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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마스X40k 유니버스] Guns and Flowers 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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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28, 2013 22:50에 작성됨.

옙. 같이 쓰는 팬픽으로 인해서 간격이 조금 늦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이번엔 간격이 조금은 낮아질테니 안심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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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작성일로부터 2시간 뒤, 1919년 3월 1일에 있었던 선조들의 얼을 잠시나마 기릴 시간을 가집시다.

나라를 수탈하고, 민족을 억압하는 최악의 시대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독립과 자유를 갈망하는 바램과 의지가 있었습니다.

빼앗긴 조국을 되찾기 위한 용기로써 외친 대한민국의 선조들을 기억합시다.

대한 독립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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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ns and Flowers 8편 : Time Leaps Crack (4)



남 쪽 하늘 높이 떠 있으면서 첨탑에 걸려있는 모양을 비추던 태양조차 서쪽 지평선으로 가라앉으며 대도시를 황색으로 물들였다. 인류제국 내에서도 급격히 발달한 행성으로 바르고스 프라임의 모습은 첨단을 달리지만, 제국 문명과 대조되는 만년설로 상징되는 산맥의 모습은 어떠한 자라도 넋을 놓을 정도로 아름답고 웅장한 모습을 연출하였다.


세계의 아침에는 떠오르는 동녘의 여명을 산의 등줄기로 받지만, 다가오지 못할 끔찍한 미래가 드리운 은하의 어둠에도 불구하고 마치 행성 자체가 스스로 발하는 듯한 빛의 야경을 창조하기 직전의 모습은 사람들의 눈을 부시게 하는 힘이 있었다. 제국의 얼마 남지 않은 낙원으로써 이 세계가 지니는 가치는 얼마나 소중한가.


바르고스 프라임의 수많은 신민들은 그 가치의 진의를 완전히 알지는 못할 것이였다. 세계의 안전한 요람에서 태어나며, 제국의 방패 아래에 보호를 받는 자들에게는 이것들이 일상으로써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할수도 있었다. 정녕, 보호받는 울타리의 바깥에서 다가온 자들만이 그것을 더욱 뼈저리게 깨달을수 있을 것이다.


그 화려한 황혼의 빛이 한 사내가 지닌 두 눈에 고스란히 들어오며 그 각막들 위에 사진처럼 잔상을 그려놓았다. 이제는 그 모습을 매우 많이 보게 될 것이였지만, 사이먼 바르코나르라는 전역 군인으로 위장하고 있는 이단심문관 칼카스는 더욱 그 모습을 풍경에 담고자 하였다. 정작 그가 몸을 실은 자동차는 점차 도심으로 접근하고 있었지만, 그것에도 개의치 않았다.


이른 저녁까지 다다른 이상, 그의 피로 또한 완전히 회복될 것만도 같았지만 마지막 면접과 오디션이 끝나기 무섭게 리츠코의 차에 들어가자마자 어떤 말도 꺼내지 않고 힘을 빼며 앉을 뿐이였다. 지금도, 뒷좌석에서 오른팔을 문의 손잡이에 기댄 아이리스 마이스트라가 반쯤 눈을 감은 것을 포함하여 유일하게 제대로 깨어있는 사람은 리츠코 한 명 뿐이였다.




 항성의 빛을 대신하여 외벽을 꼼꼼하게 가득 뒤덮은 창문들로 인하여 유리궁전처럼 비추어지는 마천루들이 조명처럼 발하고 있었다. 그 가운데에, 현재의 모습을 간직하기 전에도 건축된 고딕 양식의 첨탑으로 이루어진 관문을 통하여 현수교를 건널 때에 계속 흥얼거리고 있던 리츠코가 허전한 느낌으로 전에 말한 것을 되풀이하며 말을 걸었다.


"아이리스 씨도 잘 해내셨고, 오디션에서 좋은 이미지를 많이 따셨을 거예요. 뭐....... 저는 바로 돌아와서 아미와 마미 둘을 맡아야 하고, 사이먼 씨께서는 곧장 돌아가서 남은 서류 처리하면 오늘 일과는 끝날거 같네요." 누군가 대답해주기를 기다렸고, 이내 왼쪽에서 답이 들려왔다.


" 으음, 그런가? 생각보다 이 직업에 빨리 적응하기는 하네. 덕분에 고맙다고 하고 싶군요, 아키즈키 씨. 아아........" 마지막에 기지개를 펴는 모습에는, 이제 일어서야만 할 거 같지 않나라고 묻는 것보다는 오히려 딱하다 싶을 정도였다.


