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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마스X40k 유니버스] Guns and Flowers 1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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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02, 2013 22:43에 작성됨.

예. 너무 늦긴 늦었지만, 몇 번이고 퇴고하며 고치고 두 편 분량을 쓰다가 그냥 GG치고 한편으로 붙여버린 결과물이라고 스스로 여기고 있습니다.

일단 필력은 둘째치고 편집 실력부터 키워야할거 같아요. 아니면 제노그라시아 시즌 2를 쓰겠다는 일념인지 전투씬이 마구마구 나오는 것인가


본편 나갑니다. 예정과는 달리 아이마스 사이드 씬을 다음 에피소드로(편이 아닙니다.) 미뤄야 할 것 같네요. 분위기 차원이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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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ns and Flowers 16편



깊은 호박색의 황혼에 그늘진 석양이 점차 가라앉으며, 동쪽에 비해 낮은 굴곡의 산맥을 지평선 전체에 걸쳐져서 막혀진 대지를 향하여 길게 그림자를 드리우며 세상을 비추고 있었다. 빛이 굴절되고, 반사되어 밝기가 줄었지만 그것은 남쪽으로 트인 작은 창문 사이로 들어온다.


장식이 되어있지 않아 허름한 상태의 집이지만, 동시에 그곳은 오르도 제노스에서 파견된 이단심문관 제이콥 칼카스에게 있어서 유일한 안식처이기도 하였다. 텅 비어있어 민간인들은 구분하지 못할 장비들이 놓여진 거실은 사방이 꽉 막혀있지만 침실 쪽에서는 한 사내가 무장한 채로 앉아서 휴대전화를 손에 쥐고 있었다.


"예, 그렇습니까........ 오후 1시에 일정이 있는 것은 확인할테니 늦지는 않을 겁니다. 확실하게-말입니다." 몇 번이고 확신을 주어야 할 것인지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우선 그가 잠입을 위해서 표면적으로 직장으로 자리잡은 그곳에서 일정을 마친 리츠코에게서 마지막 확인을 받고 있었다.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신입에 대한 불신인지, 아니면 걱정인지는 아직까지 가늠하지 못하여 칼카스는 굽신거리는 스탠스를 취하여 그녀를 안정시키려 들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초조해하며 침대의 옆에 놓여진 해골 형상의 방독면을 보며, 리츠코의 대답을 들었다. "확실히 늦지 않도록 해요. 어차피 잘 하실 거라고 믿기는 하지만, 그래도........ 뭐, 그러면 내일 봐요."


대답하지 않았지만, 침묵이 긍정으로 받아들여진 것인지 금방 꺼져 그녀의 말은 사라지고 두절음만이 들렸다. 성가시다는 듯이 마음속으로만 불평하며 커다란 75구경 표준 볼트 탄환들을 한 발씩 집어 탄창에 채우려고 들었지만, 생각해보니 그렇게 짜증내며 반응할 것은 아니라고 곰곰히 되짚었다.


시선을 볼트-런쳐의 후면 상부에 장전시키는 헬리컬 탄창이 지닌 나선형 내부구조에 맞게 끼워넣어지는 탄환들에 맞춰져 있었지만 정작 동공은 풀어져 있었다. 분명 '목표'와는 내일 오후에나 다시 볼 것이라고 생각되었건만 하필이면 카터와 합류할 때에 마주치게 되었다. 혹시나 접근하는 것을 그녀가 눈치챈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지만, 경계심보다는 오히려 놀라는 듯한 반응은 세이죠우라는 아이도 의도치 않았다는 증거로써 보였다.


어쨌든, 그렇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하며 마지막 탄환을 채워넣었다. 집중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 알고 있던 칼카스는 머리를 좌우로 휘저으며 잊으려 들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기억이 지워지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일어설 때에는 당장 앞에 처한 상황에 집중할수는 있었다.




