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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요이 「웃우! 하루카씨 저랑 같이 교회가실래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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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14, 2018 23:10에 작성됨.


리츠코 「...저기 야요이. 아무리 그래도..

잠깐 와 봐! 이번 만큼은 도저히 넘어가기 힘들어.」


스케쥴 시간이 다가오고, 이미 히비키랑 프로듀서는 차에서 대기하는데

야요이를 혼내는 리츠코를 보며 하루카는 도저히 발을 뗄 수 없었다. 가면 뭔가 일이 터질 것만 같았다.


히비키 「어이! 하루카, 빨리 내려오라조~」


바깥에서 들려오는 히비키의 목소리에 그제서야 발을 뗐지만,

행사를 진행하는 내내 하루카는 걱정을 감출 수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그 날은 아무런 일도 없었다. 그렇게 아무 일도 없을 것만 같았다.


다음 날, 유키호가 마련해둔 티 타임 간에 리츠코의 찻잔 안에 커다란 죽은 지네가 똬리를 틀고 있는게 발견되기 전까지는.

심지어는 리츠코의 신발에서 유리 조각이 나오거나, 보관함이 '누군가'에 의해 문이 따여져서 쓰레기가 가득 담겨 있었다.

결국 폭발한 리츠코가 야요이에게 화까지 냈지만..


리츠코 「야요이! 도대체 왜 이러는거ㅡ」


야요이 「예?」


야요이 「저 아무짓도 안했는데요? 우우..리츠코씨, 하나님 말씀이 그러는데,

남 함부러 의심하는거 아니래요? 남 함부로 의심하면 하나님한테서 천벌받아요 천벌!」(태연)


모두들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물증은 없어도, 그것은 누가 봐도 저기 성가를 콧노래로 흥얼거리며 웃고 있는 야요이가 한 것이 분명했으므로ㅡ

다들 야요이를 우려와 걱정의 눈길로 바라보기 시작했지만,

그렇다해도 확실한 증거가 없었으므로ㅡ아무도 밖으로 그 주제를 꺼내지 않았다.



5.

하루카 「또야..」


스마트폰 진동에 잠금을 해제한 하루카는 절망했다. 

야요이의 문자였다. 이제는 야요이의 문자가 다른 친구들의 것을 합한 것보다 더 많이 오고 있었다.

거의 하루에 4통 이상의 장문을 보내고 있었다.

하루카는 버릇대로 잠깐 읽어본다. -웃우! 하루카씨 안녕하세요. 오늘은 레위기 3장 11절의ㅡ-

하루카는 핸드폰을 그대로 침대 위에 집어던졌다.


이제는 하루 단위로 문자가 몇 개씩 오고 있었다.

하나같이 안부를 묻는 척 하면서 성격 내용만 가득하게 담은 글들이였다.

심지어 어제는 하루카의 집에 직접 찾아오기까지 했다.

명목상으로는 그냥 같은 동료 언니네 집에 들렸다..이 정도 뿐이였고,

하루카의 부모님 앞에서는 단 한 마디도 종교 관련된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지만..

하루카는 그것이 마치 야요이가 하루카에게 교회로 나오라고 무연 중에 시위하는 것과 같이 느껴졌다.


하루카는 답답함에 침대에 머리를 파묻었다.

다른 친구들이나 프로듀서도 소용 없었다.

아니, 오히려 사장님이 자신을 따로 불러서, 그냥 조용히 있으라는 식으로 말할 정도였으니 이제는 끝이였다.

다른 765프로의 동료들도 그 주제에 대해서는 일부러 피하고 있었다.

마치 하루카만 조용히 당해주면 아무런 일 없을 것이라는 듯이..

부담스러워서, 힘든 주제니까 일부러 말 하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하루카는 요즘 친구들이 일부러 그 주제에 대해서 피하려는 것을 피부로 느끼며 일종의 배신감마저 느끼고 있었다.


그때 전화가 한 통 들어왔다. 치하야였다.

야요이인줄 알고 그대로 씹으려던 하루카가 진동하는 스마트폰을 헐레벌떡 받았다.


