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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미와 동생

댓글: 2 / 조회: 1370 / 추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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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24, 2016 20:46에 작성됨.

한가롭고도 따뜻한 공기가 감도는 실내.

활짝 열린 거실의 채광창으로는 바깥의 찬바람은 잊은 듯이 따스한 햇살이 비쳐든다.

 

달캉 하고 문이 열리더니 부주의하게 신발을 벗어던지고는 달려오는 발소리가 들린다.

통.통.통.하고 달려온 발소리의 주인은 셔츠의 가슴께를 더운듯이 여러번 잡아당기며 부엌으로 달려가 냉장고를 연다.

 

...물통에 입 대고 마시지 좀 말지 그래.

 

..푸하,미,미안해.

 

하고 살짝 미소 짓는 긴 생머리에 부드러운 눈매의 여자,닛타 미나미다.

말을 건 것은 소파에 앉아 티비를 보고있는 미나미의 남동생.

 

추운 겨울바람에도 어찌된건지 머리칼과 이마에 땀방울을 달고있는 미나미는 소파에 앉은 동생의 옆자리에 등을 기대 편히 앉는다.

 

킷짱은 주말에도 티비만 보고 있던거야?

 

EPL 결승 재방송이야.봐야지.

 

따뜻하게 말을 걸어도 돌아오는 말투는 조금 쌀쌀 맞다.

남을 의미하기도 하는 미나미에 맞춘듯 북을 뜻하는 키타라고 지어진 이름 탓인지 항상 따뜻하고 친절한 누나와 달리

다소 쌀쌀 맞고 차갑게 보이는 동생이다.

 

...그러고보니 오늘 라크로스 결승이었지?

 

..응.

 

어땟어?

 

후흣 하고 웃고는 이겼어.라고 작게 말하는 미나미.

 

..우리 동생은 언제쯤 누나한테 이쁜 여자친구 소개시켜줄까?

 

흥,누나가 남자친구 생기는거보단 빠를걸.

 

조소를 담은 코웃음을 날리는 키타.

 

음..글쎄 그건..

 

후훗,하고 웃으며 뒷말에 여지를 남기는 듯한 미나미.

순간적으로 찌푸려졌으나 없애버린 미간의 주름은 눈치 채지 못한듯 하다.

 

아,킷짱.

어차피 오늘 집에 있을거면 외식이라도 할까?

우승기념으로,누나가 맛있는거 사줄게.

 

..흐응..그럴까..

준비 하고 나올게.

 

읏차,하고 일어나더니 귀찮은듯 뒷목을 긁으며 방으로 들어가버린다.

 

 

 

 

닫은 문에 등을 기댄 채 후우 하고 한숨을 내쉰다.

방안에는 방금 벗어놓은 듯 침대며 바닥에 던져진 외투와 바지,모자가 널브러져 있다.

 

..쳇,역시 보러 안갔어도 우승 했을거 아냐.

 

분명 결승 마무리 골을 넣는 미나미를 보자마자 뒤돌아서 버스를 타고 나왔는데도 5분 차이로 들어왔다.

이마에 달린 땀방울하며..설마 뒤풀이도 안하고 뛰어온건가..아슬아슬했네 하고 중얼거린다.

 

 

 

대충 널브러져 있던 옷을 그대로 입고 나오자 문 앞에는 벌써 준비를 마친 미나미가 기다리고있다.

 

..갈까?

 

아 잠깐만,킷짱 이거 두르자.

 

미나미의 목에 걸린 핑크색의 목도리는 끝이 길게,길게 남아 있다.

그 목도리의 끝을 동생의 목에 둘러주러 하자 정색하고 목을 뺀다.

 

아,뭐하는거야..

혼자 둘러.난 안추우니까.

 

그래도..

 

됐어.얼른 가자.배고프다고.

 

 

 

 

주머니에 손을 꼽은채 터벅터벅 걸어가는 키타의 발걸음은 넓고 빠르다.

그 걸음을 쫓아가려는듯 낮은 구두를 신고 타박타박 따라가는 미나미.

 

어느 순간 그 구두소리가 끊겼음에 살짝 뒤를 돌아보자 미나미가 쇼윈도 앞에서 무언가에 꽂힌듯 쳐다보고 있다.

 

..뭐하는데.

 

살짝 다가가며 말을 걸자 핫,하고 그제야 정신을 차린듯 돌아보는 미나미.

 

으,으응.가자.

 

돌아서며 쇼윈도 안을 슬쩍 들여다보자 굽이 낮고 수수하지만 아름다운 구두가 진열돼있다.

누나 취향이구만,하고 생각하며 걸어가기 시작한다.

 

 

 

 

 

 

'야야,좌측 막아!좌측!'

 

어,가고 있어.너야말로 버티고 있어.정리하고 갈테니까.

