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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명함! 경찰을 부르는 나의 프로듀서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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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03, 2015 12:12에 작성됨.

"수고하셨습니다, 타카가키 씨. 멋진 라이브였습니다"

분장실로 돌아오면 그가 기다리고 있었다. 내 노래를 즐겁게 들어주던 그 사람들에 대한 죄책감이 그의 칭찬 한 마디에 씻겨나가는 듯한 기분에 쓴웃음이 지어진다. 정말로 이기적인 여자네, 나는...

"왜 그러십니까? 혹시, 라이브 도중 무슨 신체적 문제라도...?"

"아, 아뇨. 그런 건 아니에요. 그보다 프로듀서...저, 빛났었나요?"

당신이 봐도 눈을 돌릴 수 없을만큼, 한 눈에 반할만큼 빛났었나요? 당신이 만족할 수 있는 라이브였나요?

"네, 정말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눈이 부실만큼"

그는 곧 핸드폰 속에 담겨있는 사진을 보였다. 팬들보다는 나를 중심으로 찍힌 측면에서 찍은 사진. 지켜보고 있었구나

"정말로 좋은 미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요...? 저는 잘 모르겠는데..."

사진 찍을 때, 나, 미소 짓고 있었구나...팬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라도 제대로 웃지 못하고 있었을거라 생각했는데...이전에 모델 일 할 때의 직업병인가. 이제 그 일에 대한 미련은 없지만, 역시 한 번 몸에 들인 습관은 쉽게 버리지는 못 하는 모양이네

"저도 프로듀서 이전에 타카가키 카에데라는 아이돌의 팬이니, 당신의 첫 라이브를 본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함께, 톱 아이돌이 되기 위한 계단을 올라가죠"

"......"

아아...정말이지, 비겁한 남자. 본인이 자각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그런 자연스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갑자기 기습하듯 부끄러운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면 더 의식하게 되어버리잖아

"프로듀서는 참 나빠요"

"...예?"

"무뚝뚝하고, 말장난도 잘 이해 못 하고, 언제나 여심보다는 일에 우선인 벽창호면서...아무렇지도 않게 가장 듣고싶은 말을, 가슴 속에 울리는 말을 해버려요...그거 노리고 하는 거 아니죠? 그런 것, 그만두세요. 언젠가 찔릴지도 모른다구요?"

"아, 에, 예...그러겠습니다"

아마 이 남자는 내가 뭘 그만두라고 하는 것인지도 모르면서 그냥 분위기의 흐름 상 그렇게 대답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말한 거겠지. 이쯤되면 걱정되네, 이 사람. 본인이나 내가 모를 뿐이지, 이 사람에게 연심을 품고있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어. 그러니까, 오늘은 솔직한 진심을 들어볼까

"저기 프로듀서, 오늘, 함께 마시러 가지 않을래요?"

"하지만, 아이돌과 프로듀서가..."

"괜찮잖아요~ 이제 막 데뷔했는데, 누가 알겠어요? 제가 잘 아는 작은 술집이 있으니까 함께 가요"

"......알겠습니다"

이 사람, 밀어붙이기에도 은근히 약하구나...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앞으로 자주 이런 식으로 꼬드길까나~

 


"으으으으......"

얕봤다. 나도 나름 술 좋아하고 강하니까 괜찮을거라 생각했는데, 프로듀서가 나보다 더 술에 센 모양이다. 슬슬 시야가 흐릿흐릿해지고 멍한 느낌이 든다

'안 돼...정신차려야 해...이 상황에서는 무슨 말을 해버릴지 몰라'

"타카가키 씨. 괜찮으십니까?"

"별로요......"

이대로 확 기대버릴까? 어리광 부리면, 한숨을 내쉬면서도 받아줄 것 같은데

"저기요, 프로듀서..."

"예, 말씀하십시오"

"저, 둘 다 가져도 될까요...? 그런 욕심쟁이어도 괜찮을까요...?"

복잡한 마음, 술에 의지하니 스스로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들리지 않는다. 그저, 그저 가슴 속에 담아둔 이 말을 읊조릴 뿐

 


"......나, 당신 꽤 좋아해요? 오늘 내 무대를 보러와 준 사람들보다, 당신을 위해서, 당신이 칭찬해줬으면 해서, 당신이 웃어줬으면 해서 노래 불렀는데......"

