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Fire Line - 19화 - 별에게 비는 소망

댓글: 2 / 조회: 1029 / 추천: 0


관련링크


본문 - 10-23, 2017 09:17에 작성됨.

경고등급 현 상태 유지

==============================================

11월 16일, 치요다구 수사본부, 닛타가 퇴원한지 하루가 지났고 재혁이 슈퍼GT 최종전 및 FIA F4 챔피언십을 지휘하고 온 지 얼마 안 된 날이다. 그리고 시마무라 우즈키가 합류하고 나서 3일째 되는 날이다. 물론 모테기에서 재혁이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나카타 코치가 종종 대신 지휘했지만 말이다.
“아직 범인은 안 잡히고 있죠?”
“네, 게다가 시나가와 이후에는 어떠한 문구도 없었습니다.”
미오의 말을 들은 모든 사람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상 원점회귀를 인정하는 수준이었다.
“원점회귀인가요?”
와쿠이 검사의 말을 들은 모든 사람들이 다시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지만 단 4명이 그 자리에 없었다. 이 중 2명은 장기 휴가였고, 2명은 뭐 하냐고? 언론 상대하고 있다.
“지금 뭐 어느 방송이나 신문이든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죠? 시마무라 주임님.”
“으, 팀장님. 그 주임이란 말은 빼주시면 안 돼요? 왠지 무겁다고요.”
“그럼 뭐라고 불러요.”
“그냥 시마무라씨라 불러주세요.”
시마무라 우즈키는 재혁에게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재혁은 그걸 영 탐탁해 하지 않았다.
“일단 시마무라씨라고 부르겠는데, 확실한 직급이 잡히면 그 직급에 맞춰 부를 겁니다. 저 인터뷰 한 적 있으시죠?”
우즈키는 그 말을 듣고 잠시 갸웃거리더니 고개를 저었다. 놀란 건 오히려 재혁이었다.
“엥? 인터뷰 한 적 없어요?”
“저 사회부 기자였어요. 아마 팀장님은 스포츠팀에서 했을걸요.”
우즈키의 말을 들은 재혁이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우즈키의 말이 맞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일단은 지금 언론 쪽에서는 아무런 이야기가 없었어요.”
“그나마 다행이네요. 닛타 검사님 관련해선 더욱 보안이 중요해졌거든요.”
“왜요?”
재혁은 우즈키의 눈을 보고 고민에 빠졌다. 이거 알려달라는 소리 맞는 건가 하면서 재혁은 회의 중인 수사관들에게 SOS를 쳤다. 그런 재혁의 급박한 표정을 본 유미가 잠시 양해를 구하고 재혁에게 다가갔다.
“무슨 일이세요.”
재혁은 유미를 급히 데리고 나갔다. 모두들 재혁의 행동에 놀란 눈치였고 우즈키는 이상하다는 반응이었다.
“무슨 일이신데 그러세요?”
“우즈키 양이 알려달라는 거 같아요.”
유미는 그의 말을 듣고는 역으로 물었다.
“닛타 검사님 상태를 알려달라는 건가요?”
“그렇지 않고서는 뭐겠어요.”
유미는 재혁의 말을 듣고 잠시 숨을 고른 뒤 재혁에게 말했다.
“팀장님, 시마무라씨가 말하는 것이 뭔지를 잘 확인하셔야 해요. 만약이 두 분이 대화하는 주제가 틀리게 되면 모든 게 잘못되거든요.”
“알고 있습니다.”
유미는 재혁을 설득한 후 우즈키를 불러서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 들어간 방은 자료실.

