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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노트 제 18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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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14, 2016 01:26에 작성됨.

읽으시기 전에 먼저 알아야 될 사항!

이 스토리의 시간대는 바로 전 스토리에서 언급해드렸던대로 타쿠미, 치에리, 히나코 3명의 일정을 끝내고 회사측에서 휴가를 보낸 시간대입니다. 즉, 마에바라(란코의 프로듀서)가 퇴원하기 이전 스토리입니다.

일정을 모두 마치고 2박 3일 휴가를 나오게 됐다. 휴가나와서 뭐 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본가로 내려갔다.

여기 진짜 오랜만에 오네... 저 왔어요! 내 목소리가 집안 내부까지 퍼져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거실문이 열린다.

 "어? 아키라! 연락도 없이 무슨 일이야? 설마 프로듀서 짤린 거니?"

 거실문을 열고 나온 것은 어머니이다. 에이... 짤리긴요. 저 꽤 잘 나간다고요? 휴가나온 거에요. 휴가...

 "어머나... 그렇구나! 밥은 먹었니?"

 어머니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 생각해보니... 일어나자마자 준비하고 이쪽으로 와서 안 먹었다. 배고프다. 나는 배를 만지작 거렸다. 아뇨. 아직이요. 밥 있어요?

 "있지. 금방 차려 줄게. 네가 좋아하는 전어구이도 있단다."

 오... 전어구이. 오랜만에 먹네요! 나는 실실 웃으면서 신발을 벗고 복도로 들어왔다. 별일 없으시죠? 바빠서 전화 재대로 못드린 것 같은데 죄송해요.

 "아니야! 아니야! 괜찮아. 바쁘다보면 그럴 수 있지뭐. 우리는 별문제 없이 잘 살고 있단다. 너는 일하는데 어려운 거 없니?"

직장동료들이라든지... 직장상사분들이 다들 착해서 크게 어려울 것은 없었어요. 이렇게 말하면서 나는 기획서 빠꾸(?) 먹었던 지난 나날들을 생각했다. 가장 최근에 빠꾸당했던 것이 너무나도...

 "다행이네. 혹시나 엄청난 고생을 하고 있지는 않을까? 잘 하고는 있나? 하고 걱정했었는데 말이야."

 어머니는 식사준비를 하면서 말했다. 하아... 가끔 과로로 쓰러져 보기도하고... 일이 잘 안 풀려서 울기도 하고...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도저히 말을 하지 못하겠다. 걱정끼치는 거니까. 나는 호탕하게 웃었다. 직장에서 높으신 분이 저를 좋아하시는 정도면 잘 하고 있는 거 아닐까요?

 "헤에...? 높으신 분?"

네... 회사 상무님이 저를 참 마음에 들어하시더라고요. 이렇게 말하고 속으로는 덕분에 기획서 빠꾸(?)먹고 휴가나온 거지만요. 라고 말한다.

 "그러면 승진도 빨리하는 거니?"

 어... 그런가? 잘 모르겠어. 그 정도인지는... 나는 어색하게 웃었다. 승진이라는 개념보다는 경력개념쪽이 강해서 의미가 없는 것 같은데... 애초에 상무가 나를 좋아한다고는 말했지만 얼마나 좋아하는지는 모른다고...?

 "역시. 우리 아들 장하지. 자, 전어구이. 천천히 많이 먹어? 더 먹고 싶으면 말하고..."

 아뇨. 더 먹고 싶으면 제가 더 꺼내서 먹을게요. 어머니는 쉬고 계세요.

 "아니야. 엄마는 굉장히 심심하기 때문에 아들 밥상이라도 차려줘야할 것 같아!"

 어머니는 그렇게 미소를 지으며 의자에 앉았다. 저 2박 3일 휴가인데, 주간에 놀러갔다오셔도 돼요. 제가 집 볼테니.

 "너는 어디 안 나가니?"

 어머니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차피 쉬러 나온 거라서 집에서 푹 쉬고 싶어요. 오랜만에 게임이나 좀 하고 늘어지게 자고 싶고... 저녁에는 근처 술집에서 술도 마시고 싶고...

 "그래! 아들. 편히 쉬어. 엄마는 정-말 심심하면 나갔다 올테니까."

 어머니는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그나저나 전어구이 맛있네요.

 "맛있어? 많이 먹어. 더 있으니까."

