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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리마미전] My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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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31, 2013 21:09에 작성됨.

"지금까지 류구코마치였습니다!"

.............................피융

TV가 꺼졌지만 모두의 눈은 아직도 TV에 쏠려있었다. 류구코마치의 첫 방송. 아직 "무명" 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있는 그녀들에겐 하나의 충격이었을 것이다. 류구 본인들도 자신들의 모습이 믿기질 않는다는 눈빛을 하고 있었다.

"....굉장해."

누군가의 한마디에 의해 긴 침묵은 깨졌고, 언제나의 사무소 풍경처럼 금새 시끌벅적해졌다.

"역시 아즈사씨, 굉장하세요!"

"모두들 뭐랄까, '아이돌'이라는 느낌이었어요."

사무소는 흥분의 도가니였다. 하기사 "아이돌"이라곤 하지만 제대로 출연조차 하지 못한 그녀들이니 동료의 출세는 엄청난 충격과 감탄을 몰고왔으리라.

"마마, 아미 어땠어?"

"그야 물론 '초-'를 붙일만큼 멋지다고 정해져있겠지!"

쌍둥이의 언니는 자신보다 먼저 앞발을 내딛은 동생의 모습을 칭찬해주고, 기뻐해주었다.



"다녀왔습니다."

"어→서→와↗"

"하...힘들었다....."

"아미대원, 많이 지친것같아보이는군"

"릿짱은 너무 엄하다고... 설마 머리카락 움직이는 것까지 지적할줄은..."

"응흣흥, 그럼 언제 한번 장난을 쳐줘야.... "ZZZZZzzzz........."

"에, 아미?"

연습때문에 지친 동생을 마미는 대견스럽다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아니, 그 눈빛에는 질투역시도 조금은 섞여있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마미는 아미가 노력하는 그 모습을 보는 것이 행복하다고 느꼈다.

"이러면 감기걸린다고."

침대에 쓰러져 자는 아미의 위에 마미는 이불을 올려주었다.

".................."

아미의 얼굴을 보며 마미는 어떤 생각에 잠겼다. 장난을 칠 듯 하면서도 뭔가 진지하게 고민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에잇!"

이불 속으로 들어간 마미는 자신의 자랑스러운 여동생을 껴안았다.

"아미, 헤헤..."

그동안 함께있지 못한 시간을 보상이라도 하려는 듯 마미는 아미를 꼭 끌어안았고, 그 상태로 동생과 같은 꿈의 나라로 들어갔다.


".............삐삐삐삐삐!!!!!!!!!!"

"으음...시↘끄러."

신경질적으로 알람을 끈다. 주위를 둘러본다.

"엣?!"

아미가 없다. 어디갔지, 하고 생각하던 마미는 곧 깨닫았다.

"드라마 촬영이라고했지...아미..."

자신보다 앞으로 갔기에 함께 걸을 수 없는 동생. 그런 동생을 생각하며 마미는 쓸쓸한듯한 표정을 지었다.

"(짝) 오늘도 활기차게 가는거RAGU!"

잡념을 쫓으려는듯 양손으로 볼을 친다. 그리고 다시 평상시의 밝고 명량한 자신으로 돌아온다. 최근 마미의 아침은 이런식으로 시작하고있다. 달라지는 게 있다면 볼을 치는 횟수가 점점 늘어난다는 것 뿐...



"오늘의 방송은 중요한 방송이야. 잘 해내야한다."

"맏겨두라고! 마미,절대로 모두를 브라질에 보낼테니까!"

"어이, 마미. 참... 정말 잘 할수 있을까..."

황금시간대의 최고시청률을 자랑하는 프로그램 출연. 아직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마미에게 다신 없을 좋은 기회다. 비록 '후타미 아미의 언니' 라는 명목으로 출연하는 것이긴 하지만,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수 없다. 이게 모두의 생각이었다. 

방송은 대성공이었다. 세간은 아미의 동생 마미에 대해 주목하기 시작했고, 들어오는 일도 많아졌다. 류구코마치의 인기가, 아니 아미의 인기가 늘어날수록 마미에 대한 관심과 인기도 그에 비례하며 높아져갔다. 갑자기 늘어난 스케줄에도 마미는 지친 기색없이 일을 해나갔다.

