래?"

"……."

"뭐, 당장에 마음이 정리가 안 된다면 어쩔 수 없구. 하지만 내가 봤을 때 이 게임을 하게 되면 그런 우울한 감정이 싹 사라질 걸?"

"……?"

 

좀처럼 감정을 정리하지 못하던 코토하의 관심을 끌기 위해, 메구미는 옆에 있던 게임 패키지를 들어올리며 5명이 이VR 게임 룸 안으로 들어오게 된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내가 말한 게임이 바로 이 BATTLEGROUNDS라는 게임이야. 이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사람도 있고, 없는 사람도 있겠지만 일단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말이야……."

 

 

 

"서바이벌 게임이라고?"

"그렇습니다! BATTLEGROUNDS를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밀리터리 서바이벌 게임입니다!"

 

같은 시각, 어디인지 모를 방 안에서 아키가 VR 장비와 게임 패키지를 들고 신이 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VR 장비를 처음 보던 타쿠미는 신기하다는 듯 장비 구석구석을 쳐다보며 심오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던 리나는 타쿠미의 표정이 웃겼는지 깔깔거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아하하하하~! 뭐야~ 타쿠밍! 혹시 VR 장비 처음?"

"…어? 아… 실제로는 처음 보는데 좀 신기하게 생겼고만."

 

아키에게 VR 장비와 게임을 받은 타쿠미는 마치 선물을 받아 놀란 아이처럼 두 눈을 크게 뜨고 시선을 분주히 움직이고는, 괜히 긴장을 했는지 떨리는 목소리로 아키에게 물었다.

 

"그러니까… 이걸 끼면 눈 앞에 게임 속 화면이 생생하게 들어온다… 이거지?"

"네! 그 장비와 이 게임만 있으면 무인도에서 사람들과 서바이벌을 할 수 있게 됩니다!"

"타쿠밍, 방금 표정 되게 웃겼어~ 게임 속… 화면이… 생상하게 들어온다… 이거지…? 완전 웃겨~"

"아 거참 자꾸 놀리네! 시끄럽다고 임마!"

"아하하하하~"

 

자신을 흉내내던 리나의 표정을 보고 괜히 부끄러워진 타쿠미는 얼굴이 새빨개진 채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리나는 이에 아랑곳 않고 도리어 새빨개진 타쿠미의 얼굴을 놀리며 속을 긁었다.

왁자지껄하게 떠들던 타쿠미와 리나 때문에 방 안이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지만, 아키는 고대하던 게임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는지 행복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렇게 문을 닫았음에도 바깥까지 소리가 들릴 정도로 방 안이 시끄러워져 갈 무렵.

때마침 분위기를 정리하기 위해서 들어온 듯, 료와 나츠키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아 거참 정말 시끄럽네."

"밖에서도 너네 목소리가 다 들려. 나 참… 아무리 신났어도 그렇게까지 날 뛸 필요가 있어?"

"오! 낫츠! 료쨔! 어서 들어왕!"

"어, 너희들도 왔냐?"

"그래... 하도 목소리가 커서 너희가 어디에 있는지 아주 쉽게 찾았어."

 

두 사람을 못 말리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료와 나츠키는 바로 문을 닫고 들어와 앉았다.

그러자 아키는 곧바로 방문 판매원처럼VR 장비와 게임 패키지를 덥석 집더니 바로 영업을 시작했다.

 

"료, 나츠키! 이것 보십시오! 이게 바로 BATTLEGROUNDS 라는 게임인데……."

"아, 그거라면 며칠 전에 나츠키랑 같이 해봤었어. 재밌던데?"

"어! 이 게임을 해보셨습니까?"

 

예상 외로 료와 나츠키가 게임에 대해 알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는지 아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아키를 보고 나츠키는 살짝 미소를 짓고는 천천히 어떻게 된 영문인지 설명을 시작했다.

 

"사실 다리한테 이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어. 미오한테 추천을 받은 게임이라는데 무지 재밌으니 꼭 해보라고 했거든. 그래서 마침 료랑 시간이 맞아서 먼저 했지."

"뭐~? 너무하네 둘 다! 그런 이야기를 들었으면 우리도 껴줬어야지! 완전 치사해!"

