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아스카 "별의 신데렐라와, 변덕스런 마술사" 上

댓글: 2 / 조회: 691 / 추천: 1


관련링크


본문 - 10-02, 2016 18:23에 작성됨.

--------------------------

 

2월 초, 추위가 아직 채 가시지 않은 겨울의 끝자락.

그 끝자락에서 냉기는 마치 정처를 잃은 듯이 헤맸다. 

짧아진 낮이 저물어가고, 별빛은 눈과 같이 내린다.

내리는 밤하늘이 고독을 부르며, 황혼 속에서 침묵이 막을 올린다.

 

그 침묵 속에서 별빛이 속삭인다.

헤매던 내게 어디를 향하고 있냐고 묻는다. 

나의 별, 나의 신데렐라.  당신이 내가 가야할 길을 인도했죠.

그러니 이번엔 당신이 대답해줘요.

진실이 될 수 없는 꿈을, 당신도 꾸고 있는 건가요?

당신에게 걸어야 할 두 번째 마법은, 지켜질 것인가요?

 

------------------------------

 

그녀를 선택한 건 어쩌면 단순한 변덕이었다.

한 없이 어린 아이.  마치 자신이 어리다는 것을 아는 것이 어른스럽다 착각하고, 자신이 남들보다 뛰어나다는 감정을 느끼고 싶어하는 그런 아이.

처음 만났을 때는 헛웃음만 나왔다.  어떻게 이렇게 닮을 수 있는 거지?

단순한 우연이었지만 욕심이 났다.  함께 걸어보고 싶다고.

다른 결말을 보고 싶다고.

 

니노미야 아스카, 나의 신데렐라.

 

이제, 12시가 다가오네요.

하지만, 이 마술사는 변덕쟁이.

당신을 선택한 이유가 변덕이듯, 두 번째 마법 또한 변덕.

그렇기에 마술사의 마음을 움직일 하나의 질문.

진실이 될 수 없는 꿈을, 당신도 꾸고 있는 건가요?

 

 

평소보다 조금 이른 퇴근.  아직 채 4시도 되지 않은 시간이지만, 치히로씨께 부탁해서 어떻게 든 시간을 만들었다.  평소라면 씨알도 안 먹힐 부탁이었겠지만, 유일한 담당 아이돌의 생일을 챙겨주고 싶다는데, 거절할 만큼 냉정한 사람은 아니니.

조금 앞서갔던 나를 뒤 따라, 그녀가 다시 같은 간격으로 돌아왔다.  어차피 절대적인 차이는 변하지 않는데, 뭘 그렇게 찝찝해 했던 걸까?  짧다고 보긴 힘들지만, 길다고 보기도 힘든 시간의 간격.  이 어중간한 거리감이 멀어지게 느껴지는게 싫었던 것인가?

아스카, 생일 축하해.”

사무소 출입구 근처에 기대어 기다리고 있던 아스카에게 다가간다.

내가 다가오는 것을 눈치 챈 그녀는, 기대고 있던 몸을 내 쪽으로 돌린다.

축하라면 아침부터 충분히 해줬잖아? 그리고 말했지만, 난 나이를 먹는다는 행위에 의미를 두지 않아.  굳이 이렇게까지 축하해줄 필요는 없어.”

그녀는 스스로 무표정을 유지한다 생각하고 노력하지만, 일년 가까이 담당해온 프로듀서를 속일 수는 없다.  기뻐하는 것을 숨기는 미묘한 얼굴.  단순하게 축하를 받아주지 못하는 점이 아스카답다.  귀여운 나머지 살짝 웃음이 나오려 하지만, 이런 날 그녀의 기분을 시작부터 상하게 하고 싶지는 않기에, 참아본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회인이라면 그에 따르는 의무가 있는 법이야.  겨우 사적인 이유 하나로, 이렇게 일찍 퇴근하려는 어느 사회인 씨.”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해서지만, 이게 너를 위해 어떻게 든 나와준 오빠에게 그런 말을 해?  이왕이면 좋게 시작하고 싶지만, 조금 괘씸해 졌다.  어차피 오늘 내내 놀려줄 것이니, 이정도 변덕은 괜찮을 것이다. 시작부터 조금 놀려주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사람마다 우선 순위는 다른 법이지.  아스카, 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조금 더 몸을 가까이 다가간다.  힐을 신어도 20cm 넘게 나는 키 차이.  시야를 거의 덮어버리는 신장 차이에, 아스카가 약간 당황한다.

너와 네 생일은 내게 그 정도 가치는 있어.”

 

잠깐의 침묵이 오간다.

하아, 역시 말했지만 왠지 부끄럽다.  아스카도 이런 말을 들은 게 부끄러운 지, 고개를 푹하고 숙이더니 이내 돌려버린다.  아마, 다른 누군가가 이 말을 들었다면 아마 몇 달 간은 계속 놀려먹겠지.  아니, 몇 달이 아니라 아스카랑 내가 함께 있는 한 평생 갈 거야 아마. 

