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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루] 그걸론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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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01, 2017 19:29에 작성됨.

 

 

 

 

 

오후 한적한 사무소에 조잘거리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채워질 즘이었습니다.

 

 

“미리아짱!”

 

 

“왜?”

 

 

“여기 와봐!”

 

 

리카양이 부르는 소리에 이끌려 미리아양은 사무소 내 다이닝으로 향합니다. 리카양이 그녀를 부른 것은 그녀가 발견한 그 무엇 때문이었습니다.

 

 

“이게 뭘까?”

 

두근 반 새근 반 담아서 던지는 장난꾸러기의 질문.

 

 

“응? 빵 아니야?”

 

 

“아니아니 빵인 거는 나도 안다고!”

 

 

너무나도 쉽게 대답하는 미리아양과 그 대답에 태클을 거는 리카양, 벌써 한편의 만담입니다.

 

 

“내 말은!”

 

 

“누구 거냐? 왜 여기 있냐? 는~ 얘기지”

 

 

너무나 심플한 대답에, 질문을 다시 할 뿐이지만 마치 추리소설 속 탐정이 된 마냥 분위기를 잡으며 얘기합니다.

 

 

“그러고 보니 이 빵, 누가 먹으려고 한 걸까?”

 

 

“그러게, 포장지도 없이……”

 

 

“응, 포장지도 없어”

 

 

채 식기 전이라 바스락 소리를 내어가며 식어갈 뿐인 뜨끈뜨끈한 빵이지만 적어도 호기심 많은 그녀들 앞에선 추리소설 속 뜨끈뜨끈한 시체나 다름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빵”

 

 

 

그런데

 

 

 

“되게 작다”

 

 

 

적어도 아주 틀린 이야기는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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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소 오븐을 빌리고 싶다고?”

 

 

“응, 좋을 대로 해”

“헤에 빵 만들려고? 기대되네, 나도 맛 볼 수 있으려나”

 

 

 

“엇, 근데 사무소 오븐은 좀 불편할지도 모르는데”

 

 

 

“뭐라고? 아니 아니 방금 못 들었어”

 

 

“아……집 오븐이 고장 났다고?”

 

 

“음…… 사무소 오븐도 그렇게 정상은 아닐 텐데”

 

 

 

“아무튼 사무소 오븐, 상태가 좋진 못하니 주의 해야 할 점이라도 있는지 치히로씨한테 물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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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아무것도 없이 아름다운 무언가가 생겨나면, 사람들은 그것을 마술이라 부릅니다. 보잘것없는 직경 1 밀리미터의 씨가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는 것을 아마, 비슷한 이치로 사람들은 마술이라 부를 거에요.

 

저도 하나, 비슷한걸 압니다. 하얀 가루에 불과한, 형체도 없는, 가격도 싼 밀가루는, 적절한 과정을 거쳐 시간을 드리면 다른 무언가가 됩니다. 그 무언가는 부드럽고, 바삭 하며, 미뢰를 감싸며, 아득한 고소함을 안겨줍니다. 때로는 달콤할 때도 있고, 녹아 사라질 때도 있고, 마치 꽃의 종류와 색, 모양과 같이 무궁무진합니다. 둘은 매우 비슷하지만, 구분은 매우 쉽습니다. 씨에서 피어나는 것을 꽃이라 부르고, 밀가루에서 피어나는 무언가를, 빵이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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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루짱의 상태가 이상하다고?”

 

 

“조금 안색이 안 좋아 보였다고 할까……저 때문 인건 아닐까요……”

 

 

그리곤 또 침울해집니다, 호타루 양은. 걱정의 탓일까, 저혈압인건 아닐까 격한 레슨 후임에도 왜인지 호타루양의 얼굴은 백옥같이 하얗습니다. 쪼그려 앉아 벽에 기대 다리를 모으고 고개를 치켜 들어 한마디 내뱉고는 다시 머리를 숙입니다.

 

 

“많이 심각해 보이니?”

“호, 혹시 빵을 입에 못 댄다던가……”

 

 

과연 사무소의 맏언니 포지션인 미나미씨, 최악의 상황을 우려하시는지, 사태파악부터 하십니다.

 

 

“아닙니다 -에요”

 

“빵을 못 드시진 않습니다 -입니다”

 

“어래? 그거 무슨 얘기?”

 

“후고후고씨 상태가 이상하다는 이야기에요-입니다”

 

 

레슨 룸 한 켠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조그만 소란을 타고 퍼져 어느새 룸을 채우는 대화주제가 되어 버렸습니다. 여기저기서 증언이 나옵니다:

 

’빵은 먹더라,’ ‘오늘 아침에는 괜찮았다,’ ‘아니다, 어제부터 그랬다’, ‘아픈 것 같아 보였다,’ ‘이가 아픈 건 아닐까’

 

 

하지만 제일 지배적이었던 증언은,

 

“곧 있을 라이브가 걱정되어서 인 것 같습니다 –입니다”

이었습니다.

