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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하야「나의 지잡대 생활과」 미키「허니의 결혼식!」-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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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08, 2018 11:09에 작성됨.


1.

사진학개론 II는 이번주의 마지막 수업이였다.

축제가 끝나면 바로 시험인지라 이번엔 제대로 들으려고 했었는데,

..꾸벅꾸벅 졸다가 눈 떠보니 이미 끝나 있었다. 


내가 앉은 강의실 맨 뒤편 구석탱이 자리 위로, 쓸데없이 찬란한 저녁 노을이 들어와 눈을 괴롭힌다. 

끝난지 한참 되서 강의실에는 나 혼자 뿐이다.

왜 친구들이 날 깨우지 않은거지?


아.. 난 친구가 없었지.. 


..큿!


수치스럽다.


가방을 대충 둘러매고 나간다. 과 사무소 주변에 선후배들이 이리저리 모여있다.

아마 월요일부터 시작되는 축제 때문이겠지.

그런데 하루카는 없었다. 통 안보인다. 하루카는 요즘 뭐하고 있을까?

사실은 이전에 문자랑 전화를 몇 통인가 보내봤지만, 없는 번호라고 떠버렸다.

학교를 자퇴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더 나은 미래를 향해 훌쩍 날아갔는지도 몰라.

..하루카라면 어디서든 잘 살겠지. 걘 태생이 인싸였으니까.

학과장이랑도 사귄다고 그러고.. 교수님들도 좋아하고.. 모두 좋아하잖아.


그에 비하면 나는..


동기들이 몇 명인가 보였지만, 어차피 친한 사이는 아니다. 사실은, 대학교 와서 친한 사이가 없다.

다들 대체로 인사하기 어려운 사이이므로, 이럴 때는 과감하게 반대편 계단으로 내려간다.

그때 왠 신입생 하나가 쪼르르 내 쪽으로 달려온다. 

오, 오지마!


「아, 치하야씨 반가워요! 오래간만이네요 헷. 아아! 이젠 선배라고 불러도 되죠?」


치하야 「저, 저기..그런데 누군지..」(당황)


「에에? 저 몰라요?」


「아이에요 아이. 에에? 진짜 모르는 거에요?」


아이 「히다카 아이!」


치하야 「..아..에에? 그..료씨랑 에리씨랑 붙어 다니던 그?!」(충격)


아이 「예예! (미소) 아이돌 생활 하다가 이렇게 다시 보니 색다르네요!

다른 분들도 다 잘 지내는거죠?」


치하야 「아..음..어..아마도?」(회피)


치하야 「그, 그나저나 료씨랑 에리씨는 어때?」


아이 「에리씨는 뭐.. 게임 스트리머인가 뭔가 하고 있다고 그러고 료씨는..치하야씨라면 당연히 아실꺼라 생각했는데 의외네요? 헤에..

그나저나 이렇게 보니까 진짜 예전 그대로시네요! 정말 하나도 안 변하셨어요..(힐끗) 그쪽도..」


..왜 가슴을 보는 것 같이 느껴지는 걸까?

그나저나, 토착 아싸인 내가 신입생이랑 떠드는게 신기했는지 주변 시선이 이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버, 버틸 수가 없다고 이런 관심은ㅡ!


치하야 「저기..아이씨, 내가 바쁜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께 그리고 환영해. 언젠가 밥 한번 사줄께. 연락해.」


아이 「저, 저기 치하야씨 부탁이 있는데ㅡ」


치하야 「수고해!」


나는 서둘러 자리에서 벗어났다.

..설마 여기에서 예전 사람을 또 보게 될 줄이야. 예전 아이돌이였을 적 사람들은 만날 때마다 거북하다.

특히 어중간하게 알고 다녔던 사람들의 경우엔 더더욱!

..그래도 눈치가 있다면 더 이상 귀찮게 하지 않겠지.

아니 아이씨라면 어쩌면 그럴지도..


그런데 료씨에 대해서라면 알고 있을줄 알았다는게 무슨 말이지..?


...


마침 저녁 시간이 다 되었으므로, 나는 학교 근처 타카네정에서 식사나 하자고 미키와 히비키에게 문자를 보냈다.

둘과 함께 간단한 소고기 샤브샤브로 저녁을 먹으면서 문득 오늘 있었던 일을 주제로 꺼냈다.

역시나, 다들 제법 놀란 눈치다.


