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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미아밀로 다이어리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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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04, 2014 13:14에 작성됨.

- 아마 오랜만에 쓰는 것이라는데 아마 오리캐가 나오드랑께요! 마음에 안 들면 뒤로가기를 눌러보시라요!

- 아마 이 글은 21세기의 여러분들이 보기에는 반사회적인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니 주의랑게요!

 

*

달력을 몇 번이고 바라보고 바라보던 지난 날들

 

오늘만을 기다리며 기다렸어

 

급하면 넘어질까봐

 

"누나, 오늘은 일찍 집을 나서볼테니까! 그럼 이따 봐!"

 

"앗, 잠깐 쵸스케! 그래도 아침밥은 먹고 가야지! 얘!"

 

"그보다 저 노래부르는 이상한 누나 좀 어떻게 해 봐! 주거침입 아냐?"

 

"핫! 우와아아아앗! 미아언니가 여기는 왜!? 그보다 어째서 열창중!?"

 

오늘 쵸스케는 기분이 매우 들떠 있었다. 손꼽아 기다리는 '그 날'이 드디어 찾아왔기 때문이었다. 아 꿈에서도 기다리고 화장실에서도 기다리고 아기다리가 고기다리가 되도록 뜯고 맛보고 씹고 즐기며 기다려보던 그 날, 아 님이여 그 날이 왔습니다. 님이란 무엇입니까? 바로 미나세 이오리를 말하는 것입니다 여러부운!

 

설레는 마음이 반

 

두려움에 떨고 있는 마음이 반

 

좀처럼 달래지지가 않아

 

네 마음은 어떨까

 

"이 날을 위해서 자그만치 두 달 동안이나 심부름을 하면서 용돈을 모았어......미나세양의 영화 타입은 이미 알고 있다고! 이 영화표로......사랑을 열어보겠어! 후힛, 후힛후힛 어헣 어헣 으헣으헣"

 

"~♪"

 

"......저기, 어째서 따라오는 거야 누나?"

 

자신을 졸졸 따라다니며 노래를 부르는 기이한 누나(주 - 미아미아밀로 카푸와 움파)를 따돌리며 쵸스케는 손에 들린 두 장의 영화표를 자신의 허니에게 가져다주기 위해 전속력으로 뛰었다. 지금쯤이면 아마 이 길로 그녀가 등교길에 오르고 있을 것이다! 평소에는 신도의 차를 타고 다니는 그녀라도, 한 달에 이 날 만큼은 도보로 걸을 때가 있었다. 수 개월간의 무수한 스토킹 끝에 얻어낸 결실인 만큼, 쵸스케는 이 날을 극적인 반전이 될 날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아, 저기다!"

 

그리고 쵸스케는 예상대로 금방 이오리를 만날 수 있었다. 활짝 핀 미소와 아침햇살에 밝게 빛나는 저 이마를 보아라. 짜라투스라는 이렇게 말했다! 아마 그건 그녀의 이마가 너무나도 아름답다는 말이었겠지! 쵸스케라는 한낱 털북숭이 원시인이 그녀의 이마를 보고서 어엿한 인류로 진화하는 것이다. 그러한 느낌의 혁명적인 사랑을 쵸스케는 느끼고 있었다! 쵸스케는 각오한 얼굴로 이오리의 앞으로 뛰어들어와 가볍게 인사하며 작전에 돌입했다.

 

잘 지냈니 생일 축하해

 

오늘 안 바쁘면 혹시 괜찮으면

 

나랑 같이 영화보러 가줄래

 

"아, 미안 쵸스케. 나 말야, 이따 끝나고 유키호랑 미키랑 같이 세레브- 한 카페에 갈 약속이 있거든."

 

"Ah......"

 

"그럼 안녕- 학교에 늦기 전에 가봐야하거든-"

 

고백했는데

 

친구랑 약속있데

 

좌절하는 쵸스케는 문득 자신의 어깨에 손을 얹는 두 손길을 느끼고는 고개를 들어보았다. 한 명은 요즈음 똑같이 생긴 얼굴의 여자 아이돌이 인기라고 하던 아키즈키 료였고, 다른 한 명은......누구더라? 입에서 챠오니 뭐니를 궁시렁대고 있는 기이한 남자였다. 하지만 쵸스케는 그들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다. 누르는 힘이 굉장했기 때문이었다.

 

"솔로를 탈출하려 들다니 기개가 가상하구나!"

 

"뭐, 뭐야 너희들!? 이거 안 놔?"