오랜만에 들어와보는 내 방. 내가 따로 살게되면서 방에 있는 대부분의 물건들이 저쪽으로 넘어가서 썰렁하기 그지없었다. 여긴 그냥 세를 놓은 방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거다. 나는 침대 쪽으로 달려가 몸을 던진다. 푹신한 매트릭스가 내 몸에 들어오는 충격을 완화시킨다.

 집이구나... 휴대폰에서 벨이 울리기 시작한다. 이 시간에 누구지...? 나는 전화를 받았다.

 "아키라!"

 굉장히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여자치곤 약간 굵은 톤의 목소리는 무언가 불만이 있어보였다. 어... 타쿠미냐...?

 "너 어디야?"

 응? 나 고향으로 내려왔지. 왜?

 "너 왜 연락없이 내려갔어!?"

 휴대폰 건너편에서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왜 그래... 나 휴가 중인 거 알면서... 나는 길게 하품하면서 말했다.

 "너 휴가간다고 한마디도 안 했거든?"

 응...? 그랬었나? 나는 과거를 상기시켜본다. 3가지의 일정을 차례대로 마치고 그때마다 아이돌들에게... 고생했다. 퇴근해라. 또는 밥먹자. 아, 안 말했네? 나는 어색하게 웃었다.

 "지금 웃음이 나와?"

 미안합니다. 제가 그때 정신이 없었나봅니다.

 "사무소 왔는데 있어야 될 네가 없어지니까. 놀랐잖아..."

 헤...? 내가 도망이라도 간줄 알았던 거야?

 "그... 그건 아니지만... 네가 없으면 왠지 불안하다랄까... 뭘 해야할 지 모르게 되버린다랄까..."

 아마 나 휴가기간 동안은 센카와씨가 너희를 관리하게될 거야. 아, 그건 이미 알고있으려나?

 "뭐... 사무소에 들어와 네자리보고 경악하니까. 날 부르더라."

 나 2박 3일동안 휴가니까. 잘 지내고 있어.

 "빨리 오면 안돼?"

 그건 무리. 이 휴가도 상무님께서 직접 가라고 하신 거니까. 나도 어쩔 수 없다. 내가 과로로 쓰러진 사건만 아니였어도...

 "아... 너 과로로 쓰러지는 거 때문에 보낸 거야?"

 응... 덕분에 기획서 하나 시원하게 빠꾸(?) 먹고... 하아.

 "하긴... 너 내꺼랑 다른 애들까지해서 일정이 연달아 있었더라? 네 몸 생각해서 기획하라고..."

 하아... 체력이 예전보다 많이 떨어진 것 같아. 그래서 넌 지금 뭐해?

 "응? 레슨까지 시간이 남아서 너랑 통화하고 있지."

 에엑...? 너도 좀 쉬어. 내가 일정을 계속 물어다주는 바람에 쉴틈이 없었잖아?

 "난 누구처럼 체력이 약하진 않거든!"

 이야... 젊음은 참 좋아. 혈기왕성하구먼... 허허허!

 "너 나랑 4살 밖에 차이 안 나거든...?"

 4살씩이나 차이나네! 아이고 삭신이야...

 "그쯤에서 그만두지 않겠다면 내가 너 돌아오는 날에 어떻게 만들어 버릴지 몰라."

 왠지 지금 말하고 있는 타쿠미의 표정이 상상된다. 그녀는 현재 웃으면서 눈썹을 꿈틀거리고 있을 것이다. 네... 그만하겠습니다.

 "아무튼, 푹 쉬고 와. 난 이제 레슨 받으러 갈게."

 그래 고생하라. 나는 타쿠미와의 통화를 끝냈다. 아, 아침에 일찍 일어난 탓에 졸리다. 자야지. 나는 침대에 얼굴을 파묻은 채 잠들었다.

  잠에서 깨어나니 하늘은 주황빛을 띠고 있었다. 아... 꽤나 오래 잤군. 슬슬 술이나 마시러 나갈까? 나는 침대에서 내려왔다.

 "아키라...! 밥 먹어."

 문 밖에서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네!

나는 입이 찢어질 정도로 하품했다.

 "굉장히 피곤했었나보네?"

 어머니는 상차리면서 말했다. 아, 일정들을 끝내고 다음 날인 오늘 바로 내려왔거든요.

 "그렇구나... 저녁에는 술 마시러 가니?"

 네...! 술 마시러 가야죠. 일할 때는 맘놓고 못 마시니까요. 어머니는 싱긋 웃었다.

