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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벚꽃은 안중에도 없는 - 4(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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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06, 2017 23:40에 작성됨.

시간은 무심하게 흘러, 어느덧 1년이란 세월은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 어느 봄날이었다.


영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프리랜서 작곡가로 간단한 일을 하고 있던 치하야는 최근 굉장히 곤란한 사정에 빠졌다.
그리고 그 날도, 치하야는 굉장히 난처한 입장에 처해 있었다. 그녀에게 청혼한 세 명의 여성이 한꺼번에 찾아왔다는.

 
서로를 노려보는 날카로운 분위기. 순식간에 예전의 '동료'에서 '경쟁상대'로 변해 버린 그들을 보며, 치하야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야 물론 자신이 1년 후에 적당히 하는 일이 없으면 제안해 준 일을 하겠다고 생각은 해보겠다고 했지만─


"전 결혼해준다고는 안 했어요!"


그리고 치하야는 이걸로 대체 몇 번째 말하는 것인지 모를 소리를 반복해야만 했다.
그래, 제안해 준 일을 하겠다고 생각은 해 본다고 했다. 하지만 정말로 청혼하면 받아들여주겠다는 소리는 안 했단 말야. 그렇게 중얼거리던 치하야는, 예전에 했던 자신의 말에도 조금 어폐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선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요, 제가 좀 이상하게 말했다는 건 인정할게요. 하지만 아직은 조금..."
"5년 지나잤니? 치하야쨩."


아즈사가 내뱉은 말에, 나머지 두 명의 여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 치하야는 아즈사를 잠깐 노려보았지만, 아즈사는 여전히 속내를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고 그 침묵을 기다렸다는 듯 타카네가 말했다.


"치하야. 저흴 애태우는 것도 적당히 해주시길. 스스로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1년 뒤에도 별 일이 없다면, 저희 중 하나를 택하겠다고."
"어째서 그 말이 그렇게 변질되는건가요..."


그렇지만 그런 의미가 전혀 섞여있지 않았다고 말할 순 없다.
그런 사실에 한숨을 내쉬던 치하야는 고개를 내저었다. 자신은 아직 생각도 해보지 않은 일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시작한 일이 꽤나 재미있어서, 이것저것 하다보니 어느새 일이 이렇게 엉켜 버린 것이다.
이 사람들을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렇게 고민하며 치하야는 자신의 긴 머리칼을 만지작거렸다.


그러니까, 그렇게 선택을 요구하라는 눈빛으로 보지 말아주세요.
그렇게 속으로만 중얼거린 치하야는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이곤 말했다.


"좋아요. 하지만, 아직은 명확히 생각해보지 않았고..."
"그러면?"


이게 지금의 최선의 선택이다. 그렇게 중얼거린 치하야는, 자신이 생각한 대답을 입 밖으로 꺼내며 며칠 뒤에는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하고 있었다.


"며칠 정도, 생각할 시간을─"

 

 

 

 

 

 

 

 

 

 

 

"그럴 필요는 없어."


하지만 말을 끊고 들려온 익숙한 목소리에 치하야는 말을 멈추곤 황급히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놀란 표정으로 목소리가 들려온 곳을 바라본 것은, 치하야를 보고 있던 세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은 것도.


갈색 머리칼에, 트레이드 마크인 리본 한 쌍을 맨─ 765프로의 전 리더가, 대체 언제부터인진 몰라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하루카다.
그렇게 머릿속에 떠올린 순간, 하루카는 성큼성큼 걸어와 치하야의 옆에 섰다. 생각지도 못한 등장에 놀라 치하야는 무엇을 말해야 할지도 모른 채 멍하니 하루카만 바라보고 있었다.


"...다들 말이죠, 너무한 것 아닌가요?"


그리고 치하야와 그 세 여성 사이에 선 하루카는, 인상을 찌푸리며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바로 하루카는 치하야의 손을 붙잡으며 말했다.


"도대체가, 남의 여자에게 함부로 무슨 소리를 하는건가요!"


그 말에, 순식간에 주변의 공기가 차가워졌다.
갑자기 나타나서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라는 듯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세 사람 중 유키호가 제일 먼저 입을 열었다.


"저, 저어 하루카쨩, 대체 무슨 소리를..."
"무슨 소리냐니, 나는 치하야쨩에게 5년 전에 청혼했었단 말야! 치하야쨩도 승낙했었고! 그런데 멋대로 남의 애인에게 청혼을 하는게 어디있어?"


그렇게 당당히 말하는 하루카에, 세 사람이 말을 잃을 무렵, 다른 한 사람은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정신을 차린 치하야는 하루카의 뒷통수를 후려쳤다.


"하, 하루카야말로 갑자기 나타나서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꺄욱!! 아, 아파, 치하야쨩! 그렇지만, 내 말이 틀린 것도 아니잖아?"


