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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카&P「아침에 일어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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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27, 2017 14:42에 작성됨.

아침에 일어났더니 어째서인지 침대에 누워있었습니다. 하지만 침대에는 저 혼자뿐 이었습니다.

 

분명히...”

 

마지막 기억은 목욕을 하고서 서재에서 책을 읽던 것이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침대에 누워 잠들어있었습니다. 서재에서 잠든 저를 침대에 눕혀줄 사람이 함께 사는 그 사람밖에 없지만 정작 그 사람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평일이라면 몰라도 주말에는 절대 일찍 일어나지 못하는 그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는건 분명-

 

역시...”

 

1층으로 내려가 작업실의 문을 열어보자 일하던 도중 잠들었는지 책상에 머리를 박은채 쓰러져있는 프로듀서가 보였습니다. 아마도 저를 침대에 옮겨두고 작업을 하다가 그대로 잠들어 버린거겠죠.

 

[텔레포트. 나우]

 

이렇게 주무시면 허리에 안 좋을테니 침대에 눕혀드리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작업실로 오는길에 가져온 텔레포트 링으로 프로듀서를 침대위로 옮기고 저 역시 조심스럽게 침대안으로 들어왔습니다. 프로듀서가 깨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과하게 쿵쾅거리는 심장소리에 불안해하며 저는 프로듀서의 곁에서 다시 잠에 들었습니다.

 

오늘정도는 어리광부려도 괜찮겠죠...?’

 

아침에 일어났더니 어째서인가 침대에 누워있었다. 그리고 내 옆에서 후미카가 새근새근 잠들어 있었다.

 

분명히...”

 

마지막 기억은 서재에서 잠들어있는 후미카를 침대에 눕혀주고 작업실로 돌아간것이 마지막이었다. 아마 일찍 일어난 후미카가 작업실에서 잠든 나를 침실로 옮겨준거겠지.

 

작업실 들어오지 말라니까...”

 

평소에 작업실에는 못 들어오게 했지만 덕분에 푹신한 침대에서 잠들었으니 오늘은 봐주기로 할까같은 생각을 하면서 곁에 잠들어있는 후미카를 껴안고 다시 잠에 들었다.

 

오늘 정도야 어리광부려도 괜찮겠지.’

 

몇 시간뒤, 다시 잠에서 깼을 때는 침대에 나 혼자뿐이었고 어디선가 향긋한 홍차향기가 흘러들어와 아직 잠이 덜깨서 어지러운 정신을 깨우기 시작했다. 홍차 냄새를 따라서 계단을 내려오자 앞치마 차림의 후미카가 브런치를 준비하고 있었다.

 

일어나셨나요?”

좋은 아침...”

식사준비가 되면 깨우러 가려고했는데 일찍 일어나셨네요.”

 

메뉴는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간단한 인스턴트이지만 조리가 필요한 것이 대부분이라 나름 손이 많이 가는 요리들이었다.

 

예전보다 요리가 능숙해졌는데?”

부끄러우니까 그때 얘기는 말아주세요...”

처음 요리한걸 봤을때는 마법사에서 연금술사로 전직하려는줄 알...”

, 정말!”

 

놀리는게 지나쳤는지 후미카는 부루퉁하게 볼을 부풀리며 이쪽을 쳐다보았지만 그저 귀엽게만 느껴질뿐이었다. 하지만-

 

저기 사기사와씨...?”

(부루퉁)

 

-분위기에 휩쓸려 끝까지 놀려먹은 결과로 잔뜩 삐진 후미카는 서재에 틀어박혀 1시간째 나오지 않았다. 랄까, 틀어박히는건 이해하지만 서재는 우리 공동구역 아니었나...?

 

미안해 후미카~ 다시는 안 놀릴테니까~”

, 정말이죠?”(빼꼼)

, 귀여워!’

