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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케우치P, 재투성이 소녀와 재회하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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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26, 2017 19:40에 작성됨.

 1.

 

 346 프로덕션 건물 30층에 자리하고 있는 신데렐라 프로젝트 룸의 개인 사무실 안.

 CP(신데렐라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프로듀서가 자신의 책상에 앉아 업무를 보고 있었다.

 똑똑하는 소리와 함께 어떤 여성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초록색 정장에 미니스커트 차림을 하고 땋은 머리를 한 프로듀서를 도우는 사무원, 센카와 치히로였다.

 “프로듀서 씨? 퇴근하실 시간이세요.”

 손목시계를 보니 시간은 18시가 다 되어가는 무렵이었다.

 창문 밖을 바라보니 계절이 겨울이기 때문에 컴컴하였다. 도로 옆 가로등들이 하나 둘씩 켜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오늘은 토요일. 원래 다들 매일매일 담당 아이돌의 스케줄 관리 등 때문에 야근을 하고 나오는지라 이 시간에 퇴근할 리가 만무하였지만, 346 프로 사내규칙에 포함되어있는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은 가족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이라는 사규 덕분에 아이돌을 포함, 회사 전 직원들은 이 날에는 정시퇴근을 하는 문화가 있었다.

 물론 토요일에도 피치 못하게 스케줄을 진행해야하는 아이돌이나 그 아이돌을 담당하는 매니저나 프로듀서들은 퇴근을 못하지만, 그들을 제외한 나머지는 무조건 정시퇴근을 해야 한다.

 그 규율에 CP의 프로듀서도 예외는 아니다. 물론 사무원 센카와뿐만 아니라 그가 담당하고 있는 아이돌도 마찬가지.

 “예. 센카와 씨. 수고 많으셨습니다.”

 프로듀서는 작업을 마치고 서류들을 정리, 그리고 컴퓨터를 종료한 뒤 자신의 개인물건을 서류가방에 집어넣는다.

 자리에서 일어난 프로듀서는 사무실 문을 열고 CP 메인 룸으로 나간다.

 CP 룸에선 퇴근 준비를 마치고 여러 형태로 퇴근 전까지의 시간을 때우는 아이돌들의 모습이 보였다.

 올해 봄에 만난 14명의 소녀들. 346로 자기가 직접 아이돌이 되고자 찾아온 아이나 자신이 직접 스카우트해서 들여온 아이들이었다.

 봄부터 지금 겨울까지 성공으로 순조롭게 향하던 때가 있었으나, 잠시 나락으로 추락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프로듀서와 아이돌이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나락에서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지명도가 있는 아이돌로 성장한 그녀들.

 그리고 그녀들이 보여주는 미소.

 만약 그 나락의 시기에 재기하지 못하고 실패하였다면, 오늘 이 아이들의 미소를 볼 수 있었을까?

 그러한 생각을 뒤로 한 채 프로듀서는 그녀들에게 필요한 말을 전달한다.

 “오늘은 이번 달의 마지막 토요일입니다. 알고 계시겠지만 일찍 집에 돌아가셔서 가족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날입니다. 아이돌 스케줄로 바빠서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도 마음껏 하십시오. 오늘 하루 수고하셨습니다. 조심히 돌아가십시오.”

 말을 마치고 프로듀서는 꾸벅하고 그녀들에게 인사를 한다.

 허리를 숙인 프로듀서를 본 그녀들은 일제히 하던 행동을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프로듀서!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어요!”

 이구동성으로 프로듀서에게 수고의 인사를 건네며 허리를 숙였다.

 

 바깥은 시간이 시간인지라 많이 쌀쌀했다.

 346 프로 건물 밖을 나온 프로듀서의 입에서 입김이 나온다. 예상보다 강추위에 손이 많이 시렸던지, 입고 있던 정장코트 주머니 안에 있던 가죽장갑을 꺼내 손에 끼운다.

 회사 정문을 나서려는 순간 프로듀서의 어깨를 누군가가 두드렸다.

 아까의 그녀인 센카와였다.

 “프로듀서 씨. 오늘 한 잔 어떠세요?”

 “죄송합니다. 오늘은 저도 집에서 푹 쉬고 싶군요. 술은, 나중에 하는 걸로…….”

