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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노트 제 10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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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06, 2016 00:23에 작성됨.

스즈키씨의 제안에 나는 며칠 동안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를 어쩌나... 센카와씨에게 상담을 신청해볼까? 하지만, 분위기가 굉장히 어색해질 것 같다. 이 프로덕션을 나가냐 마냐의 문제인데, 이곳의 주인격인 그녀에게 물어보면 굉장히 상황이 이상해질 것 같다.

"오빠...?"

 치에리는 나의 얼굴을 유심히 봤다. 으응? 치에리. 왜...?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어?

 "아니... 무언가 고민이 많은 얼굴이라서... 무슨 고민있어?"

 치에리는 근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나를 봤다. 아, 표정 관리가 또 안 됐나... 나는 애써 웃었다. 뭐... 그냥 일 때문이지 뭐. 우리 치에리에게 일 물어다주는 것이 내 일이니까.

 "그... 그래? 히힛... 언제나 고마워. 오빠. 그래도 너무 무리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치에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 치에리 착하네? 나는 실실 웃으면서 치에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안녕하세요! 아키라씨."

 미나미가 사무소에 들어왔다. 미나미? 너 내일이면 돌아가는데 준비 안 해?

 "아키라씨는 미나미가 가길 바라는 거에요...?"

 미나미는 울적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 건 아니고 어디까지나 '대타'니까 말이야.

 "흐응... 싫다면 싫다고 하시지. 돌려서 말한다니까! 치에리 안녕!"

 미나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 안녕하세요. 닛타씨."

 "너무 딱딱한 걸? 치에리. '미나미 언니'라고 불러봐. 어차피 여기에서 안 보더라도 언젠가는 볼 것 같은데."

 미나미는 치에리를 똑바로 쳐다봤다.

 "그... 그..."

 치에리는 우물쭈물 했다. 미나미는 계속 그녀의 대답을 기다렸다. 흐음... 나는 치에리의 정수리에 손을 얹었다. 치에리...? 미나미는 나쁜 친구가 아니야. 그러니까 그렇게 우물쭈물해 할 필요없어. 치에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미... 미나미 언니."

 치에리는 떨린 목소리로 말했다. 미나미는 작은 비명을 지르면서 그녀를 안았다.

 "꺄! 귀여워! 잘 부탁해! 치에리!"

 "네... 네!"

 미나미는 치에리의 대답을 듣고 그녀를 놓아주었다. 그리고 내 앞으로 다가왔다. 미나미는 내게 고개를 숙였다.

 "그 동안 절 담당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미나미는 예의를 갖추어서 내게 말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도 그녀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 모자란 프로듀서에게 프로듀스받아서 고생 많으셨습니다. 나와 미나미 사이에 잠시 정적이 흘렀다. 큭!

 "풋!"

 나와 미나미는 박장대소했다. 그게 뭐야!? 갑자기!

 "아키라씨야말로 뭐에요! 그게!"

 나와 미나미는 그 상태로 20초 동안은 더 웃었다. 하아... 그래 미나미. 잘 가고 돌아가서도 열심히 해라. 나는 자리에 앉으면서 말했다.

 "가끔은 놀러와도 되겠죠?"

 미나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보기엔 허락하지 않아도 올 것 같은데...?

 "어머...? 어떻게 아셨담...?"

 미나미는 손으로 자신의 입을 가리면서 말했다. 네 표정에서 다 드러나거든요!? 아무튼, 불쑥불쑥 나타나지말고 올 때, 연락정도는 해라. 내가 밖에 나가있을 때 와버리면 네가 기다려야 하니까.

 "저를 그렇게까지 생각하다니! 정말이지. 아키라씨도 참..."

 미나미는 말 끝을 흐리면서 '서프라이즈'를 언급했다. 서프라이즈는 안 됩니다. 나는 단호하게 미나미의 말을 짤랐다.

 "칫. 알았어요. 아무튼...! 전 돌아가볼게요! 치에리 안녕!"

 미나미는 그대로 사무소에서 나간다. 후, 일단 담당 아이돌이 한명 줄었군. 물론, 센카와씨의 예고에 의하면 금방 붙겠지만 말이지.

 "오빠."

 치에리는 나를 불렀다. 응? 왜 그래?

 "치에리도 언젠가는 오빠랑 헤어지겠지...?"

 치에리는 쓸쓸한 표정을 지었다. 응... 아마도... 대타니까 말이야.