이 제는 약간 그가 당혹스러운 것인지 시선을 약간 돌리며 차분한 표정을 유지하던 아이리스를 보며, 계속해서 머리를 살짝 흔들거나 눈을 자주 깜박이는 그의 모습을 보며 괜찮은 것인지 걱정되기도 하였다. 확실히, 그 묵직한 느낌의 프로듀서에게 친목을 도하기 위해서 술집에 간 것은 별로 좋지 않은 행동이라 생각하며 그때를 기억하였다.


어제 술 한잔을 같이 한 것을 떠올려서는 그가 정말로 알코올에 약한가도 생각하려고 하지만, 그가 횡설수설거린 것에 대해서는 스스로 설명한 것도 있었기에 증언을 우선시하기로 하였다. 어쩌면, 그가 오늘 말한 것처럼 '매일마다 프로듀서로써 밤늦게 공부한다'가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만 필요없이 잠을 거를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물론 남에게 예의도 갖추고 친절하며, 또한 정도있는 건장하고 체격 좋은 사나이를 표방하는 듯한 그의 행동에는 생각될 바가 적어보였다. 두어번 동반하여 면접이나 회의 같은 곳에 참석하여도, 고위층 자제나 보여줄 법한 자세로써 상대하니 평소에 자신만만하던 리츠코 자신조차 드러내지는 않지만 경악할 수준이였다.


그 러나, 그가 자신을 소개할 때에 제국 근위대(바르고스 프라임에서 임페리얼 가드를 호칭하는 행성 방언.)에서 행정병 업무를 하였다는 것을 보아서는 그런 교육을 받았을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 아직까지는 마땅히 이상한 점도 없었고, 오히려 업무를 뛰어나게 잘 한다는 것은 같은 직장 동료로써 오히려 기뻐할 것이 아닌가 하며 안심하였다.


현수교의 절반 이상을 달려, 다시 인터체인지를 통하여 도심으로 진입할 즈음에 곧장 깨어있는 자세를 취한 사이먼은 그녀에게 양해를 구하며 운전석 왼쪽에 있는 오디오에 손을 대었다.




"잠깐....... 별로 집중에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믿지."

" 마음대로 하세요." 그저 고개를 끄덕이던 리츠코는 잠시 몸을 오른쪽으로 기울이며 그가 라디오를 켜는 데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였다. 그녀가 듣기로는 일부 섹터에서는 운전석이 왼쪽에 위치하였다고 들었지만, 바르고스 프라임과 같은 운전법이 통용되어 있는 것인지 옛날에 사업차 찾아온 외지인과는 다르게 어렵지 않게 그가 손을 뻗어 라디오를 켜는 것을 보았다.


(설명 : Warhammer 40,000 및 Warhammer 관련 저작권을 지닌 게임즈 워크샵이 영국에 위치한 회사이며, 그 나라 또한 바르고스 프라임의 메인 컨셉 중 하나인 일본과 비슷한 좌측통행이기에 위에 묘사된 것과 같이 설정하였습니다.)


그 이후로 틀어져 나온 라디오 채널들 중, 아마 사이먼 그가 즐겨들을 음악을 찾는 것인지 계속 채널을 돌리기 시작하였다. 어느새 반쯤 감은 눈을 뜬 것인지 기지개를 켜던 아이리스의 작은 목소리가 들리고, 리츠코가 항상 틀어두는 바르고스 프라임 현지 방언으로 진행하는 종합 채널이 먼저 흘러나왔다.


그러나, 사이먼은 별로 흥미가 없는 듯이 심드렁진 소리 한 마디만을 내뱉은 다음에 채널 버튼을 돌리며 찾기 시작하였다. "흐음. 흐음. 흐음. 흐음....... 좋아." 마침 저녁 시간대에 진행되는 라디오 채널들답게 저녁 기도가 진행되는 곳도 있었으며, 행성 문화권에서 작곡되는 음악들이 틀어지기도 하였지만 그가 맞추어둔 채널은 제국 각지에서 모아온 인기곡들을 재생하는 음악 채널이였다.


이후 경쾌하고 신나는 기타 반주의 음악이 들려오며 남성 보컬의 노래가 이어졌다. 제국 내에서 대중 음악으로 취급되는 락 계열의 음악으로써, 리츠코가 프로듀서로 있는 765 프로덕션의 사장이 전역 군인이기에 은근히 자주 접하는 음악들과는 다르게 서정적인 음악이 흘러나왔다.