 

헤드폰을 쓴 채 컴퓨터 화면을 보며 바쁘게 마우스를 움직이는 키타.

 

'오케이!!이제 밀고나가자!이번에만 잘 밀어내면...!'

 

..아,시간이다.난 간다.

 

'뭐?!야 잠깐만!키타!'

 

열심히 해봐.

 

'야!!야 임마!!야...!'

 

 

 

시간이다.라는건 누나가 퇴근할 시간이다.라는 의미이다.

아이돌을 시작한 이후부터는 가끔씩 이상한 팬이 꼬이는 일이 있고는 해서(한번은 미나미의 팔을 붙잡고 들러붙은걸 쥐어팼다)

시간이 될 쯤마다 마중을 나가 기다리곤 한다.

..시간을 물어본 뒤 나간다면 바로 만날수 있겠지만 언제나 몰래 나가서 기다리거나 편의점을 들르는 척 하며 나간다.

 

젠장,귀찮게시리..하면서도 외투와 모자를 챙긴다.

 

 

 

 

후우..하고 숨을 내쉬자 하얀 입김이 얼어붙는다.

집으로 오는 골목길의 가로등 옆에서 벽에 기대어 기다린다.

주머니에 꼽은 손으로는 주머니 속에 있는 두개의 따뜻한 캔커피를 만지작거리며 추위를 달랜다.

 

기다린지 30분 쯤 지나자 골목 저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왔구만,하고 슬슬 우연히 만난척 들어갈려고 가로등 뒤에서 등을 때고 일어나려하다

하나가 아닌 그림자가 걸어옴을 눈치챈다.

 

조곤조곤 들리는 말소리와 가냘픈 체구가 가로등에 역광으로 비쳐보인다.어떻게 보아도 미나미다.

그리고 그 옆의,다부져보이는 체격에 미나미보다도 머리 하나 정도가 큰 그림자.

 

순간 이전의 일이 떠오르며 발끈하고 뛰쳐나가려다 분위기가 이상함에 가로등 뒤에 숨어있게된다.

 

 

 

아이 참,프로듀서도..

 

쿡쿡..하고 웃는 미나미.

 

와..정말이라니까?그때 리카가 주스를 든 채 부딫쳐서 옷이..

 

 

 

자박자박 걸어오며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듯이 보인다.

상당히 가까이 붙어오는 듯한 둘의 거리.

 

..그리고 둘이 가로등 불빛 아래로 들어오자,몇일 전 미나미가 자신의 목에 둘러주려 했던 핑크빛 목도리가 보인다.

자기보다 머리 하나는 키가 커보이는 남자의 목에 둘러진 채.

부드럽고,어색하고,딱딱하게 잡고있는 손과 수줍게 웃는 미나미의 얼굴까지 똑똑히 보인다.

 

 

 

 

깡,하는 금속성의 울림이 적막한 골목에 울려퍼진다.

 

응?

 

어?

 

밀회를 하던 현장을 걸리기라도 한듯 순식간에 손을 잡아빼곤 소리가 난 방향을 보는 둘.

그곳에는 데구르르..하며 굴러가는 커피 한캔만이 보일 뿐이다.

 

 

 

늦은 밤에 귀가한 미나미는 어두운 집안,화장만 대충 지우고 옷을 갈아입은 뒤 침대로 들어간다.

밀려오는 피곤함과 따뜻함에 끔벅끔벅 잠에 들 때 쯤,부스럭 거리는 기척을 느낀다.

침대를 삐걱삐걱 기어올라오더니 등을 맞댄 채 눕는 인기척.

 

응...킷짱..?

 

후으으...

 

대답 없이 그저 떨리는 신음과 같은 숨을 내뱉는 키타.

 

..내 방,보일러 고장났어.

오늘은 여기서 잘게.

 

확실히 동생의 몸은 차갑게 식어있다.

마치 한겨울,한참이라도 밖에 나가있던 사람처럼.

 

...누나.

 

.....으응....?

 

..아냐,자.

 

평소라면 동생의 이런 태도에 이상함을 눈치챌만큼 관심과 사랑을 기울이는 누나라도

피곤함에 반쯤 잠에 빠진 미나미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잠의 장막에 빠져든다.

 

 

 

 

 

다음날 아침,부엌에서 나는 맛있는 냄새에 발걸음이 이끌린다.

부엌에 가보자,오랜만이게도 앞치마를 두른 누나가 음식을 하고있다.

테이블 위에 놓인 도시락의 안에 정성이 가득해보이는 맛있어 보이는 반찬들이 들어차있다.

 

오랜만에 도시락인가,하고 생각하던 중.

테이블 위에 놓인 도시락이 세개임에 위화감을 눈치챈다.

 

..도시락이 왜 세개야?

 

아..응?

아..그게..

