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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제] 아마미 하루카의 어느 외로운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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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19, 2013 19:05에 작성됨.

※당담곡은 SeeU의 Alone입니다.


[도쿄돔 인근]
 
"프로듀서님, 저──
 
"하루카. 나는──."
 
밤이 내린 도쿄돔 앞의 거리, 한명의 소녀와 한명의 청년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소녀의 이름은 아마미 하루카.
처음 데뷔했을때는 용모도, 보컬도, 댄스도 평범했었기에 '평범한 소녀'라고 불리웠던 아이돌.
그리고, 데뷔 1년만에 도쿄 돔에 입성하는 위업을 이룩한, A랭크 아이돌.
남자의 이름은 P.
765 프로덕션 소속의 신인 프로듀서이자, 하루카를 이끌어준 민완 프로듀서.
그리고, 아마미 하루카가 연정을 품고있는 사람.
단순한 프로듀서와 아이돌의 관계였지만, 1년을 함께 달리면서 하루카는 그에게 매료되었다.
아이돌과 프로듀서라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임을 알면서도, 하루카는 그에게 사랑을 해버렸다.
프로듀서와 아이돌의 관계가 아닌, 남자와 여자의 관계로.
연인과 연인의 관계가 되고 싶다고 생각해버렸다.
그렇기에 하루카는, 그의 프로듀스가 끝나는 날인 오늘, 그에게 고백을 했다.
그것이 이루어져서는 안되는 소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결코 받아들여질 수 없는 고백임을 알면서도.
하루카는,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다.
 
"에헤헤....역시, 안되는 거네요.....그러면 저, 가볼게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프로듀서님."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하루카는 물러났다.
프로듀서 쪽을 뒤돌아보지도 않고, 달려갔다.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았으니까.
 
◇◇◇◇◇◇◇◇◇◇◇
 
 
가로등 불빛속에 나비는 매여있고
바람은 다만 세상을 계속 비난하며
그림자는 태양에 이별을 고하고
앞질러 제 갈길을 그저 가는 이 시간
 
"훌쩍....훌쩍....."
 
자신의 방에 앉아, 하루카는 눈물을 닦았다.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한 고백이지만,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다.
가로등 빛이 눈물에 흐려져 나비가 춤추고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울면서.
하루카는 침대에 웅크렸다.
 
울지말라고 내게 말해줘
울어도 된다고들 하지만
울지 말라고 말해준다면
조금더 울고 싶어 질것만 같은데
 
<읽지 않은 메세지가 5통 있습니다.>

울음이 가라앉았을 때 즈음, 하루카는 핸드폰을 확인했다.
사무소 친구들로부터의 메세지였다.
울어도 좋다던가, 괜찮냐는 식의 위로가 담긴 메시지였지만, 하루카의 기분은 풀리지 않았다.
울지말라는 말 대신 울지 말라고 말해줬으면 차라리 좋았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가하며, 하루카는 다시 침대위에 웅크렸다.
차라리 울지 말라고해준다면, 조금 더 울 수 있을텐데.
울고있는 동안은 조금 덜 괴로우니까, 차라리 더 울고 싶은데.
 
 
울지말라고 부디 말해줘
울어도 좋다고들 하지만
울지 말라고 해 줄 사람 누군가
옆에 있어준다면 하는데
 
"내방, 이렇게 넓었나......?"
 
이상하게 넓게 느껴지는 방을 둘러보면서, 하루카는 중얼거렸다.
외롭다.
라고 하루카는 생각했다.
그저 고백을 했다가 차인 것 뿐인데 왜 이렇게 외롭다는 생각이 드는 걸까.
 
나는 왜 이토록
혼자서 그저 걷고만 있는 건지
길 잃은 마음은 홀로
망연히 비어가는데
 
분명히 방 안에 있는데 왜 이렇게 춥고 외로운 것일까.
방은 따뜻한데 어째서 바람이 부는 밖에 있을때보다 더 춥게 느껴지는 걸까.
어쩨서일까.
아아, 그래, 하루카는 이미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알고 있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 뿐이다.
실연한 아픔이 너무 커서, 마음에 커다란 구멍이 나버려서 이리도 외롭고 춥다는 것을.
마음에 나버린 구멍을 통해서, 길잃은 마음이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제 창밖의 사람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다만 남아있는 무릎위 놓여진 손들어
무심코 한쪽눈을 가린 서로에게 달랐던 풍경
다시 이 거리엔 수천개의 해와 달이 돌고
나의 아픔보다 그들의 잠이 귀한것을 알아
흐르지 못하고 흩어져가는 감정 말라가는 이 거리
울지 말라고 제발 말해줘
울어도 좋다고들 하지만
울지말라고 해줄 사람 누군간 내 곁을 지켜준다면 하는데
 