 "오빠가 내 담당 프로듀서였으면 좋겠다..."

 어...? 나는 멍하게 치에리를 봤다.

 "오빠가 내 담당 프로듀서였으면 좋겠다구."

 치에리의 표정은 슬퍼보였다. 스즈키씨의 제안이 떠올랐다. 설마... 그래도 정보가 부족하니까. 가만히 있어보자. 나는 치에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치에리. 그런 말은 함부로 하면 안 돼. 너희 프로듀서가 많이 슬퍼할거야.

 "그치만... 아빠랑은 맨날 보는 걸...?"

 응? 아빠...? 치에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이야기 좀 자세히 해줄래...? 치에리는 자신과 프로듀서의 관계에 대해서 말해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치에리의 프로듀서는 그녀의 아버지란다. 있어보자. 치에리에게 동생들도 있다던데... 그 양반은 몇 살!? 보기보다 젊든데!? 그러고 보니까... 나는 스즈키씨의 명함을 꺼내봤다. 오가타 스즈키입니까...?

 "하지만, 오빠는 대타끝나면 더는 못 보니까..."

 이거 참... 세상은 넓고 다양한 사람들이 많다고는 하나 자기 딸을 아이돌로 키우고 프로듀스하는 작자는 처음 본다. 나는 머리를 긁적였다. 치에리...?

 "응...?"

 치에리는 왜 아이돌이 됐어? 치에리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아이돌이 됐어?

 "아이돌은 내 꿈이니까...!"

 치에리의 대답에 힘이 느껴졌다. 혹시 아버지는 네가 아이돌이 되겠다고 했을 때 어떠셨니? 좋아하셨니? 치에리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아니... 반대하셨어."

 아... 그래? 그 반대 속에서 어떻게 아이돌이 된거야?

 "아빠가 프로듀서니까. 다른 프로듀서에게 안 맡기고 자신이 프로듀스 하겠다는 조건으로 아이돌이 되었어."

 스즈키씨는 아이돌의 세계는 매우 험난한 것을 아니까. 자신의 딸이 아이돌이 되는 것을 막고 싶었겠지. 하지만, 자식을 이기는 부모가 없다고... 아이돌 되는 것까진 승인했으나... 자신이라는 울타리 안에 딸을 넣어둔 거군. 아무래도 스즈키씨는 딸바보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그게 왜...?"

 치에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응? 아 그냥 궁금했어! 나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그러면 오빠는 왜 프로듀서가 된거야?"

 음...? 오빠? 글쎄다... 내가 왜 프로듀서가 됐을까? 나는 허공을 보면서 생각했다. 분명... 현재 미나미의 프로듀서인 대학 선배가 끌어들여서 된 건데 말이지.

 "그러면 오빠의 꿈은...?"

 치에리는 의자를 끌고와서 앉았다. 어... 오빠의 꿈? 프로듀서가 되기 이전에는 없었는데 지금은 내가 담당하는 아이돌을 최고로 만드는게 꿈이랄까?

 "응...? 그건 오빠의 꿈이라기 보다는 아이돌들의 목표같은 거 아니야?"

 뭐... 아이돌들이 최고가 되면 나도 프로듀서로써의 평가가 높아지니까. 그리고 내가 담당한 애들이 잘했으면 좋겠거든. 내가 자식을 키워보지는 않았지만... 부모라면 그런 느낌으로 자식을 키우지 않을까 싶어.

 "헤에 그렇구나. 치에리! 오빠의 꿈을 위해 열심히 할게!"

 치에리는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이야! 치에리는 착하네! 나는 치에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히힛..."

 치에리는 나와 담소를 나누다가 레슨받으러 나갔다. 나는 그녀가 나가고 좀 있다가 그녀의 아버지이자 프로듀서인 스즈키씨에게 전화했다.

 "음... 아키라군인가? 그 제안에 대해서는 가...?"

 안녕하세요. 스즈키씨. 결정하기에 앞서서 질문드릴게 있습니다.

 "그래. 해보게나."

 혹시 스즈키씨께서 치에리의 아버지십니까...?

 "음...? 자네가 그 사실을 어떻게 알고있는 거지?"

 그야... 치에리에게 들었거든요.

 "흐음... 그런가? 이거 참... 자네가 우리 프로덕션에 온 다음에 알려줄 계획이였는데... 뭐, 이미 말해버렸다니. 별 수 없군..."