"......"

타카가키 씨는 멍한 눈으로 어딜 보고있는지조차 모르는 듯 중얼거렸다. 술에 잔뜩 취한 모양이지만...그 때문인지 아이돌이 해서는 안 될 말이, 그 아이돌의 프로듀서가 들어서는 안 될 말이 흘러나온다

"싫어...나, 욕심쟁이야...당신도, 팬들도, 노래도, 아이돌도...다 놓치기 싫어...정말로 이기적이지?"

"......사람이라면, 욕심을 부리는게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헤, 헤헤헤...프로듀서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러면 괜찮은걸까나...이런 욕심쟁이여도 당신이 좋다면...나는 얼마든지..."

풀썩, 앞으로 쓰러지는 머리를 손으로 받쳐들었다. 하마터면 테이블에 머리를 박을 뻔 했다

"후......저는 오늘 아무것도 보지 않고, 듣지 못 했습니다"

이 일은 그 누구에게도 알려져서는 안 된다. 다음날, 그녀가 기억하지 못 한다면, 나 한 사람만의 비밀로 묻어가면 된다. 그래도...조금은 답변을 해주자면

"좋아하는지는 몰라도...당신이란 아이돌이 욕심쟁이가 된다 한들, 저는 당신을 싫어하지 않을겁니다. 저는...당신의 프로듀서니까요"

 

 

 

"아아......일 났다"

자기 방에서 일어난 나는, 지난밤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중간에 퓨즈가 끊겨 골아떨어지기는 했으나, 프로듀서에게 고백같은 말을 해버렸다. 그것도 술김에! 그냥 확 내뱉어버렸다! 그리고 자버렸다!

"......부끄러워. 다음에 만날 때에는 대체 어떤 얼굴을 해야 하는거지?"

그 사람도 나를 보면 어제의 기억을 떠올리고 얼굴을 붉힐까? 의식하고 부끄러워할까?

"그보다, 내가 여기 돌아온 걸 보면 프로듀서가 옮겨줬다는 건데......"

복장도 어제의 모습 그대로다. 즉, 그는 날 두고간 후 그냥 가버렸다는 것이다.....뭐랄까, 나도 나름 미인 소리 듣고 아이돌인데, 여자로서의 자존심이 상한다. 내게 그 정도로 매력이 없는걸까?

'아니, 그 사람이라면 아이돌과 프로듀서의 관계라면서 자기 쪽에서 물러나려고 하겠지'

공과 사는 철저하게 구분하는 사람이다. 어제의 대화도 못 들은 척 하고 그냥 넘겨버리겠지. 이해 못 하는 건 아니다. 나는 346의 첫번째 아이돌. 아이돌 부서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기념비적인 아이돌

그런 아이돌이 젊은 남자와, 그것도 프로듀서와 스캔들이 터진다면 회사의 입장에서나, 그의 입장에서나, 나의 입장에서나 안 좋은 일이 가득하겠지. 그 정도는 나도 염두에 두고 있다. 사랑에 미쳐 앞뒤 안가리고 달려들만큼 어린 나이도 아니니까

"그럼, 내가 아이돌이 아니게 된다면 나를 선택해줄까?"

노래 부르는 건 좋다. 춤 추는 것도 좋다. 앞으로의 활동도 기대된다. 그보다, 좀 더 함께 그와 일하고 싶다. 그러려면, 우선 톱 아이돌이 되는게 좋겠지. 유리구두가 어울리는 아름다운 성의, 모두가 좋아하는 공주님이 된 뒤에는 분명 12시를 알리는 종이 울리고 마법은 끝난다

그리고, 신데렐라는 호박마차를 타고 돌아가겠지

"응...좋아. 일단 톱 아이돌이 되보자. 그 뒤는 그 후에 생각하고"

자 그럼, 이제 나가 볼...아, 나 오늘은 오프지? 즉, 일할 게 없다는 거네?

"......"

그럼 그냥 사무실에 놀러가야지~

 

 

 

25세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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