마지막까지 위치는 온전히 밝혀지지 않아, 이제는 하늘도 빛의 굴절로써 빚은 보라빛으로 변할 쯤에나 아마 우주공항에 먼저 출발하였을 카터가 좌표만을 알려주었을 뿐이다. 암호화된 정보는 오직 서보 스컬에 내장된 정교한 단말기에 의해서 해석될 것이며, 그것은 서서히 밤의 유리궁전처럼 변하는 스틸본 시티의 교외에 숨겨졌다.


밖으로 나서며, 다른 사람들이라면 야외 여가에 사용할 무거운 배낭의 끈 하나를 한손으로 단단히 들었다. 제국이 추구하는 그들의 정의를 의해 헌신하는 신성한 임무이지만, 결코 빛 아래에 드러나서는 안되었기에 사람들의 눈을 피하였다. 공동주택과 아파트들의 숲에 그늘진 곳만을 이용해 걷고, 지하도로 향하는 은신처를 발견하였다.


민간용으로도 사용되는 실탄병기 몇 정과 휴면 상태의 서보 스컬, 자신이나 그녀나 아니면 숨겨진 이곳 주변을 거닐고 다니는 그 누구라도 간단하게 착용할 플랙 아머 두세벌과 그에 준비된 인원이 3일 내로 먹고 마시기 충분한 식량과 식수는 단 한 가지를 의미하였다.


카터의 말은 결코 허세가 아니였다. 평화를 위해서 전쟁을 준비하라는 제국의 격언을 몸소 실천한 꼴을 목도하고 만 것이다.

카터가 파견된 이후 대체 4년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상세히 받아듣지 못하였다. 아마 그것을 알아내려면 그녀에게 직접 물어보거나, 아니면 행성 궤도에 정박한 이단심문청의 함선에서 찾는 수밖에 없으리라 여겼다. 간략한 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이야 가볍게 획득할수 있는 문제였다.


짧게 생각한다면 그녀가 4년간 이 행성에 머무르면서 지루함의 극치 끝에 전쟁터에서 들끓는 의지로 행동한 것이라고 여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가 이곳에서 보아온 카터의 모습은 전쟁에 중독되어 병든 영혼이 아니였다. 여느 이단심문관과 같이 제국을 수호하며 그 의지를 받들겠다는 정의감과 열정은 존재하였으며, 평화로운 삶 아래에 많이 유순해졌지만 나약해졌다고 판단할수는 없었다.


도시 전역에 걸쳐져 있는 지하도를 통해 이동하는 것은 당연히 준비되어 있는 바이크를 이용해야만 했다. 그렇게 이동하기를 몇십분 후, 수직이착륙기가 주기할 법한 활주로의 견고한 기틀 아래에 위치한 지하에서 그는 천천히 걸어나오기 시작하였다. 아마 그 위에서는 카터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칼카스는 예상하며 계단을 따라 올라갔다.


강화섬유 재질의 진홍빛 민소매 코트는 이단심문청의 금빛 인장과 함께 외계종의 모든 악을 담아둔 사전으로써 낙인찍혀 그 소속을 알렸다. 야간전에서 매우 실용적인 흑색의 전투복 위에 덧입은 제복은 눈에 쉽사리 뛰며 적들의 표적으로 자신을 알리지만, 그것은 만용이 아닌 하나의 상징으로써 전선에 나서는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모든 이단심문관은 그 의무를 어떠한 불명예를 감수하더라도 지어야 한다. 7년간 기나긴 전쟁 끝에 살아남아 길의 끝만을 바라보는 칼카스는 물론이요, 주기되어 있는 아퀼라 경수송기를 배경으로 함께하며 정오 무렵과는 달리 풍성한 단발을 묶으며 갈색으로 짜여져 소매까지 합쳐서 가려진 제복을 입은 카터 또한 이단심문청의 인장을 지녀 의무를 다한다.


"늦었어. 요청한 장비들이나, 탄약들은 모조리 저 수송기 안에 미리 실었으니 이제 출발하면 끝이지. 식사나, 준비도 안에서 하는 것이니 탑승하는 즉시 이륙이다."


