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커뮤, 아이마스를 좋아하는 프로듀서들의 모임.

저.. 모리쿠보 노노, 라고 하는데.. 분명 친척 때문에.. 잠시 대역으로 처음 오게 되었는데.. 어째서 이렇게 오래 아이돌 일을 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는데요... 항상 그만두고 싶다고 했지만.. 그만 둘 수가 없게 되어서.... 언제까지.. 아이돌 일을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아.. 이 발자국 소리.. 프로듀서의 발자국 소리에요.. 우으으.. 문을 열고 들어오셨는데요... 

프로듀서 "노노~ 어딨어~?"

모리쿠보 "....."

프로듀서가 저를 찾고 계시지만... 나가고 싶지 않아요. 모리쿠보.. 아이돌 일 제대로 못하고.... 항상 카메라감독님한테 지적받고 구박받으니까..지칠때로 지쳤고.. 잠도 잘 못자고 있고....

프로듀서 "노노~ 또 책상 밑에 있는거지?"

아우우... 프로듀서가 또 저를 찾아냈는데요.. 제가 숨어있는 책상 밑을 바라본 프로듀서랑 눈이 마주쳐 버렸어요...

모리쿠보 "어떻게 찾아내신 거죠.. 전 그저 조용히 여기에 있고 싶은데요.."

프로듀서 "안돼~ 곧 스케쥴 있어! 어서 나와!"

모리쿠보 "요즘 너무 바쁘게 살아서.. 조금 휴식이 필요한건데요......"

프로듀서 "별로 스케쥴 없고 한가하잖아? 모처럼 들어온 일이니까 어서 가자구~"

모리쿠보 "아우우... 네..."

결국 프로듀서씨가 제 양 팔을 잡고 저를 일으켰어요.. 저.. 별로 일하고 싶지 않은데요.. 항상 그랬지만.. 의욕도 없고.. 어떤 일을 해도 성취감이 안 느껴지는데요.. 전에는.. 아이돌 일도 즐거웠던것 같은데.. 권태기라고 부를만한 건가요..

하지만, 팬 분들이... 프로듀서가.. 기다리고 있어요. 모두가.. 저 때문에.. 기다리고 있으니까.. 힘을 내야하는데요.. 내야 해요..... 그래야 모두가.. 기뻐해줄테니까..... 그래야 내가... .....그러고보니, 모리쿠보.. 이 일.. 왜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프로듀서 "노노~ 어서 가자! 다들 기다리고 있어!"

노노 "아..... 네... 저기... 저... 프로듀서...."

프로듀서 "응? 왜 그래?"

노노 "저... 슬슬.. 일 그만두고 싶은데요....."

이 말을 몇번째 하는걸까요.. 모리쿠보.. 인생에서 100번 정도 말한 것 같아요... 항상 이렇게 프로듀서한테 말하는데... 프로듀서의 대답은 언제나....

프로듀서 "안돼, 노노! 이미 이 일 잡아놨고 모두들 기다리고 있으니까~ 오늘 일, 그렇지 않아도 모리쿠보가 빨리 끝낼 수 있을 것 같은 일로 잡아놨어! 얼마 안 걸릴거야!"

모리쿠보 "하지만.. 프로듀서.. 모리쿠보는 일을 빨리 끝내는것 보다는 그냥 하고 싶지 않은데요..."

프로듀서 "제발 부탁이야 노노! 며칠 만에 겨우 잡은 거라고~! 빨리 끝내줄테니까! 부탁해!!"

모리쿠보 "아우우...... 이, 이 일 끝나면 다시 책상 밑으로 기어 들어갈거에요...."

프로듀서 "꼭 그렇게 하게 해줄테니까! 지금은 빨리 가자! 자, 어서! 늦었다고~"

프로듀서가 제 손을 잡고 달리기 시작하셨어요.... 또.. 이런 패턴으로 모리쿠보는 일을 시작하게 되버리네요... 항상 모리쿠보의 호소부터 시작해서, 프로듀서가 모리쿠보한테 부탁하고.. 전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걸로... 그만둔다고 말한지 벌써 몇 년이 다 되어가는데... 팔랑팔랑한 원피스... 밝은 조명... 많은 사람들... 셔터 소리와 플래시가 나오는 카메라 앞... 언제쯤.... 적응할 수 있을까요.... 적응할 수 있는 날이 올지 모르겠는데요...

프로듀서.. 제가 하소연을 할때는 언제나 진심인데...

듣기는 하시는 건가요...?

카메라감독 1 "모리쿠보~! 이쪽 보라고! 왜 항상 옆쪽을 보는거야!!"

모리쿠보 "아우우.... 죄송해요..... 그치만... 저.. 카메라 시선이라던가 무리이........."