그 말에, 치하야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리고 그런 치하야를 본 하루카는 치하야에게 청혼한 세 사람 앞에서 당당하게 말했다.
 

"분명히 말했잖아! '내가 돌아오면 치하야쨩을 데려갈게'라고! 그리고 치하야쨩도, 승낙해놓고선!"


그렇게 당당하게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 할 말을 잃었던 치하야는 다시 하루카를 정말로 인정사정없이 때렸다.


"이... 바보 하루카!"

 

 

 


갑작스레 황당한 등장이었지만, 하루카가 나타난 이상 치하야를 포기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세 사람은 굉장히 실망해선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세 사람이 돌아갈 때가지 치하야를 뒤에서 꼭 끌어안은 채 완전 경계 태세에 있던 하루카는, 세 사람이 돌아가고 나서야 치하야에게서 떨어졌다. 물론 지금 치하야와 비슷한 일을 하는 동료들에게 오늘 낮의 일에 대한 소문이 쫙 퍼진 것은 두 말할 것도 없었기 때문에, 치하야는 완전히 새빨개진 얼굴로 재빠르게 하루카를 데리고 도망쳐 나올 수밖에 없었다.
도망쳐 나와 도착한 곳은 집. 대학시절 같이 살던 룸메이트도 떠났기에 집은 아무도 없이 비워져 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하고 나서야 한숨을 돌린 치하야는 부엌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뭐 마실래? 홍차 끓여둔게 있는데."
"응~? 아니, 괜찮아."


그에 치하야는 힐끗, 하루카를 돌아보았다가, 다시 고개를 돌렸다.
하루카가 이 곳에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다시 뒤를 돌아봐도 하루카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그 때 그 모습, 거의 그대로였다. 약간 소녀 티가 남아있던 부분이 없어지고, 이젠 완연한 숙녀로 성장했다는 것 외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그래서 왠지 더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그런 자신을 자각하고 황급히 하루카에게서 시선을 뗀 치하야는 무언가 하루카에게 줄 것이 없나 부엌을 찾기 시작했다.


"치하야쨩."


하지만 찾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 움직임은 하루카가 그녀를 뒤에서 끌어안은 바람에 멈췄다. 갑작스런 그 행동에 치하야가 당황하면서 제지를 가하기도 전에, 하루카의 손이 치하야의 긴 머리칼에 닿았다.
쭉, 그 때문에 길러온 머리칼.


"여전히 예쁘구나-"
"...뭐가?"
"전부? 여전히 귀엽고, 예쁘고~"
"그렇게 아부해도 줄게 없는데, 어쩌지?"
"난 치하야쨩을 주면 충분..."
"변태네."
"농담이야, 농담~"


웃으며 한 말에 곧장 치하야가 그렇게 말했지만, 하루카는 생글생글 웃으며 치하야를 바라보았다. 그 웃는 얼굴엔 묘하게 약해지는 치하야는, 한숨을 내쉬었다.


"에헤헤, 치하야쨩!"


그리고는 빙긋 웃어보이며 다시 그녀를 불렀다. 그에 뚱한 표정으로 무슨 일이냐는 듯 하루카를 돌아본다. 그런 자신의 손을 붙잡는 하루카를 본 치하야의 얼굴이 약간 붉어지며 손을 빼내려고 했지만 하루카는 놓아주지 않은 채 웃으며 말했다.


"약속대로 데리러 왔어. 너무 늦어서 미안해."


그 말에, 치하야의 손에서 힘이 빠졌다.
멍하니 바라보는 치하야에게, 하루카는 빙그레 웃어보이곤 조용히 그 손등에 입을 맞췄다. 그 행동에 순간 치하야의 얼굴이 새빨갛게 변했다. 동시에, 그 눈동자에 눈물이 맺혔다.
그런 그녀를 보고 웃은 하루카는 조용히 말했다.


"이제 내가 약속을 지킬 때네. 치하야쨩?"


그렇게 말하곤, 붙잡은 손의 가는 손가락에 다시 한 번 키스한다. 그리고 하루카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치하야 눈동자에, 눈물이 글썽, 어렸다. 뺨을 타고 눈물이 흐르는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던 하루카는 손을 뻗어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 손의 온기도 여전히 그대로라서.
황당한 소리를 하는 것도,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부끄러운 소리를 하는 것도 전부 그대로라서.


치하야는 하루카의 손을 붙잡았다. 후우, 하고 한숨을 내쉰 치하야는 빙긋 웃었다.

 

 

 

 

 

 

 

 

 


"안돼."
"어, 어어?!"


