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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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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27, 2016 12:02에 작성됨.

사진 소동이 있고 30여 분 뒤 난죠와 코세키가 도착했다.
거기서 10분이 지난 뒤 니노미야가 왔고 그제야 사자나미 씨는 오늘 우리가 오늘 할 일을 알려줬다.
아직 데뷔날짜가 명백하게 정해진 게 아닌 우리는 1주에 3~4일씩 개인지도를 하기로 정하게 되었다.
물론 한번에 6명이 전부 한 번에 데뷔한다는 보장이 없기에 사자나미 씨는 2명씩 조를 만들어 개인지도를 받으라고 했지만 사실상 이미 조는 정해져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굳이 짜인 조를 이야기하자면 코세키와 난죠, 클라리스 씨와 유사, 그리고 니노미야와 나다.
일단 오늘은 전체적으로 댄스래슨을 받기로 했다.
"원, 투, 셋, 포…."
우리는 따로 노래가 없으므로 미리 준비된 다른 사람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춘다. 박자에 맞춰 정확하게.
뭐 우리는 아마추어이기에 가능한 한 정확하게 하는 것 뿐이다.
"그리고 여기서 턴."
"음…."
"…. 역시 뭔가 이상하지?"
"그래, 어디선가 불만족스러운 위화감이 느껴져."
"트레이너 씨도 없는데 어떡할까?"
"…. 일단 좀 쉴까?"
"...그 의견에는 나도 찬성이다."
니노미야도 나도 둘 다 지친 것 같다. 사자나미 씨도 무리하면 좋지 않다고 했으니 슬슬 쉬어도 될 것 같다고 판단한 나와 니노미야는 쉬기로 하였다.
클라리스 씨와 유사는 지금은 우리와 같이 쉬는 것 같다. 응, 아무리 그래도 유사는 어린아이니까 말이다.
난죠와 코세키는 처음 시작할 때부터 한 번도 쉬지 않은 것같이 땀을 흘리고 있지만 그래도 둘은 멈추지 않았다.
둘은 열정적으로 가쁜 숨을 몰아쉬며 계속하여 몸을 움직였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얼추 비슷한 스텝과 동작들이 오히려 자연스러워 보인다. 웃으며 기쁜 듯이 춤추는 나죠에 비해 코세키는 얼굴에 한계가 드러나고 있었다.
"경쟁심…. 인가?"
"코세키를 말하는 것인가?"
"에? 아아, 그래."
혼잣말이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레이나는 언제나 히카루를 이기고 싶어 하지. 그러면 또 히카루는 나름대로 불타오르고. 그렇게 지구가 자전하는것처럼 당연한듯이 반복하지만 아직 레이나가 이긴 적은 없어.
"…."
뭐 대체로 저 나이 또래에는 그런 거겠지.
시험의 성적이나 달리기 같은 걸로 친구와 경쟁하는 것.
개인의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뇌 속에 입력된 경쟁심리다.
가끔 나같이 입력되지 않은 상태인 인간도 있지만, 이들은 그다지 좋은 취급을 받지 못한다.
능력이 없는 자들은 패배자로 인식되고 능력이 있는 자들 또한 그다지 좋은 취급을 받지 않으니 말이다.
이는 모두 상대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고 싶은 심리에 이루어지며 배척의 심리와도 연관되어있다.
일게 병사 혼자서는 악명높은 적장의 멱을 따기가 어려우니 대규모의 병사들을 끌고 오는 것이다.
전차 간의 싸움에서는 양보다는 질이지만 인간의 싸움에서는 질보다는 양이다.
물론 언젠가 사람의 자전은 멈춰버린다는게 문제다.
"니노미야양."
"질문이라도 있는 건가?"
"질과 양. 어느 쪽이 중요하다 생각해?"
"나는 개인적으로 질이라고 생각한다만."
내가 나도 그렇다고 대답을 하려던 순간 나와 니노미애는 동시에 등 뒤가 서늘해지는 걸 느꼈다.
"그럼 나도 하나 질문하지."
어느 틈에…?!
"내가 언제 너희에게 쉬라고 했나?"
오, 이런, 젠장.