조금만 더 하면, 조금만 더 노력하면 아미와 같은 위치에 설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며 마미는 다른 사람이 보기엔 가히 살인적이라고 할 수 있는 양의 스케줄을 소화해갔다.


"마미, 괜찮겠어? 조금 쉬어두는게..."

"괜찮다GU. 이정도로 마미는 쓰러지지 않는다GU!"

누가봐도 당장 쓰러질듯한 얼굴을 하고있음에도 말투만은 평상시와 다름이 없다. 정말로 괜찮은걸까. 그녀의 프로듀서는 걱정스러운 눈빛을 감추지 않고있다.

"그럼 오빠, 갔다올게!"

힘든 표정을 없애고 평상시와 다름없는 표정으로 스테이지에 나서는 마미. 

'아마 괜찮을거야. 이미 맡은 일을, 그것도 게다가 생방송으로 나가는 걸 바로 직전에 캔슬할수도 없는 일이고... 괜찮을거야..... 분명........' 

프로듀서는 자신을 합리화시키듯 마음속으로 '괜찮을거야'를 계속 반복하고 있었다.



"여긴....."

눈을 떴다. 하얀색 천장이 보인다. 

'어라, 난 분명 스테이지에 있었는데...'

이윽고 깨닫았다. 그날 스테이지에서 있었던 일을. 노래의 거의 절정부분에서 갑자기 힘이 쭉 빠져나갔다. 그리고 스텝이 엉켜 넘어지고...... 다음의 기억은 없다.

'우웅... 어쩌지...'

마미의 머릿속은 '혼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가득 찼다. 생방송 중의 사고다. 간단히 넘어갈만한 문제가 아니다.

"마미 들어갈게."

무심한 하늘이다. 어떻게 이런 타이밍에... 도깨비 중사의 잔소리콤보를 생각하며 마미는 눈을 질끈 감았다.

"마미, 괜찮아?"

예상과는 달리 상냥한 목소리이다.

"릿짱...그...방송은 어떻게 됬어...?"

"......하아......"

이제 다시 잔소리타임이 시작되겠구나. 마미는 속으로 각오를 다지고 있었다.

"아미가 마침 오프라서 어떻게든 커버했으니까. 걱정하지말고 편히 쉬어."

다행이다... 마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씁쓸했다. 자신이 아직 동생과 같은 위치에 서지 못했다는 씁쓸함이...

"이, 이제 다 낳았으니까 괜찮아! 자 다음 일은..."

"요 1주간 일은 다 취소해놨어."

"에?"

한시라도 빨리 일을 시작해야하는데 이게 무슨소리인가. 마미는 의아하다는 듯이 리츠코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지금 너에게 중요한건 일보단 휴식이야. 또, 활동방침도 수정하기도 해야하고..."

"하, 하지만..."

"어쨌든 이번 주는 일이 없으니까. 그렇게 알고 편히 쉬라고."

대략 정신이 멍해진다. 아미를 따라잡으려면 지금 당장 일을 해도 모자랄텐데, 7일을 허비하라니...

"그럼 난 이제 사무소로 가볼테니까. 아무 생각말고 푹 쉬어."

"아, 릿..."

다급한듯 리츠코를 불러본 마미였지만, 듣지 못한것인지, 못들은 척 한것인지 리츠코는 문을 닫고 나가버렸다.

"우우......."


집이다. 아무도 없다. 아미와 아빠 엄마 모두 일때문에 나가있다. 모두들 돌아가고 있는데 자신만 홀로 멈춰있는 기분이었다.

"......................"

열심히 일하던 사람이 갑자기 쉬게되면 뭘 해야할지 모르는, 그런 상황이었다.

"...인터넷이나 볼까..."

문득 떠오른 생각이었다. 그래. 인터넷에서 사람들의 반응을 보자. 그러면 아미와의 차이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마미는 인터넷에 들어갔다. 이윽고 검색창엔 "후타미 마미" 라는 글자가 쳐져있었다.

"응흣흥, 어떤걸 보면 좋을까."

그때 마미의 눈에 생방송 사고에 관한 기사가 들어왔다. 이번 사고는 아미 덕분에 넘길 수 있었으니까 차이를 분명히 알 수 있을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마미는 그 기사를 클릭했다.

"흐응... 역시 아미는 다르구나......"

