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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나의 얀데렐라-(03)《이름을 알리기 위해》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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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20, 2016 16:17에 작성됨.

 그리고 조금 뒤 찾아온 마유와 타네기는 한결 기분이 좋아진 듯한 메이와 만날 수 있었다.
 
"마유는 전에 사랑 노래가 부르고 싶다고 말했지?"
 
"네. 마유는 로맨틱한, 사랑을 불러일으키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노래가 부르고 싶어요."
 
"솔직히 사랑 노래는 너무 포괄적인 부분이 많아. 어떤 음악 장르라도 사랑에 대한 걸 느끼게 할 수는 있어. 단지...마유 너가 바라는 사랑의 형태에 따라 음악적 장르가 결정 되는 거야."
 
"마유가 바라는 사랑의 형태..."
 
 메이의 말에 그것을 중얼거리며 생각을 해가던 마유는 깊게 빠져 들더니 힐끔 겻눈질로 옆에 있던 타네기를 쳐다 봤다. 얼떨결에 그녀와 눈이 마주친 타네기는 눈을 피하지 않고 그녀를 마주 보았고, 그렇게 시선을 마주하던 마유는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며 뺨을 빨갛게 물들였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녀의 모습이 사랑하는 소녀의 그것과 같았기에 타네기도 나름대로 생각을 했다.
 
'마유가 바라는 사랑의 형태인가. 그러고보니 마유는 어떤 남자를 좋아하는 거지. 이제 16살이니 좋아하는 이상형 정도는 있지 않을까...'
 
"마유가 바라는 사랑은...운명적인 사랑이에요오..."
 
"운명적인 사랑?"
 
"네..."
 
 눈을 빛내며 고개를 끄덕이는 마유의 모습은 사랑에 빠졌다는 표현으로는 모자라, 사랑의 포로가 되어버렸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아 보였다. 뺨에 감도는 혈색과 황홀경에 빠진듯한 미소가 완연한 그녀는 왼손을 들어 올려 자신의 새끼 손가락을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운명의 붉은 실로 이어진 사랑...비록 태어난 순간은 다르더라도...태어난 그 순간부터 어떤 방해가 있더라도, 잠깐의 방황을 하더라도 반드시 맺어지는 그런 운명적인 사랑..."
 
"굉장히 로맨틱하네. 꼭, 동화 속 사랑 같은 느낌이야."
 
"하지만...마유는 동화 속 만의 이야기는 아니라고 믿어요오."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새끼 손가락을 보는 마유는 이내 타네기를 향해 눈웃음과 미소를 지어 보였고 그 모습에 타네기는 순간 저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린 것을 느꼈다. 잠깐이기는 했지만 두근거린 자신의 가슴이 두근거렸다는 것을 눈치챈 타네기는 이내 마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읏..."
 
"그, 그렇구나. 좋았어! 마유가 원하는 운명적인 사랑을 찾았을 때는 내가 꼭 도와줄게!"
 
'자기 아이돌에게 두근거린다니...일어나선 안되는 일이야!'
 
 지금까지 제법 많이 일어난 일이기는 했지만, 담당 아이돌과 사랑에 빠져 은퇴한 프로듀서의 소문은 업계에서 무성하게 피어난다. 그것이 아예 없는 일도 아니고 근래에 들어 아이돌을 꿈꾸는 소녀들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특히나 더 조심해야 하게 되었다. 만약 마음이 맞는 아이돌과 친해지다 일정한 선을 넘게 되어버리면...그것은 프로듀서에게도 아이돌에게도 독이 든 사과가 되어버릴 테니까.
 비단 담당 아이돌만의 일이 아니다. 다른 아이돌과도 사랑에 빠질 수 없다. 적어도, 그녀들이 은퇴를 하기 전에는 말이다.
 
"그래, 마유가 그런 사랑을 만난다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내가 노력해줄게!"
 
"정말인가요, 프로듀서 씨?"
 
"정말로!"
 
"그 약속...반드시 지켜주셔야 해요? 우후후훗~"
 
 밝은 눈웃음을 지어 보이는 마유의 모습에 억지로 스스로를 진정 시킨 타네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마유가 정말로 바란다면 도와줄게!"
 