하루카 「아 치하야짱이네? 미안. 치하야짱 전화인줄 몰랐어.」


치하야 「..타카츠키양 때문에 그런거야?」


하루카 「..꼬, 꼭 그런건 아니고..」


치하야 「미안. 그냥..하루카 생각나서 전화했어.

내일 모레라고 했나? 그..사이비 교회 갈지 말지 결정하기로 했다는 날이?

아이들도 사실 많이 걱정하고 있어. 물론 사무소 안에서는 야요이 눈치도 있고 하니 말 안하지만..」


하루카 「지, 진짜?」(감동)


치하야 「..그거, 그냥 가는건 어떨까?.」


하루카 「으, 응?」(당황)


치하야 「오해는 말고. 그..제안하고 싶은게 있거든.

초소형 몰래카메라가 있는데, 그걸로 그 교회 안을 찍는거야.

..사실 아시는 신학 계열 분이 한 명 계신데, 그 분이 교수 분이시거든..

종교 계열에서는 아주 선구적인 분이셔. 그 교회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확인하고,

그 분한테 맡겨서 야요이가 사이비에서 벗어날 수 있게 설득해달라고 말하는거야.

그리고 필요하다면, 아마 반드시 필요하겠지만 경찰 신고도 부탁하고.

물론 최대한 조용히 진행해서 사무소에 피해가는 일이 없게 해야겠지.」


하루카 「치하야짱..」(감동)


하루카 「응응! 우리, 꼭 야요이짱을 구해내자!」


치하야 「고마워 하루카. 나도..내심 많이 걱정했거든 하루카랑 타카츠키양 모두.

..반드시 잘 될꺼야.」(미소)


그 날 바로, 하루카는 야요이에게 연락해서 교회 저녁 예배에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틀 후, 마침내 그 날이 찾아왔다. 



6.

먼저, 의외였던 점은 생각보다 규모가 어마어마했다는 것이였다.

처음에 하루카는 어디 으슥한 산 속에 허름한 저택 수준일 것이라 어림짐작했었지만,

놀랍게도 시내 한복판의 고층 빌딩이 야요이가 말한 그 교회 건물이였다.

빌딩 앞에 '구원의 전당'이라는 도금된 간판만 없었더라면,

아마 자신이 잘못 찾아온건 아닐까 하고 당황했을거라고, 하루카는 생각했다.


치하야 「..사이비 교회 맞아? 뭐가 이렇게 커?」


하루카 「그나저나..야요이짱이 전화를 안 받네. 뭐지? 약속 시간은 맞는데..」


그때 앞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야요이 「웃우! 하루카씨 안녕하세요? 정말 구원받기 좋은 날이에요 그쵸?

...그나저나 치하야씨도 오셨네요. 왜죠?」


마지막에 묻는 말이 너무나도 차갑고 냉정해서, 치하야조차도 속으로 주춤거릴 정도였다.


치하야 「..하루카가 혼자 가기 힘들다고 해서 말이야. 타카츠키씨, 괜찮을까?」


야요이 「웃우! 물론이죠! 마침 운이 좋으세요!

오늘은, 아주 아주 아~~~주~~ 중요한 날이거든요.

안 그래도 오늘은 정말 중요한 날이라서, 765 프로의 동료분들한테 문자를 보내지 못하게 되서 정말 정말 슬펐었는데..

그래도 좋아요! 최소한, 하루카씨랑 치하야씨가 늘어났으니까요. 

하나님께서도 구원의 날에는 모두를 거두시는게 아니라 믿음이 신시..우우, 어려운 단어네요. 

..아무튼, 정말 믿음이 강한 사람만 데려간데요. 웃우! 안 믿으면 어쩔 수 없죠.

다 죽어서 지옥이나 가야죠.」(미소)


치하야 (..중요한..날?)


빌딩 안에 들어가자, 요상한 법복인지 의복인지 모를 하얀 복장을 입은 남자들이 문 앞에 서 있었다.

아마 빌딩 경호원 격인 모양이였다.


야요이 「웃우! 일단, 핸드폰 먼저 내주실래요?

오늘은 특히 길한 날이라서, 핸드폰 같은건 절대~절대루 안되는 날이거든요.