"그래서 이렇게 왔잖아? 나랑 료가 먼저 게임을 해봤으니 모르는 게 있으면 우리한테 물어봐. 아키도 밀리터리 전문가니까 걱정 없고."

"물론입니다! 맡겨만 주십쇼!"

 

볼을 빵빵하게 하며 뾰로통한 표정을 짓던 리나, 자신감이 넘쳐 보이던 료와 나츠키, 아키.

그녀들을 본 타쿠미는 그러나 모처럼 엔진의 멤버들이 이렇게 모인 것에 대한 기쁨, 뿌듯함보다도 빨리 VR 게임을 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앞섰는지 그녀답지 않게 팔을 붕붕거리며 들뜬 목소리로 소리쳤다.

 

"아 됐고! 빨리 시작하자! 몸이 근질근질거린다니까?"

"…알았어 알았어. 진정해. 일단 다들 모여 봐."

 

오랜만에 기대감으로 들뜬 타쿠미의 모습이 반가웠던 나머지 멤버들은 그녀를 흐뭇하게 바라보고는 바로 그녀의 곁으로 모여들며 저마다 VR 장비를 집어 들었다.

 

 

 

"어? 뭐야. 친구 접속 창에 왜 이렇게 사람들이 많지?"

 

한편, 쇼파에 앉아 있던 미오는 VR 장비를 낀 채 게임의 UI를 확인하던 도중 친구 접속 창에 있는 사람들이 많이 접속하고 있다는 걸 알고는 의아하다는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ONELIFE… 이건 료의 아이디. ROCK_KN 이건 나츠키의 아이디인데?"

 

일전에 아이디를 주고 받았던 두 사람이 게임에 접속한 상태인 걸 확인한 미오는 어리둥절해했다.

그도 그럴 것이 두 사람은 보통 밤에 접속을 하지 오후에 접속하는 일이 도통 없었기 때문이다.

아주 대단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겠지만, 무슨 연유로 두 사람이 이렇게 일찍 게임에 접속했는지 내심 궁금했던 미오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그 때.

 

"미오쨩, 무슨 일 있나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미오!"

 

골똘히 생각에 잠긴 미오의 모습을 본 아이코와 아카네는 혹시라도 문제라도 생긴 것이 아닌가 싶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런 두 사람의 태도에 미오는 괜히 걱정을 하게 만든 것이 아닌가 싶었는지 바로 두 손을 가로저으며 해명했다.

 

"아! 아니 그냥. 평소보다 접속한 친구들이 많아서 좀 놀랐어."

"내일이 주말이니까 그런 거 아닐까요?"

"흠… 그런가?"

"같이 할 친구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죠! 같이 게임 하자고 초대를 해보는 게 어떨까요!"

"……그럴까?"

 

아카네의 제안에 미오는 곧바로 접속 중이던 료와 나츠키에게 팀 초대 신청을 했다.

게임을 처음 해보는 아카네와 아이코와 같이 3인 스쿼드로 게임을 하려던 와중에 한 번 호흡을 맞춰본 두 사람이 팀에 들어와준다면 좀 더 재밌게 게임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두 사람은 미오의 초대에 응답하지 않았다.

 

"어? 초대를 안 받네? 따로 같이 게임을 할 일행이 있는 건가?"

"아쉽네요. 그래도 다들 같이 게임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 거겠죠?"

"그러게…… 어? 잠깐만."

 

다시 친구 접속 창을 뒤져보던 미오는 료와 나츠키 말고도 아주 많은 프로덕션 동료들이 접속해있음을 확인하고는 흠칫 놀랐다.

그러고는 마치 아이코와 아카네가 들으라는 듯, 아이디를 보고 그 아이디의 주인을 떠올리며 천천히 이름을 호명하기 시작했다.

 

"뭐야… 안즈, 카미양, 하야밍도 접속해있었잖아? 오늘 무슨 일 있나?!"

"네?"

 

같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친구들이 접속한 경우가 없었는지, 미오는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어때, 다들 어떻게 하는 지는 대충 감을 잡았지?"

