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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카가 (의사의) [도]움으로 [침]치료를 받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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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29, 2016 18:32에 작성됨.

 

“원 투 쓰리 포 파이브 식스 세븐 에잇,

투 투 쓰리 포 파이브 식스 세븐 에잇...“

 

“사기사와! 스텝이 느리다!”

후미카의 굼뜬 스텝을 보다 못한 트레이너가 호통을 친다.

 

“죄... 죄송합니ㄷ... 으앗?!”

깜짝 놀란 나머지 그만 스텝이 꼬여 넘어지고 마는 그녀.

 

“후미카 언니! 괜찮으세요?”

옆에서 같은 스텝을 밟던 타치바나 아리스가 당황하여 달려와 부축한다.

당혹함이 가득한 그녀의 목소리에, 옆에서 연습하던 다른 동료들도, 스텝을 멈추고 돌아본다.

 

“후미카쨩, 괜찮니?”

5열 종대의 중앙에 서 있는, 유닛의 리더인, 닛타 미나미가 걱정스레 물어본다.

 

“모두! 10분간 휴식이다. 후미카는 좀 더 조심하도록! 그러다가 발목이라도 접지르면 어쩌려고 그러나?”

후미카와 멤버들의 체력적인 면을 고려하여, 트레이너는 잠시간의 휴식을 허락한다.

평소에는 상냥하지만, 레슨에만 들어가면 호랑이가 되는 트레이너였다.

 

트레이너가 퇴장하자, 후미카의 주변으로 몰려오는 동료들.

 

“후미카쨩, 다치진 않으셨어요?”

단발에 흩날리는 땀을 닦으며, 아이바 유미가 물었다.

 

“네... 괜찮습니다. 것보다... 모두들,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연습이...”

익숙치 않은 댄스 레슨으로 지친 후미카가, 숨을 고르며, 한 마디씩 내뱉었다.

 

“괜찮으시다니 다행이네요. 아, 그리고 트레이너의 말은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 실전에서는 누구보다도 완벽주의자셔서...”

특유의 느긋한 성격 때문에 역시 트레이너에게 수차례 지적을 받은 타카모리 아이코가 옆에서 거든다.

 

이렇듯이, 어릴 적부터, 몸을 움직여 무엇을 하는 것과 거리가 멀었던 후미카에게 있어서, 댄스 레슨은 그 무엇보다도 고역이었다.

이번에 그녀가 소속된 유닛-Einherjar(아인헤랴르)-의 공연곡인 “생존본능 발큐리아”는 그다지 과격한 안무가 있는 곡은 아니었으나, 그마저도 후미카에게는 쉬운 편은 아니었다.

 

 

“...이젠 괜찮습니다... 다시 연습을 시작하죠.”

분연히, 다시 일어서는 후미카.

 

“정말 괜찮은건가요? 조금 더 안정을 취하는게...”

아리스가 근심어린 표정을 지으며, 말을 하려했으나, 후미카 안의 나름의 결의를 눈치 챈 미나미가 이를 제지하며 말한다. 그녀만의 배려랄까.

 

“좋아, 모두 같이 조금만 더 힘내보자!”

 

“네!” “좋아요!”

유미와 아이코도 기운차게 일어나면서 대답하였다.

 

‘저 때문에 여러분들에게 피해를 드려서는 안 되겠죠.’

본격적인 레슨이 재개되기 전, 주위를 둘러본다.

 

보컬도, 댄스도 만능인 리더 미나미,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발군의 재능을 보여주는 아리스,

그리고 타고난 재능에, 끊임없는 노력까지 더하는 유미와 아이코.

유닛 구성원들 모두, 하나같이 훌륭한 재원(才媛)들.

이런 동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자신이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다시금 레슨에 임하는 후미카였다.

 

 

 

 

유닛이 기획되어 모두와 만나고, 곡을 받은 지가 엊그제 같은데, 시간은 어느 새 흘러흘러, 무대에 오를 날이 되었습니다. 시간은 유수(流水)와 같다는 말은 이럴 때 쓰이는 걸까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처음 안무를 보았을 때, 제 데뷔 솔로 곡이었던 “Bright Blue”보다 템포가 훨씬 빨라서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데뷔곡도 어찌어찌 했던 저에게는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댄스 레슨에서 발이 꼬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동료들에 비해 훨씬 안무를 익히는 속도가 더뎠기에 답답할 때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어렵고 두꺼운 책도 끈기를 가지고, 한 페이지씩 넘기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는 것을 알기에, 저는 그저 남들보다 조금씩 더 연습하고, 노력할 뿐이었습니다.