 “아. 아쉽네요…….”

 센카와의 제안을 프로듀서는 단칼에 거절했다.

 평소 같으면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일 만도 하지만 오늘따라 집에서 쉬고 싶은 기분이었다.

 센카와는 미처 아쉬운 표정을 감출 수 없었으나 이내 미소를 보이며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회사 정문을 나섰다.

 이어서 프로듀서도 다시 퇴근길을 밟았다.

 

 2.

 

 프로듀서가 사는 집은 346 프로에서 역으로 네, 다섯 정거장 거리에 있는 곳에 위치해있었다.

 항상 아슬아슬하게 전철 막차를 타고 집으로 귀가하던 그인지라 이 시간대에 붐비는 전철 안의 사람들 안에 둘러싸이니 어색하기 짝이 없다.

 전철 막차 안은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이었다.

 역의 개찰구를 통과한 프로듀서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이 있는 주택가로 향한다.

 항상 늦은 시간에 이 길을 걷는 터라 상점가의 네온사인이나 건물 안에서 새어나는 불빛을 보니 뭔가 신선함을 느꼈다.

 평소 같으면 다 문을 닫고 어두움만이 남아있는 이 거리.

 문득 먹을거리를 사서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한 프로듀서는 음식재료를 사기위해 가끔 찾아가는 슈퍼로 가기로 했다.

 그러던 도중 발걸음을 멈추고 자신의 옆에 자리하던 가게를 돌아보았다.

 라멘 가게였다.

 이 가게를 수없이 지나쳐봤지만 정작 이 가게에서 라멘을 먹은 기억은 없었다.

 위에도 얘기했지만 가게들이 문 닫을 시간에 이 거리를 지나가기 때문.

 물론 휴일 낮에 이 거리를 지나가긴 하지만 라멘 가게에 들려 라면을 먹고 가야겠단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추운 날씨에 저녁 먹을 시간을 약간 지나서 그런지 라멘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라멘의 냄새가 프로듀서의 식욕을 자극했다.

 ‘가끔은, 드라마에서 나오는 거같이 식당에 들려 혼자서 밥을 먹고 가는 것도 괜찮겠죠?’

 슈퍼 가는 것을 그만두고 프로듀서는 맛있는 라멘을 먹을 것을 기대하며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오랜만에 먹은 미소라멘은 고향을 그립게 만들었다.

 그는 홋카이도 삿포로 출신으로 알다시피 삿포로는 미소라멘이 유명한 곳이다.

 성인이 될 때까지 자라면서 고향에서 미소라멘을 수없이 먹어왔다.

 그러나 대학을 위해 상경을 하고 도쿄 생활을 하면서 고향의 음식보단 이곳에서 유행하는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서 미소라멘은 그다지 먹지 않게 되었다.

 게다가 대학 졸업 후 346 프로에 입사하면서 바빠짐과 동시에 미소라멘은 거의 입에 댈 수 없었다.

 입사하고 몇 년이 지나서 오늘 오랜만에 미소라멘을 입에 댄 것이었다.

 물론 삿포로 오리지널 미소라멘의 맛은 아니었다. 하지만 오랜만의 맛이었기에 고향을 떠올리게 하기는 충분했다.

 식사를 마친 뒤 가게를 나온 프로듀서는 묘한 충만감을 느끼었다.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단순한 저녁식사에서 그는 힐링을 받은 것이었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게 이정도일 줄이야.

 그도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고향을 떠올리는 것에 약해지는 것이었다.

 지친 도시 생활 속에서 쉽게 떠올리는 건 고향에서 보내던 시절이지 않던가?

 부모님과 함께 지낼 때는 몰랐지만 타지에 와보니 부모님과 같이 살던 때가 행복한 거였다는 깨달음, 다들 한 번 겪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렇다고 현실적으로 고향으로 다시 돌아갈 수는 없는 법. 그래서 사람들은 고향을 떠올릴만한 장소, 음식을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서 잘 찾는 법이다.

 프로듀서도 마찬가지였고 다짐을 했다. 앞으로 이 라멘 가게에 자주 들려야겠다고, 고향이 생각날 때 마다라고 말이다.