카메라감독 2 "하.... 잠시 중지! 5분 후에 다시 합시다~!"

아우우.. 역시나 무리였어요... 아이돌... 그만두고 싶은데요... 아직은 일을 해야겠죠.. 프로듀서가 어렵게 잡은 일이니까.. 그렇지만....

카메라감독 2 "저기요, 프로듀서. 저 모리쿠보라는 아이돌, 도저히 카메라에 시선을 못 두고 있지 않습니까. 저래선 제대로 된 사진을 찍을 수 없습니다."

프로듀서 "에이~ 그게 저 애의 매력이죠! 괜찮을거에요! 그냥 저대로 찍어서 잡지에 올려도 인기가 무진장 많을거라니까요! 부디, 저를 봐서라도 부탁드리겠습니다!"

카메라감독 2 "하아... 물이나 한잔 마시고 다시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프로듀서... 감독님... 다 들리는데요... 모리쿠보... 귀에 들리지 않을거라고 생각하는건가요.... 아우우... 역시 무리에요... 당장 다른 곳으로 가고 싶어요.... 이런 곳 말고... 좀 더 아늑하고 조용하고.. 책상 밑이라던지... 혼자 있고 싶은데요.... 이런곳, 진짜 무리에요.......

카메라 감독 1 "자~ 시작합시다~!"

시작한지 몇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끝났어요... 겨우 3컷만 찍었을 뿐인데... 카메라에.... 모리쿠보가눈을 마주치지 못해서.. 다들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는데요.... 이래서..... 아이돌을 하기 싫었던건데...... 프로듀서는 듣지도 않고....

프로듀서 "노노..? 듣고 있어?"

모리쿠보 "아, 지, 집중... 안하고 있었어요... 죄, 죄송.. 합니다...."

프로듀서 말에도 귀 기울이는 걸 깜빡하고... 저.. 너무 최악이에요....

프로듀서 "노노... 무슨 일 있어? 얼굴에 표정 다 드러난다고?"

모리쿠보 "프로듀서.... 모리쿠보, 진짜 은퇴하고 싶은건데요..... 이런 일... 저한테는 어울리지 않아요..... 무리에요...."

프로듀서 "하지만 이제까지 잘 해왔잖아? 우리 벌써 이렇게 일해온지 반년은 다 되어간다구? 봐, 오늘도 잘 끝냈잖아!"

잘.... 끝냈다구요....? 정말... 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

모리쿠보 "저... 카메라 감독님이랑 하시는 말.... 다 들렸다구요....."

프로듀서 "에, 엣... 노, 노노?"

모리쿠보 "제가 카메라에 시선을 주지 못해서.... 주의 받고.... 그런 찰랑찰랑하고 밝은 옷 같은거... 저한테는 무리에요... 무리라구요... 저 말고 귀여운 애들은 많잖아요... 항상 무리라고 말하는데.... 어떻게든 회유하셔서 절 일하게 만들고..... 그렇게.... 제 말이 말 같지가 않나요.....? 왜... 제가 무리라고 말하는데.... 프로듀서는 계속 절 일하게 만드는건가요..... 이제는.... 다... 싫어요..... 진짜 무리에요...."

아... 모리쿠보의 눈에서 뭔가가 흘러내리고 있는데요... 어, 어째서 이런 상황에 울게 되는건가요.... 프로듀서... 난처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는데.... 난처한 얼굴이 다 보여요....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는데.... 제 마음, 다 말해버리면 이럴걸 알고 있었는데도... 그런데도... 저는 이 일을 끝내고 싶다고, 마음 속에서 깊이 바라고 있어요... 이기적이네요, 저.. 

저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저는 아이돌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해주고 있는데.... 이 바보같은 프로듀서는 왜... 왜 저를 아이돌을 시킨건가요... 왜....

프로듀서 "노, 노노..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어, 어떻게 하면 아이돌 생활이 다시 즐거워질지 한번 생각해볼까?"

모리쿠보 "다시 즐거워진다니.... 저... 한번도 즐거웠던 적 없는데요... 이 일... 어려운 일 잔뜩이고.... 잘 하지도 못하는데다가.... 모리쿠보는 이 일에 재능이 없는거... 잘 아실텐데...."

프로듀서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져가요.. 제가 즐거워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쇼크를 먹은것 같은데요.... 이젠 절 설득시킬 말들도 없는지 점점 안절부절 못하고 계시는데요...

프로듀서 "그, 그럼.. 노노.. 내가 어떻게 해줘야 될까? 어떻게 하면 네 기분이 좀 더 나아질까?"

모리쿠보 ".....프로듀서.. 은퇴시켜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