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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6 프로덕션 아이돌의 만우절에 대처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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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01, 2018 12:48에 작성됨.

이 글은 단편 2개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둘은 연결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각각 개별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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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 냥~ 냥~ 냥~"


유독 화창한 봄 날씨를 자랑하던 어느 날, 언제나 처럼 프로듀서는 한껏 좋은 기분으로 출근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담당 아이돌인 마에카와 미쿠의 적극 조력자이자 팬이다. 그녀가 무명시절이던 때에는 그녀의 1호 팬을 자처하기 까지 했을 정도로 담당 아이돌에 대한 애정이 엄청 나다. 미쿠의 데뷔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의 헌신적인 노력이 빛을 발했다. 그는 자신의 직업을 자랑스레 여겼고, 자신의 담당돌 역시 그랬다. 언제나 그랬을 터인데...


"안녕 미쿠냥~ 오늘도 상큼하게 냥냥해줘!"

"엑. 프로듀서씨. 뭐하는거야..."


사무실에는 항상 고양이귀를 쓴 채로 냥냥거리면서 맞아주던 미쿠가 아닌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버린 미쿠가 앉아있었다.


"미쿠? 무슨 일이야? 항상 쓰고다니던 고양이귀를 잊어버린거야? 그런 상황을 대비해서 내가 항상 들고 다니거든. 잠깐만."

"안그래도 돼."

"어?"

"이제 필요없다고. 그런건."


가방을 뒤적이는 프로듀서의 손이 그 안의 허공을 계속해서 저었다. 프로듀서는 부디 자신이 잘못들은 것이기를 바라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미쿠. 고민이라도 생긴거야?"

"그런거 아니야. 고양이귀나 고양이 컨셉같은건 졸업하기로 한거야."


프로듀서의 표정이 뜨악하게 바뀌었다. 어느새 손이 바들바들 떨리고 얼굴이 붉어졌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고 애정하던 마음 속의 미쿠의 캐릭터가 붕괴되는 순간이었다.


"미쿠, 이젠 톱 아이돌이기도 하고. 고양이 컨셉같은거 없어도 충분하거든. 아니 애초에 이런거 정말 싫었어. 관심을 끌기 위해서 한거니까. 이런 데에 환장하는 오타쿠들이 많잖아?"

'억.'


프로듀서는 정곡을 찔렸는지 가슴 한 구석에 화살을 맞은 것처럼 아렸다.


"하... 하지만... 미쿠는 그 컨셉 덕에 대박 날 수 있었잖아? 캐릭터도 확고하고. 인기도 많고."

"프로듀서씨까지 왜 그래? 난 이제 이런 컨셉 말고 정말 실력으로 승부하는 아티스트가 될거야. 그래. 카에데씨처럼?"

"..."


프로듀서의 눈이 얇아지며 미쿠를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기 시작했다.


"뭐... 뭐야 그 눈은. 내가 못할 거 같아?"

"그런건 아니지만. 역시 그 생각은 고치는게 낫지 않을까."

"윽, 하지만 나 혼자가 아니라 듀엣 그룹이라면 가능하다고!"

"그 듀엣 그룹을 누구랑 하려고."


이 물음에 답한건 미쿠가 아닌 사무실 문을 박차고 들어온 한 소녀였다.


"그야 나지, 프로듀서. 아스테리스크를 잊어버린거야?"

"엑, 리이나?"

"미쿠하고 나는 듀엣으로 전세계 정상의 R&B 듀오 자리를 노릴거야. 마치 보이즈 투 멘 같은? 그래, 그룹명은 [천상의 목소리 아스테리스크]로 하자. 미쿠."

"그치만, 너 록은. 록은 어쩌고?"

"아 록... 록은 이제 포기했어."


프로듀서의 표정이 더욱 뜨악해졌다.


"이젠 에어기타도 질려. 난 이제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내 새로운 재능을 찾아서 떠날거야. 미쿠와 함께! 하하하하하!"

