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4 Luxury 이후 후카의 고민 - 1

댓글: 2 / 조회: 355 / 추천: 1



본문 - 08-03, 2018 13:28에 작성됨.

이렇게까지 격렬한 마음을 가지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저, 처음엔 대하기 편해서, 대화가 더 하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그저, 가까이 있고 싶었고, 더 알아가고 싶을 뿐이었는데.

그저, 가만히 두기 어려워서, 좀 더 보살펴주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그 마음이 커지고 커져서 이렇게 될 줄은...


" 잠이 안오네. "


저, 토요카와 후카는 침대 안에서 그런 생각을 하며 잠을 못 이루고 있었습니다.

하- 어쩌다가 정말 이렇게 된 걸까요.


얼마 전 드라마 촬영 이후 매번 이렇게 잠을 설치는 경우가 늘게 되었어요.

4 럭셔리, 드라마 촬영과 함께 카오리씨, 코노미씨, 레이카와 함께 했던 유닛.

정말 좋은 경험이었고, 즐거운 추억과 함께한 유닛이었지만-

해피 엔딩

이라는 건 정말 어려운 거네요.


" 그땐 이 시간이 되면 항상 바로 옆이었는데. "


또다시 그 느낌을 떠올리면 울적한 기분이 스멀스멀 기어 올라와요.

아, 이걸 울적하다고만 해야 할까요.

아니면... 


...

...

...


" 카오리씨... " 


항상 합숙 내내 옆에서 있던 카오리씨, 잠버릇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지만.

저는 그런 잠버릇도 좋았어요.

어느샌가 옆에 와서 기대오는 카오리씨 체온도 좋았고, 냄새도 좋았고...

잠든 카오리씨 몰래 평소와는 다르게 풀려있는 머리칼을 매만져보기도 했었으니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그런 행동들 부끄러웠지만.

또 다시금 생각해보면, 그때가 아니었다면 하지 못했을 행동들.


평소에는 당당하고, 다부진 모습만 보여줬지만 잘 때의 카오리씨는 뭔가 더 보살펴줘야 할 것 같은 분위기에

나도 모르게 그렇게 머리를 매만지거나, 품에 꼭 안거나.

그런 행동을 했던 거 같네요. 


지금도, 그렇게 옆에 카오리씨가 있다면 꼭 안은 채 잠을 편하게 들 수 있을 것 같은데.

...


우우- 안돼요, 안돼. 좀 네거티브한 감정이 떠올랐어요.

내일 스케줄도 있으니까 오늘은 이만 마음을 정리하고 자야겠네요.


=======




" 수고하셨습니다~♪ "

" 수고하셨습니다. "


평소 같은 인사.

영업을 마무리하고, 프로듀서씨와 함께 스태프에게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넸습니다.


" 후카씨도 수고하셨어요. 다음에 봐요. "


어제의 우울한 기분은 자고 일어나니 어느 정도 해소가 되어서, 평소처럼 영업을 수행 할 수 있었네요.

물론 약간 분위기가 무거웠는지, 촬영 감독님이 약간 무거운 분위기라고 이야기는 하셨지만

그럭저럭 잘 해낸 거 같습니다.


" 후카, 이대로 시어터로 돌아갈꺼야? 아니면 바로 집으로 갈 거야? "


촬영장에서 나와, 길가로 나왔을 때 프로듀서가 그렇게 물어왔습니다.

당연히 시어터로 갈...

아 근데, 오늘 카오리씨 스케줄이 어떻게 됐지-

분명, 라이브 공연 후에 시어터에서...

...


" 오늘... 오늘은 바로 집으로 돌아갈게요,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 "


그렇게 말하자 프로듀서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내일 보자- 라는 말을 남기며 돌아섰다.

그렇게 혼자 남겨진 나는, 뭔가 자괴감이 들었어요.

아, 지금 같은 기분이면 카오리씨를 제대로 못볼거 같아.

...

카오리씨는 이런 내 기분 전혀 모를 텐데, 그저 평소처럼 대해주면 나는....