땅거죽으로 막혀진 지하에서도 울리는 제트 엔진의 진동과 굉음은 점차 거세어져 귓볼에 고동치기 시작하였다. 점차 그가 기억하는 전쟁터의 소음에 가까워지면서, 기운없던 몸도 다시 활기를 되찾기 시작하는 것을 느끼며 안으로 몸을 실었다.




"대원들 준비도 마쳤고, 몇십분 뒤면 근방 야지에서 수직 착륙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하더군. 확실히 준비되었겠지?" 황혼조차 그 자취를 완전히 감춘지 몇 시간이 지나, 행성 전체가 마크라지에 필적하는 광활한 도시들의 면적에도 불구하고 빛 한 줄기 없는 황야의 상공을 순항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대원들이 일반적인 화물칸에 탑승하였지만, 두 이단심문관은 조종실과 구조적으로 공유하는 작전실에서 몇 시간이고 기다렸다.


항상 6년 전에 찍은 사진에는 처음으로 전장에서 조우하였을 당시에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평범한 제국민으로써 보게 되었을 이단심문청의 영웅적인 형상에 동경심을 가져, 이제는 그들 중 한 명이 되었으나 운명의 장난인지 바라고자 하던 모습과 과거의 모습이 섞이게 되었다. 기묘하지만, 혐오감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직까지 카라페이스 아머를 완전히 착용하지 않았지만, 전쟁터에 나서기 위한 모습은 더 이상 고상하거나, 우아하다고 표현될수가 없었다. 본연의 모습을 항상 잊지 않으며, 카터는 그녀 스스로가 이단심문청의 하수인으로써 자청한 이유를 항상 생각한다. 그 어떠한 모습을 띄었든, 제국에 충성하며 제국의 정의를 세우리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색기가 도는 풍성한 짙은 금발을 뒤에서 묶어, 위로 치켜올린 모습을 띈 카터는 옆에 칼카스를 보자 헛된 생각이라고 스스로 만족하며 입을 다문 채로 목청으로 웃었다. 인생의 3분의 1이 더 지나 동갑으로써 스무 다섯살이 되었지만, 주름과 흉터가 더 깊어졌을 뿐 눈가에 품은 이글거리는 의지는 똑같았다.


"확실히." 자신만만하게 그는 끄덕였다. 오후에 칼카스가 잠입한 사무소의 한 현지인과 이야기를 나누었을 당시를 떠올렸다. 처음 보았을 당시에도 그런 느낌을 가졌지만, 전쟁을 위해서 태어난 듯한 사나이가 그런 임무를 띄어 잠입한 것은 계속 생각해도 도무지 이해할수가 없는 노릇이였다.


그 생각은 건너편에서 계속 볼트건의 탄창들을 확인하며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그런 수준으로 따지자면 카에데라는 이름을 띄고 계속 물자들을 가져다가 은신처를 만드는 것도 비슷한 노릇이라고 생각될 노릇이지만, 최소한 그녀는 미나세 가문에 소속되었다는 변명이라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의도한 사건이기는 하였지만, 칼카스에 대해 얻었던 타인의 반응은 예상치 못하던 것이였다. 아마 그녀를 눈치챘지만, 주의를 주어 불만스러운 얼굴을 띈 미나세 가문의 식솔과는 달리 그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인지 리츠코라고 자신을 소개한 현지인은 그녀를 반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자신의 전우가 제대로 잠입했는지 떠보는 결과, 의외의 반응을 얻을수 있었다.


물론 처음의 반응은 예상할 만한 범위 내였다. 지금 자신이 바로 건너편의 모습을 보아도 진정 바르고스 프라임에 있어도 되나라는 의문이 들 수준으로 날카롭고 험악한 인상인데, 순수한 현지인이라고 사뭇 반응이 다를까. 그 이후로도 말하는 내용들은 직접적으로 상관이 없는 업무에 관한 내용이지만, 들어보면 봤던 모습들과는 달리 상당히 예의도 바르고 행동거지도 바른 사내로밖에 비추어지지 않았다.


