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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특집 단편 - 아미, 마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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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28, 2018 00:29에 작성됨.



1.

수면 중에 문득 요의를 느낀 마미가 눈을 떴다.

문은 열려 있었고, 그 틈새로 지지직ㅡ 노이즈 섞인 TV의 백색 소음이 만들어내는 흐릿한 불빛만이 여리게 들어오고 있었다.

아마 아빠가 새벽까지 축구 보다가 안 꺼놓고 잔 거겠지? 마미는 시계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비몽사몽하며 마미는 눈을 비볐다. 흐릿한 TV 불빛 아래 보이는 시계의 초침은 대략 새벽 2시.


마미 「윽..나올 것 같다궁...」


마미는 침대 아래로 발을 내린다. 문득, 예전에, 그러니까 마미와 아미가 좀 더 어렸을 때 했던 무서운 이야기가 떠올랐다.

'침대 아래에는 괴물이 있어.'

물론, 지금은 히비킹보다도 더 자란 마미다. 그런 쓸모없는 괴담은 믿지 않는 나이.

하지만 마미는 알면서도 문득 한 번 내려다보고 싶었다. 그 나이대다운 객기와 쓸모없는 호기심이랄까?


마미 「역시 아무것도 없넹..하암..」


그런데 문은 왜 열려 있었던거지?


그런 생각은 제켜두고, 마미는 요의를 해결하기 위해 더듬더듬ㅡ잠결에 비틀비틀대며 화장실로 향했다.



2.

화장실 안에서 보낸 시간은 제법 길었다. 어쩌면, 요의를 해결하는 와중에 깜빡 졸았는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마미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물을 내리고,

휴지로 뒷처리까지 깔끔하게 한 다음 손을 씻고 변기물을 내리는 정도 뿐이였다.


마치 밤중에 도둑이 몰래 집 안으로 들어가려는듯이, 마미가 조심스레 화장실 문을 열었다. 

거실ㅡ그리고 너머의 마미와 아미의 방으로 가는 길은 완전한 어둠에 휩싸여 있었다. 

화장실에서 나오는 전등 빛은 그 중간 부분에서 흐릿하게 끊겨, 그 너머는 오히려 더 어둡게 보이게 만들고 있었다.


티비는 언제 꺼진 거지?


마미는 잠깐 궁금증을 품었다. 아빠와 엄마는 아마 자고 있었을 텐데..

도중에 깬 것일까? 아니, 아빠랑 엄마는 새벽까지 깨서 레슬링 운동할 때를 제외하면 항상 푹 주무시는걸?

그렇다면 어쩌다 꺼진 것일까? 

뭐, 어떻게든 꺼졌겠지. 


마미 「하암~~」


마미가 불을 끄고 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거려가며 방을 찾아 걸어갔다.

마미로써는 매일 걷는 길이니 별다르게 어려울 것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이상한건 방을 찾고 나서부터였다.


마미 「..내가 방문을 이렇게나 활짝 열어두고 왔었낭?」


방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그리고 아미쪽의 침대 위로 흐릿한 불빛이 나오고 있었다.

아미가 이불을 뒤집어쓴채로, 안에서 무언가 손전등 같은걸 킨 채로 몸을 웅크리고 있었는데,

마미의 인기척이 느껴졌는지, 무언가 겁을 가득먹은마냥 사시나무 떨리는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미 「누, 누구야? 호, 혹시 마, 마미야?」


마미 「..응! 아미, 자다가 깬거야?」


아미 「쉬, 쉿! 마미, 가, 가까이 와봐! 얼릉!!」



엔딩.

마미가 이불을 살짝 걷자, 그 안에서 아미의 손이 불쑥 튀어나오더니 마미를 다짜고짜 안쪽으로 잡아당겼는데,

그 움직임에는 어찌나 다급함이 묻어나던지 아미의 손목이 쥐고 있는 팔뚝께가 잠깐 아플 지경이였다.

그렇게 마미를 가까이 잡아당긴 아미가 말했다.


아미 「치, 침대 밑에 누군가 있다궁..마미!」


마미 「에..응?」


아미 「침대 밑에 누가 있어. 근데..근데 무서워서 못 보겠어!」


마미 「설마 그럴리가..」 마미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은근히 느껴지는 쎄한 기분에 서둘러 침대 아래의 두 발을 올렸다.


아미 「지금 진짜라궁!! 장난 아냐 마미!」


마미 「..시시하다구! 정말 그렇다면, 고저스 세레부 푸딩 걸고 내기다?」


아미 「..정말이야..침대 밑에, 무언가가 있다구!」


마미 「그러면 걸기다? 응후후, 그렇다면, 마미 대원이 바로 확인하겠습니당!」


아미에게서 손전등을 건네받은 마미는 그대로 침대에서 일어나, 천천히 몸을 숙였다.

하지만 침대 아래는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으므로, 마미는 아예 몸을 엎드린 다음 조금 더 다가갔다.

그리고 손전등 불빛을 아래로 돌렸다.




침대 아래에는 아미가 있었다.

처음으로 두려움에 휩싸인 마미는 손전등을 떨구었다. 손전등은 바닥을 구르며 방 가장자리에 박혔다.

가장자리에 박히기 전 손전등의 불빛이 침대 아래를 비추었다.

덕분에 잠깐이나마, 마미는 침대 아래에 아미가 겁먹은채로 몸을 웅크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침대 밑에 숨은 아미가 공포 속에 오들오들 떨며 말한다.


아미 「마미 쉬잇! 마미...침대 위에 누군가가 있다궁!

아까 문이 열리더니, 몰래 들어오려고 해서 바로 숨었어. 그런데 아직도 있는 것 같아.」


아미 「..마미? ..마미?」


마미를 부르는 그 목소리는 침대 위에서도 들려오고 있었다.


압도적인 공포 속에, 마미는 아무런 대답도, 행동도 할 수 없었다.



ps. 더운 무더위의 야밤에 써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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