노래 자체에는 흥미를 살짝 가진 아이리스였지만, 잠시동안 조용히 듣다가 이내 자신에게 맡겨진 곡조에 맞추어서 흥얼거리는 그녀를 들으며 킥킥 하고 새어나오는 웃음을 막느라 리츠코는 잠시 신경을 썼다. 그 외에도, 좋은 락 음악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않던 그녀와는 다르게 사이먼은 무릎에 두 손을 얹고, 눈을 감고 머리를 아주 살짝 흔들며 리듬을 즐겼다.




"Hey - ♪ Lyla ♪ The star`s about to fall ♪ - So what d`you say - Lyla? ♪"

(이봐 - ♪ 라일라 ♪ 별들이 떨어지려고 하잖아 ♪ - 너는 뭐라고 말해주겠니 - 라일라? ♪)


" 그런 부류의 음악을 좋아하시는군요, 사이먼 씨. 그래도, 프로듀서로써 앞으로 아이돌들의 음악에도 더 신경을 써주시는 것도 당연하지 않겠나요?" 라디오를 끄는 무례한 행동까지는 취하지 않아도, 이런 취향의 음악까지는 좋아하지 않는 것인지 리츠코의 표정은 약간 떨떠름하였다.


사이먼은 눈을 뜨고 나서, 이상하다는 듯이 그녀를 쳐다보며 말하였다. "아...... 그래도 공적인 일과 사적인 일은 구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런 음악을 제가 좋아하지만 말입니다, 최소한 프로덕션 일과 다른 일은....... 일은...." 그 말에는 무슨 말이라도 할 방도가 없었다. 어찌 본다면 지나친 간섭이였기에, 오히려 그녀는 화제를 돌리기 위해서 말을 꺼냈다.


"예, 내일 일요일에 예배 끝나고 사무소로 나오시는거 잊지 마세요. 걱정하지 마시고, 그 날 세이죠우와 같이 미리 말한 교외에 있는 곳에서 연극 배우 오디션도 있고......."


무 언가 더 말하려다 리츠코는 자신이 그의 내면을 건드린 것이 아닌가 싶으며 말을 끊었다. 음악이 계속되어 흘러나오고, 이미 도심 내부로 진입하여 석양을 가린 스카이라인으로써 야경이 펼쳐지기 시작하는 건물들 사이를 아무 말도 없이 창문 너머로 응시하는 사이먼의 모습은 어찌 말한다면 무섭다 그 이상이였다.


"........" 재빨리 다른 말을 찾아야만 했지만, 그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는 것도 많았기에 자칫 그의 성격이 폭발할지도 몰라 부자연스러운 침묵을 지키려고 들었다. 그러나, 사이먼은 잠시 자신의 마음을 추스릴 시간이 필요하였을 뿐이였다. 이후, 그녀가 당혹해한다는 것을 눈치채며 자연스럽게 하품을 하고 나서 말을 이었다.


"으음. 약간....... 섭섭하네요. 제가 좋아하는 음악인데. 옙. 뭐, 어제 나누어주신 자료를 계속 읽다가 잠을 설쳐버렸는데. 혹시 궁금한게 있습니다."
신호등에 의해서 정차한 동안,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에서 나오는 부끄러움에 이마와 눈가를 왼손으로 짚던 리츠코는 안도의 한숨과 함께 답하였다.

"물어보세요."




" 저기....... 음....... 아." 박자를 맞추는 것처럼 말을 줄이던 사이먼에게 계속 고개를 끄덕이던 리츠코는 잠시 뒤를 돌아보았지만, 아예 문 반대쪽 좌석에 기대어 자고 있던 아이리스밖에 없었다. 어제도 그렇게, 스스럼없이 말을 놓으려면 좀 더 많은 시간이 걸리겠다고 생각하다가 그의 말을 들을수가 있었다.


"아키즈키 씨께서 보내주신 아이들에 대한 자료들을 찾아보다가, 세이죠우, 다이애나. 아니, 그냥 다이애나 세이죠우가 상당히 재능이 있는 아이라고 적혀져 있었고, 실제로 보내주신 디스크를 보니 그럴 말이 나올 법도 하더군요. 다만 문제라면........ 그 이외의 것이 전혀 적혀져 있지 않습니다. 혹시 문제라도 있습니까?"