 

어깨를 떨며 놀라 프라이팬을 놀리던 손을 멈추는 미나미.

 

응..그게..누나 동료 중에..

요리를 엄청 못하는 사람이 있어서..

매일 밖에서 사먹거나..그나마도 시간이 없어서 빵을 먹거나..못먹거나...응...

 

그 말을 듣는 동안 번쩍하고 어젯밤의 이미지가 머릿속을 스친다.

찌푸려지는 미간을 감춘 채 흐응,하고 미적지근하게 반응한다.

 

 

 

 

학교의 점심시간은 언제나 왁자지껄하다.

 

야 키타,매점가자.

 

됐어.오늘 도시락이니까.

 

뭐?!설마...그..그 누님이 해주신 그....

 

어쩌라고.손 댈 생각하지마라.

 

 

책상을 삼삼오오 무리끼리 모여 앉기 시작한다.

각각 꺼개는 도시락,빵들을 들고 모여든다.

 

옆에서 그 게임 결국 졌잖아 하며 꿍해있는 친구의 말을 자르고

다른 친구가 말을 건다.

 

야야,키타.

저쪽 좀 봐라.

 

뭔데?하는 듯한 표정으로 도시락을 입에 밀어넣던 채 얼굴을 들어 가리킨 방향을 보자

책상을 모아앉은 한무리의 여학생들이 급히 고개를 돌려 저들끼리 수다를 떠는 척 한다.

 

야..너는 참...

저렇게 좋아 죽겠다는 애들이 많은데.

 

흥,관심 없어.

 

자주 있는 일이다.라고 생각한다.

누나와 닮아 깊은 눈동자와 선이 가냘퍼보이는 몸과 턱선.

약간 찌푸리고 날카로운 눈매만 아니라면 여자처럼 보이기까지 할 정도이다.

그것에 콤플렉스를 느껴 운동을 열심히 했던 키타는 어느새 주변에 항상 여자아이가 꼬여드는 상태이지만

관심이 없는지 어떤건지,굳이 여자친구를 만들지는 않는다.

 

 

 

 

하교를 하며 집에 돌아오는 길.

시끄럽게 수다를 떠는 친구들 사이에서 걸어가던 키타의 눈이 옆의 쇼윈도로 간다.

..이전에 누나와 함께 본 쇼윈도와 구두다.

 

..너희 먼저 가라.

 

어?

 

난 은행에 볼일이 있어서.간다.

 

뒤돌아서 손을 흔들어주곤 뛰어가버린다.

 

 

 

 

 

잔고의 0의 갯수가 순식간에 바닥까지 내려와버렸다.

젠장,이걸론 다음달 전철도 못타겠구만,하고 터덜터덜 걸어간다.

 

옆구리에 대충 낀 채 걷는 흰색의 종이상자 안에는 고이 포장된 구두가 담겨있다.

미나미가 굳이 쇼윈도 앞에서 넋을 놓고 있었다.라는게 마음에 걸렸었다.

문제는 이걸 언제 주냐..라고 고민한다.

 

결국 적당한 핑계를 찾지 못해 책장 아래 깊숙히 넣어둔 채로 방치했다.

언젠가 좋은 핑곗거리가 생각나겠지 하며..

 

 

 

 

 

...핑곗거리는 결국 찾아내지 못했다.

찾아낼 필요조차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한참 늦잠을 자고 풀린 눈을 문지르며 방에서 나오자

미나미가 현관 앞에 앉아 구두를 신고있다.

 

..출근이야?

 

응,오늘은 미팅이랑 스케쥴 조정이 있어서.

 

요즘 들어 미나미는 한껏 기분이 좋아보인다.

항상 밝고 부드러운 미나미이기에 눈치 챌 사람이 많을지 몰라도,키타는 느끼고 있다.

 

 

돌아서서 화장실을 가려던 찰나,뭔가 위화감에 뒤돌아보자 현관을 나가는 누나의 발끝에 걸린 구두에 시선이 걸린다.

 

 

 

방에 뛰어든다.

거칠게 문을 열고,몇일인지 몇주인지,처박아둔지 얼마나 된지도 모를 물건을 찾는다.

책을 거칠게 빼고,서랍을 덜컥덜컥 열고,그러자 결국 찾아냈다.

 

흰색의 종이상자.

안에 든 굽이 낮으며,수수하고,아름다운 구두까지.

그대로 있다.

 

그럼 누나가 신고 있던건...

 

책상 위의 상자를 소리를 지르며 주먹으로 쳐내버린다.

구두는 벽에 맞아 굴러 포장지 사이로 그 자태의 일부를 보인다.

 

누나가 그 물건을 직접 샀으리라곤,결코 생각할수 없다.

어떻게 생각해도,그 구두는....

 

 

천장을 보고 침대에 눕는다.