"정말 죽은 듯이 자네요."
개인지도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야 할 때.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니노미야, 나죠, 그리고 코세키와 홀로 자취하시는 클라리스 씨는 먼저 돌아갔지만 나는 집으로 순순히 돌아가지 못했다.
"한 30분 정도 뒤면 부모님이 오실 테니 조금만 참아줘."
"알고 있다고요."
내 무릎을 베개 삼아 곤히 잠든 아이를 깨워 집에 갈 정도로 나는 그 정도로 눈치가 없는 사람이 아니다.
사자나미 씨는 계속 노트북으로 서류작업을 하는 것 같고 유사는 일어날 기미가 안 보인다. 휴대전화기는 반대편의 소파에 있기에 꺼내기 위해서는 유사를 깨워야만 한다.
그래, 노래를 못들으면 부르면 되는거잖아?
... 아니야 내가 정신이 나갔었나. 어째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된거지.
나는 노래를 좋아한다. 특히 듣는것은 더더욱.
그렇다고 햐서 노래를 부르는 행위에 대하여 거부감이 있다는것은 아니다.
가끔 드물게 혼자 노래방을 가기도 하니까 말이다. 그래, 혼자서 흥이 올라 호응이 없는 고독한 솔로 스테이지를 만끽한다.
"하아..."
뭐, 이렇게 고민해도 바뀌는건 없겠지. 이젠 나도 아이돌이니까.
뭐, 염연히 따지자면 아직 아이돌이 아닌 예비생이지만.
"크흠…."
나는 유사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목을 가다듬었다.
"의미도 없는 채로 시간은 지나고
이해하려고 했을 때
눈치 챘어...​
멀리 떨어져버린 웃음소리가 이젠 어디서도 들리지 않아
눈물이 떨어져"
사자나미씨의 타자소리가 갑자기 멈췄다.
뭐, 아무래도 좋으려나.
"이게 미래라고 한다면 차라리, 감당할 수 없는 내일에서 손을 놓고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장소에서
혼자서 있자
저무는 세상의 눈물을 알고 흘러넘치는 불합리를 세어보아도
이런 날을​
보내는 의미는​
분명, 찾을 수 없겠지..."
노래가 끝나자 다시 사자나미 씨는 다시 타자를 치기 시작했다. 여전히 말은 없었다.
'우웅…. 우웅….'
사자나미 씨의 전화가 울린다. 아마 유사의 부모님일까?
"아, 예. 지금 가겠습니다."
사자나미 씨는 곧 전화를 끊고 코즈에를 깨워달라고 나에게 말했다.
"유사, 부모님 오셨다. 슬슬 일어나."
내가 유사의 어깨를 살살 흔들자 유사는 눈을 비지며 천천히 일어났다.
"코스에 집에 가는 거야?"
"그래, 집으로 돌아가는 거야."

"안녕 하나 언니~"
"안녕~"
346 프로덕션 후문에서 코즈에가 부모님의 차를 타고 돌아가는 걸 배웅해주며 손을 흔들었다.
"하나 언니라니…."
사자나미 씨와 나는 짐을 챙기러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나저나, 노래 잘 부르더라."
"잘 부른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냥저냥 부르는 거지."
"무슨 노래인지는 모르겠지만, 곡의 분위기를 잘 살려낸 것 같았어. 감정도 실려있었고."
사자나미 씨는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누르며 말했다.
"흐응…. 그런가요."
"그런 노래 중에, 정식으로 불러보고 싶은 거 있어?"
"그렇게 말하니까 부담스러워지네요."
"그래, 아직은 그렇구나."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고 사자나미 씨와 내가 안으로 들어갔다.
"사자나미 씨는 좋아하는 노래 있어요?"
"당연히 있겠지, 나도 사람이니까."
"그래서 있어요?"
"…. 딱히 좋아하는 음악은 없어."
한참을 뜸 들이던 사자나미 씨가 입을 열었다.
"…."
"…."
어색하다. 엘리베이터가 왜 오늘따라 느리다고 생각되는 걸까.
"그, 그러고 보니 사자나미 씨."
"뭐냐."
"그 선글라스는 왜 항상 쓰고 계신 건가요?"
"아, 이거?"
사자나미 씨는 별 상관 없다는 듯 선글라스를 벗었다.
"보시다시피 이래서 코즈에가 무서워하거든. 거리를 갈때 사람들이랑 경찰들 반응도 안좋고. 뭐, 이걸 쓴다고 해서 의심을 더받으면 더 받았지 덜받지는 않지만."
사자나미씨는 엘리베이터 천장의 조명에 선글라스를 비추더니 주머니에서 안경닦이를 꺼내 닦으면서 말했다.
사자나미 씨…. 눈매 나빠….
"응, 이거 완전 그거네요."
"어떤데?"
"사람 죽일 눈."
"그 정도로 심한 거냐…."
그러면서 사자나미 씨는 다시 선글라스를 썼다.
그러고 보니 테가 평범한 안경테 같다. 안경테에 선글라스 알을 끼운 느낌.

"어쨌든 너는 댄스보다는 보컬이 더 어울릴 것 같아."
내 짐을 챙기고 나서 다시 프로덕션 후문으로 사자나미 씨와 가던 도중 사자나미 씨가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그 정도로 노래를 잘 부르는 건 아니라니까요?"
"확실히 노래를 잘 부른다고 할 수는 없지만, 목소리는 굉장해. 조금만 더 다듬으면 될 것 같아."
"그런…. 가요?"
"믿어도 좋아, 너의 프로듀서잖아."
사자나미 씨는 내 머리 위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
"어쨌든 커버하고 싶은 곡이 있으면 얼마든지 부르게 해줄 테니까 같이 열심히 해보자."
"예."
그나저나 아직 봄, 그것도 3월달이라 그런지 노을지는 풍경과 함께 불어오는 바람은 아직 쌀쌀하기만 하다.
"그럼 나는 돌아간다. 버스나 전차에서 졸지 말고."
자, 이거라도 먹으라며 나에게 커피맛 사탕을 겉옷 주머니에서 건네줬다.
"그럼 수고하세요...프... 사자나미 씨."
나는 입안에서 맴돌던 말을 삼키고 바꾸어 다시 말했다.
사자나미 씨는 손을 들어 대충 흔들며 사무실로 돌아가는 듯 했다.
'프로듀서 라….'
아니. 아직은 아닌 것 같다.
나는 사탕을 입에 넣고 포장지는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쓰다.
뭐, 일단 커피맛이기는 하네.
"아직은…. 인가…."
아직은 쌀쌀한 봄바람이 나를 스쳐 지나간다.
차가운 바람에 대항하듯 내 가슴속 깊은곳에 위치한 무언가가 따뜻해 지는걸 느꼈다.

Note 02.
니노미야 아스카는 힘들면 말이 짧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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