기사를 다 읽은 마미는 그대로 쭉 스크롤을 내렸다. 사람들의 반응을 보기 위해서이다.


1 : 형들은 이번 사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2 : >1 뭐, 아미가 사고를 당했다고 해서 들어왔는데 마미였다.

  5 : >2 이자식은 마미 아미 구분을 못하는건가...

 3 : >1 알게뭐야. 중요한건 아미짜응이 왔다는거지.

 4 : >1 솔직히 사고 났을땐 어쩌나 했는데, 아미가 와서 더 좋았다.
  
  7 : >4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6 : 반응들이 다 왜이러냐. 진정한 마미팬은 나밖에 없는건가. ㅠㅠ

 8 : 6> 솔직히 아미랑 마미랑 둘다 좋아하는 사람은 있어도 마미만 좋아하는 사람은 없지않나?

  6 : 8> ㅇㅋ 넌 옥상으로 따라와라
   
   8 : 6> 가기전에 하나만 물어보자. 넌 아미랑 마미랑 둘이 동시에 대쉬해오면 누굴 선택할거냐?
  
    6 : 8> ...........죄송합니다.


..........................................충격이었다.


41 : 내 아는사람의 아는사람이 방송국 관계잔데, 마미를 쓰는 이유는 딱 하나라고 하더라. 가성비.
 
 46 : 41> 내가 대가리가 나빠서, 자세한 설명 부탁
 
  41 : 46> 그러니까, 아미를 쓰기엔 몸값이 너무 비싸니까, 대신 마미를 쓰는거지. 잡지같은데서 인기 연예인 비슷하게 생긴 애들 쓰는거랑 비슷한 이치.

   46 : 41> 쉽게말해 대용품이라는거네.
  
    41 : 46> 쉽게말하면 그렇지.


.....................................................................................................................................................

더이상 볼 수 없었다. 이 이상 보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을 벌일것만 같았다. 대용품... 아미의 대용품..... 이 한마디가 계속 머리에 맴돌았다. 머리가 새하얗게 되는 기분이었다. 

"...........싫어............................싫어...................................."


아미가 왔을땐 마미는 이불을 뒤집어쓴채 누워있었다.

"마미, 다녀왔↗어→"

마미의 심정변화를 알 리가 없는 아미가 언제나의 밝은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

"왜그래? 아직 어디 아픈데가 있는거야?"

점점 다가온다. 자랑스러운 동생이, 아니 같은 위치에 서고싶은 사람이, 아니 자신을 대용품으로 만든 사람이.....

".......지마."

"에?"

"오지마!!!!!!!!"

다가오는 아미를 필사적으로 밀쳐낸다. 아미는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 쳐진채 왜인지 모르지만 자신을 혐호하듯 보는 언니를 보고있었다.

"마미...왜그러는거야....."

"..............전부 아미탓이야..."

"엑?"

"아미만 없었으면, 류구에 들어가는건 나였을거고, 그럼 이렇게 대용품취급 당하지도 않았을텐데..."

"마미..."

"어째서 난 안됬던거야? 왜 내가 아니라 아미가 들어간거야? 왜 내가 대용품 취급을 받야아하는거냐고.!" 

"마미 일단 쉬자, 응? 자..."

"저리가!"

짝, 하는 소리가 났다. 아미의 얼굴이 돌아가있다. 볼에는 손자국이 나있다. 마미는 자신의 손을 쳐다보았다. 때렸다. 아미를. 내가. 어째서? 뭐하는거지? 나는? 

"........잇!"

"...앗, 마미!"

마미는 아미를 밀친채 도망쳤다. 그 끔찍한 사람들의 말로부터, 자신을 대용품으로 만든 아미로부터, 아미를 상처입힌 자신으로부터.....

"기다려, 마......."

마치 영화의 한장면같은 소리가 났다. 귀를 찢는듯한 브레이크 소리, 쾅 하고 뭔가 부딛치는 소리, 꺄악하는 여자의 비명소리와 구급차를 부르는 소리. 하지만 마미에겐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저 눈앞의 광경만을 망연자실한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류구는 활동을 잠정중단했다. 동시에, 마미역시도 활동을 중단했다.

"아미.....아미......."

마미는 계속 아미의 병실에 있었다. 눈에선 예전의 밝고 활기찬 기운이 사라졌다. 그저 썩은 동태같은 눈빛을 하고있었다.