 아, 그리고 치에리가 혹시 어떤 말을 하지 않았나요...? 예를 들어서, 야마모토씨가 내 프로듀서였으면 좋겠다. 라든가...?

 "어라...? 자네. 귀신인가? 어떻게 알고있는 거지?"

 그야... 치에리의 입에서 나온 말이거든요. 혹시 이번 스카우트 제안... 그 말 때문에 나온 것이 아닌가 해서요.

 "으음... 딸녀석이 집에서 항상 자네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었지. 하지만 꼭 그 이유만은 아니라네. 자네의 평판이 아주 좋아. 다른 프로덕션들도 자네를 노리고 있지."

 에엑...? 그럴리가요... 전 아직 치에리까지해서 아이돌 3명정도 밖에 맡아본 적이 없는데요. 그리고 치에리랑 다른 1명은 대타식으로 받았고요...

 "그 3명들을 정말로 잘 키우지 않았는가? 특히 무카이 타쿠미말일세..."

아, 타쿠미... 인기가 하늘을 찌를 줄은 몰랐지만요. 안티팬들도 팬으로 끌어가는 그 매력 덕인 것 같아요. 제가 한 것은 크게 없지만요.

 "아니지. 자네가 타쿠미양을 잘 관리했기 때문에 그런 거라네. 자네가 없었다면 그녀는 그 자리에 있지 못했겠지. 아이돌 본인도 중요하지만 그 아이돌을 성장시키는 몫은 프로듀서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네."

 과찬이십니다. 나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치에리를 자네에게 보낸 것은 테스트를 해보기 위함이였네. 자, 이제 모든 궁금증이 풀렸으리라 생각하는데... 자네는 선택했는가?"

 드디어 때가 온 것인가...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거대한 프로덕션에 간다면 나의 봉급도 많아지겠지. 그건 좋아. 하지만... 나는 사무소를 둘러봤다. 이곳에 온지 얼마 안 됐지만 정이 들대로 들어버렸고, 내가 가버리면 타쿠미는 혼자 남게 된다.

 '배신자!'

 분명 내가 이 프로덕션을 떠나면 따라와서 외치리라. 타쿠미를 버릴 순 없다. 내가 어떻게 키웠는데... 그리고 내가 이 프로덕션에서 일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다름아니라... 출근길이 매우 가까워! 도보로 10분이면 직장이야! 얼마나 좋은가! 반면에 XX프로덕션은 우리 집에서 굉장히 먼 곳에 위치해서 주변에 자취방 잡아야한다. 귀찮잖아 그거... 내 집이 있는데 말이야. 물론, 부모님이 마련해주신 거지만...

 결론을 말하자면, 나의 대답은 No다. 나는 어색하게 웃었다. 죄송해요. 그 제안은 못 받아들일 것 같습니다.

 "흐음...? 그런가? 그거 아쉽군. 혹시 이유라도 말해줄 수 있나?"

 스즈키씨의 목소리에는 한치의 흔들림이 없었다. 뭐, 당연한 거다. 나는 초짜니까. 나는 길게 호흡하고 말했다. 저는 제가 다니고 있는 프로덕션이 좋습니다. 그리고 제가 떠나면 타쿠미는 혼자가 되어버리고요. 그렇게 되면 그녀석은 아무것도 못하거든요. 그래서 전 이 프로덕션을 떠날 수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렇군. 알겠내. 자네가 무카이 타쿠미를 잘 키운 이유가 있는 것 같군. 그럼... 남은 기간동안 치에리를 잘 부탁하겠내."

 스즈키씨는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 나는 전화를 끊자마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끝난 건가...? 힘들구만... 거물급 상대하기...

 "흐응...? 뭐가 끝나?"

 귓가에 타쿠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느아악! 나는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너... 너! 언제부터 와있었던 거야!?

"그야... 네가 통화중에 들어왔지. 내가 온줄도 몰랐던 거야?"

 타쿠미는 실실 웃으면서 말했다. 문소리 전혀 못들었는데...

 "그나저나 방금 무슨 통화였어? 내 얘기가 들리던데...?"

 어... 어? 니 얘기...? 무슨 얘기일까? 하핫!! 나는 어색하게 웃었다.

 "시치미 뚝 떼지마. 내가 뒤에서 다 들었으니까. 그... 그리고 내가 왜 너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냐...!"

 타쿠미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그런가...? 이젠 나 없이도 잘 할 수 있겠지...? 대스타 무카이 타쿠미니까. 나는 실실 웃으면서 말했다.