 

"챠오!"

 

"악, 억, 으억! 때리지 마! 잠깐, 타임! 타이이이이임!"

 

 

그래 친구는 많을 수록 좋대

 

재밌게 놀아-

 

"엑 윽 엑엑윽익! 누나도 좀 노래만 부르지 말고 도와줘요!"

 

*

 

"그래......이제 알겠어."

 

쵸스케는 어제의 불미스러운 실패에 대하여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과연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어째서 그러한 굴욕을 맛봤어야 했나? 내 이유는 정확하고 내 의지는 강하다......그리고 내 총[데이터 말소됨]은 존나게 크고......아름답다! 그렇다. 진실은 바로 자신감이 지나치게 부족했던 탓이다! 쵸스케는 뒤집어쓴 이불을 꾹 쥐며 다짐하고 다시 다짐했다. 겨우 그 정도 저항에 부딪혀서 포기할 거였으면 처음부터 미나세 이오리를 사랑하지도 않았다!

 

이제야 알 것 같아

 

내가 너무 자신감이 없었나봐

 

"힉! 뭐, 뭐야! 어, 어어 어디서 들려오는 목소리야?"

 

너를 향한 내 의지가 부족했나봐

 

나 좀 더 다가갈거야

 

"우, 우와아아아아악! 처, 천장에 그 이상한 누나가 달라붙어 있어! 잠깐, 떠, 떨어지려고 하지 마! 가까히 오지 마! 어딜 만져, 어딜 만지냐고! 야메떼에에에에에에에엣!"

 

결국 피폐해진 심신을 이끌고 불굴의 의지로 하여금 모든 준비를 마친 쵸스케는 끈덕지게 문자로 이오리를 학교의 운동장으로 불러내는 데 성공했다. '내가 왜' '잘 시간이야' '야요이 사진 보면서 [데이터 말소됨] 하는 중이었는데!'와 같은 강렬한 저항의 답신을 받았지만 결단코 쵸스케는 포기하는 법이 없었다. 그리고 이오리가 툴툴대며 오는 와중에도 쵸스케는 만반의 준비를 모두 갖추고 있었다. 쵸스케는 운동장 중앙에 하트무늬로 촛불을 배치해 켜놓고, 분위기를 띄워줄 사람들도 잔뜩 모아둔 뒤, 그 안에 들어가 고백을 위한 말들을 웅얼거렸다.

 

오늘 하루 네 소원 하나 들어줄게

 

어떤 것이라도 좋아 괜찮아

 

말해도 돼

 

다 들어줄 수 있으니

 

"뭐, 뭐야! 여기까지 와서 방해하지 마 누나! 흠흠, 아무튼......저기 오고 있구나! 이오리양!"

 

"아- 정말. 여기까지 굳이 불러내고 있어......짜증나."

 

"이이이이이오리, 나, 나, 나는 네가-"

 

그토록 외워두었거늘, 쵸스케는 툴툴거리며 걸어들어오는 이오리의 새침떼기와 같은 얼굴을 보자마자 그대로 입술에 마비가 온듯 맘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을 느끼며 스스로를 한탄했다. 이제와서 이러기냐 내 주둥이야! 하지만 쵸스케의 시련은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털래털래 코앞까지 걸어들어온 이오리가 쪽지만 건네주고 홀연히 떠나버린 것이었다. 정말이지 여기 오기 싫었다는 티를 팍팍 내면서, 쵸스케는 멍하니 받아들은 쪽지의 내용을 읽었다. 그리고 거기엔 이렇게 쓰여져 있었다.

 

연락하지 말래

 

왜 그래 놀랐잖아

 

누가 들으면 

 

차인 줄 알겠어

 

얼빠진 표정으로 이오리가 떠나간 정문을 한참 바라보던 쵸스케는 돌연 상황의 뻘줌함에 저도 모르게 손발을 파닥거리며 애써 자신의 실패를 가리려 들었다. 그 기상망측한 댄스는 분명 효과가 있었지만- 쵸스케는 왠지 모르게 눈에서 자꾸 땀이 흐르는 것만 같아 고통스러웠다. '푸하하, 푸하하하' 하고 웃어제끼는 사람들이 하트로 배치한 촛불에 마음껏 흙을 뿌려대는 순간에도 쵸스케는 그저 눈물을 흘리며 의미불명의 춤을 출 뿐이었다. 그것을 조용히 바라보는 것은 오로지 자신을 따라다니며 괴상한 노래나 부르는 765 프로덕션의 신입 아이돌 가수 뿐. 쵸스케는 눈물로 흐릿한 하늘을 쳐다보며 이렇게 속으로 중얼거렸다

