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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소나기가 그쳤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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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22, 2014 03:02에 작성됨.

언제나 그런곳이지만 공항은 셀수없는 사람들의 파도로 붐볐다.

그러든 말든 나는 잔뜩 들떠서 이리저리 주변을 살펴보며 실실 웃었다만.

여기저기 한글로 된 안내판과 들리는 한국어가 내가 지금 한국에 있단걸 실감하게 했다.

왜 이런 소릴하냐고?

드디어 해외파병을 끝내고 전역이거든.

"전역이다아아아아아아아아!"

기쁨에 겨워 남따윈 신경안쓰고 크게 외처버렸다.


---


"다녀왔습니다아..."

가족들과 만나 조촐하게 전역 기념으로 먹고 마신 뒤,곧장 집으로 향했다.

안쓴지 2년이 다되어 먼지가 제법 쌓여있었지만 알게 뭐야. 귀찮아 죽겠는데.

"후아...근데 뭐하지..."

여러가지 의미로 뭘 해야될지 모르겠다.

그러고보면 아까도 엄마가 일자리 좀 찾아보랬지.

하긴,해외 파병이라 군바리치곤 돈 꽤나 받았어서 아직은 윤택하지만 그리 오래갈꺼 같진 않으니...

-당신의 하트에 니코니코-...

"여보세요? 아,엄마? 왜?"

누워서 그런 생각을 하며 뒹굴뒹굴 거리는 도중 엄마로부터 전화.

"응? 숙모네? 아아 기억하지. 호시이 나오랑 호시이 미키."

전화 너머에서 들려오는 주제는 뜻 밖에도 사촌동생들인 호시이 나오와 호시이 미키의 이야기였다.

호시이 나오와 호시이 미키.

만나본지 제법 오래됬지만 꽤나 친하게 지내던 아이들이였다.

"요즘은 못 만난지 꽤 됬지만 말이지...에? 미키가 아이돌? 그것도 일본서 네임드? 이야아...나보다도 출세했네? 근데 그게 뭐?...미키를 담당하던 프로듀서가 죽어...?"


---


"나리타 공항인가..."

미키네 프로듀서가 죽었단 소식에 위로를 하러 일본에 오게됬다.

듣자하니 아무래도 미키에게 그 프로듀서의 죽음은 충격이 컸던듯 했다.

자세힌 모르겠지만 방에 틀어박혀 안나온지 벌써 한달째라며 걱정이라고 숙모가 전화를 해왔다 하니 말이다.

"그쯤 가면 나 같은게 가서 위로하는거 따위가 도움이 될거같진 않지만...뭐 없는것 보단 나을려나. 어렸을때 꽤나 나를 잘따랐으니."

"아,오빠. 오빠 맞지?"

"어라,나오?"

"응,나야. 호시이 나오."

"오랜만이다... 않좋은 시기에 만나기야 했다만."

"그렇네...미키는..."

"이야기 안해도 되. 어느정돈 아니까."

마중이라도 나온건지 공항을 나서자 마자 나오가 나를 반겼다.

동생 걱정 때문인지 안색이 많이 어두웠지만 애써 웃음을 지어보이는게 애처로워 보이기까지 했다.

아무래도 내 예상 보다 더 한듯했다.

"미키때문에 온거 맞지? 그럼 바로 미키네 집으로 가자. 개는 어릴때 오빠를 진짜 잘 따랐으니까 마냥 틀어박혀 있진 않을꺼야."

"미키네 집? 같이사는거 아니였어?"

"응? 아아,오해하진 말아줘. 혼자있고 싶다며 부모님이 전세로 내놓은 집을 차지한거니까."

"그럼 너희 부모님께 먼저 가봐야 되는거 아니야?"

"아,미안. 엄마랑 아빤 지금 미키때문에 걱정이셔서 괜히 미키 이야기 더 꺼내서 폐끼치고 싶지 않거든...그,알잖아. 이런일 나면 기자란 작자들이 벌때같이 달려드는거."

"그런건가...알았어. 아,택시 부르지마. 나 친구녀석한테 미리 차 한대 빌려놨으니까."


---


"..."

"숙모랑 삼촌은 어떠셔?"

"아까도 말했지만 두분 다 나보단 덜하시지만 다들 기자들때문에 지치셨어. 미키걱정도 한가득이시고..."

"그래...미안 괜한걸 물어봤다."

"괜찮아..."