분명 세심하게 물어본 것이였지만, 사이먼이라는 가명을 지닌 제이콥 칼카스는 그것이 실마리가 될 까봐 언제라도 임기응변을 행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지금껏 이단심문청, 오르도 제노스의 명령 아래에 계속 실마리를 찾은 끝에 마침내 그가 세이죠우의 신원을 확보해야만 하였기 때문이였다.


그러나, 765 프로덕션에서 제공한 그녀에 대한 자료는 이단심문청의 자료에 맞먹는 양을 자랑하였다. 정확히 따지자면, 오르도 제노스의 우수한 첩보 및 정보 습득 능력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유일한 자료였기 때문이였다. 기본적인 프로필은 있었지만 그 이외의 것은 하나도 존재하지 않으니 어찌할수가 있겠는가.


하지만, 옆으로 지켜본 리츠코의 표정을 보아 그것이 기우라는 것은 확실하였다. "아뇨. 처음 만났을 때에도, 분명 그 모습과 표정, 말투하며 마치 하이브 월드의 상류층, 귀족 자제를 보는 듯한 느낌은 받았지만 몇몇 가지들을 제외하면 비밀로써 말하지 않았어요. 최소한 제가 아이돌들에게는 선을 지키기에 꼬치꼬치 캐묻지는 않지만, 아마 제가 생각하기로는 바르고스 프라임에 방문한 귀족 영애라는..... 추측, 아니 느낌까지 드네요."


"그건 모르는 일이지. 실제로, 765에도 미나세 이오리라는 아이가 섹터 내에서 유명한 로그 트레이더 가문인 미나세 가문의 영애이니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고 믿는데. 생각해 보니, 개성 하나하나는 정말이지 훌륭하군. 뭐, 그게 아이돌이라는 것인가."


그가 말하는 것들이 점입가경처럼 공통된 주제로 흘러가자, 리츠코는 맞장구를 치면서 받아들였다. "그렇죠. 그래도 오늘 면접에서 활약하신거 보니까 비위를 매우 잘 맞추어주시는 분 같은데. 오늘처럼 계속 해주시면 바랄 것도 없겠어요."


"Consider it done." 무뚝뚝하지만, 날카로운 인상에도 불구하고 그가 내뱉는 말과 제스쳐에는 신뢰감이 가득 담겨져 있었다.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은 그의 모습을 보며 리츠코는 미소로써 답하고, 도심 내부로 서서히 진입하다 마침내 사무소의 앞에 자동차를 주차시켰다.




"저도 이만 여기서 더 일을 보러 가도록 하지요. 바르코나르 씨도 남은 업무 끝내시고, 조심해서 돌아가세요."

"알겠습니다." 약간은 매캐하여 눈을 깜박이고 표정을 찡그리게 하는 매연가스의 옆에서 사이먼이 태연하게 인사하는 동안, 거리를 두어 리츠코를 향하여 손을 흔들던 아이리스와 이미 뒷좌석에 탑승한 아미와 마미가 있었다.


리츠코와 후타미 쌍둥이를 태운 자동차가 출발하기도 전에 마지막으로 그녀는 기다리고 있던 아이리스에게 당부를 주었다. "아이리스 씨. 오늘도 원한다면 카풀로 그냥 집까지 태워드릴수 있는데, 괜찮으신가요?"


" 아니요. 괜찮아요....... 이번엔 잘 찾아갈수 있겠죠." 약간은 걱정하는 듯한 느낌의 아이리스를 앞에 둔 다음, 손목시계를 보며 뒷걸음을 치며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다. "아. 일단 오늘 빠르게 작업을 완료하고 집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부족한 잠을 보충하는 목적에서 말이죠. 그러면, 잘 다녀오십쇼!"


"예." 그가 짓는 환한 미소에는 안부를 묻는 것으로써, 이미 잠깐동안 차 안에서 잠을 잔 아이리스에게 있어서 그것은 부족함이 없었지만 가식이라는 것까지는 어느 누구도 알아채지 못하였다. 자신의 직책에 걸맞는 행동과 교범을 등대처럼 따라가는 칼카스는, 본격적으로 신원 확보가 개시되는 다음날을 위하여 '진심'으로 빨리 돌아가서 잠을 먼저 취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뒤로 돌아갔다.


우아하게 긴 치마폭이 자연스럽게 바람에 흔들리는 아이리스를 앞에 둔 채로, 그녀를 뒤따라가듯이 발걸음을 움직이던 칼카스는 계속해서 오늘 있었던 일들을 스스로 평가하며, 동시에 다음날의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였다.