..아스카가 나와 함께 있는 한.

 

아니, 잊자.  오늘은 그녀의 생일.  적어도, 이 특별한 날에 나는 그녀와 함께 있다.  변덕쟁이 마술사의 마법이라도, 한없이 가까울지라도 아직 12시는 되지 않았다.

, 그래도 일단 아스카가 진정할 때 까지는 조금 혼자 있게 하는 것도 괜찮겠지.

저기, 아스카?”

그녀가 살짝 고개를 든다.  머리카락 사이로 살짝 눈이 마주치자, 다시 돌려버렸지만.

밖은 추우니, 내가 차 가지고 올 게.  잠깐 기다리고 있어줘.”

이 이상 아스카 옆에 있으면 긴장 되어서 뭔 말이 나올지 모르겠다.  대답은 없었지만 아스카가 들었을 테니 그녀를 지나쳐 나가려고 했다.

잠깐만.”

지나치려는 나의 옷자락을, 아스카가 다급히 잡는다.  ..저기, 아스카 씨?  쿨한 미소녀는 어디가시고 이렇게 다급하신 건가요?  아직 새빨간 얼굴.  이런 아스카를 보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잠깐 그녀의 모습에 정신이 팔려 있었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아스카에 묻는다.

왜 그래 아스카?”

..  주차장에서는 바로 시내 쪽으로 나갈 수 있으니, 여기로 차를 가지고 오면 비효율적일 뿐이야.  그러니, 나도 따라 가겠 어.”

그녀의 보랏빛 눈동자가 옅게 흔들린다.  그런 눈으로 보면, 거절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해.”

 

 

주차장까지 걸어가는데 약 5.

그리 먼 거리는 아니지만, 역시 그녀를 데리고 온 게 마음에 걸렸다.

아스카, 겨울인데 좀 따듯하게 입고 다녀.  그런 복장으로 맨날 옥상 올라가지 말고.”

, 여러모로 마음에 걸리는 게 많고, 정말 하고 싶은 말은 이게 아니지만,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골목길은 꽤 춥다.  상체는 제대로 코트를 입고 있지만, 아스카의 패션이 언제나 그러하듯, 하체는 거의 무방비 상태에, 장갑도 끼지 않았다.  거기 다가 후드를 쓰라고 해도, 헤어 스타일 때문에 쓰기를 거부하겠지.

어쩔 수 없나.  이런 날에, 그녀가 감기에 걸리거나 하는 것은, 역시 좀 아닌 듯싶었다.  차라리 내가 걸리는 게 낫지.  입고 있던 코트를 벗는다.  내가 뭘 하려는 지 눈치챈 아스카는 당황했지만, 이미 사무소에서 저항할 힘을 많이 쓴 건지, 생각보다 빠르게 받아들인다.

어차피 차까지 얼마 안 걸려.  이왕 벗어 준거, 그냥 입어.”

뭐라 말하려는 아스카의 말을 그대로 잘라버리고, 코트의 지퍼를 올린다.

체격 차이 때문에 충분히 그녀의 몸이 가려졌다.  왠지 손이 보이지 않는 게 코우메 같은 느낌이어서 귀여웠지만, 이런 감상은 일단 차에 가서 생각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춥기도 하고, 무엇보다 아스카나 나나, 이미 한계였다.

“…. … ….. . …, …. .. .”

골목을 지나가는 도중, 뒤에서 아스카가 중얼거리는 소리에 뒤를 돌아봤다.  고개를 숙인 채, 쫄래쫄래 따라오는 아스카.  내가 뒤 돌아 봤다는 것을 눈치 챘는 지, 이번엔 나한테도 들릴 정도로 말한다.

아니, 잊어줘.  여긴 황혼의 틈새.  세상과는 격리된 공간.  그저 이 풍경에 조금 낭만적이 된 것뿐이니.”

 

..당신과 나는, 같은 꿈을 꾸고 있나요?

-------------------------------------------------------------------------------

본격 아스카 놀려 먹는 팬픽 쓰고 싶어서 쓴 팬픽!근데 생각보다 달달합니다.

이 P는 제 다른 팬픽인 흑백 정원의 마술사에서 등장하는 P.  그 P가 카렌, 카나데 대신 아스카를 만나고 1년이 지났을 경우를 상정하고 쓴 팬픽입니다.

본격 본편이 진행하지도 않았는데 if부터 나오는 막장!

 

여튼 아마 상 중 하로 끝나겠네요.  상이 도입부, 중이 데이트+놀려먹기, 하가 제목의 뜻과 결말.

중은 언제 나올지 모릅니다!  아마 한 1주일 걸릴거에요! 

1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