양손을 얼굴에 덮고,한숨을,긴 한숨을 쉰다.

 

나더러...뭘 어쩌라고....

 

그 날은,누나의 마중을 나가지 않았다.

 

 

 

 

 

 

학교에서 고백을 받았다.

당연히 이따금 있는 일이다.

그리고 당연히,언제라도 거절했던 일이다.

 

..저...대..대답은?

 

키가 작다.

올려다보면서도 내 턱끝에도 머리가 닿지 않는다.

 

머리칼이 길고 부드럽다.

웨이브진 머리칼이 어깨를 타고 흐른다.

 

유순해보이는 눈매와 맑은 눈동자가 보인다.

 

다소 화려해보이는 악세서리와 화장 아래에 있는 희고,창백하다시피 깨끗한 피부가 느껴진다.

 

이 애..누나랑 닮았을지도..그런 생각을 하며 문득 정신을 차리니 그 애의 뺨에 손을 대 만지고 있었다.

 

 

앗..저..처..처음부터..그..

 

뒷걸음질 치며 손에서 한발자국 벗어난다.

 

....좋아,난.

 

...어..?

 

..사귀자고.

고백,받아들인다고.

 

화악 하고 그 애의 표정이 밝아지는게 눈에 보인다.

 

..그리고..너,머리 웨이브 넣은것 보다 생머리가 더 예쁠것 같아.

 

..응!

 

 

뒤돌아서서 자리를 뜨자 등 뒤로 바짝 따라붙어 떠든다.

이제 뭐라고 부르지?키타군?킷짱?헤헤..하며.

팔짱을 낀다.누나가 팔짱을 끼려할 때마다 팔을 빼 언젠가부터 다가오지 않던 자리에.다른 여자랑.

 

 

 

 

 

주말,여자친구와 카페에 앉아 있다.

휘적휘적,맞은 편의 여자친구는 아이스커피의 빨대를 휘젓다 눈이 마주치면 장난기 넘치게 웃으며 빨대를 입에 물고 예쁜척을 한다거나 애교를 부리고,

난 그저 내 자리의 핫초코를 마시다 그런 여자친구의 이마에 딱밤을 놓아버린다.

 

이젠 어찌어찌,그 고백으로부터 한달이 지났다.

새로운 여자친구라는 존재에 누나의 존재는 한켠에,억지로 밀어내다 시피하고

처음해보는 연애는 평탄한 듯,아닌듯 유지되고 여자친구라는 존재는 좋은듯 귀찮은듯..

 

..나!킷짱 집에 가보고 싶어!

 

..아니 역시 성가시다는 느낌이다.

 

..안돼.

 

왜~?!

 

가족들도 있을수 있고,방정리도 안돼있고.

 

괜찮아!아,혹시 내가 방을 뒤지다 뭐라도 나올까봐....

 

초롱초롱 눈을 빛내면서도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띈다.

흥흥후..하고 흘리는 웃음소리에 괜시리 짜증이 난다.

 

나오긴 뭐가 나와.그래 좋아.

가자고 집에.

 

와아..!아싸!!

 

그게 그렇게 좋냐?

 

..그야 킷짱은 아무것도 안보여주잖아.

학교에서도 내가 먼저 말 걸고,하교도 찾으러 안가면 벌써 운동장을 저만치 가고 있거나...

 

..미안.

 

괜시리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러고보니 남자친구 랍시고 챙겨준건 얼마 없었던 것 같다.

오히려 내 취향이랍시고 이것저것 강요하기만 했다.

 

처음 만났을 땐 웨이브진 머리와 진한 화장에 화려한 악세사리로 다소 갸루라던 느낌의 아이를

웨이브를 생머리로,화장도 악세사리도 옷도 바꾸게만 했다.

집 정도 보여줘도 전혀 수지가 맞질 않는다.

 

..응,그럼 갈까.

 

지금 바로?

 

어,얼른 가자.

 

 

 

 

 

비닐봉투에 바리바리 담은 물건들을 담고 집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넌 우리 집에 먹을거 하나 없을줄 아냐.

 

에..그야 처음 가보는 남자친구의 집인걸?

뭔가 내가 부엌에서 요리를 해준다니..로망이랄까!

 

말하고서도 부끄러운지 팔짱 낀 나의 팔에 얼굴을 묻고 마구 부빈다.

참내,싶다가도 가벼운 미소가 걸린다.

여자친구라는 것도,나쁘지 않다.

옆구리에 붙은 온기가 기분 좋게 스며든다.

 

 

달캉,하고 문을 열고 들어간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당연히 안계실 시각이다.

누나라면..아마 없겠지.

 

라고 생각했던게 오산이었다.