뭐랄까,나오네 집에가는 길은 답답하다 못해 숨막혀 죽을것같은 무거운 공기로 가득했다.

"...대체 미키에게 그 프로듀서가 어떤 사람이였던거야?"

많이 어색한 상황이엿지만 용기를 내어 물어봤다.

사실 대등하게 비교할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자기 매니저라던가,근처 사람이 죽어 아이돌이나 연애인이 많이 슬퍼했단 뉴스는 많이 보았었다. 하지만 그들은 미키처럼 한달 가까이 활동을 중지하고 집에 틀어박혀있진 않았다. 그런경우는 보통...

"사랑했어...미키가 프로듀서를 말이야. 미키쪽이 일방적이였던듯 하지만."

"역시 그런건가..."

얼추 생각했던것과 비슷했다.

사랑하는 상대를 잃는다...그것도 차이거나 한것도 아니고 한쪽이 죽음으로서 영원히...

어린 미키가 겪기엔 크나큰 고통이였으리라.

솔직히 이쯤되면 내가 과연 도움이-

"도움이 안될꺼라 생각하지 오빠?"

"...어떻게 알아차렸어?"

"후훗,그 정돈 다 안다구...어릴적에 오빠랑 꽤나 어울려다녔으니까 말이야..."

"...그래."

"아무튼...요점만 말하자면 미키에겐 의지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의지할 사람?"

"응,의지할 사람."

"내가 알던 미키는 그런게 필요하던 아이는 아니였는데 말이지. 뭐든지 혼자서도 잘하는 게으른 천재. 그게 내 기억속 미키인데 말야."

"그 게으른걸 그 프로듀서가 바꾼거야...나도 깜짝놀랐어. 미키가 '허니를 위해서 반짝반짝하고 싶은거야!'라며 열심히 노력하다니...꿈인가 했지."

과연...들어보니 그 프로듀서가 미키에게 어떤 사람이였는지 짐작할수있었다.

천재. 하지만 게으름.
보석이나 금덩이지만 불순물 가득 섞인 물건. 그런 존재였던 미키를 바꿀정도로 대단한 남자였다면 분명 미키에게 매우 깊은 인상을 남겼을것이다. 그래서 미키가 사랑이란걸 처음으로 시작했을테고.

"그래서. 오빠를 부르자고 한거야."

"네 의견이였냐?"

"응,그랬다가 한국서 군대 갔다는 소식을 저번에 들었지. 하고 관두려는데 절묘하게 고모한테 전화가 오는거 있지? 오빠 전역했다고."

"하아,내가 그리 의지할만한 듬직한 남자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후훗...자신감을 가져 오빠. 어렸을땐 나랑 미키를 데리고 동네방네 탐험이라며 돌아다녔잖아. 그리고...미키도 오빠를 정말 좋아했고..."

"그게 날 부른 가장 큰 이유인가..."

"그렇지..."

"너한텐 미안하지만 너무나도 오랜 빛바랜 추억이야. 너도,나도,미키도... 모두 변했지. 좋게든 싫게든 간에 말야."

"어쩌면 그럴지도...아,다왔다. 저기야. 저 아파트 7층 702호. 조금 무책임하게 들리겠지만...미키를 잘 부탁해."

"너는 같이 안오는거냐?"

"난...미키가 그렇게 처참하게 망가진 모습을보기 두려워. 애초 프로듀서가 죽은후로 미키가 내겐 현관문도,마음의 문도 안열어주기도 하고..."

"...알았어."

그런 이유로 결국 난 혼자 미키가 산다는 아파트로 뚜벅뚜벅 걸어들어갔다.

안 그래도 기분이 우중충한데 차밖으로 나와보니 빗방울도 추적추적 떨어지고 있었다.

"젠장...분위기한번 죽여주네."


---


-띵

"7층...702호랬던가. 담배불은 꺼야겠지."

입에서 담배를 꺼내며 중얼거렸다.

이런것까지 굳이 혼자말을 할 필욘 없지만 어떻게 미키를 대해야 할지 두려워 계속 중얼거리게 됬다.

"호시이씨,제발 문 좀 열어줘..."

"음...?"

도착하고 보니 나보다 먼저 누군가 와서 울먹이며 문앞에 서있었다.

푸른빛이 도는 머리칼에 목소리가 좋은게 아무래도 미키의 소속사 동료인듯 했다.

"...호시이씨?"

"미키는 지금 사람을 만나고싶지 않은거야..."