어 떠한 악의 그림자라도 감당하며, 그것을 소탕하며 섬멸하기 위하여 주목을 받는 강렬한 빛 아래에서도 임무를 끝까지 이행하여 영광과 의무로써 길이 남을 제국의 이단심문관으로써 그가 보여준 행동은 훌륭하였다. 이제는 기억나지도 않을 과거에서 비롯된 그의 행동들은 더욱 '그들' 사이에 녹아들게 하였으며, 정체를 드러나지 않게 도와줄 것이였다.




그러나, 그것은 한편으로 그의 불안감을 점차 증폭시키기 시작하였다.

임 무는 간단하다. 최장 6개월까지의 여유를 기준으로 둔 다음, 다이애나 세이죠우라고 알려진 여성의 신원을 확보한 다음 지속적으로 관찰 및 호위하며, 서브섹터를 관할하는 이단심문청 오르도 제노스 지부의 명령을 받으며 요구에 따라 이후 받을 임무를 완수하라는 것.


그를 위해서는 문명화된 사회에서 하류층은 기본이요, 대부분 그와 접선하며 접촉할 중류층 및 상류층들에 대한 사교 기술들은 필수요 교양과 지식 또한 뒤따라오는 중요한 것들이였다. 제국의 격언으로 '작은 정신은 신앙으로 채워지기 쉽다'라는 말이 존재하지만, 그 이상의 임무를 행할 만큼 그에게는 경험과 지식이 존재하였다.


점차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심지어 사무소 내부의 자신에게 맡겨진 책상에 앉을 때에도 아키즈키 리츠코라는 자가 말한 것은 계속하여 그의 머릿속에 맴돌고 있었다.


대 체 왜, 잠시나마 그녀가 말했던 것에 대해서 순간 머리가 아찔해질 정도로 어지러워졌는가? 그 정도가 비록 쉽게 감출수 있을 정도로 극복할수 있는 것이였지만, 자신이 머릿속에 담고 익히며 행동하는 모든 것들을 배운 과거가....... 기억나지 않는다.


정 확히는 그것을 잊으려고 든 것이 정확하다고 할 수가 있겠다. 분명 자신에게도 명확한 과거가 존재하였지만, 모종의 원인으로써 중간에 단절이 생기고 말았다. 지난 7년간, 마땅한 외상이나 두뇌에 영향을 미칠 치명적인 부상을 입지 않았기에 그 의문은 더욱 미궁 속으로 빠져들어가기 시작하였다.


그 모든 것들을 뒤에 남기며, 서서히 그의 밤도 점점 깊어져가며 행성의 야경에 지지 않을 창백한 달빛과 화사로운 별빛이 하늘을 채우기 시작하였다. 보이지 않는 어둠의 틈 사이로 강렬한 에너지를 품은 무역선들이 언제와도 항성 똑같이 접근한다.


그들 가운데에 행성 하나를 파멸시킬 위협이 존재하나에 대한 가능성은 오르도 제노스의 눈을 기울이게 하지만, 폭풍의 씨앗은 이 시간에도 언제라도 싹틀 준비를 하기 시작하였다. 진정 평화를 위해서는, 그 누군가는 항상 전쟁을 준비해야만 하는 법.

다음날을 기약하며, 그는 잠에 들었다. 과거의 망령이 그를 쫒지 않기를 기도하며........




그의 앞에는 지옥이 펼쳐져 있었다.

물론 그것은 현실 속에 존재하는 것이지만, 어느 누가 감히 그 풍경들을 보고 정녕 인간이 살아갈 발틈이라도 존재할까 의심할 지옥이라고 생각하지 않을수 있겠는가.


하늘조차 잿빛의 구름에 가려지고, 찰나에 이루어진 폭발과 화염 속에서 대지는 달구어지고, 지금까지 외계종의 보호 아래에서 삶을 영위하던 산 자들은 이제 죽은 자가 되어서 불길에 휩싸인 장작이 될 뿐이였다.


빛조차 허락하지 않는 광채없는 흑색의 파워 아머를 입은 이단심문관 한 명이 이마맡에 땀 대신 피를 흘리며 공포와 분노 사이의 야릇한 감정을 느끼며 질겁하고 있었다.


미동조차 하지 않으며 기계적인 정적을 보이는 생존한 부대원을 옆에 둔 그는, 사시나무처럼 떨며 어떻게든 뒤를 보기 위하여 안간힘을 썼다.

