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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네와 타코야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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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26, 2014 02:41에 작성됨.

전에 썻던 '타카네의 소설'이 소재선정에서 실패하였던 것을 반성하고자

이번작은 소재 자체를 타카네와 타코야끼 하나로 해보았습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아이돌 마스터 2로부터 5년뒤가 배경입니다.

글쓸때 썻던 메모가 남아있어서 급히 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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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죠 타카네는 언제부터인가 타코야끼의 위에 올라간 고명으로 먹기전 그 맛을 상상해본다. 타코야끼에 올라간 고명이 많다면 그것은 본연의 부족한 맛을 숨기기 위함이라는 것이 그녀의 경험으로 부터 도출된 결론이었으며 크게 틀리지 않았다.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붕어빵은 물론 그 기본에 충실한 팥소가 들어가 있는 붕어빵이다. 슈크림이나 쵸코 혹은 커스터드 크림를 싫어함은 아니지만 가장 기본에 충실한 팥소의 단맛과도 같은 그녀의 마음을 편안히 해주는 그러한 붕어빵은 없는 것 이다. 그렇다면 타코야끼에 있어 기본에 충실하다는 것은 무엇일까? 속은 촉촉하고 겉은 바삭하게 구워진 타코야끼를 담아 소스를 엷게 바르고 마요네즈를 뿌려 그 위에 아오노리와 가쓰오부시를 올려 뜨거운 타코야끼 위에서 춤추게하여 약간 숨을 죽인뒤 꼬치를 하나 꼽아 내놓는다. 그것이 타코야끼 의 기본이며 가장 원형에 충실한 맛 이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 개중에는 반죽에 단맛이 나도록 설탕등을 섞은뒤에 속까지 완전히 익히는 것을 타카네는 한번 맛본적이 있다. 음식에 대해서 맛이 좋다면 관대하게 받아들이는 그녀지만 그것은 타코야끼도 무엇도 아닌 모독적인 음식이라고 그렇게 기억한다.
    그녀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전에 먹었던 하나의 타코야끼를 기억한다. 기억하지 못함에도 기억한다는 말에는 분명 커다란 모순이 있지만 그야말로 그녀의 기억에서는 잊혀졌음에도 기억속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가을 바람이 불기 시작할 무렵. 한차례 타카네는 오사카에서 한적한 곳에 있는 포장마차에 들른적이 있다. 술자리를 가지기에는 다소 이른 시간이어 사람은 적었지만 술을 곁들여 하루의 피로를 푸며 가볍게 요기를 하는 이들사이에 섞여서 그녀는 타코야끼와 시로스소를 한잔 주문한다. 주인은 곧 타코야끼를 접시에 담아 그녀의 앞에 내어 놓고 곧 옆에 술이담긴 잔을 그 옆에 함깨한다. 타카네의 앞에 놓인 타코야끼는 지금까지는 본적이 없는 독특한 모습 이었다. 그저 타코야끼에 소스만이 발라진 독특한 모습. 소스 외의 어떠한 고명도 올라가 있지 않다. 혹시 직접 뿌리는걸까 싶은 마음에 주변을 둘러보아도 모두들 마치 옷을 벗은듯한 타코야끼를 먹고있다. 그녀는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타코야끼에 꼽혀진 이쑤시게를 뽑아 반대쪽 끝의 하나에 다시 이쑤시게를 꼽는다. 살짝 들어올리자 타코야끼의 반죽이 이리저리 흔들리며 그녀의 손에 자신의 무게감을 전한다. 그것을 잠시 바라보며. 