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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치바나 수사일지 ~테이블 위의 가루~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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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16, 2018 05:02에 작성됨.

“뭐?”

다들 기묘한 얼굴을 하고 있다. 이러한 반응까지 정말 완벽하다. 아리스는 당당했다. 다른 이들과 달리 수사관 타치바나는 뭐든 알고 있으니까. 아리스는 자신이 사무실에서 채취한 증거 1호를 공개했다.

“이 봉투 안에 든 가루가 결정적인 단서가 되었어요. 이 가루는 빵가루예요. 그런데 단순히 두 분이서 빵을 먹으며 흘린 빵가루는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유독 단단한 느낌의 빵가루였죠. 이런 빵가루를 흘릴만한 빵이 뭐가 있을지 생각하다가 떠올린 게 있어요.”

“아! 혹시 그거야? 감 좋네 아리스 수사관 쨩~”

“타치바나입니다. 아무튼 그래요. 사무실에는 프레데리카 씨가 프랑스에서 사온 바게트가 있었어요. 그런데 프레데리카 씨의 바게트는 사무실에 방치된 채 이틀 간이나 실외에 보관되고 있었죠. 더군다나 그 바게트는 프랑스에서 만든 정통 바게트! 바게트가 얼마나 딱딱한지는 다들 아시죠?”

아리스는 모두가 끄덕일 타이밍을 주기 위해 잠시 말을 멈췄다.

“그런데, 특히 그런 종류의 바게트는 실온에 장기간, 그러니까 하루 정도만 방치해둬도 금새 딱딱해져요. 사람을 쳐서 기절시킬 수 있을 정도로. 정말 미치루 씨다운 ‘도구’라는 점에서 참신함, 캐릭터 일관성 측면에서 10점 만점 드릴게요. 증거 인멸법도 간단해요. 먹어 치우면 되죠. 그러느라 사무실에서 나오는 데 시간이 걸렸고, 미나미 씨가 사무실에 오기 직전에 미치루 씨는 이미 자리를 뜬 거예요. 미나미 씨, 아나스타샤 씨 두 분과 함께 걸어오며 얘기를 나눴다면 그들이 언제 끝나서 돌아올지 정도는 알고 있었을 테니까요.”

“근데 그거 사람을 기절시킬 정도로 딱딱하다고 하지 않았어……?”

가만히 듣고 있던 린이 물었다. 천연덕스럽게 대답하는 아리스.

“미치루 씨는 가능해요.”

“방금 유독 비논리적인 얘길 한 거 같은데…….”

사건은 이제 막바지에 다다랐다. 모든 진상은 밝혀졌다. 아리스는 잠시 숨을 고른 뒤 얘기를 이어갔다.

“정리하죠. 미치루 씨는 사무실에 들어와 카나코 씨와 빵을 먹었어요. 두 분은 얘기를 나누며 긴 시간 동안 빵을 먹었고, 그러던 중 카나코 씨가 허니브레드를 가져갔죠. 미치루 씨로서는 슬픈 일일 거예요. 허니브레드 같은 빵이 여러 개가 있는 경우는 생각보다 드무니까요. 그 때, 미치루 씨 눈에 바게트가 들어온 거예요. 과연 정말 진심으로 후려쳤는지 장난으로 때리려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지나치게 단단해진 바게트는 카나코 씨의 뒤통수를 직격해 실신시킨 겁니다. 그런 뒤 미치루 씨는 흉기인 바게트를 먹어 치워 증거를 인멸하려 했어요. 빵가루는 그 과정에서 나온 거죠. 빵가루를 잔뜩 흘릴 정도로 급하게 먹었고, 시간에 쫓기느라 떨어진 빵가루들을 미처 어쩌지 못했던 거예요.”

다시 사무실이 조용해졌다. 아리스는 당당하게 허리에 손을 올렸다.

“이상입니다. 더 하실 말씀 있으신가요, 미치루 씨?”

미치루는 아리스에게 박수를 보냈다.

“우와~ 멋지다! 아리스 쨩 뭔가 똑똑하고 대단해!”

뭔가 진상이 밝혀진 후 악역이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며 내뱉을 법한 대사지만 미치루는 진심으로 감탄하고 있었다. 스스로의 혐의를 인정한 것이라고 봐도 되는 걸까? 만약 그렇다면 이 사건은 무사히 종결되었다. 아리스는 속으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혹시 하나라도 어긋날까 두려웠지만 다행히 그건 아닌 것 같았다.

“스스로의 범행을 인정하시다니 다행이에요. 아무리 빵을 좋아하신다지만 그렇게까지 하실 필요는 없었어요.”

“어? 근데 난 잘못한 게 없는걸. 난 카나코 쨩이랑…… 아야야!”

땡글땡글한 눈으로 멀뚱히 아리스를 바라보며 뭐라뭐라 말하던 미치루가 누군가에 의해 귀를 잡히자 비명을 질렀다. 귀를 잡아당기고 있는 사람은 사나에였다.

“요 녀석! 그런 위험한 짓을 하면 어떡해! 지금 바로 프로듀서하고 트레이너 씨에게 데려갈 테니까 벌 받을 준비나 해!”