 

남들보다 조금 먼저 나와서 안무를 연습하는 것은 제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텅 빈 트레이닝 룸에서 노래에 맞추어 열심히 안무를 연습하다가 보면, 멤버들이 한 두 명씩 도착합니다.

멤버들과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멤버들이 준비운동으로 몸을 푸는 동안, 저는 다시 연습의 세계로 빠져듭니다. 마치 좋아하는 책에 빠지는 것처럼.

 

그리고, 오늘은 그간의 결실이 맺히는 날입니다.

 

텅 빈 무대에 서서 보는 관객석은 새까만 색 입니다. 빛나는 무대와는 정말로 대조되는 풍경, 이랄까요. 리허설 시작 전에 이 풍경을 볼 때마다, 만감이 교차합니다.

‘이번 라이브는 무사히 해 낼 수 있을까.’

‘프로듀서가 말한 것처럼, 팬 여러분에게 미소를 선사해드릴 수 있을까.’ 등등 여러 생각이 지나갑니다.

그럴때마다 저기 무대 아래쪽에서 저를 지켜봐주시는 프로듀서와, 옆에 있는 동료들을 생각하며 마음을 조금이나마 편해집니다.

다 잘될거에요. 동료들과 함께니까.

 

동료들과...

 

동료들...

 

어?

 

갑자기 불현 듯 무서운 생각이 떠오릅니다.

‘터무니 없는 실수를 해서 무대를 망쳐버리는 것은 아닐까.’

‘이번에는 단체곡인데, 나 때문에 동료들에게 폐를 끼치는 것은 아닐까.’하고

아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얼굴이 뜨거워지고, 머리가 아파옵니다.

그러나 시간은 야속하게도 흘러, 몸과 마음을 다 잡을 새 없이, 리허설 무대가 시작됩니다.

몸을 푸는 둥 마는 둥 하고, 바로 음악과, 동료들의 스텝에 그저 몸을 맡길 뿐입니다.

웅장한 전주와 함께, 마침내 리허설이 시작되었습니다.

 

 

もっとくもっとしく...

못토 츠요쿠 못토 야사시쿠...

좀 더 강해지고 좀 더 다정해진다면...

 

 

미나미양의 솔로파트로 시작합니다.

 

なれたなら後悔るのかしら

나레타나라 코-카이와 헤루노카시라

후회는 줄어드는 걸까

 

여기 다음은 저의 솔로 파트입니다. 지금에 와서, 감상에 빠질 여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しいもの しいとえば

호시이 모노 호시이토 이에바

원하는 것을 원한다고 말하면

 

왼팔을 앞으로 뻗어, 천천히 들어올립니다. 우아하게, 그러나 기품있게.

그리고 주먹을 쥐고 끌어내립니다. 힘차게. 파이팅 하듯이.

 

えられるがしていたあの

아타에라레루 키가시테이타 아노코로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었던 그 시절

 

참으로 시적인 가사라고 생각하며, 저는 목청을 돋웁니다.

 

...

 

걱정했던것과는 달리, 막상 리허설이 시작되자, 생각했던 대로 잘 되고 있습니다. 수도 없는 연습의 결과인걸까요.

 

...

 

 

 

이키노코레

살아 남아

 

여기서 오른쪽으로 이동, 순서는 오른발 왼발. 쭉 끌 듯이였죠?

 

아이와

사랑은

 

여기서 다시 왼쪽으로 이동, 순서는 왼발 오른발. 역시 쭉 끌 듯이.

 

-コア-まれてる

코코로노 코아니 키자마레테루

마음의 핵-코어-에 새겨져있어

 

 

다시 원 위치로. 제자리에서 안무.

 

記憶

키오쿠가

기억이

 

 

여기서는 손동작에 유의. 좋아 잘 되어가고 있어요.

 

たとえれても

타토에 우스레테모

설령 흐려진다 해도

 

타이밍 때문에 수도없이 틀렸던 부분이군요. 'ても(테모)' 부분에서 오른발을 빼는 거였죠. 후훗. 이제 잘 할 수 있답니...ㄷ...?...

 

 

“꺄앗!”

 

후미카가 갑자기 외마디 소리를 지르며 쓰러진다. 오른발을 옆으로 옮기다가 발목을 접지른 것이다.

 

동료의 짧은 비명소리를 듣고, 모두 동작을 멈추고, 후미카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손을 들어 음악을 중지시키는 미나미. 그리고 바로 옆에 있었기에, 부축하러 후미카에게 달려가는 아리스.

 

“후미카 언니! 괜찮으세요?”

“... 괜찮답니다. 노래를 계속 틀어주... 아윽!”

아리스의 부축으로 일어나려고 했던 후미카였으나, 발목에서의, 생전 처음 느껴보는 통증이 후미카의 이성을 강타하고, 외마디 비명으로 나온다.