 "뭐야... 그게? 나 없이도 잘 할 수 있겠지? 라니..."

 타쿠미의 표정이 굳었다. 응? 왜 그래? 나는 보탬없이 말했다고?

 "너... 어디가? 어디가버리는 거야? 날 버리고?"

 타쿠미의 눈가가 촉촉해지기 시작한다. 얘는 또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내가 왜 널 버리는데?

 "네가 떠날 것 같이 이야기하니까."

 타쿠미는 끝내 눈물을 흘렸다. 하!? 너 애초에 통화내용을 재대로 들었어?

 "재대로 들었지! 타쿠미는 제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합니다."

 그 다음 내용은...? 나는 타쿠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 다음 내용이 있었나?"

 하아. 재대로 못들었구만 바보녀석. 너 뒤에서 들은 거 맞냐...? 제안을 거절한다고 했어. 거절.

 "제안...? 무슨 제안?"

 타쿠미는 코를 훌쩍거리며 말했다. 그야... 스카우트 제안. 그런데 나는 그 제안을 거절했어. 이제 무슨 말인지 이해됐나요? 울보 타쿠미씨...? 타쿠미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나는 그런 그녀를 보고 박장대소했다. 넌 진짜 사람 말을 끝까지 안 듣는다니까?

 "시... 시끄러워! 그만 웃어! 그만 웃으라고!"

 타쿠미는 내게 주먹을 날리기 시작했다. 어이! 자기 담당 프로듀서 때리기 있냐!?

 "시끄러워! 네가 나쁘다고!"

 야야! 미안! 미안하다고! 뭐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미안하다고! 진정해봐! 나는 타쿠미의 한쪽 주먹을 잡았다. 그녀는 심하게 몸부림을 쳤다. 아 거참! 말 드럽게 안 듣네! 나는 타쿠미를 세게 잡아당겼다. 그녀는 나의 품에 안겼다. 그러자 그녀는 바로 잠잠해졌다.

 진정됐냐? 나는 타쿠미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 그녀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나는 그녀를 놓아줬다. 그녀는 어째서인지 고개를 들지 못했다. 타쿠미...? 어이... 타쿠미? 나는 타쿠미에게 손을 뻗었다.

 "히익!?"

 내 손이 타쿠미의 어깨에 닿자. 그녀의 몸은 심하게 요동친다. 에엑!? 나 뭐 잘못이라도 했나요!?

 "아키라..."

 타쿠미는 고개를 숙인 채로 말했다. 어... 왜 그래?

 "나 네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타쿠미는 천천히 얼굴을 올렸다. 어... 말해봐.

 "나... 네가 좋은 것 같다."

 타쿠미는 떨리는 눈동자로 나를 봤다. 예...?

 "네가 좋은 것 같다고...! 똑같은 말 시키지마. 부끄러우니까."

 나와 타쿠미 사이에 정적이 흘렀다. 이거 왜 이래... 장난치지마. 타쿠미...

 "장난 아니야. 난 네가 좋다고! 좋아해! 야마모토 아키라."

 타쿠미의 눈빛은 달라졌다. 너 일단, 나와봐. 그 이야기는 여기서 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아. 나는 타쿠미를 끌고 사무소에서 나갔다.

나는 타쿠미를 끌고 사무소 밖으로 나왔다. 너... 지금 네가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거지? 타쿠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와 너의 관계도 알고있지?

 "프로듀서와 아이돌 관계지. 그게 어째서?"

 타쿠미는 나의 시선을 피하면서 말했다. 그게 어째서라니... 너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내가 누누히 이야기했잖아. 너나 나나 곤란해진다고... 너 OO프로덕션에 프로듀서랑 아이돌 스캔들 터진 거 알지?

 "어쩌라고! 나의 마음은 진심인데..."

 타쿠미는 떨리는 눈동자로 나를 봤다.

 "어느 순간인지는 모르겠지만, 널 볼때마다 두근두근거리고 너와 놀때가 가장 즐겁다고..."

 타쿠미... 나는 타쿠미를 멍하게 쳐다봤다. 왜 이렇게 되어버리는 거지...? 왜...?

 "넌 내가 어때?"

 타쿠미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너...? 넌 내가 아끼고 좋아하는...

 "좋아하는...?"

 타쿠미는 기대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나는 과감하게 그것을 깨버리겠다. 동생이지... 타쿠미의 표정이 굳었다. 나는 타쿠미의 정수리에 손을 얹었다.

