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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이 아이는 내 딸이야. 」 아이돌들「 엣?! 」 <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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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18, 2013 10:32에 작성됨.

(*캐릭터 붕괴가 있는 거야!!)







아카바네P와 시죠 타카네가 도착한 곳은, 맨션 근처에 위치한 작은 찻집.
그런데 그곳에는 이미 선객이 자리 잡고 있었다.


사나에 「 여기야, 아카바네 군. 그런데 그 아이는 누구? 」


간편한 외출복 차림으로 말차와 경단을 음미하고 있던 여성이 손을 흔들었다.
프로듀서는 그녀에게 손을 흔들며 테이블로 다가갔다.


P 「 소개할게. 우리 사무소의 아이돌 시죠 타카네. 」

타카네 「 시죠 타카네라 하옵니다. 」

사나에 「 헤에~ 머리 색깔이 정말 예쁘구나. 난 카타기리 사나에라고 해. 
사나에 씨라고 불러도 괜찮아. 」

P 「 사나에 씨는 경찰이야. 알고 지내던 사이랄까. 」

사나에 「 그리고 아카바네 군의 첫사랑이야~ 」

P 「 사나에 씨!! 」

사나에 「 꺄아~ 아카바네 군이 화났어. 무서워라~. 」

타카네 「 우후후. 재밌는 분이군요. 」


타카네는 입가를 살짝 손으로 가리며 작게 웃었다.
주위의 분위기를 밝게 만든다는 점에서, 어쩌면 이게 카타기리 사나에의 재능
일지도 모른다.


사나에 「 혹시 나는 방해이려나? 둘만의 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으니 난 
이만…  」

P 「 아니요. 있으셔도 돼요, 사나에 씨. 아니, 계속 있어주세요. 」

타카네 「 귀하? 」

P 「 지금부터 하려는 이야기는… 사나에 씨도 당사자니까 말이야…. 」


순간, 아까부터 웃는 얼굴이었던 사나에의 표정이 갑자기 굳어버린다.


사나에 「 아카바네 군. 혹시 내가 생각하는 '그건' 아니겠지? 」

P 「 유키미의 이야기라면 맞아요…. 」

사나에 「 후회할 텐데? 」

P 「 애초에 제 인생 자체가 후회의 연속인 걸요. 」

사나에 「 휴우…. 널 누가 말리겠어. 」


테이블 위의 말차를 단숨에 비워버리며 사나에는 타카네를 응시했다.


사나에 「 시죠 타카네라고 했지? 시죠 양이라고 부르면 될까? 」

타카네 「 이름으로 부르셔도 괜찮사옵니다. 」

사나에 「 그럼 타카네 양. 지금부터 아카바네 군이 할 이야기는… 타카네 
양이 들어온 그 어떤 것보다 잔인한 이야기야. 그래도 상관없어? 」

타카네 「 우후후. 귀하의 사정이라면 저도 듣고 싶은 것이옵니다. 그리고 
저 역시 고만고만한 일은 많이 겪어온 지라. 」

사나에 「 …좋아. 그 이야기를 들려줘, 아카바네 군. 」


찻집의 점원이 프로듀서와 타카네가 주문한 차를 들고 오자, 프로듀서는 일단 
목을 축이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P 「 우선… 사죠 유키미는 내 친딸이 아니야. 」

타카네 「 이미 예상은 하고 있었사옵니다. 」


P 「 하지만 유키미의 관점에서는 달라. 그 아이에게 있어서는… 내가 진짜 
아버지야…. 」

P 「 낳아준 아버지라거나, 길러준 아버지라거나… 그런 드라마틱한 이유는 
물론 절대 아니지만. 」


타카네 「 무슨 의미이옵니까? 」

P 「 난 유키미의 진짜 아버지가 아냐. 그런데 유키미는 나를 진짜 아버지라 
생각하고 있어. 나를 길러준 아버지가 아닌, 낳아준 아버지라고 여기고 있는 
거야. 」


의붓 아버지를 친아버지로 생각하고 있다.
사죠 유키미의 세계에서 아카바네P는 유키미와 피가 이어진 아버지라는 
뜻이다.


P 「 혹시 기억나? 3년 전에 이 주위에서 일어났던 길거리 연쇄살인사건.