복도를 걸어가며 연신 와아~와아~하고 소리내며 쫑쫑 뛰어다니는 녀석을 보며

한소리 할까 하던 순간,방에서 나오던 누나와 마주쳤다.

 

엇.

 

아.

 

엣.

 

셋의 말소리가 순간적으로 곂친다.

하나는 누나가 있는 상황의 당혹.

하나는 낯선 여자아이가 동생과 함께 집에 있다는 의외.

하나는 그저..

내 옆으로 돌아와 등 뒤에 폭 달라붙는 그녀를 보면 나와 비슷하지 않을까.

 

아..저,안녕하세요.

 

먼저 고개를 꾸벅 숙이며 인사한건 누나였다.

 

아,안녕하세요.

 

그럼 이만.

 

누나는 그 말만 하더니 복도에 선 내 옆을 지나치는 순간 팔꿈치로 옆구리를 슬쩍 찌르며 후훗,하고 웃으며 현관을 나간다.

여자친구는 나가는 누나의 뒷모습을 한순간도 빼놓지 않고 눈에 담고 있었다.

 

무안함에 머리를 긁적이며 에이 젠장,누나가 있었나.하고 들으라는 듯 내뱉는다.

 

..이제 물건 풀어놓고 뭐라도 먹자.

나 배고파.밥 해주는게 로망이라며.

 

그런데..그녀에게선 반응이 없다.

내 팔에 꼭 붙어 한시도 떨어지지 않던 그녀의 팔짱이 스르륵 풀린다.

 

..저분이 너희 누나시지?

 

..어 맞아.

 

..닛타 미나미?

 

어.


무슨 일인지 전혀 이해할수 없는 나의 눈에는

그저 주먹을 꾹 쥔 채로 어깨를 떠는 그녀만이 보인다.


..왜,무슨 일인데.

말을 해줘야 알거아냐.


...무슨,일,이냐고...?

말을..해줘야 하는거니..?


목소리가 급격하게 떨리고 있다.

심상치 않다라고 느끼는 순간,그녀가 훽 돌아섰다.

 

이,이 반지..

 

손가락에서 반지를 뺀다.
평소에 화려하게 끼고다니던 반지를 나 때문에 수수한 은색 링으로 바꿨다.
손가락에서 빠진 반지는 탱그르르 하고 바닥을 구른다.

 

이..귀걸이,목걸이..

 

목에 걸린 목걸이를 쥐어뜯고,귀걸이를 빼낸다.

 

이..옷..!이 머리칼...!목도리..!모자..!

 

옷을,머리칼을,목도리를,모자를 쥐어 뜯는다.

 

전부..전부 뭐야?
비슷한 정도가,아니었잖아.
그냥 가족이니까,매일 보고사니까 편해서 나한테도 권한 정도가 아니잖아.
난..뭐니?

 

그 말에,눈치도 없고 딱딱하기만 한 나는.
그제서야 가슴에 못이 박힌듯 의미를 이해했다.

 

...잠깐만.
그건 다..

 

네 누나..대용품이니?

 

가슴에,두번째 못이 박혔다.

 

닛타 미나미,예쁘고..상냥하고..누구보다 여성스럽고..
그래,남자라면 누구나 좋아해..누구라도 사귀고 싶을거야..
근데,넌 가족이니까..그래서 대용품이라도 만든거니..?

 

말문이 막혔다.

 

..대답이라도 해.
그런거야?어?
그런거냐고..!

 

항상 장난기 많던 그녀의 눈엔 눈물이 잔뜩 어려있다.
닦아내도,훔쳐내도 그 자리엔 새로운 눈물이 차올랐다.
그리고 결국..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나쁜 새끼.

 

소매로 눈물을 북북 닦고는 그 자리에서 돌아서 그녀는 나가버렸다.

 

잡아야 하나,쫓아야 할까.

나는 멍해진 머리로,나 자신은 인식조차 못했던 문제에 대해 생각하며 현관으로 다가갔다.
누나에게서 벗어나겠다던 나는,내 무의식에 배신 당했고,여자친구를 배신했다.

 

그리고 현관에 다가서자 눈에 익은 구두가 들어왔다.
그건,누나가 쇼윈도에서 보았던,항상 신고다녔던.
..그리고 내가 여자친구에게 처음으로 했던 선물인 구두였다.

 

 

 

 

 

 

학교는 마치 시간을 되감은 것 같았다.
나로 인해 생머리로 바뀌었던 그녀의 머리는 어느새 웨이브가 들어가 곱슬거렸고,
화장도,엑세서리도 그 자리에 있었던 듯 돌아왔고 그녀는 원래의 무리 틈에 끼어있었다.

 

..정말 시간을 감을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애초에 거절했다면 얼마나 좋을까..그런 생각이 들었다.

 

바뀐건 여느 때처럼 수근거리며 쳐다보던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한번씩 마주치던 냉랭한
눈동자 한쌍 밖에 없었다.