 하지만, 너무나도 아끼고 좋아해서 네가 잘 됬으면 좋겠어. 내가 항상 말했지...? 나는 널 최고로 만들어주겠다고...

 "그게 어쨌다는 거야..."

 내게 있어서 너는 굉장히 특별하거든. 나는 실실 웃으면서 말했다. 첫번째, 내가 담당하게 된 첫번째 아이돌. 두번째, 인생에서 처음으로 주먹다짐을 한 여자. 세번째, 친구같은 연하여자.

 내게 있어서 특별하니까. 아무 탈없었으면 좋겠어. 그리고 이런 내 마음. 잘 알아줬으면 좋겠다. 무카이 타쿠미. 나는 손을 내렸다.

 "뭐야 그게... 바보같아. 아빠같은 소리나 하고 있고..."

 타쿠미는 실실 웃으면서 말했다. 그리고 중얼거렸다. 안 들립니다. 들리게 말씀해주세요.

 "아니! 됐어! 아키라! 밥이나 먹으러 가자!"

 타쿠미는 기지개를 피면서 말했다. 오우! 간만에 대스타 타쿠미씨와 밥 먹는건가요? 타쿠미는 내 옆구리를 찔렀다.

 "에이 그러지마. 네가 없었다면 이 위치에 못 올라갔으니까."

 타쿠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타쿠미...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구? 아키라."

 타쿠미...! 나는 타쿠미의 머리를 강하게 쓰다듬었다. 이 착한녀서억!! 키운 보람이 있다!

 "야야! 그만 그만!"

 나는 호탕하게 웃었다. 오늘 밥은 내가 산다! 가자! 타쿠미!

시간이 흘러 치에리의 대타기간도 얼마 남지 않게 되었다.

 "오빠. 오늘 무대 컨셉이 뭐야?"

 치에리가 코디네이터를 사용하지않겠다고 선언한 이후, 내가 그녀의 코디네이터가 되버렸다. 이거 참... 뭐 치에리가 좋다는데 그래야지. 미나미 대타도 끝났으니 시간 여유가 좀 생겼으니 말이야.

 응. 오늘은 토끼가 주제인 모양이야. 이걸로 입어줘. 나는 의상 하나를 골라서 치에리에게 넘겨줬다. 그녀는 의상을 보더니 당황했다.

 "오... 오빠? 이 의상 배꼽이 전부 다 드러나는데...?"

 그게 말이야. 이 의상실에 있는 토끼컨셉옷이 이거 밖에 없어서 말이야... 입기 싫으면 그냥 귀랑 꼬리만 붙이고 나가도 되는데...

 "아니야. 없다는데 별 수 없지... 이거 입을게."

 치에리는 옷을 받으면서 말했다. 이따가 보자. 나는 손을 흔들면서 말했다.

 "응! 이따 봐. 오빠."

 치에리도 내게 손을 흔들면서 말했다.

치에리의 파격적인 의상에 관객들의 반응도 엄청났다. 흐음... 어린애가 입기에는 약간 자극적이려나... 그런데 관객들의 반응들은 자극적인 쪽보다는 치에리의 귀여움에 환호했다.

또 어느 날, 축제를 기념해서 치에리는 개량 기모노차림으로 라이브를 하게 되었다. 역시나 반응이 좋았고, 지난번보다 관객수가 많아져있었다. 배로 늘어난 것 같은데...?

 라이브를 거듭하면서 치에리의 인기가 상승한다. 이상하게 안티팬이 없네...? 타쿠미 때는 안티팬이 꽤 생겼었는데... 물론, 그 안티들은 현재 그녀의 팬이 되었지만...

 그건 좋으나... 대타기간 데드라인이 거의 임박해왔다. 이제 라이브 한번 남았나...?

"오빠!"

 치에리는 오늘도 기분이 좋아보였다. 응? 왜?

 "저녁에 시간 있지?"

 음... 그렇지? 왜?

 "그럼 치에리랑 데이트하자!"

 치에리는 천진난만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응!? 데이트? 너 데이트가 무슨 의미인줄은 알지?

 "응! 친한 남녀간에 둘이서 노는 거 아냐?"

 치에리는 순진무구한 얼굴로 말했다. 음... 틀린 말은 아닌데...

 "응? 안 돼...?"