 

 프로듀서는 휴대폰을 귀에 대고 걸어가고 있었다. 고향생각이 난 겸 부모님께 오랜만에 안부전화를 한 것이다.

 원채 과묵한 성격인 그이기에 부모님과 왁자지껄하며 대화를 나누진 않았다.

 잘 지내는지, 아픈 데는 없는지에 대한 정말 안부만을 묻는 프로듀서.

 반대로 부모님은 그에게 결혼상대는 없는지에 대해 집요하게 물었다. 서른이 넘기 전에는 결혼을 해야 한다는 말로 시작해서 프로듀서를 향한 여러 가지 부모님의 잔소리가 그의 고막을 계속 때렸다.

 전화할 때마다 듣는 소리인지라 이제는 무덤덤한 프로듀서였기에 적당히 한 귀로 흘려듣던 도중 갑자기 프로듀서는 급하게 부모님에게 전화를 끊는다는 말을 하고 통화를 종료했다.

 “이거 놔! 너희들하고 볼 일 없어! 경찰에 신고할 거야!”

 “아이 이게 진짜. 오빠들하고 좀 놀자는데 무슨 말이 많아~? 순순히 오빠들 말이나 들을 것이지.”

 “너 같은 X이 남자 둘을 당해낼 거 같아? 좋은 말 할 때 따라와. 안 그러면 확 때린다?”

 집을 가는 길 도중에는 조그만 놀이터를 거쳐야하는데 그 놀이터에서 어떤 여자 한 명과 남자 두 명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소리를 프로듀서가 들은 것이었다.

 순간적으로 사태의 심각함을 느낀 프로듀서가 전화를 급하게 끈 것은 그 때문.

 내버려두면 저 여자는 무슨 봉변을 당할지 알 수 없다.

 프로듀서는 집으로 가던 발걸음을 놀이터 쪽으로 돌렸다.

 “야. 안되겠다. 이 X 기절 시켜서 데려가야겠어. 너 그거 갖고 왔지?”

 “당연하지.”

 한 남자의 물음에 다른 남자가 대답하며 품 안에서 조그만 병과 손수건을 꺼낸다.

 수면제를 묻힌 손수건을 여자의 코에 갖다 대어 기절시키려는 의도인 것이다.

 질문을 한 남자가 여자가 도망을 못 치도록 뒤에서 껴안아 붙잡았다.

 그녀가 도망가려고 발버둥 쳐보지만 남성과 여성의 체격 차에서 나오는 힘의 차이 때문에 그 남자에게서 빠져나올 수 없는 채 비명을 지르려고 하였으나 또한 남자가 손으로 그 입을 막아 비명조차 지를 수 없었다.

 이어서 병을 들고 있던 남자가 마개를 열고 손수건에 급하게 병 안의 수면제를 묻힌다.

 병을 거칠게 땅으로 던진 뒤 수면제를 묻힌 손수건을 그녀의 코에 가져다 대려는 순간이었다.

 

 “잠시 할 얘기가 있습니다.”

 “!!”

 심상치 않은 저음에 여자와 남자 둘이 흠칫하며 소리가 난 쪽을 돌아본다.

 거대한 체형에 험상궂은 눈매, 게다가 정장에 코트차림.

 남자 두 명은 프로듀서의 모습에 순간 야쿠자인가 하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게다가 어두컴컴한 놀이터의 환경이 프로듀서를 더욱 악인처럼 보이게 하였다.

 “그 여성을 놓아주지 않겠습니까? 아무리 봐도 여러분끼리 친한 사이는 아닌 거 같이 보입니다만.”

 그러나 그런 외모와 반대로 정중한 어조에 남자 두 명은 맥이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자신들에게 욕을 하거나 바로 폭력을 행사할 줄 알았던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손수건을 든 남자가 말했다.

 “다, 당신이 뭔 상관이야?! 우리 일에 신경 끄고 얼른 꺼져!!”

 “범죄행위를 보고 돌아갈 순 없습니다.”

 “시끄러! 시X 아주 영웅 납셨네! X지기 싫으면 가라~?”

 “그럴 순 없습니다.”

 “이게!!”

 남자는 손수건을 집어 던지더니 입고 있던 패딩 점퍼 주머니 안에서 날붙이를 꺼내 단숨에 프로듀서를 향해 휘둘렀다.