"...고마워요. 하지만 마유는 아직 괜찮아요, 지금은...프로듀서 씨와 한 약속을 지키고 싶어답니다."
 
"나랑 한 약속?"
 
"네, 모두가 부러워하는 톱아이돌. 마유가 가장 빛날 수 있게 된 그때, 마유는 마유를 기다리는 운명의 상대를 향해 별똥별처럼...가장 빛나는 그 순간에 떨어져 내려 마유를 선물할 거에요!"
 
"그러면 난 마유가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도록...프로듀스 해줄게!"
 
"믿고 있답니다, 프로듀서 씨."
 
"저기, 둘이서 좋은 분위기 잡는 건 좋은데...지금은 노래 컨셉을 잡는 때거든요? 포부에 대해 얘기하는 거나 낭만적인 얘기를 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라구요!"
 
 옆에서 지켜보던 메이는 마유와 타네기 간의 훈훈하면서도 풋풋함이 느껴지는 대화에 조금 설레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알 수 없이 화가 났기에 일부러 심술을 부리며 둘의 대화를 막아버렸다. 그러자 타네기는 어색하게 머리를 긁적이는 반면, 마유는 순간적으로 자신을 노려 보았다가 이내 평소의 온화한 표정으로 돌아갔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피부를 스치고 지나간 살기. 예사롭지 않은 무언가가 담겨있는 눈빛이 자신을 향했던 것 같다는 생각에 메이는 식은땀을 흘리며 마유를 보았지만 그녀는 시치미를 떼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아무런 문제도 없는 것인지 자연스럽게 얘기를 진행했다.
 
"그러면, 마유는 어떤 곡을 부르면 좋을까요?"
 
"어? 어어...으음, 마유의 노래는 조금 대중적인 면을 보이는 게 좋을 것 같으니 평범한 팝송도 좋을 거야. 살짝 발라드처럼 감정을 깊게 담는 식의 시도도 괜찮을 거구, 음...혹시 자주 부르는 노래 있니?"
 
"아, 마유가 좋아하는 노래라면 있어요."
 
 메이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환한 미소를 보이는 마유의 기분은 한결 좋아진 듯 보였고 그것을 본 메이는 조금 전 그녀에게서 느꼈던 살기를 그저 기분 탓이었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그래, 아직 어리고 이렇게 심성이 좋은 아이가 나한테 살기를 보낼 리가 없지...어라? 그러고보니 난 왜 조금 전에 그랬던 거지...?'
 
 자신이 왜 일부러 심술을 부리며 두 사람의 대화가 이어지는 것을 가로막은 것인가. 갑작스럽게 찾아온 질문에 머릿속이 점점 복잡하게 변해가던 그녀는 어느새 흐르는 음악의 전주에 정신을 차리고 마유가 부르는 노래에 귀를 기울였다.
 
 어느 날 길에서 마주쳤던 당신을 난 잊지 못해요. 첫눈에 반한다는 기분을 알았죠.
 
'일단 시작은 순조롭다고 볼 수 있겠어.'
 
 처음 본 그 날부터 이어진 애달픔의 연속, 매일 밤 꿈에 나타나는 당신은 도대체
 
 누구인가요. 누구이기에 저를 이토록 아프고 슬프게 만드시나요. 어째서 당신은
 
 당신의 모습을 떠올릴 때마다 저를 행복한 기분으로 만들어 버리시나요.
 
 밤을 지새우네요. 그대 생각에 잠 못 드는 밤 난 생각하죠. 한번이라도 좋으니
 
 그대를 만나고 싶다고 빌어요. 하느님께, 부탁해요.
 
'마유의 노래...분명 실력이 좋아. 듣고 있는 사람을 집중하게 만드는 매력이 느껴져...그런데 왜 갑자기 추워진 것 같지? 에어컨이 틀어졌나?'
 
'확실히 사랑 노래이긴 한데...달콤함 이외의 다른 것이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인가?'
 
 당신을 잊지 못해 끝내 찾아간 그곳, 당신을 처음 만났었던 바로 그 거리.
 