, 나 세오 료마는 앞으로 절대 요리 이야기로 후미카를 놀리지 않을것이며 만약 놀릴시에는 어떤 벌이든 받을 것을 이 자리에서 맹세합니다.”

 

내 설득에 문을 살짝 열고 그 사이로 얼굴을 조금 내민 후미카의 얼굴은 무심코 달려들어 껴안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할정도로 귀여웠다. 다시는 요리 관련으로 놀리지 않을 것을 약속받고서야 서재에서 나온 후미카는 방금 전까지의 표정이 거짓말처럼 사라지더니

 

약속, 하셨었죠?”

, 다시는 안 놀릴게.”

아뇨, 요리얘기 말고요.”

이거 말고? !”

 

동거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농담 삼아서 만들었던 작업하다가 밤을 새더라도 잠은 침대에서 잔다.’ 라는 약속과 어길 경우 후미카의 명령 1회 복종이라는 규칙을 떠올렸다.

 

그래, 약속했으니까... 뭘 시킬 거야?”

오늘 하루, 저랑 데, 데이트를...”

아 정말 뭐야 이 귀여운 생명체는!’

 

자기가 말을 꺼냈으면서도 부끄러워 말을 더듬거리는 후미카의 모습에 맘속에서 끓어오르는 껴안고 싶은 충동을 겨우 이겨낸 나는 후미카가 평소라면 말하지 않을 단어를 말했다는걸 깨달았다.

 

데이트?”

,

 

겨우 그런걸로 괜찮은거야?!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쨌든 약속은 약속이니까 후미카의 요청대로 오늘 일정은 데이트로 확정되었다.

 

그럼 지금부터 외출 준비를할까. 정리는 내가 할테니까 후미카 먼저 씻어.”

, 그럼...”

 

후미카가 주방을 떠나 욕실로 들어간 것을 확인한 나는 핸드폰을 꺼내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 어쩌다보니 저녁까지 집에 없을거 같아. 나머지는 부탁할게.”

 

원래라면 무슨 핑계를 만들어서라도 집밖으로 끌어내려고 했지만 후미카가 데이트를 제안한덕에 시간을 넉넉하게 벌수가 있게 되었다.

 

자아... 나머지는 부탁한다 모두들.”

 

-----

 

준비를 마치고 내려오자 프로듀서는 평소처럼 아스카짱 같은 펑크?한 옷차림을 현관 앞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역시... 꾸미지 않아도 보석 같다니까.”

아뇨... 메이크업도 간단하게하고 옷도 수수하게 입었는걸요... 무대위에 있을때에 비하면 지금은...”

아니, 무대에서 빛나는 후미카도 예쁘지만 개인적으로는 지금 같은 모습이 더 후미카만의 매력이 살아난다고 생각해.”

“...”(화끈)

 

프로듀서의 너무나 솔직하지만 부끄러운 감상에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저는 모자의 챙으로 프로듀서가 보지 못하게 얼굴을 가리려고했지만 그보다 빠르게 카메라 셔터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셔터소리에 다시 고개를 들자 핸드폰을 들고 싱글벙글 웃으며 저를 쳐다보는 프로듀서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좋은 표정 Get

“...압수

.”

핸드폰은 압수에요.”

에에...”

그런 표정하셔도 압수에요.”

 

프로듀서는 어린아이처럼 이상한 표정을 지었지만 저는 거기에 굴하지않고 프로듀서의 핸드폰을 강제로 뺐었습니다. 사진 찍히는게 불쾌한건 아니었지만 평소에도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전화에 시달리는 프로듀서를 지금만큼은 저 혼자 독점하고 싶다는 욕심이 들어 무심결에 핸드폰을 뺐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가자, 가고 싶은곳 있어?”

“...우선 서점에 가고 싶어요.”

역시 서점부터인가. 지난번에 알아봐둔 서점이 있어, 거기로 가보자.”