 

 

 

 

 

 

집에선 연일 맛있는 향이 피어올라 코를 찔렀다.
항상 세개인 도시락에 대해,난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더 이상은 마중도 나가지 않았고,마크로스 경기를 몰래 보러가는 일도,
한번씩 편의점에서 누나가 말했던 잡지를 훑어보는 일도 없었다.

 

난 아무런 내색조차 하지 않으며,도시락을 만드는 누나의 옆에서 갓 나온 닭튀김 한조각을
입에 밀어넣으며 핀잔을 부렸다.

 

킷짱.
..요즘 혹시 무슨 일 있어?

 

..없어.아무것도.

 

그래도..

 

신경 안써도 돼.

 

그래도 캇짱,요즘..

 

아,신경 쓰지 말라니까..!

 

나도 모르게 조금 언성을 높이며 자리를 빠져나왔다.
도시락 뚜껑을 거칠게 닫아 가방에 밀어넣어 나가려다

 

..나 갈게.

 

응..

 

한마디 던지고 나감에 누나의 눈길이 등 뒤에 박히는거 같아 고개를 돌리지 못했다.

 

 

 

 

 


최근의 저녁밥은,항상 혼자 뿐이다.
누나는 한번씩 전화를 걸어 오늘은 여기서 먹고갈거 같으니까 저녁 먼저 먹어.라는 말을 할 뿐이다.

남은 반찬에 밥 한술을 꾸역꾸역 밀어넣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한방울 떨어졌다.

가슴 속에 났던 금에서,박혔던 못에서 상처가 곪아 고름이 차오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어느 주말 아침.
주말이라고 누나가 한가하지는 않지만,적어도 요즘 늘 하던 아침 도시락은 싸지 않으니
비교적 여유롭게 아침식사를 할수 있는 날이다.

 

그런데 그 날도 누나는 도시락을 싸고있었다.

 

아,킷짱.
일어났어?

 

..어.

 

드르륵 하고 의자를 끌어 빼 식탁에 팔을 괴곤 누나의 뒷모습을 쳐다본다.
허둥지둥 대지만 즐거움이 서린 표정이다.
그 표정이,신경에 거슬렸다.

 

한창 바쁘게 움직이던 누나는 생각 났다는 듯 큰 접시에 반찬을 몇가지 담아서 식탁 앞에 내주고는
다시 도시락을 싸러 부엌으로 종종 걸음으로 돌아간다.

 

누나가 가져다 준 음식을 손으로 집어 먹는다.
갓 만들어 따뜻하고,솜씨를 십분 발휘해 정말 맛있다.
..하지만 이건 나를 위한 음식이 아니다.
그를 위한,그리고 거기서 남은 음식일 뿐이다.

 

누나가 오늘 싸고있는건 평소의 도시락이 아니라 부엌의 깊숙히 있던 3단 도시락이다.
..저건 예전에 우리 가족들끼리 놀러 나갔을 때,
누나와 같은 학교를 다니던 초등학교 시절에 함께 소풍에서 먹었던 녀석이다.


..또 그 동료야?

 

응.

 

밝게 미소 지으며 대답한다.

 

왜 그렇게 신경 써 주는데?

 

그야..그이는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거든.
항상 라면이나 끓여먹고 말이야.

 

쩌적,어디선가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린다.

 

너무할 지경이라 말이야..후훗.
정말 아무것도 못한다니까?
언제쯤인가 다 구겨진 양복을 입고 와선..
그렇게 덜렁대면서 어떻게 다른 아이들을 챙긴다고..

 

말 한마디 한마디에 금은 벌어지고 깨어진다.

 

언제는 한겨울에 입술이고 얼굴이고 손바닥이고 다 터선 말이지.
적어도 핸드크림 정도는 바르라고 챙겨주지 않으면은..

 

불평을 늘어놓으면서도 누나의 입가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그래서..그 사람한텐,내가 필요해.

 

마지막 한마디에 금이 가던 상처투성이의 가슴은 결국 깨졌다.

 

 

 

 

 

 

 

..나는?

 

..응?


가슴 속에 찼던 고름이,말이라는 형태를 가져 입 밖으로 나온다.

 

나는..?

 

킷짱?

 

목소리가 덜덜 떨리고있다.

 

나도,나도 필요한데..
그 사람한테만..!왜?!
나도 누나가 필요해..!

 

잠깐,킷짱.
지금..

 

그런 녀석이..!!
흡...!하아...하아...

 

숨이 거칠다.

 

난,난 이제..필요 없는거야?
항상 함께였는데..이젠 그 녀석이면 족한거야..?


누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고있지 않다.
그게 더 화가 나,가슴 속에 담겨 썩어문드러진 감정들이 계속 토해 나온다.