 

“후미카쨩! 발목, 괜찮은거야?”

대학에서 라크로스 부 소속으로, 여기 누구보다 부상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미나미는, 후미카의 발목 염좌(捻挫)를 직감하고 말한다.

 

상황의 심각성을 알아채고, 무대의 한쪽 끝에서 반대쪽 끝으로 달려오는 유미와 아이코.

 

멤버들을 비롯하여, 스태프와 관계자들의 눈길이 모두 자신에게 쏠리자, 당황한 모습이 역력한 후미카. 무리하여 일어서보려고 하지만, 오른발이 말을 듣지 않는다. 조심조심 오른발을 땅에 디뎌보지만, 그 순간 엄청난 통증이 내닿는다. 이제야 상황의 심각성을 직감하는 후미카.

 

다들 얼굴에서 당혹감을 감출 수 없는 상황에서, 미나미가 침착하게 일련의 조치를 취한다.

 

“후미카쨩, 무리해서 움직이지 말아. 발목 삔 거 같은데, 잠시 살펴볼 수 있을까? 잠시만, 구두 좀 벗길게.”

 

신데렐라의 유리 구두를 그대로 현실로 옮겨놓은 것 같은, 뾰족한 굽을 가진 구두를 벗겨내고, 그 속에서, 보기 좋은 허벅지와 종아리를 감싸는 오버 니 삭스도 벗겨낸다.

이윽고 퉁퉁 부은 발목이 드러난다. 발목 염좌다. 그녀의 직감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다.

 

지금까지는 다른 멤버들에 비해 평정심을 유지하였던 미나미였지만, 막상 이걸 보니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발목 염좌 등의 부상이라면, 대학교에서 라크로스 부를 하면서, 아니 이전까지 많은 운동을 하면서 수도 없이 겪어보았던 그녀였다. 그러나, 중요한 경기를 목전에 두고 이렇게 다친 적은 없었다.

경험상,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발목 테이핑 등의 방법 등을 이용할 수 있으나, 지금 후미카의 상태를 봐서는 테이핑만으로는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지가 않다. 그렇다면 병원은? 절대 안정이나 악화 방지 등을 위해서, 격한 안무나 댄스를 금지할 것이다. 즉, 이대로라면 후미카는 오늘 무대에 나갈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어떻게 하지...”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리는 미나미.

 

그녀의 말을 듣고, 그제까지 뒤에서 서있던 프로듀서가 묻는다.

 

“그녀의 상태는, 좀 어떻습니까.”

사실 아까 후미카가 넘어질 때 무대 아래에서 누구보다 먼저 달려왔으나, 미나미가 조치하려는 것을 보고, 뒤로 한 걸음 빠졌던 프로듀서였다. 가능하면, 그녀들에게 맡기는 그였으나, 일이 흘러가는 것을 보니, 심상치 않다고 판단하여 직접 나선 것이다.

 

“발목의 염좌에요. 증상이 그렇게 심각한 것 같지는 않지만, 테이핑 같은 거로는 무리일거에요. 프로듀서, 지금 본방까지 시간이 얼마나 남았죠?”

 

“약 1시간 반 남짓,입니다.”

곤란할 때 나오는 그의 습관처럼, 뒷목을 문지르며 그가 말했다. 그도 적잖이 당황한 것이리라.

“병원에 가서 치료하면 별 문제는 없겠지만, 문제는 시간이 없어요.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으면, 후미카쨩은 오늘 무대에 설 수 없게 될 거예요!”

미나미가 다급한 듯이 말한다.

 

“...!...”

미나미의 말에 숨이 턱 하고 막히는 후미카였다.

지금까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연습하였다. 다른 멤버들보다 잘하는 것은 바라지도 않았다. 다만 다른 멤버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랬을 뿐이다.

그러나, 지금 결의가 빛을 바래간다.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첫 장도 넘기지 못한 책이, 빛을 보지 못하고, 바스라져간다. 한 장, 한 장...

 

“...흠”

여러 가지 방법을 골똘히 검토하는 듯한 프로듀서. 평소 그의 말버릇인 “검토중입니다.”라는 말 그대로, 머릿속으로 지금 최선의 방법을 생각중인 듯하다.

 

그런 프로듀서와, 망연자실한 표정의 후미카와, 다급한 미나미를 번갈아 보는 나머지 아인헤리야의 세 사람.

 

갑자기 무언가를 떠올린 듯, 얼굴에 살짝이나마 화색이 돈다.

 

“제게 방법이 있습니다.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휴대폰을 꺼내들고, 어디론가 달려가는 프로듀서.

 

일동은 모두 망연히 바라볼 뿐이다.