...


아, 고양이라도 보면 뭔가 마음이 편해질 거 같아..

라는 생각이 문뜩 떠올랐습니다. 음~ 거기에 맥주도 한잔하고 싶어졌어.


" 저번에 레이카 방에서 같이 술 마신 것도 좋았는데... "


평소에도 가끔 카오리씨나, 리오씨, 코노미 언니랑은 술을 마셨던 적이 있지만 

저번 레이카 방에서 마셨을 때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어요.


바로 옆에서 카오리씨가 홀짝 술 마시는 걸 보면 왠지 두근거리기도 했었고,

왠지 약간 취해서 저한테 기대는 카오리씨도 좋았고...

...아앗- 그 기억은 또 안 돼요, 안돼.

그나저나 그때 취해서 잘 기억은 안나지만 뭔가 실수를...

우우... 그런건 기억하기 싫네요~


일단 오늘은 고양이 카페, 그리고 혼자 맥주 먹을 수 있는 곳을 찾아보도록 해야겠어요.


===============


~~~~~~~~~~~~~~~~~~~~♪

고양이 게이지 완전 풍족하게 채웠어요.

어떻게 그렇게 귀여울 수가 있지, 손안에 가득 고양이를 안고 카페에서 앉아있다 나오니

아까의 우울한 생각들은 다 사라졌습니다.

헤헤, 역시 고양이는 최고에요. 정말♪


그렇게 싱글벙글 웃으면서 가게에서 나오자 밖에는 이미 어둑어둑해졌고, 거리에는 환하게 불빛으로 밝혀져 있었습니다.

옆 앞의 거리였는데, 낮에도 사람이 많긴 한데- 역시 밤에는 직장인들이 나와서 그런지 

더 북적북적한 느낌이네요.


저도 간호사일 때, 야간 시프트가 아닐 경우엔 이렇게 거리에 나와서 동료들과 한잔하곤 했었는데-

음, 오늘 카오리씨도 술을 드시려나, 분명 리오씨라면 이런 날 데리고 나올 거 같긴한데...

지금이라면 카오리씨를 마주 볼 수 있을거 같지만, 왠지 한동안은 술마시면 뭔가 실수할 것 같아서...

오늘은 그냥 혼자서 마시는 거로 할께요.


그렇게 전 거리를 돌아다니다, 아케이드 거리에서 한쪽 더 들어간 골목에서 괜찮은 느낌의

맥주 바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나무로 된 입구가 왠지 아늑한 할 것 같은 느낌을 주네요.


" 플라워 스탠드...? " 


그런 입구 위로 적혀있는 간판, 거기에는 "플라워 스탠드"라고 영어로 적혀 있었습니다.

화분대라고 읽으면 되는걸까요-

일단 가게에 들어가 보자는 마음에, 문을 열고 들어서자 가게 안은 어둑했지만 드문드문 있는 조명이 밝혀져 있어

포근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게 안쪽 테이블에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 있어, 저는 입구 근처에 바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 주문은 어떻게? "

" 생맥주 한잔이랑, 간단한 안줏거리 챙겨주실래요? " 


메뉴를 간단하게 훑는 사이 주인으로 보이는 남자분이 오자 저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메뉴판을 다시 챙겨 돌아가는 남자분을 슬쩍 보다, 저는 고개를 테이블에 숙이며 주위를 곁눈질로 돌아봤습니다.


왠지 이렇게 혼자 맥주 마시러 오는 거, 좀 부끄럽네요.

생각해보면 언제나 누구와 같이 마셨지- 이렇게 마음 정리가 안 돼서 마시러 온건 처음인거 같아요.

연애라도 해봤으면 그런 경험이 있었을텐데...

...

그런 생각을 하자 왠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 카오리씨에게 그런 감정이였던걸까.

아냐, 아니야. 딱히 그런 건.... 

...

왠지 알콜도 안들어갔는데 속이 달아오르는 느낌에 고개를 더 푹 숙였습니다.


얼른 맥주 나왔으면 좋겠네요.








1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