 

그 목도리...내 목에 감아주려던건..
길이라도 대볼려고 했던거야?그 사람에게 맞는지?
쇼윈도의 그 구두...그 구두는...!!

 

이가 바득바득 갈린다.
점점 심해지는 감정의 격류 한복판에,누나는 알지도 못할 이야기를 그저 쏟아내는 나를 보는
편린에 가까운 이성을 의식하면서도 멈추지 못한다.

 

항상 혼자..!!난 혼자였어...!!전화해서 그저...!
내가 어땠는데..!!그냥 난...!!


난...!!나는....!나도......
나도...

 

점점 목소리에 맥아리가 없어진다.
바람이 빠진 풍선처럼 쏟아낸 감정이 이젠 비어 허탈감만이 남는다.

 

누난..날 더는 보지 않잖아....


식탁 위에 팔을 괴 이마를 짚는다.
얼굴은 벌겋게 달아오르고 울기까지 했으니 엄청 우스운 몰골일테지.

 

 

 

 

 

미나미는 동생이 쏟아내는 감정의 격류를 그저 맞고 있었다.
그 격류에는 사랑도 있었지만,분노도,배신감도,고통도,고독도,미안함도 있었다고 느꼈다
알지 못할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지만,느낄수는 있었다.

 

미안해.

 

동생은 미나미 쪽을 돌아보지 않는다.
가늘게 어깨만 떨리고 있다.

미나미의 입술은 그 감정들을 모두 느끼고도 부드러운 미소를 띄을수 있었다.

 

난..우리 킷짱이..다 컸다고 생각했는데.

 

의자를 빼 동생의 옆에 앉는다.

 

어느새 누나보다 키도 커지고,힘도 세고.
이쁜 여자친구도 만들고..이젠 누나가 필요하지 않은줄 알았는데.

 

아무 대답도 없지만 말을 계속 이어나간다.

 

기억 나?
우리 초등학교 때.니가 초등학교 1학년 때이던가?
누나가 친구들이랑 놀고싶어서,엄마가 꼭 동생이랑 같이 오라고 했던거 어기고 그냥 갔다가..
저녁 때가 되서도 집에 안들어온 너 때문에 학교로 뛰어갔더니
그때까지 누나 기다리고 있었잖아.울던 눈물자국 그대로 남기고.

 

...언젯적 얘기야..

 

중학교 때 까지는 누나랑 목욕도 했었는데,그치?

 

중학교 1학년 때까지거든..

 

예전엔 누나 손 꼭 잡고 다녀서 귀찮았는데..
이젠 팔짱도 못 끼게 하고.

 

.....

 

..요지는 누나가,미안하다는 얘기야.
우리 동생은 아직 누나가 필요했었는데,그때랑 다를 바 없이 덩치만 커진걸 몰랐네.

 

장난기를 담아서 계속해서 말을 한다.

 

소개 시켜줄게,그 사람.
누나 회사의 프로듀서야.
이상한 사람도 아니고 엄청 좋은 사람이야.

...

눈물을 한번 쓱 훔치더니 평소의 날카로운 눈매의 동생이 돌아온다.
두 눈은 퉁퉁 부었지만.

 

거야..내가 보고 판단할 문제야.

 

후훗..그럼 동생.
전에 누나가 남자친구 생기는것 보다 여자친구 보여주는게 빠를거라 했지?
여자친구도 소개시켜 줘야해.

 

....어.
....사과부터 하고.

 

 

 

 

 

 

 

 

화창한 날씨의 주말 오후다.
겨울이 이젠 한풀 꺾였다는 듯 따뜻한 햇살이 비친다.
그리고 약속장소인 그곳에,언제나 주변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그녀가 저 멀리 보인다.

 

어~이!닛타양~!

 

손을 크게 휘적휘적 흔들며 뛰어간다.
그녀도 따뜻한 웃음으로 손을 흔들어준다.

그리고 거리가 50m 쯤 좁혀졌을 때,그녀의 옆에서 엄청나게 불온한.
닛타양과는 정반대로 주변을 얼려버릴 듯한,마치 북극의 사나운 늑대 같은 자가 있다.

 

뛰어가던 걸음이 반보씩,반보씩 줄어들고 그 자를 피하듯 슬금슬금 걸어 닛타양의 옆으로
걸어가 자리를 잡는다.

 

빨리 그 자의 주변을 벗어나고 싶어 그녀의 손을 붙잡고 자 가요.하는 순간 그 동토의 맹수 같은
사내가 옆으로 와서 어느 순간에라도 물어죽일 수 있을 듯이 노려보고 있다.

그 광경을 재밌게 보고있는 닛타 양이 입을 연다.

 

후훗,인사하세요.
제 동생인 닛타 키타에요.

 

엣..저 아..안녕하세요...