무심코 고개를 들어 창 밖을 보니, 골목을 오가는 사람의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어있었다.
일로 늦었을때는 창 밖을 볼 여유도 없이 씻고 잠자리에 들었기에 신경쓰지 못했고 일이 없을때는 이 정도로 늦은 시간까지 깨어있던 적이 없었기에 신경쓰지 못한 사실.
조금은 슬픔이 가라앉은 듯한 얼굴로 창 밖의 풍경에서 고개를 돌리던 하루카였지만,
작은 액자 하나가 시야에 들어온 순간 그녀의 얼굴은 슬픔으로 물들었다.
처음 라이브를 했던 그날 함께 찍었던 사진을 보관하고있던 액자.
평소에는 하루카에게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소중한 사진이었지만, 지금은 사진을 보는 것 만으로 가슴이 아파왔다.
 
"프로듀서님........"
 
왼쪽 눈에 손을 얹어 눈물이 흐르는 것을 막아보려하지만, 이미 터져버린 눈물샘은 멈출줄을 모른다.
어쩨서 이렇게 되버린 걸까.
하는 생각이 하루카의 머릿 속에 떠올랐다
분명히 서로 같은 풍경을 보면서 걷고 있었는데,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고있다고 생각했는데, 왜 이렇게 되버렸을까.
 
"무슨 소리를 하는걸까 나도.....알고 있으면서......."
 
자조와 자기 자신에 대한 동정을 담아 웃으며 하루카는 고개를 숙였다.
이유 같은 건 이미 알고있다. 역시 인정하기 싫었을 뿐이다.
프로듀서와 하루카 자신이 서로 다른 풍경을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것 정도는 옛날 옛적에 자각했으니까.
프로듀서에게 사랑을 해버린 그날부터 서로가 바라보는 풍경이 달라졌다는 것은, 이미 알고있었으니까.
 
 
혼자 남겨져 버린
오갈 곳 없는 이 감정들은 마치
흐르지 못하는 보랏빛 하늘로
피어나는데
이제 갈라진 입술엔 나비도 쉬어가질 않고
다만 울곳을 찾아 헤메이는 날 비추는
어딘가 외로워 보이는 희미하게 뜬 저 저녁달
다시 이 거리는 내게 낯설게만 놓여있고
나를 대신해 울어주는 쇼원도의 잔상
하지만 그 모습 조차도 아무도 알지 못하고 지나쳐간 이거리
 
 
아이돌을 그만두게 된다해도 좋으니 그의 곁에 서있고 싶다고 바란 하루카와 하루카가 조금 더 아이돌로서 빛나기를 바랬던 프로듀서.
서로가 바라보는 방향이 다르니까, 결코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것을, 하루카는 고백하기 전부터 알고있었다.
 
"프로, 듀, 서어어........"
 
사진을 봐버린 탓일까, 요 1년간의 추억이 다시 떠오른다.
처음으로 오디션에 참가했던 날의 기억이, 첫 패배를 겪고 울었던 기억이, 첫 앨범을 낼때의 기억이, 데이트를 했던 기억이,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던 기억이, 그를 자신의 방으로 초대했던 기억이, 아이돌 얼티메이트에서 우승을 차지한 날의 기억이 떠오른다.
 
"훌쩍.....훌쩍....."
 
<메세지가 도착하였습니다.>
 
".....?"
 
행복하면서도 괴로운 기억이 떠올라버려 눈물짓던 하루카를 멈춰준 것은, 돌연히 도착한 메일이었다.
 
"메일....? 누구지?"
 
누가 보낸 메일일까 하고 중얼거리며 핸드폰을 연 하루카의 얼굴이 메일을 확인한 순간 놀라움으로 물들었다.
 
"프로듀서님......?"
 
<하고 싶은 말이 있어. 괜찮을까?>
 
무슨 일로 이러는 것일까.
왜 이러는 것일까 하고 생각하면서도 하루카는 괜찮다는 답장을 보내고 답장이 오기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바보 같네, 나도. 이렇게 기다리는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혹시라도 자신의 고백을 다시 받아준 것일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는 자신을 비웃으면서도, 하루카는 답장을 기다렸다.


알아요
도시의 위로는 내게 가볍기만 한걸
그래도 어째서 나는 또 기다리고 있는지 ( 아아아 ~~ )

<메세지가 도착했습니다.>

<하루카, 괜찮니? 오늘 일, 사과할게. 이것도──>

"...........!"

내용은 간단했다.
미안하다는 말과 이것도 전부 너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는 말.
어째서일까, 자신을 걱정해서 메일을 보냈을 것이 분명한 프로듀서에게 화가 났다.
차라리 메일을 하지 말아줬다면 좋을텐데, 그럴리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상한 기대를 하지 않게 해줬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화가 났다.