히비키 「헤에? 그러면 아이도 이 대학교에 온거다조? 와..무슨 꿈 같은거야.」


미키 「뭐, 꿈이라면 악몽인거야, 아핫~ 아, 타카네 주먹밥 하나 부탁하는거야!」


히비키 「저기 미키..그나저나 주먹밥만 4개째라조..」


타카네 「후훗, 뭐 어떤가요. 다들, 아직 한창 먹을 때이지 않겠습니까, 히비키.」


미키 「맞는거야! 그리고 여자라고 적게 먹는건 가부장적 사회에서 규정한 프레임인거야! 

미키는 페미니즘이라 신경 안쓰는거야 아핫~」


히비키 「..뭐 그렇다 치고..그나저나 치하야, 그러면 아이는 치하야 후배인거야?」


치하야 「..아마도? ..그나저나 876 프로 사람들을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어. 제법 충격이야.」(홀짝)


미키 「어? 이상하네.. 그래도 료는 알고 있어야 하는거 아냐?」


치하야 「응? 그게 무슨..」


미키 「료, 미키 알기로는 치하야씨 학과 학회장인데?」


치하야「..응?」


미키 「와..치하야씨 좀 심각한거야. 학교 다니면서 자기 학과 학회장도 모르는거야?」


치하야 「..그, 그럴 수도 있는거 아냐? 나는 그..공, 공부만 했다고!」


미키, 히비키 「...」(황당)


치하야 「그, 그런 식으로 보지 말라고! 난 그래도 평균 C학점이라니까? 

다들 나보다 높아? 아니잖ㅡ」


히비키 「저기..자신은 +B다죠.」


치하야 「..히비키, 눈치가 있으면 그런 쓸데없는 이야기는 그만하자. 성적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잖아? 

성적만 믿고 살아갈 생각인거야 히비키는? 기껏해야 지잡대 성적일 뿐인데? 거~ 참 좋겠네 히비키는? (엄근진) 」


히비키 「그, 그건 아닌데 그래도ㅡ」


치하야 「그나저나 믿기질 않아. 도대체 이 학교에 왜 이렇게 자꾸 옛 인연이 끼어드는거지?  믿을 수 없어.」


히비키 (말돌리기..엄청나다조)


타카네 「후훗. 어쩌면 믿을 필요가 없는 것일런지도요? 사실은, 믿을게 못될지도.. 이미 답이 나온건지도요.」(미소)


히비키 「..타카네는 또 이상한 이야기나 한다조.」


얇게 썬 고기를 오물거리며 생각한다. 와..소문이 사실이라면..그 여장 남자였던 변태 X끼랑 하루카랑 사귄다는거 아냐?

료와 하루카라니..상상이 안 간다. 믿기질 않아.

그저 아니길 바랄 뿐이다. 솔직히 하루카가 너무 아깝잖아.


치하야 「하루카..」(침울)



2.

축제 전 마지막 주말이다. 월요일부터 축제인데 미키를 데리고 축제서 뭘 해야될지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이다.

ㅡ뭐, 그래도 오늘은 휴일이니까..

전기 방석을 세로로 눕힌 다음, 몸을 새우 자세로 굽히고 가만히 드러눕는다. 

이것은 이렇게 추운 날에 가난한 자취생으로써 몸에 익힌 가장 최적의 자세이다.

나중에 배고프면 편의점에 가서 이번에 새로 나온 컵라면을 먹어볼 생각이다.


그리고는 다시 와서 자야지. 하루종일 잘 생각에 벌써부터 신난다.

사진학개론 과제도 해X 리포트에서 100원에 사서 대충 뒷글자만 바꾼 다음에 다 복붙해놓았다. 

어차피 지잡대 교수 따위는 그런걸 자세하게 검토하지 않겠지. 

오늘은 푹 쉬고, 내일은 2ch 개드립을 집중적으로 복습하자.


ㅡもっと遠くへ泳いでみたい~♬


치하야 「..미키 전화네?」(심드렁)


왠지..받고 싶지 않은데.


치하야 「응..미키, 왠일로 전화한거야?」


미키 「..저기 치하야씨. 내일 혹시 시간 있는거야?」


폰 너머로 들리는 미키의 음성은 이상하게 축 가라앉아 있었다. 안 좋은 일이라도 있는건가? 괜시리 걱정된다.

..라고는 해도 휴일이잖아? 그리고, 엄연히 내 알바는 아니라고?


치하야 「응. 과제가 좀 많이 밀려서..」 (거짓말)


미키 「알겠는거야 치하야씨. 내일 아침에 나랑 같이 도쿄 오타구 쪽으로 올라가자.

히비키도 같이 가기로 했어.」


치하야 「어이 저기, 나 일이 많다고 방금 말했는ㅡ」


미키 「고마워 치하야씨. (훌쩍) 치하야씨랑 히비키가 최고인거야!」


...아..


시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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