우우..교주님께서 온라인 화상 예배로 그러셨는데, 계시록 13절 15장에 보면 모든 전자제품들에는 

이제 곧 시작될 마지막 날에 지옥으로 끌고 갈 사람들을 고르려고 악마가 몰래 심은 666 베리칩이라는게 있데요!

그러니까 핸드폰 같은걸 가지고 있으면, 구원의 날에 믿음이 투철해도 지옥에서 영영 고통받고 불타는 거에요!」


야요이 「그러니까 핸드폰 내놓아요.」


몸집이 큰 어른이 앞에서 기다리고, 야요이까지 웃는 표정만 뺴면 거진 강압적으로 나오고 있어서

하루카와 치하야는 어쩔 수 없이 핸드폰을 낼 수 밖에 없었다. 

다만 치하야는 하루카에게도 말하지 않고 몰래 구형 폰을 가지고 있었다.

야요이의 안내를 받아 어디론가 향하는 길에, 치하야는 복도 한 쪽에 깔아놓은 이불 위로 핸드폰들이 무더기로 쌓여있고

그 위를 장정 2명이서 묵직한 망치를 하나씩 들고 연신 내려찍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하루카도 그것을 보았고, 그제서야 야요이가 전화를 받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대충이나마 어림짐작할 수 있었다.


야요이 몰래 치하야가 귓속말했다.


치하야 「걱정마. 소형 카메라는 잘 작동하고 있어.

그리고 따로 소형 녹음기도 챙겨왔으니까.. 펜처럼 생긴.」


야요이 「웃우! 정말, 아까부터 말하지만..치하야씨랑 하루카씨는 정말 운이 좋아요!

오늘은..그 날이거든요. 교주님께서도 특별히 본가로 돌아오셨어요. 바로 오늘을 위해서라구요? 웃우!」


하루카 「..그..아까부터 중요한 날이라고 그러는데..

혹시 무슨 날인거니? 창시일 그런거야?」


야요이 「웃우! 더~~더~~중요하고 귀한 날이랍니다? 바로..」


야요이 「종말이 찾아오는 날이라구요? 웃우!」



6.

12F 버튼에 빨간불이 들어오며, 빌딩의 마지막 층에 도착했음을 알림과 동시에 문이 열릴 때까지 엘리베이터 안은 침묵만이 맴돌았다.


야요이 「어서 내려요. 어서.」(미소)


야요이는 도대체 어디로 끌고가려는 것일까? 하루카는 긴장 속에 자신도 모르게 치하야의 팔을 조금 더 세게 쥐었다.

12층은 넒은 강당이였다. 넒은 강당에는 셀 수조차 없이 많은 사람들이 빼곡히 무릎 꿇고 앉아 있었는데,

하나같이 복장이 흰색 상의에 검은 하의로 통일되어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무릎 꿇고 앉아 하는 것이라곤

흐느끼거나 혹은 목소리를 높여 성토하듯이 성경을 읽고 기도하거나 혹은 누군가의 이름을 소리 높여 부르는 것이였다.


야요이 「아아! 우, 웃우!!」(흥분)


야요이 「그분! 그분이 오셨어요!! 그분이에요! 웃우!! 웃우우!!!」


그분이 오셨다는 말에 치하와 하루카는 서둘러 연단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마치 법사처럼 꾸려입은 흰 의복의 푸근하게 생긴 중년 남성이 강당 위에 오르고 있었는데,

그가 걸음을 땔 때마다 마치 전기에 감전되기라도 한 마냥 앞에 서너줄의 사람들이 마구 울부짖고 흐느끼며(그러면서도 무릎은 절대 피지 않은 채로) 난리를 피우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도 통곡하거나 이름을 울부짖으며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통일된 종교적 광기를 마구 선보이고 있었다.

야요이도 어느샌가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하나님 아버지와 그 분의 이름을 마구 반복해서 울부짖고 있었다.


자신들만 서 있기에는 너무나도 부담이 커서, 하루카와 치하야도 일단 무릎을 꿇고 앉았다.

하루카는 앉으면서 그 회장님이라는 사람과 잠깐 시선이 마주친 느낌을 받았지만 일단은 무시했다.