카터는 자신이 앉은 좌석의 건너편에서 무기와 장비에 파묻힌 이단심문관이 정녕 그런 말을 들을 가치가 있나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그녀는 끝까지 기억하고 있었다. 한낱 제국의 순수한 이상에 매혹되었지만, 전쟁의 실체 끝에 남아있던 것은........


"카터? 카터!"

"아." 잠시 정신을 차리고 나서 카터는 머리를 쓸어담겼다. 정작 칼카스가 자택에서 준비하고 있던 사이에, 함선에서 강하한 IST 병력을 인솔하고, 로그 트레이더 가문에 적당한 핑계를 두어 현장에 대한 차단을 위해 신경쓴 결과 이렇게 피곤해져 녹초가 되어있었다. 그러기 위해서 스팀팩을 몇 발 준비했건만, 이래서는 곤란하였다.


카터는 피로감에 밀려, 저절로 한숨을 쉬며 알약 몇 정과 수통을 꺼내 뚜껑을 열었다. 입에 털어넣고, 잠시 기류에 부딪쳐 흔들린 나머지 한꺼번에 약품을 섭취할 무렵 기내 방송이 들려왔다. "착륙 10분 전. 전 대원들에게 강하 명령과 함께 대기해주십시오. 이후 현 기체는 이탈하여 외부에서 10분 내 귀환 대기를 하겠습니다."


"알겠다. 카터, 네가 모든 단서를 제공했으니 그대로 신뢰하고 따르며, 지휘하도록 하겠다. 첫 걸음부터 실패한다면, 앞으로도 진행될 임무에도 상당히 곤란해질 것이다." 그가 단정하게 깎은 짧은 갈색 머리칼을 덮은 헬멧의 헤드셋을 통해 두 명에게 명령하였다. 내부에 연결된 TV 모니터를 통하여 이단심문청의 인장이 헬멧에 새겨진 파일럿과, 밀려오는 피로감에 엄습되는 초조함에 풀린 벽안을 지닌 카터는 동의를 표하였다.


기수의 각도를 낮추어 하강하기 시작하는 아퀼라 경수송기에 탑승한 1개 소대 병력과 두 명의 이단심문관을 기다리고 있던 곳은 방치되어 반쯤 버려진 작은 규모의 우주공항이였다. 본래 가문 휘하의 가신들과 병력이 경계하며 주의하지만, 변절된 그들이 장악한 이상 외계종들이 행하는 모든 활동들의 총본산이 되었다.


묶은 머리를 풀어헤쳐 회색기를 띈 풍성한 짙은 금발의 요원이 걸어가고 있었다. 서로가 공통된 이익을 위해 협력하는 두 대상이라고 할 지어도, 완전히 신뢰하는 대상은 아니였기에 그녀를 포함하여 바로 옆에서 반쯤 질질 끌려가는 정장 차림의 사내의 왼쪽에는 심문 대상을 향하여 주의감을 표하는 눈빛의 카터, 그리고 로그 트레이더 '미나세' 가문 휘하의 사병들의 장비로 위장한 IST 대원 두 명이 곁을 지키며 같이 나아가고 있었다.




"대기. 관측수들이 인간 및 외계종들로 구성된 거래 대상들이 접근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3개 분대 규모의 확인불명된 적군을 확보. 호위로써 판단된다. 계속 진행하라."


양각대를 펼쳐 쌓여진 컨테이너에 거치시켜, 미처 부서지지 않은 가로등 몇 대만이 우주공항 주변을 비추어 형상들의 온전한 형태를 구분하기도 힘들었지만 폐쇄된 창고에서 지켜보던 칼카스는 교신을 통해 명령을 내렸다. 암호화되어 도청하기 힘든 통신은 그뿐만이 아니라 주변에 기울어진 채로 땅에 쳐박힌 기중기에서 위장포를 쓰고 있던 신속대응팀 소속 관측수들은 물론이요 걸어가고 있는 카터조차 송신받았다.