하지만 그 입에서 나온 말은 하루카에게 있어선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이었다. 예상치도 못했던 거절의 말에 당황한 듯, 하루카는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


"그, 그렇지만, 어째서... 아, 아니, 그, 치하야쨩, 그러니까─ 하, 하루카씨 말고 다른 사람이 있는거야!? 그 세 사람 말고도, 누군가가 또 치하야쨩에게?!!"
"글쎄, 누굴까나."
"와아앗?!! 대, 대체 누구야! 아, 아니, 그보다, 어째서... 간신히 시간에 맞춰서 돌아왔는데! 역시 조금 더 빨리 왔어야만 했나!? 그, 그렇지만, 난 치하야쨩이랑 같이 살려면 지금보다 안정된 환경을... 아니, 그런데, 대체 어째서 안된다는거야?! 진짜로 다른 사람이 있는건가요?!!"


잠시 삼천포로 빠지나 했다가, 겨우 본론으로 돌아온 하루카는 다시 황급히 그렇게 물었다. 그리고 치하야는 쿡쿡, 웃고선 조용히 말했다.
 

"그래도...부모님께 허락은 받아야지."
"...아."
"그리고... 타카츠키씨나, 마코토, 가나하씨등한테도 연락을 해야지. 아, 오토나시씨....께는 안하는게 좋을까..?"
"아, 아아, 그, 그러면..."


그제야 조금 안도한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묻는 하루카를 본 치하야는 살며시 미소지었다. 원래 자신보다 약간 작았던 키는 어느새 자신과 비슷해져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웃어보인 치하야는 손을 뻗어 하루카의 뺨을 붙잡아, 키스했다. 살며시 닿았다가 떨어지기만 하는 그 키스에, 하루카가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치하야는 조용히 속삭였다.


"기억해줘서... 고마워, 하루카."


봄의 따스한 햇살이, 집 안 깊숙히까지 들어왔다.
창 밖에서 작은 벚꽃잎들이 춤추고 있었다.

 

 

 

 

 

 

 

"하아..."
"신부가 한숨이라니, 무슨 일이라도 있어?"
"아, 미나세씨... 아니, 무슨 일 있는 건 아닌데. 아무래도 하루카를 생각하니 머리가 아파져서..."


그렇게 말하며 머리를 짚는 치하야를 본 이오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너도 참 고생이네."
"하루카를 만나고 나선 하루카 챙겨주느라 바빴으니까."


말은 그렇게 하지만, 치하야의 미소는 분명 부드럽고 기뻐 보였다.
정말이지, 솔직하지 못하다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치하야를 가만히 바라보던 이오리는 자신도 모르게 내뱉었다.
 

"부럽다..."
"응? 무슨 말이야?"


하지만 이오리가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린 말을 치하야는 놓치지 않고 들었다. 그리고 되물어보는 그녀에 이오리는 눈에 띄게 당황했다.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응, 그러니까! 별거 아냐!"
"...하루카, 좋아했었어?"
"하아? 무슨 소리 하는거야? 그 녀석은 그냥 전 라이벌일 뿐이라고. ....너도 마찬가지였고."
 

조용히 되묻는 치하야에, 이오리는 생각도 안해봤다는 듯 놀란 표정으로 그렇게 대답했다. 그 표정에 치하야가 그러면, 이라는 듯한 표정으로 이오리를 바라보자, 잠시 머뭇거리던 이오리는 고개를 돌리곤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그냥...결혼하는게 부러운거야, 웨, 웨딩 드레스는 여자 평생의 소원이잖아?!"


그 말에, 멍하니 이오리를 바라보던 치하야는 작게 미소지었다. 대충 눈치챘다. 이오리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진. 그리고 치하야는 웃으며 말했다.
 

"부케, 미나세씨가 받을래?"
"에? 아, 아니, 난 괜찮아! 결혼같은 거, 할려면... 아직 멀었고..."


작아지는 목소리에, 이오리를 보던 치하야는 한숨을 내쉬었다. 대체 누가 그 미나세 이오리를 이렇게까지 고민시키는 걸까. 태도를 보니 아직 결혼은 커녕, 연인 관계도 아닌 것 같다. 그 생각에 입을 열려던 치하야는 '치하야님, 준비하세요─' 라며 안에서 부르는 목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역시 그 목소리에 시선을 돌린 이오리는 웃으며 말했다.
 

"흐응, 이제 준비하는거야?"
"응, 그래야지."
"그럼 이 이오리님도 같이 가줄까나? 혼자라면 불안하겠지? 그치?"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 치하야는 작게 웃곤 고개를 끄덕였다.

 

 

 

 

 

 

"잠깐 치하야쨩 좀 보고 올게!"
"엥, 하루룽!. 치하야 언니도 지금 준비 중일 거라고?"
"하루룽의 턱시도보단 당연히 치하야 언니 드레스가 오래 걸린다궁."
"그래도, 그래도 보고 싶다구! 보고 올거야!!"