 

 

라이라 양의 의견 이후로 댄스 레슨 후에 벌어졌던 자그마한 토론은 곧 라이브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져 달궈지더니, 곧 미나미씨가 직접 시름 시름 앓고 있다는 저의 상태를 보러 간다는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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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날, 저의 첫 라이브는 완벽한 성공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달아오른 스테이지, 뜨거운 숨결, 가슴을 울리는 고동은, 계단을 올라 만나게 된 천국과 같았습니다. 열심히 반죽한, ‘춤을 비롯한 아이돌로서의 노력’이 갓 구워진 순간이어서 이었을까요. 공복에 빵을 물은 그 순간처럼 또 다른 한입을 다음 라이브에서 맛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꿈을 꾸었습니다.

 

 

하지만 문득 머리를 스친 생각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러한 행복을 맛 볼 정도로 노력을 한 것일까요?

 

그런 생각에 문득 기억을 되짚으니, 저는 그렇게 노력을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노력을 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걸로 충분 했을까요?

 

 

 

혹시 노력이 부족 했는데도,

 

 

우연히,

 

 

아주 우연히,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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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불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성취는 그저 요행에 불과하고, 그저 운이 좋아 넘어갈 수 있었다. 그저 운이 좋아, 그런 성공을 맛 본 것뿐이다……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사라진다는 격언이 있듯, 아이돌이 되어서 느꼈던 행복도, 성취도, 사라져 버릴 것 같았습니다. 며칠 후의 공연이, 너무나도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빵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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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을 잊고 무언가에 몰두 하고 싶어서?”

 

그래요

 

 

 

“냐하~망가진 오븐 때문에 빵을 굽지 못해 몸이 근질 근질 했다던지?”

 

물론 그것도……

 

 

 

 

“빵을 먹으면 행복해 져서……인가요?”

 

그렇기도 하네요




 

 

“무언가, 자신이 잘하는 일을 해서 불안감을 떨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입니다”

 

“맞습니까?”



 

 

 

“즉”

 

 

 

 

“빵만은 너를 떠나지 않는다는 생각에서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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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이라는 것은, 간단해 보이면서도 매우 까다로운 것입니다. 미묘한 차이에서 벌어지는 발효의 차이, 자그마한 실수가 그대로 구워져 나옵니다. 하나하나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술을 부리기 위해선, 이런 과정들이 필요합니다. 어제녁 부터 공을 들인......  자신이 함께 반죽된거나 다름 없는 반죽이, 오븐에 들어간 지 조금 됐습니다. 평소라면 잘 구워지나 확인하러 갔겠지만,

 

 

어쩐지 발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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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미치루짱의 빵이구나~”

“어쩐지~”

“맛봐도 될까?”

“먹어보고 싶어!”

“미치루짱한테 물어보자!”

“근데 미치루짱, 어디 있을까?”

 

 

 

 

프로듀서에게 소식을 들은 꼬마 숙녀들이 탐험에 나섭니다. 근처에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는 걸까요. 세계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나가면, 이라는 느낌으로 그들이 걸어나가 만난 사람은 제가 아닌, 미나미씨 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마친 팔랑팔랑 원피스차림의 미나미씨, 아마 돌아가기 전에 상태를 보고 가려는 거겠지요.

 

 

“안녕! 리카짱, 미리아짱!”

 

 

‘와아 미나미짱이다’하며 달려듭니다. 과연 맏언니란 느낌입니다. 이것저것 조잘조잘 근황을 나누곤 그들의 본래 목적을 기억해 냅니다.

 

“근데 너희들, 미치루짱 본적 없니?”

 

“아앗!”

 

“우리도 미치루짱을 찾고 있었어!”

 

“그, 그러니? 헤에”

 

마치 빵 이름만 붙어있는 빈 바구니 같은 인기입니다.

 

“그럼 우리 같이 찾아보자 미나미짱!”

“그러자, 그러자!”

 

“으응?!”