 

한편, VR 장비를 먼저 착용한 레이카는 들뜬 목소리로 다른 멤버들에게 게임 설명이 이해가 되었는지 물었다.

이미 VR 장비를 착용한 채 팔을 붕붕 흔들던 아카네, 게임 속 화면이 신기했는지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신기하다는 표정을 짓던 세리카는 레이카의 물음에 연신 고개를 흔들었다.

 

"……."

 

허나VR 장비는 물론이거니와 게임을 평소에 하지 않았던 시즈카는 말은 하지 않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살짝 걱정이 되었는지 장비들을 말없이 만지작거리기만 했다.

그리고 그녀의 옆에 있던 시호는 약간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시즈카와 마찬가지로 좀처럼 장비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

게임을 할 생각에 들뜬 세 사람과 달리 시즈카와 시호는 선뜻 의욕이 생기지 않고 있던 상황.

하지만 시즈카는 분위기를 깨지 않기 위해 일단 장비를 착용하고 시호에게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시호, 장비 착용하자."

"……."

"내키지 않는 건 알겠는데, 여기까지 왔으니까 일단 해보자고."

"……."

 

시즈카의 설득에 시호는 뚱한 표정을 짓다가 못이기는 척하며 천천히 장비를 착용했다.

그렇게 그녀들이 게임을 할 준비를 끝마친 것을 조용히 지켜보던 레이카는 그제야 안심이 되었는지 다시 특유의 발랄한 목소리로 외쳤다.

 

"자~ 그럼~ 가볼까요!"

"이예이~!"

 

뒤이은 세리카와 아카네의 힘찬 구호와 함께, 시즈카의 시야에 들어와 있던 게임 화면이 번쩍하고 점멸했다.

 

"……!"

 

갑작스런 점멸에 시즈카가 화들짝 놀란 그 순간.

점멸에 의해 가려져 있던 그녀의 시야에 추락한 비행기 잔해의 모습이 보였다.

거기에 사방에 펼쳐진 바다, 여기저기 분주히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그녀의 두 눈에 들어왔다.

게임 속 화면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생동감이 넘치던 세상.

무인도 형태의 게임 대기실에 들어온 시즈카는 처음 보는 풍경에 살짝 당황했는지 입을 벌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그 때.

 

"우와!"

"……꺄악!"

 

신기한 듯 대기실의 섬 곳곳을 쳐다보던 시즈카의 뒤에서 레이카가 나타나 소리를 질렀다.

그 순간 화들짝 놀란 시즈카는 재빨리 몸을 돌려 레이카를 쳐다보다가 다시 한 번 놀라며 외쳤다.

 

"레… 레이카 씨?! 그 총 뭐에요?!!"

"아~ 이거? 대기실에서 총 쏘는 연습을 하라고 이렇게 미리 총을 놔두거든. 에잇!"

 

탕!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시즈카에게 총을 쏜 레이카.

갑작스런 그녀의 공격에 시즈카는 본능적으로 몸을 잔뜩 움츠리며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그 순간.

 

우우웅-

 

"!"

 

약한 진동과 함께 그녀의 눈 앞에 보이던 화면 하단부의 게이지가 점멸했다.

몸을 관통했을 총알, 그것으로 인해 몸을 파고들 고통에 대비하기 위해 몸에 힘을 잔뜩 주던 시즈카는 얼굴에 느껴지는 약한 진동을 느끼고 눈을 살짝 떴다.

그러자 살짝 뜬 눈 너머에서 아이처럼 천진난만하게 웃던 레이카의 얼굴이 보였다.

VR 게임을 처음 하는 시즈카의 격렬한 반응이 재미있었는지, 레이카는 호호 웃으며 태연하게 말을 걸었다.

 

"이렇게 총에 맞으면 진동이 울려! 재밌지?"

"으으… 레이카 씨, 아무리 그래도 갑작스럽게 총을 쏘시면……."

"미리 알아두고 가는 게 나을 것 같아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시즈카가 약간 뾰로통한 표정을 짓자 레이카는 천연덕스럽게 손에 들고 있던 SCAR-L과 탄창을 그녀에게 건네며 이야기했다.