 치에리는 간절한 눈빛을 보내왔다. 그래... 어울려주자. 이 녀석과 이제 얼마 안 남았으니까. 나는 치에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좋아! 오빠가 우리 치에리와 어울려주지...!

 "야호!"

모든 일을 마치고 퇴근할 시간. 나와 치에리는 같이 사무소에서 나온다. 자, 어디로 갈까?

 "백화점 가자...!"

 나는 치에리와 데이트(?)를 하게 되었다. 그녀가 원하는대로 우리들은 백화점으로 이동했다.

백화점을 돌다가 치에리는 웨딩샵에서 멈춰버렸다. 그녀는 눈에서 빛을 내면서 드레스를 구경했다.

 "우와아... 예쁘다. 이게 결혼식때 입는 거구나. 나도 언젠가는 입겠지...?"

 치에리는 온 신경을 드레스에 쏟았다. 그렇게 좋아? 치에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너도 나중에 좋은 남자 만나서 결혼하겠지. 좋은 남자 만나야 돼. 자, 가볼까?

 "응...!"

 다음 무대의상 컨셉은 드레스로 해볼까...? 마지막이니까. 특별한 의상으로 해주고 싶다.

 드디어 그날이 와버렸다. 내가 맡은 치에리의 마지막 라이브 날이다.

"오빠! 오늘은 뭐 입을까?"

 치에리는 항상 그래왔듯이 내게 질문해왔다. 응. 오늘은 이 옷이야. 나는 치에리에게 오늘의 의상을 보여줬다.

 "와아! 오빠! 무슨 옷이야? 엄청 예쁘다."

 치에리의 눈에서 빛이 난다. 어, 천사컨셉으로 된 드레스야. 마음에 들어? 치에리는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다행이네.

 아무래도 치에리는 오늘 라이브의 의미를 모르는 모양이다. 이 라이브가 내가 맡은 마지막 라이브라는 것을... 아니면 모르는 척하는 것 일까? 막상 마지막 되니까 아쉬워 지려고 한다.

무대 위에서 귀여운 천사가 나타난다. 그 천사의 등장은 모든 관객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야광봉이 현란하게 움직인다. 치에리는 무대 위에서 자신의 귀여움을 마음껏 어필했다.

 내가 맡은 치에리의 마지막 라이브가 끝나버린다. 내 역활은 이제 끝났다. 이제 치에리는 원래 프로덕션으로 돌아가리라. 그녀의 아버지가 마음에 들어하면 좋겠군.

라이브가 끝나고 다음 날, 치에리는 어두운 표정으로 사무소에 왔다. 치에리...? 왜 그래?

 "오빠. 치에리... 대타기간 거의 다 됐지?"

 응... 아쉽지만 거의 끝났어. 이제 네가 있던 곳으로 돌아갈 준비해.

 "오빠가 내 담당 프로듀서였으면 좋겠다."

 치에리는 쓸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럴 일은 두번 다시 없으리라. 왜냐, 나는 이 프로덕션에서 나가지 않겠다고 다짐했거든. 네가 여기로 오지 않는 한 그런 일은 발생할 수 가 없다. 나는 치에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고생했다. 오가타 치에리. 정말 부족하기 짝이 없는 내 밑에서 잘 활동해줘서 고맙다. 돌아가면 나보다 경험많고 능력좋은 너희 아버지가 널 프로듀스하겠지.

 치에리는 슬픈 표정을 지었다.

 "치에리... 오빠가 해주는게 좋은데..."

 치에리. 오빠가 언제까지 네 곁에 있어줄 수는 없어. 지금이 그 상황이지. 네 말대로 네가 내 담당 아이돌이 된다면, 너나 나 둘 중 한명이 은퇴할 때까지 같이 있어줄 수는 있겠지.

 "오빠. 우리 쪽으로 오면 안 되지...?"

 치에리는 간절한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 그건 이미 너희 아버지와 끝낸 이야기. 나는 안 간다고 했어.

 "혹시... 내가 싫어서 그러는 거는 아니겠지? 치에리... 오빠가 싫어하는 점 고칠 테니까...!"

 치에리...! 나는 약간 언성을 높여서 치에리를 불렀다. 치에리의 눈동자는 심하게 요동친다. 나는 치에리를 끌어 안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내가 왜 널 싫어해... 이렇게 귀여운 여동생이 어디에 있냐? 나는 단지... 이곳에서 나가고 싶지 않을 뿐이야.

 "그럼 오빠는 치에리를 싫어하는 건 아니라는 거지?"