 이대로는 프로듀서가 칼에 베이고 말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악!!”

 칼을 휘두른 방향의 손목을 프로듀서가 가볍게 제압한 것이다. 남자는 손목을 붙잡은 무지막지한 힘에 손에 힘이 빠져 칼을 떨구고 말았다.

 어찌 보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346 프로덕션의 프로듀서들은 기본적으로 기초적인 호신술을 배워둔다. 유사시 자신이 담당하는 아이돌을 지키기 위해서 말이다.

 그런데 346에서 190cm에 육박하는 유난히 큰 키에 덩치 또한 좋던 그는 호신술을 가르치는 346 내부 경호팀 무술사범에게 마음에 들어 그 이상의 호신술까지 가르침 받게 되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호신술을 배웠다 쳐도 이런 날붙이가 날뛰는 상황이면 피하기 마련이지만 무술사범에게 그 이상의 가르침을 받은 덕분에 칼이 휘둘러지는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피하지 않고 제압할 수 있었다.

 어차피 상대는 협박용으로 칼을 들고 다니는 동네 양아치일 뿐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제대로 무술을 배운 프로듀서에게 역으로 당하는 건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끄아악! X끼야! 놔! 놓으라고! 손목 부러질 것 같아 임마!!”

 “저 여성을 건드리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놓아드리겠습니다.”

 “알았어! 그냥 갈게! 갈 테니까! 이거 놔! 놓으라고!!”

 의외로 쉬운 항복에 프로듀서는 바로 손목을 놓았다. 그러나.

 “칼은 한 자루 더 있어 임마!!”

 다른 주머니에서 또 한 자루의 칼을 꺼내 프로듀서를 향해 찌르려는 것이었다.

 “약속을 어겼군요. 이젠 진심으로 상대하겠습니다.”

 프로듀서는 찌르러 달려오는 칼을 보고 옆으로 살짝 피했다.

 그 때문에 찌르지 못해 몸의 중심이 앞으로 쏠려 자세가 흐트러진 남자를 향해 프로듀서는 손날로 남자의 목뒤를 가격한다.

 단말마와 동시에 남자는 추풍낙엽마냥 그 자리에서 칼을 떨군 채 바로 바닥으로 고꾸라지고 만다.

 급소를 노린 것이었다.

 그리고 여자를 붙잡고 있던 다른 남자에게 번개와 같은 속도로 달려가 아까와 마찬가지로 손날로 목뒤를 가격했다.

 마찬가지로 이 남자도 아무 저항도 못한 채 여자를 붙잡았던 팔의 힘이 풀리면서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10초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약간 흐트러진 옷깃을 정돈한 뒤 그녀가 괜찮은지 그녀가 있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놀이터 안은 컴컴했기 때문에 멀리서는 그녀의 얼굴이 잘 안 보였는데 이젠 가까이에 있어서 그녀의 실루엣이 또렷하게 보였다.

 그런데 프로듀서는 그녀의 얼굴을 보자마자 놀람을 감출 수 없었다.

 그녀는 프로듀서도 아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3.

 

 장소는 바뀌어 아까 프로듀서가 지나왔던 상점가의 어느 카페로 되돌아온다.

 프로듀서가 양아치들에게 하마터면 몹쓸 짓을 당할 뻔한 한 여성을 진정시키고자 카페로 그녀를 데리고 왔기 때문이다.

 프로듀서는 종업원을 불러 아메리카노와 그녀가 마실 초코라테를 주문했다.

 그녀가 무얼 마실지 묻지도 않고 바로 주문했는데, 프로듀서는 그녀의 기호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종업원이 돌아간 뒤 테이블엔 두 사람 뿐. 늦은 저녁이라 가게엔 손님도 그들뿐이었다.

 잔잔한 배경음악만이 들리는 가운데 아무 말이 없는 두 사람.

 그런데 그녀가 프로듀서에게 먼저 말을 건다.

 “……고마워. 프로듀서.”

 “……아닙니다.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그녀가 프로듀서를 부르는 목소리에는 뭔가 그리움이 묻어있었다.

 프로듀서도 오랜만에 듣는 그녀의 목소리에 반가운 마음이 생겼으나 바로 그 감정을 사그라트렸다.