"...알았어. 하지만 내일 다시 올테니까."

"..."

미키가 차갑게 거절한탓인지 그 아인 머리를 푹 숙이고선 아무 말 없이 내 옆을 지나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확실힌 모르겠지만 아마 수 없이 지금 이 상황을 반복했겠지.

"이젠 내 차례인가..."

그 아이가 가고 난 후,나도 미키의 집 앞에섰다.

막상 만나려고하니 뭐라 해야할지 몰라 먹먹했지만.

"뭐,이럴땐 일단은 부딪치고 보는거지."

곧바로 나는 초인종을 눌렀다.

-딩동

"..."

예상대로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그렇다면 미리 염두해둔대로 행동하면 되겠지.

"여어,미키. 나다 사촌오빠. 하야시라고 하면 기억나려나? 너랑 나오가 나 부를때 쓰던 별명. 문 좀 열어봐. 안에 있는거 다 알아."

"...하야시 오빠인거야?"

이윽고 미키의 대답이 들렸다.

"그래. 나야."

-끼익

"미안,미키는 지금 별로 만나고싶지 않은거야. 돌아가줄래?"

예상외로 미키는 문을-비록 체인을 걸어 잠근채로지만-열어주었다.

"...않좋은 일이 있었던건 알아. 그래서 널 도와주러 온거야."

미키의 행동을 보고 나는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어쩌면 미키의 집 안까지 들어갈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 아는거야?"

"응,자세히는 모르지만 얼추..."

"...미안. 미키는 더 이상 그 기억 꺼내긴 싫은거야."

"후우,그 기분 안다. 하지만 말이지..."

"오빠가 지금 미키의 기분을 알리 없어."

"...나도 얼마전에 너처럼 소중한 사람을 하나 잃었지."

"..."

"너처럼 사랑하는 상대였던건 아니야. 하지만 내 인생 최고의 친구였지."

"..."

"그 친구가 눈앞에서 사라질때...글쎄,난 아무것도 하지 못했어. 순식간이였거든. 그리곤 며칠동안 체감이 안되더군. 그 녀석이 죽었단게 말이야. 네 프로듀서가 죽을때 너는 어땠는진...아니,미안하다. 물어보지 않는게 훨씬 낫겠지."

"허울좋은 위로는 필요없는거야..."

"후우,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어...하지만 미키,네가 이렇게 지내지 않았으면 해. 내가 알던 미키로 돌아와줘. 항상 만사를 귀찮아 하고,어느샌가 소파에 누워서 자고 있고,그러면서도 뭐든 잘하던,유독 주먹밥을 좋아하던 아이...그 시절로 돌아와줘. 이 마음 만큼은 진심이야."

"미키도 아는거야...하지만 그 시절로 돌아갈순 없는거야."

"후우,오빠 부탁이여도 안되는거냐..."

"미안해,오빠. 그치만 미키...너무 힘든걸..."

"미안해할 필욘 없어. 그럼 오빠 가기 전에 부탁하나만 하마."

"무슨 부탁인거야?"

"...끔찍한 생각은 말아다오."

진심을 담아 당부했다.

"아핫,미키,아직 그런 생각은 한적 없는거야. 아직까지는...아직까진...아후...미키,자고싶어. 안녕히 가세요 인거야."

-끼이익...쿵.

"...젠장."

'실패다.' 라고 생각하며 근처 벽에 등을 기대고 한숨을 쉬었다.

"저번처럼 또 소중한 사람을 잃는건 싫단 말이다..."

문득 지나간 일에 대한 기억이 되살아나 울면서 중얼거렸다.

그때도 나는 '녀석'에게 아무런 도움이 못됬다.

"후우,그리고 눈뜨고 '녀석'을 잃었지..."

"저,저기..."

"음...?"

"아까 미키랑 대화하는 소리가 들리던데...혹시 미키랑 아는사이?"

그러는 와중에 엘리베이터 방향서 왠 여자아이가 와서는 내게 조심스럽게 질문을 해왔다.

한 미키 또래 쯤 되보이는 검은 머리칼에 포니테일을 한 퍽,예뻐보이는 아이였다.

보나마나 아까 그 아이 처럼 미키의 프로덕션 동료겠지.

"응,사촌 오빠인데...왜?"

"저,정말?! 그럼 아까! 아까 분명 미키가 문 열어준거 맞지?! 그렇지?!"

"이,이봐! 진정하라구!"