 치에리는 내 품 속에서 말했다. 응. 내가 치에리를 싫어할 리가 없잖아? 치에리는 오빠 싫어? 나는 치에리를 놓아주면서 말했다. 그녀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아니!? 좋아!"

 그래. 착하지... 비록 우린 헤어지겠지만 연락정도는 주고 받을 수 있잖아? 힘들 때 메시지보내. 전화해줄 테니까.

 "응!"

 그렇게 나의 또 다른 대타가 끝나고 치에리는 원래의 프로덕션으로 돌아갔다.

"오늘도 고생하셨어요. 프로듀서씨."

 센카와씨는 내게 드링크를 건네면서 말했다. 에엑...? 센카와씨는 매번 이 드링크를... 다른 건 안 마시나요? 이것만 마시면 건강에 안 좋을 텐데요?

 "괜찮아요! 제가 손수 제조한 드링크라서 건강에 좋답니다. 사양하지마시고 드세요."

 일단은 감사합니다. 나는 드링크를 들이켰다.

 "그나저나... 대타받은 프로듀서 두 분이 만족스럽다면서 선물들을 보내왔네요?"

 센카와씨는 사무소에 놓인 2개의 박스를 가리켰다. 하나는 한손으로 들어도 무리없을 것 같은 작은 박스. 다른 하나는 꽤나 묵직해보이는 박스였다. 뭘 이런 걸 보내왔답니까...? 나는 박스들 앞으로 갔다.

 박스에는 각각 보내온 사람들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작은 박스는 미나미네 프로듀서, 큰 박스는 치에리네 아버지가 보내온 거였다. 이야... 박스의 규격 차이가...?

"Yo! 아키라! 응? 그것들은 뭐야?"

 사무소로 타쿠미가 들어왔다. 어, 날 대타시켰던 분들이 선물 보내와서 말이지. 뜯어보려고 하는데...?

 "호오...? 어서 뜯어봐!"

 그렇게 재촉하지 않아도 하려고 했는데 말이지... 나는 작은 박스를 집었다. 우선, 만만해보이는 이걸 뜯어볼까나...? 나는 박스를 빠르게 뜯어냈다. 어디... 나는 박스 내부를 들여다봤다.

...이건 새로운 음반인가?

 "어머... 이번 신 음반인가 보네요?"

 "흐음? 이 사람 닛타 미나미씨 잖아?"

 음반을 꺼내보니 밑에는 편지봉투가 있었다. 편지...? 나는 앨범을 내려놓고 편지봉투를 뜯었다. 봉투 속에서 편지 한장이 나왔다.

 -아키라! 고마웠다. 네덕에 편하게 쉬고 올 수 있었다. 이건 덤으로 미나미가 신곡나와서 말이지? 앨범 보내준다. 그거 무려 맨처음에 뽑은 거 보낸 거니까 소중히 하라고...? 근데 너 우리 미나미에게 무슨 짓을 한거냐? 미나미가 온통 네 얘기 밖에 하질 않아...

 그야 그녀석은 날 고교시절부터 좋아하던 애니까.

 -아무튼, 너 신입치고 잘 하고 있는 것 같아. 널 이쪽으로 잘 끌고 왔다고 생각하니 선배는 뿌듯하다. 그러는 김에 다음에도 부탁할게! 후배...?

 이 인간이...? 나는 표정을 찡그리면서 편지를 찢어버렸다.

 "에엑!? 왜 편지를 찢어!?"

 타쿠미는 내게 외쳤다. 어, 그냥 선배가 내게 다음에 또 짬을 때리시겠다는데? 나는 억지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 선배분이 프로듀서씨를 믿음직스러워 하는 거 아닌가요?"

 센카와씨는 작은 박스를 치우면서 말했다. 그 인간은 그냥 자기가 쉬고 싶을 때 제게 짬 때릴 인간입니다. 네... 나는 큰 박스를 뜯었다. 뭘 보냈길래... 이렇게 큰거야?

음... 일단, 새 음반...

음... 이건 그냥 사진인가? 자기 딸 자랑이라도 하는 거냐!? 딸 바보씨!?

...뭐야? 이건 그 동안 치에리의 라이브 및 사진촬영 때의 모습이잖아. 설마... 이 인간 쫓아다녔던 거야?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어디서 찍은 거야!?

 "흐음...? 사진이 많네?"