 "아들. 그래도 과음은 안돼... 알았지?"

 당연하죠! 저는 마시다가 안 되겠으면 바로 몸이 막는 걸요?

 "그럼 밥도 조금 먹겠네? 술 마시니까."

 어머니는 밥그릇을 보이며 말했다. 네... 배부르면 술이 안 들어가거든요. 그나저나 잘 아시네요?

 "네가 항상 술마시고 들어오면 그런 소릴하니까."

 어머니는 밥그릇에 밥을 담으면서 말했다. 윽... 미안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아니야. 그외에는 아무 짓도 안 하고 바로 들어가서 자서 괜찮아!"

 어머니는 실실 웃으면서 내 앞에 밥그릇을 내려놨다. 행패를 부리지 않아서 다행이네요.

 "효자가 따로 없지. 응... 응!"

 어머니는 자리에 앉으면서 말했다. 잘 먹겠습니다. 우리들의 식사가 시작된다.

저녁을 간단하게 먹고 나는 집을 나선다. 어머니는 나가기 전까지 이 말을 아끼지 않으셨다.

 "과음은 안돼. 아들."

 어차피... 같이 마실 사람없이 나 혼자 마시는 거라서 많이 마실 생각도 없었던 나는 어머니에게 미소를 보이며 집을 나섰다.

동네 술집을 돌아다니다가 눈에 뛰는 곳이 보여서 들어왔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차디찬 공기 때문일까. 음산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이곳은 바(bar)였다. 이런 고급진 곳이 있었나? 내 입이 싼 편이라서 이곳 술은 안 맞을 지도...? 나는 다시 돌아서 바깥으로 나간다. 흐음... 어디로 가야하나?

 나는 술집을 찾아서 이동했다. 거참 우리 동네도 많이 변했구나. 처음 보는 건물들이 굉장히 많다. 그만큼 사라진 건물들도 많았다. 흐음 내가 자주 가는 단골집은 살아있을까? 나는 기억을 상기시키며 걷는다.

 아, 뭐지? 가게가 좀 바뀐 것 같은데? 나는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오세... 어? 아키라군?"

 가게 안으로 들어오니 낯이 익는 인물이 보였다. 오... 아저씨. 오랜만이예요.

 "이야! 오랜만인데...? 어서 앉아. 뭐 마실래?"

 점장 아저씨는 실실 웃으면서 말했다. 생맥주 주세요. 안주는... 없어도 되고요. 나는 가게 안에 있는 책장에 다가가 잡지 한권을 꺼낸다. 그리고 적당한 자리에 가서 앉았다. 그나저나... 가게가 좀 변했네요?

 "뭐... 네가 안 온 동안 많은 일이 있었지. 서양술도 조금씩 들이고 있어. 손님 취향들이 다양해서 말이지."

 점장 아저씨는 맥주를 뽑으며 말했다. 헤... 그래요? 나는 가게 내부를 둘러봤다. 이거 이거... 완전히 바(bar)잖아?

 "자, 생맥주다. 그나저나 그 동안 뭐하고 지냈어?"

 점장 아저씨는 내 앞에 앉으면서 말했다. 뭐... XX프로덕션에 들어가서 프로듀서가 되었죠. 아이돌을 키우고 있습니다.

 "오... 프로듀서인가?"

 점장 아저씨는 감탄하면서 말했다. 그렇게 좋은 직장은 아니에요.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하아... 나는 맥주를 들이켰다.

 "흐음... 표정이 좋지 못하군. 무슨 일있었나?"

 네... 사실 이곳에 온 것과 관련된 일이 있는데요. 나는 맥주잔을 만지작 거리면서 점장 아저씨에게 휴가 오기 전에 있었던 일을 말해줬다.

 "아, 그런 일이 있었나. 안타깝군. 그래 기왕 쉬는 거 푹 쉬었다가.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하고... 만들어 줄게."

 점장 아저씨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감사해요. 점장 아저씨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나는 꺼내온 잡지를 봤다. 어... 그냥 아무거나 집어왔는데 모델 잡지였나...? 뭐... 나쁘진 않지.

 모델 잡지의 표지에는 이번 달을 대표하는 모델의 화보사진이 있다. 헤에... 역시 모델이라는 건가? 아이돌과는 정말 많이 다르네...

 나는 맥주를 마시면서 페이지를 넘겼다.

