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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코토, 하루카, 히비키「오키나와 바다에 놀러 왔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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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30, 2017 12:40에 작성됨.

그때, 암흑의 커튼이 깔린 잔잔한 바다 아래에서 형광색 빛들이 반짝인다.

히비키는 등대 빛이 반사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그런 작은 희망을 품어본다.

 

히비키 「얘들아! 이거 봐봐! 빛이 반짝이고 있ㅡ」

 

허나, 섬뜩한 진실이 말해주는 공포가 히비키의 정신을 아득하게 강타한다.

그것은, 잔잔한 칠흑의 바닷물에 반사되고 있는 그 빛은, 육지에서 도래한 빛이 아니였다.

아니, 사실은ㅡ

저 아래, 깊은 심해에서부터 빛나고 있었다.

 

하루카 「..거 거짓말이지?」

 

마코토 「아아..」

 

어둠의 액자처럼 새까만 망망대해 위로, 마치 역병의 불빛마냥 창백하고 탁한 녹색을 띈

기묘한 빛들을 발하는 무엇인가가 그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심연에서부터 위로 올라오고 있었다.

숨조차 멎을 듯한 침묵의 순간이 찾아온다.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파멸의 폭풍이 도래하기 직전, 폭풍 전야처럼.

 

하루카 「빠 빨리 버리자 응? 제발 빌께 마코토 응?」

 

마코토 「바 바보같은 소리 하지 말라고!(버럭) 이 이럴꺼면..」

 

마코토가 발작하듯 히비키의 사시미 칼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하루카와 히비키가 말릴 새도 없이,

그것에게 다가가서는..

 

마구잡이로 찔러버렸다.

 

하루카, 히비키 「꺄악!!」「마코토!」

 

피인지 모를 검은 액체가 선상에 가득 튄다.

몇 방울은, 검은 바다 아래로 튀어 잉크처럼 퍼져나간다.

 

마코토 「됐지? 봐봐! 아무것도 바뀌는 거 없잖아.

이건 아무 상관도 없다ㅡ」

 

그 순간, 기묘한 경적 소리가 들려온다.

어둠에 덮힌 저 너머 어디선가 나지막히 들려오는,

그런 아득한 악몽에서나 떠오를법한 불길한 경적 소리.

그녀들의 마음 속 이성의 지배 아래 깊숙히 감춰져 있던,

본능적인 공포를 일깨워주는 그런 공포의 소리.

그것은 제 자식을 애타게 찾는 어미의 울부짖음이자,

자식을 죽인 이들의 파멸을 경고하는 원한의 포효성이였다.

 

하루카 「저..저기..」(덜덜)

 

하루카가 바다를 가리킨다.

칠흑과도 같은 암흑으로 물든 바다는 어느새 썩은 담즙과도 같은 녹색으로 은은히 빛나고 있었다.

아니, 사실은 ㅡ

그 크기조차도 감히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형광의 눈들이 떠오르고 있는 것이였다.

그제서야 그녀들은, 녹색의 빛들이 사실 바다 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고 있는, 거대한 무엇인가의 눈동자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온 대양이 녹색으로 물들 정도로, 

감히 짐작조차도 불허할 정도의, 인간 인지력을 초과하는 거대한 공포의 존재가 제 자식을 찾아 올라오고 있었다.

 

모두에게 무시무시한 공포가 엄습하며,

장기를 덮고 있는 얆은 피막조차도 못한 이성을 산산히 조각낸다.

공포가 이성의 장막을 넘어 정신을 지배하며,

이성이라는 헛된 허울 아래 감금되어 있었던 생존에 대한 이기심과 비합리, 공포가 다시 치세를 맞이한다.

 

마코토 「빠, 빨리! 빨리 가야 한다고!」

 

히비키 「이미 전속력이야! 더 이상은ㅡ」

 

마코토 「거짓말! 히비키 너 때문이야.

니가 바다로 오자고 하지만 않았어도ㅡ」

 

하루카 「다 마코토 때문이야! 마코토가 그걸 찌르지만 않았어도ㅡ」

 

그 순간, 칼에 난도질당한 기이한 생명체가 기묘한 소리를 낸다.

흡사, 죽어가는 생물의 마지막 단말마같기도 하고, 

패닉 속에 본능에 지배당한 그녀들을 비웃는 듯한 소리이기도 하다.