 

프로듀서가 안내한곳은 집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거리에 위치한 고서점이었습니다. 책이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종이로 덧칠된 창문을 통과한 몽환적인 느낌의 햇빛은 마치 이 서점안의 시간만이 멈춘것처럼 보이게 해주고 있었습니다.

 

어때? 꽤 오래된 책들도 많아서 너도 좋아할거라고 생각했어.”

굉장해... 다른 곳에선 못 구하던 책들이 잔뜩...!”

, 대답을 들을 필요도 없겠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볼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감각에 정신이 든 저는 햇빛이 붉게 물들어있는 것을 보고 벌써 시간이 많이 지나버렸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책은 제 돈으로 사려고 했는데...”

데이트잖아? 이 정도는 내가 부담할수 있다고.”

, 데이트...”

자기가 말해놓고 창피해하는거야?”

 

프로듀서의 말을 듣고서야 오늘 제가 프로듀서에게 부탁했던게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깨달은 저는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벌써 주저앉으면 어떡해.”

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나야 모르지, 그래도 오늘은 끝까지 어울려줄테니까.”

 

프로듀서의 손에 이끌려 이번에 도착한곳은 게임센터였습니다. 평소에 제가 다니던 서점이나 카페와 다르게 시끌벅적해 익숙치않은 분위기에 위축된 저는 입구에서 몸이 굳어져 버렸지만 프로듀서는 그런 저를 끌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혹시 게임센터는 처음이야?”

아뇨... 전에 카나데씨와...”

하야미인가~ 온적 있다면 닛타나 히노랑 같이 왔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저를 끌고 게임 센터로 들어온 프로듀서는 여기저기 둘러보시더니 뭔가 발견하셨는지 그쪽으로 이동하셨습니다. 프로듀서가 발견한 것은 다름아닌 도레미파 비트의 게임기였습니다.

 

얼마전에 너희 노래가 수록되었거든.”

저희 노래가...!”

어때, 같이 해보지 않을래?”

 

----

 

하아~ 오랜만에 즐거웠어.”

저도... 즐거웠어요...”

마지막에 그 피냐인형 뽑으려고 애쓰는거 귀여웠어.”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돈을 많이써서...”

그래도 뽑았잖아? 돈은 돈대로 쓰고 못뽑은 것보다는 좋지.”

 

게임센터에서 나온 우리는 근처의 크레이프 가게에서 크레이프를 하나씩 사먹으며 거리를 거닐기 시작했다.

 

어디 또 가고 싶은 곳 있어?”

... 프로듀서씨에게 소개시켜드리고 싶은 곳이 있어요.”

소개하고 싶은 곳?”

 

후미카의 안내를 따라서 도착한곳은 중화풍으로 만들어져있는 찻집이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후미카를 알아본 종업원이 우리를 가장 인적이 드문 자리로 안내 해주었다. 아마 다른 사람들이 후미카를 알아봐서 혼잡해지는 상황을 막으려는 것이겠지.

 

여기 자주 왔었나보네. 종업원이 알아보시는걸 보면.”

, 프로듀서가 잠시 안계실 때...”

아 그때였구나.”

 

파라드가 나를 공격했던 공백의 반년 사이에 여기를 발견하고 단골이 되었던 것 같다. 나에게는 엄청 아프게 얻어맞고 기절했다 일어난 감각이지만 후미카에게는 고통스러운 반년이었겠지.

 

녹차는 오랜만인걸.”

여기는 궁리식이라고 중국 전통 방식을 사용해서 시간이 오래걸리지만 그만큼 향기를 여유롭게 즐길수 있어서 저는 시간이 날때마다 자주 찾고 있어요.”

확실히... 인테리어도 그렇고 속세와 떨어진 무릉도원이라는 느낌인걸.”

 

찻집에서 나와 둘이서 여기저기 다니다보니 어느새 해가 완전히 저물고 하늘은 검게 물들어 있었습니다. 어두워진 밤길을 따라 집으로 돌아오던중 문득 프로듀서는 저에게 한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오늘 즐거웠어?”