"맞아! 리이나하고 같이! 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


마지막의 웃음소리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이 상황에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터져버린 프로듀서의 슬픈 외침이었다. 이 둘이 미쳐버리기라도 한걸까. 프로듀서라면 이 둘의 멘탈을 원래대로 정화시키는 것 역시 의무일 것이다. 그렇게 마음먹으려던 순간, 또 누군가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여기는 무슨 일로 이렇게 시끄럽지?"


때마침 들어온 사람은 미쳐버린 둘을 설득하기 위한 프로듀서의 아군이 될 아이돌이 아닌 한 손에 커피를 든 미시로 상무였다. 자칫 이 둘의 어이없는 계획을 들켜버린다면 이걸 빌미 삼아 신데렐라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 수 도 있다는 생각이 프로듀서의 머릿속을 스쳐갔다.


"아, 상무님.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니니깐 그냥 나가주세요."

"그냥 나가라니. 너희는 아스테리스크로 활동하고 있는 마에카와 미쿠와 타다 리이나. 맞나?"

"미시로 상무님!"


미쿠와 리이나가 동시에 외쳤다. 프로듀서는 무릎을 꿇어서라도 미시로 상무를 내보내고 싶었다. 안된다면 미쿠와 리이나의 입이라도 막고 싶었다.


"저하고 리이나는 노선을 변경하고 싶습니다. 저희 아스테리스크를 R&B 그룹으로 변경할 수 있게 허락해주세요! 그리고 미국에서 활동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는 일본을 넘어 전 세계를 노리는 그룹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프로듀서의 가슴에 눈물이 흘렀다. 지금까지의 신데렐라 프로젝트를 구축했던 노력이 물거품되는 역사적 순간을 몸소 겪고 있었다. 얼핏 올려본 미시로 상무의 표정은 어이없음이 얼굴에 글자로 써있는 듯 했다. 프로듀서는 다리에 힘이 풀려버렸다. 한 10초 쯤 정적이 흐르고 미시로 상무의 입이 열렸다.


"허락하지."

"엑."


프로듀서는 경악에 빠져 입을 다물지 못했다.


"너희들 이라면 재능은 충분하다고 여겨진다만, 회사에서도 전폭적으로 지원해주겠다. 일본을 넘어 세계를 노린다면 지금 사내의 보컬트레이너는 부족하겠지. 미국의 유명 보컬트레이너를 영입해주마."

"상무님..."


미쿠와 리이나의 눈이 글썽였다. 프로듀서의 눈 역시 글썽였다. 다만 후자는 이 어이없는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의 혼란에서 오는 눈물이었다는 것 정도?


미시로 상무는 뒤돌아선 채로 한 쪽 손을 들었다.


"영어 공부 열심히 해두라고. 그럼. 아듀(adieu)."

"으아아아아악!"


혼란에 빠진 프로듀서가 미시로 상무와 아이돌들을 남겨놓은채 부술듯이 문을 열고 도망나갔다. 사무실에 다시 정적이 흘렀다.


"푸하하하하핳핫 프로듀서 푸하하하하하하!"

"푸히히히. 방금 프로듀서 얼굴 봤냥, 완전 웃겼다냥. 하하하핳."


사무실이 떠나가라 웃는 미쿠와 리이나 옆의 미시로 상무만이 약간 불안한 표정으로 있었다.


"너희들이 시키는 대로 하긴 했는데 저렇게 보내도 괜찮나? 뭔가 심하게 충격받은거 같은데."

"괜찮아요. 나중에 다 설명 하면 되죠. 하하하핳하"

"아, 너무 웃어서 눈물이 다 난다. 그런데 프로듀서는 오늘이 만우절이라는걸 모르나?"

"그런 거라면 아마 모를거다. 그 녀석은."

"네?"