 타쿠미는 사진을 한장씩 꺼내보며 말했다. 그러게 말이야. 내게 왜 보낸 건지 이해가 되질 않아. 나는 사진을 치우고 밑에 있는 것을 봤다. 음? 서류철...? 나는 서류철 하나를 꺼내서 펼쳐봤다. 이건...

 서류철 안에는 지저분하게 무언가가 적혀있었다. 이게 뭐야...? 나는 적혀있는 것을 해독하기 위해 노력했다. 프로듀스를 잘 하는 법...? 이거 설마 날 위해서 보내온 자료인가!? 물론, 글씨를 알아보기가 굉장히 난해하지만... 어찌되었건 도움이 되겠다.

 서류철은 꽤나 많았고 전부 내게 도움되는 정보였다. 가... 감사합니다. 스즈키씨... 잘 쓰겠습니다. 나중에 전화라도 드려야겠네. 모든 서류철을 꺼내니 바닥에 편지봉투가 있었다. 나는 봉투를 주워서 뜯었다.

 -아키라군. 우리 치에리를 잘 프로듀스해줘서 고맙네. 자네에게 감사함을 표하기 위해서 내가 신입때부터 적어온 것들을 보냈네. 자네가 이것을 읽고 더욱 발전하길 바라네. 그외에는 딸아이의 새 음반과 사진들을 보냈네. 치에리 귀엽지 않나? 이거 보고 힘내게.

 ...딸 바보씨의 편지였습니다. 나는 편지를 고이 접어서 봉투에 도로 집어넣었다.

 나는 받은 선물들을 내 자리에 가져와 정리했다.

 2달이라는 시간이 흐른다.

 느으악! 일 끝났다! 이제 집에 가야지... 어라?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시계는 8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아, 배고프다. 어서 집에 가서 밥 먹어야겠다. 나는 사무소를 정리하고 나갈 준비했다. 정리하는 도중에 휴대폰에서 진동이 울린다. 음? 나는 휴대폰을 확인했다.

 치에리의 메시지였다. 어...? 나는 메시지를 확인했다.

 -오빠...! 나 치에리. 오랜만이지? 새로운 음반때문에 좀 바빠서 연락을 못했었는데... 오늘 시간이 비어서 말이야! 오빠는 어때?

 나야... 일 방금 끝나고 퇴근하려고 했지.

 -그러면 얼굴 좀 볼 수 있을까? 나 사무소 근처에 있는데... 오빠에게 줄 것이 있어.

 알았어. 근데 혹시 저녁 먹었어? 나 저녁 못 먹어서 배고프거든.

 -나도 안 먹었어! 같이 먹자.

 좋아! 빨리 나갈게. 나는 빠르게 하고 있었던 행동을 마무리하고 사무소에서 나갔다.

사무소에서 나가서 치에리와 연락하면서 그녀의 위치로 찾아간다.

 "오빠!"

 치에리는 미소를 지으며 불렀다. 이야! 치에리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

 "응! 오빠는?"

 나야 잘 지내고 있지. 배고프지? 밥 먹으러 가자. 나는 실실 웃으면서 말했다.

 "잠깐만... 오빠. 이거..."

 치에리는 나를 멈춰세우고 작은 박스를 꺼내 보였다. 응? 그게 뭐야? 치에리는 내게 박스를 건네줬다.

 "감사의 선물...!"

 치에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헤에...? 뜯어봐도 돼? 치에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바로 박스를 뜯었다. 박스 안에선 종잇장이 나왔다. 응...? 이게 뭐야?

 "오가타 치에리. 오늘부로 XX프로덕션의 아이돌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치에리는 내게 고개를 숙이면서 말했다. 에엑!? 나는 종잇장을 들여다봤다. 그곳에는 정말 치에리가 우리 프로덕션 아이돌이 되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고...

 -내 딸 잘 부탁하네. 아키라군.

 스즈키씨의 자필이 적혀있었다.

 

 

 오늘도 안녕하신지요. 야마모토 아키라입니다. 망상노트 제 10페이지로 치에리 편이 끝납니다... 하아... 요즘 너무 더워요. 쪄죽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의 연재는 멈추지 않아요. 더워도... 복학까지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이런 짓이 가능하답니다.

다음 편은 전편에서 예고했듯이 서브스토리로 미나미와 타쿠미의 데이트(?)스토리를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내일 찾아뵙죠. 물론, 주말 알바라서...

퇴근하고 보내드리겠네요;;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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