가벼운 무장만을 챙긴 카터에게서는 대답이 들려오지 않았다. 수십시간 전 잠시 두절되었던 통신을 제외한다면 거래망은 살아있었고, 그들과 가장 가까이 접근하며 동시에 그들의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대상이기에 행동에 엄수를 가해야만 했다. 워프를 궤뚫는 천리안만이 감지할 수준으로 몸을 숨긴 신속대응팀 부대원 중 한 명이 일행을 쫒아가며 보고하였다.


"알겠습니다, 레이븐 6. 레이븐 2께서 대기 위치에 도달, 예정대로 기만 작전에 임하고 있습니다. 비상시 총기 지급 및 전투 동참 확인." 극한적인 외부 환경에서도 원할한 전투를 지원하는 고강도 재질의 장갑으로 땅을 짚던 사이에도 유연한 외장재의 백팩에는 총끈으로 이단심문청의 인장이 찍힌 움브라 패턴 볼트건이 걸려져 있었다.


로그 트레이더 가문에 합류한 이단심문청 휘하 요원으로써 공식적인 기록으로 '타카가키 카에데'로써 적들이 경계심을 품고, 협력 관계라고 할 지언정 불신을 지닌 가운데에 준비한 것처럼 포섭된 심문 대상은 접근하여 금전 및 목록들을 전달하고 있었다. 경호원마냥 바로 옆에서 말없이 그녀가 지켜보던 가운데에, 확보된 루트를 통하여 가문 휘하의 사병들로 위장한 IST 대원들이 접근하고 있었다.


그러나, 적들의 반응으로써 점차 계획에 변경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첫 번째 목록을 건네받자, 뱃사람으로 보이는 하늘빛과 황금이 어우러진 제복을 입은 사내는 그 휘하의 경호원들을 물러가게 하며 더욱 깊숙히 둘을 인도하기 시작하였다. 여전히 거래는 진행되고 있었지만, 그들을 놓치는 것은 용납되지 못하기에 신속대응팀 대원은 기민하게 따라갔다.


"대원들, 망구스타 보고합니다. 타겟과 레이븐 2가 움직이고 있는 것을 포착하였습니다. 레이븐 6, 우선 순차적인 계획에서 아직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대처를 준비해 주십시오."


"알겠다. 해머 2, 추적 및 보고하라." 저 위에서 우주공항 전체의 절반 가량을 주시하고 있을 상관으로부터 명령이 들려온 것에 그림자를 따라 적들의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발소리조차 내지 않으려고 조심하며, 적들의 시선이라도 마주치지 않기 위해서 몸을 숨기며 해머 2 화력조 소속의 대원은 적들의 진형 및 배치된 병력을 근처에서 추려내고 있었다.




그 또한 고고도 강하로 투입되기 직전 보고를 받은 것처럼, 특이할 점은 없을 용병들이 순찰하며 주변을 감시하고 있었다. 민간에서는 어렵사리 구할 플랙 아머를 전투복 위에 덧입어 중요 부위들을 가렸으며, 가벼운 군장과 함께 통상적인 개인화기로 무장하였다. 대부분이 현지에서 생산하는 오토건으로 무장하였지만, 개중 숙련병으로 추정되는 일부는 라스건으로 무장하였다.


외계종의 존재는....... 확신되었지만, 결정적인 증거까지 포착할수가 없었다. 아마 그들이 인간 방패로써 전면에서 소모될 것이고, 전투가 개시된다면 후방에서 도사리고 있을 확인 불명의 적군들이 반격할 것이라고 대원 또한 판단하였다. 그 또한 투입된 대원 대부분과 상관도 알고 있는 사실이였다.