어이없다는 듯 던진 아미와 마미의 핀잔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외친 하루카는 다른 사람이 말릴 새도 주지 않은 채 대기실을 빠져나갔다. 자신을 부르는 둘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빠른 걸음으로 기억하고 있는 신부 대기실로 향한다.


"하루카. 무슨 일이야?"

"어딜 그렇게 급하게 가시나요?"
"아, 리츠코씨, 야요이.. 치하야쨩을 보고 싶어서."


그리고 대기실 근처에 가자마자 불러 세우는 목소리에, 하루카는 두 사람을 돌아보고 답했다. 그 말에 리츠코는 기가 막히다는 듯한 표정으로 하루카를 바라보았다.


"아니 잠깐 하루카...어차피 조금 있으면 보잖아?"

"우? 식전엔 서로 안만나는 거 아닌가요?"

"으으, 그래도 보고 싶단 말이야. 리츠코씨, 치하야쨩은 안에 있죠?"
"그야 물론 안에 있지만... 잠깐, 하루카!"


리츠코가 불러 세웠지만, 하루카는 그 목소리에 전혀 제지당하지 않은 채 시원스레 문을 열었다.


"치하야쨩~"


말 끝에 하트라도 붙이면 좋을 듯한 어조다.
환한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치하야의 이름을 부르는 하루카에, 안에 있던 이들이 전부 하루카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하루카의 시선은 그들 사이에 있는 치하야에 멈췄다.


"엣..무슨 일이야, 하루카?"


굳이 여기까지 온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인상을 찌푸리며 그렇게 말하는데도 불구하고, 하루카는 멍하니 치하야를 바라보았다.
새하얀 웨딩 드레스. 길게 늘어진 새하얀 치마자락 끝은 진주가 장식하고 있었다. 파인 가슴의 허전함은 푸른 색 목걸이가 대신한다. 긴 생머리는 틀어 올린 상태였지만, 면사포를 쓰진 않았다. 그리고 화장기도 없었다. 아직 준비는 덜 끝난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만큼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하루카?"


다시 부르는 그녀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하루카는 아아, 하고 당황해서 내뱉곤 치하야에게 걸어갔다. 무슨 일이냐는 듯, 의아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봐주는 그녀가 너무나도 사랑스럽다. 그렇게 생각하며 하루카는 환하게 미소지은 채 말했다.


"치하야쨩이 너무너무 보고 싶어서 왔답니다!"
"바보냐, 너..."


그런 하루카의 말에, 이오리가 뒤에서 그렇게 내뱉었다. 그 말에 하루카를 혼내줘야 할 치하야의 얼굴이 붉어져 버렸다는 것에 더욱 성대한 한숨을 내쉰다. 그러나 그런 이오리의 말은 전혀 들리지 않았는지, 하루카는 손을 뻗어 치하야의 뺨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아직 다 안 끝난거지?"
"아, 응... 아직, 화장이 남아서... 이상하진 않아?"


그런 하루카의 행동이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힌 채 치하야가 물었다. 그에 고개를 내저으며 미소지어 보인 하루카는 빙긋 웃곤 말했다.
 

"원래 남자쪽이 준비가 빨리 끝난다는 점에 감사해야 하는 걸까요~"
"갑자기 무슨 소리야, 하루카... 잠, 잠깐!"


하루카의 말에 의아한 듯 바라보던 치하야가 가까워지는 하루카의 얼굴에 당황해서 하루카를 제지했지만, 시원스레 그 제지를 무시한 하루카는 치하야에게 말 그대로 키스를 퍼부었다. 꺄, 하며 작게 비명을 내지른 치하야가 하루카를 밀어내려 했지만, 하루카는 오히려 그런 치하야의 손을 붙잡아 끌어안아 버렸다.


"정말로 예쁘다구, 치하야쨩─"
"하루카, 옷 구겨져!"


그렇게 외치며 하루카를 떼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치하야를 본 동료들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내저었다. 정말이지 어쩔 수 없는 사람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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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올스타즈가 조금씩은 다 들어갔다....미안해요 코토리씨<

다음 내용은 CERO-D 창작판에 예전에 첫날밤이라는 제목으로 올린게 있는데 그거인 걸로 합시다. 지금은 못보지만 (._.

1편을 위한 4편에 걸친 프롤로그 

아니, 구글링을 해도 다른 CERO-D급 창댓판이나 번역판은 찾을 수 있는데 단순창작판은 안나오네요. 어찌 된거야?;

 

결국 하루카가 뭐하러 어디갔었는지는 맥거핀<

둘이 못만나다가 만나서 짝짜꿍 하는 걸 보고싶다는 거에 혈안이 되서 구체적인 설정과 현실적인 제약은 내다버렸습니다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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