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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미 「눈이...」 -3-

댓글: 3 / 조회: 1703 / 추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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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21, 2015 19:05에 작성됨.

-3-

치히로 「안녕하세요, 두분. 몸은 좀 어떠신가요?」

미나미 「아아, 치히로씨.」

아냐 「안녕하세요.」

 

치히로씨는 언제나 침착한 목소리로 사람을 대해 준다. 그 목소리를 들으면 한 순간 뒤죽박죽이던 머리가 가라
앉아 냉정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해 준다. 항상 프로듀서와 함께 우리 뒤를 밀어주는 든든한 분. 힘들 때마다 조
언도 해주시고 몰래몰래 에너지 드링크도 공짜로 주시곤 한다. 그렇지만 프로듀서에게는 정확히 받아내시는 듯
해 철저하게 공과 사를 구분하시는 것 같다. 아아, 머리가 지끈거려.

 

치히로 「정말 다행이에요. 그날 정말 두분을 잃는 줄 알았어요.」

미나미 「...그날..?」

치히로 「여러분이 실려들어온 날이요. 그때 신고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세 분 다 위험했을 거라고 의사 선생님
께서 말하시더군요. 여러분의 몸 상태 또한 들었어요. 」

아냐 「그러면, 미나미, 눈도..?」

치히로 「그 점은...저도 마음이 아파요.」

미나미 「병문안 와주신 건 고맙지만 조금, 쉬고 싶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무의식적으로 말이 튀어나왔다. 지금은 평소와 다르다. 아무리 치히로 씨가 옆에서 모든 걸 알고 위로하고 있더
라도, 아냐가 내 손을 꼭 잡아주고 있더라도 지금은, 지금은 아니다. 몸이 떨려온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하는 머리는 어지럽게 타오르고
그대로-

 

아냐 「미나미!!!」

[치히로 시점]

눈 앞에서 쓰러진 미나미를 봤습니다. 식은 땀을 흘리면서 애처롭게 눈을 감고 있었죠. 아냐는 황급히 뛰어나가
의사 선생님을 불러왔고, 그대로 저희 둘은 병실을 나왔습니다. 아냐는 목발을 짚고 있었기에 준비하는 데에 꽤
시간이 걸렸지만, 개의치 않고 병원 밖으로 나와 근처 편의점에 들어갔습니다.

치히로 「아냐 씨는 뭘 마실건가요?」

아냐 「...вода..물이면 되요.」

치히로 「그럼 여기서 잠깐 기다려 주세요.」

 

제가 물과 차를 골라 계산하고 나올 때까지 아냐 씨는 편의점 의자에 앉아 한참동안 초점없는 눈으로 하늘을 보
고 있었습니다. 이 영수증은 회사쪽으로 돌려놔야 하겠군요. 일부러 차갑지 않은 물로 골라 아냐 씨에게 건네주
었습니다.

 

치히로 「여기, 물이에요. 아냐 씨.」

아냐 「спасибо... 아, 아니 감사합니다.」

치히로 「후훗, 저도 러시아어를 조금 배운 적이 있답니다? 굳이 다시 말하시지 않으셔도 되요.」

아냐 「...후우..」

치히로 「아무래도 프로듀서의 부재가 아이돌의 멘탈에도 영향을 주나 봐요. 리더도요. 아이들이 모두 병원에 오
려고 난리라니까요. 인기 스타가 된 기분은 어떠신가요?」

 

기분을 낫게 하려고 농담을 던져보았지만 도리어 역효과였나 봅니다. 아냐 씨는 거의 울 듯한 눈을 하고 멍하니
물병만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하늘도 곧 비가 올 듯 흐릿한 것이 마치 그녀의 마음 속을 나타낸 것만 같아 저
또한 울적해졌습니다. 아, 그녀들에게 전화를 해보면 어떨까요?

 

치히로 「잠시 실례.」

아냐 「...」

아냐 씨는 말이 없었습니다. 길 가로 나온 저는 그녀들의 전화번호를 누르고, 되도록이면 밝은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하면서 전화를 걸었습니다. 대답은 예상한 대로 밝았고, 그녀들과의 전화를 끊은 저는 조금이나마 웃을 수
있게 되었지만, 아냐 씨에게도 이 방법이 먹힐까요. 지금은 프로듀서 대신으로 그녀들을 돌봐야 하는 저로선 CP
의 모두의 멘탈케어 또한 신경쓰지 않으면 안돼요. 같이 풀죽어 있기보단 기운을 차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하
는 법이라고-

 

??? 「치히로 씨!」

치히로 「아. 오셨군요.」

??? 「그럼 당연하디!! 아냐 쨩은 어디이떠? 빨리 가서 해피해피하게 해주댜☆」

??? 「너무 서두르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왜 나까지..」

치히로 「후훗. 아, 그래도 아냐 씨는 아직 환자니까 조금 천천히- 키라리씨?!」

 