 

얼마나 지났을까, 그가 급히 돌아오며 말한다.

 

“사기사와양, 함께 갈 곳이 있습니다.”

 

“..,네?”

 

예상치 못한 그의 말에 당황하는 후미카.

 

‘잠시 실례하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프로듀서는 그녀 앞으로 다가와 뒤로 돌아 한쪽 무릎을 바쳐 앉는다.

 

“제게 업히십시오. 사기사와양. 의료실로 가겠습니다.”

 

아까 미나미가 오늘 병원에 간다면, 무대 위에 설 수 없다고 하지 않았는가. 프로듀서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라는 의문점을 떠올리지만, 지금까지 그가 보였던 일관된 행동을 보았을 때, 이 또한 무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후미카였다.

 

그녀를 업은 채로, 프로듀서가 나머지 멤버들을 돌아보며 말한다.

 

“닛타양과 나머지 분들은 여기서 연습을 마무리 지어 주시길 바랍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미나미에게 눈길을 보냈다. 신뢰가 깃든 눈빛으로.

그 눈빛 속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고,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 모두! 다시 연습합시다. 아리스쨩! 아까 그 부분에서 템포가 안 맞았던 것 같은데, 다시 해볼까? ...”

 

모두를 데리고 다시 리허설을 하러 가는 미나미. 그런 그녀를 보며, 조금이나마 안심하는 프로듀서였다.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금방 돌아오겠습니다.” 라고 말하며, 전화기를 꺼내며 나가는 프로듀서.

그가 후미카를 업고 데려간 곳은, 주최측에서 준비한 임시 의료실이었다.

의료실이라고는 해도, 기껏해야 침대와 몇 개 안되어 보이는 상비약이 전부.

이걸로 그는 뭘 하려는 생각인걸까. 하고 후미카는 점점 심해져 오는 발목의 통증을 참으며 간신히 생각하고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조금 떨어진 곳에서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와 낯선 목소리가 섞인다.

 

“여어, 오랜만이네, 타케우치군.”

 

“오랜만입니다. 선배님.

그... 갑작스러운 연락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확실히 오늘은 중요한 일로 바쁘긴 하지.

그래도 후배님께서 모처럼 날 필요하다고 하시니, 내가 어찌 거절할 수 있겠는가, 하핫!

그래서 환자는 어디지? 이쪽인가?”

 

“예,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문이 열리며, 익숙한 목소리의 프로듀서와, 처음 보는 남자가 함께 방을 들어온다.

 

“오? 이 분이 자네가 담당한다는 그... 아이돌인가?”

왠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를 보고 꽤나 놀란 반응을 보이는 그였다.

 

“일단은 그렇습니다만... 소개하겠습니다. 사기사와양, 이쪽은 이 근처에서 개원의를 하고 계신, 제 고등학교 선배이십니다.”

프로듀서의 고등학교 선배라. 이전까지 눈앞의 이 거구의 남성이 자신의 개인적인 얘기를 한 적이 있는가하고 생각하는 후미카였으나, 이내 생각을 그만두고, 방금 소개받은 남성에게 시선을 돌린다.

 

“오, 반갑습니다. OOOO라고 합니다. 이 근처에서 작은 의원을 하고 있지요. 오늘은 마침 쉬는 날이었는데, 타케우치 이녀석이 간만에 연락을 해서, 갑자기 절 부르지 뭡니까. 그래서 만사 제쳐두고 왔죠. 잘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사기사와 후미카라고 합니다.”

 

우선 겉보기에, 키는 프로듀서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나름 큰 편. 얼굴은, 프로듀서에게 선배 소리를 들은 것 치고는 꽤나 동안이다. 어쩌면 프로듀서가 살짝 노안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전반적으로 싹싹해보이면서, 좋게 말하면 쾌활, 나쁘게 말하면 수다스러워 보이는 인상. 겉옷은 의사의 백색 가운이며, 그 사이로 티셔츠의 알록달록한 무늬가 보였다. 무언가 글자가 써져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바지는 밝은 갈색깔이며, 신발은 평범한 스니커즈...

'것보다, 아까는 중요한 일로 바쁘다고 했으면서, 방금은 쉬는 날이라고 하지 않았나? 으흠, 수상한걸...'

얼마전 읽은 추리소설을 떠올리며, 주인공인 탐정이 범인(이라고 의심되는 사람)을 면밀히 관찰하는 것을 떠올리며 나름대로 따라해보려고 하는 후미카.

 

“일단, 부상부위부터 봅시다. 이불 걷어주시고. 음? 이거 꽤나 많이 부어올랐구먼.

어쩌다가 발목을 삔 것인지, 그리고 통증은 어느 정도인지, 가능하면 상세히 말씀해주세요.”