“아아아아~! 그치마안~!”

그렇게 용의자 오오하라 미치루는 연행되었다. 그 광경을보며 아리스는 속으로만 쉬던 한숨을 이제서야 겉으로 폭 내쉬었다. 그렇게 한바탕 소란이 벌어지고 난 뒤의 사무실은 다시 평온을 되찾았다.

“이렇게 한 건 해결했네요. 마지막까지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항변하다니……. 반성하는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군요. 미치루 씨는 합당한 처벌을 받게 되겠죠.”

그렇게 타치바나 수사관의 수사노트는 마지막 장의 마지막 줄을 ‘해결’ 문구가 적힌 도장으로 장식한 채 덮이게 되었다.

그날 저녁.

“일어나셨네요 카나코 씨, 몸은 괜찮으신가요?”

“응, 아리스 쨩 안녕. 몸은 괜찮아, 찾아와 줘서 고마워~”

이곳은 346프로덕션의 의무실. 아리스는 카나코가 눈을 떴다는 소식을 듣고 담당 수사관으로서 곧장 그를 찾았다.

“어라? 그런데 저쪽 침대에 누워있는 건 누구야? 어? 미야코 쨩?”

“앗 음, 그런 것 같네요. 어디 아프신 걸까요. 그건 그렇고 회복하신지 얼마 되지 않은 건 잘 알고 있지만 염치불고하고 몇 가지 여쭤볼 게 있습니다.”

“아, 응, 어떤 게 궁금해?”

카나코는 반대편 침대가 무척이나 신경 쓰였지만 아리스에게 다시 시선을 돌렸다.

“혹시 혼절하시기 전에 기억나시는 게 있으신가요? 이미 제가 카나코 씨를 위해 모든 사실을 밝혀내긴 했지만, 당사자의 증언도 확실히 들어두는 편이 좋기에…….”

“음~ 글쎄, 기억이 좀 희미하긴 한데…….”

단편적인 기억일지라도 들어둘 필요가 있다. 아리스는 그렇게 생각하며 아이패드를 열며 질문했다.

“일단 미치루 씨와 계셨던 건 맞죠? 미치루 씨가 카나코 씨에게 그런 못된 짓을 하게 된 상세한 이유를 알 수 있을까요?”

아리스의 질문에 카나코는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에? 미치루 쨩하고 같이 있었던 건 맞지만 딱히 못된 짓은 하지 않았어. 그리고 미치루 쨩은 내가 쓰러지기 전에 집에 가보겠다고 하고 나갔는데?”

“……예?”

이번엔 아리스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카나코를 바라봤다. 카나코는 뭔가 생각났다는 듯이 말했다.

“그러고 보니 미치루하고 먹었던 그 빵 정말 맛있었지~ 둘이서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몰라. 덕분에 심심하지도 않았고. 누가 갔다 놨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프로듀서겠지?”

아리스는 한층 더 당황스러운 얼굴이 되었다. 카나코 씨나 미치루 씨가 빵을 갖고 와서 먹은 게 아니라고? 즉, 본인들 몫의 빵이 아니었단 얘기인가? 프로듀서가 빵을 준비해뒀다는 말도 들어본 일이 없다.

“아 참, 그리고 의식을 잃기 전에 뭔가 이상한 소리를 들었는데 말이야. 창문 열리는 소리가 나면서 노랫소리가 들리는데 흥……흐흥? 이상한 멜로디였어. 깜짝 놀라서 돌아봤는데 아무도 없더라고. 기억은 그쯤에서 끊, 헉?”

푝.

카나코의 목덜미에 정체불명의 작은 주사기가 꽂혔다. 아리스는 발사기를 든 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순간 자신도 모르게 카나코의 목덜미를 정조준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리스는 놀란 마음을 가라앉혔다. 결과가 만족스러우면 된 거야. 모든 건 이미 지나간 것. 사건은 멋지게 해결되었다. 바로 이 수사관 타치바

“으음……. 여기 어디야? 프로듀서? 사건은?”

“꺄아아아악!”

푝.

아리스는 놀란 마음을 가라앉혔다. 결과가 만족스러우면 된 거야. 모든 건 이미 지나간 것. 사건은 멋지게 해결되었다. 바로 이 수사관 타치바나의 활약에 힘입어.

오늘도 내일도 타치바나(aka 수사관)가 있기에 346프로덕션의 정의는 수호된다. 또 어떤 사건이 그의 앞에 나타날까. 앞으로도 그의 활약은 계속될 것이다- (석양을 배경으로 걸어감) (웅장한 BGM)



-------뒷얘기

 안녕하세요, 니나를 너무 사랑해서 이번 글에도 까메오로 출연시킨 목록이라고 합니다. 맨날 눈팅만 하다가 이제서야 첫 글을 올려보네요ㅋㅋ 첫 글이라 분량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통으로 올렸다가 그렇게 올리면 안된다는 걸 알고 뒤늦게 2부로 수정했다가 다시 3부로 수정했다가... 새벽에 갖은 똥꼬쇼를 벌인 끝에 마지막까지 다 올리게 되었네요 흑흑...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구 다음엔 더 재미난 수사일지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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