 마냥 반가워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프로듀서는 그녀를 향해 시종 시선을 피했다. 하지만 그녀는 계속 프로듀서를 쳐다보았다.

 프로듀서가 눈을 계속 돌리고 시선을 피할 수밖에 없는 이유.

 그는 뭔가 결심을 한 듯 그녀를 향해 시선을 돌려 말을 꺼낸다.

 “……아타도 양. 여기엔 어떻게 오시게 된 겁니까?”

 그 물음에 그녀가 기쁜 듯 대답한다.

 “……나. 프로듀서가 보고 싶어서 왔어.”

 아타도(愛戸)라는 성을 가진 그녀는, 프로듀서가 예전에 담당하던 은퇴한 아이돌이었다.

 

 “주문하신 아메리카노하고 초코라테 나왔습니다.”

 카페 종업원이 두 사람의 테이블 위에 주문했던 음료들을 내려놓고 사라진다.

 “아타도 양. 드십시오. 마음이 진정될 겁니다.”

 “응. 잘 마실게. 프로듀서.”

 아타도가 프로듀서의 말에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약간의 미소를 띠며 초코라테 잔을 들어 올린다.

 초코라테의 달콤한 맛이 미각을 가볍게 자극한다. 뭔가 안심감이 든다.

 한 모금 마신 뒤 잔을 테이블 위에 다시 내려놓았다. 프로듀서도 아메리카노를 살짝 한 모금 마시고 바로 잔을 내려놓았다.

 프로듀서는 물어보고 싶은 것이 많았다.

 어째서 그녀가 이곳에 왔는지.

 무엇보다 그녀는 이곳에 있을 리가 없다.

 하지만 소녀는 자신을 보기 위해 왔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녀는.

 “……아타도 양. 삿포로에서 어떻게 오신 겁니까.”

 “아. 그건 말이지. 오늘 아침 일찍 삿포로에서 특급 열차를 타고 하코다테에서 내려서, 신칸센으로 갈아타고 왔어.”

 지금은 다시 삿포로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346를 떠난 뒤 당장 도쿄로 올 일이 없는 그녀였다.

 346를 좋은 추억을 가지고 떠난 것이 아니었으니까.

 “그렇게 도쿄 역에 도착해서 프로듀서가 사는 이 동네에 바로 온 거야. 그러면 프로듀서를 만나지 않을까 하고.”

 “……제가 언제 올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만약 제가 안 왔으면 지금쯤 당신은 그 괴한들에게 무슨 짓을 당했을지 모르는 일이었습니다.”

 “괜찮아. 오늘은 마지막 주 토요일이니까, 프로듀서가 일찍 집으로 올 거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거든. 그러니까 그 남자들에게 붙잡혔을 때도 어찌됐든 프로듀서가 날 구해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왜냐하면 그 놀이터, 퇴근할 때 항상 지나가는 곳이었잖아?”

 “그렇기는 합니다만…….”

 “솔직히, 안 오면 어떡하나 하고, 이렇게 순결을 빼앗기는 건가하고 조금 걱정 했어. 하지만.”

 아타도는 말을 잠시 멈추고 초코라테를 다시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컵을 다시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컵을 두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이렇게 얘기했다.

 “프로듀서가 와줬으니까 난 기뻐. 역시 프로듀서는 나의 왕자님이야. 나는 신데렐라니까, 프로듀서가 날 구하러 와주는 건 당연한 거지?”

 신데렐라니까.

 그 말이 프로듀서의 마음에 비수를 꽂았다.

 신데렐라였던 그녀를 다시 재투성이 소녀로 돌려보낸 것은 프로듀서 자신이 원인이기 때문이었다.

 프로듀서는 잊은 줄 알았던 그 날의 트라우마가 다시 떠오를 것 같았다.

 “정말 보고 싶었어……. 프로듀서.”

 아타도는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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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설정이 조금 들어갔습니다. 프로듀서의 고향이라든가, 오리지널 캐릭터라든가...

타케P하면 빠지지 않는 과거 떡밥을 한 번 제 나름대로 추측해서 써본 SS입니다.

왠만하면 다음 글이나, 다다음 글로 이야기를 끝맺으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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