깨 어진 파워 아머는 군데군데 산산조각이 나 그의 상처입은 육신이 사이로 노출되게 하였다. 외계종에게는 공포의 상징이자, 누구에게도 무자비함을 보이게 하는 방독면조차 절반이 깨어져 맨얼굴을 드러내니 이단심문관은 더 이상 자신의 치부를 숨기지 못한 채로 그들을 대면해야만 하였다.


자신들의 새로 가꾼 터전을 침공하고, 이미 그들의 보호를 받겠다고 서약한 자들에 대한 살육을 지배자들은 감히 용납할수 없었다. 포위된 오르도 제노스의 잔존병들을 어떻게든 찾아내고, 복수라는 피에 맺혀진 명분만을 위하여 도시의 폐허를 딛는 크라이시스 배틀슈츠의 타우 커맨더와 그의 군대는 그들의 시체 중 하나를 상징삼아 거닐기 시작하였다.


타 우 병력 대부분은 이단심문관과 그 부하와 비슷하게 상처입었다. 주변에 탄피를 마구 흩뿌린 탄띠급탄형 스톰 볼터를 지녔지만, 그는 오른팔을 잃어 왼팔로써 전사하여 피조차 내뱉지 못하는 창백한 자신의 부하를 쥐어 앞세운 타우 커맨더에게 쉽사리 상처를 입히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오른쪽에서 계속 새어나오다가 그쳐진 핏자국이 배틀슈츠의 장갑판 위에 묻었다. 이성적이라 판단되며, 스스로를 합리적이라고 자칭하는 자들에게 있어서 죽은 인간의 잔해는 오직 분노만이 비추어지는 상징이였지만 어느 누구도 그들을 탓할 수 없었다.


이들은 침략을 당하였으며, '외계종'이라는 태생의 이유 하나만으로 어떠한 악행을 저지르지도 않았지만 삶을 허락받지 못하였다. 심지어, 같은 인류라고 지칭되는 자들조차 '조력자'라는 굴레를 덧씌운 이단심문청의 자비없는 손길에 대한 분노가 없다면 그들에게 어떠한 명분이 남게 될까.

211, M42 초기, 6개월 전의 참사는 순전히 그들의 탓이였다.




"저기, 프로듀서 씨. 프로듀서 씨? 일어나십시오."

" 어....어허억?" 순간, 눈을 뜨자 그의 주변을 휩쓸은 화염이 사라지고, 어둠이 드리운 밤의 지옥은 사라졌다. 어느새 자신의 체온을 전달받은 차가운 유리판이 그의 뺨과 코 일부를 누르고 있었으며, 아예 자신이 사무소의 책상에서 늘어졌다는 것을 깨달고 말았다.


"대체 무슨?" "제가 아침식사를 마치는 동안 약간 휴식을 취하라고 하셨는데, 수면에 푹 빠지셔서 그만........ 아직 늦지는 않았으니, 출발하도록 하죠."


잠 깐동안의 잠이라고 설명하면 눈앞에서 잔잔한 웃음을 띄고 있는 소녀에게 좋은 설명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미 수면도 취한 바람에 갑작스레 자신이 쓰러졌다고 밖에 그것은 설명할수가 없었다. 잠깐동안 무언가 일이 있었는지, 세이죠우라는 아이와 마주치고 그곳에 앉아 무언가를 생각하다, 쓰러진 것이였다.


대체 그 무엇인지도 이제는 기억나지 않았다. 실제로 그가 겪은 과거는 진실이였지만, 마치 기나긴 잠 뒤의 신기루처럼 떠있다가 사라지는 꿈마냥 잔상은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워지고 만 것이다.


"그래. 그래. 곧, 사장님께서 준비해주신 차가 한 대 있으니 그걸로 같이 가자. 준비는 확실히 완료되었지?"

" 예. 그렇다면....... 이만 출발하지요." 어제 리츠코가 말한 것처럼, 그녀가 말하는 자세, 태도와 말투들과 그녀의 용모를 보아 어찌 본다면 그것이 단순히 추측이나 농담이 아니라 진심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오르도 제노스의 인장이 그의 심장팍에 박혀있고, 그것이 남아있는 한 폭풍의 씨앗이 싹틀 힘이 주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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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와 관련된 그림들을 그려보며 이걸 웹툰으로 그릴수도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지만, 절망적인 그림실력으로 보아서 차라리 글로 쓰는게 작품의 질을 낮추지 않을 방법이라고 여겨지며 계속 집중하고 있습니다. 열렬한 댓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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