 

그의 물음에 후미카는 있는 그대로 설명하였다. 발을 옆으로 쭉 빼는 동작에서, 발목이 옆으로 접질러졌다는 것, 그리고 가만히 있어도 바늘로 콕콕 찌르듯이 아프며, 억지로 발을 디딜려고 하면, 더욱 큰 통증이 온다는 것.

 

“음, 손상부위를 살펴봐야겠네요. 살짝 아플 수도 있으니, 조금만 양해 부탁드립니다.”

말과 동시에 그는, 후미카의 상처 부위와 그 주변을 손가락으로 촉지하며, 부상의 정도를 확인한다.

 

“읏, 아읏.”

발목 주변, 특히 바깥쪽 복사뼈(lateral malleolus) 주변을 만지자, 아까보다 더한 통증을 느끼는 그녀였다.

 

“음. 다행히 골절은 아닌거 같고, 인대의 문제로구먼. 아까 오른쪽 발을 바깥으로 쭉 빼다가 발을 접질렀다고 했죠?. 그 과정에서 발목의 안쪽번짐(inversion)이 심하게 일어났고, 그 결과 발목 바깥쪽 인대에 무리가 온 겁니다. 통증을 호소하는 부위로 봐서는 앞목말종아리인대(anterior talofibular ligament).”

그가 알 수 없는 전문용어를 마구 남발하며, 속사포같이 내뱉는다.

 

“골절은, 아닌 겁니까.” 프로듀서가 약간은 안도한 듯이 가슴을 쓸어내린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무리하게 더 움직이면, 이 인대는 물론이고, 다른 인대들에까지 무리를 줄 염려가 있지. 애초에 통증 때문에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거 아닌가?”

의사가 약간은 냉정하게 말한다. 마치, 시한부 인생을 선고하는 의사처럼.

 

“......”

의학에 대해서 그리 많이 아는 것은 아닌 후미카였지만.

현재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정도는 알 수 있었다.

골절이든 인대 문제든, 무대에 설 수 없다는 것은 매한 똑같은 것 아닌가?

 

마찬가지 생각을 한 것인지 얼굴에 난처한 빛을 띠며, 습관처럼 손으로 뒷목을 잡는 프로듀서였다.

 

“......

하지만, 그래서 나를 부른거겠지.”

갑자기 그가 자신만만한 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 동시에 의아함을 느끼는 후미카와 프로듀서

 

그는 그들의 의혹에 대답하는 대신,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낸다.

 

효과 잘 듣는 진통제나 다른 약이라도 꺼내는 것일까 하고 생각한 순간.

 

후미카의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가 가죽 파우치 같은 데에서 무언가 얇고, 뾰족한 물건을 꺼낸다. 직경은 약 2센티, 길이는 약 3센티 정도 될까.

 

“침(針)이로군요. 예전에 책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캄포(漢方)의학에서 쓰였다는...”

후미카가 아는 지식을 최대한 떠올리며 말한다.

 

“‘였던’이 아니라, ‘있는’이라네.”

그가 능숙한 손놀림으로 침통에서 몇무리의 침을 꺼내며 말한다.

“안쪽 발목뼈에서 앞아래쪽의 SP5 상구(商丘)혈에 하나, 안쪽 발목뼈의 아래쪽의 오목한 곳인KI6 조해(照海)혈에 하나, 그리고 가쪽 발목뼈 바로 앞쪽인 GB40 구허(丘墟)혈에 하나, 그리고 가쪽 발목뼈 바로 아래 위치인 BL62 신맥(申脈)혈에 하나.”

다시 혼자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전문용어를 중얼거리며 자침(刺針)을 하는 의사.

 

“자, 자침은 다 했네. 15분만 기다리자고.”

그가 침통에 사용하지 않은 침을 넣으며 나지막히 말하였다.

“이게 침술(針術)이군요... 예전에 책에서 읽은 적은 있지만, 실제로 치료 받아보기는 처음입니다...”

후미카가 무언가 신기한 것을 본 것처럼 말한다.

 

“그렇지. 요즘 일본에서는 침술을 보기 어려운, 아니 캄포(漢方)의학 자체를 보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니까 말이야.”

그가 무언가 씁쓸히 웃으며 말한다.

 

“그것보다, 흠, 아가씨. 의외로구먼. 보통 아가씨 또래의 여성분들은, 아니 저기 서 있는 멀대같은 녀석도 처음에 침을 보면 겁부터 먹던데 말이야.

마치 ‘내 몸에 저 쇠꼬챙이가 들어온다고?’라는 표정으로. 주사를 처음 본 아이처럼 말이지.”

그 표정을 최대한 묘사하려는 듯,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려는 그였다.