그 아이가 달려드는통에 정신없이 밀처내며 대답했다.

"우갸...미,미안하다구..."

"괜찮아. 그나저나 미키 친구인건가?"

"아,자신,미키랑 같은 유닛이라구."

"유닛?"

"프로젝트 페어리라고 제법 유명한데 모르는거야?"

"난 외국인이라 말이지."

"아아...아,아니,우갸! 지금 이런 대화를 나눌때가 아니라고!"

그 아인 갑자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중얼거렸다.

"아까 그거...미키..."

그러곤 이내 좀 더 무거운 목소리로 아까의 일에 대해 물어보는 것이였다.

"그래. 미키가 문 열어준일은 이번이 처음이라던가,뭐 그런건가."

"으응...자신,그 사건 이후로 처음 봤다구..."

"하아,그 정도로 심각한건가..."

"저기,미키에게 뭐라고 했길레 미키가 그렇게 순순히 열어준거야?"

"뭐,별건 없어. 단지 나도 널 이해한다라는 투의 격려뿐이였는데?"

"그런건가..."

대충 분위기를 보아하니 미키가 문을 열고 모습을 보인것은 미키의 프로듀서가 죽은 이후로 이번이 처음인듯 했다.

"있지...그러니까 그쪽은..."

"하야시."

"에?"

"하야시라고 불러라. 아까 말한대로 외국인이라 딱히 일본식 이름을 가지거나 한것도 아니고. 원래 내 이름은 일본어로 읽기엔 발음이 너무 복잡해서 말야."

"응,그러니까 하야시씨는 미키와 얼마나 가까운거야?"

"아까 말했다시피 그저 사촌 오빠일뿐이야. 만나본지 꽤 된...그러고보면 의뭉스럽긴 하구나. 왜 내게만 살짝이나마 마음의 문을 열었는가...딱히 내가 미키랑 긴밀하게 지낸것도 아닌데 말이지. 서로 소식 주고받은지 꽤나 지났거든."

"그런건가...자신,결국 아무런 힌트도 못찾았어..."

그렇게 말하면서 그 아인 고개를 푹 수구렸다.
애써 아닌척 하는듯 했지만 내겐 다 보였다.

그 아인 울고있었다.
아마도 친구에게 아무런 도움이 못됬단것에 죄책감을 느끼는거겠지.

"자신은...페어리의 리더고...똑같은 765의 동료인데...프로듀서가 죽은 후로...모두들...흑...! 자신은 이런거 싫다구...!"-뚝뚝

"..."

이거 내가 울린거일려나...

-토닥토닥

"우으...?"

"울지마."

차마 보고만 있을순 없어서 내 나름대로 위로해 주었다.

"걱정마. 내가 이런 말 할 자격이 있을지 모르겠지만...참고 견뎌내. 그러면 이 또한 지나갈테니...네가 말한 그 프로듀서가 너도 프로듀스 한거겠지? 그도 네가 이러고 있는걸 바라진 않을꺼라고."

"흑...고맙다구."

"후우...프로듀서인가..."

미키가 저렇게 틀어박혀 있는 이유도 프로듀서 때문이랬지.

나오말론 사랑했다던가...

"...좋아. 어떤 녀석인지 보자고. 어이,그럼 혹시 너 이제 프로덕션으로 돌아가는거냐?"

"그런데?"

"나도 가볼려고 말이지. 미키에게 그 프로듀서가 대체 어떤 사람이였는지 알아봐야겠어. 참,그러고보니 네 이름을 안물어봤군. 실례지만 이름이 뭐냐?"

"아아,자신의 이름은 가나하 히비키라구!"

그 아이,아니,가나하 히비키는 만난 뒤 처음으로 밝은 표정으로 내게 자신의 이름을 알려주었다.

어느새 비가 그친건지 계단 밖의 창문을 통해 그런 히비키의 뒤로 햇빛이 쬐였다.


---

우어어어어!

히비키히비키히비키이이이이! 히비키랑 연애하는 글 쓰고프다아아아아!

하고 시작했는데 뭔가 엇나간듯한 새 장편입니다(...) 본래 장편으로 쓸생각은 없었는데 계속 분량을 불리다보니 그런 모습이 되서 결국 작정하고 플롯 짜고선 장편으로 업로드 하게 됬네요.

P.S 주의! 이글은 장편입니다. 허나 다음편이 빨리 나오리라곤 보장 못합니다. 왜냐구요? 작가가 고3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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