무전기에 대고 그가 알아들을수 없을 현지 방언으로 말하는 병사의 뒤로 조용히 지나가고, 강렬한 가로등의 빛에 반하는 그림자에 숨어 보고하였다. "해머 2, 레이븐 6에 보고합니다. 다수의  버려진 컨테이너들의 높이로 시야가 제한되어 현장에서 일행과 은폐하며 동행하는 것만이 가능합니다. 다시 위치 상황을 관측, 전송하기를 요청합니다."


도무지 쓸모도 없이 버러져 시야를 차단하지만, 동시에 아군이 은신할 거처를 마련하는 양날의 검과 같은 현장에서 보고받은 것을 듣고 대기하던 칼카스는 장착된 타게터의 배율을 낮추어 전장을 널리 보기 시작하였다. 본격적인 쌍안경보다 효율이 낮지만, 계속 전달받으며 훌륭히 녹아들어 넘겨들고 있던 카터와 일행의 모습은 물론이요, 미리 배치하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물자들이 인부들에 의해서 운송되는 것이 보였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무리가 있었다. 카터의 능력이 뛰어났던 것인지 적들도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다만 지속적인 적들의 순찰은 임무에 지장을 줄 수준이지만, 순찰 패턴에 신속대응팀 대원들이 걸릴 일은 없어보였다. "알겠다, 해머 2. 지속적으로 레이븐 2에 대한 신원을 확보하라. 추가적으로 확인하도록 하겠다."


대부분의 저격수들이 침묵하며, 보고하기를 여전히 후방에 대한 관측이 원할하게 진행되지 않는다고 전해주었다. 대체 적들이 어떻게 자신을 기만하는지는 이해하지 못하였지만, 더 나은 사격 지점이 필요하다 여겨 뒤로 물러나 일어선 다음 이동하기 시작하였다. 중장거리 저격용으로 개수된 민간용 볼트건을 조심스럽게 감싸고, 망토마냥 몸의 절반 이상을 위장포로 덮어 첫 번째 위치에서 이탈하였다.


그의 자리를 지키는 다른 저격수들이 칼카스를 대신해 롱-라스건으로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앨리스 카터와 심문대상을 스코프로 주시하며 지켜냈다. 창공에서 내려보는 제국의 독수리가 먹잇감을 낚아채듯이, 쓰러진 기중기가 컨테이너 더미에 쳐박혀 가파른 외나무다리의 형상을 띈 높은 곳은 적들을 주시하는 매우 유리한 지점이자 그가 향해야만 하는 곳이였다.




시간이 흘러가 적들이 고조될수록, 언제라도 지역에서 인질 하나를 붙잡아 이탈할 준비가 되어있는 카터의 신호를 기다리느라 대원들은 초조해하며 총구를 조준하거나 탄창을 다시 확인하고 있었다. 눈앞에서 적들을 맞이해, 조금이라도 적들이 채비를 한다면 바로 그 자리에서 절명할 부담을 진 신속대응팀만큼은 못하여도 불안감이 엄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였다.


이단심문청 소속 스톰 트루퍼(IST) 병력이 외부에서 대기하며, 돌입할 준비를 마치며 단 몇 마디의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둠을 틈타 검붉은색의 진압복으로 중무장하며, 배신자 아스타르테스의 파워 아머조차 궤뚫을 고출력 라스건으로 무장한 정예병들은 이것을 전투라 부를 가치가 있었다. 간단하게, 그곳에 있는 인류의 적들을 죽이면 모든 것은 해결될 일이였다.


인장을 이고 향하는 전사들에게는 명예가 뒤따르는 의무는 주어지지 않는다. 현장 내에서 가장 높은 지점으로써, 기술조차 온전히 감출수 없이 노출된 지점을 향하여 몸을 기울여 거의 기어가며 걸어가는 자는 각오를 하여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그가 이끌고 가는 군장, 언제라도 저 아래로 적군을 현수 하강으로 덮칠 장비들과  한 정의 긴 총신을 지닌 볼트건은 임무에 매우 적합하였다.