"마미가 잘못했어...그러니까......그러니까......."

내 탓이다. 나때문에 아미가 이렇게됬다. 나때문에 아미의 류구코마치가 활동을 중단했다. 나때문에...... 이런 강박관념이 마미를 계속 조이고 있었다. 

살 가능성도 있지만, 평생 식물인간으로 살 가능성도 있다. 이게 자식에 대한 아버지의 진단이었다. 사고이후 두사람은 쉬지않고 일을 했다. 마치 일을 함으로써 현실에서 도망치려고 하듯이...


'하느님, 있다면 제발 아미를 살려줘요. 제발....... 제발..............'

마미는 매일같이 누군가에게 간절히 기도하고있었다. 무력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것밖에 없다는 듯이.

".........미"

"에?"

"마........미........"

"아, 아미!"

깨어났다! 드디어! 내 손을 잡아주었다!

".......모두는.............."

"응? 응! 지금가서 불러올게! 기다려야되!"

마미는 그대로 밖으로 뛰쳐나갔다. 이 기쁜 소식을 모두에게 전하기 위해서. 동생이 자신을 향해 손을 뻗고있는지도 모른채.............


그날은 비가왔다. 모두들 슬픔에 잠겨있었다. 단 한사람도 울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아니, 오직 한사람 무덤 근처에 털썩 쓰러져있던 한사람만이 눈물을 흘리지 않은채 멍하니 묘비를 보고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풍경이다. 근 한달만인가. 마미는 765라고 테이프로 대충 붙인 창문을 올려다보았다. 아직 밤중임에도 사무소엔 불빛이 켜져있었다. 

무서웠다. 당장이라도 누군가 자신을 책망할것같았다. 하지만 가야한다. 마미는 자신의 손에 있는 "은퇴" 라는 단어가 적힌 종이를 보며 마음을 다잡았다.

안을 슬적보니 류구코마치 맴버와 리츠코, 코토리, 사장, 프로듀서가 모두 모여있었다.

"...그러면 그렇게 된걸로....."

".........결국 이렇게 되는거였을까요..."

"어쩔수없죠. 아미의 빈자리는 상당히 크니까요..."

아미, 이 이름을 들은 마미는 더는 엿듣고만 있을 수가 없었다.

"지금 무슨 얘기 하는거야?"

모두들 놀란 표정이다.

"마미, 그러니까 이건........"

아즈사가 뭔가 말하려다가 주변의 눈치를 살핀다. 

........................................

긴 침묵이 흐른다.

"................해산이야."

무겁게 입을 뗀 이오리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에?"

"류구는 해산, 덧붙여 우리 두사람은 은퇴하기로 했어."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아미의 대용품이라는 말을 처음 봤을때랑 비슷한 느낌이었다.

"...어째서?"

"그러니까, 류구는 이제 "어째서!!!"

발악을 하듯 마미가 소리쳤다.

"어째서 류구가 해산해야하는거야?! 나쁜건 마민데 왜 류구가 해산해야하는거냐고!"

억지다. 말을 하면서도 그렇게 생각했다.

".........아미의 빈자리를 매꿀만한 사람은........없으니까. 그러니까 해산이야."

냉정한, 하지만 정확한 판단이다. 아미가 없는 류구는 더이상 있을 수 없다. 있어봐야 아미에 대한 향수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아미가 없으면 안된다. 아미가 없으면.....

".........그럼"

마미는 생각했다. 이 말을 꺼내면 다신 돌이킬 수 없을거라고. 이 이상 말하면 안된다고....

"마미가 류구에 들어가면 되는거잖아."

"그건 안돼."

프로듀서의 단호한 말이었다.

"마미는 마미로써 활동을 계속 이어나가야되."

"그치만......."

".....솔직히 말하자면, 마미로써는 지금이 가장 좋을 시기야."

"에?"

"여태까지 마미는 아미의 대역이라는 식으로 이미지로 활동해왔어. 아미가 없는 지금이 마미가 마미로써 어필할 수 있는 좋은..."

"필요없어!"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마치 여태까지 쌓아왔던걸 쏟아내듯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마미가 아미를 죽였어! 그러니까....... 그러니까........"

마미가 아미 역할을 해야해. 벅차오르는 눈물에 마미는 이 한마디를 잇지 못했다.