 

하루카 「다, 다행이다. 빨리 저걸 놔주어야」

 

마코토 「아 안돼! 그러면 저..저게 날 가만히 냅두지 않을꺼야..

반드시 올라와서, 날ㅡ」

 

하루카 「내 상관이야?」(싸늘)

 

하루카 「어차피 다 마코토 때문이잖아? 난 놔줄꺼니까. 히비키, 빨리 날 도와ㅡ악!」

 

ㅡ푹

 

히비키 「우긱!」

 

칼에 찔린 히비키가, 비명과 함께 고꾸라진다.

마코토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끝까지 그것을 들어올리려 바다에 던지려는 하루카를 따라가 무자비하게 구타하고 또 구타한다.

마침내 마지막 이성의 줄이 끊어져,

한마리 짐승과도 같이, 이기심과 비합리성에 정신이 먹혀버린 마코토가

미친듯이 웃고 울으며 울부짖는다.

 

마코토 「다 끝났어..다 끝났다고! 

우린 다 죽을꺼라고? 우하하하하!! 헤헤..하하!!」

 

곧 도래할 파멸에 마코토의 정신은 이미 붕괴하고 있었으니,

바다의 심연에서 올라오는 끝없는 공포의 존재는

이미 그 헤아릴 수조차 없을 정도로 거대하고도, 담즙과 같은 형광 녹색으로 빛나는 죽음의 눈동자들을

그 거대한 자신의 실체와 비견하자면, 미세한 먼지보다도 못한 작디 작은 히비키의 보트에게로 돌리고 있는 중이였다.

 

공포에 이성을 잃고 짐승처럼 울부짖고 광소를 토해내던 마코토는

마침내 칼로 스스로의 몸을 난도질하기까지 시작했다.

인간 인지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무한한 공포 속에서 붕괴되는 이성 속에서,

곧 다가올 파멸에 앞서 스스로 그나마 가장 존엄한 방법으로 죽겠다는 듯이.

곧, 검붉은 마코토의 피가 선상 위를 덮었다.

 

하루카는 이미 한 마리 짐승이 되어,

끝없이 밀고 들어오는 공포에 저항하기 위해서 육체가 본능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다하고 있었다.

손톱을 빠질 때까지 물어뜯고, 

잠시나마 공포를 잊기 위해 온 몸을 선체에 박고 때리고 꼬집으며 억지로 고통을 가한다.

엄습하는 공포에 신체는 이미 통제조차 잊어,

그녀의 아래는 방분과 배뇨로 마치 한 마리 추잡한 짐승의 최후처럼 더럽혀져 있다.

그 위에서 온 몸을 때리고 꼬집으며 짐승처럼 울부짖는 하루카의 모습은

이미 더 이상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나 다름 없어보였다.

 

끝없이 밀고 들어오는 공포와 복부에서 느껴지는,

불판을 댄 듯한 뜨거운 고통 속에서 

히비키는 정신을 잃을 뻔 했지만

광기로 미쳐버린 마코토의 옆에서 꿈틀거리는 그것을 발견하고는

본능적으로 몸을 날렸다.

그리고는, 마코토가 말리기도 전에 그것을 집어서 바다에 던져버렸다.

 

마코토 「안돼!!」

 

그것은 검은 바다 위를 잠시 표류했다.

초월적 공포가 만들어낸 아비규환의 아수라장을 잠시 음미하겠다는 듯이.

허나 이윽고, 촉수를 꿈틀거려 다시 바다로 들어갔고

눈들도 다시, 그 초자연적인 시선의 끝을 암흑의 심해로 돌렸다.

 

아득한 공포와 광기 속에 정신을 잃기 전, 

히비키는 그 어둠 속에서 아버지가 그녀를 부르는 것 같다고 느꼈다.

어둠 속에서 그녀를 부르고 있었다.

 

더 이상 저항할 수 없는 히비키의 육신이 마지막 경련을 일으킨다.

심연이 그녀를 맞이하고 있다.

그 차갑고도 끝을 알 수 없는 암흑에 몸을 맡기며,

마침내 히비키는 정신을 잃고 말았다.

 

엔딩.1

눈을 떠보니, 저와 마코토, 히비키는 병원에 있었습니다.

히비키는 과다 출혈로 혼수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의사 선생님 말로는, 언제 깨어날지 모른다고 합니다.

 

마코토는 결국, 정신이 나가버렸습니다

항상 멋지고 건강했지만,

공주님을 동경하던 제 가장 친한 친구 마코토는

이제 완전히 미쳐버려, 

그 흔적조차도 찾을 수 없습니다.

