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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과 아저씨-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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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06, 2013 02:27에 작성됨.


아저씨 (내가 소녀를 만난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아저씨 (그 소녀는 내가 집으로 가는 열차에서 자주 보던 소녀였다)

아저씨 (나이는 고등학교? 중학교? 일라나 아마도 고등학생에 더 가까워 보였다.)

아저씨 (그 소녀는 나보다 한 정거장 늦게 열차에 올라탔다. 해가 지고 열차가  끊길락 말락 할때 소녀는 보이곤 했다)

아저씨 (소녀다운 캐주얼한 옷차림에 얼굴을 숨기고 싶은 것처럼 모자를 푹 눌러쓰고 두꺼운 뿔테 안경을 쓴 소녀)

아저씨 (무슨 일을 하다 밤늦게서야 집에 가는걸까? 교복차림이 아닌걸보면 학교는 아닌것같고)

아저씨 (아르바이트라도 하는걸까)

아저씨 (하여튼 내가 그 소녀를 자주 보게 된 이유는 그 소녀와 내가 같은 시간에 집에 가기 때문일 뿐이었다)

아저씨 (그리고 소녀는 나보다 한 정거장 앞에서 내리곤 했다.)

아저씨 (그렇게 서로 자주 보지만 관계되는 일은 없을거라 생각했다)

아저씨 (그도 그럴것이 나는 40대의 아저씨. 저쪽은 10대의 소녀니깐.  접점이 존재할 수 없었다)

아저씨 (같은 곳에서 살고 있지만 10대 소녀의 세상과 40대 아저씨의 세상은 다른것이다)

아저씨 (하지만 세상일은 모르는 것이다.)



아저씨 (그날은 좀 특이한 날이었다. 한가해야 할 밤의 열차가 사람들로 차 있었으니)

아저씨 (그렇기에 항상 보던 그 소녀는 열차에 올라타자마자 앉을 자리를 찾았고)

아저씨 (남는 자리는 내 옆자리 밖에 없었다.)

아저씨 (즉 소녀는 내 옆으로 와 자리를 잡았다)

아저씨 (별 생각은 없었다. 나는 10대 소녀가 내 옆에 앉았다고 해서 흥분하는 변태 아저씨가 아니니깐)

아저씨 (소녀는 의자에 등을 붙이자마자, 하품을 크게 하더니, 눈꺼플이 스르륵 내려가.)

아저씨  (그대로 잠에 빠져 들었다)

아저씨 (열차의 움직임에 맞춰서 고개를 끄덕 끄덕이며 불안불안한 새우잠을 자기 시작하더니)

아저씨 (열차가 멈추자, 몸이 쏠리면서 자연스럽게 나의 어께에 머리를 기대었다)

아저씨 (그리고 그대로 계속 잠을 잤다.)

아저씨 (꽤 피곤한 모양이다. 귀엽게 코까지 고는걸 보면 말이다)

아저씨 (귀에서 새근 새근하는 숨소리가 정기적으로 들려왔다.)

아저씨  (부럽다. 소녀의 젊음이)

아저씨 (몸 속에 있는 에너지 한 방울까지 짜내어 녹초가 되버릴때 까지 뛰어다녀도)

아저씨 (있는 힘껏 푹 자고, 일어나 밥을 와구와구 먹으면 다시 뛰어다닐 수 있는 젊음이 말이다)

아저씨 (이 아저씨는 몸에 에너지를 짜 내는 법도 잃어버리고, 피곤해 자다 일어나도 아직도 피곤함이 남아버리는데 말이다)

아저씨 (이 소녀도 이렇게 자고 일어나면 다시 생생하게 돌아다닐수 있을테지)

아저씨 (비록 내가 아저씨지만, 이 소녀가 다시 뛰어 다닐 수 있게 어께를 빌려주는 것 정도는 할수 있다)


아저씨 (하하하..)

아저씨 (이 아가씨 정말 피곤한 모양이다.)

아저씨 (열차가 다시 한번 정지하자. 이번에 소녀는 자연스럽게 옆으로 누워버렸다.)

아저씨 (그렇게 소녀의 자세는 무너지고 이번에는 아저씨의 무릎을 배고 자버리는 형태가 되어 버렸다.)

아저씨 (그러고서도 깨어나지 않는것을 보면, 정말 하루종일 뛰어다니기라도 한 모양이다)

아저씨 (그럼 어떻게 할까. 앞에선는 아줌마가 키득키득 거리고 잇었다)

아저씨 (나의 당황한 표정과, 열차안에서 남의 무릎을 배고 자는 아가씨의 상황이 웃긴거겠지. 나같아도 웃었을 거다)

아저씨 (하지만 소녀가 아가씨가 너무 곤하게 자니. 깨우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저씨 (아저씨의 무릎으로라도 편하게 잘수 있다면 이정도는 빌려줄수 있다.)