 

“...인간은 누구나, 미지의 상대, 즉, 경험하지 않은 것에 대한 공포감이 있습니다. 그 말은 즉슨, 미지의 것을, 인식의 영역으로 가져온다면, 공포감도 없어지는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머릿 속으로 단어 하나 하나를 골라, 그녀가 신중히 말한다.

이전까지 그가 본 환자들과는 사뭇 다른 반응에 약간은 놀라는 표정을 짓는 그였다.

 

하지만 후미카에게도 궁금증은 있다.

그녀의 말을 빌리자면, ‘미지의 대상을 인식의 영역으로 끌고오는 과정에서 생기는, 필연적인 과정’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것을 말할 것인가. 최선을 다하는 의사선생님께 실례는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궁금한 것은 참고 넘어가지 못하는 그녀의 성격상, 얼마간의 용기를 짜내어 입을 연다.

“... 이걸로 치료가 될까요...? 앗, 그러니까 제 말은, 선생님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말하다가, 스스로 당황하는 후미카였다.

 

“하하, 걱정 마세나, 조금만 기다리면, 이전처럼 완벽하게 발목을 쓰지는 못해도, 라이브에서 과격하지 않은 안무정도는 할 수 있을 테니 말이야. 그리고, 애초에 효능이 없었다면, 저기 저 녀석이 나를 데리고 왔겠는가. 하하”

짐짓 무례하게 비춰질 수 있는 질문에, 웃음으로 응대하며, 뒤에 멀찍이 선 거구의 사내를 가리킨다.

 

“말씀대로입니다. 후미카양. 저도 일전에 영업 도중에 발목을 접지른 적이 있습니다.

마침 선배의 의원이 근처에 있어서, 저도 이 치료를 받았는데, 효과가 좋더군요.

다른건 몰라도, 통증 제거에는 확실한 듯합니다."

 

“하핫, 그때가 기억나는구만. 이녀석,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녀석이, 다음 스케쥴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바로 걸어다닐 수 있는 방법은 없냐고 물었었지.”

 

이 말을 듣고 멋쩍게 웃는 프로듀서.

 

 “... 그리고 애초에 효과가 없었다면, 오늘날까지도 전해져오지 않았겠지.”

흰색의 가운을 입은 그가 나지막이 덧붙인다, 약간은 쓸쓸하게.

 

여전히 묻고 싶은 것은 많은 그녀였지만, 일단 15분이 지나면 효능이 있는지 없는지 알게 될 터이니, 일단은 의구심을 속으로 삼킨다. 그리고 기다리는 동안 곡과 안무를 머릿속으로 재생할 뿐이다. 효과가 있어서, 오늘 무대에 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자, 시간이 다 되었군. 발침(拔針)하겠네.”

머릿속으로 라이브를 두 번 반 정도 밖에 돌려보지 못했는데, 그새 15분이 지난 모양이다.

 

그가, 조심스러운 손길로, 능숙하게 침을 빼고, 그 자리를 알콜솜으로 문지른다.

아마 소독의 목적이겠지. 라고 후미카는 생각한다.

 

“다 되었네. 한 번 발목을 돌려보게나. 그렇지, 조심조심. 천천히.”

 

‘과연 효과가 있었을까.’

그의 말에 따라, 살며시 발목을 안쪽으로, 가쪽으로 돌려보는 후미카였다.

 

‘?’

거짓말처럼, 아까는 갸누기도 힘들던 발목이, 별 통증 없이도 안쪽, 가쪽으로 돌아간다.

 

“오, 돌림에는 문제가 없는 모양이군. 그럼 이제 한 번 서보겠네.”

 

프로듀서의 부축을 받으며, 조심스럽게 오른발을 땅에 디디는 후미카.

 

“앗...”

후미카는 살짝 신음을 흘렸다.

아니, 놀람의 표시인걸지도 모르겠다고 그녀 스스로는 생각하였다.

 

발목이 땅에 닿아, 그녀의 신체를 지탱하는 데에, 아무런 무리가 없었다.

 

이 쯤되어 확실히 놀란 후미카는, 발목을 가볍게 움직이기도 하고, 아까 문제의 그 동작을 다시 해보기도 한다.

 

완전히 통증이 가신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의 안무는 할 수가 있었다!

 

“의사선생님! 정말로 감사합니다!”

그녀답지 않게, 큰 목소리를 내는 후미카.

 

“후후, 내가 뭐라고 했나. 분명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상당 부분 호전된 환자의 상태를 보며, 예의 자신만만한 미소를 짓는 의사였다.

“아, 그래도, 침법이 만능인 것은 절대 아니네.

무리하는 것은 좋지 않으니, 발목에 테이핑 정도는 하게나.