타카네 「 그 사건을 모르는 게 이상합니다. 그만큼 끔찍한 사건이었지요. 」


길거리 연쇄살인사건.
3년 전에 이 마을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연쇄살인사건으로,

피해자는 10명.
살인수법은 날붙이를 이용한 토막살인.

밤의 거리를 돌아다니던 사람들 중에서도 지지리 운이 없던 10명의 인간이 
무작위로 해체당한 희대의 연쇄살인.


P 「 마지막 10번째 희생자. 그 사람은 젊은 여성이었어. 당시 일곱살 난 딸이 
있었지. 」

타카네 「 설마…. 」

P 「 맞아. 유키미는 바로 그 10번째 희생자의 딸. 그리고… 마지막 10번째 
살인사건의 목격자야.


잠시 싸늘한 정적이 흘렀다.
그 정적을 깬 건, 아까부터 묵묵히 앉아있던 카타기리 사나에였다.


사나에 「 그때가 아마 밤 11시 쯤이었을 거야. 내가 근무하고 있던 파출소에 
신고가 하나 들어왔지. ‘이웃집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라는 신고였어. 」


살짝 몸서리를 치며 사나에는 말을 이었다.


사나에 「 나를 포함해서 두 명이 현장에 도착했는데… 거긴 지옥이었어. 」

사나에 「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무참히 해체당한 인간과… 피투성이가 
된 채로 눈에 초점을 잃은 어린아이. 그리고 그런 아이를 꽉 껴안고 있던 
청년. 」

사나에 「 …그곳은 살아있는 인간의 공간이 아니었어. 나는 아직도 그 광경이 
꿈에 나와. 」

타카네 「 …그 어린아이가 사죠 양이고, 그 청년이 귀하였던 것이옵니까? 」



타카네의 질문에 프로듀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P 「 신고를 한 건 나였어. 나는 신고를 한 다음, 맞닿은 창문을 통해 유키미
의 집으로 들어갔지. 하지만 이미 범인은 도주한 뒤였어. 」

P 「 내가 본 건… 무자비하게 해체당한 어머니의 시체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유키미의 모습이었지. 」


P 「 유키미는… 자신의 어머니가 살인마에게 해체당하는 광경을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한 거야.


타카네 「 기이한… 그것은 너무나 끔찍하옵니다…. 」

P 「 유키미의 어머니는 길거리 연쇄살인마에게 살해당했고··· 그때부터 그 
아이는 어딘가 망가져버렸어.  」

P 「 가족이 살해당했다는 그 현실을 부정했지. 내가 유키미에게 가까이 
다가가자, 유키미는 나를 ‘파파’라고 불렀어.

P 「 지금 유키미에게 있어서 ‘살해당한 가족’은 더 이상 ‘진짜 가족’이 아니야. 
지금 여기에 살아있는 내가 처음부터 그녀의 가족이었던 걸로 바뀐 거야.

타카네 「 그, 그것은 말이 안 되옵니다. 」

타카네 「 귀하를 아버지로 인식한 건 그렇다 치더라도··· 사죠 양은 ‘어머니’가 
없다는 사실에 분명 위화감을 느껴야 정상일 터인데···.  」 

P 「 타카네의 말이 맞아. 하지만 유키미는 어머니가 없다는 사실에 의문을 
느끼고 있지 않아.


떨그렁! 타카네의 손에 들려있던 찻잔이 테이블 위로 떨어져 소리를 냈다.
다행히 엎질러지지는 않았지만, 타카네는 그 사실을 신경 쓸 여유도 없이 얼굴
이 새파래졌다.


타카네 「 그렇다는 건···!! 」

P 「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해버렸어. 」


P 「 유키미는 어머니··· 즉, ‘마마’라는 존재와 개념 자체를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해버렸지.


P 「 내가 유키미에서 엄마나 마마에 대해 물어보면 대답은 늘 똑같아. 」

P 「 ‘엄마? 그게 뭐야?’ 라든가 ‘마마라는 게 뭐야? 야옹이 이름?’이라고 대답해. 」


즉, 모든 걸 종합하면

① 유키미의 가족은 길거리 연쇄살인마에게 살해당했다.

② 유키미의 가족이 살해당한 사실은, 유키미에게 있어서 ‘없었던 일’이다.

③ 유키미에게 있어서 진짜 파파는 아카바네 P다.