, 이렇게 어울려주셔서 감사해요.”

뭘 이제와서. 그리고 후미카가 이렇게 어리광 부리는것도 오랜만이니까.”

그리고... 사실 오늘은...”

말하지마.”

 

집앞에 도착했을 때, 저는 겨우 힘내서 프로듀서에게 말하려고 했지만 프로듀서는 조용히 하라는 듯 손가락을 제 입술에 가져다대시더니 현관문을 힘차게 열었습니다.

 

HAPPY BIRTHDAY!!

 

현관문이 열리자 우렁찬 축하소리와 함께 커다란 케이크를 들고 있는 동료들이 현관에 서있었습니다.

 

...”

설마 모르고 있을까봐?”

 

프로듀서는 깜짝 놀라 아무말도 못하고 있는 저를 뒤에서 껴안으시더니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귓가에 나지막히 속삭이셨습니다. 귓가에 울려퍼지는 중성적이지만 낮은 울림에 제 볼은 또 다시 붉게 달아올랐습니다.

 

아아, 또 염장이야.”

참으세요, 오늘의 주인공은 후미카 언니니까요.”

우으으...”

생일축하해요. 후미카씨.”

 

미나미씨가 건내준 선물의 포장을 뜯어보자 고풍스러운 가죽표지의 책이 들어있었습니다.

 

아냐짱이랑 같이 골랐는데 맘에 들어할지 모르겠네요.”

아뇨, 정말 감사드려요...”

그럼 이번에는 우리 선물이네.”

메이크업 세트야

냐하~ 시키짱 특제 향수야. 이거면 프로듀서도 헤롱헤롱일걸?”

란코랑 같이 준비한 선물이야.”

청안의 사서여, 그대에게 어울리는 아티팩트일거라 생각했노라!(후미카 언니한테 어울릴거 같은 목걸이로 준비했어요!)”

저는 코우가미 회장님과 함께 만든 특제 딸기 케이크입니다!”

내가 딸기 좋아하는건 어떻게 알고... 역시 닷디아나장!”

프로듀서가 아니라 후미카 언니를 위해서 만든거에요!”

접시랑 이것저것 준비해놨어요~”

맥주도 챙겨왔다고~!”

유키씨, 여기 미성년자가 대부분인데요!?”

다른 음료수도 잔뜩 있으니까 걱정말라고 삿치!”

 

이렇게 모두가 모여서 왁자지껄 즐겁게 제 생일을 축하해주는 철이 들고서 처음 겪은 광경에 저도 모르게 제 눈가에 눈물이 고였습니다. 눈가의 눈물을 눈치챈 프로듀서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저를 쳐다보셨지만 저는 고개를 저으며 웃으려고 애를 썼습니다.

 

왜 그래 후미카?”

아뇨... 이렇게 모두에게 생일축하를 받는건 처음이라 기뻐서...”

이정도로 기뻐하면 안되지.”

매년 잊지 못할 정도로 즐거운 생일파티를 만들어 줄테니까.”

흐흥, 귀여운 제가 앞으로 함께 할텐데 이정도로 기뻐하시면 안되죠!”

 

모두의 말에 참으려던 눈물이 터져 나왔지만 동시에 너무나 자연스럽게 제 입꼬리는 위로 말려올라가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 후미카 언니!?”

기뻐도 눈물이 나다니... 처음 겪는 일이에요...”

같은 여자지만 잠깐 두근거릴 정도로 지금 예쁜 표정이었어 후미카.”

아아, 남자였다면 한눈에 반했을지도.”

그 증거로 탓씨는 지금 넋이 나가있는걸.”

 

미오짱의 말에 프로듀서를 바라보자 프로듀서는 정말로 넋이 나간 표정으로 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핸드폰을 뺐긴게 아쉬울정도로 아름다웠어...”

걱정마 프로듀서, 찍어놨으니까.”

, 그럼 보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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