그리고 이번 공연 끝나면 반드시 병원에 가서 제대로 진료받고 치료받도록 하고.”

거기에 덧붙이며, 의사로서의 소임을 다 하는 그였다.

 

“...네, 그때도 다시 한 번, 잘 부탁드립니다.”

이걸로 다시 무대에 설 수 있게 된걸까. 하고 생각하는 후미카였다.

 

“하하, 그때는 꼭 내 의원이 아니라도 상관없다네. 여하튼, 좋아져서 다행이야.”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선배. 이걸 어떻게 사례해야할지...”

진심으로 안도하는 동시에 바쁜 와중에도 몸소 와준 선배에게 몸둘 바를 모르는 프로듀서였다.

 

“하하, 우리 사이에 뭘 그런걸, 다음에 만나면 밥이나 한 끼 사라구. 하하”

그런 그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뽑은 침들을 다른 빈 통에 모아 담는다.‘의료 폐기물이라 조심스럽게 처리해야하거든’이라고 덧붙이며.

 

“자, 그럼 나는 일이 있어서 이만.”

프로듀서가 의료실에 있던 테이프를 이용해 후미카의 발목을 감아주고 있던 사이, 그는 나갈 채비를 하여 방을 나선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선배님!”

테이핑을 하던 프로듀서가 돌아서서 인사한다.

 

“자네도 수고하게나, 아, 배웅할 필요는 없다네. 자네도 또한 바쁜 사람이 아닌가. 어서 다음 무대나 준비하게나.”

그를 따라나와서 인사하려는 프로듀서를 만류하는 그였다.

“그리고, 아가씨, 앞으로는 격한 운동이나 안무 전에는 반드시 준비운동을 하도록 해.

준비 운동으로 발목 등 관절 부상의 상당부분을 막을 수 있거든.”

환자를 위해서 조언을 던지며, 바삐 방을 나서는 그였다. 모종의 중요한 일이 있는 것처럼.

 

“...알겠습니다. 꼭 명심하겠습니다.”

테이핑을 마친 후미카가, 그가 간 쪽을 향해 고개를 꾸벅 숙이며 나지막히 말하였다.

 

“자, 사기사와양, 그러면 돌아가보도록 합시다.”

 

“...네, 동료와 관객들이 기다리는 무대로.”

 

고개를 들어 벽에 걸린 시계를 본다. 본방까지 남은 시간은 약 30분 남짓.

‘마지막 한 번 정도는 리허설을 해볼 수 있을지도’라고 생각하며 다시금 결의를 다지는 그녀였다.

 

 

올 때는 업혀 왔지만, 갈 때는 두 발로 스스로 걸어 나간다-

그 변화에 스스로도 놀라는 후미카와 프로듀서였다.

 

길을 중간쯤 왔을 때, 그의 프로듀서가 살짝 머뭇거리다가 말을 건넨다.

“... 사기사와양, 스스로를 너무 몰아세우지 않으셔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 사건을 겪으면서 정신적으로도, 의사소통적으로도 성장한 그였지만, 아직도 이렇게 말하는 것은 약간이나마 쑥스러운지, 뒷목을 살며시 잡으며 말한다.

 

짧은 말이었지만 흠칫하는 후미카. 그러나 이내 그의 말의 뜻을 이해하고, 살며시 미소를 짓는다.

 

 

 

“후미카 언니!”

프로듀서와 함께 리허설 연습장으로 돌아오는 그녀를, 아리스가 크게 반긴다.

 

“발목은 괜찮으신가요? 더 쉬지 않으셔도 괜찮을까요?”

안절부절 못하는 아리스. 또래에 비해 어른스러운 그녀였지만, 이럴 때 만큼은, 그녀도 또래아이들과 같은 반응을 보이는 것이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요. 정말 괜찮답니다.”

진심으로 걱정하며 허둥지둥하는 아리스의 모습이 귀여워, 후미카는 살며시 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무대에는 설 수 있는 건가요? 후미카쨩.”

약간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하는 아이코.

 

대답 대신, 거기에 아까 문제의 부분의 안무를 하는 것으로 보여주는 후미카.

 

그걸로 아이코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진다.

 

“함께 설 수 있어서 정말 기뻐요. 후미카쨩!

그걸 본 유미가 진심으로 기뻐하는 표정을 짓는다.

 

“정말 다행이야 후미카쨩. 어떻게 치료하지 궁금하긴 하지만, 무대가 끝나고 뒷풀이에서 물어봐도 늦지 않겠지? 후훗”

갑작스러운 돌발상황 때문에 가장 당황했을 터이지만, 누구보다도 침착하게 대처한 리더, 미나미가 웃으며 말한다.