독방에 결박된 그녀는 눈을 뜨기만 하면

끔찍한 울부짖음과 함께 두려움 속에 짐승처럼 마구 날뛴다고 합니다.

가장 친했던 유키호랑, 미키가 몇 번이고 가 보았지만

그녀는 조금도 돌아올 가망이 없었다고 합니다.

 

저는, 아아 저도 정신 병원에 있습니다.

아무도 제 말을 믿어주지도,

이해하지도 못했습니다.

그저, 바다에서 올라온 어떤 가스에 중독되어 미쳐버린 것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평범한 아이돌을 꿈꾸던 아마미 하루카.

그저, 덧없는 필멸의 꿈..

 

저는 요즘 꿈을 꿉니다.

인간 이전의 시대에,

훗날 인간이라 불릴 미개한 티끌의 후손이 바다를 헤엄쳐다닐 적부터 세워졌던, 인간 이전의 고대의 도시입니다.

 

그 칠흑의 심연 속에서,

도시의 주인은 곧 도래할 미래에 올라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 내일은 아니지만

곧 찾아올 언젠가.

별들과 지구가 하나로 재배열하고 알량한 인간의 질서가 무너지는 그 날.

저희가 그 날 보았던 존재가 다시 올라올 터이니,

그 운명은 피할 수 없습니다.

종말은 피할 수 없습니다.

 

저요.

톱 아이돌이 꿈이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요.

그 피할 수 없는 종말이, 제 눈 앞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형체로 모습을 드러내기 전에

그나마 알량한, 마지막 존엄을 지키며

감당할 수 있는 공포 속에 죽고 싶습니다.

 

아아, 765프로에 종말이 곧 도래할 것입니다.

 

....

...

 

 

 

 

엔딩.2

프로듀서 「가망이 없나요 압둘 알하자드 선생님?」

 

Abdul Alhazred 의사 「...참..이미 방사능 가스에 뇌가 많이 손상되었어요.

하늘도 무심하시지,

하필 후쿠시마 원전 폐기물들을 버린 금지 해역까지 넘어가다니..」

 

프로듀서 「아이들이 봤다는 건 뭘까요.」

 

Abdul Alhazred 의사 「..그 인근 해역은, 

원래 해무가 잘 끼던 지역이라더군요.

안개와 같은 형태라면, 방사능은 더욱 치명적이지요.

환각 상태에 빠져, 끔찍한 것을 보게 된 것일 겁니다.」

 

Abdul Alhazred 의사 「아마, 그 형광색 눈이라는 것도

어둠 속에서 방사능 폐기물들이 빛나는 걸 착각한 것일 겁니다.

쯧쯧..어린 나이에 참..」

 

거기에서 그녀들은 정말로 무엇을 본 것일까?

정말로 방사능에 의한 환각이였을까?

아니면..

나로써는 알 수 없다.

다만, 돌아오지 않는 그녀들을 위해 부질없이 기도할 뿐..

 

그날 밤은,

오래간만에 꿈을 꾸었다.

칠흑과 같은 심해 깊은 곳에서,

기이한 고대 도시가, 나를 부르는..

 

엔딩.3

하루카 「....」

 

코토리 「저 저기 하루카? 나도 모르겠네.

그런데 그거 정말로 내가 쓴게 아닌데..」

 

하루카 「정말, 실망이에요 코토리씨!」(버럭)

 

마코토 「으으..저도요!」

 

하루카 「왜 하필 제가 똥오줌을 지리는 역할이죠?

히비키가 있잖아요!」

 

히비키 「에..뭔가 지적의 방향이 묘하게 틀리지만..

자신도, 납득할 수 없다죠!」

 

하루카 「지난번에도 또 이상한 소설 써서 혼났으면서 또 써요?

흥! 이번에는 정말 일러버릴 꺼에욧!」

 

ㅡ쾅!

 

코토리 「정말..정말 내가 안 썼는데..」(울먹)

 

코토리 「왜 아무도..안 믿어..」(뚝뚝)

 

 

ps. 어제 크툴루가 나오는 765 ss를 읽었는데,

뭔가 느낌이 영 아니라서 한 번 써봤음.

..힘드네 뭔가 압도적 공포를 표현하는게 ㅇㅇ

러브크레프트가 존경스럽다.

 

ps. 그림이 적당한게 없어서 내친김에 그림도 같이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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