 

“응? 왜 그래? ”

 

“아, 아니야 으응- 그러자……”

 

물론 큰 영향은 없겠지만 혼자 가서 조용히 격려의 말을 전하려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생각해두며 찾고 있었던 미나미씨로서는 조금 기묘한 상황입니다. 재잘거리는 꼬마 갸루 둘과 원피스의 비-너스는 그렇게 탐험을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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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크기, 탄성력, 질감, 텍스쳐, 조직력……이 모두가 실패한 빵의 키워드이자 성공한 빵의 키워드, 즉 빵을 결정짓는 기준입니다. 예를 들면 발효에 실패했을 때 빵은 부풀지 못해 작습니다. 발효에 실패한 빵은, 시체와 같습니다. 그걸 포함해서 걱정되는 우려가 한두 가지가 아니라서, 빵을 꺼낼 시간은 한참 지났지만…… 확인하러 갈수 없습니다. 그렇게 사무소 옥상에서, 그 무엇이 되었건 외면하고 있을 뿐, 그 뿐입니다. 오븐이 열리는 게, 결과가 나오는 것이 무섭고, 싫다는 감정만이, 폐에 달라붙어 아래 쪽으로 무겁게 잡아당겨, 숨 쉬는 것도 여간 불편한 게 아닙니다. 그렇게, 노을만을 바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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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루씨”

 

 

뒤에서 들리는, 조금 떨리는 여린 목소리. 조금은 놀랐습니다. 인기척을 느끼진 못했지만, 뒤를 돌아보니 그곳에 시라기쿠 호타루씨가, 서있었습니다.



 

“아, 아니……”

“저 그게…...”

 

 

 

 

 

“혹시 안 좋은 일이라도 있으신가 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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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 아니 트레이닝 때 일 때문에 그런 게 아니라...”

“저 트레이닝은 괜찮았어요. 저, 전혀 문제 없었어요”

“그게 안 좋아 보이신다는 게”

 

“아니, 저;;; 그렇게 오늘 미치루씨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였다던가 그런 건 아니지만”

“조금 평소 보다 많이 안 좋아 보이셔서”

 

“아”

 

“그게 아니라”

“미,미치루씨가 트레이닝 때 폐를 끼치거나 그런 건 아니니까요!”




 

 

“에?”

“…”

“그런가요……”



 

“본인의 일이라고 말씀을 하시면……”



 

“아, 아니에요! 사과 안 하셔도 되요”

 

“남이 도와줄 일이 아니라, 본인이 해결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틀린 이야기는 아니니까요”

 

 

“저 말인가요?”

“어째서냐 면……”

“저야 항상 신세를 지고 있으니까요”

 

 

”저는 이전부터 항상 주변에 안 좋은 일만 생겨서”

 

“괴로운 일들도 많았지만 그런 때에,”

 

“미치루씨가 도와주셨잖아요”

 

“그때, 리허설 때, 의상불량으로 걸려 넘어져 발목을 삐었을 때, 조금은 단념했어요”

 

“아, 단념했다는 게……”

“아 앞으로도 안되겠구나……하고, 저는 항상 불행하다고, 불행하게 살 수 밖에 없다고 단념했었어요”

“삐기 전에도 여러 악재가 겹쳤었잖아요……”



“그런데 그때, 미치루씨가 빵을 주며 말을 건넸어요”

 

 

“우울할 땐 맛있는 게 최고라고,”

 

 

“그리고, 행복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맛있는 빵을 먹으며 짓는 저의 미소에 담겨 있다고”

 

 

“그날, 부상 때문에 ‘예정대로’라고 는 할 수 없는 날이었지만”

 

 

부상 덕분에 미치루씨와 이야기 했고, 그 후 결국 나쁘지 만은 않은 하루였어요”

 

 

“부상 덕분에 할 수 없었던 것들도 있었지만”

 

 

“부상 덕분에 할 수 있었던 것들도 있었어요”

 

“불운이, 행운이, 행복을 결정 짓는 게 아니라”

 

“행복을 결정 짓는 건 저에요”

 

 

“행운이 불러오는 것은 행운이지, 반드시 행복이라는 법은 없어요”

 

“불운이 불러오는 것도, 불운이지만, 행복일수도 있는 법이죠”

 

 

“결과는, 운은, 새옹지마…… 어차피 어떻게 될지 모르고, 어차피 어떻게 할 수도 없잖아요”

 

“미래는 알 수 없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우리들의 시간은 사라지지 않는다는거에요"

 

“미치루씨는 어떠실지 모르지만, 빵을 먹고, 함께 레슨을 하고, 노력했죠…… 돌이켜 보면 저는 그것만으로도 행복했어요……즐거웠어요”

 

“함께 준비한 시간이 메인이고 결과는 보너스라고 해도 될 정도로요”



“그리고, 우린......  이제 시작이니까요 ”




“그걸론…… “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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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 죄송해요!”

 

“알지도 못하면서 지레짐작으로 거, 거, 거, 건방진 소리르을”



“아!”

 

“있다! 있다!”

 

“미치루짜앙!”

 

“P군-P군!   P군 말이 맞았어!”



“어머 호타루짱”

 

“미나미씨”




 

 

“미치루!”



“빵 다 됐더라”

 

“내가 꺼내놨어”

 

 

 

“미치루짱! 미치루짱! 우리도 좀 먹어도 돼?