"카터, 내가 관측하기 전까지 발각되지 마라....... 난 이 행성에서 반드시 놈들을 잡아내야만 한단 말이다. 제발......." 갈망하는 것이자, 임무의 핵심을 다시 짚어가며 온몸에 힘을 주어 저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그가 쓴 방독면 일체형 헬멧이 지닌 기능 중 하나로써, 야간투시경이 아니였다면 언제라도 손과 발을 헛딛어 높은 곳에서 떨어져 추락사하며, 걷잡을수 없는 곳까지 다다를 것이다.


실패는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스스로 되뇌며 다잡는다. 보안상 그녀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통신은 습격 명령을 제외하면 전부 차단당해 간접적으로 보고받아야만 하였다. 완전한 상황의 판단조차 상실한 채로 불안감을 달래기 위해 소리없이 입술을 움직이며 다짐한다. 한 정의 저격총과 함께 지상에서 피어오르는 빛, 간혹 들려오는 듯한 항공기의 엔진음은 이 행성에서는 찾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전쟁터를 불러왔다.




점차 제트 엔진의 기류가 하늘에 새겨지는 듯한 느낌과 함께, 전부터 창공 저 너머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가까워짐을 느꼈다. 그것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아낼 재간도 없이 재앙을 두려워하며 계속 땅과 기둥을 볼 뿐이였다. 항상 자신은 목도하며, 사태를 지켜보며 그에 따라서 개입하는 것을 생각한다. 옛날에도 그래왔듯이, 자신이 전쟁터를 방랑하는 망령이라고 여기며.


자신의 신념을 항상 믿으며 행동하고, 그에 따라 7년간 희생과 피로 점철된 길의 끝을 향하여 걸어왔다. 결코 땅과 함께할수 없는 곳에서 전쟁을 준비하며 걸어가는 칼카스와 달리, 땅에서 사람들과 함께하며 제국에 봉헌하는 카터가 점차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하였다. 처음에 그들이 접촉하였던 위치는 오히려 이곳에서 이제 보이지 않고, 막바지로 달아오르기 시작하는 거래 현장은 이제 한눈에 들어오고야 말았다.


칼카스의 두 손에 견착된 페리나투스 패턴 Mk. 3 볼트건이 도르레의 바로 뒤에 양각대로 거치된다. 돌격 임무에는 적합치 못하지만 그 자체가 명중율을 보장하는 몬테 카를로 형식의 그립형 개머리판을 장착하며, 배율 조절이 유연한 야간전용 타게터와 소염기가 어우러지니 정녕 저것이 1선 기준에 미달되는 준군사용 볼트건인가 싶을 수준이였다.


타게터의 배율 조준을 통하여 다시 시선을 집중하기 시작한다.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었지만, 위치를 잡아 언제라도 바로 앞에 버티고 있는 중년을 끌어낼 카터의 모습이 가장 먼저 잡혔다. 스트로브 신호만이 근방에 숨은 대원을 찾아낼 수단이였으며, 그의 주변에서도 몇몇 병사들의 움직임을 빼고는 심상찮은 징조는 없었다.


"....... 잠깐, 레이븐 6에서 알린다. 전 병력은 기습에 대비하라. 반복한다, 전 병력은 기습에 대비한다." 급히 그는 개머리판이 견착된 어깨를 움직여 시선을 고정하였다. 갑작스레 적의 순찰 패턴이 바뀌기 시작하였다. 지금껏 몇 번이고 발각될 위기가 있었지만 무시했던 것과는 달리, 그들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그림자를 향해, 무장한 병력이 산발적으로 집중되기 시작하는 것이 의미하는 것은 단 하나일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감사하오, 관찰감. 마지막까지 분명 '가문'의 시선에서 노출될 위협이 있었을 것인데 이렇게 운송을 지원하다니. 이 표현은 자네가 데리고 온 이 여인에게도 바칠 말이고."


