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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내가 생각하는만큼 아이돌들은 날 좋아해주지 않았다」-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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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03, 2017 22:52에 작성됨.

『프로듀서 말이지...음,그렇지.솔직히 말하자면 처음부터 조금 재수없긴 했어』

 

이 목소리는...카렌인가?이렇게 늦은시간까지 무슨 일로...근데 내가 방금 뭘 들은거지?

내가...재수 없어?

 

『아하핫!맞아,맞아 프로듀서가 새로 온다길래 잔~뜩 기대했었는데 웬 시골뜨기같은 아저씨가 '아,안녕하세요!오빠나 형처럼 언제나 의지가 되는 프로듀서가 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막 이러고 있잖아!아아~'새로운 프로듀서,이번에야 말로!'하고 기대했었는데!』

『후훗,그러게나말야.하~게다가 엎친데 덮친격으로 외국인이기까지!그것도 한국인!그야말로 충격이었어!』

 

 

이건 미카...뒤에 말 받은 애는 또 카렌? 

 

시골뜨기에 아저씨라...신입사원 특유의 긴장된 표정,한창때의 여자아이들을 직면해야한다는 압박감에 

사정없이 공격당해서 굳어 있었을 그 당시라면 그런 소릴 들어도 할말이 없지.

 

아무래도 아이돌 대부분이 십대 중후반 정도의 나이대다보니 아저씨 소릴 듣는건 별 수 없을테고....

 

미카나 다른녀석들도 새로운 남자사원이 왔다길래  분명 한껏 부풀어 있었을텐데  나같이 못생기고 꼬름하게 생긴 걸뱅이가 떡하니 신입 프로듀서랍시고 들어 앉아있으니 싫었을만도 할테지.

 

그리고 그땐 여자애들 앞이라 그런지 가뜩이나 시원찮던 일본어가 무슨 외계어처럼 느껴지더라고...'나 외국인이요'하는 티를 팍팍냈었지.

 

.....갑자기 술이 제대로 확 깨네 그래

 

『으음...그러고 보면 평소에 하는 행동도 마음에 안든달까...뭐든 자기 일처럼 생각한다는 것처럼 쓸데없이 나서는게 마음에 안들어.

사무실에 조금이라도 무거운 기구가 오게되면 꼭 먼저 나서서 이것저것 옮기잖아?그런건 알아서 다 해줄텐데 말야.』

『응응,그리고 키가작은 애들 손에 안 닿을 위치에 놓인 물건들을 그,그 머,멋대로 잡기 쉬운 위치에 옮겨 놓기까지 하구...

프로듀서의 그런 모습들, 가끔 보기 시,싫었어...』 

 

린,그리고 우즈키네.

 

하긴 뭐 아직까지 내 일도 똑바로 처리 못해서 야근을 밥먹듯이 해대는 처지에 사방팔방 오지랖을 부려대는

모습이 어지간히도 보기 싫었나보다.하지만 말이다.치에나 아리스같은 애들이 선반위에 놓인 병같은걸 잡으려다가 놓쳐서

다치면 대형참사도 그런 대형참사가 없잖아?난 그런 꼴 죽어도 못 보는데...

 

게다가 나만한 아들이 집에 있을만한 나이의 기사님이 낑낑대면서 대형 레이저/잉크젯 복합기를 옮기는데 가만히 앉아서 컴퓨터 자판이나 두들기고 있을만큼 얼굴두께나 간뗑이 사이즈가 크질 않아서 말이다.

 

그나저나 우즈키....앞으론 네가 웃는 모습이 살짝,아주 조금 보기 싫어질것 같다.

 

 

카렌,린,우즈키,미카는 그 외에도 쓸데없이 낮고 굵은 목소리가 듣기 싫다는 둥,어깨가 크고 등이 넓은게 곰 같아서 멍청하고 미련해 보인다는 둥,언제 한번은 공연 끝나고 코트를 어깨에 걸쳐주는데 소름이 돋았다는둥 밑도 끝도 없이

 

'프로듀서의 마음에 안 드는 점'들을 털어놓는다.

 

『참참,그러고보면 나오는 어때?오전에 방송때문에 프로듀서랑 같이 나갔다 왔잖아.그때 뭔가 짜증나게 하는거 없었어?』

『프로듀서니까 분명'카메라 앞에서 항상 조심해라','오빠는 너만 믿는다!'라는둥 온갖 허세를 부렸을테지.틀림없어.』 

 

카렌,린 임마,나오는 진짜 건들지마라.며칠전에 비오는날에 우산갖고 마중 나와 줬을 때 얼마나 고마웠는데...

제발 부탁이다.이 이상은 제발...

 

-꽈악

 

정신을 차려보니 사무실의 문턱을 으스러지도록 움켜쥐고 있는 내 손가락이 눈에 들어왔다.