"좋아. 오늘을 여기까지."

이 말과 동시에 이오리와 아즈사가 주저않는다. 지난번의 실패에 따른 장시간 레슨에 지쳐버린 것이다.

"마미, 너도 그만 숴."

오직 한 명, 그때 실패의 주역인 마미만이 연습을 계속하고있다.

그날, 류구코마치는 해산하지 않고 마미를 맴버로 넣고 활동을 하기로 결정했다. 당당하게 한걸음을 내딛었지만, 세상은 냉정했다. 아미의 빈자리가 너무 느껴진다. 라는 지적이 곳곳에서 튀어나왔다.

"조금만 더 하고. 좀만 더하면 될것같아."

그때의 실패 이후, 마미는 완전히 바뀌었다. 가장 두드러진건 헤어스타일. 옆으로 땋은 포니테일에서 아미와 같은 머리로 바꾼 것이다. 그 이후 뭔가에 쫓기듯 아미를 닮아가려고 하였다. 아미처럼 되야한다. 아미처럼 되지 않으면 예전같은 완벽한 류구를 만들 수 없다. 아미처럼 되야한다. 아미처럼...

그렇게 마미는 점점 아미가 되어갔고, 류구의 그룹으로써의 완성도 역시 예전의 영광을 따라잡을만큼 상승했다.

그러나 그 앞에는 언제나 "처음 나왔을 때 보다는" 이라는 단서가 붙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아무리 쌍둥이라도,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아미와 마미는 다른 사람이다. 똑같아질 수는 없다. 마미는 그런 말들이 나올때마다 더욱 연습했다. 자신은 아미가 될 수 없다는걸 알면서도 말이다.


"정말 괜찮겠어?"

또 그때와 같은 상황이다. 척 보기에도 피로가 누적된 것처럼 보이는 마미와 걱정하는 프로듀서.

"역시 이번일은 그만두자. 중요한 일도 아니고... 쉬더라도 저쪽에서도 납득해줄거야."

"아니. 꼭 해야되. 다른 일은 다 쉬더라도 이 것만큼은 해야해."

이번 일은 류구의 첫 시작을 알렸던 방송이다. 여기서 성공한다면 아미에게 한발자국 더 다가설 수 있다.

"그럼 갔다올게."

저번처럼 박차고 나가려는 마미를 프로듀서는 놓치지 않았다. 저번의 실수를 반복 할 수 없다는 듯이.

"안돼. 오늘은 일은 더 없어. 내가 잘 말해둘테니 어서 가서 쉬어."

단호하게 말했다. 

"...알겠어."

예상외의 반응에 프로듀서는 당황했다. 분명 꼭 가야한다고 발버둥칠 줄 알았는데...

".....에잇!"

마미가 방향을 바꾼채 달려나갔다. 스테이지로. 예전에 아미가 섰던 곳으로 달려나갔다. 말릴 틈은 없었다. 프로듀서는 예상외의 반응에 놀라 상황의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오빠, 미안해. 이 일은 쉴 수가 없으니까."

한마디를 남긴채 그녀는 스테이지에 올랐다. 예전에 동생이 첫 발을 내딛었던 그 곳에...




마미는 눈을 떴다. 흰 천장이다. 그때와 똑같다. 또 실패한건가...... 아니, 아니다. 이번엔 실패하지 않았다. 제대로 기억에 남아있다. 스테이지에서의 그 감각이. 지금도 선명하다.

"아미....."

최고였다. 여태까지 중 최고의 무대였다. 류구의 절정기를 방불케하는 열기였다.

"드디어 왔어... 아미가 있는곳까지..."

그렇다. 다 따라잡은 것이다. 자신의 목표하고 있던 곳까지...

"아미, 봤다면 칭찬해줬을까나..."

마미는 그대로 일어났다. 거울 속 자신을 보았다. 아미가 있었다.

"아미... 이제 마미는 어디로 가면 좋은걸까..."

계속 앞만보고 달려왔다. 왜냐면 거기에 아미가 있었으니까. 아미가 거기에 멈춰있었으니까.

"마미도 이제 멈추면 되는걸까. 여기서....."

......................................................................................

"..................싫어."

마미는 뛰쳐나갔다. 어디로 가는지는 모른다. 그저 달릴 뿐이었다. 몸의 힘이 다 빠질때까지, 뛰고 뛰고 또 뛰었다.