"그 녀석 매일 무슨 생각을 하고 다니는지. 저번 골든 위크의 첫 날에는 사무실에 왔는데 문이 잠겨있다고 나한테 메일을 보내놨더군. 그런 얼빠진 녀석인데도 너희 스케쥴은 한 번 빼먹은 적 있나? 그런 녀석이니까 우리 회사의 중대 계획을 맡길 수 있는거지. 원래는 좋은 녀석이야. 장난은 도와줬지만 나중에 확실히 사과해두도록."


미쿠와 리이나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저기... 미쿠."

"응?"

"프로듀서한테 사과하러 갈까?"

"그... 그래."


미시로 상무는 급하게 뛰쳐나가는 미쿠와 리이나를 보면서 고개를 저었다. 본래 자신은 이런 장난을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미쿠와 리이나의 제안에 선뜻 장단을 맞춰주기로 하였다. 이런 이벤트가 그에게 활력을 줄 수 있다면 얼마든지 도움을 줄 수 있었다. 그와는 일 때문에여러 번 삐그덕 대고 충돌하긴 했지만 결국 공동의 목표는 같았기에, 불편한 관계이지만 내심 가까워지고 싶었다. 미시로 상무는 텅 빈 사무실의 창 틀에 걸터앉았다. 유리를 거쳐 내리쬐는 햇빛을 맞으며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쓰디 쓴 커피의 뒷 맛 마저 달콤하게 느껴지는 따뜻한 날이었다.


"아, 참 상무님."


아까 문을 박차고 나갔던 타다 리이나였다.


"무슨 일이지. 너희들의 프로듀서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만."

"아뇨 아뇨. 그게 아니라. 아까 말씀하셨던 것 때문에."

"뭐지?"

"그 아듀(adieu) 말인데. 그거 영어가 아니라 프랑스어인데요. 푸풉."


그 말을 들은 미시로 상무의 얼굴이 새빨갛게 피어오른 봄 꽃 보다도 붉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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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월 31일 밤의 혼다 미오. 그녀는 내일이 무슨 날인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녀가 고대하고 고대하던 만우절. 그녀는 자신의 프로듀서를 멋지게 속여낼 기획안을 구상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프로듀서가 맘에 들긴 했지만 매번 진지함 그 자체가 환생한 듯한 모습을 보면 괜시리 장난을 걸고 싶었다. 만우절은 분명 그런 그녀의 장난도 합리화 시켜줄 좋은 날이 될 것이다. 이불 안을 뒹굴뒹굴하던 그녀는 마침내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해냈고 즉시 실행했다. 그리고 빨리 아침이 되기를 기다렸다.


아침 해가 밝자 미오는 부리나케 사무실로 출근했다. 마침 사무실에는 시마무와 시부린이 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안녕! 시마무, 시부린!"

"엑, 미오."


왠일인지 둘의 표정이 어두웠지만 미오는 자신의 만우절 장난을 둘에게 주절주절 떠들고 싶었다.


"있지, 있지. 내가 어제 프로듀서한테..."

"미오!"


시마무가 미오를 껴안았다. 미오는 갑자기 어안이 벙벙해졌다. 갑자기 시마무가 왜 자신을 안았을까. 어느새 은근 슬쩍 시부린 역시 자신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있었다.


"미오, 아이돌 활동이 힘들었으면 우리한테 상담을 했어야죠. 이렇게 갑자기 그만둬 버리면... 우리 뉴제네는 어떻게..."


멍하니 서있은채로 듣기만 하던 미오는 무언가 잘못되었다는걸 깨달았다.


"잠깐, 잠깐. 시마무? 그건 다소 오해가..."

"아냐 미오, 이건 우리의 잘못이야. 너가 그렇게 말할정도로 힘들었는데 우즈키와 나는 그런 것도 모른채 지냈다니. 미안해. 하지만 너의 의견을 우리는 존중해. 너무 자책하지마."


시마무와 더불어 시부린 까지도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었다. 미오는 어디서 부터 잘못되었는지 알아챘다.