④ 마마라는 존재는 유키미에게 처음부터 없었고, 그 의미와 개념 자체를 
없었던 것으로 해버렸다.



P 「 나는 유키미의 ‘파파’를 연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야. 물론 나는 유키미를
친딸처럼 생각하고 있지.」

P 「 그래도 내가 유키미의 진짜 파파가 아니라는 사실을 변하지 않아. 」

타카네 「 그렇지 않사옵니다!! 적어도··· 적어도 사죠 양은 귀하 덕분에 구원
받을 수 있었사옵니다!! 」

타카네 「 귀하는 이미 사죠 양의 진짜 아버지입니다. 스스로 그걸 부정해주지 
말아주십시오!! 」


P 「 ···내가 유키미를 구했다고 생각해? 그렇지는 않아. 」

P 「 나는 오히려 유키미를 망치고 있는 걸지도 몰라. 그 아이가 지금 정상이 
아니라는 건 타카네가 잘 알잖아. 」

타카네 「 ······. 」

P 「 나는 그저··· 그 아이를 이대로 살아갈 수만 있도록 방치하는 걸지도 
몰라. 어떻게 개선할 의지도 없이, 마냥 두려워서 그냥 흘려보내기만 하는 
걸지도 모르지. 」

P 「 그리고··· 나 역시 정상적인 부류는 아니야, 타카네. 그저 그런 척을 하고 
있을 뿐이야.

타카네 「 그것은 무슨 의미입니까? 」

P 「 미안. 가르쳐줄 수는 없어. 」


타카네는 잠시 눈을 감고 뭔가를 곰곰이 생각했다.
그리고 살그머니 눈을 뜨고,


타카네 「 귀하는 이제 어떻게 하실 것이옵니까? 사죠 양을··· 이대로 놔두실 
생각이신지. 」

P 「 아마도. 」

타카네 「 제가 이래라저래라 참견할 사안은 아니옵니다만··· 그래도 굳이 한 
말씀 올리겠사옵니다. 」

타카네 「 만약 귀하께서 그런 이도저도 아닌 생각을 가지고 있으시다면··· 
절대 사죠 양에게 좋을 것 같지는 않사옵니다. 」

타카네 「 어떤 식이라도 좋으니 슬슬 결론을 내리시는 게 옳다고 사료됩니다. 」

P 「 ···그 충고는 받아들일게. 」

타카네 「 충고가 아닙니다. 저는 귀하를 걱정하고 있는 것이옵니다. 」


그렇게 말하며 타카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사나에와 프로듀서를 향해 고개를 꾸벅 숙이며,

타카네 「 두 분께 실례했사옵니다. 아무쪼록 현명한 결정을 내리시길. 」

사나에 「 너무 걱정하지 마, 타카네 양. 나라도 아카바네 군을 도울 거니까. 」

타카네 「 그렇다면 안심이옵니다. 」


그렇게 인사를 하고 찻집을 나서려고 한 타카네는, 뭔가 생각났다는 듯이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타카네 「 귀하께 몇 가지 더 물어도 되겠사옵니까? 」

P 「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라면. 」

타카네 「 사죠 양의 가족을 살해한 범인은··· 정말 길거리 연쇄살인마였사옵니까? 」

P 「 응. 」

타카네 「 사죠 양이 없었던 것으로 한 것은··· 그 살인사건과 어머니의 
존재였지요? 」

P 「 그랬었지. 」

타카네 「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그 살인사건의 범인은 잡혔사옵니까?

P 「 아니. 유키미가 목격자이기는 하지만··· 유키미는 그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었고, 내가 도착한 건 이미 다 끝난 뒤였으니까. 」

타카네 「 ···그렇군요. 그럼 저는 이만 실례하겠사옵니다. 」


그 세 가지 질문을 끝으로 시죠 타카네는 찻집에서 나가버렸다.
남은 건··· 프로듀서와 카타기리 사나에 뿐이다.