아저씨 (아가씨는 결국 열차안에서 내내 잠이 들었다. 중간에 코를 골거나, 작게 잠꼬대를 하는 깜찍한 추태를 벌여가며 말이다)

아저씨 (하지만 이제 깨워야 겠지)

아저씨 (항상 내리곤 하는 역이 가까워 오니 말이다)

아저씨「저기 아가씨」

아저씨 (나는 아가씨의 작은 어께를 손으로 잡아 흔들었다.)

아저씨 (잘 안일어난다. 나는 좀 대 세게 흔들어 보았다.)

하루카「아우..」

아저씨 (손으로 눈을 비비며 아가씨는 일어났다.)

아저씨 (그리고 흐린 눈으로 정면을 바라보았다. 먼저 자신이 열차 안에서 졸았다는것을 깨닫고, 옆으로 뉘어져 있는 세상이 보이겠지)

아저씨 (그리고 자신이 누워있다는 것을 깨닫고, 누군가의 무릎을 배고 있다는 사실까지 깨달으면)

하루카「우왓!!!」

아저씨 (이렇게 되겠지)

아저씨 (아가씨는 시뻘게진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하루카「죄송합니다...」

아저씨 (머리에서 김이 날것같은 얼굴로 꾸벅 인사를 했다.)

아저씨「아 괜찮아요」

하루카「아우.. 으아아아」

아저씨 (아가씨는 부끄러움을 참기 힘들었는지 모자로 얼굴을 가린다거나, 손가락을 만지작 거리면서 안절부절 못했다.)

아저씨「그런데 말이에요」

하루카「네.. 네?」

아저씨「이제 내려야 하지 않을까요?」

하루카「네? 우왓!! 벌써 집에」

아저씨 (아가씨는 허둥대며 벌떡 일어났다)

아저씨「잠깐 그렇게 허둥대면」

하루카「우와앗!!」꽈당

아저씨「넘어질지도..」

아저씨 (괜찮은걸까..)

하루카「아하.. 아하... 아하하하」

아저씨 (아가씨는 바닥에 떨어진 모자를 줍고, 나를 향해 창피함을 무마시키려는듯 멋적게 웃었다.)

하루카「그럼.. 」

아저씨 (그리고 도망가듯 열차 밖으로 사라졌다)

아저씨「허허. 거참」

아저씨 (넘어져도 바로 일어서 웃을 수 있는 활력을 가진 아가씨가 부러웠다)




아저씨 (오늘도 탈라나? 아가씨?)

아저씨 (평소에는 그냥 '저 아가씨 또 탔네' 라는 생각밖에 안들었지만)

아저씨 (어제 사건을 겪고 나니, 왠지 아가씨가 기다려졌다.)

아저씨 (뭐라고 할까. 그냥 보고싶었다.)

아저씨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가씨가 열차에 올라탔다.)

아저씨 (아가씨가 나와 눈이 마주차지 어제의 일이 생각났는지, 약간 상기된 얼굴로 가볍게 인사를 했다.)

아저씨 (나도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리고 내 옆에 앉았다.)

아저씨 (말을 걸어볼까. 길고 지겨운 퇴근 열차. 말동무라도 있으면 즐겁겠지)

아저씨「아가씨는 뭘 하길레 이 시간에 집에 가는건가요? 공부?」

하루카「네? 공부는 아니네요. 그러니깐」

아저씨 (뭔가 우물쭈물. 말하기 힘들 일은 하는걸까. 이렇게 귀여운 아가씨가 그런 쪽 일은 할꺼라고는 생각하기 힘든데)

하루카「아르바이트 비슷한 거 이려나요?」

아저씨 (아가씨는 그렇게 말하면서 머리를 긁적였다.)

아저씨「장하네요. 젊은 아가씨고 스스로 돈도 벌고.」

하루카「감사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면 공부는 안하냐고 묻던데 말이죠. 헤헷」

아저씨「공부도 중요하지만 아가씨에겐 공부보다 더 하고싶은게 있는거겠죠?」

하루카「아. 네... 네..」

아저씨 「그렇다면 아저씨 그걸 하는게 제일 좋다고 생각해요. 아저씨처럼 아저씨가 되어버리면 하고싶어도 할수 없게 된답니다」

하루카「그런가요. 헤헤헤」

아저씨 (그렇게 대답하자 아가씨는 뭔가 기쁜듯 한 미소를 지었다.)