 

..누군가 했더니 이런 녀석이었어?
누군지도 모를 녀석한테 맡길수가 없어서 따라나온게 잘한 짓이었네.

 

그 말에 발끈해서 그래도 내가 연장자인데..까지 말이 나온 순간.

 

뭐?

 

아..아닙니다.아무것도..

 

후훗,그럼 가볼까요?


그녀가 내 손을 부드럽게 잡아주어 상처 받은 마음에 따뜻한 빛이 드는듯 했다.
동생이라는 그 자에게는 팔짱을 낀 게 아니었다면.

 

 

 

 

 

 

 

핸드폰을 붙잡은 채,몇번이고 침대 위를 뒹굴거린다.
사과 해야한다.그래서 미안.이라고 썼다가 아닌것 같아서 지워버린다.
미안해.도 아니다.역시 지워버린다.
이런 때에는 어떻게 말을 해야 하는지 전혀 모르겠다.

 

그렇게 수시간을 고민하다.띠롱 하는 알림음과 함께 문자가 왔다.
항상 만나던 영화관 앞에.지금 만났으면 해.

 

침대에서 박차듯 뛰어나온다.
생에 가장 빠른 속도인 듯하게 옷을 갈아입곤 간다!!하고선 문을 쾅 열고 뛰쳐나간다.
그리고 다시 뛰쳐들어온다.

 

얘,킷짱!왜 그래?

 

구두!구두 샀던거 구두!!

 

그리곤 잽싸게 다시 뛰쳐나간다.

 

 

 

항상 가던 영화관의 앞에,그녀는 있었다.
이전에 시간을 되감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면,이번엔 다시 풀었다고 해야할까.
그녀는 다시 생머리에,수수한 악세서리와 엷은 화장,그리고 옷차림으로 나타났다.

 

...왔어?

 

..어.

 

..가자.

 

무슨 말을 해야할진 모르겠고,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걷는다.
번화가의 붐비는 인파 사이를 헤집어 말 없이 걷기만 한다.

 

그러던 중 그녀가 액세서리를 파는 어느 가판대에 관심을 갖는다.

 

아..!이 귀걸이 예쁘다!예전부터 찾던..

 

하고 손을 뻗다가 멈칫 하더니 손을 옆으로 옮겨 은핀 귀걸이 하나를 집어들어 어색한 웃음을 짓는다.

 

..응,어때?

 

...예쁘네.

 

그치?
저기요.이거 하나 주세요.

 

하고 그녀가 계산하려던 찰나.

 

아니,그거 말고.

이거,예쁘네.

 

그녀가 처음에 집으려던 귀걸이를 집어올린다.

 

이걸로 계산해주세요.

 

 

계산을 마쳐 손바닥에 귀걸이를 들고 그녀에게 한걸음 다가선다.
그녀가 움찔하며 한걸음 물러서지만 개의치 않고 그녀의 머릿결을 넘겨 귀걸이를 달아준다.

 

..예쁘다.

 

...응.

 

..그리고 너,역시 웨이브가 잘 어울려.

 

그 말이 뭐가 웃긴지,풋 하고 웃는 소리가 들린다.

 

키킥..너..나더러 어쩌라는거야..키킥..이랬다가 저랬다가..

 

사실 맞는 말이긴 해서 멋쩍게 뒷머리를 긁는다.
그러다 그녀가 신은 낮은 구두에 눈이 들어와 선물 보따리를 푼다.

그 안에는...갸루,라기보단 펑크..하다 못해 록 하기까지 한 징이 잔뜩 박힌 검은 가죽구두가 있었다.
이거 괜찮나 싶을 정도로..누나의 동료가 사인까지 해서 골라줬다니까..

 

..이거..

..구두,새로 샀는데..
신어봐.

 

그녀는 조심스레 구두를 벗어 발을 집어넣는다.
그러던 중 푸훗,하고 웃음이 한번 더 터진다.

 

이..이게 뭐야~!

 

하고 크크크큭 하고 웃음을 주체 하지 못한다
나는 조금 서운해서 볼맨 소리로 답한다.

 

야,그거 나름대로 비쌋거든?나 다음달엔 전철은 커녕 사탕 하나 못사먹어!
그리고 그거 현역 인기아이돌이 고른거야.여기 친필 사인도 있다고.
보자..타다...타다 뭐시기래 여튼!

 

이건..!이건 아니잖아 그래도!크크큭..!!

 

아 시끄러!
안신을거면 내놔!

 

아~!줬다 뺏는건 안돼!
줘!신을테니까!

 

 

 

 

 

 

 

 

 

닛타 미나미의 신발장엔,두켤레의 구두가 있다.
굽은 낮고 수수하지만,너무 아름다운 두켤레의 같지만 다른 구두가.
그녀에게 이 두 구두는,분명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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