 신데렐라를 보고 사랑에 빠진 왕자처럼 당신을 찾아 가네요. 당신은 신데렐라
 
 나는 왕자. 저에게 마법을 걸어버린 마법사는 도대체 누구일까 생각하며 계속
 
 이 마음 확인하기 위해 당신을 찾게 되네요. 해가 떠있을 때도 달이 떠있을 때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당신만을 바라요. 당신의 일로 일상은 이제 엉망진창이 되어
 
 공부도 손에 잡히지 않아, 하늘에 뜬 구름은 당신의 얼굴로 보이고 어느새 일기엔
 
 당신에 대한 생각을 했단 말들로 가득해져 버리고 말아요.
 
'그러고보니 이 노래...원래 남자가 부르는 노래였던 걸로 아는데 생각보다 잘하네.'
 
 무서웠어요, 너무도 무서웠어요. 당신을 이대로 찾지 못하는 게 아닐까 너무도
 
 무서워 당신을 찾는 나날이 계속 되었죠. 그리고 마침내 당신을 만났어요.
 
 지금 이 순간, 터져버릴 것 같은 하트가 속삭이네요. 당신에게 달려가라고
 
 당장 그 마음을 전해버리라고 말하네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확인한 순간 저는
 
 당신을 향해 달려가요. 이 마음 전하러, 당신과의 나날을 시작하기 위해.
 
 이토록 애달픈 사랑을 해온 나를 봐줘요. 아아, 그대. 나를 봐줘요...
 
"...?"
 
 순간, 두 손으로 마이크를 쥐고 노래를 부르는 것에 집중하던 마유는 돌연 고개를 돌려 타네기와 메이를 보았다. 아니, 정확히는 타네기만을 보았다. 마지막 부분을 부르며 그녀는 입꼬리를 올린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눈은 웃고 있지 않는다. 눈동자에서 조금 전까지 느껴지던 생기 대신 섬뜩한 무언가가 자리를 잡은 것처럼 빛을 잃는다.
 
"저(마유)만을 봐줘요..."
 
오싹-
 
"...?!"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타네기는 이상한 감각을 느꼈다. 달달함과 그 밖의 이질적인 무언가의 사이에 있던 기분이 돌연 얼어 붙으며, 전신의 피부에 가벼운 전류가 흐르는 것처럼 따끔거리면서도 냉장고의 냉동실 문을 연 것처럼 싸늘한 느낌이 든다. 허나 그것은 아주 잠깐의 순간이었기에 그가 원인에 대해 생각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되지 못했고, 이내 마유는 미소를 지으며 마이크를 내려 놓았다.
 
"어떤가요, 마유의 노래는?"
 
"어? 아, 그게...뭐...확실히 실력이 좋아졌다고 말해야 할까...?"
 
 솔직히 말하자면 메이도 타네기와 같은 기분을 느꼈다. 아니, 그것보다 조금 더 강렬한 무언가를 느꼈다. 그녀 역시 아주 잠깐의 순간이었기에 완전하게 인지하지는 못했지만 그녀의 무의식이 그녀를 머뭇거리게 만들었다. 눈 앞의 아직 어린 소녀를 조심해야 한다고 신호를 보냈다. 다만, 그렇지 않을 거라고 억지로 생각하면서 그녀는 타네기를 보았다.
 
"프로듀서 씨는 어떻게 생각해요...?"
 
"네? 아, 으응. 좋았어, 마유. 들으면서 집중하게 되는 느낌도 좋았고, 부르고 있는 너의 감정이 듣는 사람에게 전해지는 것도 좋았어."
 
"그런가요...다행이네요오...마유는 마유의 마음이 전해지길 바라요."
 
'당신에게...'
 
 힐끔 겻눈질로 타네기를 보는 그녀의 눈동자는 묘한 빛을 내고 있었지만, 그녀를 격려하며 머리를 쓰다듬는 타네기는 안타깝게도 그것을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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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창의력이 빈약해서 이것 밖에 안되네요. 그나마도 저게 본래 내용에서 수정한 건데...작곡엔 소질이 없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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