 "안녕하세요. 마스터."

 "오우! 어서와. 뭐줄까?"

 "일본주로 주세요. 안주는... 구운 오징어."

 점장 아저씨와 여자의 대화가 오고가는 것이 들려온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대화에 신경쓰지않고 계속 페이지를 넘긴다.

 모델계는 어린 아이도 전부 키가 크고 몸매가 좋구나. 발육상태가 정말 무섭네. 나는 중얼거리면서 페이지를 넘긴다.

 음...? 나는 페이지를 넘기다가 멈춰버렸다. 뭐... 뭐야? 이 사람... 다른 모델들과 차원이 다르다.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이 사람...

 타카가키 카에데라는 이름을 가진 모델의 사진에 페이지가 넘어가는 것이 멈춘다. 이런 사람도 있구나... 그나저나 25살!? 굉장히 동안인데!? 나이 속인 거 아니지?

 "흐응...? 카에데씨네요?"

 내 뒤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나는 고개를 돌렸다. 어...? 나는 뒤에 있는 여자와 현재 페이지에 있는 모델의 얼굴을 비교했다. 에엑!? 나는 놀란 나머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 뒤에 있었던 여자는 다름 아닌 타카가키 카에데. 본인이었다.

풍성한 단발을 가진 여성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녀의 왼쪽 눈 밑에 있는 눈물점은 왠지 모르게 두근두근 거리게 만들었다.

 "무슨 문제라도...?"

 아... 아뇨. 나는 애써 태연한 척하며 자리에 앉았다.

 "혹시 이쪽에 같이 앉아도 될까요? 혼자서 술마시는 건 재미가 없어서요."

타카가키씨는 내 맞은 편에 있는 곳으로 이동하면서 말했다. 아, 예... 저라도 괜찮으시다면야. 나는 잡지를 덮으면서 말했다.

 "실례하겠습니다."

내 앞에 모델 잡지에 나와있는 모델이 내 눈앞에 앉아있다. 믿겨지지 않는 걸... 잡지를 보니까 인지도가 높은 모델이던데...?

 "음? 잡지 더 안 보세요?"

 타카가키씨는 잡지를 보면서 말했다. 아, 예... 굳이 잡지를 보지 않아도 실물이 여기에 있어서 볼 필요를 못 느끼겠네요.

 "어머나? 후훗...!"

 타카가키씨는 웃었다. 그녀의 웃는 얼굴은 나의 심장을 뛰게했다. 저... 정말로 아름다운 미인이다.

 "응? 제 얼굴에 뭐라도 묻었나요?"

 타카가기씨는 자신의 볼을 만지면서 말했다. 아... 아닙니다. 나는 빠르게 부정하고 남아있는 맥주를 전부 들이켰다. 흐... 이거 참... 난관이군. 눈을 어디다 둬야하지? 잡지는 안 본다고 말해버렸고...

 "맥주는 맛있나요?"

 타카가키씨는 빈 맥주잔을 보면서 말했다. 글쎄요...? 맛있다기 보다는 시원한 느낌으로 마시는 거라서요.

 "저도 맥주나 마실까요?"

 타카가키씨는 고민이 가득한 얼굴을 하며 말했다. 예? 방금 일본주 시키신 거 아니였나요?

 "뭐... 둘다 마시면 되죠!"

 타카가키씨는 싱긋 웃으면서 말했다. 헤... 둘다 마시면 된다라... 술을 잘 하시나 봐요?

 "뭐... 잘 한다기 보다는 좋아하는 쪽이죠."

 타카가키씨는 점장 아저씨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마스터. 여기 생맥주 2잔 추가요."

 "예에 그렇게 합쇼!"

 예? 왠 2잔이죠? 타카가키씨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한잔 더 하실 거 아니였어요?"

 아... 더 마십니다. 네... 타카가키씨는 미소를 지었다. 우와... 나 유명한 모델과 술마신다...!

 "아, 기다리는 동안 자기소개 해보는 시간을 가져볼까요?"

 타카가키씨는 손뼉을 치면서 말했다. 아... 그렇군요. 저희는 초면이니까요. 제가 먼저 할까요? 타카가키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안녕하세요. 야마모토 아키라입니다. 저는 XX프로덕션에서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헤...? 아이돌을 키우는 건가요?"

 타카가키씨는 흥미를 보였다. 예. 아이돌을 키우죠. 그런데, 일 시작한지는 그렇게 오래 안 됐습니다.