하루카「그럼 으.. 음..」

아저씨「아저씨라고 불러줘요」

하루카「네. 그럼 아저씨는 어떤 일을 하시나요?」

아저씨「아저씨는 그냥 셀러리맨, 월급쟁이랍니다. 자신의 인생을 깍아내어 돈을 버는 사람이지요」

하루카「으음.. 그렇게 말하니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싫어하는것처럼 들려요」

아저씨「뭐. 틀린말은 아니랍니다. 싫어하는건 아니지만 좋아하진 않으니깐요」

하루카「아우.」

아저씨 (아가씨의 표정이 안좋아졌다.)

아저씨「미안해요. 아가씨에게 괜히 우울한 이야기를 했네요」

하루카「아니에요. 다만... 아저씨는 아침부터 지금까지 일을 하다 오신거겠죠?」

아저씨「그래요」

하루카「그렇다면. 좀더.. 즐겁게 일을 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어서요.」

하루카「제가 하고 있는 일도. 아저씨의 일에 비교하면 별로 안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가끔은 힘들때가 있거든요」

하루카「그래도.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하다보면 힘든것도 재미있어져요」

하루카「그러니. 아저씨도 즐겁게 일을 하면 힘들지만 즐거워 지지 않을까요?」

아저씨「좋은 이야기네요. 일을 즐겁게 할수 있으면 일도 재밌고, 인생도 재밌어 지겠지요」

하루카「네! 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힘들지만, 그래도 좋아요.」

아저씨 (그렇게 말하며 아가씨는 지금껏 보여 준 적 없는 눈부신 미소를 보여주었다)

아저씨 (부럽다. 뭐든지 전심전력으로 할수 있는 아름다움이. 이 아저씨는 이제 살기위해 몸부림 치는것밖에 할수 없는데)




아저씨 (사는게 힘들다)

아저씨 (말그대로 살기위해 사는 이상한 삶이 되어버린거같다.)

아저씨 (후.. 그러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를 깍아내리고 있다)

아저씨 (오늘. 나랑 입사 동기 하나가 승진했다)

아저씨 (그리고 이걸로. 우리 입사 동기중에 나만 승진하지 못했다)

아저씨 (방금 했단 말을 정정해야 할거같다. 스스로를 깍아내리는게 아니고 그냥 내가 떨어지는걸로」

하루카「안녕하세요 아저씨」

아저씨「안녕 아가씨」

아저씨 (이제는 열차안에서 아가씨와 만나는 것이 당연하게 되어 버렸다)

아저씨 (생각해보면 아직 아가씨의 이름과 하는일로도 몰랐지만 그건 어찌되든 좋았다)

아저씨 (주말제외 아가씨와 매일 볼 수 있다는것으로 충분했다)

아저씨 (기분이 살짝 좋아졌다)

하루카「아우」

아저씨 (오늘은 아가씨의 표정이 좀 안좋아 보였다. 평소처럼 밝게 웃는 인상이 아니고 약간 어둡게 웃는 인상이라고 할까)

아저씨「무슨 일 있나요?」

하루카「저기 그게요..」

아저씨 (아가씨는 그렇게 말하고는)

하루카「요즘 하고 있는 일 그러니깐」

아저씨 (어째서인지 아가씨는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을 말하려 하지 않는다. 뭐 좋다. 소녀의 비밀이란걸로 하자)

하루카「그러니깐 요즘 라이브.. 가 아니고 하여튼 연습을 하고 있는데요」

하루카「혼자 떨어지는 느낌이랄까요」

아저씨「혼자만 떨어지다니 무슨 말이야」

하루카「저만 잘하는게 없이 다 떨어지고 있는걸요」

하루카「치하야는 노래..가 아니고 뭔가 하나 잘하고. 히비키는 춤..이 아니고 또 무언가를 잘하는데. 」

하루카「저만 할줄 아는게 없어요. 계속 지적받고 연습해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아저씨「치하야.. 와 히비키는 친구니?」

하루카「네. 아! 그렇다고 질투하거나 하는건 아니라고요! 치하야도 히비키도 잘되는게 좋다고요 다만 제가.」

하루카「......지금 생각하니 질투하는걸수도 있겠네요. 으. 나 최악일지도」

하루카「하지만. 잘되긴 진심으로 바라는걸 사실이라고요. 다만 제가」

아저씨 (아아. 걱정 하나 없이 꿈을 향해 일직선으로 달리는 것같은 소녀도, 고민은 하는거였구나)