 

한 방 먹었네

 

*

 

네가 웃길래 나를 좋아하는 줄

 

굳게 믿고 있었는데

 

언젠가의 일이었다. 그날따라 배가 너무 아픈 나머지 화장실로 돌격했던 쵸스케가 시원하게 볼일을 마치고 나왔을 때, 문득 지나가던 이오리가 쵸스케를 쳐다보더니 배꼽이 떨어지도록 웃던 것이다. 쵸스케는 그 방울과도 같은 웃음소리가, 한 폭의 명화와도 같은 얼굴이, 그리고 그러한 천사와도 같은 존재가 자신 때문에 웃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행복했고, 또 사랑의 열정을 느끼게 되었던 것이다.

 

요즘 너무 외롭다며

 

남자친구랑 헤어졌다며-

 

게다가 그 당시 이오리는 야요이와 그 간의 우정(사랑)도 무색하게 어떤 사소한 일로 다투어 사이가 서먹해진 때였다. 그것을 잘 알고 있던 쵸스케는 그 날 이후로 이오리에게 정열적인 대쉬를 시작하게 된 것이었다. 그러나......

 

다시만난대

 

그것 참 잘된 일이구나 

 

쵸스케의 무리하고도 부담스러운 구애행위가 시발점이 되었던 것일까, 이오리는 다시 야요이와 화해하고 다시 뜨거운 야요이오리를 형성하게 되어버렸던 것이다. 쵸스케는 그러한 사실에 가슴이 찢어지는 듯 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안심을 느꼈다. 괜찮아, 다행이야, 이오리가 다시 행복해져서! 그렇지만 쵸스케의 눈에는 아직도 눈물이 흐른다.

 

내가 좀 도와준 거니까

 

너 나한테 빚진거다

 

쵸스케는 서럽게 우는 자신을 위로하는 료와 챠오군과 손에 손을 붙잡고 스스로르 위로했다. 쌓여가는 우정 속에서 그 힘은 배가 되고, 다시 또 제곱과 세제곱이 되어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저 멀리서 노래를 부르던 미아미아는 그들의 우정력이 9000 OVER 가 되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러나, 오 그러나, 쵸스케는 기쁘고도 슬펐다. 쵸스케가 외친다.

 

"고백했는데!"

 

평생 친구가 늘었다

 

알 수 없는 눈물이 난다

 

"세상에! 굉장해! 엄청난 회전운동으로 인하여 압축이 되어서 커-블랙홀이 되어가고 있어!"

 

미아미아는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며 스파크를 뿜어내기 시작하는 삼인조를 보며 경탄했다. 그 여파로 지진이 나 땅이 갈라지고, 하늘에서 번개가 치며 차와 사람들이 휩쓸려 날아가는 지경에 이르러서도 미아미아는 그 자리에 꼿꼿히 서서 그 사랑의 끝과 새 우정의 시작을 축복하고 있었다. 

 

물론 그 삼인방이 자신에게로 충돌하기 전 까지만.

 

"실로 대단한 우정력......어라. 어라어라어라- 어, 잠깐- 나에게 다가오면 안-"

 

우리 우정 변치말자

 

파이팅! 내 친구야

 

쑥대밭이 된 일대에서 유일하게 남은 삼인방은 저물어가는 저녁 노을을 후련한 표정으로 올려다 보았다. 아아, 오늘따라 노을이 참 밝고 크구나. 쵸스케는 생각했다. 그래, 사랑따윈 아무래도 좋아. 나에게는 이렇게나 든든한 친구들이 있는 걸! 이제 사랑 따위에 가슴아파하는 일 따윈 하지 않을 거야! 쵸스케는 자신의 둘도 없을 친우들과 울트라-슈바르트실트-그라비티 풀 하이 터치를 터트리며 돈독한 우정을 과시했다.

 

 

그리고 지구는 멸망했다.

 

*

 

"콜록 콜록, 그런데 말이야 누나. 왜 그렇게 자꾸 따라다녔던 거야?"


"아이시떼루-"

 

"올......"

 

*

 

이걸 쓰는데 생각따윈 하지 않았다.

 

아히헤히하헿 뿌잉뿌잉 뿡뿡이가 좋아요 왜 그냥그냥아마도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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