사나에 「 ···괜찮아? 」

P 「 괜찮아요. 」

사나에 「 그 사건은 아카바네 군에게도 트라우마일 텐데. 」

P 「 괜찮아요. 이런 건 익숙하니까. 오히려 제가 미안한 걸요. 」

P 「 원래 이런 건 경찰 외의 사람에게는 해서 안 되는 이야기인데. 」

사나에 「 상관없어. 나 사실 경찰 그만뒀으니까. 」

P 「 ···네?! 」

사나에 「 아차! 내가 말하는 걸 잊었네. 」

사나에 「 나 이번에 경찰 그만두고 아이돌로 전업했어~ 이 나이에 아이돌이
라는 건 좀 부끄럽지만~ 」

P 「 아니, 사나에 씨야 미인이니까 아이돌로 활동하셔도 별 문제는 없지만···. 」

사나에 「 왜? 이제 와서 나랑 헤어진 게 후회가 되는 거야? 」

P 「 ······. 」

사나에 「 장난이야. 너무 심각하게 얼굴 굳히지 말아줘. 아카바네 군과 내가 
헤어진 건 3년 전의 그 사건 때문이 아니니까. 」

사나에 「 내가 나쁜 거야. 난 아카바네 군과 마주하기보다는 도망치기에 
바빴으니까. 」

사나에 「 좋아한다고 말해놓고 먼저 도망치다니. 정말 꼴사나운 여자야, 나는. 」

P 「 그건 사나에 씨의 탓이 아니에요. 그저··· 처음부터···. 」

사나에 「 그만. 우울한 이야기는 이걸로 그만두자. 대신 오늘은 내가 아이돌
이 된 기념으로 아카바네 군이 한턱 내. 」

P 「 ···사나에 씨가 저와 헤어진 건 제가 싫었기 때문인가요? 」

사나에 「 아니, 오히려 난 지금도 아카바네 군을 좋아하고 있어. 다만··· 아카
바네 군을 감당하기에는 내 그릇이 너무 작았던 거야. 그래서 도망친 거고. 」

사나에 「 좋고 싫음을 묻는다면··· 난 지금도 아카바네 군을 사랑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네.

P 「 그럼 됐어요. 」


정말··· 그 정도라면 충분하다.


사나에 「 그럼 한 잔 마시러 가자~!! 렛츠 고!! 」

P 「 취해도 안 데려다 드릴 거니까 알아서 조절하세요. 」

사나에 「 아카바네 군은 심술궂구나. 」

P 「 사나에 씨만큼 할까 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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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네 「 ······. 」

타카네 「 이제 그만 나오시는 게 어떻사옵니까? 」


타카네가 골목길을 향해 나직이 말하자,
두 사람의 인영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루카 「 아하하~ 미행이야, 미행!! 」

유키호 「 구, 궁금해서 어쩔 수가 없었어요···. 」

타카네 「 찻집에서부터 눈치 채고 있었습니다만··· 결국 전부 들으신 겁니까? 」

하루카 「 이, 일부러 그런 건 아니지만~ 미안해··· 전부 들었어!! 」

유키호 「 프로듀서에게 그런 사연이 있었다니. 너무 감동적이에요. 」

타카네 「 ···그렇사옵니까? 여러분들은 뭔가 이상한 걸 눈치 채지 못하신 모양
이군요. 」

유키호 「 이, 이상한 거라뇨? 」

유키호 「 저는··· 그냥 가, 감동적인 이야기로만 들어서···. 」


타카네는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


타카네 「 사실 귀하의 앞이라 깊게 파고들지는 않았지만··· 뭔가 좀 이상
하옵니다. 」

하루카 「 타카네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니구나. 나도 좀 이상하다고 생각해. 」

유키호 「 에···? 뭐야? 뭐가 이상하다는 거야? 」

유키호 「 나, 나만 모르고 있다니··· 훌쩍! 저 같은 건 땅을 파고 묻혀있을게요!! 」


삽을 들고 땅을 파려는 유키호를 말리느라 하루카는 진땀을 뺐다.
콘크리트 도로도 파낼 수 있다니··· 유키호, 이 무서운 아이!

반면 시죠 타카네는 멍하니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타카네 「 ···불길하옵니다. 」

타카네 「 설마 제가 생각하는 ‘그것’은 아니겠지요? 」

타카네 「 만에 하나라도 그런 것이라면···. 」


이대로 방치해둘 수는 없다.
시죠 타카네는 여기에서 결의한다.


타카네 「 절대 귀하를 위험하게 만들지 않겠사옵니다. 」

타카네 「 귀하의 행복이··· 곧 저의 행복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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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딸을 위해 분투하는 아버지의 싸움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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