하루카「그렇게 생각하니 계속 작아지고. 자신감도 없어지고, 그러니 또 안되는거같고 후우...」

아저씨 (아가씨의 이런 모습을 보기 싫다. 나같이 답없는 아저씨라면 모를까. 소녀는 좀더 웃으며 목표를 향해 달려도 좋다)

아저씨「그. 친구라는 치하야는 무언가를 잘하나보지?」

하루카「네. 최고에요. 엄청나다고요 치하야의 노래.. 가 아니고 실력은.」

아저씨「그렇다면 치하야라는 친구보다 더 잘하는 사람은 세상에 있을까」

하루카「으흠.. 있겠지요 아마도? 일본에서라면 잘 몰라도 세계로 나아가면 많지 않을까요」

아저씨「그러면. 그 치하야라는 친구는 하루카처럼 스스로 그 사람들보다 못한다고 자책하거나 하니?」

하루카「으흠... 자책하는건 못본거같아요. 자극은 받는거 같지만」

아저씨「그런거라고 생각해. 비교란건 말이야.」

하루카「네?」

아저씨「어떤것이 됬든. 이 세상에서 가장 잘하지 않는 이상, 누군가는 내 위에 있겠지」

아저씨「그렇다면 자기 위에 있는 사람을 보며 끊임없이 자신은 이것밖에 안된다면서 자책해야 하는걸까」

아저씨「1등. 세상에 유일이 될때까지?」

하루카「그건.. 아닐테지요」

아저씨「그렇겠지. 그렇다면 일등 빼고 나머지들은 너무 불행해질테지」

하루카「하지만. 치하야가 저보다 잘하는건 사실인걸요. 제가 넘을 수 없는것도 사실이고요..」

아저씨「그래. 하지만 비교라는건 넘기 위해 하는게 아니잖아? 넘기 위해 비교를 한다면」

아저씨「그 대상을 넘어도 또 비교할 대상이 나오고. 또 넘어도 또 나오고. 결국 계속되는건 끊임없는 비교일 뿐인걸」

아저씨「이 아저씨는 말이야. 비교해도 되는건 자신뿐이라고 생각해」

하루카「자신을 비교해요?」

아저씨「그래. 자신과 비교하는거야. 하루카는 그 연습한다는것 열심히 하고 있지?」

하루카「네, 나름은.」

아저씨「그렇다면 어제보다 오늘은 더 잘하게 됬을테지?」

하루카「아마도요」

아저씨「그렇다면 된거야. 과거의 자신과 비교해서 더 잘하게 됫으면 하루카는 성공한 거라고?」

아저씨「비록 치하야라는 친구는 뛰어넘지 못했어도 자신은 계속 성장하고 있잖아?」

아저씨「치하야란 친구를 목표로 삼는것도 좋겠네. 비교가아니고 말이야. 그 친구를 목표로 삼는다면. 그 친구를 뛰어넘지는 못해도」

아저씨「과거의 나보다는 훨씬 더 잘하게 될테니 말이야」

하루카「.....」

아저씨「아저씨의 재미없는말이. 도움이 됬으려나.」

하루카「..네!」

하루카「저 바보였다는 생각이 드네요. 친구를 질투하기나 하고」

아저씨 (아가씨의 표정이 조금 괜찮아 진것 같다. 다행이다. 아저씨의 상투적인말이 도움이 되서)

하루카「그래요 저 결심했어요. 내일부터 열심히 할거에요. 치하야나 히비키를 따라잡지는 못하더라도, 선생님이 '오 많이 좋아졌는걸? 하는 말을 들을거라고요?」

아저씨「그래. 아저씨도 응원해주마. 어떤 일을 하는진 몰라도」

하루카「헤헷. 네 저도 아저씨를 응원할게요! 뭘 하시는지 모르지만요」

그렇게 둘이 마주보고 피식 웃었다.


 
아저씨 (그렇게 아가씨를 보내주고, 생각해보니... 이거 내 이야기이기도 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저씨 (비교..인가)

아저씨 (아마 나도 쓸데없는 비교를 하고 있던것 아닌가 하고 생각이 든다)

아저씨「좋아. 그럼나도... 내일부터 오늘의 나를 이기기 위해 노력해 볼까」

아저씨「아가씨와같은 젊음은 없지만. 조금이라면 가능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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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하루카랑 친해지고 싶다

일단 모니터 속에서 꺼내야 하는데..

드래곤볼을 모아서 소원을 빌어볼까

...그러려면 드래곤볼을 모니터속에서 꺼내야되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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