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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하라 베이커리-구미호의 꼬리는 몇 개? 3번째 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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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23, 2017 00:20에 작성됨.

이전편

 

“……”

 

 

적막은 흘렀지만, 두 명 중 누구도 놀란 모습은 아니었다. 후루키는 담담하게 올 것이 왔다는 표정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오히려 놀란 쪽은 적막을 깨는 쪽이었다.

 

 

핸드백이 바닥에 눌러앉고 그 안의 물건이 거칠게 바닥을 구르는 소리. 문 쪽에서 화장품 하나가 굴러와 미치루의 발치를 톡-하고 건드렸다.

 

 

“……”

 

 

평소보다 더 창백해진 얼굴을 띄운 슈코가 입과 눈을 크게 벌린 채,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저기….., 미치루?”

 

 

?”

 

 

방금, 그 소리느..”

 

 

그만둘거에요. 아이돌

 

 

, …”

 

 

“3년 동안, 열심히….했는데, 결국에는….”

 

 

미치루는 말을 잇지못했다. 그러나 슈코도 할 말은 없었다. 그녀도 알고 있으니까. 미치루의 객관적인 위치를그리고 그녀로서 해줄 수 있는 말이라는 건 결국 기만이거나 위선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미치루는 오히려 더 담담하게 중얼거리고있었다.

 

 

처음부터 제빵사나 할 걸.”

 

 

제빵과는 거리가 먼 고운 손을 한 번 내려보고서, 미치루는 허심탄회하게 말했다.

 

 

소중한 사람이 행복하지않은데 귀엽거나하는건별로…”

 

 

미치루는 다시 고개를 들었다. 오히려 조금 개운한 표정으로 입꼬리를 살짝 위로 들어올려 슈코를 바라보았다. 슈코가 아연실색한 채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지만, 미치루는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

 

 

아무튼 3년 동안, 고마웠어요. 슈코 언니.”

 

 

방금전까지 덩그러니 테이블에 놓여있던 파우치를 건네주며 미치루는 슈코를 지나쳤다.

 

 

후루키.”

 

 

고개를 까딱이며, 미치루가 부르자 후루키는 당연하다는 듯이 슈코를 신경쓰지도 않고 지나쳤다.

 

 

살벌한 침묵을 껴안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자, 건물 밖에는 아주 의외의 사람이 있었다.

 

 

오빠야~~”

 

 

마중 왔어요 미치루. 잘 지냈나요?”

 

 

답지않게 리무진까지 뒤에 불러놓은 채, 미치루를 마중나온 히이라기. 석양을 등지고 동생을 기다리는 오빠를 향해 미치루는 넘어지듯이 안겨들었다. 아래서부터 위로 얼굴을 부비적거리자, 히이라기의 허벅지 위에 올라가있던 담요부터 시작해서 옷까지 전부 꾸깃꾸깃 망가지고 헝클어진다.

 

 

리무진 안에서도 미치루는 어리광을 멈출 생각이 없는지 길에 몸을 눕히고는 히이라기의 몸으로 파고들만 있었다.

 

 

킁킁킁....히이라기의 몸에서는 온기가 느껴진다. 사람의 온기가 이니라, 주방의 온기와 명인의 온기. 주방에서 불을 피우고 또 혼신을 불사르다가 이 사람은 이렇게 여기 나왔다. 온기 뿐만 아니라 그 빵 냄새가 그것을 증명한다.

 

 

킁킁킁…….

 

 

한참을 냄새를 맡던 미치루는 스윽하고 고개를 살짝 들어올린다. 그리고 매우 익숙하게 한치의 오차도 없이 히이라기의 옆으로 팔을 쭉 뻗었다.

 

 

요란하게 구겨지는 소리와 서늘하고 매끈한 감촉, 버둥버둥거리며 빵 봉투를 잡은 미치루는 바게트 특유의 밍밍하고 옅은 냄새에 약간 파슬리 향과 짭조름한 향이 느껴지는 원인을 찾아 미치루는 봉투로 기어들어간다

 

 

봉투에서 몸을 도로 꺼내며 숨을 몰아쉬자, 미치루의 눈에는 입술을 살짝 삐죽이는 히이라기가 보였다. ‘오빠보다 빵이 좋냐며 우울해하는 모습이 역력하자. 미치루는 멋쩍게 뺨을 긁더니 빵을 물고 다시 꾸물꾸물 파고들기 시작한다.

 

 

무거운 짐을 모두 풀고 침대 위에 안착했을 때의 편안한 미소를 들고, 미치루는 빵을 한 가득 물었다.

 

 

바게트를 물고 턱을 우물우물 앞뒤로 움직이자, 바게트가 가죽 찢어지는 소리를 내며 힘겹게 끊어진다 우물우물, 턱 근육이 소리까지 내어가며 강렬하게 바게트를 씹어대자, 서서히 고소한 맛을 슬슬 흘리기시작한다.