 "그렇구나... 다른 사항 더 없나요? 취미라든지. 좋아하는 거라든지?"

 음... 취미는 게임이고 좋아하는 것은 술이네요. 이상입니다.

 "헤... 그렇구나. 이번에는 제가 소개할게요."

 "아, 이야기 중에 미안하지만 주문한 거 나왔다."

 점장 아저씨는 나를 보면서 실실 웃었다. 에엑... 그 웃음의 의미는 뭔가요...?

 "별의미 없단다. '좋을 때다.'싶군."

 점장 아저씨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흐응- 일단, 한모금하고 소개할게요. 잔하실까요?"

 타카가키씨는 맥주잔을 들어보이며 말했다. 아, 네! 나와 타카가키씨는 서로의 잔을 부딪쳤다.  우리들은 맥주 한모금을 마셨다. 햐...

 "이런 느낌으로 마시는 군요. 하-"

 타카가키씨는 만족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만족하시는 것 같으니 다행이군요.

 "이제 저를 소개할게요... 저는 타카가키 카에데. S사 모델이고요. 취미는 술마시기. 좋아하는 것은 술마시기예요."

 응...? 취미와 좋아하는 것이 같은 것 같은데요...?

 "그럴 수 있죠. 혹시 제게 궁금하신 사항있으신가요?"

 타카가키씨는 턱을 괴어 보이며 말했다. 음... 있네요. 궁금한 사항. 타카가키씨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아름다운 미모 관리법은 어떻게 하는 건지...

 "어머? 후훗 재미있는 질문이네요? 뭐... 모델이다보니까 매일 신경써서 세안하고... 식사하고... 피부관리하고요."

 그렇군요. 굉장히 피곤하시겠네요.

 "그런데 아이돌들도 마찬가지지 않나요?"

 그렇죠. 매일 같이 레슨도 받고... 운동하고... 식사도 신경은 모르겠네요. 나는 문득 타쿠미가 떠올랐다.

이 녀석은 그런 거 신경 안 쓰는 것 같은데... 라이브 행사 스케쥴이 있는 날에는 꼭 고기를 먹으니까. 아... 그래도 먹은 만큼 운동하는 구나...

 "음? 식사는 왜요?"

 제가 관리하는 녀석 중 하나는 굉장히 고기를 좋아해서 말이죠. 너무 좋아해서 라이브 행사를 마칠 때마다 고기를 먹으러 가자고 조릅니다.

 "헤에... 말씀하시는 표정을 보아하니. 그 아이와 많이 친하신가봐요?"

 그럼요... 그 녀석은 제가 맡은 첫 아이돌이니까요. 친구 같은 녀석이죠.

 "그렇구나... 야마모토씨는 그 아이를 좋아하시나요?"

 타카가키씨는 싱긋 웃으면서 말했다. 예...?

 "그 아이를 좋아하는지 여쭤봤어요."

 에... 그러니까. 이성으로써는 아니지만 직장 동료로써는 좋아하고 있습니다. 아이돌과 프로듀서의 관계니까요.

 "음...? 아이돌과 프로듀서의 관계가 어때서요?"

 타카가키씨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야... 저는 그 녀석을 최고로 만들어야 되는 임무를 갖고 있는데 이성으로 좋아하고 교제를 하게 된다면 지금은 몰라도 언젠가는 그 녀석의 발을 붙잡게 되겠죠.

 "상냥하시네요. 하지만... 그녀의 행복이 '최고의 아이돌'이 아닐 수도 있죠."

 타카가키씨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뭐... 그럴 수는 있겠지만 저는 저의 업무를 다하고 싶습니다. 프로듀서니까요.

 "그렇군요..."

 타카가키씨는 맥주를 들이킨다. 게다가 그녀의 팬들을 적으로 돌리고 싶진 않거든요! 하하하! 나는 호탕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아 그런 것도 있군요."

 타카가키씨는 맥주잔을 비우고 다른 잔에 일본주를 따랐다. 그나저나... 이곳에는 자주 오시나봐요? 점장 아저씨와 친한 것을 보니...

 "일 끝나면 거의 여기로 와서 스트레스를 풀고 가죠."

 헤... 그래요? 스트레스를 술로 푸시면 안 좋기는 하지만요...