“아까 보니까 알려달라는 눈치였는데. 뭘 알려달라는 거였죠?”
재혁의 말을 들은 우즈키가 침을 삼키고 말했다.
“닛타 검사님 지금 상태요.”
유미와 재혁은 서로를 쳐다본 후 잠시 고민에 빠져있었다. 그런 상태로 5분쯤 지났을까? 밖에 나갔다 온 유미가 OK 사인을 보냈다.
“일단 퇴원한 상태이긴 한데, 영 좋진 않아요.”
“얼마나 안 좋은 거죠?”
재혁은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시마무라씨, 지금부터 제가 말하는 내용은 외부에 알려져서는 안 됩니다. 잘못하다간 수사본부가 외압을 맞을 수 있어요. 그 점 명심 부탁드립니다.”
“네. 시마무라 우즈키 열심히 들을게요.”
재혁은 그런 우즈키를 보고 고개를 끄덕인 후 입을 열었다.
“우즈키씨가 합류 첫날에 일찍 들어가셨잖아요.”
“네. 그랬었죠.”
“그 직후에 사실은 보고를 했는데, 좋지는 않아요.”
우즈키는 재혁의 말을 듣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재혁은 한숨을 다시 쉬었다.
“솔직히 말하면 내 수호천사가 있다면 난 닛타 검사가 다시 일어나게 해 달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 강하던 사람이 아이가 되어버렸어요. 그거 알아요?”
재혁의 말을 들은 우즈키와 유미는 얼어버렸다. 유미는 대충 이야기를 들었던 지라 큰 충격을 받지 않았지만 우즈키는 큰 충격을 받았다. 아이가 되다니 이게 무슨 말일까?
“일종의 PTSD겠지만 이 정도라면 큰 충격이에요. 나을 방법 없을까요?”
“그게 저도 잘…….”
세 남녀는 자료실 내에서 고민만 하고 있었다.

도쿄도 나카노구. 미나미네 집.
“미나미. 들려요.”
“응, 언니. 왜그래?”
아냐는 미나미가 자신보고 언니라 한 것에 놀란 상태였다. 재활을 위해 하루 2~3시간 정도 둘이 같이 나가긴 하지만 언제나 정상으로 돌아올지 모르는 일이었다. 그럴 때마다 아냐는 기도를 하고 있었다. 미나미가 낫게 해달라고, 그리고 자신이 미나미의 수호천사가 되게 해달라고. 완전히 믿는 것은 아니지만 그녀 역시 누구처럼 정교신자였기에,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이성이 욕정을 이기게 해달라고……
‘제발, 미나미…… 이겨줘요. 당신이 없으면 수사가 더 이상 안 된다고요.’
아냐는 아이가 되어버린 미나미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를 고민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미나미는 옷을 계속 벗으려고만 하고 있었다. 아냐는 일단은 미나미에게 왜 옷을 입어야 하는지를 다시 알려줘야 했다.

11월 17일 오후 2시, 아나스타샤는 미나미와 함께 길을 나섰다.
“언니, 어디로 가? 미나미, 버릴 거야?”
“안 버려요. 우리 별 보러 가는 거예요. 구경 안 갈래요?”
“별?”
“네. 미나미와 다시 하나씩 추억을 만들게요.”
“갈래. 미나미도 갈래!”
두 사람이 향한 곳은 카츠시카구에 있는 카츠시카구 향토와 천문 박물관(葛飾区郷土と天文の博物館). 플라네타리움과 천체망원경을 보기 위해 아나스타샤가 도쿄도 내의 천문대를 뒤져서 찾은 곳이다. 아나스타샤는 자신의 라다 승용차에 미나미를 태우고 박물관으로 이동했다. 잠시 후,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그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네, 혼다 경시님, 저 미야구치 순사입니다. 지금 아나스타샤 경부와 닛타 검사님이 차를 타고 이동해서 뒤따르고 있습니다.”
‘일단 너무 가까이 붙지 말고요. 어느 방면인가요?’
“카츠시카구 방면으로 가고 있는데요?”
‘카츠시카구? 거기에 뭐 있나요?’
“그쪽에 박물관 있잖습니까. 그 왜 천문대도 같이 있는.”
‘에? 천문대요? 잠깐, 카츠시카구에 천문대가 있는 박물관이 있었……. 아, 아나스타샤 경부 별 보는 게 취미였지. 그럼 너무 가까이 붙지 마세요. 닛타 검사님 울어요. 울어. 지금 몸도 안 좋은 사람인데 더 힘들게 하지 말고 간격을 유지해서 가세요.’
“알겠습니다.”
뒤따른 승용차는 스즈키제 키자시(スズキ․キザシ)였다. 경시청 내에 이런 차가 있었냐고? 실제 수사용으로 쓰니 독자 분들께서는 이상하게 여기지 말아 달라. 혼자 움직이는 것은 불편해 보이겠지만 만일을 위해서 통화할 장치를 챙기고 갔었던 미야구치였다.