보기만 해도 기운이 날 것 같은 두 분, 아니 기운이 넘치는 건 한 분뿐인가,를 불렀습니다. 항상 어머니같은 태도
로 어린 미리아 씨와 리카 씨를 잘 챙겨주시는 키라리 씨라면 상처입은 아냐 씨의 마음도 따뜻하게 덥혀줄 수 있
겠죠. 아냐 씨에게 달려가는 두 분의, 아니 한 분의 뒷모습을 보면 무언가 따뜻해지는 기분입니다. 이제 제 역할
은 끝났겠죠. 사무실로 돌아가서 나머지 분들의 스케줄 정리를 하고, 드링크 재고를 정리해야지요.

 

[아냐 시점]

아냐 「....키라리씨?!」

키라리 「뇨와☆ 키라리디~ 안즈짱도 가티 와떠☆」

안즈 「으... 시끄러운 거 별로 좋지 않다고!」

아냐 「не! 두 분이 와주셔서 너무, 아..?」

꼬옥.

키라리 「아냐짱.」

아냐 「키...키라리 씨 잠깐만..숨, 숨이..」

키라리 「힘들었디?」

아냐 「...!」

키라리 「아냐짱.」

아냐「아...아....아니..」

키라리 「거딧말 하디 말고. 지금은 울어도 돼. 아무도 안 보는 걸☆」

아냐 「흐..아...」

꼭 안겨서... 엄마... 미나미... 보고 싶어요... 몸이 떨려오는 걸 막을 수가 없어요.. 눈물이...

키라리 「옳지 옳지☆ 이럴 때는 그냥 울어버리는 게 됴아★ 힘든 일 전부 털오버리고! 키라리랑 기분뎐한 하러
갈래?」

안즈 「... 하하! 나는 아무런 위로도 못하니 이만 가볼게!! 하하하 키라리랑 아냐랑 좋은 시간 보내- 컥!!!!!」

키라리 「안.즈.짱.도. 같.이.야?」

안즈 「그...그럴 리 없어어어어어어-!」

키라리 씨는 저를 일으켜 세우더니 부축하려고 해주셨어요. 저는 목발로 혼자 걸어가겠다고 했지만, 키라리 씨
는 빨리 가야한다며 저를 업고는 튤발-! 이라고 하시더니-

아냐 「키...키라리 씨-!!!.」

안즈 「아아아아아아아!!!」

키라리 「키라링☆파와!!!」

그 후로 저희는 번화가에 나와 달달한 디저트들과 이런 저런 귀여운 것들을 보고 돌아왔습니다. 병실까지 들어
오려는 키라리 씨를 막느라 엄청 애를 썼지만요. 목발이 내는 소리가 이상해서 목발을 확인하니 작은 스트랩과
함께 방울이 달려있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웃음짓고 말았죠. 귀여운 강아지가 그려져 있는 스트랩도 라이카를
뜻하는 거겠지요?

아냐 「미나미, 돌아왔어요.」

미나미는 아직도 자고 있네요. 쓰러져서 깜짝 놀랐지만 다행히도 기절은 아니고 잠깐 잠든 거라고 하네요. 저도
그날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분명히 마지막의 미나미의 외침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너만은 살아」

라고. 하지만 전 혼자는 싫어요. 미나미, 어서 깨어나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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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조금 밝게 썼습니다. 하하 시간이 넘쳐흐르는 방학 시즌엔 하루 두편도 무리쿨럭는 쿨럭아니쿨럭..

여담으로, 저번 댓글을 보고 잠깐 말씀드릴려고요.

제가 쓴 글을 좋아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커뮤니티에 제가 쓴 글을 공유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 이런 반응을 직접 듣는 게 아직 조금 부끄럽네요 핳 정말 정말 감사드리고 꼭 끝낼 수 있도록 짬짬히 써두어야겠네요. 아무래도 아직 학생이다 보니 학교 보충수업 듣고 숙제하고 그러다보면 시간이 없어 규칙적인 연재는 불가능해서 아 그냥 심심할때 써야지 하고 1편을 올린 건데 반응이 좋아서 기쁘네요!

이 글은 원래 5편쯤에 완결을 보려고 했습니다. 하..하지만. 내용 순서를 정리해 둔 콘티마저 제 글과 함께 날아간 덕분에 쓰면서 편집하느라 언제 끝날지 잘 모르겠네요.. 되도록이면 단편을 지향했지만... 쓰다보면 중장편이 되는 건 왜죠.

p.s. 키라리는 천사구나!

p.s. 치히로씨는 되도록이면 미화했습니다만 이게 한계. 본인도 게임을 플레이하는 입장에서 치히로씨는...

(그 후로 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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