 "안타깝지만... 스트레스를 해소시킬 마땅한 방법도 없어서요. 모델 일로 많이 알려지면서 조용히 있을 곳이 별로 없어서요. 여기는 정말 최적의 장소에요."

 그거 아쉽네요... 나는 맥주를 들이켰다.

 "그런데 야마모토씨는 이 지역에는 무슨 일이세요? XX프로덕션이라면 꽤 거리있는 지역 아닌가요?"

 뭐... 애초에 저는 이 지역 출신이고요. 지금은 휴가 중이에요.

 "헤에... 이 지역 출신이시구나. 출근하기 힘드시겠네요?"

 아뇨. 여기는 본가가 있는 곳일뿐 회사가 있는 지역에 제 집이 있으니까요. 회사까지 10~15분이면 갈 수 있는 곳에요. 나는 실실 웃었다.

 "그렇구나... 좋으시겠어요. 출•퇴근이 쉬워서..."

 좋져! 하지만... 갑자기 란코의 라이브 기획이 떠올라 기분이 가라앉았다.

 "하지만...?"

 솔직히 이번 휴가. 제가 원해서 나온 것이 아니라서요. 회사측에서 억지로 보낸 것이 없지 않아 있어서...

 "무슨 일... 있으셨나요?"

 뭐... 씁쓸한 일이 있었죠. 나는 남은 맥주를 전부 들이켰다. 크하! 아저씨. 생맥주 하나 추가요. 점장 아저씨는 바로 움직인다.

 제가 너무 저의 컨디션을 관리하지 못해서 생긴 일이거든요. 나는 양손을 세게 쥐며 말했다. 타카가키씨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회사가 나쁘지는 않아요. 회사측은 제가 너무 무리하게 일하다가 쓰러지니까. 그걸 고려해서 휴가 보낸 거니까요.

 "그런데 왜..."

 그게 말이죠... 다른 프로듀서의 아이돌을 잠시 동안 관리하게 되었는데 그 친구에게 미안해서요. 눈가가 뜨거워졌다.

 기획서 빠꾸(?) 당해본 것이 한 두번이 아니었지만... 그 기획서는 그 친구와 겨우 친해지고나서 처음 기획한 것이었는데... 높으신 분에게 한가지 말을 못한 것이 있어서 기획이 빠꾸(?) 당했죠.

 "그게 뭔데요...?"

 그건 말이죠. '이 기획이 왜 통과되지 않으면 안 되는지.'였습니다.  그때 상황의 저는 불확실한 확실에 그분께 이유를 말하지 못했죠. 그래서 그대로 기획이 빠꾸(?) 당했습니다. 란코에게 미안해서... 미안해서... 나는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야마모토씨..."

 저 꼴불견이죠...? 제 의견도 재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짤린 겁니다. 그리고 컨디션 관리도 못하니 프로듀서로써 최악일지도...

 "야마모토씨?"

 나는 타카가키씨의 부름에 고개를 들었다.

 "까놓고 말해서 세상 모든 일이 자기 마음대로 되지는 않아요. 저도 제 마음처럼 일이 풀리지 않을 수도 있었죠... 만약에 반대로 자기 마음대로 일이 술술 잘 풀리기만 한다면 인생 사는 재미가 없을 거에요. 올라가는 때가 있으면 떨어지는 때도 있는 것이 있어야 재미있지 않겠어요? 야마모토씨의 취미인 게임으로 생각해보면 게임이 너무 쉬워버리면 쉽게 질리잖아요? 그런 거와 같은 것 같아요. 그러니까. 너무 슬퍼하지 말아요. 자, 일본주 한번 마셔보실래요?"

 타카가키씨는 빈잔 하나에 일본주를 부우며 말했다. 맛있나요...? 그거?

 "음... 저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데..."

 타카가키씨는 내게 잔을 밀어줬다. 맥주와 다르게 맑은 액체가 차있는 잔이 내 앞으로 왔다.

 "슬픔을 떨쳐내세요."

 나는 일본주를 들이켰다. 음...!? 나의 표정이 순식간에 일그러진다. 독하기도 참 독하다.

 "응? 괜찮으세요?"

 마침 타이밍 좋게 점장 아저씨의 배달에 나는 바로 맥주를 들이켰다. 하아... 살았다.

 "어머나...? 취향이 아니신가봐요?"

 이런 독한 것을 잘 마시네요. 하아...

 "후훗! 귀여우시네. 전체적으로도 귀여우신 것 같은데..."