"아니, 아니. 너희들이 그러면 어떡해. 나는 그냥 프로듀서에게..."


그 순간, 프로듀서가 때마침 문을 열고 들어왔다.


"혼다 씨. 어젯밤 혼다씨의 메일을 보고 오랜시간 고민했습니다."

"프로듀서? 잠깐만 잠깐만. 설마 내가 어제 보낸 메일을 보고 이러는거야? 그거..."

"혼다 씨가 그렇게 아이돌 활동에 염증을 느끼셨을 줄이야. 하지만 저는 혼다 씨를 위해서라도 혼다 씨의 의견을 존중해드리고 싶습니다. 어디까지나 아이돌 활동은 본인의 자유. 그렇더라도 혼다 씨를 이렇게 보내드리고 싶지는 않기에 송별회를 준비했습니다. 여러분 들어오세요."


미오가 오해였음을 설명하기도 전에 사무실에 신데렐라 프로젝트와 그 외 346 프로덕션의 아이돌들이 모여들어 어느새 사무실이 꽉꽉 차버렸다. 


"미오... 아이돌을 그만두는 거야?"

"미오가 아이돌을 그만둔다니...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거겠지."

"미오! 너의 2번째 인생을 우리는 응원해!"


미오는 모든게 오해였다고, 그저 만우절 장난일 뿐이었다고 말했지만 그녀의 외침은 그들이 내는 소음에 묻혀버렸다.


"여러분! 여러분! 잠깐 진정해주세요."


프로듀서가 손을 이리저리 흔들며 이들을 조용히 시켰다. 미오는 프로듀서는 자신의 말을 들어주었던 것이라고 생각했다.


"혼다 씨가 아이돌 활동을 졸업한다고 하지만 뉴제네레이션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원 보충은 해야겠죠. 그래서 어제 미시로 상무님과 긴급회의를 거쳐 결론을 내렸습니다. 뉴제네레이션의 새로운 멤버로 죠가사키 미카 양이 당선되었습니다. 죠가사키양?"

"음... 미오의 대타 역할을 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뉴제네레이션의 새 멤버로서 누가 되지 않게 열심히 노력할게."


미오의 표정이 순식간에 뜨악해졌다. 자신도 모르는 새에 아이돌 활동을 그만두게 되었고(물론 본인이 한 짓이 있었지만) 자신의 대타 멤버까지 정해졌다니. 다시 미오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이리저리 노력했지만 이번에는 박수소리에 묻혀버렸다. 어느새 미오의 눈망울이 그렁그렁해졌다. 정말 이대로라면 자신은 강제 은퇴하게 될거 같았다. 


"자 그럼 마지막으로 은퇴하는 미오의 소감을 듣겠습니다."

"나는... 나는..."



미오에게 관심이 집중되었다. 하지만 미오는 더이상 이런 분위기에 사실은 장난이었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 그저 사소한 장난에서 시작했는데 갑자기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나 정말 아이돌 그만둘래!"


미오가 사무실 문을 박차며 그대로 뛰어나가버렸다. 사무실은 그대로 웃음바다가 되버렸다. 딱 한 사람만 빼고.


"저... 저기 여러분? 저렇게 혼다 씨를 보내도 괜찮은가요?"


프로듀서의 말에 갑자기 화기애애하던 분위기가 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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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 기념으로 작성한 단편 2화를 올립니다. 사실 처음에 구상한건 1편 만을 구상했지만 1편을 쓰면서 2편의 아이디어를 생각했습니다. 1편은 제가 생각하는 독창적인 프로듀서의 이미지이고, 2편의 프로듀서는 신데 애니메이션의 타케 P를 생각하고 썼습니다. 제가 연재중인 Return의 작업이 우선이긴 하지만 ㅠㅠ 저는 삘 받으면 글이 죽죽 써지는 스타일이라 오늘 만우절을 맞이해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부디 재밌게 읽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Return을 기다려주시는 분들께는 최대한 빨리 좋은 소식 들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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