치하야는 처음에는 이 촌극이 그저 웃길 뿐이였다. 종말의 날이라는데, 사람들은 무슨 축제처럼 벌이고 있잖아..

실은 종말의 날이 오려면 멀었는데 말이다.

아무튼 치하야는 납작한 가슴팍의 앞주머니에 걸린 펜 형태의 소형 카메라를 습관처럼 계속 어루만졌다. 

잘 찍히고 있어야 할 텐데..


교주라는 사람은 무슨 이상한 성경 구절과 자신의 개인적 사상이 담긴 연설을 했는데,

가만 들어보면 진정한 부모는 하나님과 하나님의 유일 예지자이자 구원자인 자신이라는 것으로

심지어는 부모님조차 가짜라는 소리까지 하고 있었다. 

놀라운 것은, 그 헛소리를 모든 사람들이 외치고 있었다는 것이다. 야요이조차도..


야요이 「웃우!! 부모님은 속세의 가짜! 웃우!!! 하나님이랑 교주님이 진짜다!! 우아앙!!」


이런 소리와 함께 통곡하면서 눈물 콧물 다 흘리고 있었다.

하루카는 이제 슬슬 무섭다 못해 졸도할 지경이였다. 앞 옆으로 반쯤 미친 사람들이 마구 소리지르고 울고 심지어는 실신해서 어디론가로 끌려가거나,

그 자리에서 두들겨 맞아서 다시 일어나서 다시 소리지르는걸 반복하고 있는걸 보자니

하루카 같은 일반인은 도저히 버티기 힘들 정도였다.

광신도들이 만들어내는 광란의 열기는 습기와 만나 천장에 자욱하게 뭉칠 정도였다.

문득 치하야는 야요이의 부모님과 동생들이 어디 있나 궁금해졌다. 그런데, 다음 순간 그 의문은 바로 풀렸다.


교주 「구원의 날에 초대받으신 우리 성도 여러분..오늘은 이 자리에 영적인 아버지와 구원자를 인정하는 자리를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연단에 올라와 주세요. 타카츠키 가.」


그러자 야요이가 갑자기 벌떡 일어서더니 뭐에 홀린 마냥 연단 쪽으로 올라갔는데,

거기에는 통 보기 힘든 야요이의 양부모와 동생들까지 올라와 있었다.


교주 「외치세요! 하나님이 유일한 부모님이고 교주님을 믿습니다. 외치세요! 외쳐요!」


야요이 어머니 「내가 미안하다 미안해! 지금까지 잘못 가르쳐서 미안해!

너희들의 진짜 부모님은 하나님인걸 내가 몰랐다 미안하다 엉엉」


야요이 아버지 「넌 내 자신들이 아니다! 하나님이 너희들 부모님이야!」


야요이 「웃우!! 하나님이랑 교주님이 진짜 부모님이에요! 너희들 같은건 내 부모가 아닌거에요 웃우!!」


동생들 「...」(울먹) 「어, 엄마..」


ㅡ짝!


야요이 어머니 「누, 누가 엄마라 부르래! 너희들 엄마는 하나님이라니까?

난 너희들 안 낳았어. 하나님이 영적으로 낳으신거야! 그런데 누가 부모님이라 부르래?」


그것은 촌극을 넘어선 비극의 한 장면이였다.

부모란 자들은 자꾸 달라붙는 아이들을 억지로 떼놓고 구타하며 하나님과 교주만을 부르짖고 있었고,

옆에서 자식은 부모에게 욕설과 비난을 퍼붓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에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었다.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하루카가 울먹거리며 치하야에게 말했다.


치하야 「치, 치하야짱..우 우리 나가자. 응?」


그 순간, 교주의 눈이 이쪽으로 향했다. 하루카는 이번만큼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진짜로 이쪽을 봐버렸다고.


교주님 「오늘..성도님 여러분..저는 기쁩니다..마지막 날에 한 사람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이 더 구원받을 수 있다니..

자 여러분. 뒤를 바라보세요. 새로운 성도 분들이 이 자리에 함께하셨습니다.」


교주님 「올라오세요. 아마미 하루카씨, 그리고..키사라기 치하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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