 타카가키씨는 웃으면서 말했다. 에엑!? 너무 웃지는 마세요. 제가 이렇게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이 아니니까...

 "응? 나쁜 뜻은 아니였는데... 죄송해요. 기분 나쁘셨나요?"

 타카가키씨는 웃는 것을 멈췄다. 아... 기분 나쁜 것은 아니고 저의 콤플렉스라서요... 저도 키크고 싶고 멋있고 싶은데 말이죠... 나는 맥주를 들이켰다.

 "아뇨. 당신은 멋져요."

 타카가키씨는 단호하게 말했다. 나는 맥주잔을 입에 문 채로 그녀를 봤다.

 "다른 이를 위해서 노력하고 다른 이를 위해서 눈물을 흘려주고... 그런 당신이 멋져요. 그러니까. 자신감을 가져주세요."

 나는 잔을 내려놨다. 가... 감사합니다.

 "하아... 저의 매니저도 당신 같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네요."

 타카가키씨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응? 왜요?

 "매니저분이 굉장히 일 밖에 모르거든요. 하아... 꽤나 오랜 시간을 같이 일한 것 같은데... 술도 같이 마셔주지도 않고 말이죠. 스케쥴 잡는다고 힘써주는 것도 좋지만 같이 일하는 입장에서 친해졌으면 좋겠어요. 당신과 당신이 관리하는 아이돌과 처럼..."

 에엑...? 그래요? 그 매니저분 이상하시네. 말씀도 잘 하시고 아름다운 분과 친해질 생각을 안 하는 건가요?

 "후훗... 야마모토씨는 칭찬을 아끼시지 않으시네요?"

 저는 제가 본 사실을 말씀드렸을 뿐이에요. 나는 실실 웃으면서 말했다.

 "부럽네요. 당신네 아이돌분들... 좋은 프로듀서에게 관리받고..."

나와 타카가키씨는 그런 식으로 끊임없이 서로를 칭찬하면서 술을 마셨다.

 "하... 오늘 재미있었어요. 내일도 일 해야하니 이쯤 그만 마셔야겠네요."

 타카가키씨의 앞에는 빈 병이 3병이 놓여 있었다. 나의 앞에는 빈 맥주잔 6개... 비교적 맥주가 도수가 낮으니 괜찮은데 저 독한 것을 혼자서 3병이나 마시고도 멀쩡하신 건가요?

 "원래는 2병에도 많이 취했는데 지금은 버틸만 하네요. 그 만큼 이번 술자리가 아주 즐거웠다는 게 아닐까요? 휴가는 언제까지세요?"

 타카가키씨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2박 3일 있다가 가네요. 그건 왜요?

 "혹시 내일도 여기 오시나요?"

 뭐... 술마시려고 나온 휴가니까. 오지 않을까요? 나는 실실 웃으며 말했다.

 "아! 그래요? 그러면 내일도 같이 마셔요!"

 타카가키씨는 손뼉을 치며 말했다. 그래요! 내일 봅시다. 저도 역시 혼자 마시면 심심했으니까요.

 "내일 뵐게요! 야마모토씨. 아, 마스터! 오늘도 잘 마시다 가요."

 "그래! 내일도 와!"

 아저씨 저도 가볼게요. 내일 뵐게요. 나와 타카가키씨는 가게 밖으로 나갔다.

 꽤나 시간이 지나 하늘은 완전하게 검게 물들어 있었다. 타카가키씨는 콧노래를 부르며 자기가 갈길을 간다. 나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아직 초짜 프로듀서인 내가 모델계의 상위에 속한 사람과 술을 마시게 될 줄이야... 이건 꿈일까? 나는 볼을 잡아당겼다. 윽. 아프다... 이건 확실하게 꿈이 아니군.

 

 

 안녕하세요. 야마모토 아키라입니다. 네... 어제 란코의 스토리를 마무리 했구요. 오늘은 휴가가서 생긴 일을 스토리를 다룹니다.

등장하는 히로인은 무려 타카가키 카에데씨라구요!? 이 짧은 스토리 동안에 카에데씨와 많은 대화를 하는데...(다음이 마지막임... 짧죠...?)

이런저런 이야기 많이 합니다. 스토리가 짧은 이유는... 휴가가 짧기 때문이라고 쳐두죠... 하하하... 하하하... 저는 블로그에다가 얀얀 스토리를

올리러 가겠습니다.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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