 

“...네, 여러분께, 심려 끼친 점,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고개를 꾸벅 숙이며 멤버들에게 사과하려하는 후미카.

 

“미안하면, 앞으로는 레슨 전에 준비운동 열심히 하기야?”

미나미가 싱긋 웃으면서 말하자, 멤버들 사이에서 웃음꽃이 핀다.

후미카는 그저, 동료들에게 미안하고, 감사할 뿐이었다.

 

“자, 그럼 후미카쨩도 왔으니, 마지막 리허설 시작합니다! 음향감독님, 부탁드려요!”

 

음향감독의 호쾌한 오케이 사인과 함께 웅장한 간주가 다시금 시작된다.

 

 

 

그 이후로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습니다.

무엇인가에 홀린 것과도 같이, 리허설은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였고,

정신을 차려보니, 본 무대로 올라가는 계단 앞에 서 있었습니다.

바깥에는 관객분들의 웅성임이 들립니다.

앞으로 펼쳐질 공연에 대한 기대, 최고의 무대를 볼 것이라는 설레임. 모두 여과없이 저에게 전해져옵니다.

 

처음에 유닛명과, 곡의 이름을 들었 을때, 저는 의아하였습니다.

제 배경지식에 따르면, 발큐리아, 즉 발키리는 일종의 ‘저승사자’이고, 유닛명인 아인헤랴르는 ‘사자(死者)들의 군대’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곡명은 ‘생존본능’이라니.

 

하지만 PV 배경 이야기를 들으면서 납득하게 되었습니다.

평화롭게 살던 소녀들이, 자신들에게 닥친 운명과 맞서 싸운다.

그 과정에서, 전사들의 상징이 되어, 진정한 ‘발키리’로 거듭난다.

원전의 소명처럼, 전사들이 싸우다 죽기만을 기다리는 게 아니다.

모두를 지키기 위해 함께 싸울테니, 다들 끝까지 살아남아 달라는 것.

그것이 바로 ‘생존본능 발큐리아’에 담긴 뜻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가사의 화자이기도 한 발큐리아, 즉 우리는 강인한 여전사입니다.

저기 밖, 무대라는 전장에서, 우리의 인도(引導)를 기다리는 전사들이 있습니다.

이제는 용감히 맞서 싸울 때입니다. 모두를 위해서!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한 것인지, 모두의 눈에 결의가 깃들어 있습니다.

 

무대에 올라가기 직전, 누가 먼저라고 할 거 없이 원진(圓陣)을 짜기 위해 둥그렇게 모입니다.

 

서로의 손을 포갠 뒤, 리더인 미나미양이 힘차게 외칩니다.

 

“아인헤랴르!”

 

절 포함한 나머지 4명이 큰 소리로 화답합니다. 힘차게 손 위로 뻗으면서.

 

“오우!”

 

 

소개와 함께 무대에 입장하자, 순백의 사이리움으로 물든 관객석에서 팬 분들의 우레와 같은 환호가 쏟아집니다.

 

언제나 들어도 질리지 않는 웅장한 간주와 함께, 최후의 전장이 시작됩니다.

 

 

 

 

 

おう このみたい未来があるの

타타카오우 코노테데 츠카미타이 미라이가 아루노

싸우자, 이 손으로 잡고 싶은 미래가 있으니

 

여러 가지 사건을 겪으면서, 좌절하기도 하고, 힘들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 아이돌로서, 작은 꿈이 생겼습니다.

 

ってるだけじゃいられない

맛테루다케쟈 이라레나이

기다리기만 해선 안 돼

 

사실 저는 아직 많이 부족할 지도 모릅니다.

아직도 가끔은 안무를 까먹거나, 박자를 틀리거나 하니까요.

 

きたいから

토모니 이키타이카라

함께 살고 싶으니까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서, 무대에서 빛나고 싶습니다.

소중한 동료들과 함께. 소중한 팬 분들을 위해...!

 

 

반주가 끝남과 동시에, 오른팔을 앞으로 쭉 뻗는 동작으로, 안무를 마무리 한다.

결의에 찬 표정으로. 마치 그녀의 마음속을 표현하는 것 같이.

 

그리고 그녀의 시선의 끝이 닿는 관객석 끝에는, 아까의 의사로 만났던 그 사람이, 아인헤랴르를 상징하는 흰 사이리움을 든 채로, 열정적인 응원을 펼치는 중이었던 것이다.

자신의 사진이 크게 프린팅 된 티셔츠를 입고서.

거기에는 ‘후미카쨩 다이스키!’라고 적혀있었다.

 

FIN

 

 

첫 글이네요.

 

전공 공부하다가 무심코 떠올린 아이디어가 결국 이런 결과물로 나왔군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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