40분쯤 달려 도착한 박물관, 아나스타샤의 에스코트(사실 에스코트라고 보기에는 애매하지만)를 받은 미나미는 박물관 안으로 들어갔다. 박물관 안에는 사람이 많이 없었지만 정신이 어려진 미나미의 손을 아냐는 계속 잡고 있었다.
“언니, 뭐 볼 거야?”
“Да. 미나미, 아까도 이야기 했잖아요. 별 본다고.”
“아, 그랬다. 언니가 아까 별 본다고 했잖아.”
“맞아요. 그래서 온 거에요. 일단 박물관 먼저 구경할까요?”
“응!”
두 사람은 박물관 안의 이곳저곳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누가 보면 자매 같았지만 그 안에는 아픔이 함께 있었다. 미야구치 순사도 멀찍이서 그 둘을 보고 있었다. 그 자신이야 별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원래 학자를 꿈꿨던 사람이라 그런지 박물관 직원으로 위장하고 가이드를 진행해줬지만 미나미는 그 앞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나중에 아나스타샤에게 한 소리 들었겠지만 그건 나중 문제일 것이다.

오후 6시, 재혁이 일찌감치 업무를 정리하고 주차장으로 걸어갔다. 퇴근을 하려고 걸어가는 것 같았지만 만일 그랬다면 차는 두고 갔을 것이다. 그럼 어디로 가는 것일까?
“팀장님, 어디 가세요?”
“아, 시마무라씨. 일단 아나스타샤 경부 좀 만나서 닛타 검사 상태 파악 좀 하려고요. 만일 없다면 장이나 보고 들어가죠 뭐.”
“혼자 가셔도 괜찮으세요?”
우즈키의 말을 들은 재혁은 웃으면서 대답했다.
“괜찮아요. 퇴근 안 해요? 차도 안타는 거 같은데.”
재혁의 말을 들은 우즈키의 얼굴이 빨개지면서 말이 빨라졌다.
“아, 아니에요. 저 차 있어요. 우와 팀장님, 저에 대해선 모르고!!”
“아, 있어요?”
‘우와, 시마무라 이 아가씨 이러니까 더럽게 귀엽네. 20대 중후반이라며, 이건 반칙이잖아.’
우즈키가 가리킨 쪽을 보니 한 대의 경차가 있었다. 서있던 차는 마쯔다 플레어(マツダ・フレア)였다.
“언제 산거에요?”
우즈키는 웃으면서 묻는 재혁의 질문에 목소리가 가늘어지면서 말했다.
“자…… 작년에요.”
재혁은 우즈키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한참 초보기자로 있으면서 차를 사기에는 경차급이 가장 어울릴 것이다. 게다가 우즈키와 이래저래 이야기를 해보니 세타가야에서 시부야의 방송센터까지 출근하려고 하다 보니 야근이나 당직일 경우에는 대중교통도 일찍 끊겨서 결국 차를 사야 했다고 한다.
“그럼 수고하시고, 내일 뵙겠습니다.”
“네, 들어가세요.”
재혁은 자신의 승용차에 올라 차 시동을 키고 사무실을 나왔다. 목적지는 예전에 받아둔 닛타 미나미 검사의 집이었지만, 정작 재혁은 허탕만 치고 나왔다. 왜냐고?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당연히 없겠지. 카츠시카에서 아직 안 돌아왔을테니까. 그날 저녁 8시경에 칸다 쪽의 한 마트에서 재혁을 본 사람이 있다고 하지만 넘어가자. 정장 입고 장 보는 거 이상하지 않은가? 나중에 재혁이 아나스타샤에게 물어보니 둘이서 별을 봤다고 말했다. 그 두 사람에게 별의 가호가 있기를.

===========================================

아..... 씁쓸한 것을 계속 삼키는 기분이네요. ㅠㅠ

 

0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