그저 이해 해주길
바라는것은 아니라고
다마 누구라도 옆에 있어주며 하는 마음과
그런 소망따라 흩날리는 무수한 나비
다시 이 거리엔 수천개의 해와 달이 지고
나의 아픔보다 당신의 잠이 귀한것을알아
흐르지 못하고 흗어져가는 마음과 말라만 가버리는 나


"설교라도 하실 생각이세요? 아이돌 답지 않다고요? 그런 것 때문에 전화하신 건가요? 진심이었는데.....겨우 진정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왜 다시.....왜.....!!"

터져나오는 화를 참지 못하고, 하루카는 핸드폰을 향해서 화를 토해내기 시작했다.
전화를 통해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고, 몇 분 정도 전에 보내진 문자이니까, 이렇게 소리쳐 봐야 아무런 의미도 없다.
그래,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래도 하루카는 소리쳤다.
프로듀서에게는 전해질리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화를 내봐야 프로듀서는 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말이다.
평상시보다 감정이 격해져있던 탓일까, 평소에는 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폭언까지 토해내면서 하루카는 소리쳤다.

"왜 연락하신 거에요.....! 포기하려고 했는데.....왜.....! 차라리 내일을 위해서 잠이나 자두시지 왜.....!"

곁에 있어줄 누군가가 있다면, 나를 이해해주지 않더라도 곁에 있어줄 사람이 있다면 좋았을 것 같다고 생각하며, 하루카는 흐느끼기 시작했다.
프로듀서의 야속함이 미워서, 이렇게 될 것을 알면서도 고백했던 자신에게 화가 나서 울고 또 울면서도, 하루카는 그에게 답장을 보냈다.
분노를 담아, 서러움을 담아, 아픔을 담아.
답장을 보내자마자 하루카는 핸드폰을 내동댕이치다시피 하며 던져버렸다.
핸드폰이 벽에 부딪히면서 요란한 소리를 냈지만, 하루카는 그것을 신경쓰지 않았다.
심지어는 부모님 조차도 소리를 듣지 못하셨는지 아무런 반응이 없으셨다.

"히끅....히끅.....! 바보.....바보....프로듀서님은 바보!!!"

침대에 드러누워 울며, 하루카는 프로듀서를 원망하기 시작했다.
일어날리 없는 기적에 매달리려한 자신을 원망하며, 실낱 같은 희망에도 응해주지 않은 프로듀서를 원망하면서, 침대를 두들겼다.
밤은 계속해서 깊어져만 간다.
수천번의 해와 달이 진 거리의 어딘가에서 눈물짓는 소녀의 울음소리에도 아랑곳 하지 않으면서, 밤은 깊어만 간다.

◇◇◇◇◇◇◇◇◇◇◇◇◇◇◇◇◇◇◇◇◇◇◇◇◇◇◇◇◇◇◇◇◇◇◇◇

얼마나 울었던 것일까, 하루카의 울음 소리가 다시 잦아들었다.
새빨갛게 변한 눈을 닦으며, 하루카는 고개를 들었다.

"사무소.....그만둘까......어라?"

더 이상 사무소에서 그와 마주칠 자신이 없다고, 더 이상 아이돌로서 빛날 자신이 ㅇ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우울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하루카는 핸드폰을 확인했다.

<읽지 않은 메세지가 1통 있습니다.>

"또......?"

핸드폰에는 프로듀서로부터의 메일이 한통 더 와있었다.
아까 그 메일이 끝이 아니었다는 것일까?
이제와서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일까 하고 생각하며, 하루카는 메일을 확인했다.

"이건........."

그리고 메일의 내용을 본 순간, 하루카는 굳어버렸다.
그리고, 다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프로듀서......그거 아세요?"

눈물을 흘리면서 답장을 작성하는 하루카의 표정은, 어째서인지 조금 밝아져 있었다.
조금은 밝은 표정으로, 하루카가 입을 열었다.

"프로듀서님은 정말 나쁜 남자에요. 이렇게 울려놓고서는 이런 말을 하시면......저는........."

'포기할 수가 없어지잖아요.'
라고 작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면서 답장을 보낸 하루카는, 방금전에 받은 메일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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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 하루카 
Sub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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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하루카의 고백에 답해줄 수 없어. 
하지만, 하루카가 톱 아이돌이 된다면.
그때가 되도 나를 좋아해 준다면.....
그때, 대답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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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포기하지 않을거니까요. 프로듀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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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닛! 원래 이럴 생각이 아니었는데!
왜 자꾸 멀어지는거야!
졸작을 내버려서 죄송합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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