 

"한 번 쏴 볼래? 무지 재밌어!"

"……."

 

난생 처음 보는 커다란 총, 묵직해 보이는 탄창을 눈 앞에 둔 시즈카는 괜히 긴장이 되었는지 침을 꿀꺽 삼켰다.

아무리 게임이라고는 해도 총을 다뤄보는 것은 처음.

다른 것도 아니고 실제였다면 사람 한 명쯤 죽이는 것은 아주 간단한 살상병기인 총을 다뤄야 한다는 걸 그제야 깨달은 시즈카는 레이카의 제안에도 섣불리 손을 뻗지 못하고 있었다.

긴장감, 왠지 모를 두려움, 죄책감 때문에 살짝 떨리고 있던 그녀의 손.

하지만 게임을 진행하기 위해서라면 총은 무조건 다뤄야만 하는 상황.

내키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다른 멤버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 게임이 시작되기 전에 총을 한번 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 시즈카는 다시 한 번 침을 삼키고 조심스럽게 레이카의 손에 들린 총에 손을 뻗었다.

 

그러나 그 때.

 

"와오! 되게 신기하잖아!"

"프레데리카, 너무 목소리가 크다고!"

"!"

 

섬 어딘가에서 발랄한 소녀의 목소리가 크게 울려 퍼지자 시즈카가 화들짝 놀라며 몸을 움츠렸다.

마치 바로 옆에서 이야기를 한 것처럼, 큰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려오자 그녀는 고개를 빠르게 돌리며 목소리의 주인을 찾았다.

하지만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무슨 연유에서인지 땅을 기어다니거나, 몸을 까딱거리며 춤을 추거나, 다른 사람에게 총을 쏘며 놀 뿐,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지는 않고 있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알 수가 없던 시즈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반응에 또 한번 미소를 짓던 레이카는 웃으며 시즈카에게 설명했다.

 

"방금 그 목소리는 전체 음성 채팅 기능을 사용한 거야~ 기본적으로 아무런 설정을 하지 않으면 같은 팀의 사람들에게만 내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는데, 방금 그 귀여운 목소리는 전체 음성 채팅 기능을 쓴 사람의 목소리야. 신기하지?"

"좀 놀랐네요……."

"가끔 저 기능을 이용해서 민폐를 끼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 때는 전체 음성 차단 기능을 쓰면 돼."

"…그렇군요."

 

레이카의 설명을 들은 시즈카는 다시 한 번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레이카가 건넨 총과 탄창을 조심스럽게 받아들었다.

이윽고 무게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지만 손에 든 센서에 따라 움직이는 총을 받아 든 시즈카는 신기하다는 듯 손에 든 총을 이리저리 움직였다.

마치 장난감을 받아보고 이것저것 만져보는 아이처럼, 시즈카는 열심히 총의 구석구석을 살펴보며 TV에서 봤던 것처럼 견착도 해보고 제법 사격 자세를 취해보며 총을 다루는 방법을 연습하고 있었다.

다행히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시즈카의 모습에 레이카는 안심을 하며 곧바로 설명을 덧붙였다.

 

"아 그리고 이번 매치는 초보자 난이도로 설정을 했으니까 그냥 막! 쏘면 돼. 상급자용 난이도랑 다르게 쏘기도 쉽고 하니까!"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솔직히 게임을 잘 안 해서 걱정을 했었는데……."

 

말은 안 했지만 다같이 게임을 할 때 혹여 민폐를 끼치지 않을까 걱정을 했었던 시즈카의 입장에서 레이카의 설명은 듣던 중 반가운 소리였다.

어깨에 짊어지고 있던 부담감을 조금 내려놓은 시즈카는 견착을 하고 눈을 가늠자에 맞댄 뒤 진지한 눈빛으로 가늠쇠 너머에 있는 풍경에 시선을 집중했다.

 

하지만 그 순간.

가늠자와 가늠쇠가 조준을 하고 있는 표적.

그녀의 눈에 들어온 표적의 모습을 시즈카가 확인한 순간.

 

"……! 미… 미즈키 씨? 미라이?"

 

미즈키와 미라이가 저 멀리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본 시즈카가 그녀들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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