왼손을 타코야끼의 아래 받치며 옷을 지킨다. 그리고 조금, 이로 배어 입에 넣는다. 속은 완전히 익지 않으며 뜨겁다. 마치 푸딩과 같은 그 식감은 잘 구워진 타코야끼다. 남겨진 타코야끼를 다시 조금 배어문다. 겉이 바삭하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것을 묘사함에 있어 적절한 표현이었기 때문이지 실제로 바삭하다는 것은 아니다. 겉이 바삭하다는 것은 불조절이 실패되었거나 기름을 많이 발라 튀겨낸 것이라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이제서야 속이 적절히 식은 타코야끼를 입에 모두 넣는다. 커다란 문어조각이 씹히자 육즙이 사방으로 퍼지며 반죽과 소스와 조화로운 맛을 만들어낸다.
    타코야끼로 뜨거워진 입을 술로 식힌다. 오늘은 타코야끼가 먹고싶었기에 술은 맛과 향이 깊지 않은것을 주문하였다. 마치 차가운 물과도 같은 이 술은 큰 맛이 나지 않는 오늘의 타코야끼와 잘 어울린다. 다음것에 이쑤시게를 꼽고 이번에는 크게 반을 배어문다. 이번 한입에서 문어가 딸려나온다. 남은 반개를 입에 넣는다. 비록 문어는 없지만 야채가 어우러진 반죽이 맛있다. 다음것에 이쑤시게를 꼽는다. 다시 반을 입에 넣으려 하였으나 이번에는 조금 뜨겁다. 후 하고 조금 식힌뒤에 입에 넣는다. 그래도 뜨겁지만 이 이상 식어버리면 아무맛도 나지 않을 것만 같다. 남은 반개를 입에 넣는다. 소스의 맛과 반죽의 맛은 서로의 다르면서도 깊은 짠맛과 감질맛을 중화시켜줄 마요네즈가 없어 조금 강하다 싶다. 이상하다. 다음것에 이쑤시게를 꼽는다. 그리고 이번에도 반입 배어문다. 짜지 않다. 다시 조심히 맛을 보니 짜지 않다. 소스는 시판되는 소스같다. 그렇다면 짜지 않다는건 반죽이 짜지않은걸까. 남은 반을 입에 넣어본다. 짜지 않다. 이걸 왜 짜다고 생각한걸까? 타카네는 다음 것에 이쑤시게를 꼽아 다시 반개를 입에 넣는다. 이제는 처음만큼 뜨겁지가 않다. 이번에는 씹으면서 향을 느껴본다. 바다내음이 난다. 소스의 냄세가 나지만 그것마저 얇게 발려있어 본연의 바다내음을 잡아내지 못한다. 이것은 오사카의 냄세일까? 아니면 타코야끼의 냄세일까? 남은 반개를 입에 넣는다. 잔의 술로 다시 입을 식힌다. 다음 것을 집어 반을 먹는다. 그리고 남은 반개를. 아직 잘 모르겠다. 다음것을 다시 절반 입에 넣는다. 아오노리의 냄세가 나지 않는다. 지금까지 그녀는 그 냄세역시 바다내음이라고 생각했으나 아니었다. 그것은 타코야끼의 바다내음이 아닌 아오노리의 냄세를 발하고있던 것이다. 남은 반개를집어 넣는다. 마요네즈와 가쓰오 부시가 없는 그 맛이 조금 심심하다고 생각한다. 다음 것을 이쑤시게로 집어든다. 살짝 입술에 대어보고 뜨겁지 않음을 확인하며 이번에는 한개를 모두 입에 넣는다. 그리 뜨겁지는 않지만 크다. 입속에 가득퍼진 타코야끼를 씹기 힘들다. 하나가득 넣었음에도 강렬한 소스의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조금씩 조금씩 먹을때보다도 소스의 맛이 연약해진다. 반죽과 문어의 조각 그것이 어우러진 맛. 타코야끼의 맛 이란걸까? 다시 술을 한모금 목으로 넘긴다. 분명 자신은 향도 맛도 약한 술이라고 생각했지만, 어째서인가 지금은 그것이 강하게 느껴진다. 다음 것에 이쑤시게를 꼽아 입에 넣는다. 그리고 다음것을. 그리고 다음것을. 마지막 하나 남은것을 먹기전에 다시 술을 한모금 마신다. 그래도 많이 남았다. 한모금 다시 마신다. 술은 이제 한모금보다 약간 많이 남았다. 마지막 남은 타코야끼를 입에넣는다. 다음은 잔을 비운다.
    "잘먹었습니다."
    계산을 마치고 나온 시죠 타카네는 특별히 맛있거나 기억에 남지는 않을 오늘의 타코야끼를 생각해본다. 분명 자신은 금방 잊어버릴테지만 어딘가 자신의 기억속에 자신이 알지못하는곳에 남아있으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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