가로등에서 아래를 향하여 내리쬐는 인공의 빛에 더욱 반짝이는 듯한 눈물점과 함께하는 벽안을 지닌 카터는 침묵을 유지하였다. 처음에는 소개하며, 동시에 설명하며 때를 노리던 그녀였지만 놈들은 쉽사리 틈을 주지 않았다. 도움을 줄 지언정 그 어떤 외부인의 개입이라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일방적으로 명령을 전하며 빠르게 진행하려 들었다.


그러나 이때가 가장 충분하며, 동시에 바로 앞으로 끌고 와 인질로 삼아 후송하기에 적합하다 여기며 스스로를 다스렸다. 죄책감이라고 하기에는 그 감정에는 후회가 적으며, 마땅하다고 판단하기에는 의심될 법하게 적들과 협력하는 시늉은 카터를 불편하게 만들었지만 그것이 그녀의 결정을 흐리지는 않았다. 다만, 항상 습관마냥 넓게 퍼진 짙은 금발을 쓸어담으며 뒤로 넘기는 것까지는 막을수 없는 노릇이였다.


이미 물자들이 자신들의 손에서 떠나 적들에게 도착하였다. 신념에는 반하였지만 더 큰 이상을 위해서는 충분히 감당할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처음에는 이조차 거절하려 들었지만, 그와 합류하여 전투를 치룬 것이 불과 2년밖에 되지 않았건만 보아온 전쟁터의 잔악한 풍경을 떠올리면 양호한 수준이라 생각하며 넘겨왔다.


그러나, 다시 그것이 기어오르기 시작한 것에 경계하며 주의하기 시작하였다. 왼쪽에서 긴장감이 풀어진 사내의 어깨에 손을 얹으려고 들자 다시 기억한 것인지 움츠린 것을 느꼈다. "조심하십시오. 우선 가문의 눈에서 들통나면 상당히 곤란하게 됩니다." 말 속에 내포된 뜻은 그것을 알고 있는 자들에게는 와닿는 바가 있었다. 온몸에 모포를 둘러 스스로를 숨긴 자들이 어둠 너머에서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대부분의 신민들이 상상할수 있는 선에서 무장하며, 그에 따른 생각을 하는 평범한 용병들과는 달리 그들은 제국의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챌수가 있었다. 저자들의 생각까지 읽어낼수는 없었지만, 바로 앞에서 인격의 가면을 쓴 자와는 달리 극도의 증오감을 보이며 점차 거리를 좁혀오는 것을 느꼈다.


전쟁에 중독된 미치광이처럼 긴장을 즐길 때도 없었다, 행동은 단순간이지만, 그녀의 명령은 주변에 울려 시작이 되었다.


"지금이다. 돌입하라!"

낌새를 알아챈 그는 기겁하며 뒤로 물러서려고 들었지만, 미처 생각하지 못한 카터의 저돌적인 행동은 길게 팔을 뻗어 그 변절자를 낚아채고 말았다.

생각 외로 그녀가 평범한 사람마냥 위장하는 수법의 효과는 뛰어났다. 사실 자신의 본연과 별로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는 불평하지만, 확실히 적들을 기만케 하던 그녀의 행동이 이럴 때에 빛나는 것이라고 카터는 만족하며 PDW를 홀스터에서 빼낸다.

그에 대처하기 위해서, 단숨에 그녀를 사살하려고 들은 자들이 총기를 빼어들었지만 시도만으로 끝나게 될 것이다. 너무 주변의 환경에 녹아들어 보이지 않는 작은 수평선에서 제국의 비밀스러운 전사가 모습을 드러내며 총구를 볼 때 그것을 직감하게 되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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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에서 전투를 종결짓고, 다음 에피소드부터는 다시 아이마스 사이드로 넘어갑니다. 사실 로맨스 요소나 일상물 요소도 엄연히 존재합니다. 다만 무슨 노릇인지 이런 씬들에는 공을 저도 모르게 들여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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