"헉.....헉.........."

다리의 힘이 풀렸다. 더는 달릴 수 없다. 아니, 어쩌면 오고싶은 곳에 왔기때문에 멈춘건지도 모른다.

"....."

아미의 묘였다. 마미는 그대로 털썩 주저앉았다. 

"아미, 마미는 어떻게 하면 좋은거야......어떻게하면......"

"여깄었구나."

나지막한 소리였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즈사였다.

"병원으로 가는 도중 길을 잃어서말이지. 어쩃든 만나서 다행이야."

"......"

마미는 그저 아즈사의 얼굴을 뚤어지게 쳐다보고있을 뿐이었다.

"사실 마미에게 전해야하는 말이 있었거든."

불안한 예감이 몰려왔다. 설마.... 아닐거야. 그럴리 없어. 그럴리..........

"나, 은퇴하기로했어."

"에?"

예상외의 말에 상황파악이 잘 되질 않았다.

"그럼 류구코마치는..............."

"...응. 해채야."

눈물이 쏟아져나왔다.

"...어째서..."

"..."

"어째서야! 완벽했잖아! 마미, 이젠 완벽하게 아미가 될 수 있어! 여기까지 오려고 노력했다고! 그런데.... 어째서......"

"그것때문이야."

"에?"

당황스러웠다. 눈물은 계속 흘러나왔지만 닦을 생각조차 하지 못할정도로 당황스러웠다.

"아미는 계속 신경쓰고있었어. 자신이 마미의 길을 가로막는건 아닌가 하고."

"그래서 말이지. 프로듀서에게 계속 따졌어. 어째서 마미에게 아미 대용같은 일만 시키냐고 말이야."

아미의 묘로 고개를 돌렸다. 눈물이 더욱 터져나왔다. 아미는 그렇게 날 생각해주고 있었는데.....난........... 난.........

"그래서 마미가 쓰러졌을때, 프로듀서와 담판을 지었어. 이젠 '아미의 언니 마미'가 아니라 '후타미 마미'로써의 매력을 내뿜을 수 있는 일을 맡기도록 말이야."

"비록 그 사건때문에 그렇게 되지는 못했지만...."

"그런데말이야, 그런 아미가 지금의 마미를 보고 기뻐할까?"

허망했다. 모든게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그럼.......마미는 어떻게하면되.........어떻게 하면 되는거냐고.........."

무언가에 호소하듯 마미가 말했다.

"...당연히, 아미가 진짜 바라던 걸 하면 되."

"아미가........바라던.....것...?"

"'아미의 언니 마미'가 아니라, 후타미 마미로써 살아가면 되. 그게 아마 아미가 바라던게 아닐까?"

나로써 살아간다... 아미가 아닌 나로써......"

"우..........우.................."

"마미?"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아즈사를 껴안은채 마미는 울부짖었다. 그때까지 격었던 아픔, 고통, 슬픔, 기쁨 모든 감정을 토해내듯 울었다. 그리고 그런 마미를 아즈사는 마치 어머니가 아이를 달래듯 어루만져주었다.

그날은 비가왔다. 먹구름이 해를 가린 비가 아닌, 찬란한 햇빛과 쏟아지는 비가 공존하는 여우비가 내렸다.




다음날, 류구코마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내용은 당연히 류구의 해채와 모든 맴버의 은퇴.

그리고 거기에 후타미 마미가 앉아있었다. 아미와 함께 있을때의 머리를 한 후타미 마미가.

아미의 길이 아닌 자신을 길을 보고 있는 후타미 마미가.




p.s. 어제오늘 이틀만에 쓴거라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을지 모릅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솔직히 제가 마미라는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제대로 마미마미한 글을 썼는지 
      모르겠네요. 개최자이신 마미미키님의 마음에 드셨을지 모르겠습니다.
      사족이지만, 원래 이 SS는 베드엔딩을 생각하고 짠거였으나 그렇게하기엔 마미가 너무 불쌍해서
      해피앤딩으로 바꿨습니다. 분량이 모자라면 베드엔딩도 Side Story 식으로 껴넣으려고 했는데
      써보니 18kb더군요. 아무튼 부족한 SS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미는 합법 아미는 불법 이거슨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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