 

.... 나오의 목소리가 들린다.

 

『어,어어?나,나말야?그...그렇지.응,아까 조수석에서 내려서 인도로 올라가려는데 웬 오토바이 하나가 내 옆을 지나가는거야.

그때 프로듀서가 말도없이 날 자기 뒤로 옮겨 놓더라고.그,그것도 내 손목을 덥석 잡고 말이야!정말,평소에 몸에 손대는 짓 좀

안 해 줬으면 좋겠단 말이야! 에헷 「잘 보고 내려아지 오빠 심장마비로 죽는 꼴 보고싶냐?」라니,에헤헷! 』

『『『『『꺄-!!』』』』』

 

내 목소리를 흉내내는 나오가 우스운지,아니면 내가 했던 짓거리가 우스운지,아이돌들이 저마다 재잘거리면서

아우성들을 터트린다.

 

평소에는 듣고만 있어도 힐링이 되던 그 목소리들이 이상하게 듣기싫다.거슬린다.

 

...뭐가 좋아서 그렇게 실실 웃고 있냐...?비웃기라도 하는건가?

 

...오전에 그런일이 있긴 있었지.개같은 놈의 배달 오도방구가 감속할 생각도 안하고 위험하게 우리 금쪽같은 나오

앞까지 달려오길래 기겁을 해서 바로 내 뒤로 옮겼지.그땐 내 반사신경이 발동해준 걸 하늘에 감사하고 오토바이 욕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얘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나 보구만.

 

아이돌 몸에 손을 댄다...그래,프로듀서로서는 최악의 행동이로구만.

 

근데 말이다...머리를 쓰다듬어 줄 때 새빨갛게 되서 고개를 푹 숙이던 우즈키도,아닌척 입가를 실룩거리던 린도,그...뭐라더라?뭐, 오늘은 머리를 못 감겠다던가?그런 말까지 하던 카렌의 모습도 다 짜고치는 거짓말,뭐 이런거였냐...?

 

그게 그렇게 기분이 나빴던거냐?

 

....더 이상은 못 들어주겠다.빌어먹을,빌어먹을,빌어 쳐먹을!!!!!

 

-쾅!!!

 

-쿵,쿵,쿵,쿵,쿵!!!

 

절찬리에 진행중인 '프류듀서 멘탈깨기 담화'를 더 이상 감당할 자신이 없어져 방금 뛰어 올라온 계단을 그 보다 몇배는 빠른 속도로

밟으며 내려간다.

 

지이잉---하고 얼얼한 감각이 손목에 전해져 온다.무식하게 콘크리트 벽을 생각도 안하고 있는 힘껏 후려쳤으니 당연하지.이런,병신...

 

음...이게 무슨 짓이냐,지금 애들한테 화내는거냐고?

 

지금 누가 나한테 그렇게 묻는다면 확실히,진심으로 대답 해 줄수 있다.'아냐,임마 개소리마...'라고.

 

옘병,서러워서 그런다,서러워서...집 떠나서,가족 떠나서,이제야 마음 붙일 사람들 좀 찾았나 했더니

 

그게 나 혼자 지랄염병쌩쑈발광 한거라고?

 

P 「흐읍,스읍...하...기,기분 진짜 엿같다 이거...하하...」

 

사무실을 나온 밤거리,후들거리는 다리로 걸음을 떼고 있자니 비맞은 중마냥 그런 중얼거림이 입가로 새어나온다. 

....그러고보니 야근하려고 대리까지 불러서 여기까지 달려왔는데 사무실은 들어가보지도 못하고 나왔네....

 

일....해야되는데,

 

진....짜 개...같네,오늘은....야근 할 기분 아닌데.그래도....그래도....

 

P  「아냐,아냐....애들이 싫다잖아.다 내가 잘못한건데 뭘 혼자 맘 상해서 지랄을 하고 앉아있어...애들....오늘도 많이 힘들었겠지.

     이런 시간까지...」

 

그래...뭔 일이 있던,가슴이 찢어질것처럼 아프던 말던 아이돌들 챙기는게 프로듀서 할 일이잖아....싫어하는 건 하지말고...앞으로 안하면

되는거지...애들 간식이나 사와서 멕이고 얼른 집에,집에 보내자.

 

....오늘...따라 담배가 이상하게 땡기네.머...머리도 어지럽고 속도 울렁거려...

 

크....웁...

 

P 「우...웨에에엑!!!!!」

 

하,인생...참 지랄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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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독백이 이렇게 길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프로듀서는 아직 술이 덜 깼습니다.

아시겠죠?아뇨,죄송합니다 제가 그냥 글을 몬 써염...다음편에는 아이돌들의 시점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써보고 싶네요.

계속 술 취한 프로듀서 놈 독백만 듣고 있자니 제가 다 우울해집니다.저도 술 좀 적당히 마셔야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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