 

“……? 미치루짱?”

 

“……”



“미치루씨……”





















“여러분,”



“들어가서 빵이라도 먹도록 하죠”




“많이 만들어 양은 넉넉하니까요”




ㅡ        ㅡ            ㅡ              ㅡ             ㅡ              ㅡ

 

 

 

 

 

 

왁자지껄한 다이닝 룸, 몇 분 전만해도 빵 밖에 없었을 방이 사람들의 소리들로 채워집니다. 새로 생긴 스티커 사진기 이야기를 나누며 자리 잡는 리카, 미리아; 조용히 앉아 저를 쳐다보는 호타루 씨; 그리고 모두를 위해 냉장고를 한번 열어보고 우유 라던지, 마실걸 찾아보는 미나미씨…... 다이닝 룸은 오븐 열기에 조금은 후덥지근하고, 고소한 냄새가 납니다. 빵을 자릅니다. 자르고 또 잘라, 그릇에 담아 식탁으로 가져옵니다. 중간부터는 호타루씨도 나르는 것을 도와주셨습니다. 곧 심판의 시간입니다.



 

“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삼, 이, 일




 

“맛있어!”

“맛있다”



 

맛있습니다.



 

완성도 지켜보지 않은, 외면만 한, 분명히 망했을 거라고 생각한 빵이, 맛있습니다.



 

 

“근데 미치루짱!”

 

“아까 여기 왔을 때 엄청 작은 빵 봤어”

 

“그거 뭐야?”



 

“아 그건 ‘팝 오버’라고 빨리 만들 수 있는 빵이에요”

 

“이거요”

 

 

“다음에 같이 만들어 볼래요? 이거 되게 쉬워요 먹고 있는 바게뜨같은거랑 달리, 발효고 뭐고 필요 없거든요”

 

 

 

 

“응! 응! 절대로 하자!”

“꼭 꼭 하자!”



 

 

     사실은 빵이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웠습니다. 안 그래도 자신의 아이돌로서의 역량이 의심돼 불안해서, 조금 제가 잘하는 일을 성공해 보임으로써 자신감을 얻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집 오븐은 고장 나고, 쓸 수 있기는커녕 골치 아픈 일들만 늘어 결국 사무소의 오븐을 빌렸으나…… 사무소의 오븐도 그리 좋은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타이머는 작동하는지도 모르겠고, 오븐에 습기 조절 기능이 있다는데, 오작동이나 하지 않았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두려웠습니다. 자신감이 느끼고 싶어 시작한 가볍게 시작한 제빵이, 인생승부가 되어버렸습니다.



 

“리카 우유 좀 더 갖다 줄까?”

 

 

“응! 고마워 P군!”

 

 

“아 일어난 김에 제가 갖다 올게요”

 

 

 

“아냐 미치루, 나도 일어난 참이니까”

 

 

“그럼 같이 가죠”

 

 

 

비효율적이지만 항상 이런 일은 있습니다. 프로듀서와 나란히 걸어 코너를 돌아 냉장ㄱ“미치루”

 

 

“아까 이야기 들었는데”

 

 

 

무엇을 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저도, 프로듀서에게 할말이 있습니다



 

“그 미치루…… ””프로듀서!!””

 

"...." 

 

“으, 응……”

 

 

“저는, 잘하고 있는 건가요”

 

“아이돌, 탈락이진 않나요?”






“.....? “



“아니,;;; 잘하던데? ”

 

“에?”

 

“미치루는 요새 여러 가지로 괜찮아, 댄스도 보컬도 내가 자주 가서 확인하니까 나는 잘 알지”

 

“잘 하니까 암말 안 한 거야”




너는 이제 부터니까 말이야



 

“아 그리고, 아까 얘기 하려 했는데 오븐 하나는 고칠 예정이래 치히로씨가”

 

 

“이왕 있는 거 고쳐두는 편이 났지?”



 

“예… 그죠…”

 

 

“자, 챙기고”

 

“가자”




빵은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빵 굽는데 에너지를 다 써서, 거짓말 같이 라이브는 실패할지도 모르죠.



 

“맛있는 냄새가 나는 겁니다-이에요”

 

 

“라이라짱”

 

 

“배가 등가죽에 붙을 것 같습니다-이에요…앗 후고후고씨……”

 

 

“네”

 

 

“많이 나아져 보이는 군요-에요”

 

 

하지만 동시에, 쓸데 없는데 들어간 힘이 빠져, 오히려 좋아진 자세로 성공할지도 모르는 법입니다.



 

“물론입니다 라이라씨”

 

 

“앉으세요!“

 

 

“제가 굶주린 라이라씨의 공복을 책임지도록 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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