 

 

히이라기는 바게트를 먹느라 한가득 요동치는 미치루가 귀여워 죽겠다는 듯, 어느새 표정을 풀고서 볼살을 한 번 꼬집고 말았다.

 

 

한편, 미치루는 슬슬 전혀 다른 감각을 혀끝에서 느끼고 있었다. 크림과 유사할지도 모르지만 그 자극이 전혀 다르다.

약간 느끼하면서도 짭조름한 감각. 살짝 역하지않을 정도로, 개성을 알리는 비린내가 살짝 들어가있다. 혀에 찌릿찌릿 명란젓의 감각이 은은하게 서서히 퍼지는 바게트의 맛 속에서 톡톡 터지는 자극을 더한다.

 

 

약간 배가 바다에서 울렁거리는 듯한 기묘한 감각마저 느껴진다. 명란젓 특유의 강한 향이 입과 코를 크게 쥐고 흔들고있는 와중에 바게트의 강렬한 씹는 맛과 고소함이 불쾌하지않을 정도로 조절하는 형국.

 

 

처음에는 톡톡 찌르는듯하던 감각이 후고후고 씹어간 끝에서 서서히 바게트의 고소함 속으로 안착해들어간다 이윽고 명란젓의 맛은 혀뿌리를 타고넘어가는 순간의 자극으로 변했다. 입 안에서는 명란젓의 자극에 놀라 잘 느끼지 못했던 바게트의 달달하게 고소한 맛이 한껏 배어나와있다.

씹는 리듬에 따라 강약이 변하는 바게트의 즐거움이 절정에 달한 상태에서부터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우물우물 삼키고나면 묘하게 신기했던 명란젓의 맛과 칼로 끊는 것처럼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바게트의 고소함이 조금은 그리워진다. 단지 그것때문이 아니더라도, 입안에 한 가득 빵을 밀어넣는 것만으로도 미치루는 행복하다.

 

 

하지만 더 행복해 질 수 있어.

 

 

미치루, 그렇게 먹으면 안 불편한가요?”

 

 

 히이라기 쪽으로 몸을 돌려 얼굴을 파묻고 후고후고 소리만 내는 미치루를 보며 히이라기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우웅~ 그래도 이렇게 먹어야 맛있는걸~”

 

 

"오빠는 미치루 얼굴이 보고싶어요."

 

 

킁킁킁….히이라기의 체취 속으로 미치루는 빠져들어간다.

 

 

어릴 적부터 그녀를 감싸주던 온기과 체취, 나갈 때면 빵 한 조각을 손에 꼬옥 쥐어주고는 했다. 그녀의 기억을 넘어, 본능적으로 각인된 것. 그녀를 안심시킨다.

 

 

그녀는 그 체취와 온기로 깨닫는다. 오빠가 얼마나 바빴는지. 그 바쁜 와중에도 자신을 찾아온것에 희열을 느낀다. 이기적일지도 모르지만, 그런 감정은 참을 수 있는 종류가 아니다.

 

 

떨어지고 싶지 않아…..’

 

 

그리고 그 속에 감추어진 고단함을 내심 간파하고, 언젠가는 반드시 오빠를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은연 중에 결심해버린다.

 

 

오빠, 히이라기라는 것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미치루의 많은 감정을 품고 있는 것이었다.

 

 

히이라기는 미치루의 머리를 한번 훑는다. 아름답게 휘어지고 몇 번이고 말린 그녀의 머리칼은 풀어지고 늘어져서 히이라기의 허벅지를 간지럽힌다.

 

서서히 풀려서 감기는 눈과 늘어지는 목소리로 미치루는 연신 오빠를 중얼거리고, 그 소리는 시나브로 줄어든다.

 

 

숨소리는 반복적이고 아주 미세하게 변한다. 히이라기를 거세게 붙잡은 손도, 힘이 풀려서 늘어져버린다. 히이라기는 한동안 침묵을 지켰다. 서서히 차가 멈추어서자 히이라기는 미치루가 미끌어지지않게 천천히 그녀를 모아 감싸앉았다

 

 

도련님.”

 

 

후루키가 차에서 뒤따라 내리며 말을 걸었지만, 히이라기는 조용히 검지손가락을 하나 세워서 입술에 갖다 붙였다.

 

 

지금은 조금 쉬게하죠. 미치루도 저도, 그리고 후루키 씨도.”

 

 

“……..”

 

=====

 

명랏젓 바게트...쓰는데 엄청 애먹었습니다.

 

조금 일정이 무리한 상황에서 쓰다보니 글이 미흡해지고 말았습니다. 한 주동안 기대하셨을 독자님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기껏 연재하겠다고 말한 주제에 이런 글이라니, 정말 최악입니다. 부디 쉬어가는 편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합니다. 실망스러운 소리만 내뱉애서 저도 할 말이 없습니다....... 독자님들의 너른 양해 부탁드립니다.

 

다음주에는 더 많은 분량, 더 배고픈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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